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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6:22 1,351회 0건

27- 부 어둠의 세상- 1

대장 … !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몰라.
먼동이 터 오고 있었어.
초저녁부터 암자 안은 아까「삼식이」가 말한 것처럼 암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투를 하기 위해서 많이 들 떠났는지 조용하기만 했어.
그리고 다음날 다시 해가 지고 밤이 깊어가자 또 다른 부대 원 들이 돌아온 모양이야.
온통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요란하게 고함소리 점호소리 또 누군가가 심한 고문이라도 당하는지 비명소리 등등 시끄럽기만 했어.
우리들이 숨은 장소가 비록 그들의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바위와 흙벽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지척이기때문에 그들의 움직이는 소리가 똑똑히 들리고 있는거야.

놈들이 밤새도록 그렇게 떠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잠 한숨 못 자고 꼬박 밤을 새우다시피 한 엄마와 나는 이렇게 새벽녘쯤이 되어서야 잠이 들기도 하는 거지.
나는 어제 엄마와 삼식이 란 놈의 성교장면을 곱씹느라 자야할 새벽이 지났는데도 잠이 오질 않아서 혼자 애를 태우고 있었어.
어둠 속에서 그나마 희미하게 밝아 오는 먼동의 빛에 의하여 바로 옆에서 잠들어 계신 엄마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어.

어제 하루 종일「삼식」이 에게 시달리느라 애를 먹었는데…
또 한밤중에 떠들어대는 저놈들의 소란 때문에 잠 한숨 못 자고… !?
또 사랑하는 아들에게까지 자기의 추태를 낱낱이 들어 내놓아야만 했던 낮의 행동에 대한 자책(自責)으로 인해서 엄마가 얼마나 고민하고 괴로워하시며 뒤척이셨는지를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어.
나 역시 밤새도록 괴로워하고 있었으니까 …
그러나 우리 두 사람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내용은 전혀 달랐어... !??

엄마는 세상에서 두 번 다시 있을 수 없는 실수를 아들앞에서 저질렀던 어제 오후의 행위 때문에 후회와 고민으로 괴로워하시는 것이고…
나는 또 어제 내 생전에 오매불망(寤寐不忘) 소원하던 엄마의 그곳(?)을 만져보았던...
그 황홀한 감촉과 흥분을 반추(反芻)하고 아쉬워하며 아직도 풀어보지 못한 내 자신의 욕정(欲情)에 대한 미련 때문에 괴로워하며 뒤척이고 있었던 거지.
나는 참으로 나쁜 아들인 가봐… !?
엄마의 괴로움에 대해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
엄마는 내 반대편으로 향하고 등을 돌린 채 잠이 드신 듯 했어... !!

슬그머니 일어나서 엄마의 잠들어있는 옆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거야.
아직도 눈언저리에 눈물자국이 마르지 않고 밤새도록 괴로워했던 흔적이 역력해서...
보고 있는 나에게 그나마 양심의 가책을 주고 있는 거야.
그러나 그림처럼 평화스럽게 눈을 감고 있는 아름다운 엄마의 얼굴을 드려다 보고 있는 동안...
그 양심의 가책도 잠시뿐… !!??
새근새근 쉬고 있는 숨소리를 들으며 조심조심 나는 내 입을 엄마의 입에 살짝 갖다 대고 그 맛을 음미해 보고 있었어... !!??
눈물로 범벅되어 있는 엄마의 입술 주변은 약간 찝찔한 맛과 함께 엄마 뱃속으로부터 끌어 올라오는 엄마특유의 체취와 기운이 내 말초신경(末梢神經)을 자극해서... 이 여자가 내 엄마가 아닌 보통 다른 여인에게서 느끼는 것처럼 강력한 성욕(性慾)이 끌어 올라오고 있었어.
내가 이렇게 엄마의 입술주변을 핥으며 혼자 망상을 하고 있는데도 어제「삼식이」가 갖다 준 이불자락을 발치 쪽에 걸쳐 덮으신 채 엄마는 여전히 모로 누워만 계신 거야.

엄마는 두꺼운 천으로 질기게만 만들어진『몸-뻬』위에 깡 뚱한 저고리를 입고 계시는데… 그 옷은 지난번 저 인민군 대장이 어느 민가에 습격 갔었을 때 엄마를 위해 일부러 구해다가 선물로 준 옷인 거지.
어느 여인의 것이었었는지는 몰라도 엄마에게는 턱없이 작은 편이라 덩치 큰 엄마의 몸을 가려주기에는그 길이나 품이 너무나 작았어.
그러나 그것도 참 묘한 일인 것이...
그렇게 작은 저고리를 입으면 볼품이 아주 어색하거나 흉물스러워야 하는데 오히려『글래머-틱』한 육체를 다 가려주지 못하고 이곳저곳 삐어져 나온 엄마 육체의 일부가 너무나도 색정(色情)넘치는 요염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거야.
그 당시에도 그 인민군 대좌는 그런 타입의 엄마의 몸매를 더욱 좋아했었지...
『몸-뻬』 허리춤에서 반 뼘 정도 깡 뚱한 저고리 끝동 아래로 하얀 엄마의 속살들이 그 밑에 받쳐 입은 명주속치마 틈 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거야.

나는 슬그머니 네발을 벌리고 엉거주춤 엎드린 자세로 내 몸을 일으켜서 엄마의 몸 바로 위까지 기어 올라가며 내가 누었던 자리를 넓혀주었어.
- 엄마… ! 이리로 다리를 뻗고 누워봐… ! -
엄마는 완전히 잠에 빠진 상태로 반쯤 눈을 뜨시더니 내 쪽으로 다리를 쭉 펴시고 반듯하게 누우시면서 밤새 쪼그리고 있던 다리에 힘을 주고 두 팔도 머리위로 번쩍 드시면서 기지개를 켜며 입을 크게 벌리시고 하품을 하시는 거야...
- 아… 아… 하-아… 으-음… ! -
엄마의 뱃속 깊은 곳으로부터 엄마특유의 기운을 실은 심호흡과 함께 나오는 하품은 보는 나까지도 속이 확 트이듯이 시원해 보였어.
나는 엉거주춤 네발로 기듯이 몸을 받치고 엎드린 채 엄마의 얼굴 바로 위에서 하품하시느라 크게 벌리신 엄마의 입 속 이곳저곳을 낱낱이 살피며 속 시원히 토해내는 엄마뱃속의 기운과 정기를 내 입과 코를 크게 벌리고 몽땅 들여 마시고 있었어.
너무나 향기로운 엄마의 진정한 체취였고 또 정말 무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외설(猥褻) 적인 기분이더군… !?
마치 엄마의 모든 정기(精氣)를 내가 몽땅 받아 마신 것 만 같았어.
그 자세에서 나는 그대로 엄마의 몸에 포개어 엎드리면서 두 팔로 엄마의 얼굴을 감싸 안고 몸을 파르르 떨기만 할뿐이었어.
어떻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하소연이라도 하려는 듯이 …

- 아이… ?? 꾼-짱… ! 무어 하는 거지… ? -
눈을 조용히 뜨시고 내 눈과 마주치는 엄마의 눈은 내 눈과 시선이 맞닿아서 더욱 슬픈 빛을 띠며 물기가 서리고 있었어.
엄마의 눈에 비치는 나는 아직도 젖먹이 아이이기 때문에 내가 이토록 관능의 욕정에 빠져 몸부림을 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않고 있으신 모양이야.
그러니 처음부터 어림도 없이 될 만한 일이 아니었어… !!
그렇다고는 하나 나는 어느새 엄마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모양이었어.
그것도 내 엄마가 아닌 또 하나의 객체를 가진 여자로써 … !
연상(年上)의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거지… !!

이런 식으로 내 사춘기의 시련과 첫 사랑에 대한 애끓는 가슴앓이가 시작되어 가면서 내 소년기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었어...
누구나 그런 첫 사랑의 병을 앓다보면 같은 심정일 테지만... 나는 엄마의 몸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무조건 성스럽고 경건하게 느껴질 뿐인 거지 … !
비록 엄마의 몸에서 나오는 온갖 오물(汚物)들일지라도… !
- … !? -
엄마는 한동안 나를 당신의 몸 위에 올려놓고 무언가를 생각하시는 듯 하더니 말없이 두 팔을 내 머리 뒤로 돌려 잡아주시며 살포시 내 입에다 뽀뽀를 해주시는 거야.
- … !? 꾼-짱 … ! 왜 그래… ? 왜 … ? 요대로 눈을 감고 잠 좀 자보련… ? -
- 엄-마… ! -
- 응… ? 왜 그래… ?
- 저… 말이야… ! 엄마… 응… ??? -
- 왜 그래… ? 아니… ?? 꾼-짱… !? 너… !? 설마… !? 아니야… ! 그럴 리가… !? 아무 말 하지 말고 더 자 그라… ! 이 엄마는 우리 꾼-짱에게 아무 할 말도 없구나… ! _

혹시나 엄마도 내 이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잘 아시고 계신 것은 아닐까… ?
드디어 엄마도『나』 라고 하는 이 작은 악마의 실체를 눈치 채신 건 아닐까… ?
그래서 너무나 놀라셔서 뒷말을 잇질 못하고 계실 꺼야… !?
그리고 또 이 녀석이 무엇 때문에 이토록 안타까워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아시게 되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이 녀석이 자기에게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지 까지도 아시게 되고 말았을 지도 모르는 일이야 … !
- … !? -
그렇다고 … ? 『엄마』인데 … !
나에게 무얼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잖아 … ?
아무리 그래도 『엄마』는 … 『엄마』인데 … !

그리고 또 이곳 굴속으로 피해오기 며칠 전 새벽녘 우리가 기거하던 방에서 자기가「삼식이」와 격렬하게 섹스를 하고 난 다음「삼식이」가 나간 뒤에 이 녀석이 자기의 몸을 겁탈하려고 달려들었었던 일까지도 상세히 기억하고 있는 거지.
너무나도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었는데 그때는 설마 이 아이의 이런 면까지를 상상도 않고 다만 아들이 엄마가 좋아서 그렇게 한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을 뿐이었던 건데 … ?

그 동안은 이 녀석은 전혀 순진해서 여자라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숙맥인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태연스럽게 엄마는 이 아이와 같이 생활을 할 수 가있었지만 … ?
이런 상태가 되고 보니까 엄마는 나하고 이런 굴속에서 단둘이서만 생활을 하다가는… !?
언제 이 녀석이 발작을 일으켜서 자기에게 덮쳐 올 런 지 불안해 지기 시작하는 거야… !?

그래서 그런지 그런 일이 있었던 다음부터 엄마는 눈에 띄게 약해지시는 것 같았어… !?
사사건건 내 눈치를 보시면서 몸을 웅크리시는 태도로 보아 나를 무척이나 경계하고 계시는 것 같기도 하고... !? 또 마치 엄청난 죄를 지은… 아니 바람을 피우다가 남편한테 들킨 여자가 용서를 빌고 있는 것 같은 행동을 하는 것 같기도 한 거야.
또 어떻게 보면… !?
자포자기 상태가 되셔서 이제부터의 자신의 생애(生涯)는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 같은 느낌도 들게끔 행동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
너무나 고분고분 해지신 거지…

그러나 대장 … !
한번 생각 해 보라 구 … ! 『엄마』가 어떤 여자였었던 분인가를 … !?
어려서부터 그토록 이나 귀족적인 가정과 분위기에서 자라나며 고등교육을 받아 왔고 또 그처럼 깔끔하신 처신으로 뭇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시던 분이 아니던가 말이야 … !?
지금까지 정말 흐트러진 자세 한번 안보이시며 자기 자신을 버텨오시던 터였었고 또 이곳에 잡혀 오신 후에도… !!?? 비록 놈들의 강요에 못 이겨서 몸은 열어 주셨을지라도 행동만은 흐트러지지 않고 강인하게 한 아이의 엄마로써 떳떳하게 몸가짐을 지켜 오고 있었는데 … !?

그러니까… !!??
기왕에 놈에게 몸을 열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꾼-짱」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어제 같은 경우「삼식이」란 놈에게 몸을 열어준다는 것이 별로 새삼스러울 것까지도 없는 것이니까 그저 놈이 하자는 대로 받아주기만 했더라면 지금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꾼-짱」이 이해를 해주었을 텐데 … !!??
그만 자기도 모르게 끓어오르는 말초신경의 흥분을 견디지 못하고 관능의 욕정이 이끄는 대로 놈과 똑같이 천지를 모르고 색(色)을 쓰며 날뛰었던 일이 못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는 것인 거지… !!!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어제 이곳 굴속에서의 자기의 처신은 너무나도 처참할 정도로 추잡스러웠고…
또 난잡한 여자같이 관능(官能) 과 욕정(欲情)의 화신인양 색(色)을 쓰며 아이 앞에서 있을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던 사실이 못내 후회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는 거지.

또 아무리 극한 상황이었다고 할지라도 좀 더 자기 자신 몸과 마음에 채찍질을 했더라면 어제처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좀 더 의연하게 놈을 받아주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 !!??
몇 번을 되씹으며 생각해보아도 엄마는 자기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지… !!

- 저어 … 꾼-짱 … !!! 이 엄마가 밉지… ? 아니 싫지… ?? -
엄마는 나에게 듣고 대답하라고 하시는 말씀은 아닌 것 같았어… !
당신 스스로에게 하시는 말씀인 거야… !
- 아니 … ! 나도 이해해… 엄마가 안 그랬으면 내가 먼저 죽었을텐데 뭘… ! -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되묻는 걸로 봐서 어지간히 가책이 되시는 모양이었어.
- 엄마는 … 이 엄마는… !? 우리 꾼-짱 앞에서… 흙 흙… !! -

엄마가 실지로 걱정하시는 또 하나의 이유는… !?
말씀은 안 하시고 있지만 바로 『나』라고 하는 당돌한 작은 악마에 대한 것이지…
조금 전에 말 한대로 이 녀석은 이미 사내노릇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다 되어 있는 녀석이 아닌가… 말이야… !?
지난번 새벽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
그날도 녀석이 울면서 떼를 쓰고 달려드는 바람에 언제나 그래 왔었듯이 아들 녀석의 기갈 찬 행동에 대하여 처음부터 단호하게 야단치며 거절하질 못하고 우물우물 놀라고 만 있는 사이에 아들녀석에게 크게 당하고 말 뻔했었던 거지… !?
그러고 있는 동안 또 한 번 엄마는 생전에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망신스러운 꼴을 당했던 것 아닌가 … !!??
그러나 엄마는 그것이 현실이 아니었던 걸로 치부해 두기를 원했었고…
또 그날의 일을 꿈이었던 양 두 번 다시 화제로 삼질 않고 넘어 가려고 하고 있었던 거지.
그렇다고 그런 정도로 이 녀석이 얌전하게 가라앉을 놈이 아니라는 것도 또한 엄마는 잘 알고 있는 거야…
그랬기 때문에 엄마는 내가 더욱 겁이 나시는 거야… !?
이 녀석에게 엄마로써의 체통을 잃거나 흠을 잡히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걸 너무도 잘 아시고 있었는데… !!??
- … !? -

대장 … !
그곳에 숨어서 지내는 동안 우리들에게 가장 곤란한 일은 역시 용변(用便) 보는 일이었어.
똘똘 거리며 흘러가는 샘물이 있기 때문에 목마른 것은 해결이 되었고 또 쌀과 보리 등 잡곡을 섞어서 한 항아리나「삼식이」가 준비해준 곡식이 있으니까 배고픈 것도 면 할 수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 하다보면 그가 생각할수록 너무나도 고맙기만 한 거지.
엄마를 끌어안고 그토록 심하게 요란한 섹스를 하던 장면을 생각하면 놈을 죽이고 싶도록 밉기도 했지만 … !?
하기야 그랬기 때문에 내가 저 무서운「지리산」으로 끌려가지 않고 이렇게 엄마와 단둘이 살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또한 내 생명의 은인이기도 한 거야.

불을 피울 수가 없어서 익혀 먹을 수는 없지만...
물에다 곡식을 담 그어서 한참동안 불려 가지고 하루에 한 두 번 씩 마시듯 삼키면 요기는 되었거든 … !!
아직까지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기 때문에 밑에 깔린 가마니 석 장과 엊그제「삼식이」가 가져다준 두툼한 이불과 요가 있어서 겨울이 온다 해도 충분히 한기(寒氣)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았고 … !?

그러나 암굴 속에서 갇혀 지내는 동안... !?
진드기처럼 먹기만 하고 배설(排泄)을 안 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니겠어 … ?

처음 소변(小便)이 보고 싶은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나무 단을 제치고 급한 대로 내『분신가락』을 꺼내어 놓고 소변을 갈겨대었었어.
그러나 쏟아지다시피 흘러나간 많은 양의 물 끼는 그대로 땅속으로 스며들질 않고 바위 위에다 기다랗게 자국을 남기며 흘러가고 있었어.
이거야말로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걸 놈들에게 광고하는 것과 똑 같은 거지.
다행히 아무에게도 눈치 채이지 않고 말라버려서 다행이었지만 … !!??

그 다음부터는 궁리 끝에 구석에서 구석으로 흐르는 샘물의 흐르는 물줄기 쪽에다 잘 조준해서 소변을 갈기는 방법을 강구 해내었어.
소변은 흐르는 물길을 따라 흘러가다가 다시 지하로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지.
나는 그렇다 하더라도 엄마는 또 어떡해 … ??
굴속 구석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몸에 닿을 수 있도록 가까운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쪽 구석에 있기 때문에 물을 받으려고 해도 내가 엎드려서 팔을 뻗어야만 물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구석 깊은 곳에 있는 거였어...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나처럼 몸의『분신가락』을 꺼내서 쏘아 댈 수 도 없는 노릇인 것이지…
생각다 못해 엄마는 바가지를 밑에다 대고 쪼그리고 앉아서 용변을 본 다음 그것을 흐르는 물줄기에다 쏟아 부어 버리는 방법을 택해보았어 …

이미 엄마와 나 사이에 부끄러움이라고 하는 단어는 더 이상 존재하질 않는 거야.
내가 누워서 보고 있는 바로 앞에서 엄마는 입고 있던 몸뻬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까면서 사타구니 밑에다 바가지를 대고 소변을 보아야만 했으니까 …

또 우리들이 비록 먹은 것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런 것만은 아닌 거잖아 … ?
소변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사람의 몸에서 배설해야할 또 하나의 용변이 있잖아 … !?
그놈의 또 하나… 그 용변을 나도 어떻게도 처리할 수가 없었어 …
나는 참다못해 엄마한테 징징거려보지만 엄마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어… !?
사실은 엄마도 참을 만큼 참고 있는 중인 거니까 … !?

그곳에 숨은 지 사나흘이 지나는 새벽녘이었어 …
이제는 더 이상 참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된 거야 …
나는 용기를 내어서 부스럭거리며 나뭇단으로 막은 굴 문을 제끼고 살금살금 기다시피 밖으로 기어 나가 본 거야… !? 그리고 제단(祭壇)에 몸을 숨기고 동굴 밖 주변 과 암자(庵子) 안의 동정을 살펴보았어.
마침 사람들은 모두 잠이 들었는지 인기척이 없었어.
보초병 한 명 남기지 않고 몽땅 잠이 들어 있는 거야… !!

하늘에는 우리들이 잡혀온 이래 세 번째 돌아서 줄어들고 있는 스무 날쯤의 넘어가려는 반달이 높이 떠서 어스름하게 걸려있으면서 지금은 괜찮으니 빨리 용변을 보고오라는 듯 주변을 밝게 비춰주고 있었어.
그래도 미심쩍어서 나는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굴 안에다 대고 엄마에게 나오라고 신호를 보냈지 …
엄마도 마침 참을 때까지 참고 계시던 중이라 두렵고 불안하신 가슴을 무릅쓰고 조용히 기어 나오셨어.
마침 우리들이 전부터 단체로 용변 보러 다니던 골짜기가 이쪽 굴 옆으로 가는 길목에 있었기 때문에 엄마와 나는 눈에 익은 길을 따라서 더 편하게 갈 수가 있었어… !!

우리는 놈들이 용변 보러 다니도록 만들어놓은 길을 더듬더듬 찾아가서 숲 속에 있는 간이화장실에서 여러 날 만에 시원하도록 용변을 보았던 거야.
얼마나 시원한지… !!!
그리고 알맞을 정도로 옆으로 흐르는 개울물이 있어서 엄마는 시원하게 세수와 몸까지 씻을 수가 있었어 … !!
엄마가 세수를 하시는 동안 나는 잠시 암자(庵子) 안을 둘러보며 살 금 거리고 있었어.
엄마와 내가 기거하던 저쪽 끝 방의 툇마루 밑에는 남자들의 구두가 여러 켤레 놓여있었어.
그 방은 이곳 암자에서 가장작은 방인데… 그 작은 방에까지 저토록 여러 놈이 자야 할 만큼 놈들의 인원수가 늘어난 모양이었어.
눈에 보이는 암자 전체에 떠도는 분위기로 보아 어쩐지 먼저 있던「인민군(人民軍)」대장 놈의 부대 사람들이 아닌 것은 분명했어.
아마「삼식이」의 말대로 지난 며칠 동안에 부대가 바뀐 모양 이었어… !?

그러면 그렇지 … !
먼저 있었던「인민군」대장 놈이 거느리는 부대 같았다면 이와 같이 보초병(步哨兵) 한사람 없이 몽땅 잠이 들어 버리는 일이란 없는 일이지 …
엄마와 나는 서로 얼굴을 끄덕이면서 말없는 신호를 보내고 만족한 기분으로 제단(祭壇) 앞까지 돌아왔어…
나는 어찌되었던지 간에 오래간만에 용변(用便)을 시원하게 보고 난 뒤인 데다가 흐르는 물에 몸까지 대충 씻었기 때문에 더없이 기분이 좋았던 거였어.
엄마도 모처럼 몸을 개울에서 씻으시고 나니까 역시 기분이 좋으신 듯 했어.

곧이어 엄마는 불안하다고 하시며 굴속으로 먼저 기어 들어가셨어.
나는 어쩐지 그냥 들어가기가 싱거운 것 같아서 잠깐 부엌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가며 암자(庵子) 내부를 둘러보았어... 아직도 새벽이라 밖에 나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야.
그뿐 아니라 부엌에 있는 솥 단지 안에는 어젯밤에 놈들이 해먹고 남은 밥과 누룽지가 많이 남겨져 있는 거야.

눈이 확 뜨이는 거지 … !
얼마 만에 보는 익은 음식물이란 말인가 … !?
나는 앞 뒤 가릴 것도 없이 곁에 있던 바가지에다 그것들을 듬뿍 퍼담고 부뚜막 위에 있는 김치와 된장 등을 한 웅큼 집어 들고 굴속으로 돌아왔어.

좁은 굴속에서는 때 아닌 김치의 향내가 진동을 하는 거지.
벌써 몇 일째 날곡식 만 넘기던 우리들의 뱃속이 요동을 치는 것은 당연했지.
정말 오래간만에 포식을 했어.
배포가 편해진 나는 온 세상에서 나보다 더 행복한 놈은 없을 꺼 라고 좋아하고 있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나만을 위해서 옆에 있겠다 …
배도 부르겠다 … 또 용변도 시원하게 배설 해버렸겠다 … 무엇하나 부러울 게 없는 거야.

엄마도 모처럼 개운하게 몸을 씻으신데다가 익은 음식으로 포식을 하신 뒤라 기분이 무척 상쾌하신 듯 얼굴에 오래간만에 밝은 기색을 띠고 앉아 계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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