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82부]
덕만은 가슴을 쥐어박는다.
왜 내가 쓸데없는 허욕을 부려...이지경이 되었더란 말이야.
억만금의 재산을 가졌어도 저 세상엔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함인데...
아무리 전답이 많고 돈이 많아도 사람은 하루 세끼 먹고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팔 척 침상이면 족하다고 했는데...허욕에 눈이 멀어 부정한 짓을 저질렀으니....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물질의 풍요 속에 편안하게 살아가며 남부럽지 않게 산다고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살아생전에 물질의 빈곤을 면치 못하더라도 마음이 풍요하며 뜻있고 올바르게 살다가 보람 있는 종말을 맞이하는 게 참되고 값진 행복이라 하지 않던가.
더군다나 난 남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하지 않는가.
더 많은 허욕에 눈이 멀어 부정한 짓을 저질은 나 같은 놈은 이 세상에서 살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자책하는 것이다.
결국 기주는 선영 이에게 전화를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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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담하고 예쁘게 꾸며진 방이다.
침대위에 일화가 다리를 뻗고 앉아있고 미지가 일화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다.
모녀는 한손을 꼭 잡고 있었다.
일화가 조금 전의 상황을 미지에게 하나도 숨김없이 모두 말했다.
그리고 네 아빠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 이 다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빙그레 웃었다.
자기의 예감이 어떤 것인지도 알려주고 이런 요구에는 뭔가 우리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고자 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도 말해주었다.
[엄마, 정말 그런 일이. 어떻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난 믿기지가 않아. 무슨 원수지간도 아닌데....]
미지의 눈에는 연신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다.
차돌이의 누나라는 사람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서슴없이 했다는 것이 또 그것이 우리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엄마의 말이 전혀 믿어지지 않다는 표정이다.
[그러니, 난 너와 생각을 달리 하고 싶구나.
그이가 거짓말을 싫어하잖니.. 하고 싶은 것도 마음속에 두고 참지 못하듯....
내 생각이 맞다 면 그녀는 우리 모녀와 그이와의 사이를 알고 있을 것 같아.
내말이 확실할거야.....]
일화는 머리를 약하게 저어며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조우하게 될 그이의 누나를 만나기가 부끄러워진다.
상황이 어찌되었건 모녀가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이 앞에서 온갖 변태행위를 마다않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그녀가 아닌가.
우리모녀를 과연 사람이라고 여겨주실까 하는 걱정도 든다.
[어머...그게 이일하고 무슨 상관인데....]
미지는 아직 어린것이다.
상황판단이 느렸고 엄마의 아리송한 말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또 엄마가 많이 괴로워해야함에도 전혀 그런 기색이 없이 오히려 미소까지 흘리고 있으니 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 분간이 서지 않았다.
[내말을 끝까지 들어.
아마, 그이가 우리들과의 일을 누나에게 말한 듯 보여.
누나는 그런 나를 자유롭게 차돌 이와 가까이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하려는듯하고...
물론 내 생각이지만 틀림없다 싶어.
나를, 아니 우리가 그이를 떠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자유롭게 해주려는 듯이 보인다
말이야...
어쩜, 그이와 누나는 우리가 상상했던 이상의 사이인줄도 모르겠어.]
일화는 천장을 보며 뭔가 생각한 것을 딸에게 말해준다.
아주 심각하게 그리고 마치 확정짓듯 마치 눈앞에서 보고 있는 듯 말하고 있다.
[어머머. 엄마도 이상해 보인다.
상상이상이라니....세상에 혈육이란 둘뿐이 없으니 그렇지....]
미지는 엄마의 행동이 더욱 이상해 보인다.
차돌 이와 누나는 어릴 때 헤어진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의 느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그이가 우리모녀를 같이 가진 것도 어쩌면 마음에 부담
같은 게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어.
내 생각이 맞다 면 아마 누나는 누나가 아니라 그이의 사랑하는 여자일거야.
그이가 말했잖아.
자기 목숨과 같은 여자가 있다고 그 여자만 죽을 때까지 사랑하기로 했다고...
만일 누나가 아니고 딴 여자가 있다면 지금 누나를 죽도록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을 거야.
혈육이지만 여자가 둘 일수는 없으니.....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일화는 확신에 찬듯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면 근친인데 얼굴은 어둡지 않고 도리어 밝아진다.
죄를 지은 사람이 같은 입장의 동지가 생기면 좋아한다더니 아마 차돌이가 누나와 근친의 관계를 맺고 있다면 자기들의 부끄러운 행위나 입장도 편안해질 것이고 대하기가 조금은 당당해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명해 보였다.
그런 관계가 아니라면 자기를 몰아치는 듯 보이지만 편하게 만들어주려는 뜻을 보일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아하 내게 찬스를 주는구나, 이 기회에 자유로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선영이의 편에서 남편을 더욱 겁주고 몰아쳤지만 의아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곰곰이 생각하니 이 모든 사실이 자기를 위해서 있는 일임에 분명해보였다.
그래서 밝은 미소를 짓는 것이다.
역시 생강은 늙을수록 맵다하더니 나이를 먹은 일화의 생각이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엄마, 만약 엄마 말이 사실이라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미지도 아직도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호호호,,,,,더욱 잘된 일이지. 네 아빠에겐 죄송하지만........
정말 그러하다면 우리의 언니로서 정말 최선을 다해 모셔야 할 것이야.
어쩌면 그분이 우리를 지켜줄 진정한 사람이야. 호호호.........]
일화는 얼굴을 환하게 밝히며 즐겁게 웃는다.
그리고 앞으로 자기들이 해야 할 일도 미지에게 각성시키며 딸을 켜 안는다..
[설마............]
미지가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다.
[그이는 그분을 위해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 했어.
그이는 우릴 버릴 수 있지만 그 언니에게 우리가 밉보이지 않으면 그이는 우리를 절대 떼어놓지 못한다는 게 내 믿음이야.
절대 내 말이 틀리지 않아.......
엄만 세상도 너보다 많이 살아왔고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어.
그이는 당당하고 거짓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 없어.
좋으면 좋은 데로 나쁘면 나쁜 데로 항상 솔직했어........
너도 엄마 말 명심하고 그 언니에게 무조건 잘하도록 해..........
그길 만이 평생을 그이 곁에 있을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이니.....호호호.....]
일화는 자신의 예감에 점점 자신감에 붙여간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있어도 우린 이해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딸을 이해시킨다.
우리 모녀가 그러하듯 사랑하는 정인도 오누이면서도 부부라......이상한 상상에 입가에 묘한 미소도 그리고 있다.
우리모녀가 그렇듯 그녀도 우리눈앞에서 정인의 몸 아래 헐떡이는 모습을 상상하곤 엄청나게 기대되고 기다려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분명 우리 상전으로 모셔질 분임은 확실했다.
우리가 편하고 그이 곁에 있을 수 있도록 특권을 누릴 그녀에게 잘 보여야하고 그래야함을 딸에게도 상기시키며 들떠있는 마음을 진정시킨다.
[정말. 그럼 엄마는 걱정도 안 돼..
그이를 우리가 차지하는 날이 줄어드는데.......난 그게 걱정인데........]
미지의 바람은 다른 곳에 있었는가....
아님 육체의 기쁨을 알고는 그것을 갖지 못하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았다.
정적이 한사람 늘었는데 좋아하는 엄마가 바보가 아닌가 하는 멍청한 표정을 하고....
그녀가 우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여자라는 걸 아직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호호호. 이 애가.........너도 여자가 된 모양이네....
허지만 걱정마라.
이 문제가 해결되면 그이는 이때까지 가슴을 짓누르던 고민이 없어지니.....
그리고 그분의 정력은 아마 우리 모두를 상대하고도 힘이 남아 돌 거야......호호.....
난 그이가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괴롭힐까 그것이 걱정돼.........호호호........]
일화는 미지의 걱정을 일축시킨다.
자기가 본 차돌 이는 가히 천하에 다시없는 초정력가라고....아무리 여자가 많아도 그분 하나를 감당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다.
딸의 말에 조금도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피 이. 엄마는 걱정된다고 하면서 같이 즐기던데.....]
미지는 갑자기 엄마가 얄미운 생각이 든다.
자기는 답답하고 앞으로의 상황이 걱정되고 힘든데 엄마는 아주 걱정 없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으니 약이 올라 골려줄 심산으로 트집을 잡는다.
[맞아. 난 그이가 더 거칠게 해주길 마음으로 바라고 있는지도 몰라.
나에게 어디서 그런 음탕한 피 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이가 괴롭히고 난폭해질수록 겁은 나지만 몸은 그걸 즐기고 있으니........
아마. 엄마에게 더러운 피 가 있음이 틀림없어, 호호호.........]
일화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자기의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다고 딸을 향해 웃어준다.
그것뿐이 아니라 더욱 심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며 오히려 자랑하듯 크게 웃는다.
[그럼, 그이는 악마 게........]
미지는 그만 기가차서 손을 들고 만다.
[맞아, 악마야, 변태악마. 호호호....우린 그런 변태악마를 주인으로 모시는 종이고........
미지야,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래 살아도 채 백년을 못살아.
그런 보잘것없고 덧없이 사라질 사람이지만 억만년이 흘러도 나는 나 한사람이야.
그런 세상에 우리는 태어났으며 살아가며 관습과 도덕, 그리고 질서라는 거추장스런
존재 때문에 하고 싶은 것도 참고 사는 게 거의 대부분인 것이 사람이야.
그리고 누구나가 사랑을 하지..
그 사랑 또한 과연 몇 사람이 진정 죽을 때까지 사랑했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처음엔 그런 느낌도 올 수 있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식상하고 시들해지는 게
우리 인간이고 일생이야.
난 악마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으며 그의 한마디를 법으로 아는
하인으로 살아도 몸과 마음이 너무나 편해하고 자유로운데 왜 마다하겠어.
난 후회 없는 나머지 삶을 나의 뜻대로 살고 싶어.
그것이 지금처럼 너와 날 세상이 저주하는 일을 행했듯이 이보다 더한 일을 벌여도
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내 사랑을 확인하기위하여 순종하며 내 마음 가는 데로
살다 죽고 싶어. 호호호....]
일하는 즐기다 못해 앞으로의 삶도 밝힌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밝게 웃고 있다.
미지도 그런 엄마를 보며 그만 웃고 만다.
그러면서 한손을 슬며시 일화의 가슴으로 가져가서 풍만한 젖가슴을 주물러본다.
[어머머. 이애는...엊저녁에도 그렇게 못살게 주무르고 깨물고 하더니 또........]
일화는 눈살을 찌푸린다.
그러나 미지는 태연하다.
도리어 손을 더욱 깊숙이 넣어 브래지어 안으로 넣어 맨살의 물컹한 젖가슴을 움켜쥔다.
[피 이....그러는 엄마는.....
난 아직 엄마의 그것이 그대로 묻어있어.
볼래.... 치마를 벗을 테니........]
미지가 다른 손으로 치마를 들추려한다.
[어..알았다, 알았어...호호호. 계집애 아직 씻지도 않았잖아.]
일화는 웃으며 두 손을 양옆으로 흔들고 만다.
[그러는 엄마는 씻었어.]
미지는 마주 대꾸한다.
그러자 일화는 못 말리겠다는 시늉을 하며 웃으며 미지를 밀친다.
[호호호....아니.........그리고 이제 그만 일어나,
엄마랑 목욕이나 하게...........]
일화가 몸을 일으킨다.
[그래요, 언니엄마. 호호호............]
둘은 조금 전의 상황도 잊었는지 마냥 신이 나는 모양이다.
모녀는 침대위에서 옷을 벗더니 발가벗은 채로 미지의 방에 달린 욕실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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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집에서 큰형님이 찾는데요.]
제비가 달리는 승용차에서 차돌 이에게 전화를 건네준다.
어떻게 할 것이냐며 백미러로 쳐다보고 있다..
차돌 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지금껏 한 번도 없던 일이다.
곰 형이 달리 큰일이 아니라면 절대 자기에게 연락하지 않을 텐데 갑자기 무슨 일인지 궁금해진다.
제비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형, 나야.............]
[,,,,,,,,,,,,,,,,,,,,,,,,,,,,,,,]
곰이 수화기 저편으로 무슨 말인가를 전해온다.
전화를 받는 차돌이의 얼굴 표정이 점점 심각하게 굳어진다.
[알았어요, 다시 전화 오면 내가 그곳으로 간다고 전해줘요.]
차돌 이는 전화를 제비에게 주며 자기가 갈 곳을 알려주고 생각에 잠긴다.
그래 만나야 할 사람이다. 어차피 그곳에서 물러나야할 것이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장은 만나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사장이 오라는 곳이 묘하게도 언젠가 중국집 아저씨가족을 데리고 간 그 강변의 장어구이집이다.
음식점이면서도 남자가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야릇한 곳이었다.
사장도 이 나라에서 유명한 스타가 운영하는 곳이고....언젠가 호랑이라 불리는 여사장이 한 말이 생각난다.
언제고 이곳에 다시 들릴 거라는 말이.....묘하게도 들어맞은 꼴이었다.
그러자 문득 엄청난 수치와 괴로움을 주고 말았던 세은이가 생각났고 약간 미안한 마음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한편으론 무엇 때문에 사장이 날 만나자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갑자기 차돌이의 인상이 험악해지며 나직이 중얼거린다.
[만약 그 일을 누구에게라도 발설했다면 단연코 그를 이 세상에서 숨을 쉬도록 만들어 놓진 않을 것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그러겠지, 세상 사람들은 . 후후후..... 웃기네.........]
그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마음으론 수천 번도 더 죽였을 것이다.
덕만 이라는 사람을..........
그러나 참고 참으며 더 이상 묻지 않고 인연을 끝내는 것으로 하고 싶었다.
그와 관계되는 일은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었다.
사실 그동안은 덕만은 모르지만 자기가 죄를 짓고 있었으며 얼마나 겉으로는 좋은 사이였던가.
아무것도 모르는 덕만은 자기를 위하여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었다.
차돌이도 그런 덕만을 위하여 일화 말고는 항상 최선으로 모셔왔고...그 심장이 멈춰지는 사건만 없었더라면 지금도 계절 따라 과일이 익고 농촌에 남아있는 한두 개의 초가지붕처럼 또는 보도블록이 사람들의 발길로 더럽혀져도 아직도 죽은 게 아닌 인정을 만나기도 하면서 평화롭고 재미있고 그러면서도 고달프고 때때로 행복했으며 별로 불행이란 단어가 없을 사이가 아니었는가.
그런데 삶이란 얼마나 맹랑한 것인가,
마음먹기에 따라 무한히 자유로우며 단순하고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외로운 것으로 시 귀를 끌 적이며 조잘거리던 그 삶이란 것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엔 태평성세였다.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었고 아무 의미나 책임도 없었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법칙마저도 무시하고 살아온 것이다.
현실적인 어떤 욕망도 가지지 않은 채 오직 가슴속에 하나만 묻어두고 마음 가는 데로 살아온 것이다.
내 가슴의 하나의 생명체인 물방울과 나의 생명이랄 수 있는 두 개의 물방울이 만나 합쳐지길 바라며 그 어떤 것도 현실을 위해 산 것이 아니고 그 물방울이 만나는 그날을 위해 준비해온 삶이었다.
그런데 그 물방울이 만났는데 합쳐졌는데 그 과정이 너무 쓰라리고 심한 고통으로 이렇게 둘의 물방울이 심한 몸살을 만들었고 그 물방울에 상처를 준 것이 덕만 이라 그 회한도 너무나 컸던 것이다.
마음 같아선 갈 갈이 찢어 흔적조차 남기지 않겠는데 한편으론 자기를 돌보아주고 키워준 어버이 같은 사람이 아닌가.
모든 것을 잊는 것으로 마감하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있는 집도 처리하도록 했고 곰은 자기가 살 곳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상처받고 아픈 물방울이 섞여 가느다란 실낱같은 물줄기가 되어 아무리 음습한 옹달샘의 맨 밑바닥에 숨어 흐른다 해도 자갈밭 깊숙이 드러나지 않아도 흐르듯이 흐름은 결코 아픔만이 아니고 또는 슬픔도 아니고 억울함도 아니라며 위로하고 보듬으며 영원히 같이 돌아다니며 어둠속에서나마 맘껏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다.
일화와 미지도 잊고 싶었다.
그러나 여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데로 마음 가는 데로 하도록 두기로 했다.
사실 자기의 변태를 빛내주는 엄청난 도구로서 마냥 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허지만 덕만 과의 일은 이제 끝내기로 굳게 마음먹은 것이다.
그래서 이제 다시 보지도 않겠지만 더 이상 악화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차돌이의 심정이었다.
그러나 사장은 내가 그렇게 하게 두지를 못하게 할 것이다.
덕만 이가 사정을 밝힐 입장도 아니고 기업으로 엄청난 타격을 몰고 올 일을 한마디말도 없이 물러난다는 것은 명칭이라도 대외 업무이사라는 직책을 가진 자가 할 일이 아니란 생각을 했고 만나서 그만 이별이라도 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무던히도 자기를 인정하고 능력을 알아봐준 사람이 아닌가....
씁쓸한 생각이 든다.
차가 강변 장어구이 집 주차장으로 들어가자 이미 세은이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원망하는 것도 같고 반가운 것도 같지만 알 수가 없다.
웃기는 하지만 버릇으로 익힌 것일 테고 목소리는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
[어서 오세요, 진정 오랜만에 뵙는군요.]
세은이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얼굴엔 반가움이 그득하다.
[그렇군, 자 안내하지........]
차돌이도 달리 할 말이 없는 터라 기다리는 분의 자리로 안내하라고만 한다.
[절 따라오세요.]
세은이 앞장서서 걸어간다.
세은이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차돌 이는 뒤에 따르면서 본다.
엉덩이가 요염하게 좌우로 흔들리며 한복의 치맛자락을 나부끼게 하고 있다.
저 치마단 안 풍성한 살집속의 구멍을 내가 찢어놓듯이 희롱하며 즐겼던 과거가 생각난다.
조금뿐인 털 밭을 마구 뽑아가며 수치와 고통을 맘껏 주고 골려가며 즐겼던 옛날이 생각난다.
아직도 그 모습이 저 안에 있을 것인데......
차돌 이는 얄궂은 생각에 조그마한 소리로 웃고 만다.
그러자 세은이가 걷다말고 멈추더니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냉랭하게 쏘아붙인다.
[흥, 분명 옛날 생각하고 날 비웃고 계시는데..그렇게 좋으세요.]
[아...... 아니다. 사실 옛날 생각했지만 미안해서.....]
차돌이도 머쓱해진다.
세은이의 말대로 그날을 생각하고 자기도 모르게 비릿한 웃음소리가 나왔고 그걸 세은이가 듣고 화를 내니 급히 변명을 한다.
[흥. 나쁜 사람........아예 그날 차라리 날 죽여 버리지 않고. 날 힘들게 해.......]
세은 이는 그날일이 생각난 모양이다.
그렇게 큰놈으로 자기의 보지를 들쑤신 것도 부족해 어느 누구의 침범도 허용하지 않았던 항문도 거의 강압적으로 취하고는 음흉하게 웃던 모습을.......
그 충격으로 3일간 잘 걷지도 못하며 누구에게 그런 꼴을 당했다고 하소연도 할 수 없도록 만들은 장본인을 다시 보았으니 쾌심하고 분한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허허허. 그랬어, 그렇지만 지금은 괜찮아 보여 좋군....]
차돌 이는 능글능글 맞게 대꾸한다.
[흥...흥...지금은 더 힘든 다 말이에요. 당신 때문에...흥....한 번도 오지 않고....
그러고도 반갑다는 말은 없고 아직도 골리고 싶은 마음만 차있으니...흥..]
세은의 밑도 끝도 없는 아리송한 말에 차돌 이는 멍청해지고 만다.
그 이후에 한 번도 만난 적도 없는데 지금 더 힘든 다니...혹시 그날일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가져보지만 어디를 봐도 세은의 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힘든 다고 하니 멍청해질 뿐이다.
[어라,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차돌 이는 길을 걷다말고 멈추어버린다.
[쳇........저러니 바보지. 가요,]
세은 이는 정말 차돌이가 그 뜻을 몰라 멍청해지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짓고 만다.
그리고는 다시 쌩 뚱 맞은 소리로 따라오라고 말을 한다.
[허허허. 이거 원, 뭐가 뭔지.....]
차돌 이는 정말 바보가 된 듯 했다.
세은이가 하는 말의 의도를 도무지 모르겠기에 하는 말이다.
그러나 세은이의 가자는 독촉소리에 정신이 돌아온 듯 다시 세은을 따라 걷는다.
본 건물을 지나가고 별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여사장과 대담한 곳으로 세은이 안내한다.
차돌이도 별 생각 없이 세은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호랑이 여사장이 환히 웃으며 차돌 이를 맞는다.
[호호호. 안녕하세요. 더욱 멋져 보이네요....]
호랑이 여사장이 차돌이의 손을 잡는다.
[허허. 호랑이 여사장님도 그동안 잘 계시었소.]
차돌이도 호랑이 여사장이 생각 밖의 행동으로 자기를 대하자 민망해진다.
그렇지만 반갑게 마주잡은 손을 흔들어준다.
[아뇨, 당신 보고 싶어 죽을 뻔 했어요...호호호......
봐요, 내말이 맞았지요. 우린 만난다고 그랬잖아요. 호호호...]
지란[호랑이 여사장]은 호들갑스럽게 웃으며 진정 반가움을 금치 못한다.
[허허허. 정말 그렇게 되었구려....]
사람이 표정을 보면 그 사람의 진실을 어느 정도 눈치 챈다고 했다.
지금 지란은 자기를 진정으로 보고 싶어 한 것이 얼굴 가득 나타나 있었다.
차돌이도 어색했지만 반가웠고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 자기도 기분 좋게 웃어버린다.
[자, 손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안에 계신분이 둘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그러니 조금 후에 예쁜 색시로 시중들게
하겠어요.
괜찮다면 저도 나중에 동석하고 싶은데......호호호.........]
여사장[지란]도 나중에 같이 동석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한다.
지란은 사실 진사장이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차돌이임을 알고 속으로 뛸 듯이 좋았다.
왜 그런지는 몰랐다.
허나 차돌이의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고 호흡이 빨라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사실 많이 보고 싶어 했다.
아무른 인연의 고삐가 없는 사람인데.....어쩌다 한번 만난 사람인데....더군다나 나보다 한참이나 젊은 사람인데.... 그녀는 자신이 왜 그런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보아 온 사내가 어디 몇 수십 백이던가. 물론 조금씩 마음에 들기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새파란 젊은이에게 왜 신경을 가지며 보고 싶어 하는지 자기 자신도 헤아릴 수 없었다.
오늘 그토록 보고파하던 사람이 왔다.
세은 이를 초죽음 시켜 며칠을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든 지독한 변태인 사람이다.
화를 내기보다는 반가움이 앞섰고 그 반가움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과 말투에서 쏟아지고 있다.
물이 더러우면 발을 씻고 물이 맑으면 세수를 한다.
더러우면 멸시하고 깨끗하면 존경한다는 뜻이다.
지란이가 보는 차돌 이는 더없이 맑은 물이었다.
믿음이 가면 존경하는 마음도 저절로 우러나게 되는 것이다.
지란은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여긴 사장님집이고 또 특별히 여기로 모신 모양인데 사장님을 빼놓았다가 나중에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요,
물론 전 환영합니다만.....]
차돌 이는 그러고 싶지만 일행이 만든 자리라 자기로서는 권한이 없다는 말투로 받는다.
인생이 다 그런 것이다.
자기가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는 것이다.
인생은 놀이도 아니며 더군다나 경기는 더욱 아니다.
내가 행할 수 없는 일을 놀이로 생각하고 한다면 그건 술 취한 망나니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경기라면 승패의 가위놀림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놀이가 되던 경기가 되던 초청한분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할 문제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
그녀의 뜨거운 시선만으로 족해야 한다.
차돌 이는 그런 마음으로 그녀를 대하며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그럼 됐어요, 호호호.... 안에 계신 분은 벌써 허락하셨는걸요. ]
지란은 다시 소리 내어 웃으며 좋아한다.
[허허허.....그랬어요, 그럼]
차돌 이는 웃으며 고개를 약간 숙여주고는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83부에 계속
점점 떨어지는 성원에 기운을 잃네요.
중 늙은이가 나름대로 성심을 다해 쓴 글이지만.....
너무 모자라는 부분이 많은것 같습니다.
허지만 그럴수록 독자님들이 힘을 주셔야하는데....
욕심이 지나치나요.
항상 건강하십시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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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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