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돔.
사는 것도 문제였지만 어디에 보관할 것인가도 문제였다.
방울이와의 섹스는 방울이가 구입했고 보관했고 버리기 까지 해서 쓰기만 하면 되었다.
이제는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의 섹스는 점점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단 그녀는 뭔가에 휩쓸려 정신줄을 놓으려할 때 늘 멈췄다.
‘아..잠깐만...’
그런 pause가 있어 나도 좀 섭섭하기도 하고,
그녀 역시 흐름이 끊김에 조금씩 불만을 가지기 생각했다.
자기가 멈추고 왜 멈춰야 하는지..
분명한 건 맨정신이고 싶었다.
그런데 조절하기 힘든 타이밍이란게 있다.
마치 러너스하이이 혼미해지고 힘들어지는 타이밍에서 그걸 뛰어넘어야
그 다음 레벨이 기다리고 있는 건데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던거다.
지금 수준정도에도 만족해…
하지만 흐름이 끊어지는 건 좀 싫고…
어떻게 해야 하지?
우선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겠다.
도저히 약국은 어려울 것 같고
편의점에 가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콘돔은 담배처럼 계산대 뒤에 있었다.
잔뜩 긴장하고…
‘콘돔주세요!’
‘어떤거로 드릴까요?’
‘넵?’
도톨도톨한 것과 평평한 것이다.
고급형과 일반형
나는 일반형을 사들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
키스를 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난 콘돔을 꺼냈다.
‘뭐야?’
‘콘돔.’
‘아 신기해. 봐’
작은 박스안에 콘돔이 3개 들어있었다.
‘와 3번하라고 들어있네...’
‘하핫 뭐야.’
‘하는거 알아?’
‘응’
콘돔이 등장하고,
콘돔이 있으면 임신할 걱정이 없으니 어쩌면 더 편하게 섹스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적어도 그때 내가 생각해낸 최선의 답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흥분된 마음으로 우린 키스를 시작하고 금새 섹스모드로 들어갔다.
드디어 콘돔을 뜯어
콘돔을 쓰고..
삽입을 하자..
‘아 ...나 잘 모르겠어… 안쓰고 하면 안될까?’
‘응?’
‘느낌이 안좋아… 우선 빼봐!’
그렇게 바로 ...나온 콘돔
그녀는 콘돔을 벗기고는 냄새를 맞는다.
‘나 이 냄새랑 이 물컹한 느낌이게 싫어...너무 소름끼쳐’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자지가 들어오는 걸 더 좋아했다.
자지와 보지사이에 뭔가 인위적인 것이 들어와 벽을 만드는 것에 거부반응이 심했다.
‘나 이거 없이 하고 싶어...그래도 되?’
‘응 그럼...그냥 난...’
‘뭐?’
‘이렇게 하다 임신하면...’
‘그러면..’
‘그럴 일 없게 하자는거지.’
‘나 임신하면 어떻게 할꺼야?’
어쩌면 그녀는 처음부터 나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인지 모른다.
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와 섹스하는지
말할 기회가 없었지만
정말 그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간절한 눈빛
난 뭐라고 할 대답이 없었다.
그런걸 생각하고 다니는 중3이 어디에 있냐?
밥상에 차려진 반찬을 먹으며
내일 밥상에 뭐가 올라올지도 생각 안하는데…
그냥 난 섹스를 하고 싶은거고
그러기 위해선 콘돔이 필요한거지
콘돔을 쓰면 임신예방이 되는 거로 알고 있지
임신까지 생각하기엔 …
‘우리 어리니까 ‘
‘어려서 뭐. 임신하면 안된다? 그럼 섹스하면 안되겠네?’
아 오늘 섹스 물건너갔다.
오늘 콘돔사려고 편의점 3곳을 갔었는데
그 공포감을 생각하면 짜증이 팍.
오늘 못쓰면 어짜피 버려야 한다.
여기에 둘 수도 없고 우리집에 가져갈 수도 없지 않은가
아 뭐라 해야 이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러다 우리 단지 섹스만 위해 만나는거야로 확대되면 …
너무 중학교 3학년에게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섹스하기엔 너무 어린나이인가?
방울이와의 섹스가 비밀만 지켜지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건
방울이 성인이고 그녀가 모든 책임을 가져갔기 때문인가?
책임
아니 적어도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에겐 오줌이 마려워 오줌을 누는 것이었다. 섹스는
같은 개념 아닌가
하지만 좀 더 생각이 성숙해져야 한다.
‘넌 어때?’
‘뭘’
‘나와 섹스하는 것.’
‘그냥 너가 하고 싶어하니까… 너도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지려고 하고 있어.’
‘애가 생기면?’
‘나 잘 모르니까 너에게 물어보는거야. 솔직히 말해줘.’
이 시점부터 난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적어도 여자에게
섹스를 할만큼 가까운 사이의 여자에게
가장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했다.
그게 제일 쉬웠다.
그리고 그게 제일 정답이었다.
‘나 너랑 섹스 무지 하고 싶어.
전엔 정말 아무나 하고 싶었거든
너 생각나? 체육시간에 너에게 말 건낸거…
그냥 우리 반 애들 쭉 보고 섹스하고 싶은 여자를 3명 골랐고 너가 제일 괜찮아서 말을 건거야.
또 용기내어 따라간거고...엘레베이터에서 키스도 한거고…
이제 난 너랑만 섹스하고 싶어.
누구를 찾기 보다 너랑 많이 오래 오래 하고 싶은 생각 뿐이야.
근데 우린 아직 어리고 어른들은 공부만 하라하지 이런거 못하게 하자나
그래서 우린 몰래 하고 있는거자나
만약 안하고 하면 임신이 될 수도 있고
그러면 너의 아빠가 내가 널 못보게 할 수도 있어
이건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자나
그래서 어쩜 너랑 오래 섹스하고픈 내 마음인거같아.
오래 오래 같이 있고 싶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살짝 눈물을 흘렸다.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정확한 워딩은 모르겠고 전체적인 이야기를 기억해 적었습니다.)
‘고마워. 그렇게 날 생각해줘서. 그런데 이런 고약한 냄새나는 것이 내 몸에 들어오는거 너무 싫어. 안쓰고 하자. ‘
‘그래 너가 싫다면 그렇게 해. 내가 참을께!’
‘응 그래줘. 잘하자나.’
잘한게 아니고 내가 힘들어
너가 중간 중간에 멈추는 것도 힘들고
사정을 안하는 것도 힘들어
하지만 너랑 섹스를 하고 싶으니까 참고 하는거야.
이날 우리는 섹스는 하지 못했지만 많은 대화를 했다.
섹스에 대해서 시작해...학교이야기...시험이야기…그녀 연기학원이야기
서로 살을 만지며 키스하며 이야기하는 것
섹스만큼 뜨겁지도
사정만큼 시원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가 있다. 섹스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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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연기학원은 연기를 배우는 곳보다는 일종에 캐스팅 장소이자 일종의 요즘 기획사 같은 곳이기도 했다. 오래 다니는 학생들도 많지만 대부분 초기에 모델 혹은 단역 등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얼굴을 알릴 기회가 계속 주어졌다. 물론 사기도 많아 조심들을 한다하지만 그래도 알고도 당하는 곳이기도 했다.
당시엔 잘 알려진 얼굴 모델을 찾는 곳이 많았다 했다. 지금은 없는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을 타겟으로 하는 잡지가 많았다. 잡지 안에 패션코디 등을 제안하는 코너들이 꼭 있었고, 그것은 잡지사에서 공들여 제작하는 부분으로 늘 새로운 학생모델을 찾는 중이었다.
‘나 잡지에 나올꺼같아!’
‘응?’
‘학원 선생님이 소개해주셔서 다음 주에 촬영하러 갈꺼야’
‘와...근데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따라가야 하나?’
‘믿을만한 분이고, 아빠가 같이 가주기로 했어.’
‘정말?’
그녀의 일방적 이야기만 들었기에 어떤 분인지 정확히 알진 못했지만
딸과 가족보다는 회사일이 더 중요하신 분처럼 느껴졌는데
또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게 느껴진 두 부녀사이에 대화가 있긴 있구나 싶었다.
아마도 그녀도 불안했기에 아빠에게 부탁했을 것이고
아빠도 딸이기에 불안했기도 했을 것이다.
‘나 잡지나오면 너부터 줄께!’
‘응 꼭!!!’
#
‘장국영 은퇴 선언’
그녀가 나보다도 더 좋아하는 남자는 장국영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난 뉴키즈언더블럭의 다섯보다 특히 데니(?) 보다는 위였다.
그러던 그가 은퇴한다는 소식에 많은 여학생들은 당황했다.
솔직히 장국영 인기가 많구나 싶었지만 그정도로 인기있었나 싶을 정도로 …
난 솔직히 그녀가 걱정되었다.
그녀는 잡지촬영 이후 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화 목 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히다 보니 … 당시에 삐삐나 휴대폰도 없었고
설령 있었다하더라도 중학생이 쓸 정도는 아니었기에
얼핏 기억엔 음성사서함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뭔지 모르겠고
그래서 급하게 일정이 잡히면 그녀는 포스트잇을 자기집 우편함 속에 넣어두고 갔다. 나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우편함을 확인하고 올라가는 식으로.
포스트잇이 붙어 있으면 나간 것이고,
나는 그 포스트잇을 때어 가져가는 …
‘오늘도 못보나?’
다행이다. 난 기쁜 마음에 올라갔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다.
‘아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나도.’
난 장국영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녀의 표정이 이리 밝은데...걱정할 필요 없겠다 싶었다.
‘너 되게 일이 많이 많아졌나봐.’
‘응 이렇게 바쁘다가도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지면 또 다른 애를 찾는데...’
‘아 그래?’
‘응 그때 보통 갈리나봐. 얜 또 보고 싶다 하면 전속모델 이런거 되는거고 캐스팅도 되고...’
‘내가 볼 때 너 ‘사랑이꽃피는 나무’ 이런데 나올꺼같아’
‘아 그럼 너무 좋지. 근데 나 연기 되게 못해서’
‘잘하던데...’
‘막상 카메라 앞에선 쉽지 않아.’
…
‘근데 우리 서둘러야 해.’
‘응?’
‘저녁에 촬영있어서...5시부터 준비해야 하거든.’
한 두시간 정도?
어떻게 보면 하고도 남을 시간 어떻게 보면 되게 촉박할 시간.
이럴 때일 수록 서두르면 안된다.
오래 못봐서 더 맘이 급했지만
그래도 ...내가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우리는 계속 이야기를 하며 키스와 애무, 그리고 섹스로 이어나갔다.
방해가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덜 긴장하게 섹스를 하게 되었다.
또 더 여유롭게 …
‘나...요즘 ...너무 좋아. 다들 잘해주고...아응…’
그녀도 일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사람을 마주치고 단지 친분을 넘어선 비즈니스이기도 해서
하지만 학교의 왕따와는 너무 다른 세상이었기에
‘너무 다행...스러운 건...만약 집에서...놀고 있었다면… 장국영이 은퇴..한다 하면 ...헉… 나 ...너무 ...너무..힘들었을꺼고 매일...울었을지...몰라. 지금은 ...내가 바쁘니까...응 ..응 거기...좋아..’
이 이야기 했다 저 이야기했다.
‘다행이야 사실 조금 걱정했었어.’
‘응 응...’
뭐랄까 섹스는 누군가 절정에 가기 위함보다는 한동안 그녀가 준비하기 전까지 가까이 있는 아니 함께 붙어 있기 위함의 행위가 되었다.
‘나 … 준비하기 전까지 ..내 몸에 꼭 붙어 있어...일할 때...너 생각하며 힘을 내..너가 있어서 ...너무 좋아..’
정해진 준비시간이 되면 우리는 힘들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길을 갔다.
난 시험준비, 그녀는 촬영준비.
#
‘이거 은희 아니야?’
‘어 정말?’
교실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녀가 촬영한 잡지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이 잡지에 이쁘게 나오고, 단지 한 잡지가 아닌 여러 곳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분위기 상으론 그녀는 이제 왕따가 아니었다.
그간 그녀를 힘들게한 애들은 모른척 그게 뭐 대수냐 하지만 분명 부러워하는 듯한. 제일 곤란해 하는건 경원이를 포함해 일부 일진들.
당시 학교에서 인기있는 애들은 이쁜 애들이다.
그 이쁜 애들이 못감당하는 것이 세련된 애들이다.
광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우라는 결석중에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어갔다.
연합고사가 다가올 수록 그녀를 만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괜한 시험에 대한 부담감
그녀는 계속된 촬영.
때로는 그녀의 집이 아닌 놀이터에서 잠깐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자 선물!’
스와치 시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때 막 스와치시계가 인기가 있을 때였다.
‘응? ‘
‘시험볼때 시계보고 해야 해서 내가 샀어.’
‘아니 무슨 돈으로...’
‘나 돈 많이 벌어 요즘에.’
‘정말?’
‘나 시계가 필요해서 나 사면서 너꺼도 같이 산거야. 자!’
커플시계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잘 매치가 되는
‘고마워.’
‘응 꼭 이거 차고 내 생각하면서 시험봐! 힘내서...’
100일 앞으로 다가온 연합고사.
아마도 시험이 끝나기 전까진 보기 어렵겠지
‘시험끝나고...’
‘응’
‘너가 하고 싶은거...하자’
‘뭐?’
‘너가 하고 싶어했던거 있자나...뒤에서 한다는거’
‘정말 정말?’
‘응 그대신 너 시험 잘보면...’
‘응 꼭.’
우린 손가락걸고 약속했다.
콘돔.
사는 것도 문제였지만 어디에 보관할 것인가도 문제였다.
방울이와의 섹스는 방울이가 구입했고 보관했고 버리기 까지 해서 쓰기만 하면 되었다.
이제는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의 섹스는 점점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단 그녀는 뭔가에 휩쓸려 정신줄을 놓으려할 때 늘 멈췄다.
‘아..잠깐만...’
그런 pause가 있어 나도 좀 섭섭하기도 하고,
그녀 역시 흐름이 끊김에 조금씩 불만을 가지기 생각했다.
자기가 멈추고 왜 멈춰야 하는지..
분명한 건 맨정신이고 싶었다.
그런데 조절하기 힘든 타이밍이란게 있다.
마치 러너스하이이 혼미해지고 힘들어지는 타이밍에서 그걸 뛰어넘어야
그 다음 레벨이 기다리고 있는 건데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던거다.
지금 수준정도에도 만족해…
하지만 흐름이 끊어지는 건 좀 싫고…
어떻게 해야 하지?
우선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겠다.
도저히 약국은 어려울 것 같고
편의점에 가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콘돔은 담배처럼 계산대 뒤에 있었다.
잔뜩 긴장하고…
‘콘돔주세요!’
‘어떤거로 드릴까요?’
‘넵?’
도톨도톨한 것과 평평한 것이다.
고급형과 일반형
나는 일반형을 사들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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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난 콘돔을 꺼냈다.
‘뭐야?’
‘콘돔.’
‘아 신기해. 봐’
작은 박스안에 콘돔이 3개 들어있었다.
‘와 3번하라고 들어있네...’
‘하핫 뭐야.’
‘하는거 알아?’
‘응’
콘돔이 등장하고,
콘돔이 있으면 임신할 걱정이 없으니 어쩌면 더 편하게 섹스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적어도 그때 내가 생각해낸 최선의 답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흥분된 마음으로 우린 키스를 시작하고 금새 섹스모드로 들어갔다.
드디어 콘돔을 뜯어
콘돔을 쓰고..
삽입을 하자..
‘아 ...나 잘 모르겠어… 안쓰고 하면 안될까?’
‘응?’
‘느낌이 안좋아… 우선 빼봐!’
그렇게 바로 ...나온 콘돔
그녀는 콘돔을 벗기고는 냄새를 맞는다.
‘나 이 냄새랑 이 물컹한 느낌이게 싫어...너무 소름끼쳐’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자지가 들어오는 걸 더 좋아했다.
자지와 보지사이에 뭔가 인위적인 것이 들어와 벽을 만드는 것에 거부반응이 심했다.
‘나 이거 없이 하고 싶어...그래도 되?’
‘응 그럼...그냥 난...’
‘뭐?’
‘이렇게 하다 임신하면...’
‘그러면..’
‘그럴 일 없게 하자는거지.’
‘나 임신하면 어떻게 할꺼야?’
어쩌면 그녀는 처음부터 나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인지 모른다.
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와 섹스하는지
말할 기회가 없었지만
정말 그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간절한 눈빛
난 뭐라고 할 대답이 없었다.
그런걸 생각하고 다니는 중3이 어디에 있냐?
밥상에 차려진 반찬을 먹으며
내일 밥상에 뭐가 올라올지도 생각 안하는데…
그냥 난 섹스를 하고 싶은거고
그러기 위해선 콘돔이 필요한거지
콘돔을 쓰면 임신예방이 되는 거로 알고 있지
임신까지 생각하기엔 …
‘우리 어리니까 ‘
‘어려서 뭐. 임신하면 안된다? 그럼 섹스하면 안되겠네?’
아 오늘 섹스 물건너갔다.
오늘 콘돔사려고 편의점 3곳을 갔었는데
그 공포감을 생각하면 짜증이 팍.
오늘 못쓰면 어짜피 버려야 한다.
여기에 둘 수도 없고 우리집에 가져갈 수도 없지 않은가
아 뭐라 해야 이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러다 우리 단지 섹스만 위해 만나는거야로 확대되면 …
너무 중학교 3학년에게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섹스하기엔 너무 어린나이인가?
방울이와의 섹스가 비밀만 지켜지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건
방울이 성인이고 그녀가 모든 책임을 가져갔기 때문인가?
책임
아니 적어도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에겐 오줌이 마려워 오줌을 누는 것이었다. 섹스는
같은 개념 아닌가
하지만 좀 더 생각이 성숙해져야 한다.
‘넌 어때?’
‘뭘’
‘나와 섹스하는 것.’
‘그냥 너가 하고 싶어하니까… 너도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지려고 하고 있어.’
‘애가 생기면?’
‘나 잘 모르니까 너에게 물어보는거야. 솔직히 말해줘.’
이 시점부터 난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적어도 여자에게
섹스를 할만큼 가까운 사이의 여자에게
가장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했다.
그게 제일 쉬웠다.
그리고 그게 제일 정답이었다.
‘나 너랑 섹스 무지 하고 싶어.
전엔 정말 아무나 하고 싶었거든
너 생각나? 체육시간에 너에게 말 건낸거…
그냥 우리 반 애들 쭉 보고 섹스하고 싶은 여자를 3명 골랐고 너가 제일 괜찮아서 말을 건거야.
또 용기내어 따라간거고...엘레베이터에서 키스도 한거고…
이제 난 너랑만 섹스하고 싶어.
누구를 찾기 보다 너랑 많이 오래 오래 하고 싶은 생각 뿐이야.
근데 우린 아직 어리고 어른들은 공부만 하라하지 이런거 못하게 하자나
그래서 우린 몰래 하고 있는거자나
만약 안하고 하면 임신이 될 수도 있고
그러면 너의 아빠가 내가 널 못보게 할 수도 있어
이건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자나
그래서 어쩜 너랑 오래 섹스하고픈 내 마음인거같아.
오래 오래 같이 있고 싶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살짝 눈물을 흘렸다.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정확한 워딩은 모르겠고 전체적인 이야기를 기억해 적었습니다.)
‘고마워. 그렇게 날 생각해줘서. 그런데 이런 고약한 냄새나는 것이 내 몸에 들어오는거 너무 싫어. 안쓰고 하자. ‘
‘그래 너가 싫다면 그렇게 해. 내가 참을께!’
‘응 그래줘. 잘하자나.’
잘한게 아니고 내가 힘들어
너가 중간 중간에 멈추는 것도 힘들고
사정을 안하는 것도 힘들어
하지만 너랑 섹스를 하고 싶으니까 참고 하는거야.
이날 우리는 섹스는 하지 못했지만 많은 대화를 했다.
섹스에 대해서 시작해...학교이야기...시험이야기…그녀 연기학원이야기
서로 살을 만지며 키스하며 이야기하는 것
섹스만큼 뜨겁지도
사정만큼 시원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가 있다. 섹스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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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연기학원은 연기를 배우는 곳보다는 일종에 캐스팅 장소이자 일종의 요즘 기획사 같은 곳이기도 했다. 오래 다니는 학생들도 많지만 대부분 초기에 모델 혹은 단역 등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얼굴을 알릴 기회가 계속 주어졌다. 물론 사기도 많아 조심들을 한다하지만 그래도 알고도 당하는 곳이기도 했다.
당시엔 잘 알려진 얼굴 모델을 찾는 곳이 많았다 했다. 지금은 없는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을 타겟으로 하는 잡지가 많았다. 잡지 안에 패션코디 등을 제안하는 코너들이 꼭 있었고, 그것은 잡지사에서 공들여 제작하는 부분으로 늘 새로운 학생모델을 찾는 중이었다.
‘나 잡지에 나올꺼같아!’
‘응?’
‘학원 선생님이 소개해주셔서 다음 주에 촬영하러 갈꺼야’
‘와...근데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따라가야 하나?’
‘믿을만한 분이고, 아빠가 같이 가주기로 했어.’
‘정말?’
그녀의 일방적 이야기만 들었기에 어떤 분인지 정확히 알진 못했지만
딸과 가족보다는 회사일이 더 중요하신 분처럼 느껴졌는데
또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게 느껴진 두 부녀사이에 대화가 있긴 있구나 싶었다.
아마도 그녀도 불안했기에 아빠에게 부탁했을 것이고
아빠도 딸이기에 불안했기도 했을 것이다.
‘나 잡지나오면 너부터 줄께!’
‘응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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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은퇴 선언’
그녀가 나보다도 더 좋아하는 남자는 장국영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난 뉴키즈언더블럭의 다섯보다 특히 데니(?) 보다는 위였다.
그러던 그가 은퇴한다는 소식에 많은 여학생들은 당황했다.
솔직히 장국영 인기가 많구나 싶었지만 그정도로 인기있었나 싶을 정도로 …
난 솔직히 그녀가 걱정되었다.
그녀는 잡지촬영 이후 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화 목 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히다 보니 … 당시에 삐삐나 휴대폰도 없었고
설령 있었다하더라도 중학생이 쓸 정도는 아니었기에
얼핏 기억엔 음성사서함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뭔지 모르겠고
그래서 급하게 일정이 잡히면 그녀는 포스트잇을 자기집 우편함 속에 넣어두고 갔다. 나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우편함을 확인하고 올라가는 식으로.
포스트잇이 붙어 있으면 나간 것이고,
나는 그 포스트잇을 때어 가져가는 …
‘오늘도 못보나?’
다행이다. 난 기쁜 마음에 올라갔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다.
‘아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나도.’
난 장국영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녀의 표정이 이리 밝은데...걱정할 필요 없겠다 싶었다.
‘너 되게 일이 많이 많아졌나봐.’
‘응 이렇게 바쁘다가도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지면 또 다른 애를 찾는데...’
‘아 그래?’
‘응 그때 보통 갈리나봐. 얜 또 보고 싶다 하면 전속모델 이런거 되는거고 캐스팅도 되고...’
‘내가 볼 때 너 ‘사랑이꽃피는 나무’ 이런데 나올꺼같아’
‘아 그럼 너무 좋지. 근데 나 연기 되게 못해서’
‘잘하던데...’
‘막상 카메라 앞에선 쉽지 않아.’
…
‘근데 우리 서둘러야 해.’
‘응?’
‘저녁에 촬영있어서...5시부터 준비해야 하거든.’
한 두시간 정도?
어떻게 보면 하고도 남을 시간 어떻게 보면 되게 촉박할 시간.
이럴 때일 수록 서두르면 안된다.
오래 못봐서 더 맘이 급했지만
그래도 ...내가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우리는 계속 이야기를 하며 키스와 애무, 그리고 섹스로 이어나갔다.
방해가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덜 긴장하게 섹스를 하게 되었다.
또 더 여유롭게 …
‘나...요즘 ...너무 좋아. 다들 잘해주고...아응…’
그녀도 일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사람을 마주치고 단지 친분을 넘어선 비즈니스이기도 해서
하지만 학교의 왕따와는 너무 다른 세상이었기에
‘너무 다행...스러운 건...만약 집에서...놀고 있었다면… 장국영이 은퇴..한다 하면 ...헉… 나 ...너무 ...너무..힘들었을꺼고 매일...울었을지...몰라. 지금은 ...내가 바쁘니까...응 ..응 거기...좋아..’
이 이야기 했다 저 이야기했다.
‘다행이야 사실 조금 걱정했었어.’
‘응 응...’
뭐랄까 섹스는 누군가 절정에 가기 위함보다는 한동안 그녀가 준비하기 전까지 가까이 있는 아니 함께 붙어 있기 위함의 행위가 되었다.
‘나 … 준비하기 전까지 ..내 몸에 꼭 붙어 있어...일할 때...너 생각하며 힘을 내..너가 있어서 ...너무 좋아..’
정해진 준비시간이 되면 우리는 힘들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길을 갔다.
난 시험준비, 그녀는 촬영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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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은희 아니야?’
‘어 정말?’
교실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녀가 촬영한 잡지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이 잡지에 이쁘게 나오고, 단지 한 잡지가 아닌 여러 곳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분위기 상으론 그녀는 이제 왕따가 아니었다.
그간 그녀를 힘들게한 애들은 모른척 그게 뭐 대수냐 하지만 분명 부러워하는 듯한. 제일 곤란해 하는건 경원이를 포함해 일부 일진들.
당시 학교에서 인기있는 애들은 이쁜 애들이다.
그 이쁜 애들이 못감당하는 것이 세련된 애들이다.
광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우라는 결석중에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어갔다.
연합고사가 다가올 수록 그녀를 만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괜한 시험에 대한 부담감
그녀는 계속된 촬영.
때로는 그녀의 집이 아닌 놀이터에서 잠깐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자 선물!’
스와치 시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때 막 스와치시계가 인기가 있을 때였다.
‘응? ‘
‘시험볼때 시계보고 해야 해서 내가 샀어.’
‘아니 무슨 돈으로...’
‘나 돈 많이 벌어 요즘에.’
‘정말?’
‘나 시계가 필요해서 나 사면서 너꺼도 같이 산거야. 자!’
커플시계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잘 매치가 되는
‘고마워.’
‘응 꼭 이거 차고 내 생각하면서 시험봐! 힘내서...’
100일 앞으로 다가온 연합고사.
아마도 시험이 끝나기 전까진 보기 어렵겠지
‘시험끝나고...’
‘응’
‘너가 하고 싶은거...하자’
‘뭐?’
‘너가 하고 싶어했던거 있자나...뒤에서 한다는거’
‘정말 정말?’
‘응 그대신 너 시험 잘보면...’
‘응 꼭.’
우린 손가락걸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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