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84부]
차돌이도 더 이상 여기 있을 이유가 없었다.
손을 내밀어 지란이 가지고 있는 옷을 달라는 포즈를 취한다.
그러나 그런 여유를 주지 않는 지란이었다.
손을 내민 한쪽 팔에 가느다란 손이 걸쳐지더니 자기를 다시 방안으로 끌어들인다.
[자, 어서 들어가요......]
지란이 막무가내로 끌고 들어가더니 차돌 이를 상석에 앉히고 만다.
그리고 사람을 부르더니 상을 물리게 한다.
진희와 연수는 두 사람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볼 뿐 말이 없다.
물린 상이 나가자마자 금 새 다른 상이 들어온다.
아까완 대조할 순 없지만 그래도 성찬이다.
상이 내려지자마자 지란이 차돌이의 잔에 술을 붓고는 자기의 잔에도 채운다.
[2년 가까이 되지요. 우리.......]
지란이 알쏭달쏭한 말로 차돌 이에게 묻는다.
서로가 처음만나 헤어지고 다시 만난 지금까지 세월이다.
[아마 그럴 것이오. 그리고 아가씨들도 앉으라, 그러시오.
저렇게 서 있으니 영 민망하군요.]
차돌 이는 그럴 것이라는 대답을 해주고 멍청히 서있는 아가씨들을 쳐다본다.
[물리치면 안 될까요. 난 둘이 있고 싶은데....]
지란이 속마음을 드러낸다.
그건 아가씨가 있으면 자기의 본심을 이야기하기가 곤란하다는 말일 것이다.
[아니오. 그럴 필요가, 난 사장과 별 할 말이 없으니 곧 갈 것이오.
그러니 대체 날 잡은 이유가 뭔지 빨리 말이나 해 주시구려.]
차돌 이는 거부한다.
차돌 이는 지란 이와 둘이서 속닥거릴 아무른 이유나 할 이야기도 없었고 괜히 다른 사람의 눈에 이상하게 비쳐 보이는 것이 싫었다.
지랑은 차돌이가 자기와 둘이 있는 걸 부담스러워 하자 할 수없이 눈짓으로 아가씨를 앉게 한다.
아가씨는 자리에 앉아마자 조금 수다스러운 진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해 한마디 던지고 만다.
[어머...누구 시 길래 언니가 저렇게 안달하실까.....
난 언니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건 진정 처음이야...호호호....]
진희가 지란을 놀리고 있다.
이정도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사이라면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란 걸 말해주지만 지란은 진희의 수다에 눈을 부라리며 분기를 나타낸다.
[계집애, 가만있지 못해....]
지란은 자기를 놀리고 있는 진희를 야단치고는 고개를 돌려 차돌 이를 본다.
조금 전 진희를 야단칠 때 무서운 눈빛과는 달리 언제 바뀌었는지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부드럽게 변해있다.
그 눈에 눈웃음까지 가득 담고서....
그리고 가녀린 손에 길 다란 잔을 잡으며 앞으로 내민다.
진정 빠른 표정변화다.
[일단 같이 재회의 건배나 해요.]
다시 두 사람은 건배를 하고 잔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그 잔을 채운다.
그리고 다시 건배를 하자는 지란의 강요에 건배를 세 번이나 하고서야 안주를 먹을 수 있었다.
차돌 이는 안주를 입에 머금고 지란을 쳐다본다.
[이제 술은 되었으니 날 잡은 이유나 들어봅시다.]
차돌이가 먼저 자기를 남게 한 용건을 묻는다.
[알았어요, 단 흉은 보지마세요.
전, 숨기지 않고 전부 말해드릴 테니....]
지란이 뜸을 들인다.
[알았으니 말해보시오.]
차돌 이는 갑갑했다.
지란이 같은 호랑이 여사장이 어린 아가씨가 있다고 할 말을 못하는 졸장부가 아니란 걸아는 그가 이렇게 뜸을 들이자 갑갑증을 느끼며 물어본다.
[당신을 사모하는 것 같아요.]
한참을 망설이다 내 놓은 뜬금없는 지란의 말이다.
지란이로서는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말이다.
새파란 젊은 후배가 좌석에 같이 동석해 있는 자리에서 한번만난 사이이며 자기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어린 사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어찌 간단한 일이겠는가.
그러나 지란은 차라리 솔직해지자. 빙빙 돌려 이야기한다고 좋을 것도 없다.
이런 화끈한 남자라면 차라리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만다.
창밖 하늘에 비추이는 햇살이 그녀의 창백하고 불안한 얼굴에 비추인다.
부드러운 미소로 입 꼬리를 말아 올리고 있지만 그녀의 양미간은 불안에 구겨져 있었다.
차돌 이는 어안이 벙벙했다.
여자가 그것도 세상에서 주목받는 여자가 한번만난 남자에게 반했다는 말인데 그 당사자가 자기라는 게 우습기도 하고 기가 찬다.
멍청한 표정이 되어 한참을 지란을 쳐다보던 차돌 이는 지금 지란이 하기 힘든 엄청난 말을 해놓고 처분을 기다리는 도살장의 소처럼 불안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저 여자는 지금 진실을 말했다는 걸 느낀다.
나에게 무엇이 있어.....
차돌이도 숙연해진다.
어떤 말로 지금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해진다.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여자를 어떻게 지켜줘야 할지 몰랐다.
허나 말도 안 되는 것은 빨리 제자리로 돌려야한다고 생각하고 지란의 애소를 물리친다.
[허허허.....이런.......허허...장난도...........정말 말도 안 되오.
난 당신과 맞는 게 없는 사람이오.
나보다 잘생기고 멋진 남자들 천하에 널린 곳이 이놈의 세상이오.
날 놀리는 건 이정도로 하고 맙시다.
설령 당신이 그렇다 해도 내겐 당신이 아니오.
왜 내가 젊은 여자들을 놓아두고 당신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겠소.
그러니 지금 했던 말은 없던 걸로 합시다.]
차돌 이는 그녀를 쳐다보며 웃고 만다.
다짜고짜 꺼낸 한마디가 나를 사랑한다니........어찌 사람이 한번보고 사모의 정을 느낄 수가 있단 말이야....
아무리 젊은 사람의 냄새가 그립고 몸이 달아서 장난을 쳐도 유분수지 그리고 할 말이 따로 있지 어찌 대 여배우이고 만인의 존경을 받는 이 여자가 나를 보고 사랑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어 어리벙벙했다.
[아무래도 좋아요.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이날까지 살면서 어느 남자도 사랑해 본적은 없었어요.
물론 남자와 살았지만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의 사이에 자식은 필요 없다 여겼기에
이 나이가 되도록 자식도 낳아보지 못한 여자입니다.
그런데 당신을 첫눈에 보고 이 남자가 내 남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내가 늙고 초라하지만 내 가슴속의 열정도 늙고 초라해지진 않았어요.
그래요, 당신은 젊고 했으니 마땅히 젊은 여자가 좋겠지요.
난 많은걸 바라지 않아요.
그냥 당신의 숨은 여자로 있고 싶어요.
늙어 당신의 비위를 맞춰주지 못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남자를 위해 나머지
인생을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제발 그렇게라도 있게 해 주세요.]
그녀는 다시 솔직한 심정을 밝히며 그의 여자가 되길 소원한다.
그리고 말이 끝나갈 즈음에는 감정을 주체 못 한 울음이 섞여있었다.
듣고 있던 두 아가씨들은 입을 한없이 벌리고 놀라 아연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는 모습이다.
우리 언니가 어떤 여자인가.
방송국 사장도 영화 제작자도 모두가 한발 물러서는 대장부 같은 여걸인 언니가 한없이 약하고 애처로운 몸짓으로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니 천지개벽한일보다 더 심한 타격에 멍청해지고 기절할 듯 놀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차돌 이는 도저히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 말없이 방을 나가 버린다.
[내일 모시겠어요.
제발 제 청을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
뒤에서 지란이 울먹이며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랬다.
지란이 누구이든가.
차돌이가 빈틈을 보일 때 재빨리 휴대폰전화번호를 알아낸 것이다.
그래서 내일 모시겠다고 한 것이다.
차돌 이는 말없이 혼자 주차장으로 향한다.
주차장으로 향하며 차돌 이는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지금 지란이 자기에게 하는 말이.... 그 말을 하는 저의가 진실인 것 같아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속으로 많이 놀라기도 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에........
사람에겐 저마다 가야할 길이 있고 지켜야 할 자리가 있는 법인데.......
도대체 지란이 가고 지켜야 할 자리가 어디고 어디이기에..........
누구나 자기가 가고 지켜야할 자리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해야 얻어질까말까 한 세상에
그나마도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없는 세상 아닌가.
과연 지란이가 나에게서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농담이라기엔 너무나 진솔하지 않는가..........
진실로 나를 마음에 두고 늙었어도 그런 용기를 가졌다면 그 용기에 찬사라도 보내줄
정도로 아름다운 용기가 아니겠는가.
도무지 뭐가 뭔지 생각에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때 그의 생각을 깨는 뾰족한 여인의 소리가 들린다.
[이봐요.]
차돌 이는 누군가 자기를 부르는 듯하자 고개를 돌린다.
세은이었다.
차돌 이는 세은을 쳐다본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말이 하고 싶지 않아 쳐다만 보고 있다.
[제게는 간다는 말도 하지 않고 가버릴 참이었어요.
정말 야속한 사람이네...]
세은이 표독한 눈을 하고 외친다.
[아....미안하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잘 있으시오.]
차돌 이는 그제 서야 사과의 말과 함께 간다는 인사를 한다.
[흥.....다른 남자를 눈에도 보이지 않게 하고선.....
하여간 오늘은 물러나겠어요.
하지만 당신만 보이도록 만든 이 몸 뚱 아리는 반드시 책임지셔야 해요. 흥.....]
세은은 눈 꼬리를 말고 차돌 이를 쳐다본다.
이제 이 몸뚱이를 당신에게 길들여졌으니 당신이 책임지라고 앙칼지게 쏘아붙인다.
차돌 이는 환장할 지경이었다.
이거야 말로 엎친 데 덮친 꼴이 아닌가.
막다른 골목에서는 생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이라 했다.
그래서 고초를 받는 자를 비웃거나 흉잡지 마라했다.
약한 자를 비웃거나 얕잡아보다가 큰코다치는 사람 부지기수가 아닌가...
사나운 짐승이 따로 없다.
무엇이든 심하게 다루면 사나워지는 법이다.
남을 험담하거나 흉보기는 자기 혀에 가시를 돋게 한다 했는데...혀에 돋은 가시는 남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찌르게 되는 법이다.
남의 약점이나 아픈 곳을 들추어 괴롭히는 것은 흉터자국에 상처를 내는 짓이거늘...
그때의 상처가 얼마나 심했으면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법인데....
모든 것은 내가 저지른 일, 내가 책임져야할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예전이면 모르되 지금은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
이제 사 행복을 찾았는데 다시는 더 이상 여자를 두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왜 갑자기 하나도 아닌 두 사람이 목숨을 걸다시피 달려든다 말인가...
누나를 어찌 대한단 말인가, 속이 갑갑해온다.
누나를 만나 모든 여자들을 정리하고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여자들이 다가오고 있으니 행인지 불행인지....
여느 남자라면 좋아서 죽을 지경이겠지만 지금 차돌이의 입장에선 누나볼 면목이 없어지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차에 오니 제비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제비가 열어주는 차문으로 들어가 시트에 몸을 가라앉힌다.
제비는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를 몰아 서서히 집을 빠져나온다.
그리고 대장에게 행선지를 물어보려하다가 대장이 심각하게 있는 것을 보고 차의 속도를 천천히 하며 운전을 하고 가는 것이다.
차돌 이는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강 저 편에 검은 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강을 덮는 구름들이 점점 넓어지면서 기분 나쁜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올적에 간혹 보이던 낚시꾼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 소나기가 쏟아지고 번개가 칠 것이 두려워 어디론가 몸을 피한 듯 강가에는 이상한 정적만이 감도는 듯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강둑에 심어진 나무들이 바람을 맞고 휘청거리며 휘파람 같은 소리를 내면서 흐느적거린다.
곧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살인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이 몰려온다.
하늘은 속이지 않았다.
차돌이의 마음만큼이나 어두운 구름들이 순식간에 몰려와 강가를 어둡게 하더니 금방 주위가 캄캄해지고 억수같은 비가 내리친다.
변동 많은 여름날의 날씨를 한껏 보여주는 하늘의 처사이다.
[이봐, 제비....]
[옛, 대장님....]
차돌이가 자기를 부르자 제비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내말 명심하고 들어.
이젠 제비는 나의 여러 면을 누구보다 많이 보고 알게 될 거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자넨 내가 허락하지 않는 것은 보고도 봉사고 들어도 귀머거리가
되어야 한다는 걸 명심해.
내 말을 어길 시에는 제비는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없는 몸 일거야.
이 말은 전에도 했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는거야.
지킬 수 있겠어.]
차돌 이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제비가 알고 있는 말을 재삼 강조시킨다.
아마 오늘 같은 일이 더러 생겨 혹 제비가 입이라도 잘못 놀려 자기 뿐 만아니라 자기와 같이 있던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여기고 재삼 당부하는 것이다.
[옛, 대장님.
대장님이 저를 충성스런 부하로 보고 어려운 일을 맡겨주시는데 어찌 내가 대장님의
한마디를 허술히 할 수 있습니까.
만약 그러한 일이 생긴다면 목숨을 내어 놓겠습니다.
아니 제 손으로 제 목숨을 정리해 버리겠습니다.
그리고 전 벌써 대장님이 하시는 일엔 벙어리고 귀머거리며 봉사입니다.
아무 염려 마시고 그냥 있어도 없다 생각하십시오, 히히...]
제비는 한껏 충성을 보인다.
이미 대장을 위해서 목숨마저 불사하겠다고 속으로 천명하고 있었으니 대답이 막힐 리가
없었다.
차돌 이는 흡족하였다.
[좋아, 내가 첫눈에 자네를 알아보았지.
그럼 XX동 극동빌라로 가자.]
[옛, 대장님....]
억수같은 비와 검은 하늘에 번쩍이는 번개를 보며 차는 앞을 밝히는 불을 키고 속도를 내며 달려간다.
................................................
차돌이의 호주머니에서 전화가 왔음을 알리는 멜로디가 새어 나온다.
차돌 이는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는다.
[누나야.....]
[응....잊었어.]
선영 이는 자기와 약속한일을 혹시 잊고 있는지 묻는다.
[아니.....알았어, 그리로 갈게.....]
차돌 이는 전화를 끊고는 제비에게 휴대폰을 건넨다.
[제비, 앞으로 나와 있을 때에는 제비가 내 휴대폰을 관리해...
난 이것이 싫어.....
그리고 종로 XX백화점주차장으로 가자.]
차돌 이는 휴대폰을 제비에게 건네며 몸을 뒷자리에 눕힌다.
[알겠습니다. 대장님....]
제비는 차돌이가 주는 전화기를 받아 안주머니에 간직하더니 힘찬 어조로 복명한다.
.
............................................................
차돌이가 백화점 주차장으로 가자 선영 이와 무랑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돌이가 들어서자 두 여자는 황급히 차돌이 차로 다가온다.
재빨리 운전석에서 나와 문을 열어주는 제비를 보고 누구인가 의아해하지만 차에서 나오는 차돌 이를 보자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선영 이는 그런 미소를 머금은 체 차돌 이를 보고 눈을 흘긴다.
[늦었어, 이미 약속한 일인데 이럼 어떻게.....
지금 바로가도 이상 없겠지.]
선영이가 시계를 보며 조금 안달을 한다.
차돌 이는 그런 누나의 성격을 안다.
자기도 별반 다름없지만 누구랑 약속하면 반드시 그 시간을 분명히 지키려고 하는 성격임을........
자기가 조금 늦게 나타났으니 얼마나 그 성격에 안달이 났겠는가.
그러나 동생이기 이전에 제 남편이요, 주인인 차돌 이에게 어찌 화를 낼 수 있으리....화를 속으로 삭이고 빨리 가자고 조른다.
[그래, 누나 미안해.....어서가자.]
차돌 이는 누나에게 늦은 것을 사과하고 제비를 바라보며 명령한다.
[자네는 우리 뒤를 따르게.....]
[예,]
차돌이가 누나의 차로 가서 뒷좌석에 앉는다.
선영 이와 무랑 이는 어딘가 좋아 보이지 않는 차돌이의 모습에서 불안을 느끼고 재빠른 걸음으로 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이어 차가 움직이고 삽시간에 차는 백화점을 빠져나와 어디론 가로 달린다.
[신랑, 안 좋은 일 있어. 그리고 저기 기사 분은 누구야......]
선영 이는 동생의 마음이 울적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울적한 동생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자 하기 힘든 신랑이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면서 기분을 전환시키려 한다.
[응. 오늘부터 내차를 몰 기사야.]
차돌이가 근성으로 말한다.
뭔가 가슴속의 불안한 감정이 밖으로 표출되어 시무룩해 보인다.
그러자 이내 무랑이 큰소리로 외친다.
[안 돼....내가 할 거야.]
무랑이 울상이다.
자기를 차돌 이와 떼어놓으려고 한다고 느낀 모양이다.
금방이라도 밖의 날씨처럼 억수같이 눈물을 쏟을 기세이다.
차돌 이는 빙긋이 웃어준다.
[녀석, 걱정 마....한시도 널 떼어놓지 않으마.
내 옆이 아니면 누나 옆에서....그럼 되었지...후후후......]
차돌 이는 그런 무랑이가 귀여웠다.
그래서 부드러운 말로 절대 로 널 떼어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준다.
[휴우....그렇다면 몰라도, 난 얼마나 놀랐다고.....]
무랑이 안도의 한숨을 쉬자 선영이도 그런 무랑을 보고 뭐가 우스운지 깔깔거리며 웃는다.
[정말 무랑이가 나보다 내 신랑을 더 사랑하는 모양이지...호호호....]
무랑은 아무 말도 못하고 양 볼만 붉게 물들이고 애 궂은 손가락만 만지고 있다.
누가 무랑이의 마음을 짐작하리......
사실 무랑 이는 진즉부터 차돌 이를 죽도록 사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옆에는 자기보다 예쁜 아가씨들이 즐비했다.
감히 나 같은 여자는 비교도 안될 만큼 예쁘고 똑똑한 여자들이 그에게 목매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조금치도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었다.
괜히 그런 말을 꺼냈다가 나이도 어린 게 벌써부터 라며 핀잔을 듣는 게 뻔했고 속으로 참고 삭히고 있었다.
언젠가는 꼭 나의 마음을 보여주고 말리라, 그런 다짐 속에 하루하루를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앓으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언니가 내 마음을 안다는 듯이 꼬집으며 약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 언니가 밉기보다는 그런 말을 함으로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보여주었다는 게 기뻤다.
무랑인 부끄러웠다.
속마음을 들킨 어린 아가씨의 마음이니 오죽하랴......
[이집이야.]
잠시 후 차는 대궐 같은 집 앞에 도착하고 선영이가 차돌 이를 본다.
[우와...멋지네....
누나, 염려 마, 나도 곧 이보다 좋은 집을 지어 누나랑 살 테니.. 정말이야....]
차돌 이는 감탄했다.
너무나 으리으리하고 호화스런 집을 보자 언젠가 자기도 꼭 이런 집에 살고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누나에게 보여준다.
[그래, 고맙다. 꼭 그렇게 해 줘야 해....]
선영 이는 차돌이의 능력을 알고 있다.
외제차와 집, 그 정도는 모두 여자로 인해 받은 것일 테지만 실질적인 현재 재산도 알고 보면 엄청나다는 것을 그러나 선영이도 어릴 적 쪼들리던 생각이 났는지 그런 어마어마한 집에서 진정 살고 싶었다.
[1년만 기다려.
이보다 더 멋진 집을 지어 누나에게 선물할 테니....]
차돌 이는 다짐한다.
빨리 이보다 좋은 집을 지어 누나와 살고 말겠다고 집에 가면 곰을 독촉해서라도 빨리 땅을 구해 집부터 지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한다.
[자, 그런데 무랑 이와 저 기사 분은 어떻게 할까,
시간이 조금 걸릴 텐데....]
선영 이는 남은 두 사람이 염려되는 모양이다.
짧은 시간도 아니고 어쩌면 길어질 수도 있는 시간이라 남은 두 사람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차돌이의 말은 간단명료했다.
[여기서 기다려. 네가 갈 곳이 아니라서.......알았지, 무랑,]
[치 이... 나도 가면 안 돼.....]
무랑이 떼를 쓴다.
물론 자기가 그곳에 갈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혹시나 해서 떼를 써본 것이다.
그러자 차돌이가 불같이 화를 낸다.
[하, 무랑이 너... 갑자기 말이 많아지고 예사로 내말을 거역하려든다.....
정말 이러면 ?아 버린다.]
[알았어, 오빠, 기다릴게.]
무랑이 기가 죽는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풀이 죽은 작은 소리로 대답한다.
[후후후.....]
차돌이가 내리자 제비가 다가와 명을 기다린다.
차돌 이는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대문 앞으로 간다.
선영이도 언제 손에 들었는지 커다란 바구니에 과일상자를 담은 선물을 들고 옆에 선다.
불과 수초사이에 내린 비로 둘은 옷이 흠 벅 젖어버린다.
그만큼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어느 집 대문 앞에 서 있다.
85부에 계속
야설을 83부나 쓴다고 나무라는분도 있군요.
야설은 소설이 아니다라는 말로 들리네요.
왜죠, 야설은 사람의 말초신경이나 건드리기만 하는 글이라나하나요.
조금은 기분이 울적하네요.
그냥 성감만 일으키는 글만 쓰면 된다는말로 들립니다.
성욕은 모든 짐승에게 모두 있습니다.
그것이 인간이 하는것이라면 얼마나 다양하고 또 생각이 다르고 느끼는 성감또한 다 틀릴진데...
그분의 생각이 바귀었으면 하네요.
그분에게는 야설은 그냥 야설일진 몰라도 적어도 모든 야설작가는 그렇게 치부받길 원치 않을겁니다..
조금은 기분이 울적해집니다.
지금 이 한부도 상당한 용량인데,,84부나 이렇게 질적거리고 있었다니...
모두모두 건강하십시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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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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