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자신의 컴퓨터에─ 자신이 처음보는 야동이 있다면─
벌컥!
“오빠!”
당신은─
“또 야한거 보지?!”
어떻게 할 것인가?
#1 어느날 낯선 야동이 깔려있었다.
우리집 식구는 넷이다. 평범한 회사원인 아버지. 현모양처에 성향이 온화하신 어머니. 중학교에서 중상위권의 평범한 성적에,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있는, 그다지 존재감없는 나. ……그리고 여동생.
그중 컴퓨터를 이용하는 건 나와 동생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받은 야동은 아니었다.
내 취향은 주로 스타킹과 간호사.
뭐, 패티시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렇다는 건……
이 야동을 받은 건 그녀석이라는 건데……
스타킹 찢기.mp4
자고 있는 여동생.avi
오빠가 참지 못하고.avi
실제ㅅㅅ.mpeg
간호사가 환자를.wmv
중간에 끼어있는 저 두개. 게다가 생성 날짜조차 틀리다. 나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인지라, 금요일 7교시, 나머지 4일은 6교시를 한다. 게다가 방과 후 학교에서 하는 각종 활동 때문에 집에 오면 보통 5시에서 6시 사이. 그리고 7시에 학원이 끝나면 귀가 시간은 10시.
그래서 수요일 3시 54분에 내가 컴퓨터를 킬 리가 없었다. 보통 내가 컴퓨터를 오후에 키는 일은 휴일이나, 야심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야동을 본다쳐도, 대부분 PMP나 아이팟에 넣기 마련. avi 확장자의 영상은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통 소장용 비디오는 wmv 파일로 보관해둔다.
여러모로 수상한 점이 많았다.
그렇게 불꺼진 방에서 어스푸름한 모니터 빛을 받으며 한숨쉰다. 턱을 짚고서 그렇게 궁상맞게 고민하고 있는데, 대뜸 문이 열렸다.
벌컥!
“오빠!”
살짝 화가 난 기색이 역력한, 조그마한 여자아이. 양 갈래로 갈라진 윤기 가득한 흑발. 새하얀 피부와 어우러진 짙은 눈썹. 그리고 흑요석같은 맑지만, 살짝 날카로운 눈빛이 가득한 눈망울. 거두절미하고, 이건 반칙이었다. 우리 부모님이나, 나도 모두 평범한데, 동생은 우리 집의 보배다. 하지만 진지하게 동생이 돌연변이거나, 주워온 아이라는 가설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물론 농담이고, 실제 혈연이다. 그러나 혈연이라는 사실은 뭔가 알 수 없는 비참함과 열등감을 잔뜩 느끼게 해주었다.─
똑같은 유전자를 받았을텐데, 저 애는 왜 저렇게 예쁘냐고? 그에 비하면 나는? 그냥 교실에서 다크 템플러같은 존재다.
근데, 문제는 지금 내가 야동이 잔뜩 깔린 폴더를 깔고 있다는 거! 이런, 제기랄!!
“또 야한 거 보지?!”
뜨끔.
하지만 나는 엄청난 손놀림으로 황급히 Alt Tab을 눌렀다. 하지만 소용 없었다.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동생은 나를 의자에서 밀어내려는지, 어깨를 투닥투닥 때렸다. 하지만 내가 완강히 버티자, 내 머리를 밀어내면서 마우스를 움직였다. 등골 너머로 식은 땀이 흘렀다.
“자, 잠깐……”
“닥쳐, 현행범.”
내가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으르렁거리며 내 머리를 더 밀어내려고 시도하는 동생이었다. 내 컴퓨터에 깔린 보지도 못한 야동. ……뭐, 일단 숨기고 보는 것이 상책이려나. 여동생과 때아닌 몸싸움을 벌이면서, 결국 주도권이 넘어가자 나는 마지막 수단으로 파워 버튼 밑에 있는 리셋 버튼을 있는 힘껏 꾹 눌렀다.
─Windows를 다시 시작합니다.
“Aㅏ.”
동생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 짧게 탄성을 지르는 동시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생은 입술을 질끈 곱씹더니 단호하게 다리를 들어 내 옆구리를 차버렸다.
퍽!
“크헉!!”
아. 진짜 아팠다.
동생은 흥- 하고 뒤돌아가더니, 이내 앙칼진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내려와서 밥이나 쳐먹어.”
그런데…… 이 야동을 받은 건 대체 누굴까?
“변태자식.”
쾅!
동생은 큰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옆구리를 어루만지면서, 여전히 의혹 가득한 눈빛으로 그 외에 기타등등을 바라보았다. 그 많고 많은 야동 중에서……
하필이면……
이런 걸 받다니……
아무래도 모를 일이었다.
꼬르륵─.
배가 궁상맞은 소리를 냈다. 일단 밥부터 먹고 천천히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밥상 앞.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없었다. 결론은…… 내 옆에서 발랄하게 재잘거리고 있는 여동생이라는 소리였다.
“그러니깐 오늘……”
우물우물.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입에 넣었다. 하지만 온갖 잡념에 가득찬 내 머리 때문인지, 혀에 닿는 김치의 맛조차 모르고서 무작정 목구멍으로 넘겼다.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액체가 입안에 가득했다.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 같으면서도, 군침은 아니고 이상한 침이 계속 입에 고인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꼬맹이 녀석이 그런 걸 다운받지 않은 것 같다만…… 하아. 영문 모를 일이다.
“밥 먹을 때는 좀 조용히 하자.”
내가 우물거리면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리자 한참 밝게 웃으면서 참새처럼 떠들어대는 동생은 머쓱한 표정으로 젓가락을 입에 물고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내 베시시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긴…… 오빠도 방에서 조용히 야동보는데 나도 조용히 밥먹어야겠지?”
“푸?!!”
그대로 먹고 있던 된장국을 뿜었다. 추한 꼴이긴했지만, 상관 없었다. 단순히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동생을 노려보았다.
“너, 너……”
“게다가 문도 열고♡”
꼬맹이? 방금 전 그 말 취소다.
“으아악!! 너 이리와!!”
“꺄아아악!! 히히힛! 오빠는 변태! 노출광!”
의자를 박차고 씩씩거리며 도망가는 동생을 뒤쫓았다. 나른한 일요일의 아침 식사는 망쳐버렸다. 엄마와 아빠는 차마 말은 못하시고, 머쓱한 듯 그저 묵묵히 밥만 입에 꾸역꾸역 넣으셨다. 뭔가 표정이 붉어지신게, 민망하신 듯 하다. 크아아악!! 미쳐버리겠다!!
최악이다. 최악이다. 정말로 오늘은 최악이야!
혀를 날름거리며 제 방으로 들어가놓고서 문을 잠가버린 동생의 문에다 대고 고함도 지르고 타일러도 봤지만, 들려오는 건 동생의 조롱섞인 비방.
아 진짜!!
내 여동생, 정말로 최악이다!
대충 화를 가라앉히고, 방에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런데 동생에 대해 잘 생각해보면, 확실히 요 몇일간 수상하긴 했다. 잠이 안온다면서 내 방에서 그냥 죽치며 내 눈치를 살살 보다가 내가 잠시 화장실에라도 가거나, 물을 마시러 가기라도 하면 바로 컴퓨터 모니터링. 그러다 내 발소리라도 들리면 깜짝 놀란 토끼처럼 폴짝 뛰면서 다시 내 침대로 돌아가는데, 혹시 컴퓨터가 하고 싶어서냐고 물어봐도, 난 폐인이 아니야- 라며, 내 배게에 고개를 파묻고 뒹굴뒹굴.
“미안하네요. 컴퓨터 폐인이라서.”
내가 빈정거리는 투로 중얼거리자, 싱긋 웃으면서 화답하는 동생.
“알면 됐어.”
크윽. 정말로 얄미워서, 억지로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중얼거렸다.
“더 미안한 짓 해버린다?”
그러자 자신의 가슴을 가리는 듯한 시늉을 하며 경멸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머, 변태. 엄마 부른다?”
……GG.
이 녀석한테는 진짜 이길 수가 없다. 얄미워 죽을 것 같다.
“꺼져!!”
이렇게 외쳐봐도, 혀를 베 내밀고는 다시 뒹굴거린다. 한껏 빌려온 만화책을 보면서 감자칩을 입에 넣는 동생. 도대체 뭘 원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며칠 뒤.
부모님께 말해봐도 어려서 그런거니깐 애 기 죽는다고 뭐라 하진 말라고 하시는데…… 이대로 방치했다간, 안그래도 미운 짓만 하는 여동생이 점점 더 나빠질 것 만 같았다.
“따라 오지마!”
계단을 올라가면서 몸을 확 돌려 나를 졸졸 따라오는 동생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동생도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 지지 않겠다는 듯, 외쳤다.
“싫어! 혼자 딸치려고 그러지?!”
커헉. 이건 직격탄이다. 어쨌든 나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알면 꺼져!”
그리고서, 황급히 내 방 안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가버렸다.
달칵, 쾅!
하지만 동생도 재빨리 손잡이를 돌렸지만, 쿡쿡. 늦었다. 그러나 동생은 포기하지 않고, 내 방문을 두들겼다.
“오빠!! 문열엇!!”
“열어줄 것 같으냐?!”
“엄마! 엄마! 오빠가 또 혼자 딸친다!!”
“야!! 미친!!”
케헥. 야!! 밑에 엄마 있는데 그런 소리 하지 말란 말이야!! 내 인색이 파리해지는 것을 느끼며, 이마를 짚었다. 결국, 이를 갈며 방문을 열어주고야 말았다.
────────
* 디시인사이트라는 사이트에서 카툰 성인 갤러리-if only라는 만화를 베이스로 깔고 쓴 소설입니다. 일단 원작자한테 양해는 아직 안구했는데, 일단 수소문을 해봐야겠군요... 으음.
벌컥!
“오빠!”
당신은─
“또 야한거 보지?!”
어떻게 할 것인가?
#1 어느날 낯선 야동이 깔려있었다.
우리집 식구는 넷이다. 평범한 회사원인 아버지. 현모양처에 성향이 온화하신 어머니. 중학교에서 중상위권의 평범한 성적에,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있는, 그다지 존재감없는 나. ……그리고 여동생.
그중 컴퓨터를 이용하는 건 나와 동생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받은 야동은 아니었다.
내 취향은 주로 스타킹과 간호사.
뭐, 패티시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렇다는 건……
이 야동을 받은 건 그녀석이라는 건데……
스타킹 찢기.mp4
자고 있는 여동생.avi
오빠가 참지 못하고.avi
실제ㅅㅅ.mpeg
간호사가 환자를.wmv
중간에 끼어있는 저 두개. 게다가 생성 날짜조차 틀리다. 나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인지라, 금요일 7교시, 나머지 4일은 6교시를 한다. 게다가 방과 후 학교에서 하는 각종 활동 때문에 집에 오면 보통 5시에서 6시 사이. 그리고 7시에 학원이 끝나면 귀가 시간은 10시.
그래서 수요일 3시 54분에 내가 컴퓨터를 킬 리가 없었다. 보통 내가 컴퓨터를 오후에 키는 일은 휴일이나, 야심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야동을 본다쳐도, 대부분 PMP나 아이팟에 넣기 마련. avi 확장자의 영상은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통 소장용 비디오는 wmv 파일로 보관해둔다.
여러모로 수상한 점이 많았다.
그렇게 불꺼진 방에서 어스푸름한 모니터 빛을 받으며 한숨쉰다. 턱을 짚고서 그렇게 궁상맞게 고민하고 있는데, 대뜸 문이 열렸다.
벌컥!
“오빠!”
살짝 화가 난 기색이 역력한, 조그마한 여자아이. 양 갈래로 갈라진 윤기 가득한 흑발. 새하얀 피부와 어우러진 짙은 눈썹. 그리고 흑요석같은 맑지만, 살짝 날카로운 눈빛이 가득한 눈망울. 거두절미하고, 이건 반칙이었다. 우리 부모님이나, 나도 모두 평범한데, 동생은 우리 집의 보배다. 하지만 진지하게 동생이 돌연변이거나, 주워온 아이라는 가설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물론 농담이고, 실제 혈연이다. 그러나 혈연이라는 사실은 뭔가 알 수 없는 비참함과 열등감을 잔뜩 느끼게 해주었다.─
똑같은 유전자를 받았을텐데, 저 애는 왜 저렇게 예쁘냐고? 그에 비하면 나는? 그냥 교실에서 다크 템플러같은 존재다.
근데, 문제는 지금 내가 야동이 잔뜩 깔린 폴더를 깔고 있다는 거! 이런, 제기랄!!
“또 야한 거 보지?!”
뜨끔.
하지만 나는 엄청난 손놀림으로 황급히 Alt Tab을 눌렀다. 하지만 소용 없었다.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동생은 나를 의자에서 밀어내려는지, 어깨를 투닥투닥 때렸다. 하지만 내가 완강히 버티자, 내 머리를 밀어내면서 마우스를 움직였다. 등골 너머로 식은 땀이 흘렀다.
“자, 잠깐……”
“닥쳐, 현행범.”
내가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으르렁거리며 내 머리를 더 밀어내려고 시도하는 동생이었다. 내 컴퓨터에 깔린 보지도 못한 야동. ……뭐, 일단 숨기고 보는 것이 상책이려나. 여동생과 때아닌 몸싸움을 벌이면서, 결국 주도권이 넘어가자 나는 마지막 수단으로 파워 버튼 밑에 있는 리셋 버튼을 있는 힘껏 꾹 눌렀다.
─Windows를 다시 시작합니다.
“Aㅏ.”
동생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 짧게 탄성을 지르는 동시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생은 입술을 질끈 곱씹더니 단호하게 다리를 들어 내 옆구리를 차버렸다.
퍽!
“크헉!!”
아. 진짜 아팠다.
동생은 흥- 하고 뒤돌아가더니, 이내 앙칼진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내려와서 밥이나 쳐먹어.”
그런데…… 이 야동을 받은 건 대체 누굴까?
“변태자식.”
쾅!
동생은 큰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옆구리를 어루만지면서, 여전히 의혹 가득한 눈빛으로 그 외에 기타등등을 바라보았다. 그 많고 많은 야동 중에서……
하필이면……
이런 걸 받다니……
아무래도 모를 일이었다.
꼬르륵─.
배가 궁상맞은 소리를 냈다. 일단 밥부터 먹고 천천히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밥상 앞.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없었다. 결론은…… 내 옆에서 발랄하게 재잘거리고 있는 여동생이라는 소리였다.
“그러니깐 오늘……”
우물우물.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입에 넣었다. 하지만 온갖 잡념에 가득찬 내 머리 때문인지, 혀에 닿는 김치의 맛조차 모르고서 무작정 목구멍으로 넘겼다.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액체가 입안에 가득했다.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 같으면서도, 군침은 아니고 이상한 침이 계속 입에 고인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꼬맹이 녀석이 그런 걸 다운받지 않은 것 같다만…… 하아. 영문 모를 일이다.
“밥 먹을 때는 좀 조용히 하자.”
내가 우물거리면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리자 한참 밝게 웃으면서 참새처럼 떠들어대는 동생은 머쓱한 표정으로 젓가락을 입에 물고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내 베시시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긴…… 오빠도 방에서 조용히 야동보는데 나도 조용히 밥먹어야겠지?”
“푸?!!”
그대로 먹고 있던 된장국을 뿜었다. 추한 꼴이긴했지만, 상관 없었다. 단순히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동생을 노려보았다.
“너, 너……”
“게다가 문도 열고♡”
꼬맹이? 방금 전 그 말 취소다.
“으아악!! 너 이리와!!”
“꺄아아악!! 히히힛! 오빠는 변태! 노출광!”
의자를 박차고 씩씩거리며 도망가는 동생을 뒤쫓았다. 나른한 일요일의 아침 식사는 망쳐버렸다. 엄마와 아빠는 차마 말은 못하시고, 머쓱한 듯 그저 묵묵히 밥만 입에 꾸역꾸역 넣으셨다. 뭔가 표정이 붉어지신게, 민망하신 듯 하다. 크아아악!! 미쳐버리겠다!!
최악이다. 최악이다. 정말로 오늘은 최악이야!
혀를 날름거리며 제 방으로 들어가놓고서 문을 잠가버린 동생의 문에다 대고 고함도 지르고 타일러도 봤지만, 들려오는 건 동생의 조롱섞인 비방.
아 진짜!!
내 여동생, 정말로 최악이다!
대충 화를 가라앉히고, 방에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런데 동생에 대해 잘 생각해보면, 확실히 요 몇일간 수상하긴 했다. 잠이 안온다면서 내 방에서 그냥 죽치며 내 눈치를 살살 보다가 내가 잠시 화장실에라도 가거나, 물을 마시러 가기라도 하면 바로 컴퓨터 모니터링. 그러다 내 발소리라도 들리면 깜짝 놀란 토끼처럼 폴짝 뛰면서 다시 내 침대로 돌아가는데, 혹시 컴퓨터가 하고 싶어서냐고 물어봐도, 난 폐인이 아니야- 라며, 내 배게에 고개를 파묻고 뒹굴뒹굴.
“미안하네요. 컴퓨터 폐인이라서.”
내가 빈정거리는 투로 중얼거리자, 싱긋 웃으면서 화답하는 동생.
“알면 됐어.”
크윽. 정말로 얄미워서, 억지로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중얼거렸다.
“더 미안한 짓 해버린다?”
그러자 자신의 가슴을 가리는 듯한 시늉을 하며 경멸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머, 변태. 엄마 부른다?”
……GG.
이 녀석한테는 진짜 이길 수가 없다. 얄미워 죽을 것 같다.
“꺼져!!”
이렇게 외쳐봐도, 혀를 베 내밀고는 다시 뒹굴거린다. 한껏 빌려온 만화책을 보면서 감자칩을 입에 넣는 동생. 도대체 뭘 원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며칠 뒤.
부모님께 말해봐도 어려서 그런거니깐 애 기 죽는다고 뭐라 하진 말라고 하시는데…… 이대로 방치했다간, 안그래도 미운 짓만 하는 여동생이 점점 더 나빠질 것 만 같았다.
“따라 오지마!”
계단을 올라가면서 몸을 확 돌려 나를 졸졸 따라오는 동생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동생도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 지지 않겠다는 듯, 외쳤다.
“싫어! 혼자 딸치려고 그러지?!”
커헉. 이건 직격탄이다. 어쨌든 나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알면 꺼져!”
그리고서, 황급히 내 방 안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가버렸다.
달칵, 쾅!
하지만 동생도 재빨리 손잡이를 돌렸지만, 쿡쿡. 늦었다. 그러나 동생은 포기하지 않고, 내 방문을 두들겼다.
“오빠!! 문열엇!!”
“열어줄 것 같으냐?!”
“엄마! 엄마! 오빠가 또 혼자 딸친다!!”
“야!! 미친!!”
케헥. 야!! 밑에 엄마 있는데 그런 소리 하지 말란 말이야!! 내 인색이 파리해지는 것을 느끼며, 이마를 짚었다. 결국, 이를 갈며 방문을 열어주고야 말았다.
────────
* 디시인사이트라는 사이트에서 카툰 성인 갤러리-if only라는 만화를 베이스로 깔고 쓴 소설입니다. 일단 원작자한테 양해는 아직 안구했는데, 일단 수소문을 해봐야겠군요... 으음.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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