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바빠서 글을 쓸 틈이 없었습니다. 일상 생활 자체가 변수가 많아보니 꾸준히 올리는 것도 쉽지 않네요. 하루에 한 편 정도는 올리고 싶은 게 작가 맘이지마는 마음 먹은대로 쉽게 쉽게 되지는 않는게 아쉽습니다.. 그래도 매번 추천해주시고 댓글 써주시는 독자 분들이 계셔서 글을 쓰는데 힘이 납니다. 앞으로의 전개는 26세 교사 수정이의 이야기와 13세 수정이의 이야기를 현재, 과거를 회상을 통해 넘나들며 함께 전개할 생각입니다..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이번 편도 재밋게 봐주세요^^
5.
“휴~”
꼭 쥐고 있던 양 손을 펴자 잔뜩 구겨진 브래지어가 보였다. 다행이 4층에서 2층까지 내려오는 동안 튀어나온 젖꼭지나 손에 쥔 브래지어를 눈치 챈 학생은 없어보였다. 휴게실에서 복도 끝에 있는 계단까지 가는 동안 뭔가 찜찜한 시선 하나가 느껴지긴 했으나 다음 수업도 얼마 남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빨리 옷매무시도 정리해야 했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서자 비로소 두근거렸던 맘이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감이 온 것이다.
‘아무래도 이건 너무 심했어. 아까 화장실에서의 일은 아무도 몰랐겠지만 휴게실에서의 자위는... 밖에 학생들도 있었고.’
욕망에 사로잡혀 있느라 뒷전이던 걱정이 단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생각없이 내질렀던 신음소리도 걱정이었다. 무엇보다도 신경쓰이는 건 바닥에 뿌려져 있을 수상한 액체. 학생들이 떠들고 놀던 자리의 한 중간이었으니 눈치채지 않을래야 그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끈적하게 고여있을 투명한 액체와 스포이트로 뿌려진 듯한 하얀 액체. 누구라도 의심할 것이다.
‘옆에 있던 대걸레로 흘쩍 문질러놓기라도 할 껄.’
‘어휴, 지금인 지난 일 걱정할 게 아니야. 곧 수업 들어가야 한다구.’
서둘러 원피스를 벗고선 브래지어를 착용했다. 조정을 좀 하고나자 사타구니 가득한 끈적함이 영 거슬렸다. 단지 팬티만 축축한 게 아니라 허벅지 안쪽과 히프까지도 축축하게 젖어있었던 것이다.
‘맙소사’
팬티를 벗어서 펼쳐보니 흰 면 팬티가 완전히 투명해질 정도로 젖어있었다. 눈 앞을 가려도 팬티를 통해서 앞이 보일 정도였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오르면서 눈 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복도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지나다니는데 바닥에 엎드려 정신없이 보지를 문지르는 내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세상에, 내가 정말 이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야?’
‘어, 어떡해..’
지난 과오에 정신이 팔려있는데 갑자기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헉.’
일단 급히 원피스를 차려입었다. 하지만 도대체 푹 젖어버린 팬티는 어떡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고민할 시간이 없어. 일단은...’
팬티를 칸막이 위에 대충 걸쳐놓고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누가 발견하지 않길 바랄 뿐. 항상 이런 식으로 일을 번거롭게 만드는 나 자신을 후회할 뿐이다.
.
오후 수업을 모두 마치고 급히 화장실을 찾아가 봤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속옷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또 내가 정신없이 남자화장실을 찾아가 봤을까 싶어서 남자 화장실도 살펴봤지만 팬티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다시 여자 화장실을 찾아가보니 역시나 팬티를 걸어뒀던 자리에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누군가는 이 곳에 있던 팬티의 존재를 알아차린 게 틀림없었다. 학생이나 동료 교사가 발견해서 휴지통에 팬티를 버렸을 수도 있고 청소아주머니가 청소 중에 처리했을 수도 있다. 아무렴 여자 화장실인데 남의 속옷을 몰래 가져갔을 거라곤 생각되지도 않았다.
‘별로 이쁜 속옷도 아닌데...’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라곤 학생, 동료교사, 청소아주머니에 의한 처리. 칸마다 휴지통을 살펴봤으나 속옷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청소아주머니가 가져간 게 아닐까 싶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가장 다행인 선택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학생이 발견했다면, 혹은 동료 교사가 발견했다면 학교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 것이 뻔했다. 그 때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실수를 하지 않은 나 자신이 너무나도 대견하다 싶었다. 실수로라도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면 그 팬티의 운명과 소문의 확산 속도는 보나마나 뻔했다. 누구한테 들키진 않았지만 만약 그랬더라면 정말 얼굴 들고 다니기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업무에 편히 집중할 수 있었다. 막내라서 이것저것 동료 교사들 부탁들을 해결하고 보니 어느새 시간은 5시 50분. 이미 6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교무실을 나와 문을 잠그려는 찰나, 텅 빈 교무실을 마주하게 되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교무실, 1시간 전만해도 동료 교사들로 북적대던 곳이었다. 사람의 흔적이 짙게 배인 공간에 사람이 없는 모습은 정말 역설적이면서도 묘한 흥분을 일게 했다. 문을 잠그고 나서 복도를 마주해도 똑같은 기분이었다. 하루 종일 남, 여 학생들로 북적대던 곳,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얘기로 가득찼던 공간, 그들의 냄새, 그들의 소리, 그들의 존재의 흔적으로 가득찼던 공간을 이제는 쓸쓸한 주홍빛 노을만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뭔가 보지가 저릿한 느낌이 들면서 이 공간을 맨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어휴, 또 왠 주책.’
고개를 휘저으며 또 다시 깃든 음란한 생각들도 떨쳐지길 바랬다.
학교를 빠져나와 교문을 나서면서 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집에 야채가 다 떨어졌던 것이다. 원룸 근처에 있는 농협대형마트에 들러서 필요한 야채를 사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학교에서 약 25분 거리에 있는 원룸촌이 내 집인데 그 원룸에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농협대형마트가 있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가 있어 집에 가는 김에 바로 들렀다가 가기로 맘 먹었다.
필요한 것들과 요깃거리, 맥주 한 팩을 사고 돌아가는 길, 항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거쳐야 할 게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아파트였다. 그나마 이 동네에서는 좀 산다 하는 사람들이 사는 고급아파트를 가로질러 가야했다. 층도 50층이 넘는 그야말로 마천루 아파트. 뭐 더 잘사는 사람들은 더 높은 층이 있는 아파트에 살겠거니와 하지만 그래도 요 동네에서는 이 아파트는 고급에 속했다. 그런데 유난히도 이 아파트에는 나도는 사람들이 안보였다. 간간히 보이는 건 자식들 학원에서 데리고 오는 어머니들, 뛰어노는 아이들 정도고 그 외 보행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이상한 아파트. 그래서 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를 땐 항상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단지 내 동문(동문, 서문, 정문, 북문이 있다. 정문이 12차선 도로와 마주보고 있어 가장 요란하다.)을 통해 들어가는데 슬쩍 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괜시리 아까 텅 빈 학교 교무실과 복도롤 보며 느꼈던 감정이 치솟기 시작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느꼈던 감정인데 여전히 고질병처럼 남아 항상 나를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오늘은 더욱이 주홍빛 노을이 나의 감정을 더더욱 자극한다. 경험상, 뭉게구름 속 진홍빛 노을과 인적 드문 공간은 나를 항상 최고조의 흥분으로 이끌곤 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 휴게실에서도 커튼이 다 쳐져 있어서 그 틈으로 쏟아지는 몇 줄기의 빛과 빛을 통해 보이는 부유하는 먼지들이 나를 더더욱 흥분으로 이끌었다.
‘제발, 여기선 이러면 안되, 조금만 참자. 수진아...’
스스로를 다그쳐 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감정. 안되겠다 싶어서 조금 쉬면서 바람이나 쐬자 하는 마음에 단지 내 놀이터에 있는 벤치로 향했다. 놀이터는 단지의 실내 주차장 옆, 그리고 단지의 가장 경계 쪽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보행자들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혹시 모를 안전사고나 납치 등의 위협에 대비해서), 또 불순한 뜻을 가진 보행자가 침입하는 걸 막기 위해 높은 벽(창살처럼 된 벽)이 단지와 그 외부를 가로막고 있는 그런 구조였다. 단지를 가로지르는 주 도로에서 벗어나 아파트 한 두채를 지나치면서 조금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놀이터가 있다. 천천히 걸어들어가면서 놀이터를 보자 남자애 2명이서 놀고 있는 게 보였다. 아파트에 가려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아파트 그림자에서 벗어나 놀이터 쯤에 이르러 하늘을 보자 서서히 노을이 잦아들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놀이터를 비추는 가로등에는 이미 불이 들어와 있었다. 보랏빛 어둠 속 환한 조명, 뭔가 감상적인 분위기, 왠지 여기서 옷을 벗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만 같았다. 아이들은 여전히 들어갈 생각을 않고 정신없이 노는 중, 옷을 벗더라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이미 내 정신은 내 것이 아냐.’
슬금 슬금 원피스 옷자락을 접어올리는 내 손길을 느끼며 새삼스레 생각했다. 욕정에 사로잡히면 이미 난 내가 아니었다. 무의식의 저편에서 항상 기회를 노리던 내 음란한 제 2의 자아가 내 추잡한 몸뚱아리를 가로채는 것이었다. 이미 허벅지 깊은 곳까지 접어올려진 자락... 한번만 더 접어올리면 노팬티인 내 보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꼬맹이들아, 제발 이리로 오지 마렴...’
나는 눈 딱 감고 옷자락을 접어올렸다. 엉덩이는 이미 훤히 드러나 있었고 탱탱한 허벅지라인과 보지도 훤히 드러났다. 누군가 본다면 투피스에서 치마만 빼먹은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자락을 끌어올렸다. 마침 장보고 왔던 비닐 봉다리로 뒤쪽과 주 도로 쪽은 가렸지만 놀이터에서 노는 애들 쪽은 가릴 만한 게 없었다. 팬티를 입지 않은 전라의 엉덩이로 느껴지는 벤치의 차가운 이질감, 그와 동시에 척수를 타고 두뇌피질까지 전율처럼 전달되는 짜릿한 쾌감.
"하아, 난 미친년이 틀림없어.‘
천천히 원피스 자락을 말아올리며 어느새 탑처럼 됐다 싶을 때, 갑자기 지들끼리 잘 놀던 애들이 나를 뻔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리곤 옆에 있는 친구한테 귓속말하듯 소곤거리며 말하는 게 보였다. 얘기를 듣고 난 친구도 마찬가지로 나를 보더니 놀란 눈치로 둘이서 소곤거리기를 계속했다. 그러더니 미끄럼틀에서 내려와 미끄럼틀 밑에서 몸을 숨긴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저 애들, 분명 나를 알아챈 게 틀림없어.’
보통의 어린 애라면 나한테 왜 옷을 입고 있지 않냐며 순진무구한 물음을 던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저 애들은 오히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러면서도 내가 앉아있는 벤치를 가장 잘 관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어쩌면 이 애들은 타인에게서는 전혀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말하자면 변태적인) 내 모습에서 겁을 먹었거나 혹은 나와 마찬가지의 단지 변태적인 관음증에 눈을 뜬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저 꼬맹이들인데...’
보아하니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맹이들인데도 누군가 나의 이런 변태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나를 더한 흥분의 단계로 이끌었다. 비록 나이는 조금 다르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 성철이를 비롯한 남자애들과 함께 했던 체험이 눈앞에 재현되는 느낌이랄까. 최초의 흥분, 최초의 엑스터시, 쾌락의 첫 경험이 머릿속에 지워질 수 없이 아른거리며 현 상태의 변태적인 모습에 더한 의미를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나는 내 모습을 가리고 있던 꾸러미를 모두 바닥에 내려놓고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천천히, 다리가 벌려지자 가로등의 불빛이 어둠에 갇혀있던 보지수풀을 비추기 시작했다. 어딘가 촉촉이 젖어있는 보지수풀... 어깨너비 정도로 벌리자 묘한 전율에 허벅지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그냥...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고 싶어...’
접어올린 원피스 자락이 풀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양 손을 등 뒤로 넣어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브래지어를 끌어내리고는 장 본 봉투에 집어넣었다. 이제 저 아이들과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은 얇은 군청색 원피스뿐이었다. 그나마도 반 이상은 접어올려 그들의 어린 관음증을 만족시켜주고 있던 것이다.
‘저 애들도 성철이네처럼 나를 만지고 싶어할까? 내가 벌거벗길 원할까?’
계속해서 그들과 어린 날의 추억을 일체화시키는 상상은 나로 하여금 노출을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그 어린 날의 노출은 성철이네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었는가. 나를 두 아이의 눈동자는 마치 내게 원피스를 벗어던지고 스스로 몸을 쓰다듬으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서서히 벌려지는 다리... 마치 그들의 두 눈빛이 내 다리를 한 쪽씩 잡고 벌리는 느낌이랄까, 내가 다리를 벌리며 그들에게 내 보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들의 눈빛이 나로 하여금 다리를 벌리게 하는 것이다. 다리를 벌리는 와중, 내 손은 원피스 양 끝을 잡고 벗어던지려 하고 있었다. 이미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다. 나를 쳐다보는 두 아이의 것,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는 숨죽이고 있던 내 음란한 자아가 내 육체를 다시 차지하고야 만 것이다.
툭 하는 소리에 고갤 돌려보니 잔뜩 말린 내 원피스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또 다시 난 세상 앞에서 알몸이 된 것이다. 순수하고도 변태적인 내 욕망을 숨김없이 세상에 드러낸 것이다. 양 팔을 뒤로 하고 천천히 몸을 뒤로 기울이면서 허리를 접어 사타구니를 앞으로 내밀었다. 고개를 지그시 숙이면서 아이들이 웅크리고 있는 곳을 응시했다. 그러자 위태롭게 수근대는 아이들.
‘그만하고 나와도 돼... 제발, 더 가까이서 나를 지켜봐줘.’
몸을 숨기던 곳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아이들, 겁먹은 듯 조심스러워하는 그들의 발걸음이 내게 가까워지자 그에 따라 내 심장고동도 빨라져갔다. 쭈뼛거리며 내 앞에선 아이들이 귀엽고 순수해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귀엽고 순수한 아이들을 욕정하는 나는 얼마나 천박한 여자란 말인가... 그들의 순수함은 오히려 나의 음란함과 저속한 욕망만을 강조해줄 뿐이었다. 그러한 인식은 내 흥분의 기폭제가 되었다.
“저기...”
“응?”
그들이 물음이 뭐든 간에 이미 난 13년 전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물음으로 시작되어 알게 된 내 음란함과의 직면, 지금도 마찬가지의 순간이었다. 무엇을 물으려할지는 모르겠지만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난 이미 욕정의 노예고 그들의 어떤 요구도 들어줄, 아니 들어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욕망에 충실한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나는 예쁜데... 왜 옷 벗고 있어요?”
“응, 그건...”
“그건 누나가 다른 사람한테 벗은 몸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래... 누나는 다른 사람들이 누나의 알몸을 봐주길 원해. 누나의 알몸을 보면서 좋아하는 모습이 바로 누나가 좋아하는 거야... 누나는 남들이 누나의 가슴도 봐줬으면 좋겠고, (다리를 더욱 벌리면서)여기, 누나의 보지도 봐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몸을 뒤집어 엎드린 채로)누나의 엉덩이도 봐 줬으면 좋겠고 누나의 알몸이라면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샅샅이 다 봐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누나가 이렇게 밖에서 옷 벗고 알몸으로 너희들 앞에 서 있는 거야..”
“우리가 누나 알몸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응, 응. 그리고... 그리고 누나의 벗은 몸을 만져줬으면 좋겠어... 여기, 누나 가슴하고 누나 엉덩이하고 누나의 보지도... 거칠게 만져줬으면 좋겠어...”
주춤하는 아이들... 가로등 불빛아래서 잔뜩 상기된 애들의 표정이 보였다. 하지만 나만큼이나 상기되었을까?
‘누난 볼 뿐만 아니라 보지도 잔뜩 불거져 있단다...’
“만져줬으면 좋겠어요?”
“응! 저기, 제발... 제발 누나를 만져줘! 제발 누나의 온 몸을 샅샅이 훑어줘..! 제발, 부탁이야...”
내 욕망의 간절한 외침 후, 잠시간의 어색하고도 긴장감도는 침묵이 이어졌다. 왠지 모르게 누군가 쳐다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하면서도 눈앞의 두 아이들에게 내 나신을 보여주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어떠한 책임, 바로 그들의 관음증을 완전히 충족시켜줘야한다는 의무감이 나를 두려움으로부터 구제했다. 난 벤치에서 내려와 천천히 놀이터의 우레탄 바닥에 몸을 뉘였다. 더러운 바닥이었지만 전혀 더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 욕망이 정화될 수 없는 추잡함을 지녔기 때문인걸까. 노출하고 싶고 능욕당하고 싶어하는 나의 더러운 욕망을 위한 완벽한, 더러운 무대였다.
M자형으로 다리를 벌리고 두 손은 머리위로 올린 내 모습.. 그들이 내 온몸을 훑기 쉽도록 완전히 내 몸을 개방하기 위한 노력... 천천히 내 몸을 쓰다듬는 네 개의 손은 그러한 내 안타깝고도 간절한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생각되어 감사를 느낄 정도였다.
“..흐응.... 흐아앙..”
가슴에 집착하는 아이들.. 좀 더 아래쪽을 만져주길 원했지만 어린 애들이라 그런지 역시나 가슴에만 몰두했다. 아쉬운 맘이 있지만은 투박하게나마 애무하는 손에서도 격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작은 손에 가득 차는 내 가슴.. 젖 하나를 양 손으로 만지작대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기특해보였다. 그러곤 천천히 얼굴을 가슴에 묻는 아이들.. 자그마한 입으로 내 젖을 빨기 시작했다.
“흐앙..! 흐으으응... 하아...”
능숙하지는 않지만 작고 아담한 혀를 자기들 뜻대로 놀리면서 튀어오를듯 솟아오른 내 젖꼭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능숙하지는 않지만 전혀 어색하지도 않았다. 조심스럽게 굴리는 혀의 움직임에 따라 툭툭 터져나오는 내 신음소리. 얼마나 야릇한 광경인가. 저물어가는 주홍빛 노을이 쏟아져 내리는 놀이터에서 풋내나는 아이들과 즐기는 음란한 성유희라니. 그러면서도 절박하게 그들의 풋내나는 몸놀림에 의존하고 있는 이 모순이란. 그 어떠한 통념적인 기준과 생각도 이 상황을 설명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오로지 추잡하고 저속하고 음란하고 도무지 이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나의 욕정만이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하아....애들아, 가슴만, 하아... 빨지 말고 밑에도 좀 빨아줘.. 흐으으응.. 부탁이야, 제발....으아항..”
너무 가슴에만 집중하는 아이들이 야속한 맘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아랫도리를 빨아달라고 부탁했다. 너무 젖 빠는데 몰두했는지 애들은 내 말을 들은 척도 않고 계속해서 가슴만 빨고 있었다. 혹시나 내 말이 신음소리에 섞여 너무 작게 들렸는가 싶어서 다시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기..... 애들아? 하아... 누나 말 좀 들어줄...흐으으으응 줄..래?...하아아....”
“보지년.”
난데없는 욕설에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그들을 쳐다봤다.
“걸레년, 쌍년. 좋으면 즐기기만 해, 이 허벌창 구멍년이.”
애들이 어디서 저런 음란한 말을 듣고 하는 진 몰라도 순간적으로 압도당해 뭐라 할 말을 잊은 채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어린 날의 성철이를 떠올리게 하는 말투에 나도 모르게 그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뭐..?”
“어디서 발정난 암캐년이 따박따박 말대답이야, 걸레년아. 좋으면 좋은대로 신음소리나 터뜨릴 것이지, 요구를 하고 지랄이야, 개년이.”
“저 시끄러운 입보지 막을 만한 거 없나, 저 년이 가져온 봉다리 디벼봐.”
“어디... 여기 가지, 오이있네. 집에 가서 또 쑤실려고 샀지, 하여튼 암캐년은 어딜가나 암캐년이야,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놀이터에서든.”
틀린 추정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애들이 저런 말을 배웠는지 감이 안 잡혔다. 물론 옛날 성철이도 마찬가지였지만 요즘 애들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빨리빨리 성을 접하는 모양이었다. 검열도 안되다 보니 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뜻도 모를 추잡한 말을 내뱉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묘하게 그들에게서 위압되는 느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마치 그들이 내 주인인 것처럼 나를 암캐취급하자 나도 모르게 그들이 말하는대로 해야 될 것만 같았다.
그들은 내가 장봐온 것들을 양 손 가득 들고 왔다. 가지 2개와 오이 하나, 당근 하나.. 원래 좋아하는 것들이긴 하지만 내 음란한 본성이 시킨 것일 수도 있는, 길고 굵직한 것들.. 저들의 말이 영 틀린 것은 아니기에 저것들을 보자마자 보지는 더욱 저릿저릿하게 욱씬거렸다.
“읍, 으읍!”
한 명은 내 입에 가지를 쑤셔녛고 내 손을 만세하듯이 위로 쭉 뻗도록 한 후에 그 위로 주저앉아버렸다.
“우웁, 웁웁으우웁!”
예상치 못한 전개에 소리를 지르려했지만 내가 함부로 가지를 뱉지 못하게 손으로 계속 쑤셔넣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이미 애액으로 축축히 젖은 사타구니를 오이로 닦아내듯 문지르고 있었다. 아마 곧 보지에 쑤실 생각인 모양이었다. 어린 애들이 나를 이렇게나 몰아붙일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버둥거리며 애들을 떨쳐내려 했지만 마음만큼 쉽게 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이미 왠만한 덩치를 갖추고 있는 터라 2명이면 연약한 20대 중반 여자정도는 쉽사리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고 거부하고 싶었지마는 꼼짝 못하는 온 몸의 근육이 느끼는 구속감, 잔뜩 긴장되어 팽창된 근육의 구속감을 느낀다는 건 두려우면서도 짜릿한 쾌감을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나는 겉으로는 누군가 나를 발견해달라는 듯 움찔거리며 웁웁거렸지만은 내심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채, 이 애들이 시작하려는 음란한 놀이를 누구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 걸레년 봐, 벌써 보지에 허연 물이 줄줄 새는 구만.”
“어디어디?”
내 사타구니를 가지고 놀던 애가 오이로 슬쩍 보지를 닦아 올려 오이에 흥건히 젖어든 하얀 애액을 보여줬다.
“흐으으으응으읍!”
흘쩍 닦아올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자극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가는 듯 했다. 제발 조금만 더 만져줬으면 하는 바램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웁으으으웁, 으읍읍웁!”
나는 제발 쑤셔달라고, 제발 더 만져달라고, 그렇게 나를 달아오르게만 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가지로 구속당한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저런 것 뿐이었다.
“좋으면서 싫은 척 하지 말라고, 허벌창 년아. 맨날 벌려진 구멍에 바람들어가 추웠지? 이제 곧 막아줄테니깐 고마워해.”
제발,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일어나서 절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몸이 구속당해서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조그맣게 신음을 흘리는 것으로 그 메시지를 대신했다.
“흐응으으읍...”
얌전히 눈을 감고 쾌감이 척수를 타고 뇌를 찌르길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바라던 삽입이 없었다. 조심스레 눈을 뜨자 아랫도리에는 널부러진 오이와 가지 하나씩만 나돌고 있었고 내 양팔 위에 올라앉은 꼬맹이도 슬쩍히 일어나서 어디론가로 달려가버렸다.
“안돼......... 안돼....”
어떻게 이렇게나 온 몸을 달구어놓고 그냥 가버릴 수가 있을까. 야속함을 넘어서 배신감까지 느껴져서 달아나는 어린애들을 상대로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 욱하고 올라왔으나 아무리 흥분해도 그래선 안된다 싶어서 참았다. 하지만 여전히 근질거리고 욕정이 움찔대는 홑 몽뚱아리만 남겨진 채 있는 건 너무나도 외롭고 쓸쓸했다. 정서적으로 쓸쓸하다는 게 아니라 이 보짓구멍이, 흘러내리는 애액이 너무나 아쉽고 야속했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심장 고동은 절정에 닿지 않는 한은 줄어들 것 같지 않았고 한껏 뜨겁게 달아오른 육체는 하루종일 이대로, 알몸으로 있어도 추울 것 같지 않았다.
애들이 날려가는 방향으로 시선이 따라가다보니 어떤 30대 후반의 여자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애들은 달려나가 여성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아마 애들의 엄마가 아니었을까. 다행히도 나를 보지는 못한 듯, 애들과 함께 시야에서 사라졌다.
‘휴...’
허탈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이렇게나 욕망을 채우는 게 힘든 일인가. 왜 항상 난 나 혼자만이 걷잡을 수 없는 내 욕망을 만족시켜줘야 하는가. 한때, 성철이네와 함께 했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까지 닿자 너무나 외로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성철이...’
성철이가 그리웠다. 성철이라면 이런 내 욕망을 만족시켜 주었을텐데. 물론 그 때 옛날엔 내 욕망을 위해 그런 짓을 했기 보다는 자신들의 욕망만을 충족시키려는 이기적인 행동이 사실은 내 욕망도 충족시켜주는 그런 기생적인 관계이긴 했지만 그 때는 과하다면 과했지 이토록 욕망의 결핍에 허덕이진 않았던 것이다.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자 저만치 있는 가로등만이 놀이터의 유일한 불빛이었다. 얼마나 멍하니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불현듯 내가 가만히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 서둘러 주변에 옷을 챙겼다.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거야. 정수진!’
사실 그 대답은 하나였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라 평소에 멍 때리는 일이 많은 나 자신에 대한 원망같은 거였다. 천천히 원피스 옷자락을 펴면서 옛날을 곱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원피스를 다 챙겨입고 여기저기 떨어진 오이, 가지를 주워담고 집을 향했다. 여전히 보지는 욱씬거리고 원피스 빼고는 완전히 알몸이기에 옷에 쓸리는 발기한 젖꼭지가 신경쓰였지만 서둘러 집에 가는 게 우선이었다. 밖에서 너무 오랫동안 해선 안될 짓을 했고 갑자기 성철이 생각이나 한번 쯤 돌이켜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철이와의 과거는 욕망에 충실한 야릇한 옛날이라 회상하면서 자위를 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싶었다.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이번 편도 재밋게 봐주세요^^
5.
“휴~”
꼭 쥐고 있던 양 손을 펴자 잔뜩 구겨진 브래지어가 보였다. 다행이 4층에서 2층까지 내려오는 동안 튀어나온 젖꼭지나 손에 쥔 브래지어를 눈치 챈 학생은 없어보였다. 휴게실에서 복도 끝에 있는 계단까지 가는 동안 뭔가 찜찜한 시선 하나가 느껴지긴 했으나 다음 수업도 얼마 남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빨리 옷매무시도 정리해야 했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서자 비로소 두근거렸던 맘이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감이 온 것이다.
‘아무래도 이건 너무 심했어. 아까 화장실에서의 일은 아무도 몰랐겠지만 휴게실에서의 자위는... 밖에 학생들도 있었고.’
욕망에 사로잡혀 있느라 뒷전이던 걱정이 단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생각없이 내질렀던 신음소리도 걱정이었다. 무엇보다도 신경쓰이는 건 바닥에 뿌려져 있을 수상한 액체. 학생들이 떠들고 놀던 자리의 한 중간이었으니 눈치채지 않을래야 그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끈적하게 고여있을 투명한 액체와 스포이트로 뿌려진 듯한 하얀 액체. 누구라도 의심할 것이다.
‘옆에 있던 대걸레로 흘쩍 문질러놓기라도 할 껄.’
‘어휴, 지금인 지난 일 걱정할 게 아니야. 곧 수업 들어가야 한다구.’
서둘러 원피스를 벗고선 브래지어를 착용했다. 조정을 좀 하고나자 사타구니 가득한 끈적함이 영 거슬렸다. 단지 팬티만 축축한 게 아니라 허벅지 안쪽과 히프까지도 축축하게 젖어있었던 것이다.
‘맙소사’
팬티를 벗어서 펼쳐보니 흰 면 팬티가 완전히 투명해질 정도로 젖어있었다. 눈 앞을 가려도 팬티를 통해서 앞이 보일 정도였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오르면서 눈 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복도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지나다니는데 바닥에 엎드려 정신없이 보지를 문지르는 내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세상에, 내가 정말 이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야?’
‘어, 어떡해..’
지난 과오에 정신이 팔려있는데 갑자기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헉.’
일단 급히 원피스를 차려입었다. 하지만 도대체 푹 젖어버린 팬티는 어떡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고민할 시간이 없어. 일단은...’
팬티를 칸막이 위에 대충 걸쳐놓고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누가 발견하지 않길 바랄 뿐. 항상 이런 식으로 일을 번거롭게 만드는 나 자신을 후회할 뿐이다.
.
오후 수업을 모두 마치고 급히 화장실을 찾아가 봤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속옷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또 내가 정신없이 남자화장실을 찾아가 봤을까 싶어서 남자 화장실도 살펴봤지만 팬티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다시 여자 화장실을 찾아가보니 역시나 팬티를 걸어뒀던 자리에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누군가는 이 곳에 있던 팬티의 존재를 알아차린 게 틀림없었다. 학생이나 동료 교사가 발견해서 휴지통에 팬티를 버렸을 수도 있고 청소아주머니가 청소 중에 처리했을 수도 있다. 아무렴 여자 화장실인데 남의 속옷을 몰래 가져갔을 거라곤 생각되지도 않았다.
‘별로 이쁜 속옷도 아닌데...’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라곤 학생, 동료교사, 청소아주머니에 의한 처리. 칸마다 휴지통을 살펴봤으나 속옷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청소아주머니가 가져간 게 아닐까 싶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가장 다행인 선택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학생이 발견했다면, 혹은 동료 교사가 발견했다면 학교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 것이 뻔했다. 그 때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실수를 하지 않은 나 자신이 너무나도 대견하다 싶었다. 실수로라도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면 그 팬티의 운명과 소문의 확산 속도는 보나마나 뻔했다. 누구한테 들키진 않았지만 만약 그랬더라면 정말 얼굴 들고 다니기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업무에 편히 집중할 수 있었다. 막내라서 이것저것 동료 교사들 부탁들을 해결하고 보니 어느새 시간은 5시 50분. 이미 6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교무실을 나와 문을 잠그려는 찰나, 텅 빈 교무실을 마주하게 되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교무실, 1시간 전만해도 동료 교사들로 북적대던 곳이었다. 사람의 흔적이 짙게 배인 공간에 사람이 없는 모습은 정말 역설적이면서도 묘한 흥분을 일게 했다. 문을 잠그고 나서 복도를 마주해도 똑같은 기분이었다. 하루 종일 남, 여 학생들로 북적대던 곳,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얘기로 가득찼던 공간, 그들의 냄새, 그들의 소리, 그들의 존재의 흔적으로 가득찼던 공간을 이제는 쓸쓸한 주홍빛 노을만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뭔가 보지가 저릿한 느낌이 들면서 이 공간을 맨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어휴, 또 왠 주책.’
고개를 휘저으며 또 다시 깃든 음란한 생각들도 떨쳐지길 바랬다.
학교를 빠져나와 교문을 나서면서 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집에 야채가 다 떨어졌던 것이다. 원룸 근처에 있는 농협대형마트에 들러서 필요한 야채를 사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학교에서 약 25분 거리에 있는 원룸촌이 내 집인데 그 원룸에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농협대형마트가 있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가 있어 집에 가는 김에 바로 들렀다가 가기로 맘 먹었다.
필요한 것들과 요깃거리, 맥주 한 팩을 사고 돌아가는 길, 항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거쳐야 할 게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아파트였다. 그나마 이 동네에서는 좀 산다 하는 사람들이 사는 고급아파트를 가로질러 가야했다. 층도 50층이 넘는 그야말로 마천루 아파트. 뭐 더 잘사는 사람들은 더 높은 층이 있는 아파트에 살겠거니와 하지만 그래도 요 동네에서는 이 아파트는 고급에 속했다. 그런데 유난히도 이 아파트에는 나도는 사람들이 안보였다. 간간히 보이는 건 자식들 학원에서 데리고 오는 어머니들, 뛰어노는 아이들 정도고 그 외 보행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이상한 아파트. 그래서 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를 땐 항상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단지 내 동문(동문, 서문, 정문, 북문이 있다. 정문이 12차선 도로와 마주보고 있어 가장 요란하다.)을 통해 들어가는데 슬쩍 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괜시리 아까 텅 빈 학교 교무실과 복도롤 보며 느꼈던 감정이 치솟기 시작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느꼈던 감정인데 여전히 고질병처럼 남아 항상 나를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오늘은 더욱이 주홍빛 노을이 나의 감정을 더더욱 자극한다. 경험상, 뭉게구름 속 진홍빛 노을과 인적 드문 공간은 나를 항상 최고조의 흥분으로 이끌곤 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 휴게실에서도 커튼이 다 쳐져 있어서 그 틈으로 쏟아지는 몇 줄기의 빛과 빛을 통해 보이는 부유하는 먼지들이 나를 더더욱 흥분으로 이끌었다.
‘제발, 여기선 이러면 안되, 조금만 참자. 수진아...’
스스로를 다그쳐 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감정. 안되겠다 싶어서 조금 쉬면서 바람이나 쐬자 하는 마음에 단지 내 놀이터에 있는 벤치로 향했다. 놀이터는 단지의 실내 주차장 옆, 그리고 단지의 가장 경계 쪽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보행자들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혹시 모를 안전사고나 납치 등의 위협에 대비해서), 또 불순한 뜻을 가진 보행자가 침입하는 걸 막기 위해 높은 벽(창살처럼 된 벽)이 단지와 그 외부를 가로막고 있는 그런 구조였다. 단지를 가로지르는 주 도로에서 벗어나 아파트 한 두채를 지나치면서 조금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놀이터가 있다. 천천히 걸어들어가면서 놀이터를 보자 남자애 2명이서 놀고 있는 게 보였다. 아파트에 가려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아파트 그림자에서 벗어나 놀이터 쯤에 이르러 하늘을 보자 서서히 노을이 잦아들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놀이터를 비추는 가로등에는 이미 불이 들어와 있었다. 보랏빛 어둠 속 환한 조명, 뭔가 감상적인 분위기, 왠지 여기서 옷을 벗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만 같았다. 아이들은 여전히 들어갈 생각을 않고 정신없이 노는 중, 옷을 벗더라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이미 내 정신은 내 것이 아냐.’
슬금 슬금 원피스 옷자락을 접어올리는 내 손길을 느끼며 새삼스레 생각했다. 욕정에 사로잡히면 이미 난 내가 아니었다. 무의식의 저편에서 항상 기회를 노리던 내 음란한 제 2의 자아가 내 추잡한 몸뚱아리를 가로채는 것이었다. 이미 허벅지 깊은 곳까지 접어올려진 자락... 한번만 더 접어올리면 노팬티인 내 보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꼬맹이들아, 제발 이리로 오지 마렴...’
나는 눈 딱 감고 옷자락을 접어올렸다. 엉덩이는 이미 훤히 드러나 있었고 탱탱한 허벅지라인과 보지도 훤히 드러났다. 누군가 본다면 투피스에서 치마만 빼먹은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자락을 끌어올렸다. 마침 장보고 왔던 비닐 봉다리로 뒤쪽과 주 도로 쪽은 가렸지만 놀이터에서 노는 애들 쪽은 가릴 만한 게 없었다. 팬티를 입지 않은 전라의 엉덩이로 느껴지는 벤치의 차가운 이질감, 그와 동시에 척수를 타고 두뇌피질까지 전율처럼 전달되는 짜릿한 쾌감.
"하아, 난 미친년이 틀림없어.‘
천천히 원피스 자락을 말아올리며 어느새 탑처럼 됐다 싶을 때, 갑자기 지들끼리 잘 놀던 애들이 나를 뻔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리곤 옆에 있는 친구한테 귓속말하듯 소곤거리며 말하는 게 보였다. 얘기를 듣고 난 친구도 마찬가지로 나를 보더니 놀란 눈치로 둘이서 소곤거리기를 계속했다. 그러더니 미끄럼틀에서 내려와 미끄럼틀 밑에서 몸을 숨긴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저 애들, 분명 나를 알아챈 게 틀림없어.’
보통의 어린 애라면 나한테 왜 옷을 입고 있지 않냐며 순진무구한 물음을 던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저 애들은 오히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러면서도 내가 앉아있는 벤치를 가장 잘 관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어쩌면 이 애들은 타인에게서는 전혀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말하자면 변태적인) 내 모습에서 겁을 먹었거나 혹은 나와 마찬가지의 단지 변태적인 관음증에 눈을 뜬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저 꼬맹이들인데...’
보아하니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맹이들인데도 누군가 나의 이런 변태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나를 더한 흥분의 단계로 이끌었다. 비록 나이는 조금 다르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 성철이를 비롯한 남자애들과 함께 했던 체험이 눈앞에 재현되는 느낌이랄까. 최초의 흥분, 최초의 엑스터시, 쾌락의 첫 경험이 머릿속에 지워질 수 없이 아른거리며 현 상태의 변태적인 모습에 더한 의미를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나는 내 모습을 가리고 있던 꾸러미를 모두 바닥에 내려놓고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천천히, 다리가 벌려지자 가로등의 불빛이 어둠에 갇혀있던 보지수풀을 비추기 시작했다. 어딘가 촉촉이 젖어있는 보지수풀... 어깨너비 정도로 벌리자 묘한 전율에 허벅지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그냥...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고 싶어...’
접어올린 원피스 자락이 풀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양 손을 등 뒤로 넣어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브래지어를 끌어내리고는 장 본 봉투에 집어넣었다. 이제 저 아이들과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은 얇은 군청색 원피스뿐이었다. 그나마도 반 이상은 접어올려 그들의 어린 관음증을 만족시켜주고 있던 것이다.
‘저 애들도 성철이네처럼 나를 만지고 싶어할까? 내가 벌거벗길 원할까?’
계속해서 그들과 어린 날의 추억을 일체화시키는 상상은 나로 하여금 노출을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그 어린 날의 노출은 성철이네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었는가. 나를 두 아이의 눈동자는 마치 내게 원피스를 벗어던지고 스스로 몸을 쓰다듬으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서서히 벌려지는 다리... 마치 그들의 두 눈빛이 내 다리를 한 쪽씩 잡고 벌리는 느낌이랄까, 내가 다리를 벌리며 그들에게 내 보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들의 눈빛이 나로 하여금 다리를 벌리게 하는 것이다. 다리를 벌리는 와중, 내 손은 원피스 양 끝을 잡고 벗어던지려 하고 있었다. 이미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다. 나를 쳐다보는 두 아이의 것,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는 숨죽이고 있던 내 음란한 자아가 내 육체를 다시 차지하고야 만 것이다.
툭 하는 소리에 고갤 돌려보니 잔뜩 말린 내 원피스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또 다시 난 세상 앞에서 알몸이 된 것이다. 순수하고도 변태적인 내 욕망을 숨김없이 세상에 드러낸 것이다. 양 팔을 뒤로 하고 천천히 몸을 뒤로 기울이면서 허리를 접어 사타구니를 앞으로 내밀었다. 고개를 지그시 숙이면서 아이들이 웅크리고 있는 곳을 응시했다. 그러자 위태롭게 수근대는 아이들.
‘그만하고 나와도 돼... 제발, 더 가까이서 나를 지켜봐줘.’
몸을 숨기던 곳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아이들, 겁먹은 듯 조심스러워하는 그들의 발걸음이 내게 가까워지자 그에 따라 내 심장고동도 빨라져갔다. 쭈뼛거리며 내 앞에선 아이들이 귀엽고 순수해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귀엽고 순수한 아이들을 욕정하는 나는 얼마나 천박한 여자란 말인가... 그들의 순수함은 오히려 나의 음란함과 저속한 욕망만을 강조해줄 뿐이었다. 그러한 인식은 내 흥분의 기폭제가 되었다.
“저기...”
“응?”
그들이 물음이 뭐든 간에 이미 난 13년 전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물음으로 시작되어 알게 된 내 음란함과의 직면, 지금도 마찬가지의 순간이었다. 무엇을 물으려할지는 모르겠지만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난 이미 욕정의 노예고 그들의 어떤 요구도 들어줄, 아니 들어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욕망에 충실한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나는 예쁜데... 왜 옷 벗고 있어요?”
“응, 그건...”
“그건 누나가 다른 사람한테 벗은 몸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래... 누나는 다른 사람들이 누나의 알몸을 봐주길 원해. 누나의 알몸을 보면서 좋아하는 모습이 바로 누나가 좋아하는 거야... 누나는 남들이 누나의 가슴도 봐줬으면 좋겠고, (다리를 더욱 벌리면서)여기, 누나의 보지도 봐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몸을 뒤집어 엎드린 채로)누나의 엉덩이도 봐 줬으면 좋겠고 누나의 알몸이라면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샅샅이 다 봐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누나가 이렇게 밖에서 옷 벗고 알몸으로 너희들 앞에 서 있는 거야..”
“우리가 누나 알몸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응, 응. 그리고... 그리고 누나의 벗은 몸을 만져줬으면 좋겠어... 여기, 누나 가슴하고 누나 엉덩이하고 누나의 보지도... 거칠게 만져줬으면 좋겠어...”
주춤하는 아이들... 가로등 불빛아래서 잔뜩 상기된 애들의 표정이 보였다. 하지만 나만큼이나 상기되었을까?
‘누난 볼 뿐만 아니라 보지도 잔뜩 불거져 있단다...’
“만져줬으면 좋겠어요?”
“응! 저기, 제발... 제발 누나를 만져줘! 제발 누나의 온 몸을 샅샅이 훑어줘..! 제발, 부탁이야...”
내 욕망의 간절한 외침 후, 잠시간의 어색하고도 긴장감도는 침묵이 이어졌다. 왠지 모르게 누군가 쳐다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하면서도 눈앞의 두 아이들에게 내 나신을 보여주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어떠한 책임, 바로 그들의 관음증을 완전히 충족시켜줘야한다는 의무감이 나를 두려움으로부터 구제했다. 난 벤치에서 내려와 천천히 놀이터의 우레탄 바닥에 몸을 뉘였다. 더러운 바닥이었지만 전혀 더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 욕망이 정화될 수 없는 추잡함을 지녔기 때문인걸까. 노출하고 싶고 능욕당하고 싶어하는 나의 더러운 욕망을 위한 완벽한, 더러운 무대였다.
M자형으로 다리를 벌리고 두 손은 머리위로 올린 내 모습.. 그들이 내 온몸을 훑기 쉽도록 완전히 내 몸을 개방하기 위한 노력... 천천히 내 몸을 쓰다듬는 네 개의 손은 그러한 내 안타깝고도 간절한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생각되어 감사를 느낄 정도였다.
“..흐응.... 흐아앙..”
가슴에 집착하는 아이들.. 좀 더 아래쪽을 만져주길 원했지만 어린 애들이라 그런지 역시나 가슴에만 몰두했다. 아쉬운 맘이 있지만은 투박하게나마 애무하는 손에서도 격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작은 손에 가득 차는 내 가슴.. 젖 하나를 양 손으로 만지작대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기특해보였다. 그러곤 천천히 얼굴을 가슴에 묻는 아이들.. 자그마한 입으로 내 젖을 빨기 시작했다.
“흐앙..! 흐으으응... 하아...”
능숙하지는 않지만 작고 아담한 혀를 자기들 뜻대로 놀리면서 튀어오를듯 솟아오른 내 젖꼭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능숙하지는 않지만 전혀 어색하지도 않았다. 조심스럽게 굴리는 혀의 움직임에 따라 툭툭 터져나오는 내 신음소리. 얼마나 야릇한 광경인가. 저물어가는 주홍빛 노을이 쏟아져 내리는 놀이터에서 풋내나는 아이들과 즐기는 음란한 성유희라니. 그러면서도 절박하게 그들의 풋내나는 몸놀림에 의존하고 있는 이 모순이란. 그 어떠한 통념적인 기준과 생각도 이 상황을 설명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오로지 추잡하고 저속하고 음란하고 도무지 이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나의 욕정만이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하아....애들아, 가슴만, 하아... 빨지 말고 밑에도 좀 빨아줘.. 흐으으응.. 부탁이야, 제발....으아항..”
너무 가슴에만 집중하는 아이들이 야속한 맘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아랫도리를 빨아달라고 부탁했다. 너무 젖 빠는데 몰두했는지 애들은 내 말을 들은 척도 않고 계속해서 가슴만 빨고 있었다. 혹시나 내 말이 신음소리에 섞여 너무 작게 들렸는가 싶어서 다시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기..... 애들아? 하아... 누나 말 좀 들어줄...흐으으으응 줄..래?...하아아....”
“보지년.”
난데없는 욕설에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그들을 쳐다봤다.
“걸레년, 쌍년. 좋으면 즐기기만 해, 이 허벌창 구멍년이.”
애들이 어디서 저런 음란한 말을 듣고 하는 진 몰라도 순간적으로 압도당해 뭐라 할 말을 잊은 채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어린 날의 성철이를 떠올리게 하는 말투에 나도 모르게 그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뭐..?”
“어디서 발정난 암캐년이 따박따박 말대답이야, 걸레년아. 좋으면 좋은대로 신음소리나 터뜨릴 것이지, 요구를 하고 지랄이야, 개년이.”
“저 시끄러운 입보지 막을 만한 거 없나, 저 년이 가져온 봉다리 디벼봐.”
“어디... 여기 가지, 오이있네. 집에 가서 또 쑤실려고 샀지, 하여튼 암캐년은 어딜가나 암캐년이야,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놀이터에서든.”
틀린 추정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애들이 저런 말을 배웠는지 감이 안 잡혔다. 물론 옛날 성철이도 마찬가지였지만 요즘 애들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빨리빨리 성을 접하는 모양이었다. 검열도 안되다 보니 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뜻도 모를 추잡한 말을 내뱉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묘하게 그들에게서 위압되는 느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마치 그들이 내 주인인 것처럼 나를 암캐취급하자 나도 모르게 그들이 말하는대로 해야 될 것만 같았다.
그들은 내가 장봐온 것들을 양 손 가득 들고 왔다. 가지 2개와 오이 하나, 당근 하나.. 원래 좋아하는 것들이긴 하지만 내 음란한 본성이 시킨 것일 수도 있는, 길고 굵직한 것들.. 저들의 말이 영 틀린 것은 아니기에 저것들을 보자마자 보지는 더욱 저릿저릿하게 욱씬거렸다.
“읍, 으읍!”
한 명은 내 입에 가지를 쑤셔녛고 내 손을 만세하듯이 위로 쭉 뻗도록 한 후에 그 위로 주저앉아버렸다.
“우웁, 웁웁으우웁!”
예상치 못한 전개에 소리를 지르려했지만 내가 함부로 가지를 뱉지 못하게 손으로 계속 쑤셔넣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이미 애액으로 축축히 젖은 사타구니를 오이로 닦아내듯 문지르고 있었다. 아마 곧 보지에 쑤실 생각인 모양이었다. 어린 애들이 나를 이렇게나 몰아붙일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버둥거리며 애들을 떨쳐내려 했지만 마음만큼 쉽게 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이미 왠만한 덩치를 갖추고 있는 터라 2명이면 연약한 20대 중반 여자정도는 쉽사리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고 거부하고 싶었지마는 꼼짝 못하는 온 몸의 근육이 느끼는 구속감, 잔뜩 긴장되어 팽창된 근육의 구속감을 느낀다는 건 두려우면서도 짜릿한 쾌감을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나는 겉으로는 누군가 나를 발견해달라는 듯 움찔거리며 웁웁거렸지만은 내심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채, 이 애들이 시작하려는 음란한 놀이를 누구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 걸레년 봐, 벌써 보지에 허연 물이 줄줄 새는 구만.”
“어디어디?”
내 사타구니를 가지고 놀던 애가 오이로 슬쩍 보지를 닦아 올려 오이에 흥건히 젖어든 하얀 애액을 보여줬다.
“흐으으으응으읍!”
흘쩍 닦아올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자극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가는 듯 했다. 제발 조금만 더 만져줬으면 하는 바램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웁으으으웁, 으읍읍웁!”
나는 제발 쑤셔달라고, 제발 더 만져달라고, 그렇게 나를 달아오르게만 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가지로 구속당한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저런 것 뿐이었다.
“좋으면서 싫은 척 하지 말라고, 허벌창 년아. 맨날 벌려진 구멍에 바람들어가 추웠지? 이제 곧 막아줄테니깐 고마워해.”
제발,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일어나서 절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몸이 구속당해서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조그맣게 신음을 흘리는 것으로 그 메시지를 대신했다.
“흐응으으읍...”
얌전히 눈을 감고 쾌감이 척수를 타고 뇌를 찌르길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바라던 삽입이 없었다. 조심스레 눈을 뜨자 아랫도리에는 널부러진 오이와 가지 하나씩만 나돌고 있었고 내 양팔 위에 올라앉은 꼬맹이도 슬쩍히 일어나서 어디론가로 달려가버렸다.
“안돼......... 안돼....”
어떻게 이렇게나 온 몸을 달구어놓고 그냥 가버릴 수가 있을까. 야속함을 넘어서 배신감까지 느껴져서 달아나는 어린애들을 상대로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 욱하고 올라왔으나 아무리 흥분해도 그래선 안된다 싶어서 참았다. 하지만 여전히 근질거리고 욕정이 움찔대는 홑 몽뚱아리만 남겨진 채 있는 건 너무나도 외롭고 쓸쓸했다. 정서적으로 쓸쓸하다는 게 아니라 이 보짓구멍이, 흘러내리는 애액이 너무나 아쉽고 야속했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심장 고동은 절정에 닿지 않는 한은 줄어들 것 같지 않았고 한껏 뜨겁게 달아오른 육체는 하루종일 이대로, 알몸으로 있어도 추울 것 같지 않았다.
애들이 날려가는 방향으로 시선이 따라가다보니 어떤 30대 후반의 여자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애들은 달려나가 여성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아마 애들의 엄마가 아니었을까. 다행히도 나를 보지는 못한 듯, 애들과 함께 시야에서 사라졌다.
‘휴...’
허탈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이렇게나 욕망을 채우는 게 힘든 일인가. 왜 항상 난 나 혼자만이 걷잡을 수 없는 내 욕망을 만족시켜줘야 하는가. 한때, 성철이네와 함께 했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까지 닿자 너무나 외로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성철이...’
성철이가 그리웠다. 성철이라면 이런 내 욕망을 만족시켜 주었을텐데. 물론 그 때 옛날엔 내 욕망을 위해 그런 짓을 했기 보다는 자신들의 욕망만을 충족시키려는 이기적인 행동이 사실은 내 욕망도 충족시켜주는 그런 기생적인 관계이긴 했지만 그 때는 과하다면 과했지 이토록 욕망의 결핍에 허덕이진 않았던 것이다.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자 저만치 있는 가로등만이 놀이터의 유일한 불빛이었다. 얼마나 멍하니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불현듯 내가 가만히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 서둘러 주변에 옷을 챙겼다.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거야. 정수진!’
사실 그 대답은 하나였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라 평소에 멍 때리는 일이 많은 나 자신에 대한 원망같은 거였다. 천천히 원피스 옷자락을 펴면서 옛날을 곱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원피스를 다 챙겨입고 여기저기 떨어진 오이, 가지를 주워담고 집을 향했다. 여전히 보지는 욱씬거리고 원피스 빼고는 완전히 알몸이기에 옷에 쓸리는 발기한 젖꼭지가 신경쓰였지만 서둘러 집에 가는 게 우선이었다. 밖에서 너무 오랫동안 해선 안될 짓을 했고 갑자기 성철이 생각이나 한번 쯤 돌이켜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철이와의 과거는 욕망에 충실한 야릇한 옛날이라 회상하면서 자위를 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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