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시절
9부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이 꼭 이럴 때 하는 말일 것이다.
자리와 물때를 절묘하게 잘 맞추다보니 넣었다하면 올라오고 두 세 시간여의 낚시질에 적지 않은 고기를 잡았다. 경희와 난 그중 펄떡거리는 우럭 몇 마리를 골라 간단하게 회를 떴다. 그리고는 가지고 온 소주를 꺼내 놓고는 경희랑 마주앉아 오붓하게 한잔씩 했다.
“ 경희야 너도 한잔 할래? ”
“ ............ ”
경희는 나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는지 대답대신 얼굴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경희는 나에게 다가오자 벗은 몸을 나에게 보이게 되자 어쩔 줄 몰라 했다.
단둘만 있는 밀폐된 공간 같은 곳이라 나도 웃통을 벗고 팬티만 걸친 채였고 경희도 바닷물에 젖어버린 옷을 벗어 말리려고 바위위에 걸쳐놓고는 팬티만 걸친 알몸으로 두 팔로 가슴을 가린 채 서 있었다. 부끄럽긴 해도 잠시만 그렇게 있으면 될 것이었다. 따스한 오후의 햇볕이라서 옷은 금방 마를 것이었다.
온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앉아 나와 마주했다. 그러나 그런 여자의 부끄러움도 잠시였다.
입에 술이 들어가자 금방 뽀얀 얼굴이 발그스레하게 물들었다.
“ 이렇게 벗고 있으니 우리 어릴 때 같다 그지? ”
“ 네, 오빠...... ”
경희는 말은 그렇게 해도 조금은 부끄러운 것 같았다.
탱글탱글한 양쪽 젖가슴을 살며시 드러내 놓고 있었지만 나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리자 약간 부끄러운지 양팔로 그곳을 가렸다.
아래의 하체는 팬티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허벅지며 가랑이 사이의 계곡과 엉덩이는 그대로 나의 시선에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쪼그려 앉은 탓에 살짝 벌어진 두 다리 사이 팬티의 틈으로 경희의 보지 둔덕이랑 보지털이 약간 드러나 있었다. 이런 예쁜 모습의 경희랑 싱싱한 회를 안주삼아 마시다 보니 술이 물인지 도무지 취하지를 않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흘러 오후 늦게 다시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고 나서는 낚시는 접었다. 물이 빠지는 시간엔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았다. 경희는 이제는 부끄러움은 잊은 지 오래였고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자신의 몸에 팬티 하나만 입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
“ 오빠...... ”
“ 왜? ”
“ 노래 불러줘... 오래간만에 오빠가 하는 노래 듣고 싶어...... ”
경희와 난 술에 취한 채 어깨를 맞대고 앉아 ‘영일만 친구’ ‘돌아와요, 부산항에’ 같은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사람이 그곳에서 걸어 나오기 가능할 때를 더 기다려 해가 넘어갈 무렵 지친 몸을 이끌고 우리는 짐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부터 난 본격적으로 이모를 도와 포도밭 일을 시작했다.
난 아침 일찍 서둘러 이모의 집으로 향했다. 이왕에 돈을 받고 일을 해주는 거 깔끔하게 해주고 그래야 할 것 같았다.
“ 아흠...... 오빠 나도 도울래? ”
“ 응, 혼자 집에만 있는 것도 그렇고...... ”
“.......... ”
“ 그래도 오늘은 피곤할 텐데 조금 더 자고 나중에 천천히 나와...... ”
“ 응, 오빠....... ”
경희가 아직도 잠에 취한 듯 눈을 비비며 눈을 못 뜨자 조금 더 자고 나중에 오라고 하고는 먼저 집을 나섰다.
“ 이모 저 왔어요. ”
“ 어서와... 그런데 경희는 같이 안 오고? ”
“ 피곤한가 봐요. 나중에 오랬어요. 이모 오늘부터 포도밭에 나가봐야죠? ”
“ 으응...... ”
그리고 서둘러 아침을 먹고는 이모랑 포도밭으로 향했다. 경희와 희숙이는 나중에 천천히 아침을 챙겨먹고 따라 나올 것이다.
포도밭은 이모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
간단한 도구를 챙겨서 어깨에 메고 걸고 있던 나의 눈에 앞서 가던 이모의 자태가 눈에 들어왔다. 이모는 가벼운 치마를 걸쳐서인지 바람결에 치마가 펄럭거리며 날리면서 종아리와 무릎이 간간이 드러났다. 그런데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바람과 먹구름이 몰려오는 게 늦어도 오후쯤엔 비라도 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
“ 이모 같이 가... ”
나와 같이 일하러 가서 신이 나서인지 나를 생각지를 않고 빠른 걸음으로 먼저 저만치 앞서가던 이모였다.
이모가 그제서야 걸던 발걸음을 멈추고는 나를 향해 돌아섰다. 내가 다가가자 살며시 겸연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 이젠 너도 남자라고... 같이 가니 참 든든하다야...... ”
“ 이모도 참... 오늘 할일 많아? 날씨가 안 좋아지네......”
“ 응, 아직 까진 별로... 그보다 장마철 오기 전에 몇 군데 손봐야 할 곳이 여러 군데 있어.... 오늘 그거부터 해줘... 여자 혼자 있으려니...... ”
“ ............. ”
포도 따는 일은 아직 이르고 그런 일은 신경 쓸 것 없다. 그일은 보기보다는 손이 많이 잡히는 일이라서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주로 하는 편이다. 그땐 바쁘면 다른 아줌마들을 불러서 같이 한다. 아직 포도 철이 아니라서 그런 일은 지금은 없다. 대신 지금은 포도밭 주변 정비를 하고 수확 준비를 주로 한다.
이모네 포도밭에 도착했다.
입구에 창고로 쓰는 허름한 판자로 지은 것이 있고 창고 겸 원두막으로 쓰는 곳이다. 이모는 그곳 문부터 열었다. 난 이모가 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모는 그곳에서 마대 몇 개를 꺼냈다. 그러면서 이모는 더운데 옆에 가서 좀 앉아 쉬어라고 손짓을 한다. 그쪽을 보니 평상 같은 게 놓여 있었다.
“ 일은 천천히 시작하고 일단 저쪽에 가서 좀 앉아있어...... ”
난 이모의 말에 마지못해 평상 한쪽 모서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잠시 후 이모는 준비를 다 했는지 손에 뭍은 먼지를 떨며 나왔다.
그리고는 내가 앉은 옆으로 와서는 두 손으로 치마를 여미며 앉았다. 옆을 보니 이모의 얇은 치마가 엉덩이에 달라붙어 엉덩이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어제 내내 경희의 자그마한 엉덩이만 쳐다봐서 그런지 40대 중반의 여인인 이모의 엉덩이는 더욱 더 두드러져 튀어나와있는 것이 크게 느껴졌다.
“ 작년에 저쪽 개울이 넘쳐서 물이 넘어오는 바람에 포도나무 저쪽 개울가 몇 그루 비에 휩쓸려 떠내려갈 뻔했잖아... ”
“ 그랬어요? ”
“ 으응, 남자가 있으면 그런 일 없을 텐데... 느그 이모부도 없고 여자인 나 혼자 하려니 도무지 엄두가 안 나서 그런 것까지는 못하겠더라... ”
“ 네에........ ”
“ 여기다가 흙 채워서 쌓고... 그러면 될까? ”
“ 네에... 제 생각에도 그 정도면 충분하게 될 거 같아요. ”
“ 그러니... ”
“ 신경 쓰지 마세요. 군대에서 그런 일도 많이 해봐서 알아요. 제가 다 알아서 해드릴게요. ”
“ 그럴래? 고마워...... ”
그런 일은 당연히 남자가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모는 여자다 보니 그런 힘쓰는 일을 하기에는 힘에 부치시는가 보다.
“ 이모부는 집에 자주 안 와요? ”
“ .................. ”
“ 요즘 많이 외로우시죠? ”
난 그러면서 이모의 얼굴 표정을 살폈다.
그 순간 이모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그늘이 지면서 고개를 살짝 숙이시는 것이 이모부의 빈자리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 보였다. 벌어다 주는 돈보다도 힘들더라도 고생하며 같이 사는 게 이모가 원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어휴... 느그 이모부는 밖에 나가 있으니... 매일같이 피부 하얀 세련된 년들 보다가 나 같은 꾀죄죄한 촌년은 생각도 없나보다... 몇 번 와도 한번 안아주지도 않고...... ”
“ ............... ”
하기야 이모부 성격에 혼자 지내진 않을 것이었다.
벌서 다른 여자를 만나 딴 살림이라도 차렸을 것이다. 더욱이 이모가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런 지 벌써 오래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눈으로 그러는 것을 본 것도 아니고 난 그런 이모를 위로 해줘야 할 것 같았다.
“ 이모도 참...... 이모가 뭐가 모자란다고... 내가 보기엔 이모는 아직도 젊고 아름다우세요. ”
“ 호호호호호호, 정말이니? 니 눈엔 내가 그렇게 보여? ”
“ 네에...... ”
난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듯이 고개까지 같이 꺼덕거리며 대답했다.
“ 참, 나도 주책이다 그지? 너한테 이런 얘길 다 하고...... ”
“ 아니에요. ”
까무잡잡한 피부에 드러낸 이는 하얗게 더욱 강조되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 이모의 눈매가 나이에 비해 여자로써 아직도 곱게만 느껴졌다. 이모는 키가 커서 시골에서 고생만해서 그렇지 이모도 도시여자들처럼 꾸미고 옷도 잘 차려입고 하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늘씬한 몸매였다.
“ 호호호호, 이런 시골구석에 나보고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다 있네... 그래도 남자인 네가... 말이라도 해주니 너무 고맙다. ”
“ ........... ”
난 대답 대신 이모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이제 일 시작해야죠? ”
“ 아냐... 좀 더 앉아있어 희숙이더러 주전자에 시원한 물이랑 좀 챙겨오라 했는데... 오면 같이 해...... ”
“ 네에...... ”
하지만 더 있다간 날씨가 언제 비가 올지도 모르고 해서 난 옆에 세워진 리어카에 마대, 삽들을 실고는 아까 이모가 말한 곳으로 갔다. 포도밭 한쪽으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는데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엔 조금 넘칠 정도로 불안한 곳이다.
다른 곳과는 달리 한쪽에 조금 허물어져 낮아진 둑이 보였다.
일단 돌로 꼼꼼하게 높게 쌓아 올리고 리어카로 흙을 퍼 와서 마대에 채워 그 위에 다시 다져 놓았다. 감당 못할 정도로 큰비가 오면 그 정도로는 안 되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대비가 될 수가 있을 것이었다. 난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는 다시 이모가 있는 앞쪽으로 다시 나왔다.
10부에서 계속됩니다.
9부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이 꼭 이럴 때 하는 말일 것이다.
자리와 물때를 절묘하게 잘 맞추다보니 넣었다하면 올라오고 두 세 시간여의 낚시질에 적지 않은 고기를 잡았다. 경희와 난 그중 펄떡거리는 우럭 몇 마리를 골라 간단하게 회를 떴다. 그리고는 가지고 온 소주를 꺼내 놓고는 경희랑 마주앉아 오붓하게 한잔씩 했다.
“ 경희야 너도 한잔 할래? ”
“ ............ ”
경희는 나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는지 대답대신 얼굴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경희는 나에게 다가오자 벗은 몸을 나에게 보이게 되자 어쩔 줄 몰라 했다.
단둘만 있는 밀폐된 공간 같은 곳이라 나도 웃통을 벗고 팬티만 걸친 채였고 경희도 바닷물에 젖어버린 옷을 벗어 말리려고 바위위에 걸쳐놓고는 팬티만 걸친 알몸으로 두 팔로 가슴을 가린 채 서 있었다. 부끄럽긴 해도 잠시만 그렇게 있으면 될 것이었다. 따스한 오후의 햇볕이라서 옷은 금방 마를 것이었다.
온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앉아 나와 마주했다. 그러나 그런 여자의 부끄러움도 잠시였다.
입에 술이 들어가자 금방 뽀얀 얼굴이 발그스레하게 물들었다.
“ 이렇게 벗고 있으니 우리 어릴 때 같다 그지? ”
“ 네, 오빠...... ”
경희는 말은 그렇게 해도 조금은 부끄러운 것 같았다.
탱글탱글한 양쪽 젖가슴을 살며시 드러내 놓고 있었지만 나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리자 약간 부끄러운지 양팔로 그곳을 가렸다.
아래의 하체는 팬티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허벅지며 가랑이 사이의 계곡과 엉덩이는 그대로 나의 시선에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쪼그려 앉은 탓에 살짝 벌어진 두 다리 사이 팬티의 틈으로 경희의 보지 둔덕이랑 보지털이 약간 드러나 있었다. 이런 예쁜 모습의 경희랑 싱싱한 회를 안주삼아 마시다 보니 술이 물인지 도무지 취하지를 않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흘러 오후 늦게 다시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고 나서는 낚시는 접었다. 물이 빠지는 시간엔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았다. 경희는 이제는 부끄러움은 잊은 지 오래였고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자신의 몸에 팬티 하나만 입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
“ 오빠...... ”
“ 왜? ”
“ 노래 불러줘... 오래간만에 오빠가 하는 노래 듣고 싶어...... ”
경희와 난 술에 취한 채 어깨를 맞대고 앉아 ‘영일만 친구’ ‘돌아와요, 부산항에’ 같은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사람이 그곳에서 걸어 나오기 가능할 때를 더 기다려 해가 넘어갈 무렵 지친 몸을 이끌고 우리는 짐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부터 난 본격적으로 이모를 도와 포도밭 일을 시작했다.
난 아침 일찍 서둘러 이모의 집으로 향했다. 이왕에 돈을 받고 일을 해주는 거 깔끔하게 해주고 그래야 할 것 같았다.
“ 아흠...... 오빠 나도 도울래? ”
“ 응, 혼자 집에만 있는 것도 그렇고...... ”
“.......... ”
“ 그래도 오늘은 피곤할 텐데 조금 더 자고 나중에 천천히 나와...... ”
“ 응, 오빠....... ”
경희가 아직도 잠에 취한 듯 눈을 비비며 눈을 못 뜨자 조금 더 자고 나중에 오라고 하고는 먼저 집을 나섰다.
“ 이모 저 왔어요. ”
“ 어서와... 그런데 경희는 같이 안 오고? ”
“ 피곤한가 봐요. 나중에 오랬어요. 이모 오늘부터 포도밭에 나가봐야죠? ”
“ 으응...... ”
그리고 서둘러 아침을 먹고는 이모랑 포도밭으로 향했다. 경희와 희숙이는 나중에 천천히 아침을 챙겨먹고 따라 나올 것이다.
포도밭은 이모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
간단한 도구를 챙겨서 어깨에 메고 걸고 있던 나의 눈에 앞서 가던 이모의 자태가 눈에 들어왔다. 이모는 가벼운 치마를 걸쳐서인지 바람결에 치마가 펄럭거리며 날리면서 종아리와 무릎이 간간이 드러났다. 그런데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바람과 먹구름이 몰려오는 게 늦어도 오후쯤엔 비라도 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
“ 이모 같이 가... ”
나와 같이 일하러 가서 신이 나서인지 나를 생각지를 않고 빠른 걸음으로 먼저 저만치 앞서가던 이모였다.
이모가 그제서야 걸던 발걸음을 멈추고는 나를 향해 돌아섰다. 내가 다가가자 살며시 겸연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 이젠 너도 남자라고... 같이 가니 참 든든하다야...... ”
“ 이모도 참... 오늘 할일 많아? 날씨가 안 좋아지네......”
“ 응, 아직 까진 별로... 그보다 장마철 오기 전에 몇 군데 손봐야 할 곳이 여러 군데 있어.... 오늘 그거부터 해줘... 여자 혼자 있으려니...... ”
“ ............. ”
포도 따는 일은 아직 이르고 그런 일은 신경 쓸 것 없다. 그일은 보기보다는 손이 많이 잡히는 일이라서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주로 하는 편이다. 그땐 바쁘면 다른 아줌마들을 불러서 같이 한다. 아직 포도 철이 아니라서 그런 일은 지금은 없다. 대신 지금은 포도밭 주변 정비를 하고 수확 준비를 주로 한다.
이모네 포도밭에 도착했다.
입구에 창고로 쓰는 허름한 판자로 지은 것이 있고 창고 겸 원두막으로 쓰는 곳이다. 이모는 그곳 문부터 열었다. 난 이모가 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모는 그곳에서 마대 몇 개를 꺼냈다. 그러면서 이모는 더운데 옆에 가서 좀 앉아 쉬어라고 손짓을 한다. 그쪽을 보니 평상 같은 게 놓여 있었다.
“ 일은 천천히 시작하고 일단 저쪽에 가서 좀 앉아있어...... ”
난 이모의 말에 마지못해 평상 한쪽 모서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잠시 후 이모는 준비를 다 했는지 손에 뭍은 먼지를 떨며 나왔다.
그리고는 내가 앉은 옆으로 와서는 두 손으로 치마를 여미며 앉았다. 옆을 보니 이모의 얇은 치마가 엉덩이에 달라붙어 엉덩이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어제 내내 경희의 자그마한 엉덩이만 쳐다봐서 그런지 40대 중반의 여인인 이모의 엉덩이는 더욱 더 두드러져 튀어나와있는 것이 크게 느껴졌다.
“ 작년에 저쪽 개울이 넘쳐서 물이 넘어오는 바람에 포도나무 저쪽 개울가 몇 그루 비에 휩쓸려 떠내려갈 뻔했잖아... ”
“ 그랬어요? ”
“ 으응, 남자가 있으면 그런 일 없을 텐데... 느그 이모부도 없고 여자인 나 혼자 하려니 도무지 엄두가 안 나서 그런 것까지는 못하겠더라... ”
“ 네에........ ”
“ 여기다가 흙 채워서 쌓고... 그러면 될까? ”
“ 네에... 제 생각에도 그 정도면 충분하게 될 거 같아요. ”
“ 그러니... ”
“ 신경 쓰지 마세요. 군대에서 그런 일도 많이 해봐서 알아요. 제가 다 알아서 해드릴게요. ”
“ 그럴래? 고마워...... ”
그런 일은 당연히 남자가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모는 여자다 보니 그런 힘쓰는 일을 하기에는 힘에 부치시는가 보다.
“ 이모부는 집에 자주 안 와요? ”
“ .................. ”
“ 요즘 많이 외로우시죠? ”
난 그러면서 이모의 얼굴 표정을 살폈다.
그 순간 이모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그늘이 지면서 고개를 살짝 숙이시는 것이 이모부의 빈자리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 보였다. 벌어다 주는 돈보다도 힘들더라도 고생하며 같이 사는 게 이모가 원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어휴... 느그 이모부는 밖에 나가 있으니... 매일같이 피부 하얀 세련된 년들 보다가 나 같은 꾀죄죄한 촌년은 생각도 없나보다... 몇 번 와도 한번 안아주지도 않고...... ”
“ ............... ”
하기야 이모부 성격에 혼자 지내진 않을 것이었다.
벌서 다른 여자를 만나 딴 살림이라도 차렸을 것이다. 더욱이 이모가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런 지 벌써 오래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눈으로 그러는 것을 본 것도 아니고 난 그런 이모를 위로 해줘야 할 것 같았다.
“ 이모도 참...... 이모가 뭐가 모자란다고... 내가 보기엔 이모는 아직도 젊고 아름다우세요. ”
“ 호호호호호호, 정말이니? 니 눈엔 내가 그렇게 보여? ”
“ 네에...... ”
난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듯이 고개까지 같이 꺼덕거리며 대답했다.
“ 참, 나도 주책이다 그지? 너한테 이런 얘길 다 하고...... ”
“ 아니에요. ”
까무잡잡한 피부에 드러낸 이는 하얗게 더욱 강조되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 이모의 눈매가 나이에 비해 여자로써 아직도 곱게만 느껴졌다. 이모는 키가 커서 시골에서 고생만해서 그렇지 이모도 도시여자들처럼 꾸미고 옷도 잘 차려입고 하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늘씬한 몸매였다.
“ 호호호호, 이런 시골구석에 나보고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다 있네... 그래도 남자인 네가... 말이라도 해주니 너무 고맙다. ”
“ ........... ”
난 대답 대신 이모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이제 일 시작해야죠? ”
“ 아냐... 좀 더 앉아있어 희숙이더러 주전자에 시원한 물이랑 좀 챙겨오라 했는데... 오면 같이 해...... ”
“ 네에...... ”
하지만 더 있다간 날씨가 언제 비가 올지도 모르고 해서 난 옆에 세워진 리어카에 마대, 삽들을 실고는 아까 이모가 말한 곳으로 갔다. 포도밭 한쪽으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는데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엔 조금 넘칠 정도로 불안한 곳이다.
다른 곳과는 달리 한쪽에 조금 허물어져 낮아진 둑이 보였다.
일단 돌로 꼼꼼하게 높게 쌓아 올리고 리어카로 흙을 퍼 와서 마대에 채워 그 위에 다시 다져 놓았다. 감당 못할 정도로 큰비가 오면 그 정도로는 안 되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대비가 될 수가 있을 것이었다. 난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는 다시 이모가 있는 앞쪽으로 다시 나왔다.
10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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