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86부]
기주가 호탕하게 웃는다.
얼굴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 가득 실려 있었다.
그러나 웃고 난 기주의 표정에는 자기의 소망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빛이 역력했다.
[하하하....자네 남매는 독특한 취향의 소원을 가지고 있네그려.
그렇다면 내가 조금 도와주지. 아니 부탁이라고 해야겠지.
저기 우리 큰애에게 자네 자식을 낳게 해서 엄마 성으로 주지 않겠나.
난 아들이 없어 나를 마지막으로 대가 끊긴다는 게 억울해서 말이야..허허허.....]
밑도 끝도 없는 기주의 말이다.
그러나 어쩌면 농담 삼아 들릴 그 말엔 진심이 묻어있었다.
[아니....그게 무슨 말씀인지.....]
차돌 이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지고 만다.
대 그룹의 회장 딸이 한번 이혼으로 아무 남자와 살게 하진 않는다.
따져도 엄청 따지는 게 우리 사회의 통념인데 마치 돈 받고 몸 파는 여자를 소개하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말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말 그대로일세... 자네가 내 큰애를 안아줬으면 하네....
저앤 내성적이라 말은 안하지만 어쩌면 날 충분히 이해할걸세...
난 저애의 몸에서 난놈을 후계자로 삼고 싶어,
그것이 자네 같은 남자라면 더욱 욕심이 생기니...하하하....]
기주는 차돌 이를 빤히 보며 진심을 말하고 있었다.
[이.......이런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회장님 농담도 지나칩니다.]
차돌 이는 어이가 없어 이젠 말까지 더듬거린다.
[아니네, 난 사고방식을 바꾸기로 했네.
두 아이를 정략적으로 시집보낸 것이 무척 마음에 걸렸어.
여자의 행복이란 돈도 명예도 아닌 자기를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가 제일인데....
난 그러지 못했네.
지금이라면 딸애들이 거지랑 살겠다고 해도 들어줄 참이네.
난 이렇게 생각이 들었네.
여자의 사랑이 어디 정신만으로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건가.
난 다르게 보네.
여자란 정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적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정신적인 노예는 없어도 성적으로 노예가 되어 일평생 남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를 종종 봐왔어.
그런 여자가 정말 바보일까.
난 아니라고 보네.
여자에겐 그 남자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일거야.
아무도 채워주지 못하는 성적인 쾌락이야말로 여자를 지배하는 으뜸이기 때문이라고
보네.
난 자네가 그러하리라 느껴지네.
자네의 몸에서 풍기는 야수와 같은 냄새에 세상의 여자들은 자네를 보고 쾌락을
알거나 느끼려하는 여자는 모두 덤벼들 것이라고....
그래서 딸애에게 진정한 쾌락도 가지게 해주는 남자를 얻게 해주려는 것일세.
내 생각이 도덕적으로 비뚤어져 보여도 내 마음은 진실이라네....]
기주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을 들먹여 차돌 이를 납득하려든다.
그리고 여자가 혼자 늙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임도 말해준다.
여자란 사내가 주는 기쁨이 이 세상에 제일인데 자기 큰애가 젊은 나이에 혼자되고 또한 자기의 집안이 이러하니 아무나 덤비지도 않고 어쩌다 욕심내는 놈은 자기의 배경이나 재력을 탐하는 놈들뿐이다 보니 진실로 사내다운 호기를 가진 남자에게 딸을 안겨주고 그 딸에게서 나온 자식을 자기 성으로 입적시켜 후계자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다.
[..........................]
차돌 이는 표정의 변화도 없이 창밖만 보며 말을 않는다.
차돌이의 속내가 어떠한지 모르는 기주는 계속 말을 이어간다.
[자네가 싫으면 거절해도 되네.
하지만 자네가 지을 집터에 우리 큰애집도 한 채 지어주게.
그곳은 상당히 넓어 수십 채를 지어도 남아도니 문제는 없을 것이고....
그렇게라도 해서 자네근방에 있다 보면 뭔가 되지 않을까 해서이네..하하하...]
기주는 아예 수경 이를 이참에 차돌 이에게 떠넘기고 싶은 모양이다.
차돌 이는 기주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모든 게 기주의 말이 맞는다 치더라도 너무나 성급한 결정이고 빠른 행동 이였기에 뭐가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 무얼 바라는 게 있어서일까.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어 나에게 환심이나 아니면 딸을 이용하여 나를 구속이라도 할 셈인가....
모든 것이 기주 마음대로 되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처음 어른이 되어 만나 다짜고짜 딸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자식을 남겨달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회장님, 왜 하필 나입니까.
회장님 말씀대로 되어도 내겐 숨어있는 여자로 밖에 될 수 없을 텐데..]
차돌 이는 기주의 딸을 안아주겠다는 것도 안 된다는 것도 아닌 왜 자기냐고 물어본다.
들어보고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아까도 말했잖아.
자넨 야수를 닮았다고..........
자네는 확실하게 여자를 지배하며 살 것 같고 그런 자가 여자에게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
자넨 그럴 능력이 있다고 난 감히 장담하네.
그리고 숨어 있던지 밖으로 나오든지 하는 것은 나중의 일이야.
여자가 숨어있는 여자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러할 것이고 그게 싫으면 자네 곁에서
물러나지 않겠는가.]
기주는 분명했다.
여자는 무엇보다 남자에게서 느끼는 행복이 최고임을........
스스로 똑똑한 것보다 남자에게 순종하고 그리고 야수 같은 남자에게 얻는 만족은 생애
최고일 것이라 믿는다며 그런 걸 딸이 느끼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실로 딸 앞에서는 할 수없는 이야기이기에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미 한번 시집간 여자이고 이젠 그러한 남자를 만나 살기 바란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회장님 말이 설령 맞다 고 해도 왜 내가 젊은 아이를 두고 유부녀를 택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차돌 이는 수경이가 유부녀인데 젊은 아가씨를 두고 쓸데없이 화근을 초래할 여자를 품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라도 기주의 생각을 돌리거나 접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주는 조금도 물러나지 않는다.
[유부녀가 아니라 이혼녀야.
그리고 진정한 남자란 여자를 따지지 않는 법이야
자기가 좋고 마음에 드는 여자라면 노소를 가릴 필요가 어디 있으며 귀천을 따질
이유가 뭐있겠어.
모든 이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남자란 백 처도 마다않는 용기도 있어야해...
난 누군가가 능력이 되어 실제로 우리 애들 다 가져도 상관 않을 참이네.
여자의 마음을 잡을 능력이 있다면 여자가 진정 그 남자를 위하겠다면 내가 말려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건데 피곤하게 얼굴 붉힐 이유가 무엇 있겠어.
차라리 인정하고 편한 사이로 지내는 게 좋다는 것이 내 지론일세....
그러나 여자도 사람이고 남자 못지않은 사고를 지니고 있어.
내생각과 일치하지 않다는 말이지.
자매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게 쉽지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이 말이야.
만약 그런 일이 진정 내게 생긴다면 그리고 아이들이 진정 그를 따르겠다면 난 말릴
생각이 없네...하하하...]
기주는 자기 뜻과 주관을 말한다.
그리고 자기의 주관이 다른 사람과 같지 않아 그런 일이 일어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말한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행하는 모든 일반적인 행위는 교리나 관습에 따라서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는 공허한 현상에 불과하며 다만 정신의 경향이 있을 뿐이다.
이 영향으로 말미암아 어떤 행위를 하게 되며 그리하여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이런 정신적인 경향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존속하는 것이 상례이다.
과연 이러한 경향이 인간의 삶을 사는데 반드시 옳다고만 할 수 있는가.
개개인의 성격이나 관념이 다르고 감정 또한 틀린다.
내가 부모라고 이것이 옳고 저것이 나쁘다고 결정지을 수는 없다.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게 그에게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자식 간에도 이해관계가 틀리지만 다만 남보다 의견을 따르고 존중해줄 뿐이다.
사람은 늙으면 뭔가가 느껴지고 관대해지는 법이다.
왜일까, 그만큼 여러 각각의 사람을 경험하고 모든 사물이나 행위를 보다 이해하기 때문이다.
기주는 이제 집안의 자존심도 그 무엇도 딸애의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다만 좋은 기회를 딸이 놓치지 않았으면 했고 혼자 사는 딸에게 진정한 남자를 안을 기회를 주고자 했다.
어찌 보면 이것 또한 기주의 욕심일수도 있지만 세상과 딸을 보는 마음이 후해지고 너그러워진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은 개인이 결정할일이고 자기는 그저 옆에서 지켜보겠다는 말이다.
[그 지론이,,,,,,나중에 회장님을 후회 하시게 만들 겁니다.]
[하하하.....어려울 걸세.
만약 그런 일이 벌어져도 절대로 후회하거나 그 원흉이 자네라면 난 자네를 절대
욕하거나 원망하지 않겠네....]
기주는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누구보다 딸아이들의 자손 심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일은 그냥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재미로 엮어 낸 이야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후후후......]
차돌 이는 말없이 웃음만 흘리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은 않고 창밖으로 떨어지는 억수같은 비만 쳐다볼 뿐이다.
.
.........................................
.
[자....잠깐 이리 와서 앉지. 내가 전해줄 것이 있으니.....]
기주는 소파로 차돌 이를 불러 앉게 한다.
[자네 것일세.
언젠가 자네를 만나면 주리라 여기고 확실히 모아둔걸세.
이젠 자네가 관리하도록 하세.]
기주는 차돌이가 앉자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커다란 봉투를 내민다.
[이게 무엇입니까,]
차돌 이는 기주가 갑자기 봉투를 내밀자 의아해서 쳐다본다.
[주식이라네.
자네가 나에게 투자한 돈의 주식이라네.]
[투자한 주식이라니....난 그런 게 없는데...왜 내게 이걸 주십니까,]
차돌 이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갑자기 자기에게 웬 주식이 있고 그걸 내 것이라 하며 주는 줄 몰랐다.
[허허허....잊었나, 자넨 나에게 투자하지 않았나.
사실 그날 자네가 아니었다면 아마 난 큰 낭 폐를 보았을 것이네.
자네 덕에 모든 걸 원만히 처리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엄청난 이익을 보았고
지금도 보고 있어.
난 약속은 천금이라 여기고 지키는 사람이라네.....
받으시게...]
기주는 옛날 자기가 찾아준 것에 대한 보답을 잊지 않고 있었다.
500억이 넘는 금액이 자기 몫이라 했던 말이 생각난다.
기주와 헤어질 때 그 돈을 기주에게 투자하는 식으로 하라며 사절하고 나왔는데 기주가 그 말을 잊지 않고 진정으로 자기에게 주기위해 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실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차돌 이는 감격했다.
[아.................................................]
[자 받게.........난 이것 때문에 귀찮아 죽을 뻔했네. 하하하........]
기주가 농을 섞으며 다시 차돌이가 받을 것을 재촉한다.
차돌 이는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든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있었다.
[진정 너무나 감사한 처사에 감격했습니다.
오늘 이러한 일이 내게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않았는데.......
하늘이 나를 도와주나 봅니다.
이걸 냉큼 받았다고 세상 사람들이 날 욕할지 몰라도 전 염치없이 받겠습니다.
그리고 난 지금 이걸 모두 돈으로 바꾸었으면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차돌 이는 감격에 겨워 고마움을 표시하고 염치없이 받겠다고 선언한다.
아직도 그것을 잊지 않고 자기의 몫이라며 배려하고 챙겨주는 기주처럼 더없이 고마운 사람에게 덥석 받겠다고 말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지 몰라도 기주의 눈빛이 진정 받기를 원하고 있음을 읽었기에 편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식을 팔아 돈으로 바꾼다면 회사에 혹 불이익이 있지 않는가하고 묻는 것이다..
[자네 것이네. 얼마든지 마음대로 하게.]
기주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다만 웃으며 네 것이니 어떻게 처리해도 상관 않겠다는 뜻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주식 거래는 문외한입니다.
회장님이 이 주식을 돈으로 바꿔주실 수는 없는지...
회장님의 말씀대로라면 이건 상당한 금액임이 분명한데 전 지금 무엇보다 돈이
필요한지라. 물론 회장님의 땅값과 공장을 구입할 돈은 빼고 말입니다.]
[하하하....자네가 그러길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모든 것은 손 실장 편으로 자네에게 전달하도록 하지...그럼 되었는가,]
기주는 웃으면서 차돌이의 요구를 무조건 승낙해 버린다.
망설일 이유도 없었다.
기주는 그것이 차돌이의 것이라 예전에 결정하고 언젠가 주기로 한 것을 주었고 차돌이가 처분을 자기에게 맡기자 그게 편하고 자기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조건이니 두 말 않고 받아 드린 것이다.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내일이라도 사람을 시켜 땅을 보여주었으면 하는데.....]
차돌 이는 자기의 꿈이 보다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게 마냥 기분 좋았다.
그래서 체면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을 그대로 보이고 만다.
[그러하겠네, 내일 상무에게 일러놓겠네, 그러니 사람을 보내도록 하게나....
나도 내 딸이 살 곳이니 망설이지 않겠네. 허허허....]
기주도 기분 좋게 승낙한다.
차돌 이는 계속된 행운이 마치 꿈만 같아진다.
기주를 바라보며 감사의 표정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드러내 보인다.
날아갈듯 한 저녁만찬의 시간은 멈추지를 않았고 모두는 이별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모든 사람과 웃으며 인사를 하고는 또다시 빗길을 걸으며 집밖에 세워둔 차에 오르고서야 긴장했던 마음을 푼다.
[왜 여기 탔어.]
선영 이는 차돌이가 자기 차에 타지 고 재차에 타는 것이 이상해 묻는다.
[응....누나랑 있고 싶어서....]
차돌 이는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선영이도 그런 동생을 보니 절로 기분이 좋다.
[뭐....호호호...이럴 땐 어릴 때랑 하나도 변한 게 없어....호호호...그래 그러자.]
차가 달린다.
차돌 이는 누나의 손을 잡고 싱글 벙 글이다,
선영 이는 그런 차돌이가 마냥 좋은지 차돌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살며시 눈을 감는다.
선영 이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위에서 살고 있다.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삶이 있고 살아가는 길이 있다.
그 삶과 길이 오래갈 수는 없지 않는가,
모두는 언젠가 빠르고 늦는 차이지만 사라져야 할 운명인 것이다.
살아 있을 동안의 행, 불행을 겉으로 아니면 짐작으로 말할 순 없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점칠 일이다.
내 인생이 어둡고 절망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현재의 도덕관념으로 나를 보아서일 테고 내가 행복하다 여기는 사람은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사랑이 아니냐며 할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다.
난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음이니 조금도 후회하거나 절망하지 않으리다.
영원히 그늘 속에서 필 운명이지만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고 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추호도 주저치 않으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리고 마음껏 사랑하리라고...
죽음이 나를 갈라놓지 않는 이상 굴욕과 멸시를 당해도 내 마음을 굽히지 않으리라고....
사랑하는 님 의 품에서 죽고 싶을 뿐이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어진다.
.
.
.
[안 돼. 집으로 가.
오늘은 혼자 있고 싶고 나 자신도 정리하고 싶은 게 있어.
내가 자꾸 떼를 부리면 난 너무 힘들어져.
누난 욕 듣고 싶지 않아.
모두가 널 사랑하고 있어.
넌 그들을 골고루 안아줄 필요도 있고 그래야 누나가 나중에 편해 줘.
그러니 오늘은 집으로가...가서 기다리고 있는 식구들에게 사랑해 줘.]
선영이가 떼를 쓰며 자기랑 오늘도 같이 자겠다는 차돌 이를 무섭게 다구치고 있다.
그녀도 생각이 있었다.
해서는 안 될 엄청난 근친을 저지르고 있는 자기가 그의 여자로 있으려면 현재 동생의 곁에 있는 여자에게도 관대해야 했다.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
모르지 않는가, 앙심을 품고 차돌 이와 자기가 피가 같은 오누이지간인데 부부의 연을 맺고 살고 있다고 까발리기라도 하면..아찔했다.
그러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질게 뻔했다.
자기도 자기지만 사랑하는 동생이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서 그녀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기로 했다.
동생의 여자에게도 똑같이 시간을 주어야 나중에 편해진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그렇게 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지금 선영이의 고민은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고민이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로서는 그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누나......누나....같이 있자..]
차돌 이는 울상을 지으며 다시 누나에게 매달린다.
역시 돌아오는 건 매몰찬 거절이다
[그래도..............]
선영이가 화를 낸다.
차돌 이는 더 이상 떼를 쓸 수 없었다.
[피이......같이 있어주면 어때서.........그럼, 내일은 누나랑 있는 거다.
참, 누나.....내일 시간나면 지은이 누나 한번 찾아봐.
지금 어찌하고 사는지 궁금해...우릴 엄청 도와줬는데..]
차돌 이는 힘없이 돌아서다가 급히 몸을 돌리며 누나에게 사람 찾는 일을 부탁한다.
아까부터 말하려고 했는데 깜박 잊어버리고 있다가 방금 생각이 떠올랐으며 다행히 누나가 내일 할 일이 없는듯해서 부탁하는 것이다.
[어머머...이 아이가.......
갑자기 지은이는 ... 아는 여자는 모두 다 건드리려고 하네. 호호호...
허긴 나도 많이 궁금하다. 알았어...
그 일은 내가 알아볼 테니 넌 어서 집으로 가...........]
선영이도 그럴 마음이 있었지만 가슴에 온통 차돌이만 묻고 있어 그럴 마음을 먹지 못하고 있다가 차돌이가 들먹이자 그래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밉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네가 또 다른 여자가 생각나서 그러는 것이냐며 동생을 놀리는 것이다.
[아냐 누나, 누나는 괜히....그럼 갈게, 무랑아 뒷 차로 가자.]
차돌 이는 결단하면 행동도 빨랐다.
이왕 누나랑 같이 있을 수 없다면 빨리 포기하고 집으로 가려는 것이다.
급히 누나 차에서 나와 빗속을 달리며 자기 차에 탄다.
이어 무랑이도 들어오고 차는 빌라를 벗어난다.
선영 이는 차돌이가 사라지자 차에서 내리더니 빌라 현관으로 치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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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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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캄캄하고 아직도 거센 빗줄기는 조금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방안엔 원 히 불이 밝혀져 대낮처럼 밝다.
그 방안의 넓은 침대위엔 벌거벗은 차돌이가 누워있고 몸을 옆으로 하고 한손으로 털 속에 숨은 젖꼭지를 찾아내 간 지르고 있는 윤지가 있었다.
[오빠, 사랑해.....
정말이야, 오빠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난 오빠만 영원히 사랑할거야...]
윤지는 작은 소리로 차돌 이에게 한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그래, 석이엄마. 미안해.
당신이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줘버렸기 때문에 널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야.
석이 엄마에게 너무 미안해.
그리고 모든 여자들에게도.]
차돌이도 그런 윤지에게 자기의 마음을 드러내어 보이고 만다.
더는 이 여자들을 괴롭히며 살고 싶지 않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기의 심정을 밝힌 것이다.
[어머... 오빠가 웬일이야. 오빠....오빠. 정말 오빠 맞아..........
흑......오빠 마음 알아.....그래도 이정도로 말해주리라곤 진정 꿈에도 생각 못했어.]
윤지는 서러움 인지 감격인지 까닭모를 눈물이 쏟아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정말 기대하지도 않았던 말 이였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무심하게 받아줄 것이라 여겼는데 정말 부드럽고 사랑스런 목소리로 대해주니 꿈만 같았다.
정말 오랜 시간 인내하고 참았던 보람이었다.
그 얼마나 혼자 힘들었는가,
이제 그렇게 참고 참았던 인내라는 고독이 껍질을 벗는 것 같았다.
외롭고 적막한 시간을 참고 견뎌낸 보람이 온 것 같았다.
누군가가 그랬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고통을 감내하며 사는 말 못할 고독이 있다고....
이제 외로움이 끝나는 것 같았다.
윤지는 온몸에 퍼지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다.
마치 하늘을 가로지르는 철새들이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듯이 그는 마음속에 숨기며 살았던 고통이 환한 빛으로 변화되는 것 같았다.
비온 뒤의 땅이 굳는 것처럼 지금 그녀의 가슴엔 온통 감격의 물결로 일렁이고 있었다.
그래서 바보처럼 흐르는 눈물을 주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바보....아기 엄마가 되어서도....울다니.....허긴 내가 좀 무심하게 대했나,]
차돌 이는 마음속으로 품고 있는 미안함을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주었는데 그 말에 눈물을 흘리는 윤지를 보자 엄청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기의 무엇이 이 여자들을 구속하게 했고 발목을 붙잡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하였는지 몰라도 애초 사랑할 수 없는 여자를 내 욕심과 성욕의 재물로 삼았던 것이 너무나 죄스러워졌다.
무엇하나 뒤질게 없는 여자들을 내 옆에 두고도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해준 게 없었으니 그러고도 묵묵히 자기를 위해서 그 수치스런 고초를 받아가며 같이 있어준 게 더없이 고맙고 한편으론 가슴 저리게 미안해진다.
나의 작은 말 한마디에 감격하고 우는 여자인데 이렇게 순진하고 착한여자를 그렇게 모질게 대했고 나로 인해 부모의 버림마저 받아가면서도 언젠가 자기를 바라보며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를 받아내고자 견디며 살아온 여자인데 왜 내가 모질게 대했을까 왜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후회가 막심해진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뿐 다른 여자들에 의해 누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윤지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자, 내 위에 올라와....모처럼 둘뿐인데 멋지게 한번 해봐,]
차돌 이는 윤지를 감격시켜놓고는 그걸 무색하게 만드는 노골적인 언사로 윤지를 힘들게 만든다.
사실 조금은 멋쩍었다.
말이 나오다보니 속마음을 노출시킨 것인데 그 말이 윤지를 감격하게 만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참 바보처럼 굴었구나, 진즉 따스한 말 한마디정도는 해주었으면...
그는 괜한 말로 그녀를 울게 한 것이 도리어 쑥스러웠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섹스를 한다는 것이 민망하기도 해서 본래버릇을 나타내어 그녀의 눈물을 멈추게 하고 싶었고 저렇게 감동해있는 여자는 어떤 식으로 날 기쁘게 해주는지도 궁금했다.
그는 얄미운 생각을 하며 그걸 실행에 옮기고자 한다.
[치 이...오빠는 이렇게 사람을 울려놓고는....]
윤지는 차돌이가 금 새 백팔십도로 분위기를 바꾸자 심통이나 삐죽거린다.
그러자 차돌이의 눈이 커진다.
[어라...말 안 들을 거야.]
[알았어, 오빠가 원하는 대로 할게. 무엇이든.....]
윤지는 차돌이가 거짓 허세를 부린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왕 이렇게 될 순서인데 더 이상 망설여 차돌이의 기분을 흩트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기분을 맞춰주기로 한 것이다.
윤지는 차돌이의 위로 올라오며 차돌이의 입술에 작고 앵두 같은 입술로 막아버린다.
87부에 계속
요즘 왜 글 올라오는 속도가 느릴까요....
크크크...아시는분은 아실걸...크크크.........
모두 건강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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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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