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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35 856회 0건
뼈마디가 녹아내리는 것만 같이 아찔하였다. 마술을 부리듯이 선생님의 손끝이 허벅지 사이의 돌기를 일으켰다. 감추어졌던 민감한 살갗들이 열리고 몸 속 깊은 곳으로부터 희열의 샘물이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젖가슴을 파고드는 선생님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머리끝까지 치받쳐 오르는 흥분의 느낌을 참으려던 목구멍 깊은 곳에서 어느 순간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 읍! 서, 선생님.......”
“......!”

갑자기 음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젖가슴에 습한 열기를 뿜어내던 입술과 혀가 허리를 지나 음부에 닿은 것이다. 남자의 혀가 음부에 닿은 것은 처음이었다. 치부를 들어내는 부끄러움에 눈을 뜨고 내려다보았다. 하복부에 엎드린 선생님이 혀끝으로 음순을 핥고 있었다.

“시, 싫어요. 더러운데........”
“.......아니 달콤해.”

한마디를 뱉은 선생님은 음순을 지나 음모가 뽀송한 둔덕까지 혓바닥으로 훑었다. 피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흥분을 일으키는 행위였다. 클리토리스를 건드리고 다닐 때마다 일어나는 쾌감에 진절머리를 쳤다. 몸속에서 자꾸만 진한 샘물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쾌감을 견디지 못해 선생님의 머리를 잡아 당겼다.

“그, 그만.......난 몰라.”
“하......! 은미야.”

숨을 몰아쉬는 선생님이 충혈 된 눈빛으로 내려다 봤다. 관자놀이에는 핏줄이 돋아난 선생님은 나를 소유하고 싶은 간절한 눈빛이었다. 나는 선생님의 얼굴을 끌어안고 입술을 비볐다. 그리고 처음 의식적으로 내 스스로가 남자에게 키스를 하였다. 선생님의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어 애무를 원했다. 내 혀를 입속으로 흡입한 선생님의 둔부가 꿈틀거리는 순간 나는 저절로 신음을 흘렸다.

“엄마 얏! 읍........”
“하 으......!”

동시에 선생님의 입에서 신음이 터지고 보지 속으로 뜨거운 불기둥이 돌진해 들어왔다. 통증과 함께 느껴오는 전율에 치를 떨었다. 숨겨진 살갗을 헤집고 들어온 페니스가 천천히 몸속으로 들어왔다. 치골까지 잇닿는 통증은 골반이 갈라질 것만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허벅지를 조이며 손을 뻗쳐 선생님을 밀치려 하였다.

“난 몰라! 어떻게 해.......”
“미안해....... 은미를 사랑하고 싶어....... 미치겠어.”

입술을 깨물고 있는 동안 밀려들어온 페니스가 보지 깊숙이 박혔다. 선생님은 나의 통증을 덜어주려는지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깊이 박아 넣은 페니스를 조금씩 움직였다. 나는 이미 순결을 잃었고 남자들의 페니스를 받아들인 경험이 있었다. 여자의 성기는 오묘한 것이었다. 선생님의 정성어린 행위에 보지 속이 한결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조금의 틈도 없이 페니스로 가득 채워졌던 보지 속의 통증이 옅어졌다. 보지 속을 채우고 꿈틀거리던 페니스가 천천히 빠져나갔다가 다시 깊숙이 밀려 들어왔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내 몸속에서는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성감의 불씨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내 몸을 유린당했던 추억의 느낌이 아니라, 아찔하고도 아늑한 쾌감이 일어났다. 보지 속을 채운 페니스가 움직일 때마다 활활 타오르는 불속에 빠진 것처럼 온 몸이 뜨거워지고 거친 숨을 흘렸다.

“아 읍! 난 몰라.......”
“하 아......!”

둔부를 들었다가 내리누르기를 반복하는 선생님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보지 속을 헤집는 페니스가 빠르게 진퇴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들판을 달리는 사자처럼 내 몸속으로 돌진해 들어오고 나는 난파선이 되어 파도에 흔들렸다.

“서, 선생님.......하 잉!”

보지 깊숙이 페니스가 밀려들어오면 한없이 구름위로 치솟았다가 페니스가 빠져 나가면 깊은 늪 속으로 추락하는 쾌감으로 현기증마저 느꼈다. 그때마다 나도 모르게 반복적인 신음을 흘렸다.

“으 읍! 하 으! 하 읍.......!”
“하 아......! 하 윽.......!”

쾌감을 못 이긴 선생님도 나의 알몸을 부둥켜안은 채 일그러진 표정으로 헐떡였다. 그러나 선생님은 내 몸을 오랫동안 사랑하고 싶어서인지 서두르지 않는다. 페니스를 보지 깊숙이 가득 밀어 넣고 마찰을 일으키는 선생님의 손길이 젖꼭지를 세우고 터트릴 것처럼 주물렀다.

몸속에 깊이 밀고 들어온 페니스가 좌우로 회전을 하며 빠져 나갔다. 그리고 다시 목구멍까지 치받을 것처럼 밀고 들어왔다. 페니스가 반복적으로 몸속 깊숙이 드나들면서 나는 생전 느껴보지 못한 엑스터시에 자지러질 것만 같았다.

“하 읍~! 서, 선생님! 어떻게 해......”
“허 걱~!”

습한 나의 목소리에 이어서 선생님이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내 젖가슴을 움켜진 선생님이 자궁까지 뚫고 들어올 것처럼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뜨거운 용액이 페니스에서 쏟아져 몸속을 흥건하게 적시고, 내 몸속 깊은 곳에서도 희열의 샘물이 흘러 넘쳤다. 온몸의 뼈마디가 아스러지는 쾌감을 견디지 못해 선생님의 목덜미를 끌어안으며 허리를 들어 올렸다. 생전 처음 느끼는 오르가즘의 절정 감이었다.

“난 몰라. 으 읍!”
“........!?”

선생님과 잇닿은 내 가슴에는 땀이 흥건했다. 선생님과 나는 한동안 서로를 부둥켜안고 거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선생님이 나를 빤히 내려다보는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때까지도 선생님의 페니스가 몸 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렸다.

자잘한 성감을 느낀 나는 눈을 감고 감각의 여운을 느꼈다. 보지 속을 채우고 있는 페니스를 빼낸 선생님이 내 몸 위에서 내려와 옆으로 누웠다. 다시 눈을 떠서 바라보는데 시선이 마주친 선생님이 그때까지도 식지 않은 열기의 습기어린 목소리를 흘렸다.

”은미는 대단해!“
“몰라요! 못 됐어.......”

입술을 삐죽 내밀어 보인 나는 토라진 표정으로 돌아누웠다. 하복부가 뻐근하고 어지럼증을 느꼈다. 내가 정말 사랑받는 여자로서 남자에게 소유되었다는 벅찬 감정을 느꼈다. 사랑을 받아드린 희열로 흘린 정액이 몸속으로 흘러들어가는 느낌을 느꼈다. 모로 누운 내 허리를 선생님이 보듬어 안았다.

“널 정말 사랑하고 싶어.”
“거짓말이죠?”
“사람 의심하면 안 돼.”

나는 반듯이 돌아누우며 선생님의 말을 의심했다. 남자는 첫 여자이기를 바라고 여자는 마지막 남자이기를 바란다고 했던가. 남자는 항상 자신의 여자이기를 바라지만 여자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여자가 남자를 자기만의 남자인 것을 황상 확인하고 싶어 하고 의심을 한다. 학생을 가르치듯이 말하는 선생님에게 입술을 삐죽 내밀어 보였다.

“피 잇! 남자들은 모두 똑같다면서요. 새로운 여자를 보면 소유하고 싶다면서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 그런데 은미는 좀 색다른 거 같아.”
“뭐가요?”
“이런 말해도 괜찮을는지 모르겠어.......”

“뭔데요? 괜찮으니 해보세요.”
“화 안 낼 거지?”
“음....... 네!”
“은미를 보면 안고 싶은 충동이 생기고, 관계를 가져본 남자는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

“그게 무슨 말예요?”
“........음, 뭐랄까! 그 신체구조가 다른 여자와 다른 것 같아....... 남자의 혼까지 빼내는 것 같았어.”
“피 잇~!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다 같은 여자인데 공연히 하는 소리이죠?”
“정말야!”
“........!?”

나는 곰곰이 생각해봤다. 선생님이 여자로 느끼는 내가 정말 남자들에게 특이한 매력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난 시절에도 남자들이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소유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어쩌면 자랑스러운 것보다는 아픔의 추억을 만든 원인이었다. 생각에 잠겨있는데 마른 침을 삼킨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물어 볼게 있는데 괜찮아?”
“........네!?”
“여자의 자존심에 관한 것이라도? 싫으면 안 할게.”
“........음. 해보세요.”

“정말야! 무슨 말을 물어도 괜찮겠어?”
“네! 뭐든지 숨기고 싶지는 않아요.”
“.......남자를 상대해 본 경험이 있어?”
“........”

선생님의 질문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속이고 싶지 않았다. 지난 과거의 아픔이기에 더욱 그랬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아픔까지도 감싸 줄 것 같았다. 잠시 침묵을 지키자 선생님이 다시 말했다.

“싫으면....... 대답 안 해도 돼.”
“아뇨! 어린 시절에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의붓아버지 밑에서 컸어요. 그리고 굶주리고 배고픈 시절에 순결을 잃은 아픔이 있어요........철모르는 저는.......”

천천히 아픈 추억을 되씹으며 천천히 선생님에게 고백했다. 내 고백을 들은 선생님은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묵묵히 듣고만 있는 선생님이 어떤 반응을 할는지 걱정스러웠다. 침묵이 이어지고 공연히 고백했다는 후회가 되었었다. 그런데 잠잠히 있던 선생님이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런 악마 같은 놈들 잊어버려! 은미의 과거까지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야. 아픈 마음만큼 미래는 아름답게 살아야 돼.”
“........!?”

의외로 다정한 선생님의 목소리에 눈물이 맺혔다. 선생님이 나를 끌어안았다. 선생님의 가슴에 끌어안기며 정말 아늑하고 포근함을 느꼈다. 선생님이 나를 반듯이 눕히고 입술을 찾았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고 혀와 혀가 엉키어 습한 열기를 일으켰다. 선생님의 페니스가 다시 발기되어 허벅지를 꾹꾹 찔렀다.

그리고 내 몸은 다시 선생님의 손길에 지극한 정성의 애무를 받았다. 젖꼭지가 빨리고 선생님의 타액이 온 몸을 적시고 다녔다. 이미 남자의 손길에서 성감을 일으켰던 내 몸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내 몸 위에 체중을 싫고 올라왔다. 나는 눈을 흘기면서 입을 벌렸다.

“어 멋! 또........”
“못 견디겠어.”

뜨겁게 발기된 페니스가 보지 속으로 돌진해 들어왔다. 처음보다는 약하지만 옅은 진통과 함께 쾌감이 스며들었다. 보지속의 성감을 일으키는 돌기들을 마찰하는 페니스에 의해 나는 흥분했다. 한번 쾌감을 느낀 내 몸은 허리를 들어 올리며 페니스를 깊이 받아드리려고 했다. 내 몸은 선생님의 섬세한 성교행위에 의해 자지러졌다.

“엄마! 난 몰라. 하 읍~!”
“쾌감을 느끼는 네 표정이 더 아름다워.”

남자의 체취가 진한 목소리는 나를 마취시켰다. 선생님은 처음보다 저돌적으로 내 몸을 몰아 붙였다. 마치 나를 욕정의 여인으로 만들려는 듯이 젖꼭지를 흡입하여 신경을 곤두세우고 몸속에 감추어진 성감대들을 빠짐없이 일으켜 세운다. 나는 몽롱한 희열의 늪 속에 빠져 안간힘을 썼다. 가끔은 페니스가 너무 깊이 보지 속을 헤집는 통증에 입술을 깨물며 엉덩이를 뒤로 빼내기도 했다. 나는 쌍꺼풀이 짙어진 눈동자로 올려다보며 쫑알거렸다.

“선생님! 나, 안 버릴 거지?”
“네가 원한다면.......”

보지 속 깊이 박혔던 페니스가 좌우로 회전을 하며 보지의 숨겨진 살갗들을 자극했다. 엑스터시의 회오리 속에 휘말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페니스가 보지 속 깊이 들어올 때마다 클리토리스가 짓이겨졌다. 몸 안에서 샘물이 솟구치는 것 같고 강렬한 오르가즘을 향해 치달았다.

“하 읍! 난 몰라. 으 읍.”
“은미 좋으니?”

선생님이 무슨 말을 묻는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었다. 샘물이 흐른 보지 속에서 페니스가 요동을 쳤다. 깊고 빠르게 때로는 좌충우돌하면서 페니스가 보지를 헤집고 다녔다. 샘물이 흘러 윤활유가 되어 매끄러워진 보지 속을 페니스가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녔다. 나는 연속해서 오르가즘을 느끼고 허벅지를 조이며 활처럼 허리를 들어올렸다.

“서, 선생님, 못 견디겠어.........하 읍!”
“그, 그래......!나도......”

내 젖가슴을 움켜쥔 선생님이 꼿꼿하게 경직되었다. 그리고 몸속 깊숙이 밀고 들어온 페니스에서 묽은 용액을 뭉클거리고 쏟아냈다. 진액으로 흥건해진 보지 속에서 페니스가 용솟음치며 꿈틀거렸다. 나는 선생님을 통해 비로소 오르가즘을 알게 되었다. 격정의 몸부림이 끝나고 선생님은 보지 속에 페니스를 담군 상태로 내 몸을 쓰다듬었다.

“은미 넌....... 정말 대단해. 내 혼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어.”
“........!?”

두 번씩이나 결렬한 정사를 치루고 나서야 선생님은 나를 풀어 주었다. 문득 고아원에서 기다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젖가슴을 주무르는 선생님 손을 슬며시 밀어내고 침대에서 벗어났다.

허벅지 사이가 끈적거리는 느낌이 드는데 선생님이 내 알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창피한 생각에 팬티와 브래지어를 얼른 집어 들고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서 깔고 앉았다. 그리고 욕정으로 쏟아낸 분비물을 닦아냈다.

팬티와 브래지어를 걸치고 세면장을 나오는데 여전히 바라보는 선생님의 눈빛을 의식했다. 침대 옆에 벗어놓은 교복을 집어 들려고 다가서는데 선생님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내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미소를 흘렸다.

“은미 엉덩이가 정말 아담하고 예쁘다.”
“정말 못 됐어!”

엉덩이를 쓰다듬는 손을 뿌리치고 블라우스와 교복을 걸쳤다. 방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선생님이 뒤에서 포옹을 했다. 그리고 입술을 찾았다. 나는 오래된 연인처럼 입술을 주었다. d입술과 입술이 포개지고 뜨거운 키스를 했다. 선생님의 혀가 입술을 헤집고 들어왔다. 이러다간 선생님 품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선생님을 밀치면서 눈을 흘겼다.

“미워요!”

그리고 방문의 잠금장치를 풀었다. 문을 열고나서며 혀를 날름 내보이고는 꽁지가 빠지게 층계를 뛰어 내려왔다. 벌써 저녁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너무 진한 육체관계를 한 탓인지 다리가 후들거리며 떨려서 걸음걸이가 어기적거리는 것 같았다. 한 걸음에 고아원으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원장님은 외출을 해서 돌아오지 않았다. 안심을 하고 어린 원아 동생들의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그 후로 담임선생님과의 관계는 계속 이어졌다. 주로 담임선생님이 주로 쪽지로 만나자고 하였고 공휴일이나 일요일 낮이었다. 나는 그때마다 선생님의 하숙집을 찾았다. 어떤 날은 아침 일찍 하숙집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침대위에서 알몸으로 뒹굴었다.

내 몸은 선생님 손길에 숙련되어 갔고 성욕의 쾌락에 빠져 들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애정표시라고 생각했다. 내 몸의 성감대들은 선생님의 지극한 손길에서 단련되어 갔고 남자들을 흥분시켜 쾌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들을 무의식적으로 익혔다. 나는 점점 바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을 만나 벌거벗겨진 알몸으로 안기면서도 진학을 위해 공부도 게을리 힐 수 없었다.

그런데 나에게 또 다른 슬픔과 아픔이 찾아왔다. 그렇게 믿었던 선생님이 나를 버리고 떠나간 것이다. 평소에도 수학 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이 연애하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었다. 그렇지만 선생님의 말과 태도를 보아서 항상 떠도는 소문이라고 일축했었다. 아마도 담임선생님을 믿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겨울 방학이 가까웠는데 담임선생님이 전근을 갔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나는 사실인지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도 전에 다른 여자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와 졸업까지 임시로 담임을 맡게 되었다고 하였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온 몸의 피가 모두 쏟아져 내리며 현기증을 느껴 쓸어졌다. 충격을 받은 나는 그 자리에서 혼절하여 쓸어졌다.

응급실로 이송 되어서야 깨어났으나 나는 살아있다 것조차 싫었다. 그동안 정상우라는 인간의 성노리개가 되었었다는 좌절감에 사로 잡혔다. 비록 순결은 과거 속에 빼앗겼지만 순수한 정신적인 순결을 받쳤던 것이었다. 떠나간 선생님에게서는 변명도 아무 소식도 없었기에 원망스럽고 저주스러웠다. 결국, 담임선생님이 수학 담당 선생님과 결혼을 했다는 소문을 듣고 말았다.

또 한 번의 버림을 받고 나는 이를 악 물었다. 어떻게 하든지 진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는 나에게 아픔을 준 사람들에게 똑같은 아픔을 되돌려 주리라 마음을 다졌다. 과거는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이 시점에 도달하게 한 것도 과거이고 미래를 살아가는 교훈이기도 하다.

흘러간 과거의 아픔을 돌이켜 볼수록 현실과 미래에 대한 애착심이 생긴다. 거실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흔들었다. 넋을 잃고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는데 가정부 할머니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영민 엄마! 영민이 잠들었는데........”
“아! 주세요. 방에다 눕히게요.”

과거의 추억에서 깨어나 얼른 할머니의 등에서 잠든 영민이를 받아 안았다. 버릇 나빠지니 엎어주지 말라고 해도 할머니는 영민이가 친손자같이 사랑스러워 자청해서 엎어준다. 영민이를 안아서 침실로 들어가 눕힌다. 현재의 내 인생에서 처음인 자식이고 가장 소중한 아들이었다. 물론 과거에 임신한 경험이 있었고 그때 유산을 시키지 않았더라면 다른 자식이 있었을 것이다.

운명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지금 남편의 아들을 갖은 나는 모든 것이 풍족하다. 시아버지가 수시로 주는 생활비와 용돈도 쓸데가 없어서 많은 액수의 돈이 저축되어 있었다. 이제 집안에서 나를 멸시하거나 내 존재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불구의 남편에게서도 느끼지 못하고 엑스터시에 정점에서 머물고 마는 시아버지의 손길에 만족하지 못하는 성욕의 갈등 말고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시아버지와 남편의 시중을 들고 영민이를 키우며 집안일을 주관한다고 해도 시간은 여유롭다 못해 한가하다. 그렇다고 집밖으로 나다니며 에어로빅을 한다든지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당장은 시아버지의 눈치가 보인다. 영민이를 재우고 할 일없이 배회하다가 남편의 서재로 들어간다.

컴퓨터 화면에 열중인 남편의 뒤로 다가선다. 남편의 어깨에 손을 얹어 주무른다. 문득 컴퓨터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료한 시간에 게임도 하고 인터넷을 즐기고 싶어서 책상위의 메모지에 ‘컴퓨터 하고 싶어요.’ 라고 써서 남편에게 보였다. 남편이 내가 쓴 메모 밑에 ‘그래, 당신 방에 한 대 사도록 해’ 라고 썼다. 부부가 같이 사용하는 자신의 침실임에도 나의 방이라고 적은 글을 보고 어색하게 느낀다.

나는 그 즉시 서재를 나와 침실로 가서 화장대 서랍을 뒤진다. 예전에 냉장고를 배달 온 전자제품 마트 직원들이 주고 갔던 명함과 카탈로그를 꺼내들고 전화를 한다. 카탈로그에 있는 컴퓨터 상품들을 보고 성능과 가격을 물어본다. 직원은 카탈로그의 상품 이외에 신상품을 소개하였다. 설명에 만족하고 주문을 하니 대금을 입금시키면 즉시 배달한다고 하였다.

전화를 끊고 텔레뱅킹으로 직원이 안내한 계좌로 입금 시켰다. 나는 다시 인터넷 전용회선 회사에 전화를 했다. 당장은 배선 설치가 안 되고 오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남편의 식사 시중을 드는데 컴퓨터가 배달되었다. 침실 화장대 옆 책상에 컴퓨터를 설치하고 직원이 돌아갔다.
잠에서 깨어난 영민에게 간식을 만들어 먹이면서 할머니와 마주앉았다. 할머니는 한창 즐거워야하는 가정에 영민 아빠가 측은하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영민 아빠도 저도 지금이 행복해요.”
“그래도 영민 아빠가 건강하다면.......”
“그냥 이것이 영민이나, 영민 아빠도, 저도, 최선의 주어진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영민 엄마가 마음이 착하기 때문이야. 곱기도 하고 예쁘고 젊은 나이에......”

할머니는 혀를 차며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할머니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모르지만, 이해심이 많고 마음이 착한 것 같다. 이런 할머니가 어머니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가 살아온 과거가 궁금하다.

“할머니는 결혼 안하셨었어요?”
“왜! 했었지....... 형제도 없이 어린 나이에 부모도 일찍 돌아가시고 일찍 농사꾼한테 시집갔는데........ 오년 만에 결핵을 앓고 죽었어.”
“자녀분도 없으세요?”
“없었어.”

힘없이 대답하며 회상을 하는 할머니가 안쓰러웠다. 왠지 할머니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 같다. 나이는 들었지만 젊은 시절에 곱게 보였던 할머니의 얼굴이다. 어쩌면 나처럼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 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자잘한 눈가의 주름살을 지며 희미한 미소를 짓는 할머니의 눈치를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리고 계속 혼자 사신 거예요? 아니면.......”
“혼자 살 생각이었지. 그런데 가진 것도 없고 힘들어서 재취를 했지. 그런데 혼자 사는 것만 못했어....... 전처의 자식들이 어찌나 드센지, 견딜 수가 없었어.”

“그래서 다시 혼자가 되셨어요?”
“아니 부끄러운 얘기지만, 시동생에게 강제로 욕을 당했어. 그래서 할 수없이 다시 혼자 살게 되었지. 한때는 장사를 해서 큰돈을 멀기도 했는데 사기를 당하고 빈 털털이가 돼서 이렇게 남의 집 돌아다니며 사는 거지.”
“.........!?”

“이제는 아무런 욕심도 없어.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는 거지. 단지 죽고 나서 누군가 내 시신이라도 화장시켜 줄 사람이 있으면......”
“할머니 염려 마시고 여기서 오래오래 사세요. 그러면 누구를 사랑하고, 행복했던 경험도 없으세요?”

“말만 들어도 고마워..........사실은 부끄럽게도 재취해서........ 시동생과 서로 좋아했던 사이야.”
“아........!”

곱게 늙은 할머니에게도 로맨스가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는 부끄럽다고 하지만 그것도 운명이었다. 남편의 동생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인이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도 할머니를 손가락질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나 자신이 세상에 부끄러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느낀다.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늦게 온다던 인터넷 회사 직원인데 근처에 회선 설치가 있어서 일찍 온다고 하였다. 조금 있으려니 인터넷회사 직원이 왔다. 정원을 오고 가면서 배선을 설치하더니 침실의 컴퓨터에 연결을 했다. 직원이 돌아가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나에게 소일거리가 생긴 것이다. 학창시절 사용하던 아이디를 이용하여 인터넷에 접속했다.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어느 여인의 애틋하고도 슬픈 사연이 눈이 띠었다. 어려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던 들꽃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여자의 과거의 불행한 이야기였다. 아버지는 일찍 병으로 죽고 혼자 살던 어머니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들꽃을 데리고 재취를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가 재취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의붓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결국 들꽃이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어머니는 의붓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여 반신불수가 되었다.

의붓아버지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들꽃을 추행하고 강간했다고 하였다. 들꽃은 의붓아버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저주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를 생각해서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십년간이나 의붓아버지의 성욕을 채우는 노리개가 되었다. 그런데 들꽃을 성추행하면서 사라졌던 의붓아버지의 버릇이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폭행하듯이 들꽃을 두드려 패기 시작 했다.

어느 날은 술을 마시고 들어온 의붓아버지가 들꽃을 무지막지하게 폭행을 했다고 했다. 집안을 끌려 다니며 폭행을 당하던 들꽃은 견디다 못해 눈에 보이는 부엌칼로 의붓아버지를 살해했고 들꽃은 경찰에 잡혀 재판에 회부 되었다. 사연을 참작한 재판관은 들꽃에게 징역 오년을 선고했다. 불구가 된 어머니는 양로원에 맡겨졌고 들꽃은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었다.

형을 마치고 교도소를 나온 들꽃은 다시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그러나 배운 것도 없고 갖은 것도 없지만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돈을 벌 곳도 없었다. 결국은 그녀는 유흥가의 콜걸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록 남자들에게 몸을 팔아서 생활하지만 어머니 건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행복하다는 것이다. 들꽃의 사연을 읽고 나는 눈물을 흘렸다.--------[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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