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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아, 차돌아 - 88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5:44 672회 0건

차돌아, 차돌아 [제88부]


지하실이라 약간 어두침침했다.
자기를 데리고 온 놈이 재빨리 앞으로 나가더니 큰소리로 외친다.

[형님, 놈이 왔습니다.]

그러자 천장에서 밝은 전등불이 켜지며 사무실로 보이는 곳에서 이삼십 명 쯤 되어 보이는 장정들이 우루 루 몰려나온다.
차돌 이는 계속 걸어가 지하실 한가운데 선다.
그리고 떼 지어 나오는 놈들을 보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나오는 세 놈을 주시한다.
세 놈은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나와서는 차돌 이를 보고는 비웃음을 짓는다.

[야, 날치, 저런 어린애새끼 때문에 우릴 불렀나,
이거 원 쪽팔려서......]

한손에 재 크 나이프를 가지고 장난치듯 빙빙 돌리기도 하며 재주를 부리고 있는 비쩍 마른 놈이 옆에 있는 덩치 좋은 놈을 보며 궁 시렁 거린다.

[그라 여... 이 봐 날치...자네도 이젠 다 되 었 는 기라....]

또 다른 한 놈이 비썩 마른 놈의 말에 동의를 표하며 중앙에 있는 놈을 보고 비웃는다.
저런 꼬마한 놈 때문에 자기들까지 왔다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리 차돌이가 강해도 여기 있는 놈들이면 족할 텐데 그것도 모자라 자기들까지 불렀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야...난들 저런 애 새낀 줄 알았나....
하여간 저 새끼가 날 모욕했으니 반쯤 죽여 놓아야 되지 않겠어.
그리고 저년...흐흐흐...제법 반반하게 생기지 않았나.
어때....흐흐흐....오늘 저년으로 회식이나 하면 되지 않겠나...]

날치란 놈이 동료들을 보며 미안한 듯 말한다.
놈은 차돌이가 어린것에... 그리고 어디에도 주먹 쓰는 냄새가 나지 않으니 저런 아이새끼하나가 무서워 동료에게 도움을 청한 자신이 한스럽고 체면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이라고 차돌이가 반반한 계집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 음흉한 미소를 그리며 놈이 계집을 데리고 왔으니 계집으로 하여금 돌림 빵으로 시름이나 풀자는 소리로 동료들을 다독인다.

[그건 그래....저년 제법 물이 올랐어, 흐흐흐........맛도 좋을 것 같아....]

놈은 마치 차돌 이를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무랑 이를 벗겨놓고 어떻게 요리할까하며 징그럽게 웃어대며 눈알을 무랑이의 전신을 살피고 있다.

[네놈이 날치겠다. 후후후.....
내가 온 이유는 네놈은 알 것이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후후후....]

이야기를 듣고 있던 차돌 이는 이제 날치란 놈을 알아챘다.
한발을 앞으로 내치며 날치란 놈을 쳐다보며 날카롭게 묻는다.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을 봤나, 야들아,,, 저 새끼를 박살내버려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그리고 먼저 저놈을 눕히는 놈에게 계집을 안겨줄 테니, 흐흐흐.....]

차돌이가 자기를 향해 오는 것을 본 날치란 놈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한다.

[예, 형님....]

부하들이 날치에게 크게 대답하더니 삽시간에 두 사람을 에워싼다.
차돌 이는 그런 놈들을 쳐다보며 무랑을 쳐다본다.

[무랑아, 몸조심하고 손속을 조금도 주저하지마라....
난 무엇보다 저놈부터 잡아야겠으니...]

차돌 이는 날치란 놈을 쳐다보며 눈에 살기를 떠올리며 무심하게 무랑 이에게 말한다.

[오빠....염려 마....]

무랑은 방긋 웃는다.
얼굴엔 한줌의 겁도 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무랑의 자신 있는 대답을 들은 차돌 이는 걸음을 빨리하여 날치란 자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이내 부하들에게 막히고 놈들의 기합소리와 더불어 몽둥이가 날라든다.

[이 새끼가 어딜 겁 대가리 없이. 한번 죽어봐라 개새끼야......으d......]

놈들의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차돌이도 순간 당황하였다.
처음으로 당해본 여러 명과의 넓은 곳에서 접전은 처음이었다.
정식으로 무술인과의 대결도 아닌 질서도 없고 마구잡이로 덤비는 놈들의 공격에 한순간 허둥대기도 했다.
그러나 십 합도 가기 전에 차돌 이는 여유를 갖는다.
그리고 놈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무랑을 쳐다본다.
무랑도 처음에는 무자비한 공격에 당황했는지 몸에 여러 차례 가격을 당했고 그러다보니 옷이 찢어지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어뿐이 아니라 간간이 공격을 하며 놈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차돌 이는 안심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자기가 공격으로 나서다가 무랑을 잊어 그 틈에 무랑이가 다칠까봐 마음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무랑이 제 한 몸은 지키겠다고 여겨지니 용기백배해진다.
그리고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공중을 치솟는다.

[으 랴 압.....]

양발을 엇 갈레로 하여 순식간에 두 놈의 머리와 턱을 강타하여 놈들을 바닥에 몇 바퀴나 구르게 하며 정신을 잃게 한다.

[으윽....쿵...과당 탕......]

차돌 이는 놈들을 넘어 뒤로 돌면서 다시 발을 걸어 한 놈을 쓰러뜨리더니 쓰러진 놈의 명치를 주먹으로 박아버린다.
그와 동시에 몽둥이로 내리치는 놈의 공격을 피하며 다시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발을 날려 옆구리를 강타해버린다.

[퍽......으 으윽....]

놈은 한쪽으로 쓰러지며 일어나지 못하고 움 추리며 고통의 신음을 흘려 댄다.
그러자 놈들은 한 발 뒤로 물러나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모두 조심해..놈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야....
야 압...모두 덤비자...받아라.......으라 차.....합....]

놈들은 다시 무더기로 차돌 이와 무랑을 향해 저돌적으로 공격해 들어온다.
차돌 이는 번개같이 몸을 돌리고 일어난다.
그리고 공격해 오는 놈들의 공세를 피하며 한 놈의 복부를 주먹으로 강타하여 쓰러뜨리고는 재빨리 날치 앞으로 다가선다.
눈앞에 날치와 형님이란 작자 세 명이 놀란 눈을 하고 있다가 차돌이가 부하들을 제켜놓고 자기들을 향해 벼락같이 다가오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손과 발을 휘두르며 덮친다.

[이런 개자식이....
야.... 이 새끼를 죽여 버리자.]

날치와 놈들은 악다구니를 써가며 맹렬하게 손과 발을 그리고 마른 놈은 칼을 휘두르며 차돌 이를 에워싸고 무차별로 공격한다.
차돌 이는 사방에서 짓쳐드는 공격을 피하며 놈들 중 한 놈에게 발길을 날린다.
놈들은 그 발길을 쉽게 피하며 다시 달려든다.
차돌 이는 역시 조무래기와는 수준이 다름을 느꼈다.
손과 발을 놀리는 품새나 파워가,,그리고 무엇보다 거슬리는 건 칼을 쓰는 놈이다.
재빠르고 순 간 순간 칼 쓰는 폼이 예사롭지가 않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무예를 배운 놈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차돌 이는 놈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날치란 놈을 향해 다가가며 주먹을 날린다.
날치란 놈도 어수룩하지는 않았다.
날아드는 차돌이의 주먹을 피하며 큼지막한 주먹을 차돌이 얼굴을 향해 반격한다.
차돌 이는 아찔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주먹을 보고 내가 이놈들을 너무 경시했구나 생각하며 날치의 주먹을 피하고는 다시 반격의 자세를 잡으려는데 옆구리에 시원한 느낌이 들며 빨간 피가 뿜어져 나온다.
칼을 쓰는 놈에게 옆구리를 베인 것이다.
차돌 이는 순간 당황했다.
내가 칼을 맞다니....피를 본 그의 얼굴이 무섭게 변한다.
얼굴이 점점 야수처럼 변해지더니 눈에는 무섭도록 시퍼런 살기가 줄기줄기 새어나온다.

[흐흐흐....제법이군, ]

차돌 이는 옆구리에서 피가 배여 나오는 것을 닦을 생각도 없이 놈들을 향해 웃는다.

[저 새끼가 다쳤어,
사정 볼 필요 없어. 죽어라.....이야,,합]

마른 놈이 자기의 칼에 차돌이가 피를 흘리자 마치 승리가 눈앞에 있는 듯 기고만장하며 동료들을 독려하더니 그대로 돌진해 온다.
그러자 날치란 놈과 다른 한 놈도 차돌 이를 다시 에워싸더니 손과 발로 차돌 이를 공격한다.
차돌 이는 날치란 놈을 공격하는척하다가 순간 몸을 비틀어 자기에게 칼질을 가한 놈의 인중에 가차 없이 주먹을 날리고는 손바닥으로 양쪽 어깨를 쳐버린다.
그리곤 그 여세를 몰아 무릎을 접어 엉거주춤해 있던 또 한 놈의 복부를 무릎으로 강타하고는 역시 손바닥으로 양 어깨를 내리치며 멱살을 잡아 놈을 세우고는 눈앞에서 놈의 입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퍽....으윽....우당탕탕......]

주먹이 상대의 몸에 작렬하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놈이 한쪽 구석으로 쳐 박히는 소리가 들린다.

[으윽,,,,,,,?....]

두 놈이 삽시간에 제압되어 버린다.
마른 놈은 한방에 구석으로 나가떨어지며 벽에 세워놓은 목재를 넘어뜨리고 정신을 잃어버리고 다른 놈은 침 가래를 뱉더니 부러진 이빨과 입안이 터져 벌건 피를 바닥에 뿌려 놓고는 서서히 정신을 잃어버린다.
한순간의 일이었다.
날치란 놈은 뒷걸음질을 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차돌이의 공세가 너무나 번개 같았고 그 타격도 어마어마하여 삽시간에 겁을 집어먹고 주위의 도움을 받고자 살펴보았으나 여자랑 싸우고 있는 놈도 하나씩 쓰러지고 있고 자기에게 다가올 동료가 없다는 것을 보고는 뒷걸음질을 치는 것이다.

[가까이 오지 마....]

차돌 이는 그런 놈을 보며 냉혹하게 웃는다.

[후후후....이제 지옥이 보이나, 네놈은 여기서 끝이야....도망갈 생각은 마라. 흐흐흐....
네놈뿐 아니라 중앙파와 그 위 상전까지도 모조리 엎어버리고 말 나야...흐흐흐....]

차돌이의 눈에 핏발이 곤두서고 인상은 험악하게 변해 흡사 야차를 연상시킨다.
그런 표정으로 놈에게 다가가니 놈이 뒷걸음을 치며 잔뜩 겁을 집어먹는다.

[가까이 오지 마....제발....내가 잘못했다. 제발...살려줘.]

놈은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어댄다.
그러면서 뒷걸음을 계속치며 도망갈 길을 찾는지 눈알을 사방으로 굴려대고 있다..
그러나 이내 날치는 벽에 등이 닿음을 느끼고는 무릎을 꿇으며 두 손으로 차돌이의 접근을 막는 시늉을 하며 사정한다.
자기와 대적해도 조금도 물러나지 않을 동료가 그것도 둘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정신을 잃어버리니 기절초풍할 지경이었고 차돌이의 무섭고 어마어마한 괴력에 전의를 상실한 것이다.
차돌 이는 놈에게 천천히 다가가 이미 싸울 의지를 잃고 있는 날치란 놈의 명치를 발로 강타한다.

[퍽...으윽.... 우당탕....]

그러나 고통은 무지무지한데 기절할 정도의 타격은 아닌 모양이다.
몸을 두어 바퀴 구르고서야 다시 신음을 흘리며 차돌 이를 쳐다보며 살려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 차돌 이는 기의 조정으로 힘을 줄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놈을 그냥 두지 않았다.
다시 허벅지로 발로 강타하며 왼손으로 놈을 잡아 일으키더니 턱을 날려버린다.

[퍽...과당 탕...으윽....]

날치는 다시 신음을 내지르며 구르고 만다.
어마어마한 충격이 입으로부터 뇌리에 전달되고 입안이 시원해지며 피가 고이는 것을 느끼며 고인피를 바닥에 뱉으며 억지로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는다.
머리를 바닥에 조아리며 아픈 고통도 나 몰라라 하고 차돌 이에게 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형님 제발....]

날치란 놈은 나이도 체면도 잊었다.
오직 지금 차돌이의 기세가 죽일 것 같아 살고 싶은 욕망에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차돌 이는 말없이 놈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놈을 일으킨다.
온몸을 부르르 떨며 전의를 상실한 놈의 몰골은 온통 비굴함과 살려달라는 애처로움으로 덮여 있었다.

[네 같은 놈이 감히.....그래 살려주마....
네놈같이 힘도 없으면서 약자를 갈취하고 그것이 대단한 자랑이라고 한껏 거드름을
피우는 섞어빠진 깡패새끼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기로 한 몸이야.
네놈을 죽여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중단할 수 없으니 목숨만은 살려주마.
그러나. 네놈의 눈은 세상을 볼 자격이 없으니 회수하고 네놈의 자지는 불쌍한
여자들만 만드니 없앨 것이고 네놈의 손은 힘없는 자들에게 무기가 될 것이니 모조리
회수하고 살려주마.
아마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흐흐흐.....]

차돌 이는 손바닥으로 뒷머리를 치고는 다시 양쪽 어깨를 손바닥으로 강타한다.
그리고 단전아래에 손가락으로 강하게 찔러놓고는 잡았던 놈을 풀어준다.
그리고 놈의 품속을 뒤져 전화기를 찾아내 손에 들고는 주위를 바라본다.
주위는 이미 싸움이 끝나 있었다.
여기저기 놈들이 쓰러져 정신을 잃고 있거나 신음 을 토하고 있다.
그나마 제자리에 서 있는 놈들도 겨우 지탱하고 있는 듯 보인다.
놈들은 형님이란 자가 제압되고 정신을 잃자 사기가 꺾이고 그리고 무랑이란 여자의 솜씨가 워낙 귀몰 하여 당하고만 있던 참에 스스로 팔을 내리고 항복의 자세를 취했던 것이다.
무랑이도 곳곳이 찢어지고 아래복부에 칼을 맞은 듯이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무랑이로서도 악전고투였을 것이다.
그렇게 한순간의 싸움은 차돌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난 것이다.
차돌 이는 주위를 둘러보고 날치 란 놈을 향해 말한다.

[네놈은 평생 날 저주해라.
네놈은 일주일 안에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네놈과 저 두 놈은 앞으로 주먹에 힘을 싣지 마라...
그러면 고통만 올 것이고 힘을 쓰면 쓸수록 그 고통은 길어지고 많아질 것이다.
남은 인생을 착하게 사는 데는 별탈이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놈의 휴대폰을 내가 가지고 간다.
너희들도 똑똑히 들어라.
네놈들의 형이란 자가 가마모도라고 알고 있다.
일주일 안으로 내가 만나잔다고 전해라. 네놈의 휴대폰으로.....흐흐흐....
그놈에게도 네놈과 같은 형벌을 안겨줘야 조금은 마음이 편할 것 같으니.....
무서워서 숨어있을 수 있으면 얼마든지 숨어라 그래, 그럼 놈은 이정도가 아니라 아예
병신으로 만들어 거리에 내몰아 버릴 테니....흐흐흐....
분명히 일주일간만 기다리겠어.
그 이후의 일은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사건이 터지고 말 것이니....후후후.....
자..... 무랑아, 가자......]

차돌이가 문을 향해서 걸어가자 아직 정신이 남아있는 놈들은 기다시피하며 길을 비워준다.
무랑이도 손을 아랫배에 대고 차돌이의 뒤를 따른다.
아마 접전 중에 맞은 아랫배의 통증이 오는 모양이다.

....................................

두 사람은 그런 모습으로 말도 않은 채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주차장으로 오자 제비는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가 차돌 이와 무랑이가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고 옷차림이 엉망이 되어 있는 몰골을 보고는 놀라며 황급히 차문을 열고 두 사람을 태운다.
그리고 급하게 주차장을 벗어난다.

[대장님, 무슨 일이 있은 모양인데..왜 절 내버려두고 가십니까,
저도 저 한 몸은 지킬 자신이 있는 놈입니다.
그렇게 상처를 입을 정도라면 저도 데려갔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제비는 자기를 빼놓고 간 것이 무척이나 섭섭했다.
허긴 자기가 모시는 상전이 상처를 입고 오는 접전을 벌였는데 할 일없이 차만 지키고 있었으니 말이나 될법한 일이며 그걸 모른 척 지켜보고 있은 꼴이 되어버렸으니 나중에 형님이 이일을 추궁하면 몹시 곤란한 지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하하하....별거 아니라고 여겨 널 그냥 두고 갔다.
만일 너까지 다친다면 차는 누가 몰겠어..
하하하...그래서 그냥 간 거야....다음엔 데리고 가마.]

차돌 이는 궁색한 변명으로 제비를 다독거린다.
허긴 자기가 제비입장이 되어도 그러할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주먹을 쓰는 세계에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
차돌 이는 다음엔 그러지 않겠다고 다독인 것이다.

[대장님, 분명 약속하셨습니다.]

그제 서야 제비가 조금 기분이 밝아지는지 희미하게 웃음을 짓는다.

[그래, 그렇게 하지......]

차돌 이는 제비에게 확답을 준다.
..
..............................................

차는 계속 달린다.
옆에 타고 가던 무랑이 얕은 신음을 흘린다.
차돌 이는 무랑이가 부상을 입은 것을 생각하고는 흠칫 놀란다.
자기의 무관심이 무랑 이를 잊고 있었으니 더군다나 상처를 입었는데...
차돌 이는 무랑에게 몸을 돌리며 다짜고짜 무랑의 손을 치우더니 옷을 찢어버린다.
그리고 상처를 본다.
날카로운 무기에 제법 긴 상처가 있었고 그곳에서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깊지 않은 상처로 보여 마음이 놓였지만 제비에게 급히 병원으로 차를 돌리도록 지시한다.
병원에 도착하여 차돌 이는 무랑을 부축하여 병원으로 들어가고 한참이나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은 병원에서 나온다.
아마 응급치료를 받고 나오는 것 일게다.
그리고는 차를 집으로 몰게 한다.
차가 달리는 내내 무랑은 간간이 신음을 토해냈고 그런 무랑 이를 차돌 이는 꼭 켜 안아 주고 있었다.
무랑은 자기를 걱정하며 안아주고 있는 차돌 이를 실눈을 뜨고 바라보더니 무슨 감흥에 젖었는지 실 같은 눈물을 뺨으로 흘러내리고 만다.
차돌 이는 울고 있는 무랑을 보며 싱긋이 웃어준다.

[왜 우느냐,]

[....................................]

무랑은 아무 말이 없다.
다만 소리 없이 눈물만 흘러내릴 뿐이다.
차돌 이는 무랑이가 고통 때문에 울 아이가 아닌지라 궁금해진다.

[아파서 우느냐, 아님 왜 우는 것이냐.]

[꿈만 같아서......]

뜬구름 같은 무랑이의 대답이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얼마나 바라고 바랐던 정인의 따뜻한 말인가,
그의 따뜻한 시선과 눈빛만으로도 무랑인 사랑의 행위를 열렬히 하고 난 뒤의 커다란
쾌감을 느끼듯 온몸이 오그라들듯 오는 쾌감과 행복에 젖었다.
이 순간이 눈물이 나도록 행복했다. 이런 순간을 위해 그 얼마나 힘들게 하루하루를 견뎌왔던가 새삼스럽기도 했다.
지금 내가 이렇게 행복하다고 크게 소리치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삼킨다.
이제 잠시라도 그와 떨어져서는 살수 없을 것 같다.
그랬다.
사람이란 누구나 주고자하는 마음보다 받고자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렇지 않으면 불만과 원망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주고자하는 마음이 받고자하는 마음보다 강하면 상대방을 원망할 리가 없다.
있다면 더 주지 못한데서 오는 안타까움만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무랑인 그 안타까움이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이다, 라고 마음속으로 굳게 믿었고 그래서 더욱 행복했다.

[뭐가]

그런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차돌 이는 더욱 멍청해진다.

[이렇게 오빠한테 안겨 있는 것이..........]

무랑 이는 겨우 그 말을 입으로 하여 놓고 부끄러운 듯 고개를 차돌이 품속에 묻어버린다.

[뭐........................]

차돌 이는 어이가 없었지만 무랑이 농담하는 성격이 아님을 알고 다시 뚫어져라 무랑일 본다.
무랑은 고개를 숙여 차돌이의 시선을 피하지만 얼굴은 더욱 차돌이의 품속으로 깊이 파고들고 있다.
차돌 이는 생각한다.
아......이 아이가 너무 외로웠구나.
허긴 어릴 때부터 쭉 혼자서 살아온 아이가 자기와 만났고 자기한테 정을 느끼고 그래서 누구도 아닌 자기한테만 의지하고 기대려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차돌 이는 무랑 이를 힘주어 안아준다.

[그래, 이젠 내가 보살펴줄게....
아무 곳도 보내지 않을 테니 그냥 이렇게 오빠랑 살자꾸나.]

차돌이의 소리를 들은 무랑은 그만 소리 내어 흐느끼고 만다.
아마 기쁨의 눈물이리라....
그녀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안기고 싶은 사람이었던가.
세속에 나와 남녀관계의 정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까이 갈 수없는 사랑을 그녀는 하고 있었고 그것이 한없이 멀게만 느꼈는데 그녀에게 그 사랑이라는 귀한 존재가 자기 품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느꼈기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만 것이다.
그녀는 거칠고 험한 물살을 헤쳐 가며 참고 견뎠기에 조각배 같은 사랑의 선실에 한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이렇게 작은 조각배로 거친 바다를 항해하려면 한눈을 팔아서도 안 되며 또 쉴 새 없이 노를 젓지 않으면 결코 원하는 곳으로 가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친 물살에 휩쓸려 뒤집혀지거나 침몰한다는 걸 안다.
찾아온 이 기회를 그녀는 죽자 사자 붙잡으리라 맹세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위해 무엇이든 몸을 사리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89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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