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二 章: 양면성
거미줄. 나를 예전부터 속박하고 있던 그 거미줄은 무거운 심연에 내려앉아, 내 정신의 아득한 곳에서부터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거미줄에 가두고서, 실달린 마리오네트처럼 다루는 내 동생. 언제부터인가, 나와 동생의 사이는, 그렇게 역전되었다.
그리고 물론, 내 시선이 닿은 곳에는, 누가 보기에도 아름답다고 여길 정도로 예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내 여동생이 있었다. 최세윤.
내게는 절망이라 불리우는 존재. 타인에게는 천상이 내린 아름다움이라 불리우는 존재. 천사와 악마, 양면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내 동생의 모습은 아무리 애를 쓰고 벗어나려 한다 하더라도, 그래봤자 당신은 내 손바닥에서 놀고 있을 뿐이다- 라면서 나를 농락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침만 꿀꺽 삼키고 있는 사이, 동생이 나와 시유 앞으로 걸어와 빙긋 웃었다.
“아, 오빠. 오늘은 청소가 늦게 끝났네? 유난히.”
유난히. 그 단어 뒤에 생략된 그녀의 생각은 평소라면 10분안에 끝낼 청소를, 20분이나 걸려서 한 이유는 저년과 놀아났기 때문이냐며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내 짐작은 맞는 것 같다. 그녀는 뒤로 손을 감추고서, 자신의 곱고 흰 손을 손톱으로 피가 나도록 긁으며 자해하고 있었다. 그것을 은밀히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시유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으, 응. 좀 할 일이 많아서.”
거짓말하지 말지? 집에서 보겠어- 라고 노려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애써 시선을 피한다. 다행히도 무거운 침묵의 늪에 떨어진 듯한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시유였다.
“우와~ 네가 은유 동생 세윤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은유 친구, 시유라고 해~”
그녀는 자기보다 키가 작은 세윤이의 머리를 이리저리 쓰다듬고, 볼을 꼬집고 이리저리 만지고 있었다. 마치 신기한 인형을 다루듯이. 뭐, 세윤이의 외모는 인형이나 다름없으니까. 또래에 비하면 상당히 발육이 우월한 편인데다가, 저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동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그러나 그런 세윤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마치 경멸스러운 벌레가 자신을 만지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표정 관리에 있어서는 천재다. 언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애써 어색하게 웃으면서, 살짝 시유를 밀쳐냈다.
“에, 조, 조금만 떨어져주시면…….”
그러나 입모양이 웅얼거리는 모양으로 보아서는, 욕설을 중얼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시유나, 나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이겠지. 그런 가식적인 모습을 볼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아, 아앗! 미안, 미안! 헤헤. 너무 인형같이 생겨서 그만…….”
그녀는 혀를 베어물고 헤헷- 웃으면서, 뒷머리를 긁적인다. 그런 모습에, 동생은 나에게만 보이도록, 구역질 시늉을 하면서 히죽 웃는다.
……이럴땐 동생의 반응에 공감한다.
학교가 끝나고서, 정문을 나섰다. 정문 앞에 있는 정류장에 버스가 와있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데.
창가에 기대어,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온갖 잡생각에 빠져들었다. 이어폰을 귀에다 꼽고서, 창가의 경치를 바라다보니, 어느새 잠이 서서히 몰려들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잠에…… 빠져들었다.
……심연으로 추락한 기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락과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나.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 설령, 그녀가 한없이 타락한다 할지라도, 나는 기꺼이 그녀의 손짓, 말, 행동을 따르겠지.
……다시는 헤어나올 수 없는……
그런 곳으로 떨어진. 나는. ……무엇일까. 심연의 늪에 추락한 나에게, 무엇인가가 다가왔다. 한쪽 얼굴은 자애롭고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있는 천사, 한쪽 얼굴은 요염하고 색기넘치는 입술을 핥고 있는 악마. 그것이, 내 앞에 섰다.
……
퍼뜩.
버스가 정차하는 소리에 무심코 옅은 잠에서 깼다. 허겁지겁 나는 교통 카드를 찍고서, 버스에서 내렸다. 하마터면 아슬아슬하게 집을 지나칠 뻔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학교에서 우리 집에 오는 버스가 3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집앞의 정류장에 내리는 버스를 타서, 조금만 걸어가면 집이었다.
온몸이 피로했다. 가서 침대에 발랑 누워 자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지만, 모의고사 준비 뿐만 아니라, 각종 숙제가 많았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벽에 기댄다. 폐쇄공포증을 방지하기 위해서,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거울을 지독하게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땡.
스르륵─.
문이 열리고, 나는 잠시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망설인다. 그러나 이내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일일이 누르기 시작했다. 손의 떨림은 심해지고, 침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등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미약한 경련이 일어났다.
그러나 꾹 참아내고서, 현관에 들어섰다. 그리고 역시나 기다리고 있는 동생.
“어서와.”
빙긋 웃으면서 내 잠바를 받아드는 동생. 남편을 챙겨주는 듯한, 아내의 모습이다. 그리고 슬며시 눈을 감는다. 상당히 즐거워보이는 표정이,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구역질을 간신히 참아내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이건 의례와도 같은 일이다.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 같은 걸까.
하지만 단순히 입술을 비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동생의 팔이 뱀처럼 내 목을 휘어감는다. 뜨거운 숨결이 코에 닿자, 무심코 흥분해버려서, 동생을 안은 팔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그 눈치를 알아챈 동생은 매력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맞닿은 입술을 벌리고서, 고른 내 치아를 샅샅이 혀로 훑는다.
끈적하게 매달리는 동생의 공세에, 내 입안으로 그녀의 혀가 들어오고 말았다. 서로 얽히는 혀와, 입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타액이 치즈처럼 길게 늘어져서, 거미줄을 친 것처럼 보인다. 은색 물방울이 고인 거미줄.
동생은 내 혀를 자신의 입 안으로 인도한다. 청량한 향이 감도는 동생의 입안은 신비롭다. 그 촉촉한 입술과 매혹적인 혀, 달콤한 타액은 나를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그녀는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내 타액을 느끼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선, 눈을 빛내더니, 내 입안에 자신의 타액을 밀어넣는다. 자신의 타액을 마시라고 재촉이라도 하는 듯한, 동생의 혀가 내 혀를 톡톡 건드리자, 나는 어쩔 수 없이 친동생의 「침」을 마신다.
불쾌함, 역겨움. 그런 감정이 아닌, 일종의 경외와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분명 인간의 타액에 불과활텐데, 나로 하여금 끝없는 갈증을 유도한다. 더 마시고 싶다- 라는 생각에 스스로도 깜짝 놀란 나였다.
하지만 동생은 목에 두른 팔을 풀고서, 눈을 찡긋인다.
“밤은 기니까……. 먼저 밥부터 먹자.”
스르륵 물러나며 싱긋 웃어보이는 동생. 하지만 여전히 내면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은 어딜 가시지 않는다.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바라보며, 세삼 동생에 대해 감탄을 한다. 정말로 못하는 것이 없다. 잘하는 것이 없는 나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나보다 우월한 동생이다.
동생이 잘 된 밥을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그리고서, 나에게 입을 맞추면서, 음식을 마우스 투 마우스로 흘려보낸다. 내 무릎 위에 올라와있는 동생은 상당히 가벼웠다. 허리는 잘록하고, 다리는 늘씬하다. 게다가 새하얀 살결과 거기서 풍기는, 지독하게 색기넘치는 향기는 정신을 아찔하게 만든다.
계란말이를 찢더니, 입안에 넣고 씹다가, 이내 나에게 흘려보낸다. 나는 어미 새가 주는 모이를 받아먹는 새끼 새처럼, 동생이 주는 대로 식사를 이어간다. 물론 음식보단 동생의 타액이 더 많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나도 인정하지만, 역겹게도, 맛있다.
아무래도…… 미친 건 동생 뿐만 아니라, 이 상황을 지독하게 후회하면서, 또한 은근히 소소하게 기뻐하고 있는 나조차 미친 것 같았다.
“오늘 만났던 그 계집년. 진짜 친구지? 설마 그 이상은─?”
세윤이가 히죽 웃으면서 묻는다. 그러나 눈에는 독기가 가득한 것으로 보아, 내가 그 이상이라고 답한다면, 당장에라도 그녀를 찢어 죽여버릴 기세였다.
그 지독한 살기어린 눈빛에 나는 압도되어, 고개를 는다.
“그, 그럴리가……”
애써 부정한다. 그러나 동생은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서, 나를 올려다본다. 동생은 내게 몸을 기대오더니, 내 목덜미를 덥석 깨문다.
“아흣…….”
피가 나도록, 깨무는 동생의 행위에 표정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이내 물린 자국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동생은 맛있게 내 피를 핥아먹는다. 낼름낼름 핥으면서, 부드럽게 쓸어주는 그 행동에는 상냥함도 묻어난다.
피의 맛을 음미할때마다, 동생은 몸을 가볍게 떨면서,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하게 짓는다.
“나는 분명히 경고했어, 오빠. 나 의외의 다른 년에게 눈이 돌아가는 날, 그 년은 갈가리 찢어버리겠다고. 오빠는 반드시 나만의 소유여만 해. 알겠지? 어서 대답해줘. 응? 응?”
풀린 동공과 히죽히죽 웃으면서 어깨를 들썩이는 동생. 그런 괴기스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환하게 웃으면서, 내 무릎에서 일어나 식탁을 치우는 동생. 간단히 반찬통을 집어넣고, 식기 세척기에 접시와 밥공기를 넣으니 식탁 정리는 순식간에 끝났다.
“자, 오빠. 씻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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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나를 예전부터 속박하고 있던 그 거미줄은 무거운 심연에 내려앉아, 내 정신의 아득한 곳에서부터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거미줄에 가두고서, 실달린 마리오네트처럼 다루는 내 동생. 언제부터인가, 나와 동생의 사이는, 그렇게 역전되었다.
그리고 물론, 내 시선이 닿은 곳에는, 누가 보기에도 아름답다고 여길 정도로 예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내 여동생이 있었다. 최세윤.
내게는 절망이라 불리우는 존재. 타인에게는 천상이 내린 아름다움이라 불리우는 존재. 천사와 악마, 양면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내 동생의 모습은 아무리 애를 쓰고 벗어나려 한다 하더라도, 그래봤자 당신은 내 손바닥에서 놀고 있을 뿐이다- 라면서 나를 농락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침만 꿀꺽 삼키고 있는 사이, 동생이 나와 시유 앞으로 걸어와 빙긋 웃었다.
“아, 오빠. 오늘은 청소가 늦게 끝났네? 유난히.”
유난히. 그 단어 뒤에 생략된 그녀의 생각은 평소라면 10분안에 끝낼 청소를, 20분이나 걸려서 한 이유는 저년과 놀아났기 때문이냐며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내 짐작은 맞는 것 같다. 그녀는 뒤로 손을 감추고서, 자신의 곱고 흰 손을 손톱으로 피가 나도록 긁으며 자해하고 있었다. 그것을 은밀히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시유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으, 응. 좀 할 일이 많아서.”
거짓말하지 말지? 집에서 보겠어- 라고 노려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애써 시선을 피한다. 다행히도 무거운 침묵의 늪에 떨어진 듯한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시유였다.
“우와~ 네가 은유 동생 세윤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은유 친구, 시유라고 해~”
그녀는 자기보다 키가 작은 세윤이의 머리를 이리저리 쓰다듬고, 볼을 꼬집고 이리저리 만지고 있었다. 마치 신기한 인형을 다루듯이. 뭐, 세윤이의 외모는 인형이나 다름없으니까. 또래에 비하면 상당히 발육이 우월한 편인데다가, 저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동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그러나 그런 세윤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마치 경멸스러운 벌레가 자신을 만지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표정 관리에 있어서는 천재다. 언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애써 어색하게 웃으면서, 살짝 시유를 밀쳐냈다.
“에, 조, 조금만 떨어져주시면…….”
그러나 입모양이 웅얼거리는 모양으로 보아서는, 욕설을 중얼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시유나, 나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이겠지. 그런 가식적인 모습을 볼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아, 아앗! 미안, 미안! 헤헤. 너무 인형같이 생겨서 그만…….”
그녀는 혀를 베어물고 헤헷- 웃으면서, 뒷머리를 긁적인다. 그런 모습에, 동생은 나에게만 보이도록, 구역질 시늉을 하면서 히죽 웃는다.
……이럴땐 동생의 반응에 공감한다.
학교가 끝나고서, 정문을 나섰다. 정문 앞에 있는 정류장에 버스가 와있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데.
창가에 기대어,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온갖 잡생각에 빠져들었다. 이어폰을 귀에다 꼽고서, 창가의 경치를 바라다보니, 어느새 잠이 서서히 몰려들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잠에…… 빠져들었다.
……심연으로 추락한 기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락과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나.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 설령, 그녀가 한없이 타락한다 할지라도, 나는 기꺼이 그녀의 손짓, 말, 행동을 따르겠지.
……다시는 헤어나올 수 없는……
그런 곳으로 떨어진. 나는. ……무엇일까. 심연의 늪에 추락한 나에게, 무엇인가가 다가왔다. 한쪽 얼굴은 자애롭고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있는 천사, 한쪽 얼굴은 요염하고 색기넘치는 입술을 핥고 있는 악마. 그것이, 내 앞에 섰다.
……
퍼뜩.
버스가 정차하는 소리에 무심코 옅은 잠에서 깼다. 허겁지겁 나는 교통 카드를 찍고서, 버스에서 내렸다. 하마터면 아슬아슬하게 집을 지나칠 뻔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학교에서 우리 집에 오는 버스가 3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집앞의 정류장에 내리는 버스를 타서, 조금만 걸어가면 집이었다.
온몸이 피로했다. 가서 침대에 발랑 누워 자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지만, 모의고사 준비 뿐만 아니라, 각종 숙제가 많았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벽에 기댄다. 폐쇄공포증을 방지하기 위해서,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거울을 지독하게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땡.
스르륵─.
문이 열리고, 나는 잠시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망설인다. 그러나 이내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일일이 누르기 시작했다. 손의 떨림은 심해지고, 침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등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미약한 경련이 일어났다.
그러나 꾹 참아내고서, 현관에 들어섰다. 그리고 역시나 기다리고 있는 동생.
“어서와.”
빙긋 웃으면서 내 잠바를 받아드는 동생. 남편을 챙겨주는 듯한, 아내의 모습이다. 그리고 슬며시 눈을 감는다. 상당히 즐거워보이는 표정이,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구역질을 간신히 참아내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이건 의례와도 같은 일이다.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 같은 걸까.
하지만 단순히 입술을 비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동생의 팔이 뱀처럼 내 목을 휘어감는다. 뜨거운 숨결이 코에 닿자, 무심코 흥분해버려서, 동생을 안은 팔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그 눈치를 알아챈 동생은 매력적인 눈웃음을 지으며, 맞닿은 입술을 벌리고서, 고른 내 치아를 샅샅이 혀로 훑는다.
끈적하게 매달리는 동생의 공세에, 내 입안으로 그녀의 혀가 들어오고 말았다. 서로 얽히는 혀와, 입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타액이 치즈처럼 길게 늘어져서, 거미줄을 친 것처럼 보인다. 은색 물방울이 고인 거미줄.
동생은 내 혀를 자신의 입 안으로 인도한다. 청량한 향이 감도는 동생의 입안은 신비롭다. 그 촉촉한 입술과 매혹적인 혀, 달콤한 타액은 나를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그녀는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내 타액을 느끼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선, 눈을 빛내더니, 내 입안에 자신의 타액을 밀어넣는다. 자신의 타액을 마시라고 재촉이라도 하는 듯한, 동생의 혀가 내 혀를 톡톡 건드리자, 나는 어쩔 수 없이 친동생의 「침」을 마신다.
불쾌함, 역겨움. 그런 감정이 아닌, 일종의 경외와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분명 인간의 타액에 불과활텐데, 나로 하여금 끝없는 갈증을 유도한다. 더 마시고 싶다- 라는 생각에 스스로도 깜짝 놀란 나였다.
하지만 동생은 목에 두른 팔을 풀고서, 눈을 찡긋인다.
“밤은 기니까……. 먼저 밥부터 먹자.”
스르륵 물러나며 싱긋 웃어보이는 동생. 하지만 여전히 내면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은 어딜 가시지 않는다.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바라보며, 세삼 동생에 대해 감탄을 한다. 정말로 못하는 것이 없다. 잘하는 것이 없는 나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나보다 우월한 동생이다.
동생이 잘 된 밥을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그리고서, 나에게 입을 맞추면서, 음식을 마우스 투 마우스로 흘려보낸다. 내 무릎 위에 올라와있는 동생은 상당히 가벼웠다. 허리는 잘록하고, 다리는 늘씬하다. 게다가 새하얀 살결과 거기서 풍기는, 지독하게 색기넘치는 향기는 정신을 아찔하게 만든다.
계란말이를 찢더니, 입안에 넣고 씹다가, 이내 나에게 흘려보낸다. 나는 어미 새가 주는 모이를 받아먹는 새끼 새처럼, 동생이 주는 대로 식사를 이어간다. 물론 음식보단 동생의 타액이 더 많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나도 인정하지만, 역겹게도, 맛있다.
아무래도…… 미친 건 동생 뿐만 아니라, 이 상황을 지독하게 후회하면서, 또한 은근히 소소하게 기뻐하고 있는 나조차 미친 것 같았다.
“오늘 만났던 그 계집년. 진짜 친구지? 설마 그 이상은─?”
세윤이가 히죽 웃으면서 묻는다. 그러나 눈에는 독기가 가득한 것으로 보아, 내가 그 이상이라고 답한다면, 당장에라도 그녀를 찢어 죽여버릴 기세였다.
그 지독한 살기어린 눈빛에 나는 압도되어, 고개를 는다.
“그, 그럴리가……”
애써 부정한다. 그러나 동생은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서, 나를 올려다본다. 동생은 내게 몸을 기대오더니, 내 목덜미를 덥석 깨문다.
“아흣…….”
피가 나도록, 깨무는 동생의 행위에 표정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이내 물린 자국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동생은 맛있게 내 피를 핥아먹는다. 낼름낼름 핥으면서, 부드럽게 쓸어주는 그 행동에는 상냥함도 묻어난다.
피의 맛을 음미할때마다, 동생은 몸을 가볍게 떨면서,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하게 짓는다.
“나는 분명히 경고했어, 오빠. 나 의외의 다른 년에게 눈이 돌아가는 날, 그 년은 갈가리 찢어버리겠다고. 오빠는 반드시 나만의 소유여만 해. 알겠지? 어서 대답해줘. 응? 응?”
풀린 동공과 히죽히죽 웃으면서 어깨를 들썩이는 동생. 그런 괴기스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환하게 웃으면서, 내 무릎에서 일어나 식탁을 치우는 동생. 간단히 반찬통을 집어넣고, 식기 세척기에 접시와 밥공기를 넣으니 식탁 정리는 순식간에 끝났다.
“자, 오빠. 씻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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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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