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74
겨울방학도 이제 3일만 남은 토요일, 효석아재 아지매인 송금순이 우리집을 찾아왔다.
“니 내캉 읍내 우리 친정에 좀 같이 가야겠다.”
“와요?”
“니가 죽어가는 사람 하나 살려줘야겠다. 참, 어쩌면 하룻밤 자야 될지도 모르니 느그 엄마한테 아주 허락을 받고 가자.”
원래 좀 왈가닥 타이프라고 할까, 직선적이고 수선스러운데 오늘도 갑자기 나를 찾아와 하는 말이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
“어무이는 집에 안 계셔요.”
엄마는 어제 행상을 떠났다.
금촌리에 달비장사들의 사건이 터진 후에 한동안 엄마는 행상을 나가지 않았다. 그 사건이란 달비장사를 나간 여인들이 며칠동안 달비를 수집하면서 외지에서 잠을 잘 때 거의 현지의 남자들과 잠자리를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마을이 한동안 떠들썩했던 일이다.
대부분 달비장사 여인들은 그 충격이 가라앉자 다시 행상에 나섰는데 엄마는 나가지 않았었다. 내가 엄마에게 못되게 대든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영도야, 아무래도 내가 행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두달쯤 전 엄마는 쭈밋거리면서 꽤 어렵게 그 말을 꺼냈다. 나도 우리집의 쪼들리는 사정은 이미 느끼고있었다. 아버지가 집에 들른 지도 좀 오래 됐고 며칠 전에는 영미 누나가 짜증을 내며 이런 말도 했다.
“공납금 밀린 학생들을 이제는 아침 조회 때 교실 앞에 세워놓는데 벌써 3일 째라 창피해 죽겠다.”
엄마의 달비장사가 주업은 아니었어도 그만 두니 살림이 더욱 쪼들리게 된 것이다.
“어무이 뜻대로 하이소.”
“하지만 영도야, 앞으로는 조상님들과 내 자식들 앞에서 다시는 나가서 부끄러운 짓은 않겠다고 맹서한다.”
엄마는 그런 다짐까지 했다. 하지만 엄마의 슬픈 지난날을 어느 정도 아는 나는 이제 그런 문제도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느그 엄마 없다니 할 수 없네. 그럼 그냥 지금 빨리 가자.”
내 손을 잡아끄는데 나는 바로 발을 떼지 않았다. 갑자기 우리집에 들어서서 그녀가 나에게 한 말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친정에 같이 가자는 내용뿐이었다. 전혀 영문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무슨 일인데예?”
“그건 가면서 찬찬히 말할게. 하여튼 니가 꼭 필요한, 아니 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 ? 여전히 어리둥절했지만 나중에 말해준다니 일단 그녀를 따라 나섰다.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그녀는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을 요약하면 송금아라는 그녀보다 3살 아래의 동생이 있다. 그 동생은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고 부잣집에 시집을 갔지만 얼마 전 이혼을 하고 친정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결혼생활 중에도 2번, 친정에 와서도 또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병원에 꽤 오래 입원했다가 다시 친정에 왔는데 여전히 우울증이라는 병을 심하게 앓고, 언제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 그래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그런 사람한테 무슨 도움을 줍니까?”
“니가 남들보다 잘 하는 게 뭐고?”
금순이 눈을 살짝 흘기며 웃는 얼굴로 놀리듯이 말했다.
그 말까지 들으니 더욱 어이가 없다.
금순과는 벌써 몇차례 빠구리를 한 사이였다. 첫 계기는 그녀의 시누이인 병호 엄마와 빠구리를 하다가 들켜서였다. 그녀는 몸매가 작고 아담했지만 낙지처럼 착 달라붙는 맛이 있었고 내가 사정할 때는 “앙 앙!”하며 어린애처럼 울어댔다.
또 뒤에 알고 보니 그녀와 병호 엄마는 모두 또 숫처녀일 때 아버지가 건들인 여인들이었다.
그 후 금순 네의 텅 빈 양계장에 끌려가 진하게 빠구리를 했고, 병호 엄마와도 함께 어울려 2대 1로 박아주기도 했다.
지난 모내기철에는 모처럼 집에 온 아버지가 그 두여인과 양계장에서 빠구리한 사실도 알고 있다.
금순이 나에게 말한 골자는 결국 자기 친동생에게 빠구리를 해주라는 것이다. 그러나 금순이 내게 들려준 사연을 알고 나니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금순의 말에 의하면 동생 금아는 이혼녀인데다 3번이나 자살을 기도했으며 그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다고 한다. 정신병원에 갔다는 것은 그녀가 미치광이, 여자니까 바로 미친년인 것이다.
나는 미친년들이 대체로 어떻게 생겼고 무슨 짓을 하는지도 대충은 알고 있다. 우리 금촌리에도 미친년이 둘이나 있기 때문이다.
문병진의 누나인 병숙은 지금 24~25살쯤 되었다. 그러나 미쳤기 때문에 시집도 못가고 집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때로는 머리를 산발했다가 어떤 때는 잘 빗고 곱게 딴 뒤 머리에 꽃을 꼽기도 하는데 어린애들을 봐도 “안녕하십니까?”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는 “지는 문병숙이라예. 댁은 이름이 어찌 되지예?”라며 웃는데 그럼 잇몸이 훤히 드러나 징그럽게 보이기도 한다.
남들한테 별 해를 끼지는 편은 아니라 그래도 순한 미친년인 셈인데 자기 어머니에게만은 모질게 대한다.
한번은 제 어머니 머리채를 휘어잡아 땅바닥에 자빠트리고 발로 밟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가까스로 떼어놓았는데 머리채를 딸년에게 잡혔던 어머니가 다시 딸을 끌어안고 통곡을 하는 것을 보고 저 여자도 미쳤나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또 하나 미친년은 금산띠기라는 40대 중반의 여인이다. 이 미친년은 평생 세수를 안한 것처럼 늘 얼굴이 더럽고 산발을 한 머리는 쇠똥 같은 것이 묻어있어 지저분했다. 옷 입는 것도 멋대로인데 자기 손으로 찢는지 늘 저고리나 치마의 어딘가는 찢어진 누더기 차림이었다.
금산띠기는 좀 사나운 미친년이다. 가끔은 아이들한테도 돌멩이를 던지고 어떤 때는 막대기를 들고 아무나 때릴듯이 좇아다녀 그녀가 어쩌다 동네를 돌아다니면 사람들은 슬슬 피해버린다.
한번은 외양간에 불을 질러 홀딱 태워버린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나 가족들은 그녀가 집을 나서면 기겁을 해서 끌고 가는데 방문을 밖으로 잠그거나 심하면 꽁꽁 묶어놓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그런 미친년하고 빠구리를 시키려 하다니 ······ 떨떠름하기도 하고 기분도 나쁜 것이 표정으로 나타났고 금순도 그것을 눈치 챘나 보다.
“그런데 내 동생은 나 생긴 것하고 달리 되게 미인이데이.”
체, 미친년이 예뻐봤자지 ······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앞에 말한 금산띠기라는 미친년도 늘 얼굴이 지저분해서 그렇지, 이목구비만을 보면 괜찮은 편이다. 금촌리로 시집와서 아이도 셋을 낳고 미치기 전까지는 미인의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하루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마을을 쏘다녔다. 남편이 치마를 들고 나와 그녀를 감쌀 때까지 동네의 개구쟁이들은 그 미친년을 무서워하지 않고 낄낄거리며 따라다녔다.
내가 3학년 때의 일로 그 구경을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그날 구경했던 한 아이는 금산띠기가 “젖통은 좀 쳐졌는데 보지털이 유난히 길고 수북했다.”고 전하면서 “미친년은 특히 머리카락과 보지털이 빨리 자란다더라.”라고 아는 체를 했다.
그 추억을 되살리자 피식,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잠시 후 만나게 될 미친년도 보지털이 빨리 자라 유난히 길고 수북할까. 보지까지 생각을 하게 되자 다른 일들도 연상되었다.
되돌아보니 나는 정상적이 아닌 여인들하고도 빠구리를 꽤 해본 셈이다.
서울띠기에 이어 두 번 째 여인이 꼽추할매. 그때 키는 나보다 좀 작았고 젖통도 조그만 것이 좀 늘어져 있었고 뒤에서 벗은 몸을 보면 목 바로 밑에 낙타등처럼 혹이 솟아 있다. 그래도 뒤로 박아주면 고개를 쳐들고 “아이고! ······ 엄마야! ······· ” 하고 소리를 질러댄다.
청송띠기는 사팔뜨기에다 오른손으로 무릎을 잡어줘야 걸을 수 있는 심한 절름발이다. 그래서 자지를 박으면 바로 하거나 엎드려 하거나 삐뚜로 들어간다. 그래도 순박하면서 몸은 뜨거운 여인이다.
박금순과 영자 누나는 장님이다. 하지만 벗은 몸매는 특별하지 않아 정상인과 차이가 없다. 다만 금순은 먼저 빠구리를 했던 동생 금지와 자매간이라 그런지 둘 다 자지를 박으면 깨물듯이 꽉꽉 물어준다.
미친년의 보지맛은 어떨까. 보지털이 유난히 많이 자라듯 보지 모양이나 느낌이 특별한 것도 있을까.
버스에서 내려 금순의 집으로 갈 때까지 나는 혼자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자 실실 웃음도 나오고 호기심도 일어나는 것이다.
‘광성건재상회’라는 간판이 붙은 2층 건물이 금순의 친정이다. 앞의 빈터에는 시멘트 푸대와 벽돌같은 것이 쌓여 있고 점포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못이나 수도꼭지, 망치나 벤치, 그 밖에도 새 집을 짓거나 수리할 때 필요한 온갖 물건들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2층에 살림집이 있다고 하는데 금순은 나를 건물 뒤쪽의 한 양옥집으로 데려갔다. 원래 이곳이 가족이 살던 집이었는데 점포가 번창해 새 건물을 지으며 살림집도 2층으로 옮기고 지금은 별채로 남아 있다고 한다.
별채의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르자 환갑은 넘어 보이는 한 여인이 문을 열어주었다.
“금아는 뭐 하노?”
“응. 그냥 방안에 있지.”
“야가 ······ 아니, 이 총각이 어제 내가 말했던 그 남자다. 영도, 니도 인사해라. 우리 엄마다.”
짐작은 했지만 소개까지 하니 나는 꾸벅 절을 했다. 금순의 어머니는 내 인사를 제대로 받지도 않고 위 아래를 훑어보더니 딸에게 말했다.
“아니 이렇게 어린 ······ ? 어째서 ······ ?”
금순의 어머니는 놀란 표정이면서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다. 나도 이 어색하고 당황해 하는 분위기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금순이 나를 자기 어머니에게 소개할 때도 ‘야가’라고 했다가 황급히 ‘총각’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금순의 어머니도 ‘이렇게 어린’이라고 했다가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내가 미친년인 자기 딸과 빠구리하기로 한 대상인 것을 알고서는 내가 너무 어려 보인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엄마, 걱정마라. 내가 충분히 알아서 데려 온 기다. 어떤 장정보다 이 총각이 낫다. 자, 엄마는 이제 나한테 맡기고 가 보이소. 참, 이 방에는 아무도 얼씬 못하게 하고 ······ ”
“이거 원, 갸가 저런 아 보고 마음이 동할지 ······ 에이, 내사 모르겠다.”
금순의 어머니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자리를 떴다.
안방 문을 열자 한 여인이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앉아 있었고 그 시선이 가는 쪽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독서 중인 모양이다. 당연히 그녀가 금순의 동생인 미친년일 것이다.
“금아야, 뭐 했노?”
“응, 그냥 ······ ”
말을 하며 고개를 든 그녀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 눈이 부셨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만큼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저런 미인을 금촌리의 미친년들과 같은 부류로 상상했던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이쨔는 어제 내가 말했던 그 총각, 금촌리에 살고 맨 파평 문씨고 이름은 영도인데 영수하고 항렬도 같다. 또 이쨔는 아까 내가 말했던 내 동생 송금아다.”
금순이 두루 소개를 하기에 나는 금순의 어머니에게 했던 것처럼 절을 꾸벅했다.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자기 어머니를 닮았다. 싸늘한 표정으로 위 아래를 한번 훑어보고 곧 금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언니, 정말 이게 무슨 짓이야? 내가 언제 한다고 했어? 더구나 저런 어 ····· 학생하고 ······ ”
금아도 나를 ‘어린애’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더듬거리며 ‘학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금아야. 어제 니 귀가 아프도록 내가 애원했잖나? 엄마도 찬성했고 ······ 그라고 이 총각은 겉으로 어려보이지만 실속은 그렇지 않다. 아니 어떤 장정보다 낫다. 그건 내가 장담한다. 이 언니 소원을 한번만 니가 들어도라.”
“니가 참말로 내 친언니가 맞나?”
금아가 화 난 표정으로 쏘아부쳤다. 아까는 듣기 좋은 서울말이더니 화가 나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모양이다.
“가시나, 그럼 니만 어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줄 알았나? 같은 핏줄이니 나도 모르쇠 못하고 이래 매달리는 기지.”
금순은 어색한 웃음까지 지으며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친언니가 어찌 나한데 이런 일을 강요할 수 있어? 인두껍을 썼다면 도덕이나 체면도 알아야지. 나한테 강요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만으로 언니 자신이 부끄러운 것을 알아야 해.”
“니가 지금 내한테 도덕 강의할라 카나? 지금 니 처지가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나? 부모님을 그리 눈물짓게 만들고 니가 걱정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고, 그 짐의 일부는 나도 짊어지게 되고, 니가 그런 집안의 애물단지가 됐으면서도 내한테 그런 말이 나오나?”
금순이 갑자기 공격적이 되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마을에서도 몇 번 본 적이 있다. 몸집도 작고 얼굴도 지금 앞의 동생만은 못하지만 갸름하게 예쁜 편인데 몸싸움이나 말싸움이 나면 사납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 혼자 살겠다는데 왜들 이렇게 귀찮게 해. 언니한테도 내가 짐을 져달라고 했어?”
금아가 반박했지만 말에는 힘이 없었다.
“니가 혼자 잘 살아간다면 무슨 걱정을 하겠노? 외래 축복을 하고 반가워하지. 그런데 안 그렇잖나? 니 참말로 명심해라. 엄마가 선언했잖나? 니 또 그딴 짓하마 엄마도 바로 뒤따라 간다고 ······ 니가 서툰짓 하마 엄마를 죽이고 내사 같이 죽지는 못해도 아버지나 형제들 가슴에도 대못을 박는기다.”
“아아, 정말 왜들 이래? 나한테도 가족들이 짐이야. 그렇게 잔소리에 감시나 해대니 ······ ”
금아가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흔들었다.
자매가 언쟁을 하는동안 나는 금아의 얼굴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 정말 볼수록 미인이다.
반듯한 이마, 큰 눈에다 흑백이 명확해서 더욱 반짝이는 눈동자,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긴 목덜미 ······ 아니, 이렇게 부분마다 평가를 할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갸름한 얼굴안에서 꼭맞는 조화를 이루어 저토록 흠잡을 데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다.
더구나 나는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 말까지 나눈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얼굴을 본 것은 기억한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였는지가 생각나지 않아 나를 답답하게 했다.
“금아야, 내가 자라면서 니가 얼마나 부러웠고 또 미웠는지 아나? 니는 빼어나게 예쁘기도 했지만 누구한테나 칭찬받고 사랑받고, 또 공부나 그림이나 무엇이든 뛰어나게 잘하고, 그래서 나는 늘 뒤로 쳐지고 ······ 니를 내가 죽이거나 니가 죽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여러번이다.”
“어머나! 그렇게까지 ······ 나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어. 그랬었다면 내가 미안해.”
금순이 처연한 표정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하자 금아도 말투가 좀 누그러졌다.
“니한테 사과 받으려고 한 말이 아니다. 그런 옛날의 니로 다시 돌아가 돌라 카는 기다.
”그런게 언니 말처럼 쉽게 된다면 뭐가 문제겠어? 하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인 걸.“
언니의 표정처럼 금아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와 그래 나쁜 쪽으로, 비관적으로만 생각하노? 좋은 쪽으로 니 자신을 한번 돌아봐라. 니는 여전히 아름답고 몸매도 팽팽하제. 이제 그 못된 서방이나 시어머니도 없고 어디 얽매이는데도 없잖나? 더구나 니는 돈도 실컷 써도 남을만큼 많고 ······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다시 니 인생을 즐기면서 살란 말이다. 내하고 캬바레에 가서 춤추다 어떤 제비가 꼬시면 받아주기도 하고, ······ 애인도 맹글고, 명승지로 여행도 다니고 ······ ”
“언니는 꼭 그런 부도덕한 쪽으로만 생각하지. 나는 그런 짓은 죽어도 못한단말야.”
“부도덕 ······ ? 니가 지금 도덕 타령 할 기 있나. 니 서방, 아니 그 전남편 새끼는 니가 눈이 시퍼렇게 있는데도 온갖 난봉질 다하고 시에미라는 년은 가문 잇겠다고 중놈한테 겁탈까지 시키고 ······ 그런 타락에다 양심도 없는 인간들 사이에서 학대받고 시달렸던 니가 지금도 그래 도덕만 찾고 싶나?”
아, 갑자기 나는 무릎을 치고 싶을 만큼 정신이 들었다. 금아를 어디서 만났던가를 기억해 내느라 자매의 언쟁도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드디어 나는 알아낸 것이다. 다만 금아를 직접 만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 ‘전국학술경진대회’의 결선 준비를 하느라 교장 선생 사택에서 합숙을 할 때 우리 3명의 학생은 저녁에 TV드라마 한편씩을 보았다. 그때 본 것이 <맏며느리>였는데 그 집의 막내딸 역할을 맡은 정윤희와 판에 박은 듯 닮은 것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정윤희보다 더 아름답다는 표현이 옮을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정윤희는 발랄하고 깜찍한 여대생인데 지금 내 눈앞의 여인은 나이가 더 많듯 완숙미를 더 하고 있다. 더구나 흑백 브라운관에서 본 것과 이렇게 손 내밀면 닿을 듯 바로 앞에서 실물을 보는 것은 큰 차이다. 그리고 그 싸늘한 표정이 발랄함보다 더 매혹적이다.
나는 운이 좋은 것인지 미인소리를 듣는 꽤 많은 여인들과 빠구리를 해본 셈이다.
송윤초는 자타가 공인하는 금촌리 최고의 미인이다. 젊어서는 가극단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했고 홍종구가 밀수로 떼돈을 벌 때는 서울에서 당대의 권력자나 예술인들과도 친교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금촌리로 돌아와서도 한복을 차려입으면 사극영화의 왕비나 대감마님 같은 기품이 넘친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미로의 비너스 조각상처럼 풍만한 몸매에다 명기(名器)라는 소문이 났듯 보지는 자지를 꽉꽉 물어준다.
이미영 선생도 정말 우아한 미인이다. 다른 선생이나 학부형들의 말로는 어떤 여배우를 많이 닮았다는데 나는 그 여배우를 모르지만 그 미모는 모든 남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나의 3번 째 여인이었으며 서울로 전근가면서 물려준 소설과 시집들이 나의 정신적 양식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다.
박금순은 영자 누나와 마찬가지로 장님에다 살짝 곰보다. 그러나 안경을 거쳐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백태가 낀 영자 누나와 달리 수정처럼 반짝였다. 코 입술 머리카락 목덜미까지 모든 것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위해 그곳에 존재하는 것 같이 어울렸는데 그녀는 맹인학교의 점자선생을 한 경력도 있어 교양미가 돋보였다. 나와 처음 빠구리할 때 그녀는 숫처녀였는데 언제나 보지가 자지를 꽉꽉 물어주는 여인이었다.
황달자의 올케인 오현숙은 앞의 세여인과 전혀 개성이 달라 보였지만 그녀 역시 빼어난 미인이었다.
큰 눈은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두툼한 입술은 탐스럽다. 광대뼈가 좀 튀어나왔지만 그때문에도 얼굴 전체가 서양 여인 같은 느낌을 준다. 젖가슴은 상대를 압박하듯 위압적인데 허리는 잘록하고 다리도 미인대회에 출전한 여인들처럼 곧고 가늘어 몸매도 가히 예술적이다. 뒷날 내가 알게된 이탈리아의 여배우 소피아 로렌과 그 이미지가 너무나 비슷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또 하나 그전에 상대했던 미인과는 전혀 다른 미인과 마주하고 있다. 금순은 그 미인과 내가 빠구리를 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금아는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그녀를 마주하면서 내 얼굴은 붉어지고 가슴이 뛰지만 그녀의 반응 때문에 나는 답답하기도 했다.
“금아야, 니 고정관념으로 이래 뻣대지만 말고 한번 이 언니의 말을 들어 도. 도덕이니 관습이니 하는 것 한번쯤 팽개치고 모험, 그래 모험의 세계도 한번 구경해 봐라. 나도 니를 어떻게 새로운 세상을 한번 보게 할 수 있을까, 머리를 짜내고 짜내다가 생각해 낸, ······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충격요법? ······ 뚜쟁이 노릇을 자처했던 언니가 이제는 의사 흉내까지 내려고 해?”
금아의 얼굴에 비웃음 같은 미소가 살짝 스쳤다.
“참말로 이 가시나가 ······ ”
금순의 표정도 굳어졌다. 이것은 공격을 시작하려 발톱을 세우는 것 같은 그녀의 가끔 보는 모습이다.
“니 서울 그 병원에서 의사 새끼들이 니한테 전기충격요법이라는 거 해준 거 생각나나?”
“갑자기 그건 왜? ······ 사실 그건 기억이 가물가물해.”
“그렇겠지. 니 자살충동을 억제한다고 양쪽 눈 옆에 그 뭐, 전두엽이라 카나, 그쨔에 전극을 붙이고 지지는데 니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끝나고 나서 계속 자더라. 그런데 깨어나서도 며칠 째 말도 못하고 사람도 못 알아보더라. 그런 니를 보고 엄마와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아나?”
“전기충격요법이 얼마나 지독한지는 나도 알아. 다른 환자들의 경우도 옆에서 봐 왔으니까. 하지만 언니가 말하는 충격요법이란 더 무식하고 유치한 것 아니야? 어떻게 그런 부도덕한 짓을 시켜서 남을 치료한다는 생각을 해?”
“치료비 내면서 니가 받은 전기충격요법은 내가 보기에 누가 도벽이 있다 캐서 손을 자르는 것 같은 치료법인 기라. 나도 니 때문에 정신과 의사들도 많이 만나보고 책도 좀 읽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내 충격요법은 니 몸에 해를 안주면서 니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기라. 말을 강으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말도 있잖나? 내가 니를 오늘 강으로 끌고 왔으니 제발 니가 한번 물을 먹어 도. 이 언니의, 또 엄마의 간절한 소원이다.”
“이 남자가 물이라고 ······ ? 나는 지금 목이 마르지도 않고 언니가 강요하는 그게 독약일 것 같아.”
자매의 논쟁은 내가 듣기에도 논리적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뿐더러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결말이 날 것 같지 않았다. 금순도 그런 점을 느꼈는지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니 참말로 내 소원을 못들어 주겠나?”
“그래. 언니가 애쓰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알았다. 그럼 내가 포기할게. 그 대신 내가 직접 할게. 니는 그저 구경만 해라.”
“뭐라고 ······ ? 언니가 이 사람하고 ······ ? 지금 이 방에서 ······ ?”
금아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것을 보니 새로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그래!”
금순은 다시 발톱을 드러내는 공격자세가 되어 소리를 질렀다.
“미쳤군! 남편도 자식도 있는 여자가 ······ ”
“니 속이 꼭 맥혀 있으이 말도 그렇게 나오는 기라. 지금 니 처지가 나를 욕하거나 비웃을 수 있나?”
“흥, 그럼 언니의 그런 생각이나 행동을 내가 칭찬해줄지 알았어?”
“야야! 니 말대로 나는 남편도 자식도 있는 게 지금 화냥질을 할라 칸다. 그런데 지금 니 처지는 뭐고? 자식도 못 낳고 남편한테 이혼당하고 죽을 생각만 하고 있잖나? 내는 지금도 남편하고 자식들한테 사랑받고, 나도 시어머니 깍듯이 모시고 남편 하늘처럼 떠받들고 자식들 공부나 건강에 신경쓰면서 열심히 살고있단 말이다. 도덕적으로 좋다 나쁘다 만이 인생의 잣대는 아닌 기라.“
“체, 나를 꽤 생각하는 척 하더니 내 약점만 잡고 늘어지는군. 그런 궤변에 내가 넘어갈 것 같아?”
“그래. 나도 니를 설득하려는데는 지쳤고 실패했다. 그래서 내가 대신 니가 독약이라고 생각하는 걸 먹어보겠다는 기다. 니는 그저 구경만 해라.”
“내가 하기 싫다는데 언니가 하는 것은 왜 지켜봐야 해?”
“이 가시냐야! 나는 좋아서 하는 줄 아나? 나도 남이 보는 앞에서, 더구나 친동생 앞에서 그 짓을 한다는 게 창피하고 역겹다. 하지만 내가 니한테 권했던 것이 독인지 약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용 쥐가 되겠다는 말이다. 그러니 니도 이 자리에서 확인만 해달라는 기다.”
옆에서 듣기에도 자매의 논쟁은 목표가 바뀐 것 같다. 처음에는 금아와 나의 빠구리를 주선한 것인데 당사자의 완강한 반대에 금순이 자신이 대신 나와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순의 말 중 “남 앞에서 하는 게 창피하고 역겹다.” 라는 말은 사실 좀 엉터리다. 나와 할 때도, 아버지와 할 때도, 그녀는 시누이인 병호 엄마와 함께였다. 어쩌면 그런 집단 빠구리를 좋아하는 취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금아는 그런 면에서 완고한 도덕주의자 같으니 상상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속기도 쉽다.
“아이, 내가 왜 이런 일에 끼어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고안한 충격요법을 니가 거부하니 나라도 해보이겠다는데 그것도 못 봐주나?”
“아이 참! ······ 알았어.”
한참을 머뭇거리다 그녀가 관람에는 동의했다.
“오야, 니가 알았다 카니 내가 창피하지만 시범을 보일 기다. 대신 니는 절대로 이 방을 나가거나 고개를 돌리마 안된다. 그 정도는 약속할 수 있제?”
“아이 참! 알았다니까.”
“영도야, 저 도도하고 답답한 아지매 약 좀 올리게 이 자리에서 우리 한번 화끈하게 놀아보자!”
금순이 이 방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눈을 찡긋하면서 귀에 속삭이듯 말하지만 금아도 충분히 알아 들을만한 성량이었다.
나는 또 학예회의 무대에 선 학생 꼴이 되었다. 저토록 아름다운 금아와 어울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꿩 대신 닭’ 격으로 그녀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는 것도 묘한 설레임과 흥분을 느끼게 한다.
금순이 망설임없이 옷을 벗는데 맞춰 나도 옷을 벗기 시작했다.
“니보다는 빈약, ······ 어, 니 고개 돌리지 않기로 약속했잖나?”
외면했던 금아는 금순의 지적에 다시 우리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방도 니보다 작고 아이들 낳고 나서 몸매도 많이 망가졌제?”
금순의 말은 겸손이나 솔직함이라기보다 계속 동생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목적 같기도 하다.
“언니 몸매는 여전히 예쁘기만 한데 뭘 ······ 나는 그 전에도 언니의 아담한 몸매가 부러웠어.”
금아의 반응을 보니 그녀도 이 학예회의 진정한 관객이 되어가고 있다.
“어머나, 저러 ······ !”
금아의 작은 탄성이 나오는데 나는 짐짓 모른 척 했다. 뻔하다. 그녀는 팬티를 벗자 스프링처럼 튀어나오는 내 자지를 보고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 때문에 입을 막고 있을 것이다.
금순과 나는 마주 안으며 키스부터 했다. 그녀는 입술을 적당히 떼었다 붇혔다를 반복했다. 서로의 혀가 분주히 드나드는 것을 한명의 관객에게 보이려는 의도 같기도 했다.
금순이 누우며 나를 끌어당겼다. 이불을 안 덮은 채 우리는 몸을 포갰다. 맞붙었던 입술이 떨어지고 그녀가 머리를 미는데 따라 내 입은 그녀의 목덜미를 섭렵하고 아담한 젖통에 닿았다.
젖꼭지를 빨면서 한 손은 아랫배를 거쳐 보지에 머물렀다. 몸매는 가늘면서 유난히 두덩이 솟아 있는 그녀의 보지는 서서히 물기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며 가랑이를 벌려주자 질구에 손가락을 넣기가 쉬워졌다.
비스듬히 누어 그녀의 공알을 부드럽게 마찰할 때 그녀도 내 자지를 잡고 살살 흝어 갔다. 우리도 단 한명의 관객을 의식하는 것인지 천천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숨소리도 조금씩 거칠어졌다.
그녀는 나를 눕히고 일어나 앉더니 수직으로 서 있는 자지와 불알을 부드럽게 쓰다듬다 입으로 물었다. 이미 몇차례 경험한 것이지만 그녀의 자지 빠는 솜씨는 정말 능숙했다.
오줌구멍을 혀로 콕콕 찌르다 귀두에 뱅뱅 돌리기도 하고 이빨로 잘근잘근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이어서 입을 쑥 밀어넣으면 분명 그 끝은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 있다. 그렇게 몇 번을 왕복하던 그녀가 입을 떼었다.
“금아야, 너 고개도 안돌리기로 했잖아?”
그 말에 나는 옷을 벗고 엉킨 뒤 처음으로 금아 쪽을 보았다. 벽에 등을 대고 앉아있는 그녀가 두손을 내리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급히 눈을 내리까는데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눈을 감지도 말라니까.”
“체, 나 신경 쓰지 말고 언니 하던 짓이나 계속해.”
금아도 오기가 생겼는지 정면으로 우리를 보며 말했다.
금순은 자지를 다시 입에 문 채 몸을 슬슬 돌려 보지를 내 얼굴에 들이밀었다. 내가 혀를 놀리자 물기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그것을 삼키며 공알을 빨아 당기고 혀로 눌러 주었다.
그녀의 신음이 커지고 몸을 비틀다 엉덩이를 들썩이니 나는 숨이 막혀 온다. 그녀를 눕히고 두다리를 내 어깨에 얹었다. 혼자만의 봉사에 그녀의 몸은 더 달아오르는 것 같다.
“하아! ······ 하아! ······ 이제 들어온나!”
손을 쓰지도 않고 자지는 쑥 들어갔다. 보지가 옴찔거리면서 그녀는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쌌고 등에 돌린 두 팔도 힘을 주어 몸을 밀착시켰다. 이런 자세 때문인지 그녀를 안게 되면 꼭 낙지가 내 몸에 달라붙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방아질이 서서히 시작되었다.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자 그녀는 엉덩이로 박자를 맞춰 주었다. 그녀는 한창 방아질이 빨라졌을 때도 거의 신음이나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다 절정에 오르면 갑자기 어린애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앙! 아앙! ······ 앙! 앙! 앙! ······ ”
드디어 그녀는 클라이막스에 도달했나 보다. 한동안 울음이 이어지다 그녀가 다리를 풀자 나도 동작을 멈추어 주었다.
그녀의 가쁜 숨이 좀 진정된 후 이제 그녀를 올라오게 했다. 그녀는 걸터앉아 자지를 끼웠다. 돌아보니 금아는 여전히 아까의 그 자세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데 얼굴은 더 붉어진 것 같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또 황급히 눈을 내리 깔았다. 계속 그녀를 보고있자 눈을 뜬 그녀와 또 마주쳤는데 이제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살짝 입가에 미소 같은 것이 번지는데 나에게는 “흥, 내가 부끄럼 탈줄 알았지? 나도 배짱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앉은 채 엉덩이를 좌우로 위아래로 흔들던 그녀는 점점 속도가 빨라지더니 또 한번 절정을 맞은 듯 했다.
“아앙! 아앙! ······ 앙! 앙! 앙! ······ ”
밑에 깔렸을 때와 비슷한 울음소리가 터지면서 한껏 속도를 높이는데 소리가 끊어지자 엎어지면서 내 어깨에 뜨거운 숨결을 내보낸다. 다시 낙지가 달라붙은 기분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그녀의 엉덩이는 남자처럼, 아니면 ‘말라깽이’라는 별명의 배은숙처럼 살이 별로 없어 통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자세가 느낌은 더 빨리 오는지 얼마 박아대지도 않았는데 아기 울음소리를 내더니 그냥 엎어져 버렸고 그 바람에 자지도 빠져 버렸다.
“아이, 한번 닦아야겠다.”
바로 누운 그녀는 머리맡의 타올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보지 주변은 물기로 번들거렸고 내 자지와 두덩도 비슷했다. 요에도 약간 지린 자국이 있었다.
보지에 이어 내 자지와 불알도 닦아준 그녀는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니가 보기엔 어떻노?”
“뭐가 ······ ?”
“히 히 ······ 니가 지금까지 뭘 봤노? ······ 남편도 자식도 있는 여편네가 니 앞에서 울고불고 했다. 내가 독약을 먹어서 이래 몸부림치는 거 니가 보기에는 어떻드노?”
“나 신경쓰지 말고 하던 짓이나 마저 해!”
금아가 소리질렀다. 이 방에서 들은 그녀의 가장 큰 소리였다. 언니의 빈정거림에 그녀는 화가 났을까? ······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였다. 붉어졌던 얼굴은 평정을 찾았고 표정 역시 지금은 담담해 보였다.
“영도야, 힘 많이 들었제? 이 땀 솟은 거 봐라.”
금순은 보지를 닦았던 타올로 내 이마와 코 끝을 닦아주었다.
“그런데 이건 아직도 만족하지 못했나보다. 이래 성 난 것 봐라.”
그녀는 자지를 잠시 물고 있다가 바로 누웠다. 공연도 거의 끝맺음이 가까워 왔다.
그녀의 침이 묻었음에도 자지는 뽀드득 소리를 내는 것 같이 빡빡하게 들어갔다. 그러나 보지가 옴찔거리며 물기가 배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녀도 힘이 많이 소진되었는지 팔을 늘어뜨린 채 다리를 감아오지도 않고 가랑이만 벌린 채였다.
그러나 방아질이 점점 빨라지자 그녀는 다시 한 마리의 낙지로 변신했다. 이어서 아기울음소리가 이어질 때 나는 사정했다.
가쁜 숨이 진정되자 그녀는 나를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한동안 혀가 오가는 중 나는 젖통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젖꼭지가 조금씩 딱딱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막을 내릴 시간이다. 우리는 제각기의 옷을 입었다.
“자, 실험쥐의 역할은 다 끝났으니 소생은 다시 쥐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금순은 마치 연극배우의 퇴장처럼 한팔을 앞으로 내저으며 깊숙이 절을 하고 방문을 열고는 남아있는 우리를 되돌아 보았다.
“이제는 느그들이 알아서 해라.”
남겨진 금아와 나 사이에는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그녀는 곧 얼굴을 돌렸고 방안에는 한동안 침묵만이 존재했다.
금순을 따라 나도 나갈 걸 그랬나, 여기서 남은 금아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나.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앉아 있으려니 어색하고 답답했다.
“저기 ······ 이름이 ······ ?”
이 방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영도, 문영도라예.”
나 역시 처음 건네는 말로 대답했다. 잠시 또 침묵이 흐르다가 굳은 표정에다 약간은 떨리는 소리고 그녀가 말했다.
“영도씨, 우리도 할 수 있을까요?”
“네 ······ ?”
나는 눈을 크게 뜨면서 반문하고 미처 대답도 못한 채 급히 고개만 끄덕였다.
거미의 어떤 종류는 짝짓기를 하고는 그 자리에서 암거미가 숫놈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아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 정윤희를 빼어 담고 아니 그보다 훨씬 생생하게 매혹적이며 우아한 그녀와 빠구리를 할 수 있다면 끝나고 그녀가 나를 잡아먹어도 좋다. ······ 나는 그런 생각까지 했다.
겨울방학도 이제 3일만 남은 토요일, 효석아재 아지매인 송금순이 우리집을 찾아왔다.
“니 내캉 읍내 우리 친정에 좀 같이 가야겠다.”
“와요?”
“니가 죽어가는 사람 하나 살려줘야겠다. 참, 어쩌면 하룻밤 자야 될지도 모르니 느그 엄마한테 아주 허락을 받고 가자.”
원래 좀 왈가닥 타이프라고 할까, 직선적이고 수선스러운데 오늘도 갑자기 나를 찾아와 하는 말이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
“어무이는 집에 안 계셔요.”
엄마는 어제 행상을 떠났다.
금촌리에 달비장사들의 사건이 터진 후에 한동안 엄마는 행상을 나가지 않았다. 그 사건이란 달비장사를 나간 여인들이 며칠동안 달비를 수집하면서 외지에서 잠을 잘 때 거의 현지의 남자들과 잠자리를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마을이 한동안 떠들썩했던 일이다.
대부분 달비장사 여인들은 그 충격이 가라앉자 다시 행상에 나섰는데 엄마는 나가지 않았었다. 내가 엄마에게 못되게 대든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영도야, 아무래도 내가 행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두달쯤 전 엄마는 쭈밋거리면서 꽤 어렵게 그 말을 꺼냈다. 나도 우리집의 쪼들리는 사정은 이미 느끼고있었다. 아버지가 집에 들른 지도 좀 오래 됐고 며칠 전에는 영미 누나가 짜증을 내며 이런 말도 했다.
“공납금 밀린 학생들을 이제는 아침 조회 때 교실 앞에 세워놓는데 벌써 3일 째라 창피해 죽겠다.”
엄마의 달비장사가 주업은 아니었어도 그만 두니 살림이 더욱 쪼들리게 된 것이다.
“어무이 뜻대로 하이소.”
“하지만 영도야, 앞으로는 조상님들과 내 자식들 앞에서 다시는 나가서 부끄러운 짓은 않겠다고 맹서한다.”
엄마는 그런 다짐까지 했다. 하지만 엄마의 슬픈 지난날을 어느 정도 아는 나는 이제 그런 문제도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느그 엄마 없다니 할 수 없네. 그럼 그냥 지금 빨리 가자.”
내 손을 잡아끄는데 나는 바로 발을 떼지 않았다. 갑자기 우리집에 들어서서 그녀가 나에게 한 말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친정에 같이 가자는 내용뿐이었다. 전혀 영문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무슨 일인데예?”
“그건 가면서 찬찬히 말할게. 하여튼 니가 꼭 필요한, 아니 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 ? 여전히 어리둥절했지만 나중에 말해준다니 일단 그녀를 따라 나섰다.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그녀는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을 요약하면 송금아라는 그녀보다 3살 아래의 동생이 있다. 그 동생은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고 부잣집에 시집을 갔지만 얼마 전 이혼을 하고 친정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결혼생활 중에도 2번, 친정에 와서도 또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병원에 꽤 오래 입원했다가 다시 친정에 왔는데 여전히 우울증이라는 병을 심하게 앓고, 언제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 그래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그런 사람한테 무슨 도움을 줍니까?”
“니가 남들보다 잘 하는 게 뭐고?”
금순이 눈을 살짝 흘기며 웃는 얼굴로 놀리듯이 말했다.
그 말까지 들으니 더욱 어이가 없다.
금순과는 벌써 몇차례 빠구리를 한 사이였다. 첫 계기는 그녀의 시누이인 병호 엄마와 빠구리를 하다가 들켜서였다. 그녀는 몸매가 작고 아담했지만 낙지처럼 착 달라붙는 맛이 있었고 내가 사정할 때는 “앙 앙!”하며 어린애처럼 울어댔다.
또 뒤에 알고 보니 그녀와 병호 엄마는 모두 또 숫처녀일 때 아버지가 건들인 여인들이었다.
그 후 금순 네의 텅 빈 양계장에 끌려가 진하게 빠구리를 했고, 병호 엄마와도 함께 어울려 2대 1로 박아주기도 했다.
지난 모내기철에는 모처럼 집에 온 아버지가 그 두여인과 양계장에서 빠구리한 사실도 알고 있다.
금순이 나에게 말한 골자는 결국 자기 친동생에게 빠구리를 해주라는 것이다. 그러나 금순이 내게 들려준 사연을 알고 나니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금순의 말에 의하면 동생 금아는 이혼녀인데다 3번이나 자살을 기도했으며 그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다고 한다. 정신병원에 갔다는 것은 그녀가 미치광이, 여자니까 바로 미친년인 것이다.
나는 미친년들이 대체로 어떻게 생겼고 무슨 짓을 하는지도 대충은 알고 있다. 우리 금촌리에도 미친년이 둘이나 있기 때문이다.
문병진의 누나인 병숙은 지금 24~25살쯤 되었다. 그러나 미쳤기 때문에 시집도 못가고 집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때로는 머리를 산발했다가 어떤 때는 잘 빗고 곱게 딴 뒤 머리에 꽃을 꼽기도 하는데 어린애들을 봐도 “안녕하십니까?”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는 “지는 문병숙이라예. 댁은 이름이 어찌 되지예?”라며 웃는데 그럼 잇몸이 훤히 드러나 징그럽게 보이기도 한다.
남들한테 별 해를 끼지는 편은 아니라 그래도 순한 미친년인 셈인데 자기 어머니에게만은 모질게 대한다.
한번은 제 어머니 머리채를 휘어잡아 땅바닥에 자빠트리고 발로 밟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가까스로 떼어놓았는데 머리채를 딸년에게 잡혔던 어머니가 다시 딸을 끌어안고 통곡을 하는 것을 보고 저 여자도 미쳤나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또 하나 미친년은 금산띠기라는 40대 중반의 여인이다. 이 미친년은 평생 세수를 안한 것처럼 늘 얼굴이 더럽고 산발을 한 머리는 쇠똥 같은 것이 묻어있어 지저분했다. 옷 입는 것도 멋대로인데 자기 손으로 찢는지 늘 저고리나 치마의 어딘가는 찢어진 누더기 차림이었다.
금산띠기는 좀 사나운 미친년이다. 가끔은 아이들한테도 돌멩이를 던지고 어떤 때는 막대기를 들고 아무나 때릴듯이 좇아다녀 그녀가 어쩌다 동네를 돌아다니면 사람들은 슬슬 피해버린다.
한번은 외양간에 불을 질러 홀딱 태워버린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나 가족들은 그녀가 집을 나서면 기겁을 해서 끌고 가는데 방문을 밖으로 잠그거나 심하면 꽁꽁 묶어놓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그런 미친년하고 빠구리를 시키려 하다니 ······ 떨떠름하기도 하고 기분도 나쁜 것이 표정으로 나타났고 금순도 그것을 눈치 챘나 보다.
“그런데 내 동생은 나 생긴 것하고 달리 되게 미인이데이.”
체, 미친년이 예뻐봤자지 ······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앞에 말한 금산띠기라는 미친년도 늘 얼굴이 지저분해서 그렇지, 이목구비만을 보면 괜찮은 편이다. 금촌리로 시집와서 아이도 셋을 낳고 미치기 전까지는 미인의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하루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마을을 쏘다녔다. 남편이 치마를 들고 나와 그녀를 감쌀 때까지 동네의 개구쟁이들은 그 미친년을 무서워하지 않고 낄낄거리며 따라다녔다.
내가 3학년 때의 일로 그 구경을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그날 구경했던 한 아이는 금산띠기가 “젖통은 좀 쳐졌는데 보지털이 유난히 길고 수북했다.”고 전하면서 “미친년은 특히 머리카락과 보지털이 빨리 자란다더라.”라고 아는 체를 했다.
그 추억을 되살리자 피식,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잠시 후 만나게 될 미친년도 보지털이 빨리 자라 유난히 길고 수북할까. 보지까지 생각을 하게 되자 다른 일들도 연상되었다.
되돌아보니 나는 정상적이 아닌 여인들하고도 빠구리를 꽤 해본 셈이다.
서울띠기에 이어 두 번 째 여인이 꼽추할매. 그때 키는 나보다 좀 작았고 젖통도 조그만 것이 좀 늘어져 있었고 뒤에서 벗은 몸을 보면 목 바로 밑에 낙타등처럼 혹이 솟아 있다. 그래도 뒤로 박아주면 고개를 쳐들고 “아이고! ······ 엄마야! ······· ” 하고 소리를 질러댄다.
청송띠기는 사팔뜨기에다 오른손으로 무릎을 잡어줘야 걸을 수 있는 심한 절름발이다. 그래서 자지를 박으면 바로 하거나 엎드려 하거나 삐뚜로 들어간다. 그래도 순박하면서 몸은 뜨거운 여인이다.
박금순과 영자 누나는 장님이다. 하지만 벗은 몸매는 특별하지 않아 정상인과 차이가 없다. 다만 금순은 먼저 빠구리를 했던 동생 금지와 자매간이라 그런지 둘 다 자지를 박으면 깨물듯이 꽉꽉 물어준다.
미친년의 보지맛은 어떨까. 보지털이 유난히 많이 자라듯 보지 모양이나 느낌이 특별한 것도 있을까.
버스에서 내려 금순의 집으로 갈 때까지 나는 혼자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자 실실 웃음도 나오고 호기심도 일어나는 것이다.
‘광성건재상회’라는 간판이 붙은 2층 건물이 금순의 친정이다. 앞의 빈터에는 시멘트 푸대와 벽돌같은 것이 쌓여 있고 점포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못이나 수도꼭지, 망치나 벤치, 그 밖에도 새 집을 짓거나 수리할 때 필요한 온갖 물건들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2층에 살림집이 있다고 하는데 금순은 나를 건물 뒤쪽의 한 양옥집으로 데려갔다. 원래 이곳이 가족이 살던 집이었는데 점포가 번창해 새 건물을 지으며 살림집도 2층으로 옮기고 지금은 별채로 남아 있다고 한다.
별채의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르자 환갑은 넘어 보이는 한 여인이 문을 열어주었다.
“금아는 뭐 하노?”
“응. 그냥 방안에 있지.”
“야가 ······ 아니, 이 총각이 어제 내가 말했던 그 남자다. 영도, 니도 인사해라. 우리 엄마다.”
짐작은 했지만 소개까지 하니 나는 꾸벅 절을 했다. 금순의 어머니는 내 인사를 제대로 받지도 않고 위 아래를 훑어보더니 딸에게 말했다.
“아니 이렇게 어린 ······ ? 어째서 ······ ?”
금순의 어머니는 놀란 표정이면서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다. 나도 이 어색하고 당황해 하는 분위기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금순이 나를 자기 어머니에게 소개할 때도 ‘야가’라고 했다가 황급히 ‘총각’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금순의 어머니도 ‘이렇게 어린’이라고 했다가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내가 미친년인 자기 딸과 빠구리하기로 한 대상인 것을 알고서는 내가 너무 어려 보인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엄마, 걱정마라. 내가 충분히 알아서 데려 온 기다. 어떤 장정보다 이 총각이 낫다. 자, 엄마는 이제 나한테 맡기고 가 보이소. 참, 이 방에는 아무도 얼씬 못하게 하고 ······ ”
“이거 원, 갸가 저런 아 보고 마음이 동할지 ······ 에이, 내사 모르겠다.”
금순의 어머니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자리를 떴다.
안방 문을 열자 한 여인이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앉아 있었고 그 시선이 가는 쪽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독서 중인 모양이다. 당연히 그녀가 금순의 동생인 미친년일 것이다.
“금아야, 뭐 했노?”
“응, 그냥 ······ ”
말을 하며 고개를 든 그녀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 눈이 부셨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만큼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저런 미인을 금촌리의 미친년들과 같은 부류로 상상했던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이쨔는 어제 내가 말했던 그 총각, 금촌리에 살고 맨 파평 문씨고 이름은 영도인데 영수하고 항렬도 같다. 또 이쨔는 아까 내가 말했던 내 동생 송금아다.”
금순이 두루 소개를 하기에 나는 금순의 어머니에게 했던 것처럼 절을 꾸벅했다.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자기 어머니를 닮았다. 싸늘한 표정으로 위 아래를 한번 훑어보고 곧 금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언니, 정말 이게 무슨 짓이야? 내가 언제 한다고 했어? 더구나 저런 어 ····· 학생하고 ······ ”
금아도 나를 ‘어린애’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더듬거리며 ‘학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금아야. 어제 니 귀가 아프도록 내가 애원했잖나? 엄마도 찬성했고 ······ 그라고 이 총각은 겉으로 어려보이지만 실속은 그렇지 않다. 아니 어떤 장정보다 낫다. 그건 내가 장담한다. 이 언니 소원을 한번만 니가 들어도라.”
“니가 참말로 내 친언니가 맞나?”
금아가 화 난 표정으로 쏘아부쳤다. 아까는 듣기 좋은 서울말이더니 화가 나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모양이다.
“가시나, 그럼 니만 어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줄 알았나? 같은 핏줄이니 나도 모르쇠 못하고 이래 매달리는 기지.”
금순은 어색한 웃음까지 지으며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친언니가 어찌 나한데 이런 일을 강요할 수 있어? 인두껍을 썼다면 도덕이나 체면도 알아야지. 나한테 강요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만으로 언니 자신이 부끄러운 것을 알아야 해.”
“니가 지금 내한테 도덕 강의할라 카나? 지금 니 처지가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나? 부모님을 그리 눈물짓게 만들고 니가 걱정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고, 그 짐의 일부는 나도 짊어지게 되고, 니가 그런 집안의 애물단지가 됐으면서도 내한테 그런 말이 나오나?”
금순이 갑자기 공격적이 되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마을에서도 몇 번 본 적이 있다. 몸집도 작고 얼굴도 지금 앞의 동생만은 못하지만 갸름하게 예쁜 편인데 몸싸움이나 말싸움이 나면 사납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 혼자 살겠다는데 왜들 이렇게 귀찮게 해. 언니한테도 내가 짐을 져달라고 했어?”
금아가 반박했지만 말에는 힘이 없었다.
“니가 혼자 잘 살아간다면 무슨 걱정을 하겠노? 외래 축복을 하고 반가워하지. 그런데 안 그렇잖나? 니 참말로 명심해라. 엄마가 선언했잖나? 니 또 그딴 짓하마 엄마도 바로 뒤따라 간다고 ······ 니가 서툰짓 하마 엄마를 죽이고 내사 같이 죽지는 못해도 아버지나 형제들 가슴에도 대못을 박는기다.”
“아아, 정말 왜들 이래? 나한테도 가족들이 짐이야. 그렇게 잔소리에 감시나 해대니 ······ ”
금아가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흔들었다.
자매가 언쟁을 하는동안 나는 금아의 얼굴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 정말 볼수록 미인이다.
반듯한 이마, 큰 눈에다 흑백이 명확해서 더욱 반짝이는 눈동자,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긴 목덜미 ······ 아니, 이렇게 부분마다 평가를 할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갸름한 얼굴안에서 꼭맞는 조화를 이루어 저토록 흠잡을 데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다.
더구나 나는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 말까지 나눈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얼굴을 본 것은 기억한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였는지가 생각나지 않아 나를 답답하게 했다.
“금아야, 내가 자라면서 니가 얼마나 부러웠고 또 미웠는지 아나? 니는 빼어나게 예쁘기도 했지만 누구한테나 칭찬받고 사랑받고, 또 공부나 그림이나 무엇이든 뛰어나게 잘하고, 그래서 나는 늘 뒤로 쳐지고 ······ 니를 내가 죽이거나 니가 죽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여러번이다.”
“어머나! 그렇게까지 ······ 나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어. 그랬었다면 내가 미안해.”
금순이 처연한 표정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하자 금아도 말투가 좀 누그러졌다.
“니한테 사과 받으려고 한 말이 아니다. 그런 옛날의 니로 다시 돌아가 돌라 카는 기다.
”그런게 언니 말처럼 쉽게 된다면 뭐가 문제겠어? 하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인 걸.“
언니의 표정처럼 금아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와 그래 나쁜 쪽으로, 비관적으로만 생각하노? 좋은 쪽으로 니 자신을 한번 돌아봐라. 니는 여전히 아름답고 몸매도 팽팽하제. 이제 그 못된 서방이나 시어머니도 없고 어디 얽매이는데도 없잖나? 더구나 니는 돈도 실컷 써도 남을만큼 많고 ······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다시 니 인생을 즐기면서 살란 말이다. 내하고 캬바레에 가서 춤추다 어떤 제비가 꼬시면 받아주기도 하고, ······ 애인도 맹글고, 명승지로 여행도 다니고 ······ ”
“언니는 꼭 그런 부도덕한 쪽으로만 생각하지. 나는 그런 짓은 죽어도 못한단말야.”
“부도덕 ······ ? 니가 지금 도덕 타령 할 기 있나. 니 서방, 아니 그 전남편 새끼는 니가 눈이 시퍼렇게 있는데도 온갖 난봉질 다하고 시에미라는 년은 가문 잇겠다고 중놈한테 겁탈까지 시키고 ······ 그런 타락에다 양심도 없는 인간들 사이에서 학대받고 시달렸던 니가 지금도 그래 도덕만 찾고 싶나?”
아, 갑자기 나는 무릎을 치고 싶을 만큼 정신이 들었다. 금아를 어디서 만났던가를 기억해 내느라 자매의 언쟁도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드디어 나는 알아낸 것이다. 다만 금아를 직접 만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 ‘전국학술경진대회’의 결선 준비를 하느라 교장 선생 사택에서 합숙을 할 때 우리 3명의 학생은 저녁에 TV드라마 한편씩을 보았다. 그때 본 것이 <맏며느리>였는데 그 집의 막내딸 역할을 맡은 정윤희와 판에 박은 듯 닮은 것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정윤희보다 더 아름답다는 표현이 옮을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정윤희는 발랄하고 깜찍한 여대생인데 지금 내 눈앞의 여인은 나이가 더 많듯 완숙미를 더 하고 있다. 더구나 흑백 브라운관에서 본 것과 이렇게 손 내밀면 닿을 듯 바로 앞에서 실물을 보는 것은 큰 차이다. 그리고 그 싸늘한 표정이 발랄함보다 더 매혹적이다.
나는 운이 좋은 것인지 미인소리를 듣는 꽤 많은 여인들과 빠구리를 해본 셈이다.
송윤초는 자타가 공인하는 금촌리 최고의 미인이다. 젊어서는 가극단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했고 홍종구가 밀수로 떼돈을 벌 때는 서울에서 당대의 권력자나 예술인들과도 친교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금촌리로 돌아와서도 한복을 차려입으면 사극영화의 왕비나 대감마님 같은 기품이 넘친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미로의 비너스 조각상처럼 풍만한 몸매에다 명기(名器)라는 소문이 났듯 보지는 자지를 꽉꽉 물어준다.
이미영 선생도 정말 우아한 미인이다. 다른 선생이나 학부형들의 말로는 어떤 여배우를 많이 닮았다는데 나는 그 여배우를 모르지만 그 미모는 모든 남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나의 3번 째 여인이었으며 서울로 전근가면서 물려준 소설과 시집들이 나의 정신적 양식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다.
박금순은 영자 누나와 마찬가지로 장님에다 살짝 곰보다. 그러나 안경을 거쳐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백태가 낀 영자 누나와 달리 수정처럼 반짝였다. 코 입술 머리카락 목덜미까지 모든 것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위해 그곳에 존재하는 것 같이 어울렸는데 그녀는 맹인학교의 점자선생을 한 경력도 있어 교양미가 돋보였다. 나와 처음 빠구리할 때 그녀는 숫처녀였는데 언제나 보지가 자지를 꽉꽉 물어주는 여인이었다.
황달자의 올케인 오현숙은 앞의 세여인과 전혀 개성이 달라 보였지만 그녀 역시 빼어난 미인이었다.
큰 눈은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두툼한 입술은 탐스럽다. 광대뼈가 좀 튀어나왔지만 그때문에도 얼굴 전체가 서양 여인 같은 느낌을 준다. 젖가슴은 상대를 압박하듯 위압적인데 허리는 잘록하고 다리도 미인대회에 출전한 여인들처럼 곧고 가늘어 몸매도 가히 예술적이다. 뒷날 내가 알게된 이탈리아의 여배우 소피아 로렌과 그 이미지가 너무나 비슷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또 하나 그전에 상대했던 미인과는 전혀 다른 미인과 마주하고 있다. 금순은 그 미인과 내가 빠구리를 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금아는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그녀를 마주하면서 내 얼굴은 붉어지고 가슴이 뛰지만 그녀의 반응 때문에 나는 답답하기도 했다.
“금아야, 니 고정관념으로 이래 뻣대지만 말고 한번 이 언니의 말을 들어 도. 도덕이니 관습이니 하는 것 한번쯤 팽개치고 모험, 그래 모험의 세계도 한번 구경해 봐라. 나도 니를 어떻게 새로운 세상을 한번 보게 할 수 있을까, 머리를 짜내고 짜내다가 생각해 낸, ······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충격요법? ······ 뚜쟁이 노릇을 자처했던 언니가 이제는 의사 흉내까지 내려고 해?”
금아의 얼굴에 비웃음 같은 미소가 살짝 스쳤다.
“참말로 이 가시나가 ······ ”
금순의 표정도 굳어졌다. 이것은 공격을 시작하려 발톱을 세우는 것 같은 그녀의 가끔 보는 모습이다.
“니 서울 그 병원에서 의사 새끼들이 니한테 전기충격요법이라는 거 해준 거 생각나나?”
“갑자기 그건 왜? ······ 사실 그건 기억이 가물가물해.”
“그렇겠지. 니 자살충동을 억제한다고 양쪽 눈 옆에 그 뭐, 전두엽이라 카나, 그쨔에 전극을 붙이고 지지는데 니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끝나고 나서 계속 자더라. 그런데 깨어나서도 며칠 째 말도 못하고 사람도 못 알아보더라. 그런 니를 보고 엄마와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아나?”
“전기충격요법이 얼마나 지독한지는 나도 알아. 다른 환자들의 경우도 옆에서 봐 왔으니까. 하지만 언니가 말하는 충격요법이란 더 무식하고 유치한 것 아니야? 어떻게 그런 부도덕한 짓을 시켜서 남을 치료한다는 생각을 해?”
“치료비 내면서 니가 받은 전기충격요법은 내가 보기에 누가 도벽이 있다 캐서 손을 자르는 것 같은 치료법인 기라. 나도 니 때문에 정신과 의사들도 많이 만나보고 책도 좀 읽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내 충격요법은 니 몸에 해를 안주면서 니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기라. 말을 강으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말도 있잖나? 내가 니를 오늘 강으로 끌고 왔으니 제발 니가 한번 물을 먹어 도. 이 언니의, 또 엄마의 간절한 소원이다.”
“이 남자가 물이라고 ······ ? 나는 지금 목이 마르지도 않고 언니가 강요하는 그게 독약일 것 같아.”
자매의 논쟁은 내가 듣기에도 논리적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뿐더러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결말이 날 것 같지 않았다. 금순도 그런 점을 느꼈는지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니 참말로 내 소원을 못들어 주겠나?”
“그래. 언니가 애쓰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알았다. 그럼 내가 포기할게. 그 대신 내가 직접 할게. 니는 그저 구경만 해라.”
“뭐라고 ······ ? 언니가 이 사람하고 ······ ? 지금 이 방에서 ······ ?”
금아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것을 보니 새로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그래!”
금순은 다시 발톱을 드러내는 공격자세가 되어 소리를 질렀다.
“미쳤군! 남편도 자식도 있는 여자가 ······ ”
“니 속이 꼭 맥혀 있으이 말도 그렇게 나오는 기라. 지금 니 처지가 나를 욕하거나 비웃을 수 있나?”
“흥, 그럼 언니의 그런 생각이나 행동을 내가 칭찬해줄지 알았어?”
“야야! 니 말대로 나는 남편도 자식도 있는 게 지금 화냥질을 할라 칸다. 그런데 지금 니 처지는 뭐고? 자식도 못 낳고 남편한테 이혼당하고 죽을 생각만 하고 있잖나? 내는 지금도 남편하고 자식들한테 사랑받고, 나도 시어머니 깍듯이 모시고 남편 하늘처럼 떠받들고 자식들 공부나 건강에 신경쓰면서 열심히 살고있단 말이다. 도덕적으로 좋다 나쁘다 만이 인생의 잣대는 아닌 기라.“
“체, 나를 꽤 생각하는 척 하더니 내 약점만 잡고 늘어지는군. 그런 궤변에 내가 넘어갈 것 같아?”
“그래. 나도 니를 설득하려는데는 지쳤고 실패했다. 그래서 내가 대신 니가 독약이라고 생각하는 걸 먹어보겠다는 기다. 니는 그저 구경만 해라.”
“내가 하기 싫다는데 언니가 하는 것은 왜 지켜봐야 해?”
“이 가시냐야! 나는 좋아서 하는 줄 아나? 나도 남이 보는 앞에서, 더구나 친동생 앞에서 그 짓을 한다는 게 창피하고 역겹다. 하지만 내가 니한테 권했던 것이 독인지 약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용 쥐가 되겠다는 말이다. 그러니 니도 이 자리에서 확인만 해달라는 기다.”
옆에서 듣기에도 자매의 논쟁은 목표가 바뀐 것 같다. 처음에는 금아와 나의 빠구리를 주선한 것인데 당사자의 완강한 반대에 금순이 자신이 대신 나와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순의 말 중 “남 앞에서 하는 게 창피하고 역겹다.” 라는 말은 사실 좀 엉터리다. 나와 할 때도, 아버지와 할 때도, 그녀는 시누이인 병호 엄마와 함께였다. 어쩌면 그런 집단 빠구리를 좋아하는 취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금아는 그런 면에서 완고한 도덕주의자 같으니 상상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속기도 쉽다.
“아이, 내가 왜 이런 일에 끼어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고안한 충격요법을 니가 거부하니 나라도 해보이겠다는데 그것도 못 봐주나?”
“아이 참! ······ 알았어.”
한참을 머뭇거리다 그녀가 관람에는 동의했다.
“오야, 니가 알았다 카니 내가 창피하지만 시범을 보일 기다. 대신 니는 절대로 이 방을 나가거나 고개를 돌리마 안된다. 그 정도는 약속할 수 있제?”
“아이 참! 알았다니까.”
“영도야, 저 도도하고 답답한 아지매 약 좀 올리게 이 자리에서 우리 한번 화끈하게 놀아보자!”
금순이 이 방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눈을 찡긋하면서 귀에 속삭이듯 말하지만 금아도 충분히 알아 들을만한 성량이었다.
나는 또 학예회의 무대에 선 학생 꼴이 되었다. 저토록 아름다운 금아와 어울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꿩 대신 닭’ 격으로 그녀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는 것도 묘한 설레임과 흥분을 느끼게 한다.
금순이 망설임없이 옷을 벗는데 맞춰 나도 옷을 벗기 시작했다.
“니보다는 빈약, ······ 어, 니 고개 돌리지 않기로 약속했잖나?”
외면했던 금아는 금순의 지적에 다시 우리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방도 니보다 작고 아이들 낳고 나서 몸매도 많이 망가졌제?”
금순의 말은 겸손이나 솔직함이라기보다 계속 동생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목적 같기도 하다.
“언니 몸매는 여전히 예쁘기만 한데 뭘 ······ 나는 그 전에도 언니의 아담한 몸매가 부러웠어.”
금아의 반응을 보니 그녀도 이 학예회의 진정한 관객이 되어가고 있다.
“어머나, 저러 ······ !”
금아의 작은 탄성이 나오는데 나는 짐짓 모른 척 했다. 뻔하다. 그녀는 팬티를 벗자 스프링처럼 튀어나오는 내 자지를 보고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 때문에 입을 막고 있을 것이다.
금순과 나는 마주 안으며 키스부터 했다. 그녀는 입술을 적당히 떼었다 붇혔다를 반복했다. 서로의 혀가 분주히 드나드는 것을 한명의 관객에게 보이려는 의도 같기도 했다.
금순이 누우며 나를 끌어당겼다. 이불을 안 덮은 채 우리는 몸을 포갰다. 맞붙었던 입술이 떨어지고 그녀가 머리를 미는데 따라 내 입은 그녀의 목덜미를 섭렵하고 아담한 젖통에 닿았다.
젖꼭지를 빨면서 한 손은 아랫배를 거쳐 보지에 머물렀다. 몸매는 가늘면서 유난히 두덩이 솟아 있는 그녀의 보지는 서서히 물기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며 가랑이를 벌려주자 질구에 손가락을 넣기가 쉬워졌다.
비스듬히 누어 그녀의 공알을 부드럽게 마찰할 때 그녀도 내 자지를 잡고 살살 흝어 갔다. 우리도 단 한명의 관객을 의식하는 것인지 천천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숨소리도 조금씩 거칠어졌다.
그녀는 나를 눕히고 일어나 앉더니 수직으로 서 있는 자지와 불알을 부드럽게 쓰다듬다 입으로 물었다. 이미 몇차례 경험한 것이지만 그녀의 자지 빠는 솜씨는 정말 능숙했다.
오줌구멍을 혀로 콕콕 찌르다 귀두에 뱅뱅 돌리기도 하고 이빨로 잘근잘근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이어서 입을 쑥 밀어넣으면 분명 그 끝은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 있다. 그렇게 몇 번을 왕복하던 그녀가 입을 떼었다.
“금아야, 너 고개도 안돌리기로 했잖아?”
그 말에 나는 옷을 벗고 엉킨 뒤 처음으로 금아 쪽을 보았다. 벽에 등을 대고 앉아있는 그녀가 두손을 내리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급히 눈을 내리까는데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눈을 감지도 말라니까.”
“체, 나 신경 쓰지 말고 언니 하던 짓이나 계속해.”
금아도 오기가 생겼는지 정면으로 우리를 보며 말했다.
금순은 자지를 다시 입에 문 채 몸을 슬슬 돌려 보지를 내 얼굴에 들이밀었다. 내가 혀를 놀리자 물기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그것을 삼키며 공알을 빨아 당기고 혀로 눌러 주었다.
그녀의 신음이 커지고 몸을 비틀다 엉덩이를 들썩이니 나는 숨이 막혀 온다. 그녀를 눕히고 두다리를 내 어깨에 얹었다. 혼자만의 봉사에 그녀의 몸은 더 달아오르는 것 같다.
“하아! ······ 하아! ······ 이제 들어온나!”
손을 쓰지도 않고 자지는 쑥 들어갔다. 보지가 옴찔거리면서 그녀는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쌌고 등에 돌린 두 팔도 힘을 주어 몸을 밀착시켰다. 이런 자세 때문인지 그녀를 안게 되면 꼭 낙지가 내 몸에 달라붙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방아질이 서서히 시작되었다.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자 그녀는 엉덩이로 박자를 맞춰 주었다. 그녀는 한창 방아질이 빨라졌을 때도 거의 신음이나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다 절정에 오르면 갑자기 어린애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앙! 아앙! ······ 앙! 앙! 앙! ······ ”
드디어 그녀는 클라이막스에 도달했나 보다. 한동안 울음이 이어지다 그녀가 다리를 풀자 나도 동작을 멈추어 주었다.
그녀의 가쁜 숨이 좀 진정된 후 이제 그녀를 올라오게 했다. 그녀는 걸터앉아 자지를 끼웠다. 돌아보니 금아는 여전히 아까의 그 자세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데 얼굴은 더 붉어진 것 같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또 황급히 눈을 내리 깔았다. 계속 그녀를 보고있자 눈을 뜬 그녀와 또 마주쳤는데 이제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살짝 입가에 미소 같은 것이 번지는데 나에게는 “흥, 내가 부끄럼 탈줄 알았지? 나도 배짱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앉은 채 엉덩이를 좌우로 위아래로 흔들던 그녀는 점점 속도가 빨라지더니 또 한번 절정을 맞은 듯 했다.
“아앙! 아앙! ······ 앙! 앙! 앙! ······ ”
밑에 깔렸을 때와 비슷한 울음소리가 터지면서 한껏 속도를 높이는데 소리가 끊어지자 엎어지면서 내 어깨에 뜨거운 숨결을 내보낸다. 다시 낙지가 달라붙은 기분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그녀의 엉덩이는 남자처럼, 아니면 ‘말라깽이’라는 별명의 배은숙처럼 살이 별로 없어 통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자세가 느낌은 더 빨리 오는지 얼마 박아대지도 않았는데 아기 울음소리를 내더니 그냥 엎어져 버렸고 그 바람에 자지도 빠져 버렸다.
“아이, 한번 닦아야겠다.”
바로 누운 그녀는 머리맡의 타올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보지 주변은 물기로 번들거렸고 내 자지와 두덩도 비슷했다. 요에도 약간 지린 자국이 있었다.
보지에 이어 내 자지와 불알도 닦아준 그녀는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니가 보기엔 어떻노?”
“뭐가 ······ ?”
“히 히 ······ 니가 지금까지 뭘 봤노? ······ 남편도 자식도 있는 여편네가 니 앞에서 울고불고 했다. 내가 독약을 먹어서 이래 몸부림치는 거 니가 보기에는 어떻드노?”
“나 신경쓰지 말고 하던 짓이나 마저 해!”
금아가 소리질렀다. 이 방에서 들은 그녀의 가장 큰 소리였다. 언니의 빈정거림에 그녀는 화가 났을까? ······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였다. 붉어졌던 얼굴은 평정을 찾았고 표정 역시 지금은 담담해 보였다.
“영도야, 힘 많이 들었제? 이 땀 솟은 거 봐라.”
금순은 보지를 닦았던 타올로 내 이마와 코 끝을 닦아주었다.
“그런데 이건 아직도 만족하지 못했나보다. 이래 성 난 것 봐라.”
그녀는 자지를 잠시 물고 있다가 바로 누웠다. 공연도 거의 끝맺음이 가까워 왔다.
그녀의 침이 묻었음에도 자지는 뽀드득 소리를 내는 것 같이 빡빡하게 들어갔다. 그러나 보지가 옴찔거리며 물기가 배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녀도 힘이 많이 소진되었는지 팔을 늘어뜨린 채 다리를 감아오지도 않고 가랑이만 벌린 채였다.
그러나 방아질이 점점 빨라지자 그녀는 다시 한 마리의 낙지로 변신했다. 이어서 아기울음소리가 이어질 때 나는 사정했다.
가쁜 숨이 진정되자 그녀는 나를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한동안 혀가 오가는 중 나는 젖통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젖꼭지가 조금씩 딱딱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막을 내릴 시간이다. 우리는 제각기의 옷을 입었다.
“자, 실험쥐의 역할은 다 끝났으니 소생은 다시 쥐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금순은 마치 연극배우의 퇴장처럼 한팔을 앞으로 내저으며 깊숙이 절을 하고 방문을 열고는 남아있는 우리를 되돌아 보았다.
“이제는 느그들이 알아서 해라.”
남겨진 금아와 나 사이에는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그녀는 곧 얼굴을 돌렸고 방안에는 한동안 침묵만이 존재했다.
금순을 따라 나도 나갈 걸 그랬나, 여기서 남은 금아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나.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앉아 있으려니 어색하고 답답했다.
“저기 ······ 이름이 ······ ?”
이 방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영도, 문영도라예.”
나 역시 처음 건네는 말로 대답했다. 잠시 또 침묵이 흐르다가 굳은 표정에다 약간은 떨리는 소리고 그녀가 말했다.
“영도씨, 우리도 할 수 있을까요?”
“네 ······ ?”
나는 눈을 크게 뜨면서 반문하고 미처 대답도 못한 채 급히 고개만 끄덕였다.
거미의 어떤 종류는 짝짓기를 하고는 그 자리에서 암거미가 숫놈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아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 정윤희를 빼어 담고 아니 그보다 훨씬 생생하게 매혹적이며 우아한 그녀와 빠구리를 할 수 있다면 끝나고 그녀가 나를 잡아먹어도 좋다. ······ 나는 그런 생각까지 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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