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동물(肉食動物:욕망의 덫)육식동물(肉食動物)
- 욕망의 덫-
[소설속 등장하는 스포츠 토토 규정 혹은 월드컵 실제 경기 일정은 현실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흥! 마음에만 들면 1억도 지불할 수 있어!!!”
승희의 고민을 한순간에 종식시키는 사장의 말에, 승희의 계산기가 더더욱 바빠진다.
서대리가 입금해준 5천만원을 더하면 총액 1억 5천이다.
1억 5천의 509.9배... 승희의 머릿속이 빙글빙글 돈다.
‘764억 8천 5백만원.... 허... 헉...’
점점 그 최종액을 높여만 가는 엄청난 상상에 승희의 두 눈이 핑핑 돌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자 그럼 한번 보겠네...”
사장이 승희의 블라우스 상의 단추를 푼다. 사장의 손이 승희의 등뒤로 돌아가 옷 위로 브래지어 끈을 풀때는 승희도 그것이 잘 풀어지도록 몸을 움직여 돕는다.
“오오... 탄력... 모양...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군... 크기가 더 크지 않은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이보다 더 크면서 모양이나 탄력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법이지...”
“제가 미리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최고라고”
승희는 자신의 가슴을 주물럭대며 마치 골동품 감정이라도 하듯 품평을 해대는 사장과 사내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무적인 표정으로 승희의 유두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왠지 지독히도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승희였다.
“바지... 이제 바지 좀 벗어보게...”
“네?”
“제일 중요한건 아래쪽인데 어떻게 아래쪽도 안 보고 흥정을 하겠나? 안그래?”
다소 난처한 상황이고, 비상식적인 흥정이긴 했지만, 사장의 말은 분명히 일리가 있었다.
누가 승희에게 그런 거금을 아무 이유없이 빌려줄 수 있을까? 이미 괴문자의 사내에게 까페 화장실에서 유린당한 기억이 있는 승희였기에 그다지 어려운 제안은 아니었다.
잠깐의 고민 후 승희는 천천히 스키니 진 앞섭의 단추를 풀었다.
“흐흐흐... 어서.. 어서!”
승희의 바지가 허벅지께까지 내려지고 그 위로 속옷이 드러나자 사장이 애타는 표정으로 외친다. 중대한 결심을 하고 바지를 내린 승희였지만, 속옷까지 내리려니 아무래도 망설여지는 모양이었다.
“벌서 젖어놓구서는 왜 망설이나! 어서 벗게!!”
‘왜 젖은거야... 응? 승희 너 미친거니? 돈 때문에 돌았구나!! 창피하게 지금 젖을게 뭐람!!’
큰 돈에 대한 욕심때문일까? 아니면 이 기이한 상황이 흥분됐던 것일까? 승희의 팬티 끝부분이 어느새 촉촉이 젖어있었다. 승희는 요즘 들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하는 욕심많은 하체를 원망하며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못하겠으면 내가 해주지!!!”
승희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사장이란 작자가 털이 듬성듬성 난 자신의 손을 뻗어 승희의 팬티를 거칠게 잡아 내린다.
“오오!! 이 윤기있는 체모와... 그 아래 맺혀있는 애액들... 좋군 좋아! 최상품의 기질이 보여!!”
사장이 무릎을 굽혀 승희의 체모를 응시한다. 팬티가 벗겨지자 승희의 체모에 애액이 맺혀 금새라도 바닥에 떨어질 듯 흔들거린다. 그 모습을 본 승희는 차마 견디지 못하고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클리도 제법 크고 잘 발달 되었군, 약간 검긴하지만 대음순과 소음순의 모양도 이상적이야, 속된말로 알보지라는건데... 어디 반응이 궁금하군!”
승희의 보지털을 쓰다듬던 사장의 손은 급기야 승희의 클리를 건드린다.
“흡!!!”
“좋은 반응이야”
승희의 전신이 수치심으로 떨려온다.
“이런 알보지들이 꽉꽉 물어주게 마련이지... 하지만 잘 확인해야지... 가끔 입구만 앙다문 가짜 명기들이 많거든... 속으로 들어가면 허당인... 그런 개보지들 말이야! 무릇 명기란 입구부터 질 내벽, 자궁 초입까지 모두 강력한 조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사장의 표정은 어느새 학술적인 무언가를 탐구하는 연구자의 그것으로 변해 있었고, 승희는 두 주먹을 불 끈 쥔 채 두눈을 감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도하고 있었다.
“일단 맛부터 볼까? 무색 무취하면서 약간의 비릿함이 있는 정도라야 하는데... 어디!”
말이 채 끝나기가 무섭게 사장의 혀가 승희의 사타구니쪽으로 다가와 클리에 맺힌 이슬방울을 핥아간다.
“흐음... 약간의 비릿함은 있지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야, 제대로 된 출산의 경험은 없는지 애액이 맑고 투명한 것이 나쁘지 않군... 음 어디...”
“하아... 흡...”
무엇을 그리 재차 확인하고 싶은건지 사장의 혀가 연신 승희의 보지를 핥아온다. 이 순간을 어떻게든 모면하고 싶은 승희의 마음과는 달리 사장의 혀가 닿을때마다 욕망에 눈이 어두운 보지는 연신 소실된 만큼의 애액을 보충해 놓는다. 아니... 애액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듣던대로 잘 느끼는 스타일인가 보군... 내가 찾는 인물에 부합하는 사람이야! 당신은 흐흐흐 자 그럼 내부를 마저 확인해 볼까?”
승희의 클리에서 혀를 뗀 사장이 이번엔 손가락으로 승희의 보지를 어루만진다.
무덤하게 손을 가져다 대는 것 같지만, 마치 승희의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기라도 하는 듯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살짜기 클리를 비비던 손가락이 대음순을 사이를 파고 들때엔 승희도 참지 못하고 신음성을 토해낸다.
“흐으읍... 하앙...”
“어허 이제 시작인데... 벌써 홍수가 나면 어쩐다? 하하하”
사장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부스와 같이 금방이라도 환호를 내지를 듯 하다. 반면 승희의 얼굴은 몹시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치밀어온 쾌락의 신호와 그것을 참아내야 한다는 이성적 독설이 한데 어우러져 판단하기 어려운 오묘한 표정을 만들어 낸 것이다.
“흐으으윽!!!”
이윽고, 승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시금 신음성이 토해진다. 사장의 손가락이 승희의 보짓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쾌락에 몸서리치며 앙다문 승희의 보지는 그 어느것의 침범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잔뜩 조인채로 이 외부의 침입자를 맞았으나, 막상 이미 자신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며 미끌어지는 이 미지의 존재가 들어오자, 거짓말처럼 그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흐흐흐 손을 잡아 무는 것 같은 이런 보지는... 그야말로 놀랍군... 그 동안 어떻게 참았지? 흐흐흐 이런 보지를 상대할만한 사내가 그리 흔하진 않았을텐데?”
“아...”
“잘 생각해봐 자네가 그 동안 만난 남자들... 아마 오래 못 버텼을 거야? 흐흐흐 애송이들이 상대할만한 보지가 아니거든!! 10분이상 버틴 놈이 있긴 할까?”
사장의 말에 승희는 잠시 그동안 자신을 스쳐지나갔던 남자들을 떠올려본다.
수많은 남자들을 거치면서 수없이 많은 잠자리를 같이 했지만, 대물이건 노려한 스킬을 가진 남자건 첫 관계에서 한번에 그리 오랜시간을 버텨낸 남자는 몇 명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동안 승희는 그들을 조루 라던가... 형편없는 남자라고 치부해왔었다. 승희가 숱한 원나잇을 하면서도 섹파로서 긴 만남을 가진 이가 없었던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다.
승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사장의 손가락이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든다.
“하아압!!! 흑!! 흐...”
승희의 질 안 깊은 곳까지 치달아 오더니 좌우로 꼼지락 거리는 사장의 손가락, 그리 굵지 않은 손가락임에도 주름진 승희의 질 내벽이 꽁꽁 에워싸며 그 운신의 폭을 좁힌다. 그러자 사장은 몹시 감탄하며 재빨리 남은 손가락으로 승희의 클리를 쓰다듬어 승희의 무장을 해제시키려 노력한다. 천천히 더듬다가 강하게 짙눌러오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주며, 승희라는 성(成)을 함락시키기 위해 천천히 기어오른다.
이윽고... 그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하고, 승희의 눈동자가 갑자기 풀리기 시작한다.
“흡... 하아...”
“오오!! 아주 홍수가 낫꾼...”
깊고 뜨거운 숨소리와 함께... 애액의 대 홍수가 시작됐다. 사내의 손을 적시고, 손목에 부딪혀 튀긴 따듯하고 비릿한 액체가 사장의 얼굴에까지 튀어오른다.
“아으.....”
수치심과 창피함... 그리고 쾌락의 전조를 알리는 욕망의 불꽃이 승희의 가슴에 피어오르고, 그 모습을 본 사장은 더없이 큰 너털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이거야!! 내가 찾던게 바로 이런거야!!!”
자기도 모르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린 승희를 두고 사장은 괴문자의 사내에게로 다가가 말한다.
“자네에게 무어라 감사의 표현을 해야할지 모르겠네...”
“흐흐흐 저야 뭐 약속하신 돈만 입금해주시면 됩니다. 저나 저 여자한테요”
“내가 지금 추진하는 사업이 하나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그 돈이 왜 아깝겠나? 흐흐흐 내가 캐피탈 최상무한테 말해서 바로 입금할 수 있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사내와 대화를 마친 사장은 이번엔 승희에게로 걸어와 이야기했다.
“돈은 아마 오늘 저녁 입금이 될꺼야!”
“가... 감사합니다..”
승희는 무엇이 고마운지도 모른채 고맙다는 말을 하며 고개를 끄떡거린다. 승희의 하체는 여전히 벗겨져 있었고, 승희가 주저 앉아있는 까페 바닥은 승희가 쏟아낸 애액들로 흥건했다.
“자네 몸을 보니, 내가 아주 몸이 달아... 오늘 저녁 돈을 주는대신... 내일 모레, 나한테 시간을 좀 내줘야 겠어!!!”
“내... 내일 모레요?”
“그래!!! 비즈니스 모임이 좀 있거든? 자네가 좀 함께 해줬으면 하는데...”
“그럼... 오... 오늘은?”
“아까 못 들었나? 지금은 그냥 자네가 어떤 담보를 가지고 왔는지 확인만 한거야! 난 돈을 빌려줄꺼고, 그 담보는 자네 몸일세...”
사내의 말에 승희의 머릿속이 다시금 복잡해진다.
“듣자니 자네는 월요일쯤 돈을 갚을 예정이라지?”
“네!! 맞아요 그러니까 제가 돈을 못 갚으면 그때 다시 약속을 잡으면 안될까요?”
“어허!! 자그마치 1억이야! 돈을 못 갚은 상태에서 다시 약속을 잡으면 이미 늦지... 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거야... 선이자랄까?”
“네?”
“들은 대로야 선이자... 혹시 자네가 돈을 갚든, 갚지 않든... 난 아무것도 없는 자네에게 선뜻 큰 돈을 내 놓을 거야.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 설령 자네가 돈을 갚더라도, 나는 그런 큰 위험부담을 떠 안고도 남는게 없다는 말이야!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겠나?”
“그... 글쎄요?”
“위험부담의 댓가로 자네가 돈을 갚든, 갚지 않든, 나도 얻는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승희는 사장 역시 자신의 육체를 원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알아 차릴 수 있었다. 돈을 갚든 갚지 않든, 돈을 빌려주는 대신 관계를 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사실 승희도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을꺼라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어차피 사장에게 자신의 보지까지 만지게 해준 마당에 당장 지금 관계를 가지자고 하면 차라리 그게 낫지, 자신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 4차전이 벌어지는 이틀 후 일요일은 피하고 싶은 것이 승희의 마음이었다.
“오늘이나 차라리 내일은 안될까요?”
“내가 비즈니스 모임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자네 생각처럼 비즈니스 모임이라는게 하루 이틀 사이에 일정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라네!”
사장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 그럼...”
“내일 모레... 조금 늦은 시간이 될꺼야!”
“아....”
“왜 뭐 문제가 있나?”
“아.. 아니요... 다... 다만...”
“다만?”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뭐지?”
“제가 볼 수 있는 곳에 TV를... TV를 켜주세요...”
“그건 곤란하네! 격조높은 모임은 아니지만, TV나 보는 그런 질 낮은 모임은 아니야!”
“제발요!! 제가 꼭 봐야 할 것이 있어서 그래요! 제발!! 그냥 소리를 끄고 화면만 틀어주셔도 좋아요!”
승희가 사장의 팔을 붙잡고 애원한다. 괴문자의 사내는 그 모습을 보니 다소 안타까운 듯 고개를 돌려 승희를 외면한다.
“소리를 끄고 화면만 틀어 놓는거라면... 뭐...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게! 자네 핸드폰 번호는 저 친구에게 미리 알아두었으니, 연락하고 차를 보내 주지! 그럼...”
말을 마친 사장은 어두운 까페 안 쪽으로 들어가 버린다.
승희는 다행히 자신의 운명이 걸린 월드컵 예선 4차전 만큼은 볼 수 있게되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짓는다.
사장의 말대로라면 오늘 저녁 무려 1억이라는 거금이 승희의 계좌로 입금된다.
승희의 온몸에 전율이 밀려왔다.
“저기... 이제 그 바지 좀 입지 그래?”
“예? 아...”
괴 문자의 사내가 어느새 승희의 옆에 다가와 이야기하자, 승희는 그제서야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 팬티와 바지를 챙겨입는다.
“마음 같아서는 너하고 한번 더 하고 싶지만, 뭐 어쩌겠어... 흐흐 내가 벌써 500 탕감해주겠다고 얘기해버렸으니... 이 주둥이가 왠수지 뭐!”
“저... 저기... 겨.. 결과나 알려주세요!”
“흐흐흐 오늘밤! 문자가 갈꺼야! 오늘밤 알려줘도 경기는 내일 모레이니 시간은 충분하지! 안그래? 사실 나도 지금은 모르거든?”
“그... 그런...”
“어쨌든 오늘 밤까지만 알려주면 되는거잖아!!”
“그... 그렇죠... 그럼 그 사이트는?”
“흐흐흐 그거 왜 안물어보나 했네... 그 문자 보내주면서 함께 보내줄께! 배팅액 제한이 없으니까 잘 보고 선택하라고! 실수로 잘 못 눌러서 망치지 말고! 자 그럼 갈까?”
“네?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이 여자야! 아주 넋을 놨구만!! 처음 만나 그 까페 근처로 데려다 줄께! 집까지 바래다 주고 싶지만, 아가씨가 그건 꺼려할거 같아서! 흐흐흐”
“아... 네...”
돌아오는 내내, 애액으로 축축해진 바지와 속옷 때문에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승희였지만, 기분만큼은 최고로 흥분해 있었다. 오늘밤이면 서대리의 돈 5천에 그 사금융 업체 사장이라는 남자의 돈 1억이 들어온다. 만약 아르헨티나전처럼 경이적인 500배의 배당이 아닌 3~40배의 평범한 배당이라도 그 돈은 수십억원으로 그 덩치를 불려 돌아올 것이다. 물론 재수가 좋아서 1,000배 2,000배의 배당이 튕겨져 더 말도 안되는 금액을 되돌려 받을 확률도 있었다. 이런저런 즐거운 상상에 승희의 보지가 다시금 젖어든다.
‘아 흥분되서 미치겠는데, 미친척하고 이 사람한테 한번 박아달라고 할까? 아니야!! 아니야!! 정신차려!! 무슨 생각하는거야 서승희! 너 무슨 창녀니!! 정신차려!’
승희가 이렇게 자신을 타이르고 있을때쯤, 익숙한 벨소리가 들려왔다.
‘띠리리리~~ 띠리리리리~~’
“당신 전화 같은데 괜찮으니까 받아... 내 전화는 진동으로 해놨거든~”
사내는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승희는 사내의 옆자리에 앉아있었던 터라, 누구의 전화든 사내가 엿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별로 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사내가 괜찮다며 권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주머니속 핸드폰을 꺼내든다.
‘찰거머리’
승희의 액정 화면에 이름대신 익숙한 네글자의 발신자명이 보인다.
얼마전 승희가 이름을 바꾸어 저장해 놓은 서대리였다.
승희는 다시한번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거 괜히 받았다가, 5천만원 빌려줬다는 얘길 해서 난처해지는거 아냐?’
“왜? 무슨 비밀이길래 전화를 안 받아?”
“아!! 아니예요!! 받을꺼예요 비밀은 무슨... 같은 회사 직원이예요! 일 때문에 전화한거 같아서 안 받을려구 한건데...”
“그래? 그럼 받어 난 괜찮으니까!”
“아...”
“괜찮대두?”
사내가 이상할정도로 전화 통화를 권유한다. 승희는 여전히 받고 싶은 마음이란 요만큼도 없었지만, 사내에게 이상하게 보이는 것도 좋지 않을 듯 해, 재빨리 핸드폰 측면의 버튼을 눌러 통화음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인 후 통화 버튼을 누른다.
“스... 승희씨... 저... 전화해서 미안한데... 지금 혹시 어디야? 우리 지금 잠깐 볼 수 있을까?”
“아... 서대리님 정말 미안한데, 저 지금 어디 좀 나와있거든요?”
“그러지말고 잠깐만, 아주 잠깐만 우리 보면 안될까?”
“도대체 왜 그러시는건데요?”
“그... 그건 마... 만나서 이야기해! 응? 오늘 꼭 할 얘기가 있어! 응?”
“아 정말... 월요일날 회사에서 만나요 네?”
사실 승희는 서대리를 전혀 만나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 월드컵 예선 4차전이 끝난 후 수백억 부자가 되어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나 빌린돈 5천만원에 두배인 1억을 서대리 면전에 집어 던진 후, 사람 우습게 보지 말라고, 언감생심 너같은 놈이 넘볼 여자가 아니라는 말을 해줄 참이었다.
“거 남자친구야? 애인? 흐흐흐 애원하는거 같은데! 좀 만나줘!!”
괴문자의 사내까지 거들기 시작한다. 승희는 수화기를 손바닥으로 살짝 막으며 이야기한다.
“제 개인적인 일이니까 상관하지 말아주실래요?”
“흐흐흐흐 그래 알았어! 아 참 그리고 거의 다와 가”
“네...”
“승희씨... 제발!! 제가 꼭 할말이 있어요”
“아 진짜! 어디예요 도대체!!”
“저기... 회... 회사... 물류창고 안에...”
“지금 가면 되는거죠!!”
“지금? 그쵸 지금...”
“네!! 알겠어요”
승희가 가겠다고 대답하자 서대리의 말투가 무척 밝아졌다. 하지만 반대로 승희의 표정은 한층 더 찌푸려진다.
그 사이 어느새 차는 처음 승희가 사내를 만났던 까페 앞에 당도했다.
“고생했어! 잘 들어가고 문자는 이따가 넣어줄께!”
“꼭 넣어줘야 해요!! 설마 결과가 안 맞는건 아니죠?”
“속고만 살았나! 여태껏 다 맞췄는데 새삼스럽게 틀리는게 더 힘들겠다! 걱정하지마 문자 하나 넣어주는게 무슨 일이라고, 그 사이트 주소도 같이 넣어줄테니까 잘 한번 배팅해보고! 참! 시간 되는대로 돈은 미리 찾아두는게 좋을 거야 아님 이체 한도를 늘려놓던가, 주말이라 돈이 묶으면 아무래도 낭패를 보기 십상이거든!”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래... 또 볼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잘 지내~”
“예...”
승희가 차문을 닫고 내리자, 사내는 곧 바로 출발하려는지 한쪽으로 핸들을 틀며 움직인다.
회사는 이 까페에서 불과 10여분 정도의 거리다. 서대리를 만나는 것이 선뜻 마음 내키지 않는 승희였기에, 왠지 오늘따라 발걸음이 더 무겁다.
그렇게 승희가 내키지 않는 걸음을 내딛으려 할 때, 출발하려던 사내의 차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창문이 스르륵 내려왔다.
“이봐... 서승희씨!!”
“네!!”
“내가 어줍잖은 충고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갈께!”
“???”
“순수한 사람같은데... 울리지말고 좀 잘해! 당신같은 여자가 두 번 죽었다 깨어나도 못 만날 사람이야 그 친구!”
“예???”
“흐흐흐 그냥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서... 흐흐흐 그럼 안녕! 문자는 꼭 보낼께!”
어리둥절해 있는 승희를 두고 사내는 재빨리 속력을 내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뭐야 저 사람!!! 지가 서대리를 알기나 해?’
승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신의 일에 참견하는 사내가 얼척없다는 듯이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사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승희씨!!!”
승희를 보자마자 서대리가 한걸음에 달려온다. 승희는 그런 서대리의 모습이 탐탁치 않았지만, 당장 돈을 빌려준 일도 있고해서, 아쉬운대로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돈 입금된거 봤어요?”
“네... 아주 잘... 바로 넣어주셨더라구요 고마워요”
“다행이네요...”
하루만에 만난 서대리는 얼굴 가득 수심이 넘친다. 승희는 왜 그리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냐고 묻고 싶지만, 괜히 물었다가 자신에게 빌려준 돈 5,000만원이 걱정되어 그런다는 말을 할까봐 애써 참는다.
‘괜히 사원들 사이에서 쫌생이로 통하겠어? 분명히 그 돈 5,000만원 빌려주고 나니 불안하고 걱정되겠지... 어휴!! 이 쫌생아!! 언제 사람될래!!!’
그런 승희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서대리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승희에게 묻는다.
“저기.. 밥은 먹었어요? 이제 곧 저녁시간인데...”
“됐어요... 설마 고작 밥먹었냐는 말 하려고 저 부른거예요?”
“아... 아뇨... 그건 아니죠”
“그럼 빨리 얘기하세요 용건만 간단히... 아시죠?”
“아...”
승희의 말에 서대리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듯한 표정으로 계속 머뭇거리기만 한다.
이에 답답한 승희가 먼저 이야기한다.
“나 서대리님이 무슨 말 하실지 알아요!”
“응? 어... 어떻게...”
“뻔하잖아요... 그 돈 5,000만원 돌려달라는거 아녜요!!”
“아... 아니... 그... 그게...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안봐도 뻔하죠! 어째 서대리님이 단밖에 5,000만원 빌려준다고 하실때부터 불안하다 했어요!!”
차가운 승희의 말투에 서대리는 쭈뼛쭈볏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나 지금 마음 같으면 그 돈 다 돌려주고 싶어! 서대리님한테!! 왜 내가 그 돈 빌리니까 내가 뭐 서대리님 여자라도 된 것 같아요? 착각하지 말아요!!! 나 진짜 당장 돈만 안 필요했어도 서대리님이랑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싫어요!!”
“스...승희씨!!!”
승희는 제가 말해놓고도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잠시 고개를 떨군 서대리를 바라본다.
승희는 측은함이 느껴진다. 사실 승희에게 껄떡거리지만 않는다면, 서대리는 정말 나무랄데가 없는 남자였다.
“정말... 이렇게 심한말 해서 미안해요... 성실하고, 거짓말 할 줄 모르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미안해요 서대리님 진짜 서대리님 좋은 사람인건 아는데... 아닌건 아닌거예요!! 좀 단념해요! 네?”
“승희씨 정말 나는 아닌걸까?”
“네...”
승희의 대답이 추호의 의심조차 없이 단호하다.
“나 정말 바보같다고 손가락질해도 할 말은 없는데... 승희씨 좋아하고 말고는 내 자유잖아... 나 혼자 아무말 없이 그냥 기다려보는거... 그것도 안될까?”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해요! 왜!!”
“누구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승희씨가 날 좋아하든 아니든... 변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잖아... 내가 좋아서 그래...”
“어휴... 정말 답답해요 진짜!!”
그 순간 서대리는 표정이 굳어지며, 진지한 표정으로 승희를 향해 이야기했다.
“승희씨... 지금 뭘 하는진 모르겠지만, 다 때려치우고, 나랑 결혼하자 응?”
“네? 결혼이요? 제가 서대리님이랑요?”
“그래 나랑 결혼하자. 내가 호강은 못 시켜줘도 평생 알콩달콩 행복하게 해줄께! 돈이 뭐가 중요해! 인생사 사람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참...나... 뭐가 뛰니까 뭐가 뛴다더니...쯧쯧쯧...”
“승희가 뭐라고 해도... 난...”
“어휴... 답답해 어휴~~”
답답한 마음에 팔짱을 끼고 서대리를 바라보는 승희, 그때 서대리가 품안에서 무언가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낸다.
“승희씨... 이거...”
“그게 뭐예요?”
“나 사실 어제 까페에서 승희씨랑 만나기로 한 일요일 밤에 승희씨한테 정식으로 프로포즈 하려고 산 반지야...”
“반지요? 세상에나...”
“그래... 나 지금 왠지 승희씨를 그 깟 돈 오천만원으로 산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죄책감이 생겨서, 다 얘기하고 말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어... 승희씨 미안해... 나... 기다릴께... 일요일... 축구경기 끝나는 시간에 어제 그 까페에서 밤새 기다릴께! 꼭 와!!”
“정말 가지가지 하시네요... 네! 축구 경기 끝나고 꼭 갈께요! 하지만!!! 이건 알아두세요. 그 반지... 아마 제가 낄 일은 죽어도 없을꺼예요!!!”
“기다릴께...”
승희는 서대리가 다음 말을 잇기도 전에 몸을 돌려 사무실 밖으로 걸어나간다.
‘쿵!!!!!!!’
시끄러운 문소리만이 슬픈 서대리의 마음처럼 텅 빈 사무실 안에 울려퍼진다.
승희는 그저 씩씩대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화를 내며 사라진다.
서대리는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고, 승희는 얼굴 가득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
사무실 창살 사이로 붉은 저녁노을이 물든다.
‘띵동~~~’
익숙한 문자음이 승희의 귓전을 때린다.
‘한국 대 우루과이 전반 우루과이 1:0, 후반 2:2 동점’
‘http://www.soratoto.info 월드컵 관련 무제한 배팅 가능 사이트!’
승희의 심장이 문자를 보자마자 방망이질 친다. 승희는 재빨리 폰 뱅킹을 통해 자신의 계좌를 확인한다.
‘귀하의 잔액 일억... 오천... .....’
거액의 돈과 그 몇 십, 몇 백배의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승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과연 현실이 맞는지 꼬집어 본다.
“빠... 빨리...”
재빨리 자신의 오피스텔로 향한 승희... 그녀의 손이 분주해졌다.
부리나케 승희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자 사내의 말대로 스포츠 토토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보이는 사이트가 열린다. 승희는 그 사이트가 스포츠 토토와 유사함에 기뻐하며, 익숙한 손길로 회원 가입 후 가상 계좌를 만들고, 배팅을 시작했다.
“그래 전반 우루과이 1:0, 후반 2:2 동점... 흐흐흐흐 이제 남은건... 배당을 지켜보는 것 뿐이구나... 아 맞다!! 입금!!!”
승희의 마음만큼 승희의 걸음도 빨라졌다.
오피스텔 1층에 위치해있는 은행의 마감 임박시간, 은행원들의 손이 분주한 가운데, 때마침 승희가 도착한다.
“입금이시네요? 얼마... 아... 이...일억 오천...”
“몽땅 넣어주세요 잔액 원단위까지 다!!”
“저... 전부요?”
“네! 전부!! 시간없으니까 빨리요!!!”
“네 알겠습니다. 신분증하고 도장 좀...”
이제 몇 백억 또는 수천억을 손에 쥘 승희였기에, 겨우 일억 가지고 놀라는 은행원이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제 그 엄청난 부는 승희가 손을 뻗으면 닿을만큼 가까운 곳에 와 있었다.
집에 돌아온 승희는 다시금 해당 사이트에 접속 해 자신의 배팅을 확인한다.
‘한국 대 우루과이 전반 한국 0: 1 우루과이, 후반 한국 2 : 2 우루과이’
문자의 내용과 화면을 번갈아 쳐다보는 승희,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승희는 터져오르는 기쁨과 환희에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지른다.
“야!!!!!!!!!!!!!!!!!!!!! 크크큿!!! 깔깔깔깔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승희였다.
다음편에 계속
- 욕망의 덫-
[소설속 등장하는 스포츠 토토 규정 혹은 월드컵 실제 경기 일정은 현실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흥! 마음에만 들면 1억도 지불할 수 있어!!!”
승희의 고민을 한순간에 종식시키는 사장의 말에, 승희의 계산기가 더더욱 바빠진다.
서대리가 입금해준 5천만원을 더하면 총액 1억 5천이다.
1억 5천의 509.9배... 승희의 머릿속이 빙글빙글 돈다.
‘764억 8천 5백만원.... 허... 헉...’
점점 그 최종액을 높여만 가는 엄청난 상상에 승희의 두 눈이 핑핑 돌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자 그럼 한번 보겠네...”
사장이 승희의 블라우스 상의 단추를 푼다. 사장의 손이 승희의 등뒤로 돌아가 옷 위로 브래지어 끈을 풀때는 승희도 그것이 잘 풀어지도록 몸을 움직여 돕는다.
“오오... 탄력... 모양...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군... 크기가 더 크지 않은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이보다 더 크면서 모양이나 탄력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법이지...”
“제가 미리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최고라고”
승희는 자신의 가슴을 주물럭대며 마치 골동품 감정이라도 하듯 품평을 해대는 사장과 사내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무적인 표정으로 승희의 유두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왠지 지독히도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승희였다.
“바지... 이제 바지 좀 벗어보게...”
“네?”
“제일 중요한건 아래쪽인데 어떻게 아래쪽도 안 보고 흥정을 하겠나? 안그래?”
다소 난처한 상황이고, 비상식적인 흥정이긴 했지만, 사장의 말은 분명히 일리가 있었다.
누가 승희에게 그런 거금을 아무 이유없이 빌려줄 수 있을까? 이미 괴문자의 사내에게 까페 화장실에서 유린당한 기억이 있는 승희였기에 그다지 어려운 제안은 아니었다.
잠깐의 고민 후 승희는 천천히 스키니 진 앞섭의 단추를 풀었다.
“흐흐흐... 어서.. 어서!”
승희의 바지가 허벅지께까지 내려지고 그 위로 속옷이 드러나자 사장이 애타는 표정으로 외친다. 중대한 결심을 하고 바지를 내린 승희였지만, 속옷까지 내리려니 아무래도 망설여지는 모양이었다.
“벌서 젖어놓구서는 왜 망설이나! 어서 벗게!!”
‘왜 젖은거야... 응? 승희 너 미친거니? 돈 때문에 돌았구나!! 창피하게 지금 젖을게 뭐람!!’
큰 돈에 대한 욕심때문일까? 아니면 이 기이한 상황이 흥분됐던 것일까? 승희의 팬티 끝부분이 어느새 촉촉이 젖어있었다. 승희는 요즘 들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하는 욕심많은 하체를 원망하며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못하겠으면 내가 해주지!!!”
승희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사장이란 작자가 털이 듬성듬성 난 자신의 손을 뻗어 승희의 팬티를 거칠게 잡아 내린다.
“오오!! 이 윤기있는 체모와... 그 아래 맺혀있는 애액들... 좋군 좋아! 최상품의 기질이 보여!!”
사장이 무릎을 굽혀 승희의 체모를 응시한다. 팬티가 벗겨지자 승희의 체모에 애액이 맺혀 금새라도 바닥에 떨어질 듯 흔들거린다. 그 모습을 본 승희는 차마 견디지 못하고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클리도 제법 크고 잘 발달 되었군, 약간 검긴하지만 대음순과 소음순의 모양도 이상적이야, 속된말로 알보지라는건데... 어디 반응이 궁금하군!”
승희의 보지털을 쓰다듬던 사장의 손은 급기야 승희의 클리를 건드린다.
“흡!!!”
“좋은 반응이야”
승희의 전신이 수치심으로 떨려온다.
“이런 알보지들이 꽉꽉 물어주게 마련이지... 하지만 잘 확인해야지... 가끔 입구만 앙다문 가짜 명기들이 많거든... 속으로 들어가면 허당인... 그런 개보지들 말이야! 무릇 명기란 입구부터 질 내벽, 자궁 초입까지 모두 강력한 조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사장의 표정은 어느새 학술적인 무언가를 탐구하는 연구자의 그것으로 변해 있었고, 승희는 두 주먹을 불 끈 쥔 채 두눈을 감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도하고 있었다.
“일단 맛부터 볼까? 무색 무취하면서 약간의 비릿함이 있는 정도라야 하는데... 어디!”
말이 채 끝나기가 무섭게 사장의 혀가 승희의 사타구니쪽으로 다가와 클리에 맺힌 이슬방울을 핥아간다.
“흐음... 약간의 비릿함은 있지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야, 제대로 된 출산의 경험은 없는지 애액이 맑고 투명한 것이 나쁘지 않군... 음 어디...”
“하아... 흡...”
무엇을 그리 재차 확인하고 싶은건지 사장의 혀가 연신 승희의 보지를 핥아온다. 이 순간을 어떻게든 모면하고 싶은 승희의 마음과는 달리 사장의 혀가 닿을때마다 욕망에 눈이 어두운 보지는 연신 소실된 만큼의 애액을 보충해 놓는다. 아니... 애액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듣던대로 잘 느끼는 스타일인가 보군... 내가 찾는 인물에 부합하는 사람이야! 당신은 흐흐흐 자 그럼 내부를 마저 확인해 볼까?”
승희의 클리에서 혀를 뗀 사장이 이번엔 손가락으로 승희의 보지를 어루만진다.
무덤하게 손을 가져다 대는 것 같지만, 마치 승희의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기라도 하는 듯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살짜기 클리를 비비던 손가락이 대음순을 사이를 파고 들때엔 승희도 참지 못하고 신음성을 토해낸다.
“흐으읍... 하앙...”
“어허 이제 시작인데... 벌써 홍수가 나면 어쩐다? 하하하”
사장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부스와 같이 금방이라도 환호를 내지를 듯 하다. 반면 승희의 얼굴은 몹시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치밀어온 쾌락의 신호와 그것을 참아내야 한다는 이성적 독설이 한데 어우러져 판단하기 어려운 오묘한 표정을 만들어 낸 것이다.
“흐으으윽!!!”
이윽고, 승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시금 신음성이 토해진다. 사장의 손가락이 승희의 보짓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쾌락에 몸서리치며 앙다문 승희의 보지는 그 어느것의 침범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잔뜩 조인채로 이 외부의 침입자를 맞았으나, 막상 이미 자신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며 미끌어지는 이 미지의 존재가 들어오자, 거짓말처럼 그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흐흐흐 손을 잡아 무는 것 같은 이런 보지는... 그야말로 놀랍군... 그 동안 어떻게 참았지? 흐흐흐 이런 보지를 상대할만한 사내가 그리 흔하진 않았을텐데?”
“아...”
“잘 생각해봐 자네가 그 동안 만난 남자들... 아마 오래 못 버텼을 거야? 흐흐흐 애송이들이 상대할만한 보지가 아니거든!! 10분이상 버틴 놈이 있긴 할까?”
사장의 말에 승희는 잠시 그동안 자신을 스쳐지나갔던 남자들을 떠올려본다.
수많은 남자들을 거치면서 수없이 많은 잠자리를 같이 했지만, 대물이건 노려한 스킬을 가진 남자건 첫 관계에서 한번에 그리 오랜시간을 버텨낸 남자는 몇 명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동안 승희는 그들을 조루 라던가... 형편없는 남자라고 치부해왔었다. 승희가 숱한 원나잇을 하면서도 섹파로서 긴 만남을 가진 이가 없었던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다.
승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사장의 손가락이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든다.
“하아압!!! 흑!! 흐...”
승희의 질 안 깊은 곳까지 치달아 오더니 좌우로 꼼지락 거리는 사장의 손가락, 그리 굵지 않은 손가락임에도 주름진 승희의 질 내벽이 꽁꽁 에워싸며 그 운신의 폭을 좁힌다. 그러자 사장은 몹시 감탄하며 재빨리 남은 손가락으로 승희의 클리를 쓰다듬어 승희의 무장을 해제시키려 노력한다. 천천히 더듬다가 강하게 짙눌러오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주며, 승희라는 성(成)을 함락시키기 위해 천천히 기어오른다.
이윽고... 그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하고, 승희의 눈동자가 갑자기 풀리기 시작한다.
“흡... 하아...”
“오오!! 아주 홍수가 낫꾼...”
깊고 뜨거운 숨소리와 함께... 애액의 대 홍수가 시작됐다. 사내의 손을 적시고, 손목에 부딪혀 튀긴 따듯하고 비릿한 액체가 사장의 얼굴에까지 튀어오른다.
“아으.....”
수치심과 창피함... 그리고 쾌락의 전조를 알리는 욕망의 불꽃이 승희의 가슴에 피어오르고, 그 모습을 본 사장은 더없이 큰 너털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이거야!! 내가 찾던게 바로 이런거야!!!”
자기도 모르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린 승희를 두고 사장은 괴문자의 사내에게로 다가가 말한다.
“자네에게 무어라 감사의 표현을 해야할지 모르겠네...”
“흐흐흐 저야 뭐 약속하신 돈만 입금해주시면 됩니다. 저나 저 여자한테요”
“내가 지금 추진하는 사업이 하나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그 돈이 왜 아깝겠나? 흐흐흐 내가 캐피탈 최상무한테 말해서 바로 입금할 수 있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사내와 대화를 마친 사장은 이번엔 승희에게로 걸어와 이야기했다.
“돈은 아마 오늘 저녁 입금이 될꺼야!”
“가... 감사합니다..”
승희는 무엇이 고마운지도 모른채 고맙다는 말을 하며 고개를 끄떡거린다. 승희의 하체는 여전히 벗겨져 있었고, 승희가 주저 앉아있는 까페 바닥은 승희가 쏟아낸 애액들로 흥건했다.
“자네 몸을 보니, 내가 아주 몸이 달아... 오늘 저녁 돈을 주는대신... 내일 모레, 나한테 시간을 좀 내줘야 겠어!!!”
“내... 내일 모레요?”
“그래!!! 비즈니스 모임이 좀 있거든? 자네가 좀 함께 해줬으면 하는데...”
“그럼... 오... 오늘은?”
“아까 못 들었나? 지금은 그냥 자네가 어떤 담보를 가지고 왔는지 확인만 한거야! 난 돈을 빌려줄꺼고, 그 담보는 자네 몸일세...”
사내의 말에 승희의 머릿속이 다시금 복잡해진다.
“듣자니 자네는 월요일쯤 돈을 갚을 예정이라지?”
“네!! 맞아요 그러니까 제가 돈을 못 갚으면 그때 다시 약속을 잡으면 안될까요?”
“어허!! 자그마치 1억이야! 돈을 못 갚은 상태에서 다시 약속을 잡으면 이미 늦지... 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거야... 선이자랄까?”
“네?”
“들은 대로야 선이자... 혹시 자네가 돈을 갚든, 갚지 않든... 난 아무것도 없는 자네에게 선뜻 큰 돈을 내 놓을 거야.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 설령 자네가 돈을 갚더라도, 나는 그런 큰 위험부담을 떠 안고도 남는게 없다는 말이야!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겠나?”
“그... 글쎄요?”
“위험부담의 댓가로 자네가 돈을 갚든, 갚지 않든, 나도 얻는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승희는 사장 역시 자신의 육체를 원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알아 차릴 수 있었다. 돈을 갚든 갚지 않든, 돈을 빌려주는 대신 관계를 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사실 승희도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을꺼라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어차피 사장에게 자신의 보지까지 만지게 해준 마당에 당장 지금 관계를 가지자고 하면 차라리 그게 낫지, 자신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 4차전이 벌어지는 이틀 후 일요일은 피하고 싶은 것이 승희의 마음이었다.
“오늘이나 차라리 내일은 안될까요?”
“내가 비즈니스 모임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자네 생각처럼 비즈니스 모임이라는게 하루 이틀 사이에 일정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라네!”
사장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 그럼...”
“내일 모레... 조금 늦은 시간이 될꺼야!”
“아....”
“왜 뭐 문제가 있나?”
“아.. 아니요... 다... 다만...”
“다만?”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뭐지?”
“제가 볼 수 있는 곳에 TV를... TV를 켜주세요...”
“그건 곤란하네! 격조높은 모임은 아니지만, TV나 보는 그런 질 낮은 모임은 아니야!”
“제발요!! 제가 꼭 봐야 할 것이 있어서 그래요! 제발!! 그냥 소리를 끄고 화면만 틀어주셔도 좋아요!”
승희가 사장의 팔을 붙잡고 애원한다. 괴문자의 사내는 그 모습을 보니 다소 안타까운 듯 고개를 돌려 승희를 외면한다.
“소리를 끄고 화면만 틀어 놓는거라면... 뭐...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게! 자네 핸드폰 번호는 저 친구에게 미리 알아두었으니, 연락하고 차를 보내 주지! 그럼...”
말을 마친 사장은 어두운 까페 안 쪽으로 들어가 버린다.
승희는 다행히 자신의 운명이 걸린 월드컵 예선 4차전 만큼은 볼 수 있게되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짓는다.
사장의 말대로라면 오늘 저녁 무려 1억이라는 거금이 승희의 계좌로 입금된다.
승희의 온몸에 전율이 밀려왔다.
“저기... 이제 그 바지 좀 입지 그래?”
“예? 아...”
괴 문자의 사내가 어느새 승희의 옆에 다가와 이야기하자, 승희는 그제서야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 팬티와 바지를 챙겨입는다.
“마음 같아서는 너하고 한번 더 하고 싶지만, 뭐 어쩌겠어... 흐흐 내가 벌써 500 탕감해주겠다고 얘기해버렸으니... 이 주둥이가 왠수지 뭐!”
“저... 저기... 겨.. 결과나 알려주세요!”
“흐흐흐 오늘밤! 문자가 갈꺼야! 오늘밤 알려줘도 경기는 내일 모레이니 시간은 충분하지! 안그래? 사실 나도 지금은 모르거든?”
“그... 그런...”
“어쨌든 오늘 밤까지만 알려주면 되는거잖아!!”
“그... 그렇죠... 그럼 그 사이트는?”
“흐흐흐 그거 왜 안물어보나 했네... 그 문자 보내주면서 함께 보내줄께! 배팅액 제한이 없으니까 잘 보고 선택하라고! 실수로 잘 못 눌러서 망치지 말고! 자 그럼 갈까?”
“네?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이 여자야! 아주 넋을 놨구만!! 처음 만나 그 까페 근처로 데려다 줄께! 집까지 바래다 주고 싶지만, 아가씨가 그건 꺼려할거 같아서! 흐흐흐”
“아... 네...”
돌아오는 내내, 애액으로 축축해진 바지와 속옷 때문에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승희였지만, 기분만큼은 최고로 흥분해 있었다. 오늘밤이면 서대리의 돈 5천에 그 사금융 업체 사장이라는 남자의 돈 1억이 들어온다. 만약 아르헨티나전처럼 경이적인 500배의 배당이 아닌 3~40배의 평범한 배당이라도 그 돈은 수십억원으로 그 덩치를 불려 돌아올 것이다. 물론 재수가 좋아서 1,000배 2,000배의 배당이 튕겨져 더 말도 안되는 금액을 되돌려 받을 확률도 있었다. 이런저런 즐거운 상상에 승희의 보지가 다시금 젖어든다.
‘아 흥분되서 미치겠는데, 미친척하고 이 사람한테 한번 박아달라고 할까? 아니야!! 아니야!! 정신차려!! 무슨 생각하는거야 서승희! 너 무슨 창녀니!! 정신차려!’
승희가 이렇게 자신을 타이르고 있을때쯤, 익숙한 벨소리가 들려왔다.
‘띠리리리~~ 띠리리리리~~’
“당신 전화 같은데 괜찮으니까 받아... 내 전화는 진동으로 해놨거든~”
사내는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승희는 사내의 옆자리에 앉아있었던 터라, 누구의 전화든 사내가 엿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별로 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사내가 괜찮다며 권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주머니속 핸드폰을 꺼내든다.
‘찰거머리’
승희의 액정 화면에 이름대신 익숙한 네글자의 발신자명이 보인다.
얼마전 승희가 이름을 바꾸어 저장해 놓은 서대리였다.
승희는 다시한번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거 괜히 받았다가, 5천만원 빌려줬다는 얘길 해서 난처해지는거 아냐?’
“왜? 무슨 비밀이길래 전화를 안 받아?”
“아!! 아니예요!! 받을꺼예요 비밀은 무슨... 같은 회사 직원이예요! 일 때문에 전화한거 같아서 안 받을려구 한건데...”
“그래? 그럼 받어 난 괜찮으니까!”
“아...”
“괜찮대두?”
사내가 이상할정도로 전화 통화를 권유한다. 승희는 여전히 받고 싶은 마음이란 요만큼도 없었지만, 사내에게 이상하게 보이는 것도 좋지 않을 듯 해, 재빨리 핸드폰 측면의 버튼을 눌러 통화음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인 후 통화 버튼을 누른다.
“스... 승희씨... 저... 전화해서 미안한데... 지금 혹시 어디야? 우리 지금 잠깐 볼 수 있을까?”
“아... 서대리님 정말 미안한데, 저 지금 어디 좀 나와있거든요?”
“그러지말고 잠깐만, 아주 잠깐만 우리 보면 안될까?”
“도대체 왜 그러시는건데요?”
“그... 그건 마... 만나서 이야기해! 응? 오늘 꼭 할 얘기가 있어! 응?”
“아 정말... 월요일날 회사에서 만나요 네?”
사실 승희는 서대리를 전혀 만나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 월드컵 예선 4차전이 끝난 후 수백억 부자가 되어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나 빌린돈 5천만원에 두배인 1억을 서대리 면전에 집어 던진 후, 사람 우습게 보지 말라고, 언감생심 너같은 놈이 넘볼 여자가 아니라는 말을 해줄 참이었다.
“거 남자친구야? 애인? 흐흐흐 애원하는거 같은데! 좀 만나줘!!”
괴문자의 사내까지 거들기 시작한다. 승희는 수화기를 손바닥으로 살짝 막으며 이야기한다.
“제 개인적인 일이니까 상관하지 말아주실래요?”
“흐흐흐흐 그래 알았어! 아 참 그리고 거의 다와 가”
“네...”
“승희씨... 제발!! 제가 꼭 할말이 있어요”
“아 진짜! 어디예요 도대체!!”
“저기... 회... 회사... 물류창고 안에...”
“지금 가면 되는거죠!!”
“지금? 그쵸 지금...”
“네!! 알겠어요”
승희가 가겠다고 대답하자 서대리의 말투가 무척 밝아졌다. 하지만 반대로 승희의 표정은 한층 더 찌푸려진다.
그 사이 어느새 차는 처음 승희가 사내를 만났던 까페 앞에 당도했다.
“고생했어! 잘 들어가고 문자는 이따가 넣어줄께!”
“꼭 넣어줘야 해요!! 설마 결과가 안 맞는건 아니죠?”
“속고만 살았나! 여태껏 다 맞췄는데 새삼스럽게 틀리는게 더 힘들겠다! 걱정하지마 문자 하나 넣어주는게 무슨 일이라고, 그 사이트 주소도 같이 넣어줄테니까 잘 한번 배팅해보고! 참! 시간 되는대로 돈은 미리 찾아두는게 좋을 거야 아님 이체 한도를 늘려놓던가, 주말이라 돈이 묶으면 아무래도 낭패를 보기 십상이거든!”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래... 또 볼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잘 지내~”
“예...”
승희가 차문을 닫고 내리자, 사내는 곧 바로 출발하려는지 한쪽으로 핸들을 틀며 움직인다.
회사는 이 까페에서 불과 10여분 정도의 거리다. 서대리를 만나는 것이 선뜻 마음 내키지 않는 승희였기에, 왠지 오늘따라 발걸음이 더 무겁다.
그렇게 승희가 내키지 않는 걸음을 내딛으려 할 때, 출발하려던 사내의 차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창문이 스르륵 내려왔다.
“이봐... 서승희씨!!”
“네!!”
“내가 어줍잖은 충고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갈께!”
“???”
“순수한 사람같은데... 울리지말고 좀 잘해! 당신같은 여자가 두 번 죽었다 깨어나도 못 만날 사람이야 그 친구!”
“예???”
“흐흐흐 그냥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서... 흐흐흐 그럼 안녕! 문자는 꼭 보낼께!”
어리둥절해 있는 승희를 두고 사내는 재빨리 속력을 내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뭐야 저 사람!!! 지가 서대리를 알기나 해?’
승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신의 일에 참견하는 사내가 얼척없다는 듯이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사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승희씨!!!”
승희를 보자마자 서대리가 한걸음에 달려온다. 승희는 그런 서대리의 모습이 탐탁치 않았지만, 당장 돈을 빌려준 일도 있고해서, 아쉬운대로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돈 입금된거 봤어요?”
“네... 아주 잘... 바로 넣어주셨더라구요 고마워요”
“다행이네요...”
하루만에 만난 서대리는 얼굴 가득 수심이 넘친다. 승희는 왜 그리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냐고 묻고 싶지만, 괜히 물었다가 자신에게 빌려준 돈 5,000만원이 걱정되어 그런다는 말을 할까봐 애써 참는다.
‘괜히 사원들 사이에서 쫌생이로 통하겠어? 분명히 그 돈 5,000만원 빌려주고 나니 불안하고 걱정되겠지... 어휴!! 이 쫌생아!! 언제 사람될래!!!’
그런 승희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서대리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승희에게 묻는다.
“저기.. 밥은 먹었어요? 이제 곧 저녁시간인데...”
“됐어요... 설마 고작 밥먹었냐는 말 하려고 저 부른거예요?”
“아... 아뇨... 그건 아니죠”
“그럼 빨리 얘기하세요 용건만 간단히... 아시죠?”
“아...”
승희의 말에 서대리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듯한 표정으로 계속 머뭇거리기만 한다.
이에 답답한 승희가 먼저 이야기한다.
“나 서대리님이 무슨 말 하실지 알아요!”
“응? 어... 어떻게...”
“뻔하잖아요... 그 돈 5,000만원 돌려달라는거 아녜요!!”
“아... 아니... 그... 그게...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안봐도 뻔하죠! 어째 서대리님이 단밖에 5,000만원 빌려준다고 하실때부터 불안하다 했어요!!”
차가운 승희의 말투에 서대리는 쭈뼛쭈볏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나 지금 마음 같으면 그 돈 다 돌려주고 싶어! 서대리님한테!! 왜 내가 그 돈 빌리니까 내가 뭐 서대리님 여자라도 된 것 같아요? 착각하지 말아요!!! 나 진짜 당장 돈만 안 필요했어도 서대리님이랑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싫어요!!”
“스...승희씨!!!”
승희는 제가 말해놓고도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잠시 고개를 떨군 서대리를 바라본다.
승희는 측은함이 느껴진다. 사실 승희에게 껄떡거리지만 않는다면, 서대리는 정말 나무랄데가 없는 남자였다.
“정말... 이렇게 심한말 해서 미안해요... 성실하고, 거짓말 할 줄 모르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미안해요 서대리님 진짜 서대리님 좋은 사람인건 아는데... 아닌건 아닌거예요!! 좀 단념해요! 네?”
“승희씨 정말 나는 아닌걸까?”
“네...”
승희의 대답이 추호의 의심조차 없이 단호하다.
“나 정말 바보같다고 손가락질해도 할 말은 없는데... 승희씨 좋아하고 말고는 내 자유잖아... 나 혼자 아무말 없이 그냥 기다려보는거... 그것도 안될까?”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해요! 왜!!”
“누구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승희씨가 날 좋아하든 아니든... 변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잖아... 내가 좋아서 그래...”
“어휴... 정말 답답해요 진짜!!”
그 순간 서대리는 표정이 굳어지며, 진지한 표정으로 승희를 향해 이야기했다.
“승희씨... 지금 뭘 하는진 모르겠지만, 다 때려치우고, 나랑 결혼하자 응?”
“네? 결혼이요? 제가 서대리님이랑요?”
“그래 나랑 결혼하자. 내가 호강은 못 시켜줘도 평생 알콩달콩 행복하게 해줄께! 돈이 뭐가 중요해! 인생사 사람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참...나... 뭐가 뛰니까 뭐가 뛴다더니...쯧쯧쯧...”
“승희가 뭐라고 해도... 난...”
“어휴... 답답해 어휴~~”
답답한 마음에 팔짱을 끼고 서대리를 바라보는 승희, 그때 서대리가 품안에서 무언가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낸다.
“승희씨... 이거...”
“그게 뭐예요?”
“나 사실 어제 까페에서 승희씨랑 만나기로 한 일요일 밤에 승희씨한테 정식으로 프로포즈 하려고 산 반지야...”
“반지요? 세상에나...”
“그래... 나 지금 왠지 승희씨를 그 깟 돈 오천만원으로 산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죄책감이 생겨서, 다 얘기하고 말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어... 승희씨 미안해... 나... 기다릴께... 일요일... 축구경기 끝나는 시간에 어제 그 까페에서 밤새 기다릴께! 꼭 와!!”
“정말 가지가지 하시네요... 네! 축구 경기 끝나고 꼭 갈께요! 하지만!!! 이건 알아두세요. 그 반지... 아마 제가 낄 일은 죽어도 없을꺼예요!!!”
“기다릴께...”
승희는 서대리가 다음 말을 잇기도 전에 몸을 돌려 사무실 밖으로 걸어나간다.
‘쿵!!!!!!!’
시끄러운 문소리만이 슬픈 서대리의 마음처럼 텅 빈 사무실 안에 울려퍼진다.
승희는 그저 씩씩대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화를 내며 사라진다.
서대리는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고, 승희는 얼굴 가득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
사무실 창살 사이로 붉은 저녁노을이 물든다.
‘띵동~~~’
익숙한 문자음이 승희의 귓전을 때린다.
‘한국 대 우루과이 전반 우루과이 1:0, 후반 2:2 동점’
‘http://www.soratoto.info 월드컵 관련 무제한 배팅 가능 사이트!’
승희의 심장이 문자를 보자마자 방망이질 친다. 승희는 재빨리 폰 뱅킹을 통해 자신의 계좌를 확인한다.
‘귀하의 잔액 일억... 오천... .....’
거액의 돈과 그 몇 십, 몇 백배의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승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과연 현실이 맞는지 꼬집어 본다.
“빠... 빨리...”
재빨리 자신의 오피스텔로 향한 승희... 그녀의 손이 분주해졌다.
부리나케 승희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자 사내의 말대로 스포츠 토토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보이는 사이트가 열린다. 승희는 그 사이트가 스포츠 토토와 유사함에 기뻐하며, 익숙한 손길로 회원 가입 후 가상 계좌를 만들고, 배팅을 시작했다.
“그래 전반 우루과이 1:0, 후반 2:2 동점... 흐흐흐흐 이제 남은건... 배당을 지켜보는 것 뿐이구나... 아 맞다!! 입금!!!”
승희의 마음만큼 승희의 걸음도 빨라졌다.
오피스텔 1층에 위치해있는 은행의 마감 임박시간, 은행원들의 손이 분주한 가운데, 때마침 승희가 도착한다.
“입금이시네요? 얼마... 아... 이...일억 오천...”
“몽땅 넣어주세요 잔액 원단위까지 다!!”
“저... 전부요?”
“네! 전부!! 시간없으니까 빨리요!!!”
“네 알겠습니다. 신분증하고 도장 좀...”
이제 몇 백억 또는 수천억을 손에 쥘 승희였기에, 겨우 일억 가지고 놀라는 은행원이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제 그 엄청난 부는 승희가 손을 뻗으면 닿을만큼 가까운 곳에 와 있었다.
집에 돌아온 승희는 다시금 해당 사이트에 접속 해 자신의 배팅을 확인한다.
‘한국 대 우루과이 전반 한국 0: 1 우루과이, 후반 한국 2 : 2 우루과이’
문자의 내용과 화면을 번갈아 쳐다보는 승희,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승희는 터져오르는 기쁨과 환희에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지른다.
“야!!!!!!!!!!!!!!!!!!!!! 크크큿!!! 깔깔깔깔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승희였다.
다음편에 계속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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