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38부-
“오빠......”
“으응! 송희야...... 와...... 오랜만이네......”
“뭐야? 지금...... 오빠, 휴가라면서...... 큰 언니가 그러던데......”
“아, 휴가...... 그렇긴 한데...... 내가 지금 다른 일이 바빠서 어디 놀러 가는 건 꿈도 못 꾸고 있어.”
“치...... 다른 계집애들 데리고 노는 건 아니겠지? 설마......”
“큭큭...... 내가 죽으려고 그럴까? 그런데 무슨 일이야?”
“응, 큰 형부 생일 때 나도 갈 거거든. 그 날 거기서 만나자고......”
“에그...... 나야 뭐, 항상 수원에 있는데...... 걱정하지 마. 그래, 그 날 만나자.”
“응, 끊어......”
부녀회장의 동생 송희는 이미 강주를 결혼 상대자로 생각하고 있어 비록 작은 일이라도 집안의 행사에 강주를 참석시키게 되어 흐뭇한 모양이다. 마침 형부와 언니도 응원해 주고 있는 터이니 반려자로서의 강주에게 더 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자, 이리 들어갑시다.”
“어머나! 아저씨......”
마침 어제 네다바이를 친 횟집 주인에게 이해도 시킬 겸 그곳으로 식사 장소를 잡아 들어가니 주인여자가 기겁을 한다. 강주는 웃으며 상황을 설명해 주고 점장은 다시 한 번 멋쩍은 표정을 짓고 강주를 따라 신을 벗고 올라선다.
“어머머!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유, 나도 조심해야겠다. 호호호......”
회 비빔밥을 시켜두고 점장을 마주 보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혜숙이의 얘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강주도 나름의 고민이 있는 모양이어서 선뜻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으니 점장은 이 자리가 더욱 죽을 맛이다. 분위기를 경색시키지 않고 풀어가려는지 강주가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으흠...... 점장님은 무슨 치약을 쓰고 있습니까?”
“네, 네?......”
“치약 말입니다. 치카치카...... 하하하......”
“아, 네...... 글쎄요? 매일 쓰면서도 어떤 건지 잘 모르겠네요. 허허......”
“제가 파레토의 법칙에 대한 얘기를 해 드렸으니까 잘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와 비슷한 숫자로 된 이름을 가진 치약이 있지요?”
“아! 네...... 그렇군요.”
“하하하...... 난 그래...... 기분 나빠서 그 치약은 절대로 안 씁니다. 뭐...... 광고 카피야 더 할 수 없이 좋은 뜻이지만...... 팔십 노인이 되도록 건강한 치아를 갖고 있으면 좋지 않겠어요? 하하하......”
“허허허......”
“점장님은 앞으로 그 치약으로 바꾸세요. 매일 아침 각오를 다지는 의미로 출근하기 전에 거울을 보면서 나는 이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실력자로 남겠다는 각오를 하란 말입니다. 그 회사에서 치약이름을 그렇게 정했을 때는 얼마나 대단한 각오를 숨기고 출시를 했겠어요? 아니면 세상을 희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나는 자꾸 후자처럼 느껴져서 그 회사가 점점 싫어지더라고......”
“아유, 이사님이야 그러지 않으셔도 이미 이십 퍼센트에 드시는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 소리를 듣자는 게 아닙니다. 나도 그저 무지렁이 인생입니다. 제가 그 얘기를 하는 것은 점장님을 내보내려고도 생각을 했었지만 딸린 식구들도 계실 텐데...... 그게 마음이 쓰입디다. 이제 마음을 바꿔서 재직을 보장해 드릴 테니까 더욱 매진하시라는 뜻입니다. 음...... 그리고......”
강주가 뜸을 들이자 점장이 말을 받는다.
“네, 이사님. 말씀 하십시오.”
“혜숙이가 오전에 다녀갔던 모양이던데......”
“네? 아니...... 이사님이 그 사람을 어떻게 아십니까?”
“혜숙이, 나하고 둘도 없는 친구예요. 아, 아...... 오해는 하지 마시고...... 점장님하고 이혼한 후에 만난 친구입니다. 나도 집이 수원에 있어요. 혜숙이 전화를 받고 오늘 일부러 다시 온 겁니다.”
“아, 네...... 그러시군요.”
“내가 어제 다녀간 것을 나와 함께 왔던 올케를 통해 알고선 점장님을 해고하지 말라는 부탁을 해 오더군요. 업무적인 차원에서만 보면 나는 솔직히 점장님 목을 치고 싶었어요. 뭐, 그렇다고 내가 혜숙이 부탁을 무조건 들어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세요.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니까......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기회는 드리겠지만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 언제고 인사 조치를 단행할 겁니다.”
“네...... 알았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 그럼 식사합시다.”
“저...... 그럼 지금 다른 매장도 돌아보고 계신 중이신가요?”
“음...... 그렇습니다. 저도 계속 돌아 볼 거고, 다른 직원도 지금 돌고 있습니다.”
“그러시면 숙소는?...... 출퇴근을 하고 계신가요?”
“허허...... 그랬는데...... 오늘은 근처 어디 여관이라도 잡아서 잘까 싶습니다. 만날 사람도 있고, 차도 많이 밀려서......”
“아! 그러시면 저녁에 제가 술이라도 한 잔 모시고 싶습니다만...... 이사님 고언도 더 듣고 싶고......”
“으응? 글쎄요...... 뭐, 시간이 된다면...... 나중에 전화 한 번 해 보세요. 나도 술이라면 마다 않는 사람이니까...... 하하하......”
점장의 입장은 낭떠러지 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을 한 처지니 이것을 인연으로 강주의 눈에 들어야 할 일이다. 실세 부장의 인맥으로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사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버렸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혜숙이에 대한 괘씸죄까지 물게 생겼으니 자기가 잡은 동아줄이 튼튼한 것인지 썩은 것인지는 이제 자기가 하기에 달린 일이다.
점장을 들여보내고 나자 전화를 않는다고 징징거리던 민희 생각에 강주의 입 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여보세요......”
“잠시만......”
“......”
“여보세요?”
“뭐야? 빨리 안 받고......”
“아이 차암...... 옆에 남편이 있어서 그랬단 말이야.”
“뭐야? 야, 네 남편 백수냐? 왜 이 시간에 남편하고 같이 있어?”
“호호호...... 그게 아니라 지금 밥 먹으러 나왔어. 백수는 무슨...... 이사님, 이래 뵈도 우리 남편이 의사라고...... 의사......자기, 사람 너무 무시한다?”
“음...... 물론 그러시겠지...... 야, 만나자. 나 심심한데......”
“어머! 자기, 지금 인천이야?”
“그래, 어제 거기에 있어. 유통 본사 앞에...... 넌 어디 있는데?”
“여긴 구월동인데...... 그럼 이리 올래? 여기 농협 근처에 와서 전화해.”
“그래, 알았다.”
전화를 끊고 차에 오르며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바쁘게 전화를 꺼내 번호를 누른다. 이 계집애의 이름이 민희인데다가 송희 작은 형부도 의사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 것이다.
“응, 오빠...... 왜? 보고 싶어서? 호호호......”
“킥...... 싱겁긴...... 야, 송희야. 우리 처형......”
“피...... 처형은 무슨 처형? 아직 우리가 결혼한 것도 아닌데...... 후훗, 그런데 언니가 뭐?”
“아니, 큰 언니 말고...... 내가 아직 못 본 언니 있잖아. 집이 혹시 어디니?”
“구로동인데...... 왜?”
“으응, 구로동...... 그래, 알았다.”
“작은 언니 집은 왜?”
“으응, 아니야. 누가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그냥 물어 본 거야.”
“어머! 호호호...... 우리는 자매가 다 안 닮았어. 닮았으면 잘못 본 거야...... 오빠, 안 그래도 큰 형부 생일 날 모여서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작은 언니는 역시나 안 온다네. 칫......”
“그래, 알았어. 다음에 볼 기회가 있겠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언뜻 이름이 비슷하다는 생각에 혹시라도 민희가 송희의 언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언젠가 부녀회장에게 동생이 자신과 동갑이라는 얘기를 들었었고, 경주에게 확인한 바로는 스물아홉 살이라는 나이도 맞아 들었다. 다행히 집이 구로동이라니 자매가 아닌 것이 확실하여 안심을 하게 된다. 강주가 비록 도덕적으로는 불감증에 가까운 철면피로 살아 왔지만 송희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송희의 큰 언니 하나만도 벅찬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게 되면 어디에 틀더라도 둥지를 틀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어디 있니?”
“그 앞에서 보면 모텔 하나 보이지?”
“그래, 벌써 들어간 거야?”
“이그...... 그럼 길바닥에서 우리 연애한다고 광고할 일 있니? 얼른 올라와. 505호야.”
“그래......”
민희는 이미 샤워 중이었는지 수건으로 전신을 감싼 채 문을 열어준다. 그대로 끌어안아 입을 맞춰간다. 샴푸와 비누 냄새가 향긋하게 코로 들어오고 물기에 젖은 촉촉한 머리가 팔에 감겨 강주를 자극한다.
“흐으읍...... 으으으흥...... 쭈우웁......”
한참의 입맞춤으로 전날의 아쉬움을 달랜다.
“아흑, 자기 보고 싶었어...... 정말이야. 미워. 왜 그동안 전화 안 했어?”
“그래, 나도 민희 보고 싶었어. 후훗...... 너는 내가 보고 싶었던 거야? 이게 보고 싶었던 거야?”
“호호호...... 이거......”
민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젖은 손으로 강주의 앞섶을 헤집는다.
“자기도 어서 들어 와. 덥지? 같이 씻자.”
“그래. 아이고, 덥다.”
서둘러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 물을 뒤집어쓰니 씻은 듯이 더위는 사라지고 지난번의 정사장면이 떠올라 슬그머니 민희를 잡으려 하자 서둘러 방으로 도망을 친다.
“어머! 싫어. 욕실에서는 힘들어. 호호호...... 빨리 씻고 이리 와. 오늘은 내가 복수할 거야.”
“참 나...... 잽싸기도 하네......”
물기를 털어내고 걸어가는 강주 앞에 척후병처럼 위용을 갖춘 물건이 민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민희는 강주의 좆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침대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
“호호호...... 귀여운 것...... 자, 자기 이리 누워 봐.”
“살살 다뤄라. 쓸 일이 많은 물건이다. 하하하...... 흐윽......”
강주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불알을 입안에 빨아들여 물어간다. 생소한 고통으로 눈앞에 별이 쏟아지고 좆을 흔들어 주며 쾌감을 올려주니 꽁꽁 묶여 고문을 당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민희의 처분만 기다리고 누워 있는 꼴이다.
“흐으읍...... 쭈우웁...... 그날...... 바로 안 갔지?”
“흐윽, 으응......”
“회장 언니랑...... 후루룩...... 쭈우웁...... 잤어?
“하아악...... 아니...... 경주......”
의아하다는 듯 좆을 입에 문 채 강주를 바라보더니 이윽고 몸 위로 올라와 사타구니를 벌리고 좆을 잡아 간다. 분홍 빛 속살을 가르며 아늑한 고향으로 들어선다.
“하으윽...... 좋아......”
강주의 가슴을 짚고 허리를 놀릴 때마다 기다란 손톱이 강주의 가슴을 자극한다. 가뜩이나 가늘고 긴 손가락에 손톱까지 길러 섹시한 손가락을 이끌어 입에 물어준다. 강주와 눈이 마주친 민희는 그 모습에 자극을 받는지 가슴에 엎어져 엉덩이로 요분질을 해 댄다.
“아아흑, 흐으윽...... 크으윽......”
몇 번의 경련 후에 다시 일어나 앉아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로 공이질을 한다. 민희의 비경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모습을 보이는 강주의 좆이 우람하리만치 팽창되어 있다. 고개를 뒤로 꺾고 천천히 오르내리며 민희는 나락으로 자신을 몰아간다. 질벽을 긁어대는 강주의 좆을 음미하기 위해 온 신경을 사타구니에 집중하니 강주의 가슴은 어느새 손톱자국으로 발갛게 피가 맺힌다.
“하으응...... 허엉......”
얼마나 공이질을 해 댔는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도 어느덧 민희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있고, 여러 번 물을 쏟아 그런지 강주의 숲은 비라도 내린 듯 흠뻑 젖어있는 모습이다. 지난번 너무 가혹하게 상대했다는 생각에선지 오늘은 민희를 충분히 배려해 주고 싶은 모양이다. 민희의 흥분을 도와서 가슴을 애무해 주던 팔을 내려 무릎을 받쳐준다.
“흐어엉...... 아학, 하아앙......”
고양이 울음 소리를 내며 정사에 몰두하던 민희는 강주가 무릎을 부축해 주자 속도를 빠르게 엉덩이를 부딪쳐 간다. 철벅거리며 물 튀는 소리와 살이 마주치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지고 이내 강주의 가슴에 쓰러지며 다리를 모아 음문에 힘을 주고는 강주의 좆을 느끼며 진저리를 친다.
품에 안겨 경련을 일으키는 민희의 등을 쓸어주고 엉덩이를 주물러 준다. 손톱으로 가슴에 생긴 상처에 젖가슴을 문질러 오자 땀이 스미는지 따가움이 느껴진다.
민희의 만족을 채워주기 위해 꼼짝도 않고 허리에만 힘을 주어 그런지 허리도 묵직하다.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향기에 아득해질 즈음 민희가 고개를 들고 강주를 바라보며 단내를 풍긴다.
“자기야, 흐응...... 나 너무 좋았어......아휴...... 나...... 무겁지......”
“후훗, 아니...... 솜털 같아서 하나도 안 무거워.”
“아흐응...... 그러면 나 이러고 있어도 돼? 후훗...... 너무 편하다.”
“그래......”
가슴에 엎어져 있는 민희의 등과 엉덩이를 계속 쓸어주자 기지개를 피며 다리에 힘을 준다. 다시 좁아지는 음문에 좆에 힘이 들어가고 그것을 느끼는지 강주의 엉덩이를 꼬집는다.
“킥...... 아유...... 못 말려...... 나 지금 기운 없어...... 좀 참아......”
“그럴 수야 없지. 너만 즐기기야? 나도 싸야지.”
“아흥...... 지금 더 하면 나 죽을 거 같은데......”
“킥...... 그래, 내가 죽여줄게...... 하하하......”
민희를 엎어둔 채 엉덩이를 끌어올려 항문을 자극한다. 이미 물기에 젖어 항문도 흥건히 젖어있고 이미 경험이 있으니 민희도 긴장하질 않아 별 힘 들이지 않고 진입에 성공한다.
“후욱, 쑤우우욱......”
“하악...... 으으흥...... 이상해......”
빠른 좆질로 마주쳐 가니 민희는 이내 고개를 쳐 박고 허리가 꺾인다. 빡빡한 민희의 몸속에서 포만감을 얻는지 눈을 감은 채 허리놀림에 속도를 더한다.
“아흑, 여보...... 그만...... 나 미치겠어...... 여보......”
“후욱, 조금만...... 후욱......”
“아아흑...... 제발 그만 해...... 나 또 쌌어......”
“후욱, 후욱...... 나 오늘은...... 앞에다 쌀래...... 네가 해 줘......”
“아흑, 이 씨....... 똥꼬에...... 넣었다가...... 하악.”
순간 사정기운을 느끼는지 강주가 좆을 빼고 옆으로 드러눕자 민희가 할 수 없다는 듯 쏟아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강주의 위로 올라타 사타구니로 좆을 잡아간다. 흰자위가 다 드러나도록 강주를 예쁘게 흘겨보며 엉덩이를 내리니 다시 후끈한 질 속으로 들어간다.
빠르게 엉덩이를 흔들어 대자 곧 힘이 바짝 들어간 좆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하으으윽...... 크으윽...... 울컥.......”
“아하아앙...... 너무 좋아......”
다시 민희가 가슴에 엎어진다. 몹시 힘이 들었는지 전신이 땀에 젖어 물 먹은 솜뭉치처럼 늘어진다.
“여보...... 나, 이러고 자도 되니?......자고 싶어......”
“후훗, 그래...... 자......”
한참을 옹알거리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엎어진 자세 그대로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한껏 흥분을 끌어올린 뒤라 편안한 만족 후에 오는 포만감을 깨뜨릴까 싶어 그대로 끌어안고 강주도 잠을 청한다.
“......”
“......”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움찔거리는 느낌에 눈을 뜬다.
“어머! 내가 정말 잠이 들었나 봐...... 호호호...... 미안...... 아우웅...... 너무 편하다.”
“잘 잤어? 오늘 내가 민희 침대 신세가 될 줄은 미처 몰랐네. 하하하......”
“어머머...... 어떻게 해. 자기한테 다 흘러 버렸어. 푸훗......”
“자, 얼른 가서 씻자.”
함께 샤워를 하는데 민희의 전화가 울린다. 뒷물을 마치고 욕실을 나서는 민희에게 핀잔을 준다.
“아이고...... 우리 마누라가 도대체 바쁘신 몸이라서 찾는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닌가 봐...... 허허...... 참......”
“아이 차암, 내 동생 전화야. 아유, 계집애...... 안 간다니까......”
번호를 확인한 민희가 강주를 바라보며 웃고 있지만, 순간 왠지 모를 불안감에 샤워 물줄기를 멈추고 민희의 통화 내용에 귀를 기울이며 눈동자를 굴린다.
“그래, 왜?......”
“......”
“안 간다니까...... 뭐라고?......”
“......”
“네 남자친구?...... 제부감은 정식으로 선 볼 때 보면 될 거 아니야......”
“......”
“그래...... 네 형부가 일일이 그런 일에 참석하는 거 싫어하잖니?”
“......”
“그래, 다음에 한 번 데리고 오든지...... 그래, 끊어.”
아직 확인 된 것은 아니지만 짐작만으로도 기가 막힌 상황에 강주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바닥에 앉아 멍하니 민희의 얼굴만 바라본다. 상황을 알 리 없는 민희는 그런 강주를 보고 강주가 자신과의 섹스에 진이 빠져 그러는 줄 알고 배꼽을 잡고 웃는다.
“호호호...... 자기, 왜 그래? 힘들어? 내가 씻겨 줄까?”
“아니야, 민희야...... 거기 담배 하나만 가지고 와.”
민희는 담배 두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고 그 중 하나를 강주에게 내밀며 연기를 내 뿜는다.
“후우우우...... 자......”
“너...... 동생 이름이 뭐니?”
“내 동생은 왜?...... 송희”
강주는 침을 꿀꺽 삼키고 계속 묻는다.
“혹시 언니 이름은 경희 아니니?”
“어머! 자기가 어떻게 알아?”
“너, 집이 인천 아니야?”
“아니. 집은 구로동이고...... 병원이 인천에 있지. 그런데 어떻게 우리 언니 이름을 알고 있냐니까?”
“씨바...... 너, 그런데 왜 매일 인천에서 살다시피 하니?”
“아이 참, 왜 그러는데...... 나야 남편이 여기서 성형외과를 하니까 여기저기 손님 로비하러 다니는 거지. 이것도 다니면서 손님을 안 끌면 밥 굶기 딱 좋아. 장사꾼이나 다를 거 하나도 없어.”
“캬아아...... 씨바...... 미치겠네......”
“어머! 뭐야? 도대체......”
“허허...... 참 나...... 기가 막혀서...... 네 동생 송희, 결혼 상대자가 바로 나라고. 나......”
기가 막힌 상황이지만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민희가 손사래를 치고 웃으며 담배연기를 뿜는다.
“호호호...... 난 또 뭐라고...... 아니야. 우연히 이름만 같은 거겠지. 와...... 그래도 신기하다. 어떻게 이름이 그렇게 다 똑같을 수가 있지? 내 동생 남자 친구는 무슨 슈퍼라든가 거기 책임자라던데......”
“그게 나라고...... 이 바보야. 내가 수원 너희 언니 집 앞에 매장 책임자라니까......”
“아이 참, 장난치지 마. 끔찍하게...... 자기는 영진그룹 이사잖아?”
“그래, 영진 이사도 맞고, 거기 책임자도 맞고, 네 동생 결혼 상대자도 나라니까......아니면 내가 네 동생이나 언니 이름을 어떻게 알겠냐? 수원에 사는 건 어떻게 알고......”
“어머머...... 정말...... 그럼 진짜란 말이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
강주는 천천히 물기를 닦으며 밖으로 나와 침대에 걸터앉고 민희도 담배를 끄고 곁으로 와 강주의 팔을 붙잡고 묻는다.
“뭘 어떻게 해. 그냥 모른 척 해야지. 우리만 조심하면 될 거 아냐?”
“어머머! 세상에...... 뭐, 이런 일이 다 있니......”
이미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른 가족 모르게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테니 언니와의 관계도 민희에게 말을 하지 못한다. 어찌 되었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세 자매를 모두 품에 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처지가 되어 버렸다.
“나, 사실...... 자기...... 송희 주기 싫은데......”
“치잇...... 가끔 빌려달라고 그래라...... 허허...... 참......”
“자기, 그리고...... 내 얘기는 혹시라도 식구들한테 하면 안 돼.”
“야,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리고 참, 모르면 몰랐을까...... 이젠 너...... 좀 제 자리를 찾는 게 어떻겠어?”
“뭐를?......”
“이제 아랫도리 함부로 굴리지 말고 정착하란 말이야. 그 회장하고도 좀 만나지 말고...... 네 남편이 의사면 제법 살만할 거 아니야?”
강주는 민희와의 관계야 어찌 됐든 이제 앞으로는 공식적으로 처형이 될 사람이 상류층 인사들과 섞여 난잡하게 사는 것이 내심 탐탁지 않았던 모양이다.
“피...... 다 빛 좋은 개살구라니까...... 그나마 내가 뛰니까 이만큼 사는 거지.”
“그게 무슨 소리야? 뭐, 영업인가...... 로빈가 하는 거 때문에 그래?”
“그것도 그거지만, 그 병원이 회장 언니 건물인데, 그냥 쓰고 있단 말이야. 그래서 가끔 내가 부탁도 들어주고 그러는 거야. 뭐, 나도 심심치 않고 좋아서 그냥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너, 그러면 영진 사장하고도 여러 번 잤을 거 아냐?”
“피...... 뭐, 회장 언니는 우리 남편하고 안 잔 줄 아니? 그 언니 수술도 우리 남편이 다 해 준 건데...... 난 그래서 아까 네가 회장이 아니고 경주랑 잤다고 해서 솔직히 놀랐는데......”
“참, 기가 막혀서...... 그럼 너희 부부는 그런 걸 서로 알고 지내는 거야?”
“뭐, 알긴 알지만 서로 모르는 척 하고 사는 거지...... 안 그러면 자기 혼자 험한 세상 어떻게 살 거니? 뭐, 중뿔나게 잘 난 게 있다고......”
“너...... 그 회장 부탁이라는 게 뭐야? 혹시 남자 상대하고 그러는 거 아냐?”
“아이, 뭘 자꾸 물어 봐? 그냥 그런 게 있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에이, 씨바...... 정말 기분 더럽네...... 넌 이제 내 여자야. 그리고 그냥 여자도 아니고 송희 언니란 말이야. 내가 어떻게 그냥 그 꼴을 보고 사니?”
“그럼...... 나한테 어쩌라고? 자기가 뭐, 나 책임지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응?”
“씨바...... 책임지면 될 거 아냐?”
“호호호...... 송희는 어떻게 하고? 호호호...... 알았어. 화 내지 마. 차츰 생각해 볼게. 천천히 생각 해 보자고. 나도 생활이 있는데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
“에이, 씨바...... 알았어. 하여튼 어려운 일 있으면 이제 언제든 나하고 상의하는 거야. 알았어?”
“네에...... 우리 여보...... 후훗...... 알았습니다. 강주씨 말 잘 듣는 착한 마누라로 살겠습니다.”
민희는 화가 잔뜩 난 강주가 귀엽다는 듯 엉덩이를 두들겨 주며 강주를 달랜다.
“오빠......”
“으응! 송희야...... 와...... 오랜만이네......”
“뭐야? 지금...... 오빠, 휴가라면서...... 큰 언니가 그러던데......”
“아, 휴가...... 그렇긴 한데...... 내가 지금 다른 일이 바빠서 어디 놀러 가는 건 꿈도 못 꾸고 있어.”
“치...... 다른 계집애들 데리고 노는 건 아니겠지? 설마......”
“큭큭...... 내가 죽으려고 그럴까? 그런데 무슨 일이야?”
“응, 큰 형부 생일 때 나도 갈 거거든. 그 날 거기서 만나자고......”
“에그...... 나야 뭐, 항상 수원에 있는데...... 걱정하지 마. 그래, 그 날 만나자.”
“응, 끊어......”
부녀회장의 동생 송희는 이미 강주를 결혼 상대자로 생각하고 있어 비록 작은 일이라도 집안의 행사에 강주를 참석시키게 되어 흐뭇한 모양이다. 마침 형부와 언니도 응원해 주고 있는 터이니 반려자로서의 강주에게 더 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자, 이리 들어갑시다.”
“어머나! 아저씨......”
마침 어제 네다바이를 친 횟집 주인에게 이해도 시킬 겸 그곳으로 식사 장소를 잡아 들어가니 주인여자가 기겁을 한다. 강주는 웃으며 상황을 설명해 주고 점장은 다시 한 번 멋쩍은 표정을 짓고 강주를 따라 신을 벗고 올라선다.
“어머머!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유, 나도 조심해야겠다. 호호호......”
회 비빔밥을 시켜두고 점장을 마주 보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혜숙이의 얘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강주도 나름의 고민이 있는 모양이어서 선뜻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으니 점장은 이 자리가 더욱 죽을 맛이다. 분위기를 경색시키지 않고 풀어가려는지 강주가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으흠...... 점장님은 무슨 치약을 쓰고 있습니까?”
“네, 네?......”
“치약 말입니다. 치카치카...... 하하하......”
“아, 네...... 글쎄요? 매일 쓰면서도 어떤 건지 잘 모르겠네요. 허허......”
“제가 파레토의 법칙에 대한 얘기를 해 드렸으니까 잘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와 비슷한 숫자로 된 이름을 가진 치약이 있지요?”
“아! 네...... 그렇군요.”
“하하하...... 난 그래...... 기분 나빠서 그 치약은 절대로 안 씁니다. 뭐...... 광고 카피야 더 할 수 없이 좋은 뜻이지만...... 팔십 노인이 되도록 건강한 치아를 갖고 있으면 좋지 않겠어요? 하하하......”
“허허허......”
“점장님은 앞으로 그 치약으로 바꾸세요. 매일 아침 각오를 다지는 의미로 출근하기 전에 거울을 보면서 나는 이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실력자로 남겠다는 각오를 하란 말입니다. 그 회사에서 치약이름을 그렇게 정했을 때는 얼마나 대단한 각오를 숨기고 출시를 했겠어요? 아니면 세상을 희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나는 자꾸 후자처럼 느껴져서 그 회사가 점점 싫어지더라고......”
“아유, 이사님이야 그러지 않으셔도 이미 이십 퍼센트에 드시는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 소리를 듣자는 게 아닙니다. 나도 그저 무지렁이 인생입니다. 제가 그 얘기를 하는 것은 점장님을 내보내려고도 생각을 했었지만 딸린 식구들도 계실 텐데...... 그게 마음이 쓰입디다. 이제 마음을 바꿔서 재직을 보장해 드릴 테니까 더욱 매진하시라는 뜻입니다. 음...... 그리고......”
강주가 뜸을 들이자 점장이 말을 받는다.
“네, 이사님. 말씀 하십시오.”
“혜숙이가 오전에 다녀갔던 모양이던데......”
“네? 아니...... 이사님이 그 사람을 어떻게 아십니까?”
“혜숙이, 나하고 둘도 없는 친구예요. 아, 아...... 오해는 하지 마시고...... 점장님하고 이혼한 후에 만난 친구입니다. 나도 집이 수원에 있어요. 혜숙이 전화를 받고 오늘 일부러 다시 온 겁니다.”
“아, 네...... 그러시군요.”
“내가 어제 다녀간 것을 나와 함께 왔던 올케를 통해 알고선 점장님을 해고하지 말라는 부탁을 해 오더군요. 업무적인 차원에서만 보면 나는 솔직히 점장님 목을 치고 싶었어요. 뭐, 그렇다고 내가 혜숙이 부탁을 무조건 들어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세요.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니까......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기회는 드리겠지만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 언제고 인사 조치를 단행할 겁니다.”
“네...... 알았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 그럼 식사합시다.”
“저...... 그럼 지금 다른 매장도 돌아보고 계신 중이신가요?”
“음...... 그렇습니다. 저도 계속 돌아 볼 거고, 다른 직원도 지금 돌고 있습니다.”
“그러시면 숙소는?...... 출퇴근을 하고 계신가요?”
“허허...... 그랬는데...... 오늘은 근처 어디 여관이라도 잡아서 잘까 싶습니다. 만날 사람도 있고, 차도 많이 밀려서......”
“아! 그러시면 저녁에 제가 술이라도 한 잔 모시고 싶습니다만...... 이사님 고언도 더 듣고 싶고......”
“으응? 글쎄요...... 뭐, 시간이 된다면...... 나중에 전화 한 번 해 보세요. 나도 술이라면 마다 않는 사람이니까...... 하하하......”
점장의 입장은 낭떠러지 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을 한 처지니 이것을 인연으로 강주의 눈에 들어야 할 일이다. 실세 부장의 인맥으로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사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버렸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혜숙이에 대한 괘씸죄까지 물게 생겼으니 자기가 잡은 동아줄이 튼튼한 것인지 썩은 것인지는 이제 자기가 하기에 달린 일이다.
점장을 들여보내고 나자 전화를 않는다고 징징거리던 민희 생각에 강주의 입 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여보세요......”
“잠시만......”
“......”
“여보세요?”
“뭐야? 빨리 안 받고......”
“아이 차암...... 옆에 남편이 있어서 그랬단 말이야.”
“뭐야? 야, 네 남편 백수냐? 왜 이 시간에 남편하고 같이 있어?”
“호호호...... 그게 아니라 지금 밥 먹으러 나왔어. 백수는 무슨...... 이사님, 이래 뵈도 우리 남편이 의사라고...... 의사......자기, 사람 너무 무시한다?”
“음...... 물론 그러시겠지...... 야, 만나자. 나 심심한데......”
“어머! 자기, 지금 인천이야?”
“그래, 어제 거기에 있어. 유통 본사 앞에...... 넌 어디 있는데?”
“여긴 구월동인데...... 그럼 이리 올래? 여기 농협 근처에 와서 전화해.”
“그래, 알았다.”
전화를 끊고 차에 오르며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바쁘게 전화를 꺼내 번호를 누른다. 이 계집애의 이름이 민희인데다가 송희 작은 형부도 의사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 것이다.
“응, 오빠...... 왜? 보고 싶어서? 호호호......”
“킥...... 싱겁긴...... 야, 송희야. 우리 처형......”
“피...... 처형은 무슨 처형? 아직 우리가 결혼한 것도 아닌데...... 후훗, 그런데 언니가 뭐?”
“아니, 큰 언니 말고...... 내가 아직 못 본 언니 있잖아. 집이 혹시 어디니?”
“구로동인데...... 왜?”
“으응, 구로동...... 그래, 알았다.”
“작은 언니 집은 왜?”
“으응, 아니야. 누가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그냥 물어 본 거야.”
“어머! 호호호...... 우리는 자매가 다 안 닮았어. 닮았으면 잘못 본 거야...... 오빠, 안 그래도 큰 형부 생일 날 모여서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작은 언니는 역시나 안 온다네. 칫......”
“그래, 알았어. 다음에 볼 기회가 있겠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언뜻 이름이 비슷하다는 생각에 혹시라도 민희가 송희의 언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언젠가 부녀회장에게 동생이 자신과 동갑이라는 얘기를 들었었고, 경주에게 확인한 바로는 스물아홉 살이라는 나이도 맞아 들었다. 다행히 집이 구로동이라니 자매가 아닌 것이 확실하여 안심을 하게 된다. 강주가 비록 도덕적으로는 불감증에 가까운 철면피로 살아 왔지만 송희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송희의 큰 언니 하나만도 벅찬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게 되면 어디에 틀더라도 둥지를 틀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어디 있니?”
“그 앞에서 보면 모텔 하나 보이지?”
“그래, 벌써 들어간 거야?”
“이그...... 그럼 길바닥에서 우리 연애한다고 광고할 일 있니? 얼른 올라와. 505호야.”
“그래......”
민희는 이미 샤워 중이었는지 수건으로 전신을 감싼 채 문을 열어준다. 그대로 끌어안아 입을 맞춰간다. 샴푸와 비누 냄새가 향긋하게 코로 들어오고 물기에 젖은 촉촉한 머리가 팔에 감겨 강주를 자극한다.
“흐으읍...... 으으으흥...... 쭈우웁......”
한참의 입맞춤으로 전날의 아쉬움을 달랜다.
“아흑, 자기 보고 싶었어...... 정말이야. 미워. 왜 그동안 전화 안 했어?”
“그래, 나도 민희 보고 싶었어. 후훗...... 너는 내가 보고 싶었던 거야? 이게 보고 싶었던 거야?”
“호호호...... 이거......”
민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젖은 손으로 강주의 앞섶을 헤집는다.
“자기도 어서 들어 와. 덥지? 같이 씻자.”
“그래. 아이고, 덥다.”
서둘러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 물을 뒤집어쓰니 씻은 듯이 더위는 사라지고 지난번의 정사장면이 떠올라 슬그머니 민희를 잡으려 하자 서둘러 방으로 도망을 친다.
“어머! 싫어. 욕실에서는 힘들어. 호호호...... 빨리 씻고 이리 와. 오늘은 내가 복수할 거야.”
“참 나...... 잽싸기도 하네......”
물기를 털어내고 걸어가는 강주 앞에 척후병처럼 위용을 갖춘 물건이 민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민희는 강주의 좆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침대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
“호호호...... 귀여운 것...... 자, 자기 이리 누워 봐.”
“살살 다뤄라. 쓸 일이 많은 물건이다. 하하하...... 흐윽......”
강주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불알을 입안에 빨아들여 물어간다. 생소한 고통으로 눈앞에 별이 쏟아지고 좆을 흔들어 주며 쾌감을 올려주니 꽁꽁 묶여 고문을 당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민희의 처분만 기다리고 누워 있는 꼴이다.
“흐으읍...... 쭈우웁...... 그날...... 바로 안 갔지?”
“흐윽, 으응......”
“회장 언니랑...... 후루룩...... 쭈우웁...... 잤어?
“하아악...... 아니...... 경주......”
의아하다는 듯 좆을 입에 문 채 강주를 바라보더니 이윽고 몸 위로 올라와 사타구니를 벌리고 좆을 잡아 간다. 분홍 빛 속살을 가르며 아늑한 고향으로 들어선다.
“하으윽...... 좋아......”
강주의 가슴을 짚고 허리를 놀릴 때마다 기다란 손톱이 강주의 가슴을 자극한다. 가뜩이나 가늘고 긴 손가락에 손톱까지 길러 섹시한 손가락을 이끌어 입에 물어준다. 강주와 눈이 마주친 민희는 그 모습에 자극을 받는지 가슴에 엎어져 엉덩이로 요분질을 해 댄다.
“아아흑, 흐으윽...... 크으윽......”
몇 번의 경련 후에 다시 일어나 앉아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로 공이질을 한다. 민희의 비경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모습을 보이는 강주의 좆이 우람하리만치 팽창되어 있다. 고개를 뒤로 꺾고 천천히 오르내리며 민희는 나락으로 자신을 몰아간다. 질벽을 긁어대는 강주의 좆을 음미하기 위해 온 신경을 사타구니에 집중하니 강주의 가슴은 어느새 손톱자국으로 발갛게 피가 맺힌다.
“하으응...... 허엉......”
얼마나 공이질을 해 댔는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도 어느덧 민희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있고, 여러 번 물을 쏟아 그런지 강주의 숲은 비라도 내린 듯 흠뻑 젖어있는 모습이다. 지난번 너무 가혹하게 상대했다는 생각에선지 오늘은 민희를 충분히 배려해 주고 싶은 모양이다. 민희의 흥분을 도와서 가슴을 애무해 주던 팔을 내려 무릎을 받쳐준다.
“흐어엉...... 아학, 하아앙......”
고양이 울음 소리를 내며 정사에 몰두하던 민희는 강주가 무릎을 부축해 주자 속도를 빠르게 엉덩이를 부딪쳐 간다. 철벅거리며 물 튀는 소리와 살이 마주치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지고 이내 강주의 가슴에 쓰러지며 다리를 모아 음문에 힘을 주고는 강주의 좆을 느끼며 진저리를 친다.
품에 안겨 경련을 일으키는 민희의 등을 쓸어주고 엉덩이를 주물러 준다. 손톱으로 가슴에 생긴 상처에 젖가슴을 문질러 오자 땀이 스미는지 따가움이 느껴진다.
민희의 만족을 채워주기 위해 꼼짝도 않고 허리에만 힘을 주어 그런지 허리도 묵직하다.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향기에 아득해질 즈음 민희가 고개를 들고 강주를 바라보며 단내를 풍긴다.
“자기야, 흐응...... 나 너무 좋았어......아휴...... 나...... 무겁지......”
“후훗, 아니...... 솜털 같아서 하나도 안 무거워.”
“아흐응...... 그러면 나 이러고 있어도 돼? 후훗...... 너무 편하다.”
“그래......”
가슴에 엎어져 있는 민희의 등과 엉덩이를 계속 쓸어주자 기지개를 피며 다리에 힘을 준다. 다시 좁아지는 음문에 좆에 힘이 들어가고 그것을 느끼는지 강주의 엉덩이를 꼬집는다.
“킥...... 아유...... 못 말려...... 나 지금 기운 없어...... 좀 참아......”
“그럴 수야 없지. 너만 즐기기야? 나도 싸야지.”
“아흥...... 지금 더 하면 나 죽을 거 같은데......”
“킥...... 그래, 내가 죽여줄게...... 하하하......”
민희를 엎어둔 채 엉덩이를 끌어올려 항문을 자극한다. 이미 물기에 젖어 항문도 흥건히 젖어있고 이미 경험이 있으니 민희도 긴장하질 않아 별 힘 들이지 않고 진입에 성공한다.
“후욱, 쑤우우욱......”
“하악...... 으으흥...... 이상해......”
빠른 좆질로 마주쳐 가니 민희는 이내 고개를 쳐 박고 허리가 꺾인다. 빡빡한 민희의 몸속에서 포만감을 얻는지 눈을 감은 채 허리놀림에 속도를 더한다.
“아흑, 여보...... 그만...... 나 미치겠어...... 여보......”
“후욱, 조금만...... 후욱......”
“아아흑...... 제발 그만 해...... 나 또 쌌어......”
“후욱, 후욱...... 나 오늘은...... 앞에다 쌀래...... 네가 해 줘......”
“아흑, 이 씨....... 똥꼬에...... 넣었다가...... 하악.”
순간 사정기운을 느끼는지 강주가 좆을 빼고 옆으로 드러눕자 민희가 할 수 없다는 듯 쏟아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강주의 위로 올라타 사타구니로 좆을 잡아간다. 흰자위가 다 드러나도록 강주를 예쁘게 흘겨보며 엉덩이를 내리니 다시 후끈한 질 속으로 들어간다.
빠르게 엉덩이를 흔들어 대자 곧 힘이 바짝 들어간 좆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하으으윽...... 크으윽...... 울컥.......”
“아하아앙...... 너무 좋아......”
다시 민희가 가슴에 엎어진다. 몹시 힘이 들었는지 전신이 땀에 젖어 물 먹은 솜뭉치처럼 늘어진다.
“여보...... 나, 이러고 자도 되니?......자고 싶어......”
“후훗, 그래...... 자......”
한참을 옹알거리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엎어진 자세 그대로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한껏 흥분을 끌어올린 뒤라 편안한 만족 후에 오는 포만감을 깨뜨릴까 싶어 그대로 끌어안고 강주도 잠을 청한다.
“......”
“......”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움찔거리는 느낌에 눈을 뜬다.
“어머! 내가 정말 잠이 들었나 봐...... 호호호...... 미안...... 아우웅...... 너무 편하다.”
“잘 잤어? 오늘 내가 민희 침대 신세가 될 줄은 미처 몰랐네. 하하하......”
“어머머...... 어떻게 해. 자기한테 다 흘러 버렸어. 푸훗......”
“자, 얼른 가서 씻자.”
함께 샤워를 하는데 민희의 전화가 울린다. 뒷물을 마치고 욕실을 나서는 민희에게 핀잔을 준다.
“아이고...... 우리 마누라가 도대체 바쁘신 몸이라서 찾는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닌가 봐...... 허허...... 참......”
“아이 차암, 내 동생 전화야. 아유, 계집애...... 안 간다니까......”
번호를 확인한 민희가 강주를 바라보며 웃고 있지만, 순간 왠지 모를 불안감에 샤워 물줄기를 멈추고 민희의 통화 내용에 귀를 기울이며 눈동자를 굴린다.
“그래, 왜?......”
“......”
“안 간다니까...... 뭐라고?......”
“......”
“네 남자친구?...... 제부감은 정식으로 선 볼 때 보면 될 거 아니야......”
“......”
“그래...... 네 형부가 일일이 그런 일에 참석하는 거 싫어하잖니?”
“......”
“그래, 다음에 한 번 데리고 오든지...... 그래, 끊어.”
아직 확인 된 것은 아니지만 짐작만으로도 기가 막힌 상황에 강주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바닥에 앉아 멍하니 민희의 얼굴만 바라본다. 상황을 알 리 없는 민희는 그런 강주를 보고 강주가 자신과의 섹스에 진이 빠져 그러는 줄 알고 배꼽을 잡고 웃는다.
“호호호...... 자기, 왜 그래? 힘들어? 내가 씻겨 줄까?”
“아니야, 민희야...... 거기 담배 하나만 가지고 와.”
민희는 담배 두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고 그 중 하나를 강주에게 내밀며 연기를 내 뿜는다.
“후우우우...... 자......”
“너...... 동생 이름이 뭐니?”
“내 동생은 왜?...... 송희”
강주는 침을 꿀꺽 삼키고 계속 묻는다.
“혹시 언니 이름은 경희 아니니?”
“어머! 자기가 어떻게 알아?”
“너, 집이 인천 아니야?”
“아니. 집은 구로동이고...... 병원이 인천에 있지. 그런데 어떻게 우리 언니 이름을 알고 있냐니까?”
“씨바...... 너, 그런데 왜 매일 인천에서 살다시피 하니?”
“아이 참, 왜 그러는데...... 나야 남편이 여기서 성형외과를 하니까 여기저기 손님 로비하러 다니는 거지. 이것도 다니면서 손님을 안 끌면 밥 굶기 딱 좋아. 장사꾼이나 다를 거 하나도 없어.”
“캬아아...... 씨바...... 미치겠네......”
“어머! 뭐야? 도대체......”
“허허...... 참 나...... 기가 막혀서...... 네 동생 송희, 결혼 상대자가 바로 나라고. 나......”
기가 막힌 상황이지만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민희가 손사래를 치고 웃으며 담배연기를 뿜는다.
“호호호...... 난 또 뭐라고...... 아니야. 우연히 이름만 같은 거겠지. 와...... 그래도 신기하다. 어떻게 이름이 그렇게 다 똑같을 수가 있지? 내 동생 남자 친구는 무슨 슈퍼라든가 거기 책임자라던데......”
“그게 나라고...... 이 바보야. 내가 수원 너희 언니 집 앞에 매장 책임자라니까......”
“아이 참, 장난치지 마. 끔찍하게...... 자기는 영진그룹 이사잖아?”
“그래, 영진 이사도 맞고, 거기 책임자도 맞고, 네 동생 결혼 상대자도 나라니까......아니면 내가 네 동생이나 언니 이름을 어떻게 알겠냐? 수원에 사는 건 어떻게 알고......”
“어머머...... 정말...... 그럼 진짜란 말이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
강주는 천천히 물기를 닦으며 밖으로 나와 침대에 걸터앉고 민희도 담배를 끄고 곁으로 와 강주의 팔을 붙잡고 묻는다.
“뭘 어떻게 해. 그냥 모른 척 해야지. 우리만 조심하면 될 거 아냐?”
“어머머! 세상에...... 뭐, 이런 일이 다 있니......”
이미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른 가족 모르게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테니 언니와의 관계도 민희에게 말을 하지 못한다. 어찌 되었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세 자매를 모두 품에 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처지가 되어 버렸다.
“나, 사실...... 자기...... 송희 주기 싫은데......”
“치잇...... 가끔 빌려달라고 그래라...... 허허...... 참......”
“자기, 그리고...... 내 얘기는 혹시라도 식구들한테 하면 안 돼.”
“야,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리고 참, 모르면 몰랐을까...... 이젠 너...... 좀 제 자리를 찾는 게 어떻겠어?”
“뭐를?......”
“이제 아랫도리 함부로 굴리지 말고 정착하란 말이야. 그 회장하고도 좀 만나지 말고...... 네 남편이 의사면 제법 살만할 거 아니야?”
강주는 민희와의 관계야 어찌 됐든 이제 앞으로는 공식적으로 처형이 될 사람이 상류층 인사들과 섞여 난잡하게 사는 것이 내심 탐탁지 않았던 모양이다.
“피...... 다 빛 좋은 개살구라니까...... 그나마 내가 뛰니까 이만큼 사는 거지.”
“그게 무슨 소리야? 뭐, 영업인가...... 로빈가 하는 거 때문에 그래?”
“그것도 그거지만, 그 병원이 회장 언니 건물인데, 그냥 쓰고 있단 말이야. 그래서 가끔 내가 부탁도 들어주고 그러는 거야. 뭐, 나도 심심치 않고 좋아서 그냥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너, 그러면 영진 사장하고도 여러 번 잤을 거 아냐?”
“피...... 뭐, 회장 언니는 우리 남편하고 안 잔 줄 아니? 그 언니 수술도 우리 남편이 다 해 준 건데...... 난 그래서 아까 네가 회장이 아니고 경주랑 잤다고 해서 솔직히 놀랐는데......”
“참, 기가 막혀서...... 그럼 너희 부부는 그런 걸 서로 알고 지내는 거야?”
“뭐, 알긴 알지만 서로 모르는 척 하고 사는 거지...... 안 그러면 자기 혼자 험한 세상 어떻게 살 거니? 뭐, 중뿔나게 잘 난 게 있다고......”
“너...... 그 회장 부탁이라는 게 뭐야? 혹시 남자 상대하고 그러는 거 아냐?”
“아이, 뭘 자꾸 물어 봐? 그냥 그런 게 있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에이, 씨바...... 정말 기분 더럽네...... 넌 이제 내 여자야. 그리고 그냥 여자도 아니고 송희 언니란 말이야. 내가 어떻게 그냥 그 꼴을 보고 사니?”
“그럼...... 나한테 어쩌라고? 자기가 뭐, 나 책임지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응?”
“씨바...... 책임지면 될 거 아냐?”
“호호호...... 송희는 어떻게 하고? 호호호...... 알았어. 화 내지 마. 차츰 생각해 볼게. 천천히 생각 해 보자고. 나도 생활이 있는데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
“에이, 씨바...... 알았어. 하여튼 어려운 일 있으면 이제 언제든 나하고 상의하는 거야. 알았어?”
“네에...... 우리 여보...... 후훗...... 알았습니다. 강주씨 말 잘 듣는 착한 마누라로 살겠습니다.”
민희는 화가 잔뜩 난 강주가 귀엽다는 듯 엉덩이를 두들겨 주며 강주를 달랜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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