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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2:57 775회 0건
슈퍼맨-32부-



의왕매장 개점은 대성공이었다. 개점 일주일간 매출이 삼억을 훨씬 초과하고 그 후 일평균 매출이 이천 가까이 육박해 수원매장보다도 판매실적이 월등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통장에 수억의 돈이 돌고 있어 이억의 자금으로 맘 졸이던 때를 생각하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이 아득하다.

강주는 팔베개를 해준 채 한 손으로 진정이의 젖꼭지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아흑, 간지러워요......”



“진정아.”



“네. 왜요?”



“이제, 내가 완전히 뒤로 물러앉아도 될 것 같은데, 희숙이한테 책임자 자리를 한 번 맡겨보면 어떨까?”



“어머! 왜요...... 싫어요. 당신이 없으면 어쩌라고요.”



“아니...... 내가 어디 간다는 게 아니라, 조직을 자꾸 키우려면 그에 걸맞은 사람을 함께 키워야 하거든. 희숙이 정도면 경력도 있고...... 여자라서 거기서 멈췄을 뿐이지. 남자였다면 벌써 영업소장하고도 남을 애거든. 그리고 희숙이도 내 여자고 언제까지든 내 그림자 노릇을 할 사람인데 그보다 더 믿을 만 한 사람이 어디 또 있겠어? 자꾸 스스로 판단을 하게 해줘야 그것도 점점 개발이 되는 거거든.”



“아! 네...... 그런 말씀이세요?”



“내가 처음에 말했잖아. 당신...... 체인점 사장님 만들어 준다고...... 그러려면 미리 가능성이 있는 우리 사람들을 훈련시켜서 체득이 되도록 해야지.”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런 말씀인지도 모르고......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뭐, 변하는 건 없지. 그간 내가 결재하던 건 희숙이가 하면 되고 나는 당신이 결재한 걸 나중에 보면 되니까. 그리고 급한 것은 알아서 내가 지시할 거고......”



“아니, 그거 말고 직함을 어떻게 해요? 직원들이 뭐라고 부르게 해야 하죠?”



“그거야 뭐 상관있나? 아무려면 어때? 나, 과장 시켜줄래? 하하하......”



“어머...... 과장이 뭐예요? 그러면 당신이 회장님 하세요. 호호호......”



“하하하...... 사장 남편이면 무조건 회장인가? 음...... 이제 일어날까? 오늘 신갈에 약속이 있어서 들렀다 가야 하는데......”



“네, 제가 물 받아 둘게요. 천천히 나오세요.”



“식사 준비는 하지 마. 거기서 일찍 하기로 했어.”



이제 강주의 한 달 수입은 천만 원을 육박하고 있다. 주차장의 임대코너 수입과 회사의 월급, 그리고 의왕매장에서 갖다 쓰는 판공비를 합치면 어지간한 사업가 부럽지 않은 생활을 꾸릴 수 있는 입장으로 변해 버렸다. 김과장은 강주의 배려로 인천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코너에서 일하는 계집애와 함께 방을 얻어 나가 버리고, 그 덕에 가끔 김과장 집에 들러 자고 가는 강주가 이제는 김과장 딸들과도 친해져 계집애들이 손수 커피 따위를 대접하기도 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아무래도 또래의 사내아이들보다는 계집애들이 훨씬 더 현실에 일찍 눈을 뜨는 모양이다.



“매형, 어서 오십시오.”



“응, 뭐한다고 나와 있어? 올라가지. 정리는 다 끝났어?”



“네. 참...... 그리고 저...... 저희 형도 와 있습니다. 매형은 처음 보실 텐데......”



“아! 그래 위로 형님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지. 소식을 어떻게...... 들으셨던 모양이지? 자, 자...... 올라가자고......”



보험설계를 하는 희자는 결국 강주에게 건물을 빼앗기고 말았다.

보통사람들에게는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정필이에게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는지, 전화 도청에 심지어는 입금 마지막 날 희자 오빠의 차에 접촉사고까지 일으키며 시비를 벌여 끝내는 입금을 못하게 하고 압류를 하고야 말았다. 강주를 위한 일인지 누나 정아를 위한 일인지 모호하지만 강주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변함없이 깍듯하다.



“어머! 일찍 오셨네요.”



기둥서방이라며 비릿하게 농을 걸기만 하던 정아도 이젠 입장이 다르다. 설움이 만만치 않던 차에 결코 쉽지 않을 배려를 받고 보니 강주가 시킨다면 마치 섶을 지고 불에라도 뛰어들 태세로 강주에게 적극적이다.

제법 넓은 홀이 새로 도배를 해서 그런지 지난 번 와서 볼 때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는 기분이 든다.



“아! 이제 오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건장한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서 인사를 한다. 보아하니 정필이와 닮은 구석이 있어 한 눈에 정아의 오빠란 것을 알 것 같다.



“아! 네, 앉으십시오. 반갑습니다.”



악수를 나누는 손에 잔뜩 못이 박혀 손바닥이 껄끄럽다. 들은 바는 있지만 정필이와는 또 다른 감흥을 주는 인물이다.



“허허허...... 오빠라는 게 이 모양입니다. 아무 도움도 못 주고 이렇게 빌빌거리고 삽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 동생들을 곁에 두고 예뻐해 주신다니 마침 오늘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아유...... 저, 편하게 말씀 낮추십시오. 정아하곤 친구 사이고 정필이는 그저 장난처럼 처남매부로 지내고 있는 겁니다. 하하하...... 제가 형님이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정아가 냉큼 앉으며 팔을 꼬집고 정아의 오빠가 말을 받는다.



“아, 아......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신세를 지면서 형님 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러면 저도 막내처럼 매부라고 하지요. 뭐, 그러면 공평하지...... 그렇지? 정아야? 하하하......”



“아! 그러면 되겠습니다. 제가 형님에게도 처남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하하하......”



주변에 모여 있던 사내들도 껄껄거리며 따라 웃는다. 곧 이어 식사가 준비되고 정아는 다정스레 옆에서 시중을 든다. 한동안 못 본 사이 많이 다소곳해진 듯 수원에서의 분위기는 간곳이 없다.

강주는 식사를 마친 후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고 정아가 옆으로 다가와 커피를 내민다.



“그런데...... 이 건물 전 주인 말이에요.”



“음...... 왜?”



“어제도 전화가 와서 세를 얼마 줬냐고 묻던데......”



“그래서 뭐라고 했어?”



“뭐, 난 종업원이라서 모른다고 해 버렸죠. 호호호......”



“그래, 잘 했어. 신경 쓰지 마. 또 전화 오면 나한테 직접 물어 보라고 해.”



“그래도 정필이 말 들어 보니까 좀 안 됐더라.”



“허허허...... 참 나...... 뭐가 그래. 네가 오갈 데 없다고 해서 그나마 한 번만 유찰시키고 바로 낙찰 받았으니 기존에 빌려준 돈 사천 말고도 이천이나 더 들었는데...... 이 가게 육천 받았으면 자기도 썩 손해 본 건 아니야. 어차피 돈 놓고 돈 먹기 아냐? 너만 아니었으면 한 번 더 유찰시킬 거였는데......”



“후훗...... 고마워요. 미안하고...... 그런데, 내가 어디가 예뻐서 이렇게 해주는 거야? 호호호......”



“네가 예쁘냐고?...... 하하하...... 아주 지랄을 하세요. 아줌마.”



“뭐야? 이리 와......”



“어어...... 커피 쏟아. 그리고 모친은 안 계시나? 안 보이네?”



“으응...... 이제 물장사 하지 말자고 해서...... 어디 음식점에 일 배운다고 갔어. 치...... 그래도 물장사처럼 많이 남는 게 없는데......”



“그래...... 그야 그렇겠지. 뭐, 그래도 일단 모친 올 때까지는 계속 해야 할 거 아니야? 너...... 뭐 할 줄 아는 거 있어?”



“네, 우선은 그냥 하던 짓 해야지요. 손님 좀 많이 데리고 와요. 알았죠?”



“야, 나 말고 어느 미친놈이 수원에서 여기까지 커피를 마시러 오겠니? 말 같은 소리를 해라. 하하하......”



“호호호......”



어쨌거나 정필이의 도움으로 시세차익을 사천 정도 보았으니 정아에게 세를 받지 않는 것은 강주에게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남매를 위해 정아의 엉덩이도 한 번 못 만져보고 수원으로 길을 잡는다.



“소장님, 지금 나오십니까?”



“네, 부소장님. 제가 좀 늦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손님이 와 계시는데요.”



“아! 그랬습니까? 어디...... 어이구, 많이 기다렸겠는데......”



“여자 분이시던데 무작정 기다리겠다고 하시기에...... 바깥에 계실 겁니다.”



“네, 제가 나가보죠.”



입구 주차장으로 나와 봤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파라솔 밑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무는데 주차장에 검정색 외제 승용차가 눈에 들어온다. 혹시나 싶어 다가가는데 누군가 차문을 열고 내려 실눈을 뜨고 자세히 보니 전에 방문했던 영진유통 대표의 부인이었다.



“어머! 어쩌면 연락을 한 번도 안 주세요?”



“아유......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안녕하셨습니까?”



“우리 그이가 아직 연락이 없다고 해서 한가한 제가 대신 와봤죠.”



“아이고, 저런...... 우선 이리 앉으시죠. 아니, 전에 김과장이 이미 가지 않았습니까?”



“김과장은 김과장이고...... 저희는 소장님을 오시라고 한 건데......”



세련된 실크 옷차림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뿐거리며 파라솔 의자에 다리를 포개고 앉아 명함을 내미는데 놀랍게도 직책이 그룹회장이라고 되어 있었고 그 뒷면에는 첫 머리에 영진무역이 소속사로 적혀 있다. 영진무역은 제법 알려진 회사여서 강주도 익히 들은 바가 있는 곳이다.



“아니? 사모님께서......”



“네? 놀라셨어요? 호호...... 저는 실무는 몰라요. 그냥 이름뿐인 회장이지요. 그냥 사업체를 여러 개 갖고 있다 보니까...... 저도 명함 하나 주세요.”



“아! 네, 여기 있습니다. 그럼 부군께서는......”



“네, 제 남편은 그 중에서 유통분야만 맡아서 하고 계시고, 다른 곳은 각기 다 다른 사장들을 따로 두고 있지요. 이런 말씀 드리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부부간에도 재산 문제는 좀 민감한 법이잖아요. 호호호......”



“아! 그러니까 모든 사업체가 회장님 소유시군요.”



“뭐...... 그냥 대주주라고 생각하시면 맞을 거예요. 원래 저 어려서부터 저의 친정에서 사업을 했었어요. 소장님도 영진무역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광고도 자주 해서......”



“네, 압니다. 평판이 아주 좋은 회사로 알고 있는데......”



“네, 그래요. 아시는군요. 그래...... 명색이 회장 남편인데, 남 밑에 있을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수입 분야만 맡아서 하다가 몇 해 전에 유통을 잘 아는 후배가 있다면서 함께 해 본다고 무역을 나와서 시작했는데 그게 저렇게 자리를 못 잡고 있네요.”



“네...... 그러셨군요.”



“저야 아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부모 잘 만나고, 그간 사람들도 잘 만나서 이렇게 명색을 유지하고 사는데, 하필이면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가 저 모양이라 애가 타는 실정이에요. 그러니 남편도 고개를 제대로 못 들고 다니죠. 소장님이 정...... 회사를 옮기시기가 어려우시면 제가 본사에 사외 이사 자리라도 하나 만들어 드릴 테니까 의왕매장 관리하듯이 멀리서라도 좀 관리해 주실 수 있지 않겠어요?”



“네? 이사라니요. 아이구......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왜요? 아니에요. 소장님은 전문가시니까 얼마든지 자격 있어요. 그리고 이사는 직원이 아니니까 소속 상 문제도 생기지 않을 거고, 지금 사장님을 보좌하고 있는 후배가 부장이니까 소장님이 이사 직함 정도는 갖고 계셔야 일처리하기도 좋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아유...... 제가 나이가 몇 살인데 이사라니요?”



“어머! 나이가 젊으신 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럼 일단 허락하신 거예요. 그러면 수익부분은 나중에 다시 의논하시고 당장 쓰셔야 할 비용은 어떻게 지급해 드릴까요?”



“참......나......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기도 잘 하시네요. 허허허...... 정 그러면 이렇게 하시지요. 회장님. 제가 의왕매장처럼 처음부터 시작하는 입장도 아니고 기존 관리자들이 모두 각 매장에 있는 상태 아닙니까? 제가 한 달에 네 차례 정도 쉴 수 있으니까 매장들을 비밀리에 순회하고 그때마다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일단 그러고 나서 개선점이 개선이 되어가는 형편을 보고 제 직원들을 투입할지, 아카데미를 구성해서 기존직원들을 재교육을 할지 여부를 생각해 보자고요.”



“아유...... 방법을 설명해 주셔도 저는 하나도 몰라요. 호호호......어떻게 하시든 그건 전적으로 이사님께 맡길게요. 우선 순회하셔야 하니까 차를 하나 내어드리고 일일이 영수증 처리하기도 어려우실 테니 기밀비로 우선 이백을 지급하는 걸로 정하면 어떠시겠어요?”



“아! 이거 참...... 이사라니 낯이 뜨겁네요.”



“그럼 제가 남편에게 연락해 둘 테니까 그렇게 아시고...... 아유...... 너무 기쁘네요. 남편이 못한 일을 제가 해낸 것 같아서요. 호호호......”



“아무렴요. 더 높은 분이 오셨는데요. 하하하......아! 그러면 회장님께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네, 말씀해 보세요.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뭐, 곤란하시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회장님 정도 되시면 인맥이 보통 아니실 텐데...... 사실 제가 데리고 있던 직원 하나가 지금 구치소에 있는데...... 검찰에서 통 부르지를 않아서 세월만 죽이고 있거든요. 뭐...... 큰 사고를 친 게 아니라 곧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피해자 측에서 애를 먹이는지....... 제가 영진 쪽 일을 보려면 제게는 꼭 필요한 친구라서......”



“아! 그러세요? 그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오게 해야지요. 더군다나 우리 일에 필요하다면서요? 그러면 어디 인적사항 좀 적어서 줘 보세요.”



강주는 사무실로 들어가 미쓰김에게 전 부소장의 인적사항을 받아 전달한다.



“그럼, 이사님. 저녁에 시간 좀 내실 수 있으세요?”



“시간이야 낼 수 있지만 당장 벌써부터...... 왜요?”



“이사님 부탁을 들어 드리는 대신 이사님도 제 부탁을 들어 주셔야지요. 호호호...... 공짜가 어디 있겠어요? 저희 클럽 동생들하고 오늘 모임이 있거든요. 제가 다른 곳에 들렀다가 나중에 모시러 올 테니까 시간 비워두세요. 여섯시 쯤 올 테니까요.”



“아......아니, 제가 아는 분들도 아닐 텐데......”



“무조건 함께 가시는 거예요. 그럼 나중에 봐요.”



회장은 치마를 팔랑거리며 차에 올라 사라져 버리고 강주는 마치 낯 도깨비에게라도 홀린 기분이다. 미처 생각할 시간도 없이 엉겁결에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니, 회장이 돈 많은 집안을 잘 타고 나서 그저 회장이 된 것 같지만은 않았다. 일을 전개하고 풀어나가 결정할 때까지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 겉으로는 영락없이 돈 많고 할 일 없는 유한마담으로 보이는데 과연 그녀에게 숨겨진 내력은 무엇인지 몹시 궁금해진다.



“여섯 시라......”



사무실로 들어와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전날 마감사항을 들여다본다.



“소장님, 영진이라면서 소장님 인적사항을 불러달라는데요?”



“뭐야? 거 참...... 번갯불에 콩 구워먹을 사람들일세. 불러줘라.”



“네.”



-



“누님, 저예요. 점심 좀 먹으러 가도 될까?”



“응. 올라 와. 마침 다 준비됐어.”



“킥킥...... 누님, 말이 좀 야하다고 생각 안 해요? 어딜 올라가? 뭐가 준비 됐는데?”



“무슨 소리야?...... 야하다니?...... 어머나! 너!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호호호......”



“뭐, 필요한 것 없어요? 올라가는 길에 사가지고 갈게요.”



“음...... 준비는 다 됐으니 참한 총각이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그 매장에 총각이 있나 모르겠네? 호호호......”



“하하...... 누님이야말로 장난하지 말고......”



“더운데 그냥 올라와. 나중에 장보러 갈 거야.”



“네, 알았습니다.”



-



“이건 뭐야? 그냥 오라니까......”



“그냥 고기나 좀 썰어왔어요. 나중에 애들 구워 줘. 그건 그거고......누님, 나 좀 안아 보자.”



“여보세요. 아저씨...... 웬 어리광이세요. 이리 앉아서 식사나 하시죠.”



“아니, 잠깐만. 일분만 안아보자.”



“왜?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어?



“아...... 좋다. 이렇게 누님을 안고 있으면 이상하게 편안해진단 말이야. 뽀뽀도 한 번 할까?”



“왜? 무슨 일이야?”



“후후...... 아니, 별 일 아니고 누가 같이 일을 해보자고 해서 엉겁결에 대답은 해 버렸는데, 이제 쉬는 날도 없게 생겨서 기가 막혀서 그래요.”



“뭐야? 그럼 회사를 옮기는 거야? 어디로 가는데?”



“왜? 싫어요?”



“그럼, 싫지. 가지 마. 여기 그냥 있어. 그럼 자주 못 보잖아?”



“킥킥...... 누님. 나 없으면 못 살겠어요?”



“장난하지 말고...... 진짜야?”



“아니에요. 내가 가긴 어딜 가. 누님을 두고...... 그냥 쉬는 날 몇 군데 매장 돌아보고 리포트만 써주면 될 거 같아요.”



“아유, 못됐어 아주. 깜짝 놀랐잖아. 거긴 어딘데?”



“응? 인천...... 와! 상추쌈이네! 누님도 아직 안 드셨지요? 같이 드십시다.”



“인천? 어머, 멀어서 어떻게 해?”



“뭐, 차로 가는데 힘 들 거야 있나? 따로 출근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뭐...... 움......움...... 아! 역시 마누라가 싸 주니 더 맛있다.”



“너 자꾸 까불면 안 싸준다.”



“자, 누님도 아...... 해요.”



“아이...... 내가 먹을게. 너나 많이 먹어.”



“에이...... 누님도 빨리 드셔야지. 같이 갈 데 있는데......”



“움...... 움...... 어디?”



“킥킥!...... 올라가야지......”



“참 나...... 집에선 안 된다고 했어. 하여튼 집요해요. 지난번에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킥킥......”



차는 산업도로를 벗어나 이제 속도를 줄여 시가지로 진입하고 있다.



“이사님, 아직 결혼은 안 하셨나 봐요?”



“네, 아직......”



“어머나! 이사님 정도 능력 있는 분이 혼처도 많으실 텐데, 아가씨들은 다 뭐 하나? 호호호......”



“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아가씨는 있습니다.”



“혹시...... 의왕매장에 있는...... 부소장이던가요? 그 아가씨 대단한 미인이던데......”



“아! 예. 하하하......”



강주는 그저 별 성의 없이 대답을 해 버린다. 자신에게는 중요하지도 않은 모임에 개 끌려가듯이 가고 있으니 별로 유쾌한 입장은 아니다. 항상 주도적인 입장에서 움직이는 게 몸에 배어있는 강주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상한 일에 휘말려 버렸다는 생각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지금 당장은 먼 길을 다시 돌아갈 일이 걱정일 뿐이다.



“어머! 역시......그렇군요.”



“허허허...... 참, 그...... 주신다는 차는 뭡니까? 제가 임의로 처분해도 관계없을까요?”



“차요? 아니, 왜요? 혹시 목돈이 필요해서 그러시나요?



“아, 그게 아니고요. 저는 지금 타고 다니는 밴이 있는데요. 뭐...... 업무상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것도 없고, 제 약혼자 차가 많이 낡아서 바꿔줄까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하시면 그냥 제가 타지요.”



“아유, 이사님 멋쟁이시다. 기회 되면 한 번 정식으로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차는 이사님 편한 대로 하세요. 이사님 명의로 제공해 드릴게요. 그래도 호텔모임 오실 때 밴을 가지고 오시면 좀 그렇겠지요?”



“하하...... 아유, 회장님. 제가 그런 모임에 갈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어머! 왜요? 지금도 가고 있잖아요. 그걸 누가 알겠어요?”



“혹시라도 그런 자리가 있으면 자리에 누가 안 되도록 예쁘게 꾸며서 가겠습니다. 하하하......”



-



“인사들 하세요. 우리 회사 이사님이세요.”



여기저기서 한껏 치장을 한 사람들이 인사를 해 온다. 남녀들 모두 한다하는 집안의 인물들일 것이다. 강주야 한 여름에도 정장으로 다니는 샐러리맨이니 복장으로야 굳이 빠질 것은 없는 셈이다.



“우리 바깥양반하고 나하고 삼고초려해서 오늘에야 확답을 받고 너무 기뻐서 우리 모임에 초대했어요. 모두 괜찮으시죠? 따로 시간을 갖자니 이 자리에 못 올 것 같아서요.”



“아유, 잘 오셨어요. 우리 모임에 회장님이 빠지시면 무슨 빛이 나나요?”



회장은 강주에게 팔짱을 자연스럽게 끼고 어디론가 안내를 하며 말을 잇고 강주는 테이블에 마련 된 술잔을 집어 입으로 가져간다.



“이사님, 약혼자가 있다니까 미리 말씀 드릴게요. 저는 여자의 몸으로 사업이랍시고 하다 보니 여기저기 안 가보는 곳 없고, 달리 가리는 사람도 없이 만나는 게 일이에요. 그리고 그게 다 내 사업에 인연이 되도록 노력하지요. 이사님도 젊으시니까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뜻을 펼치셔야 할 분인데, 너무 약혼자에 대한 순정에만 얽매이지 마시고 여자를 포괄적으로, 전체적으로 보실 수 있어야 해요. 여자도 남자도 아닌 그냥 사람으로 말이지요.”



남녀관계에 나름대로 달통한 강주에게 회장은 자기의 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셈이지만 강주는 자기와는 별세계의 사람들이 사는 모양이 궁금하기도 하여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네, 잘 알겠습니다.”



“이사님은 제가 몇 살로 보이세요?”



“글쎄요...... 제가 뵙기엔 삼십대 중반이나 후반 정도로 보입니다.”



“호호호...... 그렇지요? 제가 올해 마흔여덟 살이에요.”



“네?”



“호호호...... 뭘 그렇게 놀라세요? 저 수술한 거예요. 주사도 가끔 맞고...... 이것도 다 사업상 필요하죠. 사업 때문에 상담하다 보면 얼굴 예쁘고 젊어보여서 손해 볼 것이 없지요. 반대로 그 사람들은 저를 여자로 보고 상담에 응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제 이익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하하하...... 아, 네......저도 그랬던 모양이군요. 이렇게 끌려 왔으니......”



“호호호...... 어머나! 그럴 리가...... 그리고 사업 단위가 커지게 되면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지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접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서 미리 교제를 해 두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누구를 거쳐서든지 훗날 내게 도움이 될 때가 있지요. 음...... 아까 제게 부탁하신 그 직원도 조만간 곧 나오게 될 거예요.”



“아! 역시 검찰 쪽에도 선이 닿으시는 모양이군요.”



“아...... 그건 아니고 금방 말씀 드린 것처럼 여기저기 통하다 보면 선이 닿는 건 가능하지요.”



“아, 네......”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들도 마찬가지 입장이기 때문에 교제하면서 겸손하게 몸을 낮출 필요도 없어요.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만남이니까요.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상류층이 난잡하다고 소문이 나는 거지요. 하이에나처럼 가리질 않거든요. 이사님께서 업무상 추진력이나 기획능력은 탁월하시지만 이런 점에서 부족하다면 오늘 저에게서 보충하실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회장님에게요? 하하하...... 네, 잘 좀 지도해 주십시오.”



“어머나! 아유...... 말을 하다 보니...... 이사님, 그런 뜻은 아니에요. 호호호...... 그리고 제가 가르쳐 드리면 배우시겠어요? 호호호......”



“하하하...... 아무렴요. 영광이지요.”



“아유, 아닌 게 아니라 이사님 내 애인 했으면 좋겠지만, 내가 천벌을 받을 것 같아서 내가 예뻐하는 동생들 소개해 줄 테니 잘 사귀어 봐요. 약혼자에겐 비밀로 해 드릴 테니까...... 호호호......”



강주는 이제껏 상대하던 여자들과는 많이 다른 이 여자의 진면목이 궁금해진다. 사업가로서의 놀라운 기질과 마치 요술쟁이처럼 삼십대의 용모 뒤에 사십대의 나이를 감추고서는 다분히 퇴폐적인 분위기를 삽시간에 연출해 내는 이 여자가 궁금하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이 여자는 다른 여자들과 무엇이 달라도 많이 다를 것이라는 참기 어려운 그 호기심이 강주의 등을 떠밀어 버린다.

팔짱을 낀 채 안내를 하던 회장은 강주가 멈추자 따라 멈추며 의아한 듯 바라본다.



“전 기왕 배워야 한다면 회장님께 배우고 싶은데요. 과외를 받아도 선생님 따라서 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어머! 이사님...... 호호호...... 제가 방금 말씀 드렸지요. 상대방을 여자로만 보면 거래에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고요. 그리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세요. 거래에 있어서 순정파는 오히려 대접을 못 받아요. 오늘 저와 거래하는 회사가 내일 어려워지면 저는 거래를 끊어 버리는 사람이에요. 지금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이미 알게 모르게 약점을 노출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방금 그 말씀은 마이너스 점수였어요.”



회장이 주변을 슬쩍 돌아보더니 강주에게 귓속말을 전하곤 입을 가린 채 작은 소리로 웃는다.



“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호호호......”



변화무쌍한 회장의 태도에 강주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휘황한 조명이 그렇고 이렇게 넓은 홀도 그렇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이 여자는 정말 모르겠다.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춰야 할 지 모르는 서커스의 한 마리 동물처럼 조련을 당하는 기분이 들어 점점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회장은 걸음을 옮기며 다시 말을 꺼내 놓는다.



“이사님, 재미 삼아서 숙제를 하나 드릴까요? 무엇이든지 그냥은 재미가 없기 마련이니까요. 우리 모임 동생들을 잘 사귀어보세요. 앞으로 이사님이 어떤 일을 추진하시더라도 생각지도 않은 도움이 될 때가 있을 거예요.”



다시 귓속말을 전한다.



“혹시 포상이 따를지도 모르잖아요? 호호호......”



강주는 더 이상은 끌려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하고 회장의 앞을 막아선다.



“원하는 상을 주실 건가요?”



회장은 순간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강주의 팔을 잡아 돌려세우며 다시 팔짱을 끼고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렇게 하죠.”



홀의 한 쪽 구석에는 여자들만 잔뜩 모여 있었고 이들은 회장을 잘 아는 듯 반겨 맞아준다. 모두들 화려한 의상에 젊은 여자들이어서 풍기는 향수냄새가 멀리서도 강주를 도발적으로 자극해 온다.



“얘들아. 모두 왔니?”



“어머! 언니. 어서 오세요.”



“인사들 해. 우리 회사 새로 오신 이사님이시거든.”



“아유, 어서 오세요. 반가워요.”



“이사님. 제가 말씀 드린 후배들이예요. 이 애들은 클럽에서도 저와 각별히 친하게 지내는 동생들이에요.”



“언니 오시기만 기다렸어요. 우리 지금 지루해서 나가려고 했거든요.”



“어디 갈 건데?”



“스탠드바에 가서 목 좀 축이고 노래나 하지요 뭐......호호호......”



“그럴까? 이사님. 괜찮으시겠어요?”



“아! 네, 좋습니다.”



모두 다섯 명의 여자들과 한자리에서 깔깔거리며 술을 주고받고 노래도 부르니 강주로서는 이것만도 제법 괜찮은 유희거리라서 싫지는 않았다. 옆에 앉은 여자들도 모두가 한결같은 미인들이고 모두들 있는 집안의 유부녀들이라는 것도 강주의 술이 취하지 않게 하는 요인이었다. 기분 좋게 취했는지 회장이 등 뒤로 다가와 어깨를 안마하듯 주무르며 와이셔츠 포켓에 봉투를 꽂아주고는 속삭인다.



“상으로 뭘 달라고 할 거에요?”



강주는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당황스럽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선문답 같은 이 여자에게 뭐라고 대답을 해야 잘 한 대답이 될지 모르겠다.



“회장님이 짐작하고 계신...... 바로 그걸 주시죠.”



“호호호...... 알았어요. 그러죠. 이사님. 벌써 교육효과가 나타나네요.”



“어어? 언니 우리들 빼고 무슨 얘기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으응! 아무 것도 아냐? 우리 회사 얘기야.”



“아유! 언니는? 이사님은 회사에서만 부려먹으시고 여기서는 우리에게도 좀 시간을 주세요. 호호호......”



“호호호...... 아유 계집애들...... 너희들 우리 이사님 책임 질 수 있어?”



“암요. 가만 있어봐. 우리 나이트 갈까?”



“그래. 가자. 응...... 언니 가요.”



-



“이사님은 댁이 어디세요?”



“글쎄요. 거처가 여기저기 많이 있어서 저도 집이 어딘지 잘 모르겠습니다.”



브루스를 추는 건지 끌어안고 애무를 하는 건지 모를 몸놀림이 모두들 술이 과한 모양이다. 여자는 강주의 목에 매달려 아랫배를 문질러오고 강주도 싫을 리 없으니 은근히 발기한 좆을 문질러 주고 있다. 그래도 서로 얼굴빛은 전혀 내색을 하지 않으니 이런 게 바로 이른바 상류층의 교제에 필요한 기교인 모양이다.



“이사님...... 이사님, 나하고 나이도 비슷할 거 같은데 어쩜 이렇게 출세가 빠르세요?”



“하하...... 그런가요?”



“저 언니 회사 보통 아닌데...... 돈이 많으신가 보다...... 혹시 언니 애인 아니세요?



“허허...... 솔직히 마음은 있지만 아닙니다.”



강주는 슬며시 팔을 내려 엉덩이를 거머쥐고 자극을 준다. 여자는 얼굴을 강주의 가슴에 묻는다.



“하윽...... 이사니임...... 나, 어때요...... 우리 친구...... 할래요?”



“친구? 좋지. 친구할까?”



“좋아요. 친구야...... 호호호......”



“이렇게 예쁜 친구가 생겨서 너무 기분 좋은데?”



“호호...... 정말이지요? 그럼 우리끼리 도망갈래요?”



“그래도 괜찮을까?”



“피...... 왜? 내가 잡아먹을까 봐 무섭니?”



여자는 눈을 한껏 흘기곤 아랫배를 문질러 강주를 자극하며 교태를 부려온다.



“아니...... 너 말이야. 나는 아무 상관없지.”



“그럼 됐어요. 먼저 나가서 아까 그 호텔 지하 바에서 기다려요. 알았지? 내가 갈 때까지 꼼짝 말고 있어야 해요.”



“그래. 빨리 오기나 해.”



화장실을 가는 척 클럽을 빠져나와 호텔로 발걸음을 돌린다. 회장에게 말도 없이 빠져나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회장 입으로도 잘 사귀어 보라고 했으니 곧 잊어버리기로 한다.



“친구야. 오래 기다렸어?”



여자는 금방 뒤따라 와 나이답지 않게 깡충거리며 스톨의자에 앉아 있는 강주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진한 향수냄새가 다시 강주의 코를 마비시킨다.



“어? 금방 왔네?”



“호호호. 따라와 봐.”



“술 안마시고?”



“아까운 시간을 왜 여기서 축내니? 객실 빌려놨어. 나, 집에는 들어가 봐야 하거든.”



“후훗...... 아마 집에 가기 싫다고 하게 될 텐데......”



“어머! 그렇게 자신만만해? 호호호...... 귀여워. 지금 보니 생각보다 안 취했네.”



“이렇게 예쁜 미녀가 있는데 취하면 신사가 아니지. 너야말로 하나도 안 취한 것 같은데...... 너...... 오늘 나 일부러 유혹한 거지? 하하하......”



두 사람은 이미 클럽을 빠져나올 때부터 이러기로 약속을 한 사람들처럼 서로 반말은 하며 진한 대화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낯 설은 상황이지만 강주야말로 임기응변의 귀재이니 적응이 서툴지는 않아 보인다. 회장에게 들은 그대로라면 서로에게 필요하여 후일을 도모하는 만남이니 뺄 것도 없고 더할 일도 아니다. 그대로 부딪혀 내 여자로 만들면 그뿐일 것이다.



-



“하아아아악...... 아학...... 미쳤어......”



“쑤우욱...... 으흑. 후욱...... 이렇게 단번에...... 깊이...... 넣어줘야...... 제 맛이지.”



“하윽...... 아파......”



“우리...... 후우욱...... 통성명은...... 해야 하잖아......”



“허억, 살사알...... 민희...... 하악......”



“그래...... 후욱, 후욱...... 민희...... 너도 한두 놈한테...... 벌리는 거 아닐 텐데...... 후욱, 깊이...... 넣어줘야...... 맛을 느낄 거 아냐?”



강주는 민희의 다리를 완전히 접어 팔로 찍어 누르고 사타구니를 공략하며 수치스러워 할 말을 뱉어가며 자극을 하고 있다.



“하악, 나빠 ...... 그런 소리를...... 하아아악...... 아파...... 내가 창년 줄 알아......”



“후욱...... 후욱...... 나쁜 년...... 네 서방도...... 이런 줄 아니......”



“아흑...... 그러지 마......”



“쑤욱...... 턱...... 뿌적뿌적...... 개 같은 년......”



“아흑, 아아아흑...... 푸루륵...... 아학...... 나...... 쌌어......발 좀 풀어 줘......”



“참아...... 후욱......쑤우욱...... 이 년아. 나도 싸야지......”



강주는 민희가 물을 터뜨려 재미가 반감되자 좆을 빼 내 시트로 문질러 닦은 뒤 엉덩이를 잡아당긴다.



“엎드려 봐. 이쪽으로......”



“하윽, 이렇게...... 됐어?”



“너...... 씨바...... 나이도 몇 살 안 먹은 게 벌써 이렇게 벌창이면 어떻게 하니? 아무데서나 벌리지 말고 좀 아껴라. 이 뒤는 괜찮아?”



좆으로 음순을 흩어주다가 손가락으로 항문을 건드려 본다.



“아이 씨...... 나 함부로 안 그런단 말이야...... 엄마야. 뭐해?”



“가만히 있어 봐. 너 오늘 내가 가질 거야. 날 이제 남편으로 기억하게 해줄게.”



“하악, 그거 아프다던데......”



“한 번도 안 해 봤어? 진짜로?”



“으흥...... 안 해봤어......”



강주는 사타구니를 흩어 물을 항문에 발라주고 좆 끝으로 여러 번 문질러 긴장을 풀어준다.



“자아...... 힘 빼. 긴장하지 말고...... 안 아파......”



“으흥...... 쑤우우욱...... 아하아아아악...... 아학. 이상해......”



“후욱, 후욱, 후욱......”



민희는 낯 설은 느낌을 안으로 갈무리하는지 침대시트를 입안에 밀어 넣으며 꿈틀거리고 강주는 좆 전체를 밀어내려는 듯 움찔거리는 항문을 느끼며 후끈한 살 속으로 최대한 밀어 넣기를 반복한다.



“쑤욱...... 쑤욱...... 후욱. 후욱.”



“크으윽...... 크윽...... 크으윽......”



민희는 강주가 엉덩이를 찍어 눌러 다리가 저릴 법도 한데 요동도 없이 강주의 좆을 받아낸다.



“하악, 싼다...... 울컥...... 으흑......”



“하아악...... 이상해...... 나 이상해......”



“휴우...... 좋다아...... 너도 좋지......후우우......”



민희의 항문은 아직도 벌어진 채 움찔거린다. 팔을 돌려 항문을 만져 본 민희는 어쩔 줄 모르고 손으로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간다.



“아흐으응...... 난 몰라. 어떻게 해...... 아흑, 미쳤어......”



“푸훗, 하하하하......”



민희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강주는 네 활개를 펼치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기, 안 씻어?”



“응, 귀찮아...... 너한테 힘을 다 쏟아서 힘이 하나도 없어.”



“쿡...... 아유, 못됐어. 거기다가 그러는 거 정말 처음이야. 이제 나 처음으로 그랬으니까 책임 져야 돼?”



“음...... 그러니까 나는 엉덩이만 책임지면 되는 거지? 앞은 네 서방이 책임지고...... 하하하......”



몸을 닦은 수건으로 강주의 좆을 문질러 닦아준다.



“아이...... 그래도 거기에 넣었다가 뺐는데 씻어요. 빨리......”



“거기? 그래...... 거기가 어딘데?”



“아이 차암...... 어딘 어디니? 네 친구 똥꼬지...... 호호호......”



“꼭 들어가 봐야 돼?”



“호호...... 친구야. 너 말고도 안아서 재워야 하는 아이가 하나 더 있잖니? 별로 쓸모는 없어도......호호호...... 미안해. 나중에 출장 나올 때 낮에 시간 내서 전화해 줘. 우리 이사 친구 전화 오면 내가 열일 제쳐두고 나올 테니까...... 그리고 나 오늘 너무 좋았어. 너 정말 제법이더라. 자기는 나 어땠어?”



“물론 백점이지. 똥꼬만......”



“피...... 그럼 전화 해. 자기야. 나 먼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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