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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39 993회 0건
16. 올려다보자.

소현누나는 내 전화를 받아주지 않았다. 뭐가 문제일까 걱정스러워 난 정신이 없었고 하늘이는 집을 알면 가보라고 해주었다. 단 자기와 같이 지만. 그래서 난 일단 부재중 전화 10통의 주인공인 이모에게 전화를 해서 엄청난 잔소리를 듣고 더 잔소리를 듣고 의심도 받을 만한 이야기(혼자 사시는 선생님이 아프신데 가족이 올 때 까지. 잠시만 있겠다는 거짓말.)를 했고 예상이 빛나가지 않게 이모는 증거를 대라고 이야기 했다. 난 약을 사오는 길이니까 조금 있다가 연락 준다고 또 거짓말을 했다.
“알았어요. 금방 연락드릴게요.”
“집에 올 때는 꼭 택시타고와 그리고 집 앞에 도착하면 전화하고 이모부가 마중 나갈 거야.”
“저 남자인데요.”
“말대답 하지 마. 다른 사람 눈에 너 그렇게 안 보이니까.”
귀가 따가워서 난 귀와 휴대폰 사이를 반사적으로 벌렸다.
“이모 말대로 할게요.”
“그래 끊는다.”
“네”
난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서 하늘이와 함께. 소현누나집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하늘에게 집에 연락하게 했고 놀다가 시간 가는 줄 몰라서 늦었는데 바로 집에 데려다 준다고 했다.
근데 원래 그런 성격일까 대학교수라고 하는 어머니는 화도 내지 않고 나를 의심하지도 않았다. 이 정도로 하늘이 말처럼 극도의 개인주의 이며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남다른 사람인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이른 것 같았지만 이모와는 너무 달랐다.


잠시 후. 택시에서 내려 잠깐 걸어서 도착한 곳. 그동안 섹스 장소로 자주 사용했던 소현누나의 집 앞. 난 일단 다시 전화를 했고 받지 아직도 받지 않자 하늘이를 기다리게 하고 2층으로 올라가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처음 건 반응이 없었다. 난 숨소리를 죽이고 무슨 소리가 안 들리나 귀를 기울였지만 위층 아기우는 소리만 나고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눌러보았다. 그리고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마지막 이라 생각하고 다섯 번째 눌러 보았다. 이번엔 반응이 있었다.
소현누나는 문을 열지 않고 인터폰으로 말했다.
“난 괜찮으니까. 오늘은 그냥 집에 들어가.”
술을 마셨는지 혀 꼬인 소현누나의 목소리였다.
“술 마셨어.”
“응.”
“학교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걱정되어서.”
“걱정하지 마. 사실 있지 졸업식 날 네가 나 안 따라왔으면 선생 그만두고 제주도에 있는 호텔에 가려고 했어. 그게 늦어진 것뿐이야.”
수애가 알아버린 이상 해결방법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소현누나도 우리 관계가 영원하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것이 수애 때문에 몇 개월 앞 당겨진 것이다. ‘우리 관계는 그저 서로 외로움을 희석시키기 위한 그림자 ?기에 불과했다.’라고 애써 합리화 하는 것이 지금의 답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몹시 무겁고 가슴이 답답했다.
“응.”
“진아.”
“왜”
“그래도 우리 즐거웠지.”
그 말이 키워드가 되어 내 머릿속에 기억되어지는 그녀와의 추억들. 난 기억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응 즐거웠어.”
“그럼 내 얼굴 내 이름은 잊어버려도 적어도 우리 만남이 즐거웠다는 것만은 잊지 말아줘.”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난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못해줄 말이 뭐가 있을까.
“알았어.”
“그럼 가.”
그녀의 목소리는 몹시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이래 보여도 너 보다 17살이나 많은 걸.”
“미안해.”
“네가 왜. 내가 미안하지. 그만 들어가라. 하늘이 기다린다.”
“제주도 가기 전에 한번 얼굴은 보여줘.”
“그러자.”
“그럼.”
과연 나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 3개월은 남녀사이에 있어서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닐 것이다. 서로에 대해서 완전히 알기 힘든 시간이라고 해도 결점과 단점을 알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그런데 난 소현이를 뒤로하고 하늘이에게 가고 있었다. 과연 내가 잘한 것일까. 아무리 서로 다른 사람과 겹쳐보고 있었다고는 해도 몸을 섞은 남녀 사이인데. 침대에서 애정이 담긴 말을 주고받던 사이인데 이렇게 쉽게 헤어져 버린다니 무언가 이상했다.


일주일 후. 그 시간 동안 소현누나는 학교도 집에도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전혀 되지 않았다. 다만 학교에는 제대로 연락을 하고 동의를 얻었는지 공식적으론 선생 그만두고 호텔경영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담당한 학급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혼의 여교사라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재벌 2세라 이목이 집중되는 존재였기 때문에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었다.

“진아. 선생님께 연락 없어.”
쉬는 시간 복잡한 심경 때문에 생각에 빠져있던 나에게 하늘이가 물어왔고 난 힘없이 대답했다.
“전혀.”
“그래.”
하늘이도 책임감 때문에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걱정 마. 선생님은 노련한 어른이니까.”
하늘은 어떤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아마도 나와 소현의 관계를 떠올린 것일 거다.
“근데 진이는 왜 걱정해.”
“미안해서. 그러니까 걱정이 아니구나.”
그녀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내 상태가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하늘이도 마찬가지로 자주 저런 표정을 지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내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그래서 소현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런 기분 빨리 털어버려야지 하고 생각하고 애써 웃음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늘아”
“응”
“오늘 우리집 갈래.”
“뭐 하려고.”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붉힌다. 정말이지 난 그쪽 생각하며 물어본 것이 아닌데. 첫 경험이라 신경이 쓰여서 그런 걸까. 아니면 하늘이가 그 사이에 음란해 지기라도 한 걸까. 나로서 정확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고 이 때문인지 당황스러워 하며 답했다.
“그냥. 내 책 보여 주려고. 전에 보고 싶어 했잖아. 그치. 엉”
“그 그래.”
수줍어한다. 그 것도 남녀 모두 아마 수애가 봤으면 엄청 놀려 댈 것인데 다행이다.
“뭐 시켜 먹을까. 뭐 좋아해.”
하늘이는 곰곰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 후. 입을 열었다. 역시나 생각이 많은 아이다.
“음~ 족발.”
족발이라고 말한 후. 앞에 그것이 있는 것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는 하늘이.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꼭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내 안에서 일고 있었다.
“족발로 결정.”
짝짝짝. 이번엔 박수까지 친다. 자연스럽게 내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하하! 여자애들 단걸 더 좋아하지 않나. 우리 누난 그런 쪽이던데.”
“나 케이크도 좋아해.”
소녀다운 일면을 보여주는 하늘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난 충동적으로 그녀의 손가락에 살며시 내 손가락을 가져 대고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하늘이는 귀여워.”
“하!”
내 말에 얼굴을 붉히는 하늘이. 속마음을 말로 잘 털어놓지 못하는 대신에 얼굴로 잘 표현하는 그녀를 이번엔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순간 일었다. 하지만 역시 학교라는 장소이자 지금 주변에 많은 눈들이 이 충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건 첫 관계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동안 소현에 대한 일 때문에 그녀와 난 사귀기로 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정식교제’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정식교제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 중엔 아니 꼬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이! 레즈비언 커플.”
난 이 기분 나쁜. 목소리를 안다. 왼지 처음 봤을 때부터 재수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던 날라리 차미애. 우리학교가 뭐가 좋다고 기부해서 입학 했는지 모르지만 그녀에게도 우리반 전체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일단 그녀는 자기하고 비슷한 아이를 찾기 힘들어 학교생활이 재미 없다보니 결석하기 일 수고 우리는 그녀의 쓸 때 없이 혼자 나대는 것에 짜증이 나 자주 학교에 안 오거나 퇴학 또는 자퇴라도 했으면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있어 이상하게도 관심의 대상이었고 난 그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아예 무시하고 있었다.
“하늘아 신경 쓰지 마.”
난 조용히 우리의 처세술로 무시를 선택해 하늘이에게 알려주었다.
“응”
하지만 미애는 그만두지 않았다.
“야. 성진. 너희 진짜 사귀냐.”
무시.
“이게 진짜 사람 무시하네.”
그녀는 자기가 화가 났으니 조심하라는 뜻으로 불량스럽게 고개를 들어 천장을 한번 차다 본 다음 책상을 한번 걷어차서 큰 소리를 내었다.
순간 우리반 전체가 숨을 죽였다. 이런 상황에 수애가 있어야 하는 건데 녀석은 내가 필요할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게 귀엽다고 하니까. 겁을 상실 했냐.”
난 이 말에 분기해서 고개를 들었고 쌍꺼풀 없고, 희미한 눈썹 아래 매서운 눈매를 마주보고 퉁명하게 말했다.
“용건이 뭔데. 쓸 때 없는 말. 할 거면 화장실 가서 벽보고 하지.”
“와~ 얌전한 샌님인줄 알았는데 의외네.”
지애는 화난 내가 가소로운지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고 난 이 귀찮은 일에 하늘이가 말려들 것 같은 상황이 올 것 같아 그녀를 내 뒤에 새우고 앞으로 나섰다.
“오~ 대단해. 나 완전히 널 잘못 평가 했나 보다. 하늘이가 다칠 까봐 앞에 나서기 까지.”
난 대답 없이 노려보기만 했다. 하지만 꼴사납게도 내 심장은 요동을 쳤고 손이 살며시 떨려왔다.

“야! 뭐하는 짓이야!”
수애 목소리? 아니다 캐리다. 이국적인 미모의 갈색머리를 휘날리는 미녀 2학년 선배께서 자기 나름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진아 안 다쳤어.”
그녀는 자기랑 키가 비슷한 미애를 째려 본 후. 내 얼굴을 짓눌러 만지고 어깨를 잡았다 놓고 엉덩이를 탁 소리가 나게 치고는 웃으며 다시 말했다.
“이상 없네.”
“캐리~”
난 그녀의 행동에 짜증이 나서 원망스럽게 이름을 불렀고 하늘이와 미애는 내 사촌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했다.

“미애야.”
“네.”
“진이 내 사촌 동생이거든. 좀 나둬.”
“아 그랬어요.”
“그리고 너도 이제 이미지 관리 좀 하고 살아라. 언제 까지 연습생으로 남을 거도 아니고.”
“그게 잘 안 고쳐지네요.”
“그거 안 고치면 나중에 ‘싸가지 없는 뭐 시기 어쩌고’ 하고 신문에 나올지도 몰라.”
“사장님이 팀 하나 만들 거라고 하시던데. 너도 들었지.”
“네 들었어요.”
“나 그거 해보려고. 너도 같이 하자. 4인 걸그룹으로 정했다나. 펑크스타일로 갈 거라고 하더라.”
“엄만 저 안 뽑아 줘요. 연습생 된 것도 겨우겨우 들어 간 건데. 힘들걸요.”
“사장님한태 애교 좀 부려봐.”
“하하하.”

아무래도 동반자살 소동 후. 캐리가 다니기 시작한 J&K 기획인가 하는 회사 이야기 같았는데 잘 들어보니 미애도 연습생이고 둘이 제법 친한 것 같았다. 또 생각해 보니 이 날라리 여고생이 자주 학교를 비우는 것이 논다고 그러는 것이 아니고 춤노래 연습 한다고 그런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애야. 춤선생이 연습 시간에 출석 자주 빼먹으면 너 자른데.”
내 예상을 좌절시키는 캐리의 한마디.
그녀들의 대화는 거의 회사 이야기였다. 결론은 날 만나러 온 것이 아니고 미애를 만나려고 온 거였다.

캐리의 등장 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쾌감이 풀어져 있었고 하늘이는 캐리가 연예인 되려고 한다는 사실을 매우 흥미로워 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가 있어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다.
“캐리야 수업 받으러 가야지.”
“응.”
캐리는 대답하고 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나에게 그리고 하늘이에게 마지막으로 지애에게 손을 흔들고 천천히 교실 문을 나선다음 뛰어갔다.

캐리가 나간 후. 선생님이 그 문을 통해 들어왔고 반장이 일어서서 인사를 시키고 수업에 들어갔다. 그 수업도중 미애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진아! 캐리 언니 진짜 예쁘고 멋지지 않냐.”
난 이 귀찮은 여자애가 원하는 것을 줬다.
“그렇지.”
하지만 노래는 그럭저럭 춤은 개판인데 어떻게 아이돌 걸그룹에 들어갈까 걱정이 되었다.
“근데 캐리 춤 노래 잘해. 영 아닌 걸로 아는데.”
미애는 갑자기 나에게 호의적으로 변해있었다. 그녀의 말은 방금 전과는 다르게 아주 친절했다.
“언니 죽어라고 연습해. 처음에 진짜 못하던데 요즘 눈에 뛰게 늘었어.”
“같은 집에 살면서도 요즘 캐리 얼굴 보기 힘들다고 생각 했는데. 그래서였구나.”
“음~ 같이 사는 구나.”
“응”
난 대답하고 선생님 눈치를 살피고 처음 싸우려 했을 때 용건을 단도직입 적으로 말했다.
“이젠 귀찮게 안 굴거지.”
“모르지.”
“뭐?”
난 애매한 대답 때문에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봤지만 그녀는 처음 보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웃기만 할 뿐 말을 하지 않았다.


“미애 진이에게 관심 있는 거 아냐!”
방과 후. 하늘이와 하교를 하는데 뒤 늦게 끼어든 수애가 우리 이야기를 듣다가 끼어들었고 우린 그 질문에 무게를 느끼는지 잠시 생각한 다음 나 먼저 다음으로 하늘이 순으로 답을 내 놓았다.
“설마!”
“안 돼!”
“하여튼 이놈 은근히 인기 있다니까. 하늘아 다시 생각해 봐라. 너 마음고생 할 것 같아.”
수애는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분풀이라도 하듯 이리저리 휘져 놓는다. 난 잠시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있다가 멈출 기미가 없자 제지를 하며 입을 열었다.
“아! 그만해. 머리 엉켜.
“하여튼 외모는 엄청 신경 쓰네.”
수애가 아쉽다는 듯이 말했고 하늘이가 대신 내 머리에 손을 가져가 손가락으로 가지런하게 빗겨 주었다.
따듯한 손길이 머릿결을 부드럽게 쓸고 내려가고 미애 때문인지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하늘이의 눈동자가 작고 연약한 생물을 대하듯 자애롭게 바로 보고 있었다. 난 그런 하늘이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며 코는 높이는 어느 정도. 모르던 눈 아래에 속눈썹에 가려서 잘 안 보이는 작은 점이 있었구나. 하고 그녀에게서 처음 발견되는 것을 머릿속에 새기고 있었다.
“어이! 그만 좀 해라. 낯간지럽다.”
아무래도 우리의 상태가 필요이상으로 오래 지속되었는지 수애가 참다못해서 입을 열었다.

버스를 타고 병원 앞 까지 와서 우린 집으로 걸어갔다. 도중 수애는 부모님 가게 쪽으로 이탈해 갔고 가는 길에 그 이탈자 대신에 소라가 끼어들어 불만스럽게 하늘이를 보며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오빤 이 언니가 좋아.”
당돌한 질문에 하늘이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중1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난 그 모습을 잠시 보다가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언니한테 인사부터 해.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소라는 하늘이를 힐끔 볼뿐 인사를 하지 않고 볼을 부풀리면서 나에게 매달려 왔다.
“몰라!”
소라가 하늘이를 질투하는 걸까? 설마 나를 이성으로 좋아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이 꼬맹이가 더 이상 내 여자친구에게 기분 나쁜 표정을 보내는 것을 간과할 수 없었다.
“하늘이는 나랑 사귀는 사이야. 초등학생처럼 그러지 말고 언니에게 인사해.”
하늘이는 내 말에 부끄럽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 부루퉁한 표정을 보여주며 매달려 있는 소라에게 먼저 인사를 해왔다.
“안녕 ‘박 하늘’ 이라고 해.”
하지만 돌아 온 것은 인상을 쓰며 혀를 내미는 소라의 무뢰한 거부 반응뿐이었다.
“메~에~롱~”
이에 하늘은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고 난 언성을 조금 높여서 다그쳤다.
“소라야! 언니한태 무슨 짓이야.”
그러자 소라는 매달린 것을 풀고 불만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번가라 보고 말도 없이 뛰어 가 버렸다.
“소라야!”
대답이 없었다. 일단 집 쪽으로 가기 때문에 난 ?아가지는 않았지만 하늘이는 걱정스러워 했다.
“나 소라에게 미움 봤나봐.”
“헤헤헤. 착한 아이라 금방 친해질 거야. 캐리랑 죽이 잘 맞던데.”
“난 캐리언니처럼 밝은 성격이 아닌 걸.”
“아니 하늘이는 따스한 성격인 걸. 저 녀석 응석꾸러기라 금방 너에게 매달려 될지도 몰라.”
“헤헤 그럴까.”
하늘이가 소라와 정답게 대화하는 모습이 상상한 걸까. 그녀가 살며시 웃었고 나도 덩달아 웃었다.
“소라 귀엽지.”
“응 귀여워. 특히 동그란 눈이 정말 예쁘던데.”
“그리고 이거 알아. ‘소라’의 이름은 우리나라 조개류 ‘소라’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말로 하늘을 뜻하는 ‘소라’라는 거.”
“그럼.”
“응 뜻으로 따지면 너랑 같은 이름이지.”
“왜 일본어로 이름 지었데.”
“소라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소라랑 하늘이는 친해질 수밖에 없는 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야.”

하지만. 소라는 내가 누나와의 집에서 하늘이에게 책 구경을 시켜주고 있는 동안에 내 옆에 붙어서 우리를 귀찮게 할 뿐이었다.
“오빠 영우 보러가자 응” 영우는 소라 동생으로 5월에 태어난 변혁이 아저씨 아니 이모부와 이모 아들 이다.
“있다가.”
“엄마가 오빠 오라고 하더라. 어서.”
소라는 하늘이와 나의 데이트를 방해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난 동생도 생겼는데 전혀 의젓하지 못한 이 중1 녀석에게 뭐라고 한마디 할까 하다가 하늘이와 더 사이가 나빠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만 두고 소라의 의도와는 다른 말을 했다.
“하늘아 애기 보러 안 갈래.”
하늘이는 계속 기분 나쁜 눈빛을 보내오는 소라가 신경 쓰여서 애써 모른 척 하며 책을 보다가 내 말을 듣고는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응 그래.”
그 대답에 반응해 순간 보인 하늘이의 불만스런 표정.

이모집에 들어섰을 때. 분유냄새가 나고 있었다. 이모는 모유를 먹이고 싶다고 했지만 그 양이 적어서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병용하고 있는데 쏟은 건지 그 냄새가 온 집안에 희미하게 나고 있었다.
이모는 보자기에 감싸인 작디작은 아기를 안은 상태로 소파에 앉아 있다가 우리가 들어오자 고개를 들어 환한 미소를 보이며 우리를 반겨 주었다.
“다들 수고했어요. 어! 하늘이도 왔구나.”
하늘이는 모범생답게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이며 이모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축하합니다.”
“하하 고마워. 와서 멋진 우리아들 볼래.”
이모는 조심스런 동작으로 자고 있는 것 같은 아기의 방향을 돌려서 우리가 잘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자 사랑스럽고 꼬물꼬물한 작은 생물의 얼굴이 보자기 사이로 나타나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와~ 너무 귀여워요.”
“그치.”
하늘이는 귀여워서 미칠 것 같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조금 더 조금 더 아이 애계로 접근해 갔고 소라가 이를 제지했다.
“우리 아기 더러운 손으로 만지면 안 돼요. 손 씻고 와요.”
하늘이는 실수 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당황해서 일어섰다. 그리고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난 그녀의 의도를 알고 입을 열었다.
“저 쪽이 욕실.”
그녀가 욕실로 들어가고 내가 이모에게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이모가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우리 소라는 착한 아이라 누구든지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았는데 왜 저 언니에게만 유독 그럴까.”
“그냥 싫으니까요.”
싫다니. 하늘이가 들으면 몹시 맘 상해 할 것 같은 말이라서 난 물소리가 나는 욕실 쪽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소라. 하늘이한태 질투하니.”
“아녜요.”
“어차피 나 결혼하면 정식으로 사촌이라서 법적으로 안 돼는 사이야. 그만 포기해라.”
“그런 거 아녜요.”
소라의 표정이 조금 상기되었고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되는 것도 빨랐다. 아무래도 날 진짜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 사실에 당황한 난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입장이 되지 못했기에 얼어붙은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보통 첫사랑은 안 돼는 거야. 캐리 아버지도 내 첫사랑 이었거든. 첫사랑은 너무 조심스러워서 도리어 깨기 더 쉬워. 그리고 우리 귀여운 딸 소라는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앞으로 더 멋진 남자 만날 수 있을 거야.”
이모의 말에 울음보가 드디어 터져버린 소라. 눈물이 줄줄 흘러서 바닥에 뚝뚝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이모는 아기를 조심스럽게 소파위에 올려두고 울고 있는 소라를 포근하고 따듯한 가슴으로 꼭 안아주었다.
“진아. 미안하지만 하늘이 데리고 아랫집에 가 있을래.”
“네.”
난 대답하고 하늘이를 부르려 했지만 욕실에서 다 들었는지 그녀는 조용히 입구 쪽으로 걸어가서 이모를 향해 묵례만 하고 또 정숙하게 문을 열고 나갔다. 난 그녀의 행동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다가 이모의 눈치를 보고 뒤 따라갔다.

“진이는 여자 울리기 대화 나가면 금메달 따겠다.”
퉁명한 하늘이의 말이 조용한 거실에 맴돌아 소파에 앉아 있던 나의 귀를 자극한다.
“죄 많은 인생이네. 판결은.”
하늘이는 탁상을 두고 내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내 장난스런 말이 들리자 탁자를 두들기며 입을 열었다.
탁탁탁 “귀여워서 무죄.”
“하하하 감사합니다.”
나는 평소처럼 웃었다. 크지도 않고 경박스럽지도 않으며 여자 같지도 않은 웃음소리.
“진이 웃음소리는 너무 설량해 보여. 얌전빼는 여자 웃음소리 아니면 목소리 톤 낮은 작은 아이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그래.”
“난 그런 네 웃음소리가 좋아.”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해왔다. 그녀의 해맑은 눈동자가 빛나며 나에게 어떤 말을 하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여자가 너에게 마음 있어 하는 걸. 보는 건 역시 몇 번이고 간에 적응되지 않아. 불안해.”
사랑은 독점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 사랑의 깊이가 깊으면 더욱더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난 누나와 관계를 통해서 그것을 알고 있었고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미안.”
이 말은 아직도 내가 누나를 그리워하는 것 때문에 한 말이고 소라 역시 착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 역시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것이 누나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 있는 여자아이의 마음 도 몸 가지고 싶은 욕망은 별계였다. 나를 사랑해 주는 저 사랑스러운 아이의 마음을 나에게만 향하게 하고 입술을 부비고 가슴을 짓누르고 음부를 내 자지로 쑤시고 싶었다.
남자는 생리상 여러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었지만 그게 정말인지 나로선 알기 힘들고 그런 경험도 없었지만 누나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동시에 하늘의 몸과 마음을 원했기에 조금은 그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물론 순간적인 착각일수 있지만.)
난 탁자 위에 있던 그녀의 작은 손을 살며시 양손으로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그녀는 내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고 그 손을 살며시 애무하는 나의 다음 행동도 제지하지 않았기에 난 그녀의 옆으로 가서 등을 끌어안고 입술을 포갤 수 있었다.
“읍~음~읍~아~”
“음~읍~하~읍~”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고 서로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상처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깨물기도 하고 혀로 잇몸과 치아 그리고 혀를 건드리고 서로 말아 서로의 타액을 빨아드리고 넘겨주었다. 신경이 마비될 것 같은 그리고 호흡이 힘든 행위에 우리는 열중 했고 그 행위 도중 난 그녀의 등에 둘러대고 있던 손을 끌어당겨 옷 위 그녀의 소담한 가슴을 주물렀다.
“읍~쩜~읍~음~아~”
“쩜~읍~읍~음~”
옷 위였지만 이번이 두 번째인 그녀는 흠칫흠칫 놀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와 성애를 나누었던 여자들. 누나, 캐리, 소현 모두 가슴크기 컸기 때문에 실감하지 못했지만 하늘이를 통해서 알 것 같았다. 가슴이 작은 여자는 가슴으로 더 많이 느낀다는 사실을 말이다.
난 그 반응이 어디 까지 가는지 알고 싶었기에 떨어지지 않으려는 입술을 때고 붉은 얼굴로 떨어진 입술을 아쉬워하는 하늘이의 이마에 살며시 키스를 해준 후. 교복의 상의를 하나 씩 풀어 내리며 말했다.
“하늘이는 키스 좋아하네.”
“창피해 물어보지 마.”
“뭐가 창피해 전부 다 해봤으면서.”
“처음이라 기억도 안 나는 걸.”
“정말 그런가 볼까.”
그렇게 말하며 그녀 상의 벗겨 올려 하늘색 브래지어와 나에 비하면 어두운 톤인 깨끗한 피부를 들어내었다.
“하늘이는 피부가 깨끗하고 예뻐. 그리고 부드럽고.”
그렇게 말하며 매력적인 선이 들어나는 쇠골을 더듬고 아래로 점점 내려가며 터치해 나갔다. 그녀는 처음엔 나의 행동을 보고 있다가 내 손이 브래지어 쪽으로 왔을 때. 살며시 눈을 감았고 한손에 한 개 씩 속옷 속으로 손을 넣어 주무르기 시작하자 신음소리를 내었다.
“아~나 왜 이러지. 진이가 만져 주니까 너무 좋아. 아~”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튀기고 유방 전체를 짓누르고 모양을 변형시켰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후크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내렸고 난 내 눈으로 들어난 작지만 예쁜 모양의 가슴에 얼굴을 가져갔다.
“하~ 아~ 햐~ 아파~ 아~”
키스마크가 살짝 생기게 몇 군데 깨물고 혀를 돌려 유두를 자극했고 한손은 다른 유방을 또 다른 한손은 치마를 들치고 팬티 안으로 손을 넣어 클리토리스를 살살 만져 주다가 손가락 두 개를 보지 속으로 집어넣어 질벽을 주물렀다.
“하~ 아~ 아~ 진아~ 진아~ 아~ 진아~”
그녀의 질벽은 겨우 두 번째인 만큼 탄력이 남달랐고 내 손가락을 쬐일 정도로 힘도 남달랐다.
“하~ 아~ 진아~ 좋아~ ”
내 전회에 하늘이는 점점 달아올랐고 참을 수 없는 오르가즘에 몸을 조금씩 비틀고 있었다. 난 그녀를 이대로 보내 버릴 심산으로 그 상태를 지속했고 5분 정도 지났을 그녀는 온 몸을 경직시키며 나에게 달라붙어 왔다.
“하~ 아~ 아~ 앗~ 나 이상해~ 아~ 아~ 이상해~ 앗~~~~~”
그녀는 나에게 안겨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오르가즘의 격류로 내 손과 그녀의 팬티는 푹 젖어 버린 상태였다.
“헉헉헉. 정말 이상했어. 이게 절정”
나의 품에 안겨 수줍은 목소리로 말하는 하늘이. 그런 하늘이를 생애 처음으로 쾌락의 세계로 보내버린 것에 대한 한없는 충족감이 나에게 선사되었다. 하지만 나의 자지는 그녀의 신음소리와 육체의 촉감으로 인해 커질 때로 커진 상태로 바지 속에 있었고 이제 아플 지경이라 해방이 필요했다.
“하늘아. 하나 부탁해도 돼.”
그녀는 나에게 꼭 안겨있다. 떨어져 나의 눈이 보이는 곳으로 상체를 이동시켜 촉촉 눈동자로 나를 응시했다.
“왜 울어.”
내 물음엔 대답이 없고 그녀의 볼을 타고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난 이 애처로운 처자의 어깨를 살며시 잡고는 최대한 상냥한 미소로 그녀의 알 수 없는 감정을 위로하고 끌어 당겨 입엔 가볍게 키스를 해주고 혀로 짠맛이 나는 눈물을 혀로 핥았다.
“울지 마. 기뻐도 슬퍼도 웃어줄래. 넌 그게 예쁘니까.”
“응”
다시 기쁘게 안겨오는 가슴을 들어낸 하늘이 난 그녀를 기꺼이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맨살의 등을 가볍게 두들겨 주었다. 그리고 내 욕망을 그녀에게 노골적으로 말했다.
“내 자지 입으로 빨아줄래.”
“뭐!”
내 요구에 당황해 하며 포옹을 풀고 일어나는 하늘이의 반응해 이번엔 조금 의기소침해 졌다.
“싫어.”
“아니 싫은 게 아니라. 부끄럽잖아.”
“그럼.”
“그렇지만. 으. 음.”
망설이는 하늘이 그리고 다짐 했다며 곧 바로 이야기 하는 하늘이.
“씻어줘. 네 몸 네 맘 전부 사랑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오줌 나오는 곳이잖아.”
섭섭하지만 사실 이게 정상일 것이다. 괴다가 섹스가 겨우 두 번째인 여성에게 거부감이 없을 리가 없을 것이다.
“미안. 첫 경험도 저번 주에 처음 했는데 내가 너무 앞서갔지.”
내가 침울한 반응을 보이자 하늘이가 미안했는지 얼굴을 붉히고 수줍게 말했다.
“내가 미안해. 전에 수애 집에서 한번 입으로 하는 야동 보고는 너무 거북스럽더라고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할까.”
처음 알았다. 여자아이들도 그런 야동을 볼 때가 있다는 걸. 그리고 트라우마에 가까운 거부반응이 있다는 여자에게 그런 것을 시키면 안 된다는 싫은 결론에 도달한 나의 머릿속 연상장치를 원망하며 입을 열었다.
“영 안 내키면 안 해도 돼.”
“아니 해볼게.”
나에게 미움이라도 받을 까봐서 그런 걸까 하늘이가 갑자기 번복을 했다. 하지만 미안한 생각이 들어 난 다시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돼.”
“해줄게.”
“안 해도.”
“지금 해줄게!”
이번엔 언성을 올린 하늘이. 난 그녀의 강한 반응에 입을 닫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의 손이 내 바지 앞섬을 더듬기 시작했다.

“언니 아까는 죄소~~ 까아아악~”
하지만 다른 곳에서 들려온 비명 소리에 우린 얼어붙어 버렸고 다음 동작을 나갈 수 가 없었다.

소라가 경악한 표정으로 얼어붙어 우리의 모습(상의 풀고 치마가 올라가 있는 하늘이가 내 바지 앞섬을 반지고 있는 장면)을 눈 때지도 못하고 보고 있었다. 아마도 비명도 저 꼬맹이의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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