"후우......"
그는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익숙한 집 천장의 벽지 무늬가 그의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불 꺼진 방에서, 그는 오늘의 일을 떠올렸다.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 정말 오늘 내가 그런 일을 했었나?
힘겹게 돌이켜내는 그의 모습은, 그가 보기에도 어색해 보였다.
- 내가...... 그랬나?
골목길에서 목구멍 깊이 자지를 들이밀 때 콜록이며 괴로워 하던 그녀의 모습, 모텔 입구에서 멍하니 있다 털썩 쓰러질 때의 그녀의 공허한 눈동자, 그녀의 엉덩이의 감촉, 부어오른 그녀의 엉덩이, 음식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
- 내가, 그랬나?
그랬다.
그런 짓을 한 것은 그였다.
- 내가 확실히 이 쪽 취향이긴 하구나......
첫 번째 조교를 통해, 그도 천천히 자신의 성향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어느 새 그의 자지는 반 정도 고개를 들고 있었다. 오늘 그렇게 해댔는데도 아직도 고개를 드는 그의 자지는, 그가 생각해도 참 독한 놈이었다.
그는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어두운 방 안이 모니터의 불빛으로 화악, 밝아졌다. 익숙한 윈도우 시작음이 들려왔다. 그는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해, 파일 공유 사이트로 들어갔다.
성인란에는 여러 가지 자극적인 제목들로 가득 채워진 게시물들이 남성들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파일 하나를 클릭했다.
"S여대 4학년 씨발년이 시키는 대로 다 하네"
왠지 S로 시작하니까 SM일 거 같다, 라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방에 있는 느려터진 인터넷 회선은 동영상을 받는데 30분이라는 경이로운 시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후우......"
저 시간을 보고 있자니 왠지 지금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그렇다고 지금 또 받기를 취소하자니 그것도 그랬다. 어차피 캐쉬는 선 결재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는 파일 전송 후 컴퓨터 종료 칸에 체크하고는, 컴퓨터 모니터를 껐다.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이었다.
"간만에 애인이나 보러 갈까나......"
그냥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다. 그의 지명을 안 본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기도 하고, 오늘은 사정이 될지 안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지금 여자가 필요했다. 그는 방 구석에 던져놓은 휴대폰을 찾아 집어 들었다.
- 메세지 1건이 도착했습니다.
번호를 누르려고 집어든 휴대폰에는 메세지가 한 건 도착해 있었다. 그는 버튼을 눌러 메세지를 확인해 보았다.
주인님오늘미천한
개년을다뤄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다조
심히들어가세요
- 해피 -
시간을 보니 약 30분 전에 보낸 문자였다. 문자를 보니 오늘의 플레이가 실감이 나는 그였다. 그리고, 그녀가 어쨌든 그에게 완벽한 복종을 맹세했다는 사실도......
그는 답신 버튼을 눌렀다.
오늘플레이하느라
고생했다내일부터
문자로과제를줄테
니시행하도록
전송 버튼을 꾸욱 누르자, 편지 그림은 핸드폰 화면 속을 날고 날아서 우체통 속으로 들어갔다.
- 문자가 전송되었습니다.
잠시 그는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 내가 핸드폰을 왜 집었더라?
30초 정도 지나고서야 그는, 그가 예약 전화를 하기 위해 폰을 들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아...... 미치겠다. 나 오늘 왜 이러냐......"
익숙한 전화번호를 누르고, 뚜르르르-, 발신음이 몇 번 울린 후에 수화기 건너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예~ ㅇㅇㅇ 입니다~
"형, 저에요."
- 오~ 이게 누구야~ 단골인 척 하면서 요즘 코빼기도 안 비치는 놈 아냐~
"에이, 손님 보고 놈이라뇨~ 형 서비스 마인드가 많이 떨어졌어요?"
- 크크크크크크 미친 놈 지랄 생 쑈를 한다. 왜? 올려구?
"예, 갈려구요. 예약 좀 잡아주세요."
- 니 지명 잡아주면 되냐? 안 그래도 앞 타임 하나 빵꾸 났는데.
"그럼 좀 깎아줘요."
- 헛소리 하고 자빠졌네. 내가 사장이냐? 핫바지지. 크크크크크크.
"에휴, 내가 형한테 뭘 바라겠어요. 지금 갈게요. 잡아주세요."
- 그래, 좀따 보자 동생이여. 내가 깎아 주진 못해도 맛있는 커피를 타 놓고 기다리마.
"예, 곧 갈게요."
- 그래.
그는 전화기를 주머니 속에 쑤셔 넣고는, 나가기 전에 흠칫, 돌아서서 향수를 집어 몸에 뿌렸다. 역시 버릇은 무섭다. 지명을 만나러 갈 때는 항상 향수를 뿌리던 버릇은 아직도 그의 몸에 배어있었다.
"옷은...... 대충 입고 나가면 되겠지."
가벼운 츄리닝 차림에 후드만 하나 걸친 채로, 그는 길을 나섰다. 이제는 밤엔 꽤나 쌀쌀했다. 그는 몸을 부르르 떨며 길을 걸었다.
"아우...... 옷 좀 더 입고 나올 걸."
찬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번쩍 났다. 그는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고는, 궁시렁대며 발걸음을 빨리 했다.
어느 새 걷다보니 그는 딸방 문 앞에 도착해 있었다. 덜컥, 하고 문이 따이는 소리가 났다. 아마 그를 확인한 사장이 문을 열었으리라.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전히 몸집 좋고 인상 좋은 사장이 그를 반겼다.
"이야~ 오래간만이다?"
사장의 웃음에 그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요. 형도 잘 지내셨죠?"
"니가 안 와서 매상이 안 올라서 잘 못 지낸다 임마. 자, 받아라 커피."
내밀어진 사장의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쥐어져 있었다.
"어떻게 시간 딱 맞췄네요."
"너 전화 하고 오는 시간이 원체 정확하니까. 니가 시계 같아서 그래 임마."
생긴 건 험악해도 은근히 꼼꼼한 사장이다. 무서운 사람.
"잘 마실게요."
"그려."
뜨거운 커피를 입으로 가져가자, 열기가 화악 얼굴로 느껴진다. 약간 쌀쌀했던 몸이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그래, 요즘 뭐 하고 지냈냐? 깔 생겼냐?"
사장이 빙글 빙글 웃으며 묻는다.
"깔은요 무슨, 제가 그런 게 어딨어요."
"쳇, 재미 없는 놈. 인생 좀 즐기면서 살아라."
"그래서 딸방 오잖아요."
"야, 양식 말고 자연산도 좀 먹어야지."
"전 돈 없어서 양식 밖에 못 먹어요."
"지랄 쌈 싸먹는 소리 하네. 야, 여자들은 너 처럼 대가리에 먹물 들어찬 놈들이 영어로 몇 마디 X라 X라 하면 그냥 벌려줘."
"에이...... 그건 얼굴이 돼야 되는 거죠. 그리고 저 영어 잘 못해요."
"영어 잘 못하는 놈이 선생질은 어떻게 해?"
"중고딩보다만 잘 하면 되죠 뭐."
"크크크크크크큭, 그래, 니 말도 일리 있네."
그렇게 사장은 웃으며 그의 말을 받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그에게 말한다.
"근데 너, 오늘 각오해야 될 걸."
"왜요?"
그의 물음에 사장은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니 애인님이 너 말도 없이 오래 안 온다고 졸라 빡쳤어. 너 오면 가만히 안 놔 둔다던데?"
하긴, 그 동안 학원에 해피 일에, 좀 정신이 없어서 연락도 못 했었다. 그는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쩐지 오늘 오는데 춥더라......"
"그건 날씨가 그래서 그런거고, 임마. 자, 계산."
내미는 사장의 손에 지폐를 쥐어주고, 그는 일어섰다.
"오늘은 몇 번 방 갈거냐?"
"....... 3번이요."
이젠 사장이 안내 안 해줘도 알아서 잘 찾아간다. 참 그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쇼~"
사장은 슬그머니 일어서서 컴퓨터 앞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보나마나 야동이나 보고 있겠지 또.
그는 3번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익숙한 방 배치가 그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대충 옷을 벗어 걸어놓고, 샤워를 한다. 뜨거운 물이 몸을 화악, 하니 풀어준다.
"후우......"
몸이 풀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오늘은 샤워만 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그 때였다.
벌컥!
문이 열리면서 커다란 소리가 들린다.
"야아아아아아아!"
그는 깜짝 놀라 샤워기를 놓칠 뻔 했다. 뒤를 돌아보니 그 곳에는, 그의 지명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말도 없이 왈칵 샤워실 문을 열었다.
"너어어어어어어어! 주우우우우우우우거쓰!"
그녀는 훌렁 훌렁 홀복을 벗더니, 바로 샤워실로 진격하려고 했다. 그의 한 마디만 없었다면......
"어...... 그래...... 근데 뒤에 문은 좀 닫아라......"
방문과 샤워실 문을 환하게 열어놓은 상태로, 그녀는 가운데에서 벙쪄버렸다. 그리고, 조용히 뒷문을 닫았다.
"흠흠......"
뭔가 갑자기 맥이 끊긴 듯한 느낌이다.
"어쨌든, 죽었으!"
하긴...... 이 정도로 맥이 끊기면 그의 지명이 아니다...... 성큼 성큼 돌진해 오는 그녀를 보며, 그는 머리가 어질 어질해 지는 것을 느꼈다.
- 작가 한 마디 -
1. 댓글에 고마운 말씀 남겨주시는 분들 너무나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시간 없더라도 자는 시간 줄여서라도 꼬박꼬박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익숙한 집 천장의 벽지 무늬가 그의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불 꺼진 방에서, 그는 오늘의 일을 떠올렸다.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 정말 오늘 내가 그런 일을 했었나?
힘겹게 돌이켜내는 그의 모습은, 그가 보기에도 어색해 보였다.
- 내가...... 그랬나?
골목길에서 목구멍 깊이 자지를 들이밀 때 콜록이며 괴로워 하던 그녀의 모습, 모텔 입구에서 멍하니 있다 털썩 쓰러질 때의 그녀의 공허한 눈동자, 그녀의 엉덩이의 감촉, 부어오른 그녀의 엉덩이, 음식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
- 내가, 그랬나?
그랬다.
그런 짓을 한 것은 그였다.
- 내가 확실히 이 쪽 취향이긴 하구나......
첫 번째 조교를 통해, 그도 천천히 자신의 성향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어느 새 그의 자지는 반 정도 고개를 들고 있었다. 오늘 그렇게 해댔는데도 아직도 고개를 드는 그의 자지는, 그가 생각해도 참 독한 놈이었다.
그는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어두운 방 안이 모니터의 불빛으로 화악, 밝아졌다. 익숙한 윈도우 시작음이 들려왔다. 그는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해, 파일 공유 사이트로 들어갔다.
성인란에는 여러 가지 자극적인 제목들로 가득 채워진 게시물들이 남성들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파일 하나를 클릭했다.
"S여대 4학년 씨발년이 시키는 대로 다 하네"
왠지 S로 시작하니까 SM일 거 같다, 라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방에 있는 느려터진 인터넷 회선은 동영상을 받는데 30분이라는 경이로운 시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후우......"
저 시간을 보고 있자니 왠지 지금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그렇다고 지금 또 받기를 취소하자니 그것도 그랬다. 어차피 캐쉬는 선 결재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는 파일 전송 후 컴퓨터 종료 칸에 체크하고는, 컴퓨터 모니터를 껐다.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이었다.
"간만에 애인이나 보러 갈까나......"
그냥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다. 그의 지명을 안 본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기도 하고, 오늘은 사정이 될지 안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지금 여자가 필요했다. 그는 방 구석에 던져놓은 휴대폰을 찾아 집어 들었다.
- 메세지 1건이 도착했습니다.
번호를 누르려고 집어든 휴대폰에는 메세지가 한 건 도착해 있었다. 그는 버튼을 눌러 메세지를 확인해 보았다.
주인님오늘미천한
개년을다뤄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다조
심히들어가세요
- 해피 -
시간을 보니 약 30분 전에 보낸 문자였다. 문자를 보니 오늘의 플레이가 실감이 나는 그였다. 그리고, 그녀가 어쨌든 그에게 완벽한 복종을 맹세했다는 사실도......
그는 답신 버튼을 눌렀다.
오늘플레이하느라
고생했다내일부터
문자로과제를줄테
니시행하도록
전송 버튼을 꾸욱 누르자, 편지 그림은 핸드폰 화면 속을 날고 날아서 우체통 속으로 들어갔다.
- 문자가 전송되었습니다.
잠시 그는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 내가 핸드폰을 왜 집었더라?
30초 정도 지나고서야 그는, 그가 예약 전화를 하기 위해 폰을 들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아...... 미치겠다. 나 오늘 왜 이러냐......"
익숙한 전화번호를 누르고, 뚜르르르-, 발신음이 몇 번 울린 후에 수화기 건너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예~ ㅇㅇㅇ 입니다~
"형, 저에요."
- 오~ 이게 누구야~ 단골인 척 하면서 요즘 코빼기도 안 비치는 놈 아냐~
"에이, 손님 보고 놈이라뇨~ 형 서비스 마인드가 많이 떨어졌어요?"
- 크크크크크크 미친 놈 지랄 생 쑈를 한다. 왜? 올려구?
"예, 갈려구요. 예약 좀 잡아주세요."
- 니 지명 잡아주면 되냐? 안 그래도 앞 타임 하나 빵꾸 났는데.
"그럼 좀 깎아줘요."
- 헛소리 하고 자빠졌네. 내가 사장이냐? 핫바지지. 크크크크크크.
"에휴, 내가 형한테 뭘 바라겠어요. 지금 갈게요. 잡아주세요."
- 그래, 좀따 보자 동생이여. 내가 깎아 주진 못해도 맛있는 커피를 타 놓고 기다리마.
"예, 곧 갈게요."
- 그래.
그는 전화기를 주머니 속에 쑤셔 넣고는, 나가기 전에 흠칫, 돌아서서 향수를 집어 몸에 뿌렸다. 역시 버릇은 무섭다. 지명을 만나러 갈 때는 항상 향수를 뿌리던 버릇은 아직도 그의 몸에 배어있었다.
"옷은...... 대충 입고 나가면 되겠지."
가벼운 츄리닝 차림에 후드만 하나 걸친 채로, 그는 길을 나섰다. 이제는 밤엔 꽤나 쌀쌀했다. 그는 몸을 부르르 떨며 길을 걸었다.
"아우...... 옷 좀 더 입고 나올 걸."
찬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번쩍 났다. 그는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고는, 궁시렁대며 발걸음을 빨리 했다.
어느 새 걷다보니 그는 딸방 문 앞에 도착해 있었다. 덜컥, 하고 문이 따이는 소리가 났다. 아마 그를 확인한 사장이 문을 열었으리라.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전히 몸집 좋고 인상 좋은 사장이 그를 반겼다.
"이야~ 오래간만이다?"
사장의 웃음에 그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요. 형도 잘 지내셨죠?"
"니가 안 와서 매상이 안 올라서 잘 못 지낸다 임마. 자, 받아라 커피."
내밀어진 사장의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쥐어져 있었다.
"어떻게 시간 딱 맞췄네요."
"너 전화 하고 오는 시간이 원체 정확하니까. 니가 시계 같아서 그래 임마."
생긴 건 험악해도 은근히 꼼꼼한 사장이다. 무서운 사람.
"잘 마실게요."
"그려."
뜨거운 커피를 입으로 가져가자, 열기가 화악 얼굴로 느껴진다. 약간 쌀쌀했던 몸이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그래, 요즘 뭐 하고 지냈냐? 깔 생겼냐?"
사장이 빙글 빙글 웃으며 묻는다.
"깔은요 무슨, 제가 그런 게 어딨어요."
"쳇, 재미 없는 놈. 인생 좀 즐기면서 살아라."
"그래서 딸방 오잖아요."
"야, 양식 말고 자연산도 좀 먹어야지."
"전 돈 없어서 양식 밖에 못 먹어요."
"지랄 쌈 싸먹는 소리 하네. 야, 여자들은 너 처럼 대가리에 먹물 들어찬 놈들이 영어로 몇 마디 X라 X라 하면 그냥 벌려줘."
"에이...... 그건 얼굴이 돼야 되는 거죠. 그리고 저 영어 잘 못해요."
"영어 잘 못하는 놈이 선생질은 어떻게 해?"
"중고딩보다만 잘 하면 되죠 뭐."
"크크크크크크큭, 그래, 니 말도 일리 있네."
그렇게 사장은 웃으며 그의 말을 받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그에게 말한다.
"근데 너, 오늘 각오해야 될 걸."
"왜요?"
그의 물음에 사장은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니 애인님이 너 말도 없이 오래 안 온다고 졸라 빡쳤어. 너 오면 가만히 안 놔 둔다던데?"
하긴, 그 동안 학원에 해피 일에, 좀 정신이 없어서 연락도 못 했었다. 그는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쩐지 오늘 오는데 춥더라......"
"그건 날씨가 그래서 그런거고, 임마. 자, 계산."
내미는 사장의 손에 지폐를 쥐어주고, 그는 일어섰다.
"오늘은 몇 번 방 갈거냐?"
"....... 3번이요."
이젠 사장이 안내 안 해줘도 알아서 잘 찾아간다. 참 그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쇼~"
사장은 슬그머니 일어서서 컴퓨터 앞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보나마나 야동이나 보고 있겠지 또.
그는 3번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익숙한 방 배치가 그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대충 옷을 벗어 걸어놓고, 샤워를 한다. 뜨거운 물이 몸을 화악, 하니 풀어준다.
"후우......"
몸이 풀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오늘은 샤워만 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그 때였다.
벌컥!
문이 열리면서 커다란 소리가 들린다.
"야아아아아아아!"
그는 깜짝 놀라 샤워기를 놓칠 뻔 했다. 뒤를 돌아보니 그 곳에는, 그의 지명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말도 없이 왈칵 샤워실 문을 열었다.
"너어어어어어어어! 주우우우우우우우거쓰!"
그녀는 훌렁 훌렁 홀복을 벗더니, 바로 샤워실로 진격하려고 했다. 그의 한 마디만 없었다면......
"어...... 그래...... 근데 뒤에 문은 좀 닫아라......"
방문과 샤워실 문을 환하게 열어놓은 상태로, 그녀는 가운데에서 벙쪄버렸다. 그리고, 조용히 뒷문을 닫았다.
"흠흠......"
뭔가 갑자기 맥이 끊긴 듯한 느낌이다.
"어쨌든, 죽었으!"
하긴...... 이 정도로 맥이 끊기면 그의 지명이 아니다...... 성큼 성큼 돌진해 오는 그녀를 보며, 그는 머리가 어질 어질해 지는 것을 느꼈다.
- 작가 한 마디 -
1. 댓글에 고마운 말씀 남겨주시는 분들 너무나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시간 없더라도 자는 시간 줄여서라도 꼬박꼬박 쓰도록 하겠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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