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새벽5.
성렬은 자신의 가슴팍에서 엷은 빗 한 자루를 꺼내 자신의 머리로 가져다 댔다. 풀벌레가 울어대는 소리와, 플라스틱 빗 한 개가 거친 머리숲을 비집고 헤어 나오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졌다.
성렬은 천천히 입맛을 다셨다. 내색하지 않아도 창우 놈은 적당히 눈치가 있는 놈이다. 즐길 시간 정도라면 알아서 벌어주겠지. 그래도 조금 걱정이 되었는지, 성렬은 바지춤에서 전화기를 꺼내 창우의 이름을 찾아 간단한 문자를 적어 내려갔다.
전화기를 바지춤에 집어넣은 채 성렬은 낯선 자동차 쪽으로 걸어갔다. 가까워 질수록 익숙해 지는 차의 형태. 성렬은 자동차 브랜드와 자동차 이름을 차례대로 중얼거렸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 주변을 살폈다. 그럴 리 없겠지만, 역시나 사람이라곤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이 쪽 지리라면 익숙하다 못해 기억 속에 각인이 되어 너덜거릴 정도다. 확신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갈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주 넋이 나갔네, 넋이 나갔어.’
불이 켜져 있는 자동차 바로 옆으로 다가가 섰을 때, 성렬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곤 눈을 감은 채 귀에 이어폰을 끼고 앉아 있는 여자의 육신을 또렷하게 관찰해 나갔다. 역시나 눈이 가는 건, 그 육감적인 하반신이다. 자신의 페니스를 간질거릴 만큼 미치도록 자극적인 여자의 육신. 그리고 그것은 눈을 감은 은비가 자신의 한 쪽 다리를 반대편으로 올려놓으며 살짝 비틀어 꼬았을 때, 정점에 이르렀다.
성렬은 입맛을 다셨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의 바지춤에 손을 가져다 얹었다. 거의 본능적으로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부풀어 오른 욕망을 살짝 표출시키면서도, 그 두 눈은 은비의 육신에 두고 가만히 고정시켰다.
“어?”
성렬이 허리를 살짝 숙였을 때, 이제야 인기척을 느낀 은비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곤 자신의 차 바로 옆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성렬을 똑바로 쳐다봤다.
‘놀라지도 않아?’
성렬은 은비의 태도에 조금 놀란 눈치였다. 그만큼 은비의 태도는 어딘가 조금 무덤덤해 보였다.
“봉고!! 봉고!!”
성렬은 은비에게 소리쳤다. 일단 안심을 시키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은비는 말없이 성렬을 쳐다봤다. 성렬은 애써 자신의 바지춤을 추스르며 계속해서 여러가지 단어들을 쏟아냈다.
은비는 귀에서 이어폰을 빼어 내며 성렬을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꼬아 올린 자신의 다리를 좀체 풀지 않았다. 날씨가 쌀쌀하다. 손을 들어 천천히 팔짱을 꼈다.
“아가씨. 아까 봉고차에 있던 사람인데! 그 쪽 남자친구가 혼자 간다고 하길래, 내가 일부러 여기에 남기로 했어!! 무슨 말인지 알아?”
성렬은 되도록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좀처럼 읽어 내기 힘든 은비의 그 표정 때문에 답답하기만 했다.
‘하아. 요년 봐라? 무서워하는 것 같지도 않고.’
분위기가 묘하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일어나는 남자의 본능은 성렬을 더욱 어느 한 쪽으로 몰아세웠다.
“안 추워? 이거 벗어 줄 테니까, 입어! 춥잖아!”
5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 애초에 배운 거라곤 없는 자신이, 자신의 기준에선 이렇게까지 젠틀하게 나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은비의 태도를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자! 후우. 이거 입으라니까. 나 봉고! 봉고라고!”
성렬은 애가 탔다. 꼬질꼬질한 잠바를 벗어 손에 든 채 자동차 유리를 두드렸다. 은비는 손에 들린 휴대폰만 어루만지며 성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은비는 애써 태연한 척 창문밖의 성렬을 쳐다보기만 했다. 하지만 성렬의 말대로 밤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다. 방금 전 눈을 뜬 것도, 차안을 잠식해 가는 차가운 공기 탓이 컸다.
10분 쯤 지났을까. 성렬은 지친 몸을 뒤로하고 자동차 본네트 위에 걸터앉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다. 얄궂게도 성렬의 두 눈에 차가운 돌멩이 하나가 들어온 것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존나 비싸게 구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막연한 선택의 기로에서 성렬은 천천히 돌멩이 쪽으로 몸을 숙였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차가운 돌멩이의 감촉. 손바닥 가득 느껴지는 익숙한 그 느낌. 성렬은 입맛을 다셨다. 한 쪽 손에는 자신이 벗어 놓은 잠바를,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에는 각진 돌멩이를 꼭 쥔 채 허리를 꼿꼿이 폈다. 그리곤 자신의 뒤 쪽에서 흘러나오는 둔탁한 소리에 거의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6.
“죄송한데요. 휴대폰 충전함이라던가, 아무튼,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려고 하거든요?”
긴장이 되어서인지 말이 똑바로 나오질 않았다. 정우는 휴게소 점원에게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곤 그의 안내를 받아 어딘가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15분정도 걸린다더니,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30분이나 지나가고 있었다. 이 쯤 되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정우는 휴대폰을 배터리 충전 케이블에 끼워 넣고는 다시 전화박스로 뛰어갔다.
“네. 자동차가 갑자기 퍼져서요. 여기요? 여기가.”
“충주. 충주.”
정우는 플랫한 음성에 놀라 통화를 하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매캐한 담배 연기와 함께 어느 사이엔가 창우가 자신의 곁에 다가와 서 있었다. 정우는 창우의 눈치를 보면서 그가 알려준 장소를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천천히 고했다.
“얼마나 걸리죠? 제가 지금 그 곳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아 상황이 있었는데, 지금 말하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고요. 네. 네. 아무튼 그 쪽으로 와 주시면 될 것 같은데요. 네. 네. 아. 거기 제 여자친구가 있거든요. 아. 전화는 지금 안 될 거에요. 전화는 저한테만 해 주셔야 하는데. 네.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네.”
정우는 옅은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곁에 우두커니 서 있는 창우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자세를 고쳤다.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덕분에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슬슬 다시 갈까유?”
“네. 아! 한 10분 정도 뒤에 갈 수 있을까요? 지금 휴대폰을 충전하는 중이라.”
“10분이나유?”
왠일인지 창우가 조금 불편한 기색을 내비췄다. 정우는 안절부절 못 하다가, 양해를 구하고 서둘러 휴게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일단 무엇이라도 대접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 주세요. 뜨거운 걸로. 그리고 이것저것 먹을 만한 것 좀 알아서 좀 챙겨 주세요. 3만원 어치.. 아니 5만원 한도 내에서.”
이상한 눈치를 보내는 휴게소 점원을 애써 무시하며 정우는 그대로 자리에 고꾸라졌다. 팔을 가지런히 모은 채, 그 위에 이마를 가져다 올렸다. 날씨는 추운데, 우습게도 흘러내리는 땀이라니.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 소식입니다. 충주 금은방 털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파란색 봉고차를 타고 도주 중인...........”
TV뉴스에 귀를 기울인 건 고작 몇 개의 단어들 때문이었다. 봉고. 파란색 봉고. 그리고 2인조. 정우는 스산한 기운을 느끼며 소리가 흘러나오는 검은 박스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앵커의 다음 멘트는 정우를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경찰 당국은 CCTV 영상을 통해, 현재 도주중인 2인조 강도가 보석점 주인인 김모씨를 살해한 채 ....”
정우는 멍한 얼굴로 뉴스를 보고 들었다. 블라인드 처리 되어 있는 범인의 몽타주. 그리고 그들이 타고 도주했다는 봉고차의 형상. 뉴스가 끝나고 나서도 얼마간 쉽게 다물어지지 않는 그의 입은, 창우가 곁에 다가왔을 때까지 벙하니 벌어져 있었다.
“슬슬 가유. 나도 시간이 없으니까.”
7.
성렬은 자신의 손에 들린 돌멩이를 천천히 바닥에 떨구어 냈다. 그리곤 자동차 문을 열고 나오는 여자의 실루엣을 묘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계속 뭐라고 하시는 거에요?”
“봉고. 봉고! 그리고 이거, 입으라고.”
성렬은 슬쩍 입맛을 다시면서 은비에게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40년을 살아오면서 여자를 이토록 조심스럽게 대했던 적이 또 있던가. 성렬은 자신의 잠바를 은비에게 건넸다. 의외로 고분고분 그것을 받아드는 은비를 쳐다보며 성렬은 그녀의 육신을 다시금 훑어나갔다. 빠르게 팽창하는 남자의 욕구. 그리고 본능. 성렬은 난생 처음 느껴보는 묘한 떨림과 설렘에 슬쩍 허리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그래, 겨우 이거 입으라고 그렇게 문을 두드린거에요?”
“겨우 이거?”
성렬은 은비를 훔쳐보면서 피식 웃었다.
‘남자친구랑 싸울만 하네. 아주 귀한 집 공주님이 따로 없구만.’
은비의 그런 태도가 거슬린다기 보단, 어쩐지 묘하게 흥분이 됐다. 허벅지를 내보인 채,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 여자. 성렬은 어둠에 의지하면서 거의 노골적으로 은비의 육신을 훔쳐봤다.
“생각보다 따뜻...”
“냄새나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으면서도 그런 소리라니. 성렬은 기가 찼지만, 마냥 웃기만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어디로 간거에요?”
“가까운 휴게소에.”
“얼마나 걸리는 데요?”
“가까워. 한 20분 정도?”
“20분이 가까워요?”
“왕복으로 40분 정도 걸리겠네.”
“장난해요, 나랑?”
은비는 시종일관 거친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성렬의 품 안에선 무언가가 점층적으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애초에 그런 게 있었겠냐마는, 넘어선 안 될 선. 그 선 바로 가까이까지 성렬의 그것이 무서운 속도로 치닫고 있었다.
“아참. 나 담배 한 대만 핍시다.”
“그러세요. 전 차 안으로 들어갈테니.”
“아니, 아니. 거기 잠바 안에 들었어. 불이랑 같이.”
붉게 충혈된 성렬의 두 눈이 뜨겁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발기한 남성은 성렬의 바지춤에서 자유롭지 못한 움직임을 애써 참으며 꿈틀대고 있었다. 결박된 페니스. 성렬은 성큼성큼 은비의 뒤 쪽으로 다가가 섰다. 그리곤 자신의 잠바 주머니 안으로 손을 찔러 넣었다. 자신의 몸은 은비의 곁에 바짝 밀착 시킨 채.
“뭐해요? 떨어죠. 내가 꺼낼테니까.”
“가만 있어봐.”
“왜 반말이야? 내가 꺼내겠다잖아.”
“하아. 이 년 봐라?”
성렬은 거의 본능적으로 은비의 엉덩이에 자신의 발기한 물건을 가져다 밀었다. 이미 그 임계치를 넘어버린 성렬의 본능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해 나가고 있었다. 성렬의 손이 은비의 가슴과 상체를 질서 없이 훑어 내려가자, 은비의 한 쪽 발이 성렬의 정강이를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악!”
질끈한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쏟아내며 성렬이 그대로 자리에 고꾸라졌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은비가 발걸음을 옮기려 했을 때, 비릿한 미소를 얼굴 전면에 퍼뜨린 성렬이, 재빨리 은비의 발목을 낚아챘다.
“앗!”
성렬의 그것과는 조금 달라 보이는 여리한 음성이 공중에 흩뿌려졌다. 자동차 본네트위에 고꾸라진 은비를 바라보며, 성렬이 바지 단추를 풀었다. 정강이가 저릿하지만, 이 따위의 고통이래야 40년간 쉼 없이 겪었다. 이미 바닥에 널부러진 자신의 잠바를 발로 걷어차며, 성렬은 탐스러운 은비의 엉덩이를 두 손 가득 움켜쥐었다.
“야. 손 안 때?”
“캬아. 너 뭐하는 년이냐? 보통 이 정도 하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게 암컷이라는 것들인데. 이건 시종일관 존나게 뻣뻣하게 구네. 뭐. 이건 이거대로 묘한 매력이 있어.”
“떨어지라고!”
“너 술집년이냐? 그렇지? 맞지? 하고 있는 꼬라지 보니 그런것도 같은데. 태도를 보면 또 모르겠어.”
“말 막 할래? 너? 떨어져.”
“아까 그 새끼랑은 오늘 몇 번이나 했냐? 야. 이왕 하는 김에 나한테도 좀 적선해라. 돈은 줄게. 하. 나도 참 나답지 않다, 오늘 따라.”
은비는 있는 힘껏 저항하기 시작했다.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이 상황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치욕스럽고 무서웠다. 하지만 성렬의 거친 움직임이 계속 될수록 은비는 속내와는 반대되는 행동으로 일관했다.
“떨어지라고!”
“야. 여기서 할래, 아니면 차 안으로 들어가서 할래?”
성렬의 손은 이미 은비의 젖가슴과 아래의 은밀한 부분으로 파고들어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날씨는 차갑고, 또한 은비의 눈꼬리 마지막에는 조금씩 이슬 같은 무언가가 맺히기 시작했다.
“맞네, 이거. 술집년이네. 보지랑 젖가슴을 이렇게 주물러 대는대도 반항은커녕 살려달라는 말도 안하잖아? 이거 혹시 기대랑 다르게 졸라게 허벌창 아니야?”
“떨어지라고. 마지막 경고야.”
“경고? 그래? 내가 이렇게 나오면 어쩔건데?”
은비가 최대한 냉정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성렬로 하여금 막연한 쾌락을 가속화 시키는 기폭제에 지나지 않았다. 성렬은 은비의 상의를 찢어내면서 비릿하게 웃기 시작했다. 은비가 본네트에 기댄 채 거의 마지막으로 저항하기 시작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성렬의 거친 손가락을 막아낼 여력 따윈 지금 당장 이곳에 없다.
“야. 술집년이 뭐 그렇게 빡쎄게 나와? 후우. 그래도 젖가슴은 제법 아담하네.”
“너. 이 새끼. 하지말라고.”
“그런데 이년이 끝까지 지랄이네? 살짝 말로 하니까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어? 이 씨발!!”
태생이 다혈질에 단순한 놈이다. 성렬로썬 이만큼 참아낸 게 스스로 대견할 지경이다. 성렬은 오른손으로 힘껏 은비의 갈비뼈 부근을 후려쳤다.
성렬의 품에 강제로 안긴 채, 은비가 고통스러운 듯 뒤척거렸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렬은 실핏줄처럼 이리저리 찢겨진 은비의 상의를 주섬주섬 뜯어 벗겨내며, 은비의 어깨에 가지런히 엉켜 있는 하얀색 브레지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곤 지체할 것 없이 서둘러 그것을 잡아 아래로, 아래로 잡아 내렸다.
“그래. 잠잠하니까 얼마나 좋아.”
성렬은 꽤나 우악스럽게 은비의 맨가슴을 움켜쥐었다. 손바닥 가득 전해져 오는 따스한 감촉. 은비는 성렬의 손을 떼어내려 노력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성렬은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을 은비의 육신 바로 뒤로 밀착시켰다. 이미 잔득 발기한 자신의 남성이, 그토록 갈망했던 은비의 엉덩이와 맞닿아 다시금 빠르게 부풀기 시작했다. 은비는 자신의 엉덩이를 잠식해 오는 낯선 감촉을 애써 외면하려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야. 시간 없다. 이제 알아서 바지 좀 벗어봐. 꼴값 그만 떨고.”
“너....”
“하아. 이게 진짜 아직도. 한 번 더 정신을 차려 봐야.”
성렬이 은비의 젖가슴을 움켜쥐며 다시 한 쪽 손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은비가 거의 본능적으로 성렬의 그 손을 막아 세웠다. 성렬은 그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은비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하긴, 술집년도 쳐 맞기는 싫겠지. 벗을래, 맞을래?”
성렬이 조롱하듯 속삭였다. 그러면서도 슬금슬금 자세를 고쳐 앉으며 자신의 바지를 주섬주섬 벗기 시작했다. 맨살의 남성이 까딱거리며 그 모습을 드러내기 까지는, 불과 몇 초의 시간만이 흘러가고 있을 뿐이었다.
2부 end.
성렬은 자신의 가슴팍에서 엷은 빗 한 자루를 꺼내 자신의 머리로 가져다 댔다. 풀벌레가 울어대는 소리와, 플라스틱 빗 한 개가 거친 머리숲을 비집고 헤어 나오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졌다.
성렬은 천천히 입맛을 다셨다. 내색하지 않아도 창우 놈은 적당히 눈치가 있는 놈이다. 즐길 시간 정도라면 알아서 벌어주겠지. 그래도 조금 걱정이 되었는지, 성렬은 바지춤에서 전화기를 꺼내 창우의 이름을 찾아 간단한 문자를 적어 내려갔다.
전화기를 바지춤에 집어넣은 채 성렬은 낯선 자동차 쪽으로 걸어갔다. 가까워 질수록 익숙해 지는 차의 형태. 성렬은 자동차 브랜드와 자동차 이름을 차례대로 중얼거렸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 주변을 살폈다. 그럴 리 없겠지만, 역시나 사람이라곤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이 쪽 지리라면 익숙하다 못해 기억 속에 각인이 되어 너덜거릴 정도다. 확신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갈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주 넋이 나갔네, 넋이 나갔어.’
불이 켜져 있는 자동차 바로 옆으로 다가가 섰을 때, 성렬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곤 눈을 감은 채 귀에 이어폰을 끼고 앉아 있는 여자의 육신을 또렷하게 관찰해 나갔다. 역시나 눈이 가는 건, 그 육감적인 하반신이다. 자신의 페니스를 간질거릴 만큼 미치도록 자극적인 여자의 육신. 그리고 그것은 눈을 감은 은비가 자신의 한 쪽 다리를 반대편으로 올려놓으며 살짝 비틀어 꼬았을 때, 정점에 이르렀다.
성렬은 입맛을 다셨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의 바지춤에 손을 가져다 얹었다. 거의 본능적으로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부풀어 오른 욕망을 살짝 표출시키면서도, 그 두 눈은 은비의 육신에 두고 가만히 고정시켰다.
“어?”
성렬이 허리를 살짝 숙였을 때, 이제야 인기척을 느낀 은비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곤 자신의 차 바로 옆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성렬을 똑바로 쳐다봤다.
‘놀라지도 않아?’
성렬은 은비의 태도에 조금 놀란 눈치였다. 그만큼 은비의 태도는 어딘가 조금 무덤덤해 보였다.
“봉고!! 봉고!!”
성렬은 은비에게 소리쳤다. 일단 안심을 시키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은비는 말없이 성렬을 쳐다봤다. 성렬은 애써 자신의 바지춤을 추스르며 계속해서 여러가지 단어들을 쏟아냈다.
은비는 귀에서 이어폰을 빼어 내며 성렬을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꼬아 올린 자신의 다리를 좀체 풀지 않았다. 날씨가 쌀쌀하다. 손을 들어 천천히 팔짱을 꼈다.
“아가씨. 아까 봉고차에 있던 사람인데! 그 쪽 남자친구가 혼자 간다고 하길래, 내가 일부러 여기에 남기로 했어!! 무슨 말인지 알아?”
성렬은 되도록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좀처럼 읽어 내기 힘든 은비의 그 표정 때문에 답답하기만 했다.
‘하아. 요년 봐라? 무서워하는 것 같지도 않고.’
분위기가 묘하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일어나는 남자의 본능은 성렬을 더욱 어느 한 쪽으로 몰아세웠다.
“안 추워? 이거 벗어 줄 테니까, 입어! 춥잖아!”
5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 애초에 배운 거라곤 없는 자신이, 자신의 기준에선 이렇게까지 젠틀하게 나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은비의 태도를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자! 후우. 이거 입으라니까. 나 봉고! 봉고라고!”
성렬은 애가 탔다. 꼬질꼬질한 잠바를 벗어 손에 든 채 자동차 유리를 두드렸다. 은비는 손에 들린 휴대폰만 어루만지며 성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은비는 애써 태연한 척 창문밖의 성렬을 쳐다보기만 했다. 하지만 성렬의 말대로 밤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다. 방금 전 눈을 뜬 것도, 차안을 잠식해 가는 차가운 공기 탓이 컸다.
10분 쯤 지났을까. 성렬은 지친 몸을 뒤로하고 자동차 본네트 위에 걸터앉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다. 얄궂게도 성렬의 두 눈에 차가운 돌멩이 하나가 들어온 것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존나 비싸게 구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막연한 선택의 기로에서 성렬은 천천히 돌멩이 쪽으로 몸을 숙였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차가운 돌멩이의 감촉. 손바닥 가득 느껴지는 익숙한 그 느낌. 성렬은 입맛을 다셨다. 한 쪽 손에는 자신이 벗어 놓은 잠바를,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에는 각진 돌멩이를 꼭 쥔 채 허리를 꼿꼿이 폈다. 그리곤 자신의 뒤 쪽에서 흘러나오는 둔탁한 소리에 거의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6.
“죄송한데요. 휴대폰 충전함이라던가, 아무튼,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려고 하거든요?”
긴장이 되어서인지 말이 똑바로 나오질 않았다. 정우는 휴게소 점원에게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곤 그의 안내를 받아 어딘가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15분정도 걸린다더니,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30분이나 지나가고 있었다. 이 쯤 되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정우는 휴대폰을 배터리 충전 케이블에 끼워 넣고는 다시 전화박스로 뛰어갔다.
“네. 자동차가 갑자기 퍼져서요. 여기요? 여기가.”
“충주. 충주.”
정우는 플랫한 음성에 놀라 통화를 하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매캐한 담배 연기와 함께 어느 사이엔가 창우가 자신의 곁에 다가와 서 있었다. 정우는 창우의 눈치를 보면서 그가 알려준 장소를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천천히 고했다.
“얼마나 걸리죠? 제가 지금 그 곳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아 상황이 있었는데, 지금 말하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고요. 네. 네. 아무튼 그 쪽으로 와 주시면 될 것 같은데요. 네. 네. 아. 거기 제 여자친구가 있거든요. 아. 전화는 지금 안 될 거에요. 전화는 저한테만 해 주셔야 하는데. 네.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네.”
정우는 옅은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곁에 우두커니 서 있는 창우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자세를 고쳤다.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덕분에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슬슬 다시 갈까유?”
“네. 아! 한 10분 정도 뒤에 갈 수 있을까요? 지금 휴대폰을 충전하는 중이라.”
“10분이나유?”
왠일인지 창우가 조금 불편한 기색을 내비췄다. 정우는 안절부절 못 하다가, 양해를 구하고 서둘러 휴게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일단 무엇이라도 대접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 주세요. 뜨거운 걸로. 그리고 이것저것 먹을 만한 것 좀 알아서 좀 챙겨 주세요. 3만원 어치.. 아니 5만원 한도 내에서.”
이상한 눈치를 보내는 휴게소 점원을 애써 무시하며 정우는 그대로 자리에 고꾸라졌다. 팔을 가지런히 모은 채, 그 위에 이마를 가져다 올렸다. 날씨는 추운데, 우습게도 흘러내리는 땀이라니.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 소식입니다. 충주 금은방 털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파란색 봉고차를 타고 도주 중인...........”
TV뉴스에 귀를 기울인 건 고작 몇 개의 단어들 때문이었다. 봉고. 파란색 봉고. 그리고 2인조. 정우는 스산한 기운을 느끼며 소리가 흘러나오는 검은 박스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앵커의 다음 멘트는 정우를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경찰 당국은 CCTV 영상을 통해, 현재 도주중인 2인조 강도가 보석점 주인인 김모씨를 살해한 채 ....”
정우는 멍한 얼굴로 뉴스를 보고 들었다. 블라인드 처리 되어 있는 범인의 몽타주. 그리고 그들이 타고 도주했다는 봉고차의 형상. 뉴스가 끝나고 나서도 얼마간 쉽게 다물어지지 않는 그의 입은, 창우가 곁에 다가왔을 때까지 벙하니 벌어져 있었다.
“슬슬 가유. 나도 시간이 없으니까.”
7.
성렬은 자신의 손에 들린 돌멩이를 천천히 바닥에 떨구어 냈다. 그리곤 자동차 문을 열고 나오는 여자의 실루엣을 묘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계속 뭐라고 하시는 거에요?”
“봉고. 봉고! 그리고 이거, 입으라고.”
성렬은 슬쩍 입맛을 다시면서 은비에게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40년을 살아오면서 여자를 이토록 조심스럽게 대했던 적이 또 있던가. 성렬은 자신의 잠바를 은비에게 건넸다. 의외로 고분고분 그것을 받아드는 은비를 쳐다보며 성렬은 그녀의 육신을 다시금 훑어나갔다. 빠르게 팽창하는 남자의 욕구. 그리고 본능. 성렬은 난생 처음 느껴보는 묘한 떨림과 설렘에 슬쩍 허리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그래, 겨우 이거 입으라고 그렇게 문을 두드린거에요?”
“겨우 이거?”
성렬은 은비를 훔쳐보면서 피식 웃었다.
‘남자친구랑 싸울만 하네. 아주 귀한 집 공주님이 따로 없구만.’
은비의 그런 태도가 거슬린다기 보단, 어쩐지 묘하게 흥분이 됐다. 허벅지를 내보인 채,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 여자. 성렬은 어둠에 의지하면서 거의 노골적으로 은비의 육신을 훔쳐봤다.
“생각보다 따뜻...”
“냄새나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으면서도 그런 소리라니. 성렬은 기가 찼지만, 마냥 웃기만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어디로 간거에요?”
“가까운 휴게소에.”
“얼마나 걸리는 데요?”
“가까워. 한 20분 정도?”
“20분이 가까워요?”
“왕복으로 40분 정도 걸리겠네.”
“장난해요, 나랑?”
은비는 시종일관 거친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성렬의 품 안에선 무언가가 점층적으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애초에 그런 게 있었겠냐마는, 넘어선 안 될 선. 그 선 바로 가까이까지 성렬의 그것이 무서운 속도로 치닫고 있었다.
“아참. 나 담배 한 대만 핍시다.”
“그러세요. 전 차 안으로 들어갈테니.”
“아니, 아니. 거기 잠바 안에 들었어. 불이랑 같이.”
붉게 충혈된 성렬의 두 눈이 뜨겁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발기한 남성은 성렬의 바지춤에서 자유롭지 못한 움직임을 애써 참으며 꿈틀대고 있었다. 결박된 페니스. 성렬은 성큼성큼 은비의 뒤 쪽으로 다가가 섰다. 그리곤 자신의 잠바 주머니 안으로 손을 찔러 넣었다. 자신의 몸은 은비의 곁에 바짝 밀착 시킨 채.
“뭐해요? 떨어죠. 내가 꺼낼테니까.”
“가만 있어봐.”
“왜 반말이야? 내가 꺼내겠다잖아.”
“하아. 이 년 봐라?”
성렬은 거의 본능적으로 은비의 엉덩이에 자신의 발기한 물건을 가져다 밀었다. 이미 그 임계치를 넘어버린 성렬의 본능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해 나가고 있었다. 성렬의 손이 은비의 가슴과 상체를 질서 없이 훑어 내려가자, 은비의 한 쪽 발이 성렬의 정강이를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악!”
질끈한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쏟아내며 성렬이 그대로 자리에 고꾸라졌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은비가 발걸음을 옮기려 했을 때, 비릿한 미소를 얼굴 전면에 퍼뜨린 성렬이, 재빨리 은비의 발목을 낚아챘다.
“앗!”
성렬의 그것과는 조금 달라 보이는 여리한 음성이 공중에 흩뿌려졌다. 자동차 본네트위에 고꾸라진 은비를 바라보며, 성렬이 바지 단추를 풀었다. 정강이가 저릿하지만, 이 따위의 고통이래야 40년간 쉼 없이 겪었다. 이미 바닥에 널부러진 자신의 잠바를 발로 걷어차며, 성렬은 탐스러운 은비의 엉덩이를 두 손 가득 움켜쥐었다.
“야. 손 안 때?”
“캬아. 너 뭐하는 년이냐? 보통 이 정도 하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게 암컷이라는 것들인데. 이건 시종일관 존나게 뻣뻣하게 구네. 뭐. 이건 이거대로 묘한 매력이 있어.”
“떨어지라고!”
“너 술집년이냐? 그렇지? 맞지? 하고 있는 꼬라지 보니 그런것도 같은데. 태도를 보면 또 모르겠어.”
“말 막 할래? 너? 떨어져.”
“아까 그 새끼랑은 오늘 몇 번이나 했냐? 야. 이왕 하는 김에 나한테도 좀 적선해라. 돈은 줄게. 하. 나도 참 나답지 않다, 오늘 따라.”
은비는 있는 힘껏 저항하기 시작했다.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이 상황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치욕스럽고 무서웠다. 하지만 성렬의 거친 움직임이 계속 될수록 은비는 속내와는 반대되는 행동으로 일관했다.
“떨어지라고!”
“야. 여기서 할래, 아니면 차 안으로 들어가서 할래?”
성렬의 손은 이미 은비의 젖가슴과 아래의 은밀한 부분으로 파고들어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날씨는 차갑고, 또한 은비의 눈꼬리 마지막에는 조금씩 이슬 같은 무언가가 맺히기 시작했다.
“맞네, 이거. 술집년이네. 보지랑 젖가슴을 이렇게 주물러 대는대도 반항은커녕 살려달라는 말도 안하잖아? 이거 혹시 기대랑 다르게 졸라게 허벌창 아니야?”
“떨어지라고. 마지막 경고야.”
“경고? 그래? 내가 이렇게 나오면 어쩔건데?”
은비가 최대한 냉정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성렬로 하여금 막연한 쾌락을 가속화 시키는 기폭제에 지나지 않았다. 성렬은 은비의 상의를 찢어내면서 비릿하게 웃기 시작했다. 은비가 본네트에 기댄 채 거의 마지막으로 저항하기 시작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성렬의 거친 손가락을 막아낼 여력 따윈 지금 당장 이곳에 없다.
“야. 술집년이 뭐 그렇게 빡쎄게 나와? 후우. 그래도 젖가슴은 제법 아담하네.”
“너. 이 새끼. 하지말라고.”
“그런데 이년이 끝까지 지랄이네? 살짝 말로 하니까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어? 이 씨발!!”
태생이 다혈질에 단순한 놈이다. 성렬로썬 이만큼 참아낸 게 스스로 대견할 지경이다. 성렬은 오른손으로 힘껏 은비의 갈비뼈 부근을 후려쳤다.
성렬의 품에 강제로 안긴 채, 은비가 고통스러운 듯 뒤척거렸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렬은 실핏줄처럼 이리저리 찢겨진 은비의 상의를 주섬주섬 뜯어 벗겨내며, 은비의 어깨에 가지런히 엉켜 있는 하얀색 브레지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곤 지체할 것 없이 서둘러 그것을 잡아 아래로, 아래로 잡아 내렸다.
“그래. 잠잠하니까 얼마나 좋아.”
성렬은 꽤나 우악스럽게 은비의 맨가슴을 움켜쥐었다. 손바닥 가득 전해져 오는 따스한 감촉. 은비는 성렬의 손을 떼어내려 노력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성렬은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을 은비의 육신 바로 뒤로 밀착시켰다. 이미 잔득 발기한 자신의 남성이, 그토록 갈망했던 은비의 엉덩이와 맞닿아 다시금 빠르게 부풀기 시작했다. 은비는 자신의 엉덩이를 잠식해 오는 낯선 감촉을 애써 외면하려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야. 시간 없다. 이제 알아서 바지 좀 벗어봐. 꼴값 그만 떨고.”
“너....”
“하아. 이게 진짜 아직도. 한 번 더 정신을 차려 봐야.”
성렬이 은비의 젖가슴을 움켜쥐며 다시 한 쪽 손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은비가 거의 본능적으로 성렬의 그 손을 막아 세웠다. 성렬은 그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은비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하긴, 술집년도 쳐 맞기는 싫겠지. 벗을래, 맞을래?”
성렬이 조롱하듯 속삭였다. 그러면서도 슬금슬금 자세를 고쳐 앉으며 자신의 바지를 주섬주섬 벗기 시작했다. 맨살의 남성이 까딱거리며 그 모습을 드러내기 까지는, 불과 몇 초의 시간만이 흘러가고 있을 뿐이었다.
2부 end.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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