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동생이 수상하다 #2 녹음
*본 소설은 닭타령님의 만화, ‘if only’를 베이스로 깔고 있는 소설임을 밝혀둡니다. 미리 원작자로부터 비영리적 목적으로 써달라는 허락을 구해놨으므로,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바스락.
뒤에서 자꾸 봉지를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여서, 뒤를 힐끗힐끗 뒤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저 녀석. 들어오고야 말았다. 제길. 동생은 한껏 생글거리며 과자 봉지로 손을 집어넣었는데, 문득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봉지를 탁탁 쳐보기도 한다. 이제는 별별 짓을 자하는 구나. 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가뜩이나 저 녀석 밉상인데, 저걸 어떻게 요리할까 고심하고 있는데 동생이 콧소리 가득한 목소리로 애교를 떤다.
“오빠야~ 감자칩 좀 사다줘~”
내가 토를 하는 시늉을 하며 얼굴을 찌푸리자, 이 녀석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와 헤헤- 하고 얼굴을 마구 부빈다. 이게 어디서 앙탈이야?!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아오…… 진짜 오빠로서 딱 한대만 때릴까 하다가……
“감자칩~ 감자칩~ 감자칩~”
좀 더 평화적이고 더 사악한 방법이 머릿속을 스치듯이 문득 지나갔다.
“더 먹고 싶은 거 없어?”
내가 헤드셋을 벗으면서, 동생에게 묻자 동생이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았다.
“누구냐, 너는? 내 오빠가 이렇게 상냥할 리가 없어,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당장 여기서……”
아오. 이마에 혈관이 불끈 치솟는다. 표정으로는 웃으면서 책상에 굴러다니던 그다지 두툼하지 않은 텅 빈 지갑을 동생한테 던져버렸다. 그러나 간단히 고개를 틀어 피하는 동생. 혀를 베- 하고 내미는게 아주 때리고 싶다.
“친구가 잠시 보자고 해서 갔다 오는 길에 과자 좀 사다줄려고 했는데, 먹기 싫냐?”
살짝 의구심 가득한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는 동생.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여태껏 켜놓았던 인터넷 창들이 모조리 닫힌다.
“안사준다?”
그러자 동생이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이내 퉁명스러운 투로 묻는다.
“진짜야?”
나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찰싹 달라붙어 있는 동생을 떼어냈다.
“먹기 싫으면 관둬라? 아마 나가면 한시간쯤은 놀다가 들어올 것 같아서. 뭐, 한 시간은 조금 더 넘을 지도 모르겠지만.”
“우웅……”
동생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려 애쓰는 듯 했다. 뭐 그래봤자 네가 생각할 수 있는 한계가 거기서 거기지 뭐. 흐흐.
“그럼 아이스크림도 하나 부탁해.”
내가 생각해낸 건 아주 치사하고도 비열한 방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왠일이야? 이런 시간에 만날 친구가 있긴 있어?”
역시나 그 의구심 가득한 눈. 살짝 찔리긴 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나도 그 정도 친구는 있어, 욘석아.”
살짝 동생의 머리를 쥐어박고는 옷장으로 향했다. 일단 밖이 서늘하긴 해도, 하얀 나시 티 하나에 트렁크 팬티 하나만 덜렁 걸치고 나가기에는 그랬다. 옷장에서 티셔츠를 걸쳐 입고, 반바지 하나를 꺼내 입었다.
“그런데 너는 오빠가 바지 갈아입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냐?”
하지만 동생은 픽- 하고 웃으며 넌지시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다시 예의 그 시선을 만화책으로 돌렸다.
“맨날 팬티 바람으로 집안을 활개하고 다니는데, 세삼스럽게 뭘.”
“하긴, 그건 그런가.”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책상에 놓인 지폐 몇장을 주머니에 꾸겨넣었다. 아무래도 그 야동들의 출처는 100%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걸 보고 있다는 증거를 잡아 조금 괴롭혀주는 방법. 조금 민망한 방법이긴 했지만, 그동안 내가 동생한테 당한 그 모든 끔찍한 일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건 새발의 피에 불과했다. 그냥 몇번이라도 괴롭혀 주고 싶은게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루도 호시탐탐 나를 디스하지 못해 안달이 난 동생이니, 그럴 법도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확실한 증거 확보가 필수였는데, 나가는 척 들어오는 어설픈 방법으로는 절대 잡힐 거라고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일단 내가 말한대로 한시간 정도는 밖에서 그냥 시간이나 죽일 생각이었다.
물론…… 사소한 함정 카드 하나를 설치해놓고 난 이후겠지만……
MP3 플레이어의 메뉴로 들어가 녹음 기능을 찾은 다음, 그곳에서 가운데 버튼을 꾹 눌렀다. 녹음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타이머가 하나씩 올라갔고, 나는 그를 확인한 다음 홀드 버튼을 올리고서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 사이에 얄팍한 틈에 슬쩍 MP3를 은밀히 밀어넣었다.
동생을 힐끔 보자 만화책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문을 나섰다.
“나갔다 올게.”
“빨리 사라져.”
“윽……”
얼굴은 웃고 있지만, 주먹을 들어올리는 시늉을 하며 동생을 노려보자 동생은 무심하게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등을 돌려버렸다. 물론 중지를 들어올린 손은 내쪽을 향해 있었지만.
방문을 닫고 계단 밑으로 내려왔다. 후우. 이제 본격적인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어디가니?”
부엌에서 내일 아침으로 먹을 야채를 손질하고 있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는, 현관을 나섰다.
“친구 좀 만나고 올게요. 1시간 쯤 있다가 올게요.”
솔직히, 여동생 말처럼 이 시간에 만날 친구는 없었지만, 오랜 만에 바람 쐬러 나섰다고 생각하면 그만. 시각은 오후 8시 28분. 얼마전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끼우고 내가 평소 듣던 재생목록을 눌렀다.
[Are you ready to party? Here we go─!! Come on everybody! and raise your drinks in the air……]
“……?!”
응? 뭔가 클럽에서 나올 법한 생소한 음악이었다. 내가 이런걸 트랙에 넣어둘 리가 없는데? 뭔가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뭔지는 몰라서 그냥 듣기로 했다. 역시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반팔에 반바지 차림인데도, 후덥지근했다. 그렇게 옷깃을 잡고 펄럭이고 있는데……
[Sex! Sex! Sex on the beach!]
“푸허헙!!”
나는 그대로 기겁하며, 재빨리 스마트폰의 재생목록의 트랙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내 나는 이를 잔뜩 갈아붙일 수 밖에 없었다.
‘Spankers - Sex on the beach’
죄다 이 노래로 스마트폰의 재생 트랙이 도배되어 있었다. 이런 악독한 짓을 저지를 자는 한 사람 밖에 없었다.
아 여동생 그 자식이……
공들여서 모은 음악들이 다 날아갈 줄이야. 한숨만 북북 내쉬며 이어폰을 빼버렸다. 정말…… 이 수모를 배로 갚아주리라,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충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서 자리를 잡고 그냥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공원에 많이 나와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핸드폰 액정을 확인했다.
‘오후 9시 28분.’
한 시간 지났네.
대충 집에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감자칩과 아이스크림을 샀다. 일단 최악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내가 설치해둔 MP3를 여동생이 발견해 나를 추궁하는 경우겠지만, 그럴 확률은 극히 적어보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만화책을 읽고 있던 동생이 화색을 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오빠아아아~~!”
“저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거머리같이 들러붙는 동생을 간신히 떼어내고서, 나는 한숨을 돌렸다. 상당히 행복해 보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동생은 봉지를 잡았다.
“오라버니라고 불러줄까?♥”
“꺼져.”
“칫.”
살짝 심통이 난 표정으로 툴툴거리며 드러눕는 동생을 보고는 나는 슬며시 숨겨진 MP3를 향해 손을 뻗었다. 뭐……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여태껏 녹음된 시간은 1시간 17분.
탁.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잭을 MP3에 연결하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
“너, 내가 없을 때 뭐 이상한 짓 같은거 안했지?”
솔직히 동생이 야동을 봤을 거라는 확실한 장담은 못하겠지만, 어쨌든 진실은 여기 있었고, 내가 손해볼 점도 전혀 없었기에 그냥 찔러보기로 했다.
움찔.
살짝 몸을 움찔한 동생. 그러나 이내 태연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다.
“내가 오빠인줄 알아?”
글쎄. 어디 두고보시지.
약간의 기대와 초조감이 섞인 채로, 나는 급히 녹음된 파일을 찾아냈다. 음…… 아무래도 내가 동생이라면 내가 나가고 좀 시간이 흐른뒤…… 대략 40분 뒤에 야동을 봤을 것이다. 그 증거로 모니터가 살짝 미지근했다. 47분이려나? 뭐, 어쨌든 그러한 전제 하에 파일을 재생했다. 그런데 소리가 잘 안들려서 볼륨을 최대로 올려버렸다.
[으응…… 하읏, 으, 으응…… 흐윽……♥]
“커헉……”
야동에서나 나올 법한, 적나라한 신음 소리. 근데 그 소리는 저 꼬맹이가 내기에는, 조금 그런 감이 적지 않아 보였지만. 동생이 들을까봐 황급히 볼륨을 적당하게 낮추고 기겁한 기색을 숨기려 애썼다.
“……?”
그러나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할짝이면서 내가 뭔가 이상한 조짐을 보였던지, 살짝 눈초리를 뜨고 지켜보는 동생.
“이제 여동생 앞에서까지 딸치려고……?”
아마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신음소리가 자신의 목소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여동생은 그저 비웃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뚝, 뚝.
그러나 자신의 팔에 떨어지는 아이스크림의 끈적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이스크림을 쳐다보았다.
“녹았다?!”
“바보냐?”
내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자, 볼을 긁적이며 급히 녹아내리고 있는 부분을 베어무는 동생. 하지만 그깟 조롱쯤이야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문제가 하나 발생하고 말았는데……
낼름.
동생이 빨간 혀를 내밀어 아이스크림을 훑어내렸다. 나는 안색을 찡그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쭉쭉 빠는 동생.
그나저나…… 내 동생이……
“……하아~ 시원해애~”
. . 츄릅.
이렇게 꼴릿했었던가……?
치이익─
그렇게 머리에서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김을 느끼며 키보드에 머리를 박았다.
“……?”
동생은 의아한 시선으로 날 쳐다보았지만, 나는 개의치않고 계속 머리를 쳐박고만 있었다. 하아, 답이 안나온다.
───
[作]: 저한테도 여동생이 있습니다만.. 글쎄요. 근데 이거 다 소설인거 아시잖아요? 어엿히 소설 카테고리에도 근친상간이 있잖아요? 아니 소설이랑 현실을 구분못하는건가? 이제 민증 나오고 군대도 댕겨왔으면 대가리에 다들 피는 마른거아닌가? 왜 멀쩡한 소설 덧글란에서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시유.ㅎ
*본 소설은 닭타령님의 만화, ‘if only’를 베이스로 깔고 있는 소설임을 밝혀둡니다. 미리 원작자로부터 비영리적 목적으로 써달라는 허락을 구해놨으므로,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바스락.
뒤에서 자꾸 봉지를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여서, 뒤를 힐끗힐끗 뒤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저 녀석. 들어오고야 말았다. 제길. 동생은 한껏 생글거리며 과자 봉지로 손을 집어넣었는데, 문득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봉지를 탁탁 쳐보기도 한다. 이제는 별별 짓을 자하는 구나. 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가뜩이나 저 녀석 밉상인데, 저걸 어떻게 요리할까 고심하고 있는데 동생이 콧소리 가득한 목소리로 애교를 떤다.
“오빠야~ 감자칩 좀 사다줘~”
내가 토를 하는 시늉을 하며 얼굴을 찌푸리자, 이 녀석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와 헤헤- 하고 얼굴을 마구 부빈다. 이게 어디서 앙탈이야?!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사줘~?!”
아오…… 진짜 오빠로서 딱 한대만 때릴까 하다가……
“감자칩~ 감자칩~ 감자칩~”
좀 더 평화적이고 더 사악한 방법이 머릿속을 스치듯이 문득 지나갔다.
“더 먹고 싶은 거 없어?”
내가 헤드셋을 벗으면서, 동생에게 묻자 동생이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았다.
“누구냐, 너는? 내 오빠가 이렇게 상냥할 리가 없어,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당장 여기서……”
아오. 이마에 혈관이 불끈 치솟는다. 표정으로는 웃으면서 책상에 굴러다니던 그다지 두툼하지 않은 텅 빈 지갑을 동생한테 던져버렸다. 그러나 간단히 고개를 틀어 피하는 동생. 혀를 베- 하고 내미는게 아주 때리고 싶다.
“친구가 잠시 보자고 해서 갔다 오는 길에 과자 좀 사다줄려고 했는데, 먹기 싫냐?”
살짝 의구심 가득한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는 동생.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여태껏 켜놓았던 인터넷 창들이 모조리 닫힌다.
“안사준다?”
그러자 동생이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이내 퉁명스러운 투로 묻는다.
“진짜야?”
나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찰싹 달라붙어 있는 동생을 떼어냈다.
“먹기 싫으면 관둬라? 아마 나가면 한시간쯤은 놀다가 들어올 것 같아서. 뭐, 한 시간은 조금 더 넘을 지도 모르겠지만.”
“우웅……”
동생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려 애쓰는 듯 했다. 뭐 그래봤자 네가 생각할 수 있는 한계가 거기서 거기지 뭐. 흐흐.
“그럼 아이스크림도 하나 부탁해.”
내가 생각해낸 건 아주 치사하고도 비열한 방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왠일이야? 이런 시간에 만날 친구가 있긴 있어?”
역시나 그 의구심 가득한 눈. 살짝 찔리긴 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나도 그 정도 친구는 있어, 욘석아.”
살짝 동생의 머리를 쥐어박고는 옷장으로 향했다. 일단 밖이 서늘하긴 해도, 하얀 나시 티 하나에 트렁크 팬티 하나만 덜렁 걸치고 나가기에는 그랬다. 옷장에서 티셔츠를 걸쳐 입고, 반바지 하나를 꺼내 입었다.
“그런데 너는 오빠가 바지 갈아입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냐?”
하지만 동생은 픽- 하고 웃으며 넌지시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다시 예의 그 시선을 만화책으로 돌렸다.
“맨날 팬티 바람으로 집안을 활개하고 다니는데, 세삼스럽게 뭘.”
“하긴, 그건 그런가.”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책상에 놓인 지폐 몇장을 주머니에 꾸겨넣었다. 아무래도 그 야동들의 출처는 100%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걸 보고 있다는 증거를 잡아 조금 괴롭혀주는 방법. 조금 민망한 방법이긴 했지만, 그동안 내가 동생한테 당한 그 모든 끔찍한 일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건 새발의 피에 불과했다. 그냥 몇번이라도 괴롭혀 주고 싶은게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루도 호시탐탐 나를 디스하지 못해 안달이 난 동생이니, 그럴 법도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확실한 증거 확보가 필수였는데, 나가는 척 들어오는 어설픈 방법으로는 절대 잡힐 거라고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일단 내가 말한대로 한시간 정도는 밖에서 그냥 시간이나 죽일 생각이었다.
물론…… 사소한 함정 카드 하나를 설치해놓고 난 이후겠지만……
MP3 플레이어의 메뉴로 들어가 녹음 기능을 찾은 다음, 그곳에서 가운데 버튼을 꾹 눌렀다. 녹음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타이머가 하나씩 올라갔고, 나는 그를 확인한 다음 홀드 버튼을 올리고서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 사이에 얄팍한 틈에 슬쩍 MP3를 은밀히 밀어넣었다.
동생을 힐끔 보자 만화책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문을 나섰다.
“나갔다 올게.”
“빨리 사라져.”
“윽……”
얼굴은 웃고 있지만, 주먹을 들어올리는 시늉을 하며 동생을 노려보자 동생은 무심하게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등을 돌려버렸다. 물론 중지를 들어올린 손은 내쪽을 향해 있었지만.
방문을 닫고 계단 밑으로 내려왔다. 후우. 이제 본격적인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어디가니?”
부엌에서 내일 아침으로 먹을 야채를 손질하고 있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는, 현관을 나섰다.
“친구 좀 만나고 올게요. 1시간 쯤 있다가 올게요.”
솔직히, 여동생 말처럼 이 시간에 만날 친구는 없었지만, 오랜 만에 바람 쐬러 나섰다고 생각하면 그만. 시각은 오후 8시 28분. 얼마전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끼우고 내가 평소 듣던 재생목록을 눌렀다.
[Are you ready to party? Here we go─!! Come on everybody! and raise your drinks in the air……]
“……?!”
응? 뭔가 클럽에서 나올 법한 생소한 음악이었다. 내가 이런걸 트랙에 넣어둘 리가 없는데? 뭔가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뭔지는 몰라서 그냥 듣기로 했다. 역시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반팔에 반바지 차림인데도, 후덥지근했다. 그렇게 옷깃을 잡고 펄럭이고 있는데……
[Sex! Sex! Sex on the beach!]
“푸허헙!!”
나는 그대로 기겁하며, 재빨리 스마트폰의 재생목록의 트랙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내 나는 이를 잔뜩 갈아붙일 수 밖에 없었다.
‘Spankers - Sex on the beach’
죄다 이 노래로 스마트폰의 재생 트랙이 도배되어 있었다. 이런 악독한 짓을 저지를 자는 한 사람 밖에 없었다.
아 여동생 그 자식이……
공들여서 모은 음악들이 다 날아갈 줄이야. 한숨만 북북 내쉬며 이어폰을 빼버렸다. 정말…… 이 수모를 배로 갚아주리라,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충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서 자리를 잡고 그냥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공원에 많이 나와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핸드폰 액정을 확인했다.
‘오후 9시 28분.’
한 시간 지났네.
대충 집에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감자칩과 아이스크림을 샀다. 일단 최악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내가 설치해둔 MP3를 여동생이 발견해 나를 추궁하는 경우겠지만, 그럴 확률은 극히 적어보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만화책을 읽고 있던 동생이 화색을 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오빠아아아~~!”
“저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거머리같이 들러붙는 동생을 간신히 떼어내고서, 나는 한숨을 돌렸다. 상당히 행복해 보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동생은 봉지를 잡았다.
“오라버니라고 불러줄까?♥”
“꺼져.”
“칫.”
살짝 심통이 난 표정으로 툴툴거리며 드러눕는 동생을 보고는 나는 슬며시 숨겨진 MP3를 향해 손을 뻗었다. 뭐……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여태껏 녹음된 시간은 1시간 17분.
탁.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잭을 MP3에 연결하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
“너, 내가 없을 때 뭐 이상한 짓 같은거 안했지?”
솔직히 동생이 야동을 봤을 거라는 확실한 장담은 못하겠지만, 어쨌든 진실은 여기 있었고, 내가 손해볼 점도 전혀 없었기에 그냥 찔러보기로 했다.
움찔.
살짝 몸을 움찔한 동생. 그러나 이내 태연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다.
“내가 오빠인줄 알아?”
글쎄. 어디 두고보시지.
약간의 기대와 초조감이 섞인 채로, 나는 급히 녹음된 파일을 찾아냈다. 음…… 아무래도 내가 동생이라면 내가 나가고 좀 시간이 흐른뒤…… 대략 40분 뒤에 야동을 봤을 것이다. 그 증거로 모니터가 살짝 미지근했다. 47분이려나? 뭐, 어쨌든 그러한 전제 하에 파일을 재생했다. 그런데 소리가 잘 안들려서 볼륨을 최대로 올려버렸다.
[으응…… 하읏, 으, 으응…… 흐윽……♥]
“커헉……”
야동에서나 나올 법한, 적나라한 신음 소리. 근데 그 소리는 저 꼬맹이가 내기에는, 조금 그런 감이 적지 않아 보였지만. 동생이 들을까봐 황급히 볼륨을 적당하게 낮추고 기겁한 기색을 숨기려 애썼다.
“……?”
그러나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할짝이면서 내가 뭔가 이상한 조짐을 보였던지, 살짝 눈초리를 뜨고 지켜보는 동생.
“이제 여동생 앞에서까지 딸치려고……?”
아마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신음소리가 자신의 목소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여동생은 그저 비웃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뚝, 뚝.
그러나 자신의 팔에 떨어지는 아이스크림의 끈적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이스크림을 쳐다보았다.
“녹았다?!”
“바보냐?”
내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자, 볼을 긁적이며 급히 녹아내리고 있는 부분을 베어무는 동생. 하지만 그깟 조롱쯤이야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문제가 하나 발생하고 말았는데……
낼름.
동생이 빨간 혀를 내밀어 아이스크림을 훑어내렸다. 나는 안색을 찡그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쭉쭉 빠는 동생.
그나저나…… 내 동생이……
“……하아~ 시원해애~”
. . 츄릅.
이렇게 꼴릿했었던가……?
치이익─
그렇게 머리에서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김을 느끼며 키보드에 머리를 박았다.
“……?”
동생은 의아한 시선으로 날 쳐다보았지만, 나는 개의치않고 계속 머리를 쳐박고만 있었다. 하아, 답이 안나온다.
───
[作]: 저한테도 여동생이 있습니다만.. 글쎄요. 근데 이거 다 소설인거 아시잖아요? 어엿히 소설 카테고리에도 근친상간이 있잖아요? 아니 소설이랑 현실을 구분못하는건가? 이제 민증 나오고 군대도 댕겨왔으면 대가리에 다들 피는 마른거아닌가? 왜 멀쩡한 소설 덧글란에서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시유.ㅎ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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