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누나 vs 춘 리>
"꺄하하하하!!~~ 아흐흐흐흐~~!! 아하하하하악~~!!"
고등학생정도로 보여지는 여자 한명이, 의자에 앉은채 동영상을 시선에 담고 있었다. Hogtied 자세로 결박되어져 기운 좋아 뵈는 남성에게 발바닥을 간지럽혀지면서 옴짝 달싹도 못하고 웃음 짓는 금발의 여성. 그녀의 웃음소리는 날카롭게 들릴정도로 고양되어 있다.
"..............."
여학생의 얼굴엔 그 어떠한 표정도 떠올라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렇게, 무감정한 듯한 시선으로 동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휙
휘릭
사르륵..
옷이 풀어헤쳐지는 소리가 잠시동안 방안에 퍼졌다. 그리고는...
자신이 입고 있던 교복이며 양말을 벗어 던진 채 방안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친 후, 그녀는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쏴아아-
촤아아...
김이 서릴정도로 후끈한 물줄기들을, 머리카락에 적시면서, 가슴에 적시면서, 신체의 온 몸으로 받으면서 여자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탄식조로 중얼댔다.
"언제쯤.........."
초등학교 1학년생. 8살인 정찬은, 점심시간의 쉬는 타임에,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친구들은, 오늘엔 반드시 그의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듯, 어린애 특유의 드센 고집이 엿보이는 표정들을 만면에 띄운채 그를 중심으로 원형의 포진을 짜놓고 있었다.
정찬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깨를 으쓱하더니 난처하다는 표정을 머금고 있다가,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애한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왜 이러는데?"
그의 질문을 받은 남자애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요새 도대체...어딜 가는거야?"
"응?"
정찬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를 빤히 바라보자, 이번엔 다른 남자애가 물었다.
"너말야, 학교 끝나고 요새 어딜 가는거냐구. 놀자고 불러내려 해도 바쁘다면서 빠지구...씨이...."
이 자리에 있는 애들 중 유일하게 있는 여자애 한명도 맞장구를 치면서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그래. 요새 어딜 그렇게 돌아다녀 너. 같이 좀 놀자. 뭐가 그렇게 바쁜거야?"
친구들은 그를 이해할수가 없었다. 정찬이는 분명, 자기들과 잘 어울리는, 마음 잘 맞는 친구. 같이 어울리기에 더없이 좋은 녀석이다.
그런 친구가, 이상하리만큼 요샌 시간을 못 내주고 있다. 방과 후에 같이 놀이터에 가서 놀자고 해도, 그는 항상 빠진다.
무언가 급한 일이 있는 듯, 선약이라도 있는 듯이...
친구들은, 그런 정찬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고, 오늘이야말로, 대답을 들을려고 다들 작심하고선, 그를 이렇게 몰아붙이는 것이다.
"....별거 아냐...그...아는 누나가 있는데...부탁을 좀 들어줄게 있어서...그 누나 집에 가는거야."
"...누나?"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그의 말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자 정찬은 고개를 한번 크게 끄덕인다.
"응. 누나"
여자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묻는다.
"아는 누나라는건...니 누나는 아니구나. 그 누나는 몇살이야?"
정찬은 잠시 생각해보다 말했다.
"몇 살인지는 모르겠고...음...고등학생이야"
여자애는 본능적으로 물었다. 여자로서의 관심사랄까?
"예뻐?"
정찬은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자신이 할수 있는 한한 최대치로.
"응!! 진~짜!! 짱~~예뻐. 흐흣"
그의 말을 들은 여자애며, 남자애들은, 점차 관심이 깊어져갔다. 예쁜 누나라는 말에, 남자애들 역시 깊은 호기심을 담긴 눈동자로 그에게 시선을 보내며 재차 묻는다.
"그...그렇게 예뻐?"
정찬은 이젠, 흐흐 하고 히죽거리면서 자랑스레 말했다. 그 누나하고 자기가 아는 사이라는게 대단히 자랑스러운가 보다.
"어. 그 누나보다 예쁜 여자는...음..아직 살면서 못 봤어. 히히~"
여자애가 묻는다.
"니 누나보다?"
정찬은 인상을 약간 찡그렸다.
"울 누나는 아직 중학생이잖아. 예쁘다고 하긴 좀...암튼...그 누나는 그렇게 예쁘고...대단해..히히~"
"왜에?"
애들은 고개를 바싹 들이밀곤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정찬은 주위를 슬쩍 보더니 소곤거리듯이, 비밀을 말하듯이 목소리를 낮췄다.
"이건..너희들이 나랑 가장 친하니까 이야기해주는건데 말야..."
"응응...!!"
다들 호흡조차 낮추고 그의 이어질 말을 기다린다. 정찬은 목소리를 한껏 더 낮추더니, 엄청난 비밀을 말하는듯이, 자신이 말한 서두의 결론을 내놓았다.
"그 누나는....이 세상에서....제~~일루 쎄. 최강이야..!!"
"....뭐?"
애들은 인상을 저마다 찌푸렸다. 그런 친구들의 반응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정찬은 고개를 갸우뚱대다 다시 말했다.
"왜? 왜들그래? 안 믿어? 아냐 진짜야!! 이 세상에서 제일 힘센 누나라니까? 강하고..."
애들은 이젠, 그의 말을 더는 못 듣겠다는 듯이, 피식거리다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여자애는 까르르 웃기까지 했다.
"하하, 으헤헷~!! "
"킥킥, 흐흐흐!! 아..아이고.."
어딜 간지럽혀지기라도 했나, 웃음이 주체가 안 되는지 애들은 끅끅대며 웃었다. 정찬은 입술을 비죽이다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성주를 마주 바라보면서 볼멘소리로 툴툴댔다.
"내 말이 그렇게 뻥같아?"
성주는 그의 불만어린 표정을 시선에 담고선, 웃던 얼굴표정을 수습 후에 그에게 말했다.
"정찬아...니 말은 틀렸어"
"응?"
정찬은 무슨 소리냐는 듯, 성주를 바라봤다. 성주는 씨익 웃더니, 자신이야말로 진실을 안다는 듯이, 자신있게 말을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젤~~루 쎈 여자는 말야!! 바로바로~~!!"
"?"
친구가 뭐라고 말할지 심히 궁금한 정찬은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침까지 삼켜가면서.
이윽고 성주는 외쳤다.
"바로 그 누나야!! 춘 리!!"
...
...
...
".........뭐?"
정찬의 고개가 삐끗 하고 꺾였다. 하지만...그런 반응은 그뿐. 성주의 말에 모두들 동감한다는 듯, 나머지 애들은 모두모두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면서 성주의 말에 찬성을 표했다.
"맞아 맞아. 그 누나가 이 세상에서 젤로 쎈 누나야. 아니? 제일루 쎈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적어도!! 여자 중에선 제일루 쎌거야"
"응!! 확실해 그건!!"
애들이 확신어린 어조로 그렇게 말하자, 정찬은 기가 찼다.
아무리 자신들이 8살밖에 안 먹었다지만...알건 알아야 하는거 아닐까? 춘 리는....그 춘 리라는 여성은...
정찬은, 정말 자기 친구들은 못 말리겠다는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질 치다가 쭈욱 애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야....춘 리는....게임...캐릭터잖아...실존 인물이 아니잖아. 이 바보들아...."
그는 정말, 초등학생이라 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친구들에게 그리 말할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여자애가 빽 하고 소리질렀다.
"아냐!! 니 말은 틀렸어!! 춘 리 언니는 진짜로 있어!! 내가 봤어!!"
"..봤다고?"
정찬은 인상을 쓰더니, 다시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떤 여자가 춘리라는 캐릭터 옷만 입은거겠지...무슨...춘 리가 얼마나 센데....발로 자동차도, 벽돌도 깨부시는게 춘리야. 그게 말이 돼? 물론..내가 아는 누나는 할수 있을것 같지만..."
그는 부정했지만, 다른 친구들이 여자애를 옹호했다. 말인즉슨, 그들도 봤다는 것이다.
말다툼은 점차 번졌고 언성들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서로의 의견을 우기기 시작했다. 하지만...말싸움의 양상은 4:1....
자기가 아는 누나는 실존인물이고, 그 누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세다고 말하는 정찬.
춘 리 역시 실존하고, 그 여자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강할거라고 외쳐대는 친구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정찬은 점차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마침내 소리쳤다.
"에이씨!! 그래!! 너희들은 우겨라 우겨!! 하지만 이건 알아둬!! 너흰 잘못 알고 있는 거야!! 그 누나가 제일루 쎄!! 그건 사실이야!!"
정찬은 억지를 잘 부리지 않는 성격이란것을, 그리고 화도 잘 안내는 애라는것을 그의 친구들은 알았다.
근데, 막상 그가 이런 식으로 나오자,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릴수밖에.
여자애는 호기심이 담긴 눈초리로 물었다.
"그 언니...진짜루 그렇게 세?"
정찬은 씩씩거리다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그래!! 엄~~청 쎄!! 그 누나는 맘만 먹음 수갑도 그냥 끊어버린다구!!"
수갑이 철로 만들어졌다는것쯤은 왠만한 어린애도 다 아는 사실. 친구들은 그의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성주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정찬을 보면서 말했다.
"그..그래!! 이렇게 하자. 우리가 그 누나를 만나보는거야"
"..너희가?"
정찬은 성주를 보았다.
성주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넌 춘리 누나를 못만나서 모르겠지만, 니가 소개해줘서 우리가 그 누나를 만나면, 우린 둘 다 알잖아. 그러니깐, 누가 더 센지 우리가 판단해볼수 있잖아. 히히~"
친구의 생각이 맞다고 느낀 정찬. 그도 이젠, 오기로라도 궁금해졌다. 자기가 아는 한, 그 누나보다 강한 여자는, 아니, 강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근데 이리도 우겨대는 친구들때문에 화가 날대로 났으니..
그 누나와, 친구들을 만나게 해야겠다고, 정찬은 마침내 결심했다.
"좋아! 그러자구!! 만약 내가 이기면, 너희는 하루동안 내가 말하는거 다 해줘야돼? 청소당번도 바꿔주고!!"
애들은 호기롭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찬 역시 같은 조건하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은 성립되었다.
방과 후에, 그 누나네 집에 갈거니까, 같이 가자고, 정찬은 말했고,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딱히 별다른 약속같은게 없었던 애들은, 그의 제안을 막바로 수락했다. 그리고....수업이 끝났다...
<최강의 다리 = 최고의 각선미 ?>
"그 누나는 어디에 살어?"
성주가 물었고, 정찬은 앞을 보며 걸어가면서 간단히 말했다.
"이 근처야. 안 멀어"
이번엔 여자애가 묻는다.
"그 언니가 집에 있을지 어떨지 어떻게 알아?"
정찬은 재차 대답해줬다.
"있어. 확실히"
여자애는 다른 것을 물었다.
"그 언니네 집에 부모님이 계시면 어쩌지?"
정찬은 걱정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걱정마. 그 누나는 혼자 살거든"
조막만한 키를 지닌 애들 다섯이서 나란히 걸어가다가, 마침내, 어느 한 집에 멈춰섰다.
정찬이 걸음을 멈추고 집 앞에 서자, 성주와 아이들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속으로 중얼댔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자취 많이 하는 동네인데....."
확실히, 정찬이 안다는 그 누나는 여기서 혼자 살고 있나보다. 정찬은 벨을 누르려다가, 철문의 문고리를 잡고 당겨보았다. 그러자..
끼익
철문이 쇳소리 특유의 소음을 얕게 내면서 빙글 돌려지자 정찬은 약간 놀랐다.
"어어?"
그냥 혹시나 싶어서 문고리를 돌려본건데, 문이 잠겨 있지가 않은 것이다.
"열려 있네?"
문 손잡이가 그냥 빙그르르 하고 돌아간게 보여지자 성주는 그렇게 말했고 애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여자애, 미정이가 정찬을 보며 물었다.
"그래두..벨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거 아냐? 괜찮을까?"
정찬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아냐..괜찮을거야. 이것저것 깊이 따지는 누나가 아니야. 되게 씩씩해. 어떻게 보면 남자같아. 짱 멋있어"
"헤에..."
사내같아 보인다면서 엄청 예쁘다는 언니. 미정은 기대가 안될래야 안될수가 없었고, 이젠 눈망울을 빛내면서 계속 생각을 굴렸다.
" 그 언니랑...춘 리 언니랑 누가 더 예쁠까?"
그런 생각에 잠시 잠겨 있는데, 뒤에 있던 남자애 한명이 미정의 등을 살며시 어루만지면서, 정찬을 보고 말했다.
"그럼, 그냥 들어가보자. 그리고 나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면 반갑게 맞아주겠지 모"
"..그래 그러자"
정찬은 고개를 끄덕이고선,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입을 열었다. 목소리를 좀 돋우어서.
"누나, 있어요?~ 저 왔어요~~"
자취집이란건, 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한 두명이 거주하기에, 결코 클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아는 누나가 사는 이 집도, 일단 들어서기만 하면 한 눈에 다 보인다.
안으로 들어오면서 동시에, 우측의 벽면에 위치한 침대가 떡 하고 보인달까.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정찬이 자연스레, 방안의 모든 정경을 가장 먼저, 시야에 담을 수 있었고..그는...보았다.
"어..."
있었다. 있긴 있었다. 만나고자 하는 누나가, 그 누나가, 확실히 방 안에 있었다.
그런데....
Z.....Z......
자고 있었다. 누나는 잠들어 있었다.
"...자네?"
정찬은 생각 중이었다.
만나고자 하는 누나가 있긴 있다. 근데...자고 있다면...그냥 가야 예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쯤엔, 친구들도 이미 다 들어선 상태였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다음에 볼래?"
정찬은 고민하다가 성주와 아이들을 바라보았고...
성주도 잠시동안 생각하다가...이윽고 말했다.
"그....그럼...얼굴만 보고 가자!! 그렇게 강한 누나라니...얼굴이 궁금해졌어. 어떻게 생겼는지만이라도 보고 싶어..."
성주는 얼굴을 슬쩍 붉히고 있었다. 정찬은 속으로 키득였다.
"짜식....사실은 예쁘다고 내가 말해가지고 보고 싶은거잖아. 솔직하지 못하고. 키키..."
정찬은 잠시 큭큭대면서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다가, 얼굴만 보고 갈거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그는 친구들을 이끌고선...신발을 벗고, 누나의 방에 들어섰다.
타박 타박
조막만한 발사이즈를 지닌 애들 다섯이, 침대에 누워 있는 한 여자에게 다가갔다.
여자의 앞머릿결은 상당히 길었다. 머리칼 자체는, 뒤쪽은 어깨까지 온다지만, 앞머리가 온통 흘러내려져 있어, 야성미가 넘쳐흐르는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잠들어 있는 그녀는, 배를 바닥으로 가게 한채, 고개는 왼쪽으로 틀어 베개 위에 머리를 뉘여놓은 형국을 취하고 있었다.
여자는 이불을 덮고 있었는데, 분명 이불을 덮었음에도, 그 이불이 얇아서 그런 탓인지는 몰라도, 몸의 굴곡이 훤히 느껴질정도로 곡선의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정찬과 친구들은, 아직 어린 나이여서, 음심이 동한다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야릇한,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여성적 매력은 분명히 인지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정도로, 잠들어 있는 여학생에게선 아찔할 정도의 아름다움이 느껴져 오고 있었다.
"아....너무 이쁘다...."
정찬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갑자기...
"엇!!"
갑작스런 감탄사에 놀란 정찬.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그역시 놀랐다.
왜냐면, 자기들을 제외한 친구들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이채 어린 눈길로 잠든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성주가 중얼대었다.
"이....이 누나는...."
정찬이 놀라서 그에게 물었다.
"아는 누나야?"
그러자 그들 모두는, 정말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미정이가 귀엽게 웃으면서, 입가에 웃음을 한껏 머금은채 외쳤다.
"이 언니야... 이 언니가, 우리가 말한 그 언니야. 춘 리 언니!!"
"!!"
정찬은 놀랐다. 그리곤 그역시, 누나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그럼~!!"
다들 고개를 마주치곤 조그맣게 외쳤다.
"같은 사람?!"
정찬이며 성주, 그리고 애들은,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가면서, 잠든 여학생의 얼굴을 면밀히 살피고는, 이윽고 결론에 도달했다.
정찬이 아는 누나와, 자기들이 아는 여자는 동일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말 신기해서, 한동안 그렇게 잠든 여자의 얼굴만 계속 바라보았다.
그러다가..성주가 정찬을 보며 물었다.
"너...이 누나..어떻게 알게 되었어?"
정찬은, 누나를 알게 된 계기를 말해주었고, 동네에서 항상 애들이며 학생들을 괴롭혀대던 패거리를 이 누나가 작살내놨단 대목에선, 역시 !! 하면서 그녀의 무용담에 환호했다.
그러다가.... 여자애는, 잠든 언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정찬과 성주, 애들을 보며 소곤거렸다.
"근데...춘 리 언니는...잠을 되게 깊게 자네?....그런것 같지?"
의식이 얼마나 깊이 떨어진채 잠들어 있는지, 눈꺼풀을 깔아내리고 있는 여자의 표정은, 정말 어떻게 보면 어두워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애들은, 왠지 모르지만, 잠든 여자의 표정에서 슬픔을 느낄수 있었다.
뭔가, 대단히 힘든 일, 괴로운 일같은 것을 심적으로 겪다가 잠들어 있는 표정이랄까...
그런 표정을 얼굴에 띄운채 잠들어 있는 여자를 보면서, 애들은 왠지 좀, 자신들도 우울해진다는 느낌이었다.
이토록 예쁜 얼굴에, 그처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서, 무슨 걱정이 이다지도 많아 보이는 표정일까.
온갖 고민을 다 지닌 채 수면에 든 여자같다.
그렇게 다들 우울해 있는데, 이 일동에서 가장 활발하고, 돌려 말하면 개구쟁이인 성주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아마 이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 그랬을것이다.
"저..저기 나말야.. 궁금한게 항상 있었어"
"? 뭔데?"
애들은 모두 성주를 바라봤다. 성주는 다시, 씨익 웃으면서, 잠든 채 누워 있는 여자의 다리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춘리 누나는 다리가 엄청 쎄잖아. 다리 힘이 말야. 막 차도 때려부시고. 가볍게"
다들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여줬다. 성주는 이어 말했다.
"춘리 누나도...보통 사람이랑...다리가 똑같을까? 뭔가 좀...다른게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말이야"
보통 사람의 다리로는 절대로 할수 없는 일을 춘 리라는 여자는 한다.
그녀는 그 강한 각력으로, 백열각도 쓰고, 상대도 우습게 날려버리며, 바위도 쪼갤것 같은 힘을 뽐낸다.
그렇다면....뭔가 틀린게 있지 않을까? 겉보기엔 이래도...실제로 만져보면, 다리가 무쇠로 만들어진 건 아닐까? 아니면 온통 근육으로 되어 있진 않을까?
성주는 그게 항상 궁금했었다. 물론 문화제 때 이 누나를 보긴 했지만, 그땐 알아볼 새가 없었다. 그녀의 화려한 백열각 난무는 그의 어린 마음을 완전 사로잡았고, 혼을 다 빼놨었으니까.
하지만...지금, 그 누나가, 자신의 눈 앞에 있다. 그리고...잠들어 있다. 어디에 갈 일은 없는 것이다.
성주의 질문을 받은 애들은, 갑자기 자신들도 그게 무척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정찬이 조차도, 누나가 항상, 자길 묶어달라고만 해서 묶기만 해봤을 뿐, 누나의 다리를 막 더듬어보고 해본 경험은 없다. 그러니 그도 입장은 같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성주의 호기심에 완전 넘어간 애들은...모두 한마음이 되어, 춘리 누나(미정에게는 언니)의 다리를 관찰해보기로 뜻을 모았다!!
"깨어 있을땐 누나가 허락 안해줄지도 몰라. 역시 지금 몰래 만져봐야돼!!"
성주의 의견에, 미정은 약간 걱정스런 음색으로 물었다.
"언니가 깨어나면? 어쩌려고? 춘리 언니 화나면 무서울거 같은데..."
성주도 그게 약간 두려운 듯했지만, 정찬이 대신 입을 열었다.
"아냐..지금 보니 꽤 깊이 자는 타입같아. 안 깰거라고 믿자. 만약 깨어나면...내가 책임질께. 이미 내가 너희들을 데려오고 방에 들어선걸?"
정찬의 말에 다들 고마워하면서...이윽고 미정이가 나서기로 했다.
행동력은 남자애들이 더 있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도 성주와 정찬이가 더더욱 그런 편이지만, 상대는 여자이기에, 미정이 움직인 것이다.
미정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침대 위로 올라가선, 잠든 여자의 발 밑가쪽을 덮고 있는 이불 끝을 슬그머니 들춘 후에 안쪽으로 고개를 쓱 디밀었다. 그리고는...
"꺅!!"
미정이 낮은 비명소릴 내자, 애들은 놀라서 물었다. 물론 목소리를 낮춰서.
"왜 그래?"
미정은 잠시 부들부들 떠는 듯하다가, 고개를 다시 Y 하고 뺀 후에 애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녀의 표정엔 놀란 감정이 가득했다.
"춘 리 언니....아무것도 안 입구 있어어...."
"...뭐?"
나이들이 나이인지라, 성적으로 흥분할만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황할만한 일이긴 했다.
다들 우왕좌왕. 어쩌면 크게 혼날지도 모르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성주가 고민하다가, 힘있게 말했다.
"괘..괜찮아...미정아. 그...종아리만 다 드러나게 하면 되잖아. 누나 다리쪽만 드러나게 이불을 들춰줘. 알았지?"
"으응"
미정은 그것도 부끄러운지(자기도 여자니까) 약간 고민하는듯하다가, 이윽고 조심스레, 잠든 여자의 다리가 드러나게끔 이불을 들추기 시작했다.
사라락
이불보가 걷어지고, 누워 있는 여자의 하체가 거의 훤하게 드러날 정도가 되자, 애들은 다들 침을 꼴깍 삼켰다.
"!!"
부드럽게 뻗친 곡선.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얀 맨살결. 하지만, 약동하는 생명력이 휘돌기에, 붉은 빛깔이 어려 아름다운 대비조를 이루고..
그 흰색과 붉은 색의 절정은, 천장쪽을 바라보게끔 되어져 있는 두 발바닥에서 나타났다.
뒷꿈치에서 아치에 이르렀다가, 상박쪽으로 이르르면서 빚어지는 연한 U자의 곡선.
그 모양선을 눈에 박을듯이 아로새겨넣다 보면, 검지손가락이 되었든 어느 손가락이 되었든, 그 선을 따라 가면서 손가락의 지문으로 더듬어보고 싶다는, 감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치솟는다.
가지런하게 뻗치고 끝에 꽃망울이 둥글게 퍼진듯이, 동그랗게 무르익어 있는 적빛의 발가락들은, 그 발의 주인된 사람의 심장이 힘차게 맥동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더없는 증거일듯 하다.
비록 이불보를 더 들추지 못하기에, 이 이상 볼 수 없는게 아쉽지만, 이런 흐름의 선이라면, 굳이 골반을 볼 필요도, 상체를 볼 이유도 없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이미, 잠들어 있는 이 여인은, 여체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뽐내고 있기에...
"...우...우와아...너무....예쁘다..."
좋아하고 동경하는, 강한 여자의 각선미며 발의 모양의 생김생김을 보고 그에 완전 매료되어버린듯, 애들은 넋빠진듯한, 그리고 황홀한 표정으로 그렇게, 자신들의 심경을 중얼거렸다. 아마 자신들이 지금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고, 감탄적인 말을 내뱉었을 것이다..
꿀꺽
성주는 침을 삼키고선, 미정이에게 한가지를 더 부탁하기로 했다.
"미..미정아..."
"으응?"
누워 있는 언니의 발바닥을, 예쁘기 그지없다고 생각하면서 미정은 바라보다가, 성주가 부르자 고개를 들었고..
"그...누나...종아리좀 만져봐줄래? 쓰다듬어도 봐주고..."
미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왜에?"
성주는 다급하게 말했다.
"그...말했잖아..궁금해..춘리 누나의 다리는 튼튼할지...말랑말랑할지...말야...보통 사람이랑 틀린게 있나 싶어서..."
"응...그래"
미정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얼른 승낙했다.
자신은 이 언니의 몸을 막 만져볼수 있는것이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자기는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이 언니의 몸을 더듬어볼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미정은, 그 부탁을 얼른 승낙한 후에, 두손을 뻗어, 여자의 종아리를 살금살금 쓰다듬어보았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조심조심 찝어보기도 하고...
그러자...
"와..아...너무 부드러워....찹쌀같애....말랑말랑...."
언니의 피부만도 이미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만져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다. 미정이 아마 중학생만 되었어도, 이런 피부를 소유한 여자라니, 부러워 죽을 맛이었을 테지만...아직 어린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지작 만지작
"...어때?"
여자의 다리를 열심히 만져보고 주물러보고 하는 미정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모두들 입을 모아 물었고..
미정은 활짝 웃더니, 모두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에헤헤...너무 기분좋아. 이 언니...피부 넘 좋아. 아기 피부같애"
"저..정말? 딱딱하다거나...그런거 없어? 안 느껴져?"
성주는 물었고 미정은 다시 고개를 끄덕여줬다.
"응!! 되게 부드러워. 매끄럽구. 히힛~ 이 언니가 내 친언니면 너무 좋을텐데..암튼....똑같아. 사람 다리야. 피부가 더 좋고..음...말랑말랑하고...그게 다야. 이 언니의 다리는"
"그..그렇구나..."
성주는 고개를 잠시 숙이고 있다가, 미정을 쳐다보며, 진지하게 한번 더 부탁할듯한 표정을 얼굴에 띄었다.
그리고 그는....입을 열기 시작했다.
"미..미정아..."
"아아?"
미정은 다시 고개를 돌렸고...성주는, 떠듬떠듬 말을 이었다.
"그...하나만...딱 하나만...더 들어줄래?"
"뭔데에?"
미정은, 친구가 또 뭘 부탁할까 궁금해서 그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봤고...성주는, 여전히 떨면서 말을 했지만...정말 이건 궁금하다는 듯, 꼭 해줬으면 한다는 듯한 표정을 잔뜩 지은 채, 결국 부탁의 말을 했다.
"춘리 누나도...간지럼을 탈까?"
"응? 간지럼?"
미정이 눈을 크게 떴고, 정찬과 친구들도 그를 확 돌아보았다.
성주는, 이미 시작한 말, 부탁,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듯, 긴장을 잔뜩 했으면서도 재빨리 말을 이었다.
"응!! 꼭 해보고 싶어. 간지럼 태워봐주라. 춘리 누나...발바닥에"
"타...타지 않을까? 살결이 이렇게 부드러운걸?"
미정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잠든 언니의 종아리를 쓰다듬어보다가, 발바닥을 시야에 담고선 그렇게 성주에게 물었다.
하지만 성주는, 미정에게 재촉했다.
"아..아냐. 혹시 모르잖아. 춘리 누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구. 안 탈지도 몰라. 그리고..타던 안 타던, 만져보고 싶지 않아? 내가 보기엔 그 발, 짱 부드러워 보이는걸? 그런 발바닥이라면, 꼭 만져보구 싶어. 쓰다듬어보든....어떻게 하든.."
성주의 말을 듣고선, 미정도 갑자기, 춘리 언니의 발바닥을 만져보고 싶어졌다.
"흠..헤헤. 그럼 그럴까?"
미정은 배시시 웃었고, 성주도, 그리고 성주의 호기심에 져버린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가 행동에 나서줄것만을 기다렸다.
"흠...히힛. 좋아. 해보면 되지 뭐"
미정은 생긋 웃더니,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뻗었다. 그리고 그걸 1자로 직선되게, 아래로 내리고선, 누워 있는 언니의 왼쪽 발, 정확히는 발바닥의 아치 부근에 점차 손길을 내리기 시작했다.
쓰윽
고사리같은 손가락이, 잠든 여인의 발바닥을 긁기 바로 직전이었고...
꿀꺽
애들은 모두 침을 삼킨 후에, 잠든 여인의 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과연 저 발가락이 꼼지락거릴지, 꼼짝도 안 할지, 아니면....그 외의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들은 최대한, 할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으로 눈들을 치떴다...
"꺄하하하하!!~~ 아흐흐흐흐~~!! 아하하하하악~~!!"
고등학생정도로 보여지는 여자 한명이, 의자에 앉은채 동영상을 시선에 담고 있었다. Hogtied 자세로 결박되어져 기운 좋아 뵈는 남성에게 발바닥을 간지럽혀지면서 옴짝 달싹도 못하고 웃음 짓는 금발의 여성. 그녀의 웃음소리는 날카롭게 들릴정도로 고양되어 있다.
"..............."
여학생의 얼굴엔 그 어떠한 표정도 떠올라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렇게, 무감정한 듯한 시선으로 동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휙
휘릭
사르륵..
옷이 풀어헤쳐지는 소리가 잠시동안 방안에 퍼졌다. 그리고는...
자신이 입고 있던 교복이며 양말을 벗어 던진 채 방안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친 후, 그녀는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쏴아아-
촤아아...
김이 서릴정도로 후끈한 물줄기들을, 머리카락에 적시면서, 가슴에 적시면서, 신체의 온 몸으로 받으면서 여자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탄식조로 중얼댔다.
"언제쯤.........."
초등학교 1학년생. 8살인 정찬은, 점심시간의 쉬는 타임에,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친구들은, 오늘엔 반드시 그의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듯, 어린애 특유의 드센 고집이 엿보이는 표정들을 만면에 띄운채 그를 중심으로 원형의 포진을 짜놓고 있었다.
정찬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깨를 으쓱하더니 난처하다는 표정을 머금고 있다가,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애한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왜 이러는데?"
그의 질문을 받은 남자애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요새 도대체...어딜 가는거야?"
"응?"
정찬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를 빤히 바라보자, 이번엔 다른 남자애가 물었다.
"너말야, 학교 끝나고 요새 어딜 가는거냐구. 놀자고 불러내려 해도 바쁘다면서 빠지구...씨이...."
이 자리에 있는 애들 중 유일하게 있는 여자애 한명도 맞장구를 치면서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그래. 요새 어딜 그렇게 돌아다녀 너. 같이 좀 놀자. 뭐가 그렇게 바쁜거야?"
친구들은 그를 이해할수가 없었다. 정찬이는 분명, 자기들과 잘 어울리는, 마음 잘 맞는 친구. 같이 어울리기에 더없이 좋은 녀석이다.
그런 친구가, 이상하리만큼 요샌 시간을 못 내주고 있다. 방과 후에 같이 놀이터에 가서 놀자고 해도, 그는 항상 빠진다.
무언가 급한 일이 있는 듯, 선약이라도 있는 듯이...
친구들은, 그런 정찬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고, 오늘이야말로, 대답을 들을려고 다들 작심하고선, 그를 이렇게 몰아붙이는 것이다.
"....별거 아냐...그...아는 누나가 있는데...부탁을 좀 들어줄게 있어서...그 누나 집에 가는거야."
"...누나?"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그의 말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자 정찬은 고개를 한번 크게 끄덕인다.
"응. 누나"
여자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묻는다.
"아는 누나라는건...니 누나는 아니구나. 그 누나는 몇살이야?"
정찬은 잠시 생각해보다 말했다.
"몇 살인지는 모르겠고...음...고등학생이야"
여자애는 본능적으로 물었다. 여자로서의 관심사랄까?
"예뻐?"
정찬은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자신이 할수 있는 한한 최대치로.
"응!! 진~짜!! 짱~~예뻐. 흐흣"
그의 말을 들은 여자애며, 남자애들은, 점차 관심이 깊어져갔다. 예쁜 누나라는 말에, 남자애들 역시 깊은 호기심을 담긴 눈동자로 그에게 시선을 보내며 재차 묻는다.
"그...그렇게 예뻐?"
정찬은 이젠, 흐흐 하고 히죽거리면서 자랑스레 말했다. 그 누나하고 자기가 아는 사이라는게 대단히 자랑스러운가 보다.
"어. 그 누나보다 예쁜 여자는...음..아직 살면서 못 봤어. 히히~"
여자애가 묻는다.
"니 누나보다?"
정찬은 인상을 약간 찡그렸다.
"울 누나는 아직 중학생이잖아. 예쁘다고 하긴 좀...암튼...그 누나는 그렇게 예쁘고...대단해..히히~"
"왜에?"
애들은 고개를 바싹 들이밀곤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정찬은 주위를 슬쩍 보더니 소곤거리듯이, 비밀을 말하듯이 목소리를 낮췄다.
"이건..너희들이 나랑 가장 친하니까 이야기해주는건데 말야..."
"응응...!!"
다들 호흡조차 낮추고 그의 이어질 말을 기다린다. 정찬은 목소리를 한껏 더 낮추더니, 엄청난 비밀을 말하는듯이, 자신이 말한 서두의 결론을 내놓았다.
"그 누나는....이 세상에서....제~~일루 쎄. 최강이야..!!"
"....뭐?"
애들은 인상을 저마다 찌푸렸다. 그런 친구들의 반응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정찬은 고개를 갸우뚱대다 다시 말했다.
"왜? 왜들그래? 안 믿어? 아냐 진짜야!! 이 세상에서 제일 힘센 누나라니까? 강하고..."
애들은 이젠, 그의 말을 더는 못 듣겠다는 듯이, 피식거리다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여자애는 까르르 웃기까지 했다.
"하하, 으헤헷~!! "
"킥킥, 흐흐흐!! 아..아이고.."
어딜 간지럽혀지기라도 했나, 웃음이 주체가 안 되는지 애들은 끅끅대며 웃었다. 정찬은 입술을 비죽이다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성주를 마주 바라보면서 볼멘소리로 툴툴댔다.
"내 말이 그렇게 뻥같아?"
성주는 그의 불만어린 표정을 시선에 담고선, 웃던 얼굴표정을 수습 후에 그에게 말했다.
"정찬아...니 말은 틀렸어"
"응?"
정찬은 무슨 소리냐는 듯, 성주를 바라봤다. 성주는 씨익 웃더니, 자신이야말로 진실을 안다는 듯이, 자신있게 말을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젤~~루 쎈 여자는 말야!! 바로바로~~!!"
"?"
친구가 뭐라고 말할지 심히 궁금한 정찬은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침까지 삼켜가면서.
이윽고 성주는 외쳤다.
"바로 그 누나야!! 춘 리!!"
...
...
...
".........뭐?"
정찬의 고개가 삐끗 하고 꺾였다. 하지만...그런 반응은 그뿐. 성주의 말에 모두들 동감한다는 듯, 나머지 애들은 모두모두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면서 성주의 말에 찬성을 표했다.
"맞아 맞아. 그 누나가 이 세상에서 젤로 쎈 누나야. 아니? 제일루 쎈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적어도!! 여자 중에선 제일루 쎌거야"
"응!! 확실해 그건!!"
애들이 확신어린 어조로 그렇게 말하자, 정찬은 기가 찼다.
아무리 자신들이 8살밖에 안 먹었다지만...알건 알아야 하는거 아닐까? 춘 리는....그 춘 리라는 여성은...
정찬은, 정말 자기 친구들은 못 말리겠다는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질 치다가 쭈욱 애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야....춘 리는....게임...캐릭터잖아...실존 인물이 아니잖아. 이 바보들아...."
그는 정말, 초등학생이라 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친구들에게 그리 말할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여자애가 빽 하고 소리질렀다.
"아냐!! 니 말은 틀렸어!! 춘 리 언니는 진짜로 있어!! 내가 봤어!!"
"..봤다고?"
정찬은 인상을 쓰더니, 다시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떤 여자가 춘리라는 캐릭터 옷만 입은거겠지...무슨...춘 리가 얼마나 센데....발로 자동차도, 벽돌도 깨부시는게 춘리야. 그게 말이 돼? 물론..내가 아는 누나는 할수 있을것 같지만..."
그는 부정했지만, 다른 친구들이 여자애를 옹호했다. 말인즉슨, 그들도 봤다는 것이다.
말다툼은 점차 번졌고 언성들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서로의 의견을 우기기 시작했다. 하지만...말싸움의 양상은 4:1....
자기가 아는 누나는 실존인물이고, 그 누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세다고 말하는 정찬.
춘 리 역시 실존하고, 그 여자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강할거라고 외쳐대는 친구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정찬은 점차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마침내 소리쳤다.
"에이씨!! 그래!! 너희들은 우겨라 우겨!! 하지만 이건 알아둬!! 너흰 잘못 알고 있는 거야!! 그 누나가 제일루 쎄!! 그건 사실이야!!"
정찬은 억지를 잘 부리지 않는 성격이란것을, 그리고 화도 잘 안내는 애라는것을 그의 친구들은 알았다.
근데, 막상 그가 이런 식으로 나오자,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릴수밖에.
여자애는 호기심이 담긴 눈초리로 물었다.
"그 언니...진짜루 그렇게 세?"
정찬은 씩씩거리다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그래!! 엄~~청 쎄!! 그 누나는 맘만 먹음 수갑도 그냥 끊어버린다구!!"
수갑이 철로 만들어졌다는것쯤은 왠만한 어린애도 다 아는 사실. 친구들은 그의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성주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정찬을 보면서 말했다.
"그..그래!! 이렇게 하자. 우리가 그 누나를 만나보는거야"
"..너희가?"
정찬은 성주를 보았다.
성주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넌 춘리 누나를 못만나서 모르겠지만, 니가 소개해줘서 우리가 그 누나를 만나면, 우린 둘 다 알잖아. 그러니깐, 누가 더 센지 우리가 판단해볼수 있잖아. 히히~"
친구의 생각이 맞다고 느낀 정찬. 그도 이젠, 오기로라도 궁금해졌다. 자기가 아는 한, 그 누나보다 강한 여자는, 아니, 강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근데 이리도 우겨대는 친구들때문에 화가 날대로 났으니..
그 누나와, 친구들을 만나게 해야겠다고, 정찬은 마침내 결심했다.
"좋아! 그러자구!! 만약 내가 이기면, 너희는 하루동안 내가 말하는거 다 해줘야돼? 청소당번도 바꿔주고!!"
애들은 호기롭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찬 역시 같은 조건하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은 성립되었다.
방과 후에, 그 누나네 집에 갈거니까, 같이 가자고, 정찬은 말했고,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딱히 별다른 약속같은게 없었던 애들은, 그의 제안을 막바로 수락했다. 그리고....수업이 끝났다...
<최강의 다리 = 최고의 각선미 ?>
"그 누나는 어디에 살어?"
성주가 물었고, 정찬은 앞을 보며 걸어가면서 간단히 말했다.
"이 근처야. 안 멀어"
이번엔 여자애가 묻는다.
"그 언니가 집에 있을지 어떨지 어떻게 알아?"
정찬은 재차 대답해줬다.
"있어. 확실히"
여자애는 다른 것을 물었다.
"그 언니네 집에 부모님이 계시면 어쩌지?"
정찬은 걱정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걱정마. 그 누나는 혼자 살거든"
조막만한 키를 지닌 애들 다섯이서 나란히 걸어가다가, 마침내, 어느 한 집에 멈춰섰다.
정찬이 걸음을 멈추고 집 앞에 서자, 성주와 아이들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속으로 중얼댔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자취 많이 하는 동네인데....."
확실히, 정찬이 안다는 그 누나는 여기서 혼자 살고 있나보다. 정찬은 벨을 누르려다가, 철문의 문고리를 잡고 당겨보았다. 그러자..
끼익
철문이 쇳소리 특유의 소음을 얕게 내면서 빙글 돌려지자 정찬은 약간 놀랐다.
"어어?"
그냥 혹시나 싶어서 문고리를 돌려본건데, 문이 잠겨 있지가 않은 것이다.
"열려 있네?"
문 손잡이가 그냥 빙그르르 하고 돌아간게 보여지자 성주는 그렇게 말했고 애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여자애, 미정이가 정찬을 보며 물었다.
"그래두..벨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거 아냐? 괜찮을까?"
정찬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아냐..괜찮을거야. 이것저것 깊이 따지는 누나가 아니야. 되게 씩씩해. 어떻게 보면 남자같아. 짱 멋있어"
"헤에..."
사내같아 보인다면서 엄청 예쁘다는 언니. 미정은 기대가 안될래야 안될수가 없었고, 이젠 눈망울을 빛내면서 계속 생각을 굴렸다.
" 그 언니랑...춘 리 언니랑 누가 더 예쁠까?"
그런 생각에 잠시 잠겨 있는데, 뒤에 있던 남자애 한명이 미정의 등을 살며시 어루만지면서, 정찬을 보고 말했다.
"그럼, 그냥 들어가보자. 그리고 나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면 반갑게 맞아주겠지 모"
"..그래 그러자"
정찬은 고개를 끄덕이고선,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입을 열었다. 목소리를 좀 돋우어서.
"누나, 있어요?~ 저 왔어요~~"
자취집이란건, 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한 두명이 거주하기에, 결코 클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아는 누나가 사는 이 집도, 일단 들어서기만 하면 한 눈에 다 보인다.
안으로 들어오면서 동시에, 우측의 벽면에 위치한 침대가 떡 하고 보인달까.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정찬이 자연스레, 방안의 모든 정경을 가장 먼저, 시야에 담을 수 있었고..그는...보았다.
"어..."
있었다. 있긴 있었다. 만나고자 하는 누나가, 그 누나가, 확실히 방 안에 있었다.
그런데....
Z.....Z......
자고 있었다. 누나는 잠들어 있었다.
"...자네?"
정찬은 생각 중이었다.
만나고자 하는 누나가 있긴 있다. 근데...자고 있다면...그냥 가야 예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쯤엔, 친구들도 이미 다 들어선 상태였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다음에 볼래?"
정찬은 고민하다가 성주와 아이들을 바라보았고...
성주도 잠시동안 생각하다가...이윽고 말했다.
"그....그럼...얼굴만 보고 가자!! 그렇게 강한 누나라니...얼굴이 궁금해졌어. 어떻게 생겼는지만이라도 보고 싶어..."
성주는 얼굴을 슬쩍 붉히고 있었다. 정찬은 속으로 키득였다.
"짜식....사실은 예쁘다고 내가 말해가지고 보고 싶은거잖아. 솔직하지 못하고. 키키..."
정찬은 잠시 큭큭대면서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다가, 얼굴만 보고 갈거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그는 친구들을 이끌고선...신발을 벗고, 누나의 방에 들어섰다.
타박 타박
조막만한 발사이즈를 지닌 애들 다섯이, 침대에 누워 있는 한 여자에게 다가갔다.
여자의 앞머릿결은 상당히 길었다. 머리칼 자체는, 뒤쪽은 어깨까지 온다지만, 앞머리가 온통 흘러내려져 있어, 야성미가 넘쳐흐르는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잠들어 있는 그녀는, 배를 바닥으로 가게 한채, 고개는 왼쪽으로 틀어 베개 위에 머리를 뉘여놓은 형국을 취하고 있었다.
여자는 이불을 덮고 있었는데, 분명 이불을 덮었음에도, 그 이불이 얇아서 그런 탓인지는 몰라도, 몸의 굴곡이 훤히 느껴질정도로 곡선의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정찬과 친구들은, 아직 어린 나이여서, 음심이 동한다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야릇한,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여성적 매력은 분명히 인지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정도로, 잠들어 있는 여학생에게선 아찔할 정도의 아름다움이 느껴져 오고 있었다.
"아....너무 이쁘다...."
정찬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갑자기...
"엇!!"
갑작스런 감탄사에 놀란 정찬.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그역시 놀랐다.
왜냐면, 자기들을 제외한 친구들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이채 어린 눈길로 잠든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성주가 중얼대었다.
"이....이 누나는...."
정찬이 놀라서 그에게 물었다.
"아는 누나야?"
그러자 그들 모두는, 정말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미정이가 귀엽게 웃으면서, 입가에 웃음을 한껏 머금은채 외쳤다.
"이 언니야... 이 언니가, 우리가 말한 그 언니야. 춘 리 언니!!"
"!!"
정찬은 놀랐다. 그리곤 그역시, 누나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그럼~!!"
다들 고개를 마주치곤 조그맣게 외쳤다.
"같은 사람?!"
정찬이며 성주, 그리고 애들은,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가면서, 잠든 여학생의 얼굴을 면밀히 살피고는, 이윽고 결론에 도달했다.
정찬이 아는 누나와, 자기들이 아는 여자는 동일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말 신기해서, 한동안 그렇게 잠든 여자의 얼굴만 계속 바라보았다.
그러다가..성주가 정찬을 보며 물었다.
"너...이 누나..어떻게 알게 되었어?"
정찬은, 누나를 알게 된 계기를 말해주었고, 동네에서 항상 애들이며 학생들을 괴롭혀대던 패거리를 이 누나가 작살내놨단 대목에선, 역시 !! 하면서 그녀의 무용담에 환호했다.
그러다가.... 여자애는, 잠든 언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정찬과 성주, 애들을 보며 소곤거렸다.
"근데...춘 리 언니는...잠을 되게 깊게 자네?....그런것 같지?"
의식이 얼마나 깊이 떨어진채 잠들어 있는지, 눈꺼풀을 깔아내리고 있는 여자의 표정은, 정말 어떻게 보면 어두워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애들은, 왠지 모르지만, 잠든 여자의 표정에서 슬픔을 느낄수 있었다.
뭔가, 대단히 힘든 일, 괴로운 일같은 것을 심적으로 겪다가 잠들어 있는 표정이랄까...
그런 표정을 얼굴에 띄운채 잠들어 있는 여자를 보면서, 애들은 왠지 좀, 자신들도 우울해진다는 느낌이었다.
이토록 예쁜 얼굴에, 그처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서, 무슨 걱정이 이다지도 많아 보이는 표정일까.
온갖 고민을 다 지닌 채 수면에 든 여자같다.
그렇게 다들 우울해 있는데, 이 일동에서 가장 활발하고, 돌려 말하면 개구쟁이인 성주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아마 이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 그랬을것이다.
"저..저기 나말야.. 궁금한게 항상 있었어"
"? 뭔데?"
애들은 모두 성주를 바라봤다. 성주는 다시, 씨익 웃으면서, 잠든 채 누워 있는 여자의 다리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춘리 누나는 다리가 엄청 쎄잖아. 다리 힘이 말야. 막 차도 때려부시고. 가볍게"
다들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여줬다. 성주는 이어 말했다.
"춘리 누나도...보통 사람이랑...다리가 똑같을까? 뭔가 좀...다른게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말이야"
보통 사람의 다리로는 절대로 할수 없는 일을 춘 리라는 여자는 한다.
그녀는 그 강한 각력으로, 백열각도 쓰고, 상대도 우습게 날려버리며, 바위도 쪼갤것 같은 힘을 뽐낸다.
그렇다면....뭔가 틀린게 있지 않을까? 겉보기엔 이래도...실제로 만져보면, 다리가 무쇠로 만들어진 건 아닐까? 아니면 온통 근육으로 되어 있진 않을까?
성주는 그게 항상 궁금했었다. 물론 문화제 때 이 누나를 보긴 했지만, 그땐 알아볼 새가 없었다. 그녀의 화려한 백열각 난무는 그의 어린 마음을 완전 사로잡았고, 혼을 다 빼놨었으니까.
하지만...지금, 그 누나가, 자신의 눈 앞에 있다. 그리고...잠들어 있다. 어디에 갈 일은 없는 것이다.
성주의 질문을 받은 애들은, 갑자기 자신들도 그게 무척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정찬이 조차도, 누나가 항상, 자길 묶어달라고만 해서 묶기만 해봤을 뿐, 누나의 다리를 막 더듬어보고 해본 경험은 없다. 그러니 그도 입장은 같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성주의 호기심에 완전 넘어간 애들은...모두 한마음이 되어, 춘리 누나(미정에게는 언니)의 다리를 관찰해보기로 뜻을 모았다!!
"깨어 있을땐 누나가 허락 안해줄지도 몰라. 역시 지금 몰래 만져봐야돼!!"
성주의 의견에, 미정은 약간 걱정스런 음색으로 물었다.
"언니가 깨어나면? 어쩌려고? 춘리 언니 화나면 무서울거 같은데..."
성주도 그게 약간 두려운 듯했지만, 정찬이 대신 입을 열었다.
"아냐..지금 보니 꽤 깊이 자는 타입같아. 안 깰거라고 믿자. 만약 깨어나면...내가 책임질께. 이미 내가 너희들을 데려오고 방에 들어선걸?"
정찬의 말에 다들 고마워하면서...이윽고 미정이가 나서기로 했다.
행동력은 남자애들이 더 있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도 성주와 정찬이가 더더욱 그런 편이지만, 상대는 여자이기에, 미정이 움직인 것이다.
미정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침대 위로 올라가선, 잠든 여자의 발 밑가쪽을 덮고 있는 이불 끝을 슬그머니 들춘 후에 안쪽으로 고개를 쓱 디밀었다. 그리고는...
"꺅!!"
미정이 낮은 비명소릴 내자, 애들은 놀라서 물었다. 물론 목소리를 낮춰서.
"왜 그래?"
미정은 잠시 부들부들 떠는 듯하다가, 고개를 다시 Y 하고 뺀 후에 애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녀의 표정엔 놀란 감정이 가득했다.
"춘 리 언니....아무것도 안 입구 있어어...."
"...뭐?"
나이들이 나이인지라, 성적으로 흥분할만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황할만한 일이긴 했다.
다들 우왕좌왕. 어쩌면 크게 혼날지도 모르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성주가 고민하다가, 힘있게 말했다.
"괘..괜찮아...미정아. 그...종아리만 다 드러나게 하면 되잖아. 누나 다리쪽만 드러나게 이불을 들춰줘. 알았지?"
"으응"
미정은 그것도 부끄러운지(자기도 여자니까) 약간 고민하는듯하다가, 이윽고 조심스레, 잠든 여자의 다리가 드러나게끔 이불을 들추기 시작했다.
사라락
이불보가 걷어지고, 누워 있는 여자의 하체가 거의 훤하게 드러날 정도가 되자, 애들은 다들 침을 꼴깍 삼켰다.
"!!"
부드럽게 뻗친 곡선.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얀 맨살결. 하지만, 약동하는 생명력이 휘돌기에, 붉은 빛깔이 어려 아름다운 대비조를 이루고..
그 흰색과 붉은 색의 절정은, 천장쪽을 바라보게끔 되어져 있는 두 발바닥에서 나타났다.
뒷꿈치에서 아치에 이르렀다가, 상박쪽으로 이르르면서 빚어지는 연한 U자의 곡선.
그 모양선을 눈에 박을듯이 아로새겨넣다 보면, 검지손가락이 되었든 어느 손가락이 되었든, 그 선을 따라 가면서 손가락의 지문으로 더듬어보고 싶다는, 감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치솟는다.
가지런하게 뻗치고 끝에 꽃망울이 둥글게 퍼진듯이, 동그랗게 무르익어 있는 적빛의 발가락들은, 그 발의 주인된 사람의 심장이 힘차게 맥동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더없는 증거일듯 하다.
비록 이불보를 더 들추지 못하기에, 이 이상 볼 수 없는게 아쉽지만, 이런 흐름의 선이라면, 굳이 골반을 볼 필요도, 상체를 볼 이유도 없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이미, 잠들어 있는 이 여인은, 여체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뽐내고 있기에...
"...우...우와아...너무....예쁘다..."
좋아하고 동경하는, 강한 여자의 각선미며 발의 모양의 생김생김을 보고 그에 완전 매료되어버린듯, 애들은 넋빠진듯한, 그리고 황홀한 표정으로 그렇게, 자신들의 심경을 중얼거렸다. 아마 자신들이 지금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고, 감탄적인 말을 내뱉었을 것이다..
꿀꺽
성주는 침을 삼키고선, 미정이에게 한가지를 더 부탁하기로 했다.
"미..미정아..."
"으응?"
누워 있는 언니의 발바닥을, 예쁘기 그지없다고 생각하면서 미정은 바라보다가, 성주가 부르자 고개를 들었고..
"그...누나...종아리좀 만져봐줄래? 쓰다듬어도 봐주고..."
미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왜에?"
성주는 다급하게 말했다.
"그...말했잖아..궁금해..춘리 누나의 다리는 튼튼할지...말랑말랑할지...말야...보통 사람이랑 틀린게 있나 싶어서..."
"응...그래"
미정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얼른 승낙했다.
자신은 이 언니의 몸을 막 만져볼수 있는것이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자기는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이 언니의 몸을 더듬어볼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미정은, 그 부탁을 얼른 승낙한 후에, 두손을 뻗어, 여자의 종아리를 살금살금 쓰다듬어보았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조심조심 찝어보기도 하고...
그러자...
"와..아...너무 부드러워....찹쌀같애....말랑말랑...."
언니의 피부만도 이미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만져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다. 미정이 아마 중학생만 되었어도, 이런 피부를 소유한 여자라니, 부러워 죽을 맛이었을 테지만...아직 어린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지작 만지작
"...어때?"
여자의 다리를 열심히 만져보고 주물러보고 하는 미정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모두들 입을 모아 물었고..
미정은 활짝 웃더니, 모두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에헤헤...너무 기분좋아. 이 언니...피부 넘 좋아. 아기 피부같애"
"저..정말? 딱딱하다거나...그런거 없어? 안 느껴져?"
성주는 물었고 미정은 다시 고개를 끄덕여줬다.
"응!! 되게 부드러워. 매끄럽구. 히힛~ 이 언니가 내 친언니면 너무 좋을텐데..암튼....똑같아. 사람 다리야. 피부가 더 좋고..음...말랑말랑하고...그게 다야. 이 언니의 다리는"
"그..그렇구나..."
성주는 고개를 잠시 숙이고 있다가, 미정을 쳐다보며, 진지하게 한번 더 부탁할듯한 표정을 얼굴에 띄었다.
그리고 그는....입을 열기 시작했다.
"미..미정아..."
"아아?"
미정은 다시 고개를 돌렸고...성주는, 떠듬떠듬 말을 이었다.
"그...하나만...딱 하나만...더 들어줄래?"
"뭔데에?"
미정은, 친구가 또 뭘 부탁할까 궁금해서 그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봤고...성주는, 여전히 떨면서 말을 했지만...정말 이건 궁금하다는 듯, 꼭 해줬으면 한다는 듯한 표정을 잔뜩 지은 채, 결국 부탁의 말을 했다.
"춘리 누나도...간지럼을 탈까?"
"응? 간지럼?"
미정이 눈을 크게 떴고, 정찬과 친구들도 그를 확 돌아보았다.
성주는, 이미 시작한 말, 부탁,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듯, 긴장을 잔뜩 했으면서도 재빨리 말을 이었다.
"응!! 꼭 해보고 싶어. 간지럼 태워봐주라. 춘리 누나...발바닥에"
"타...타지 않을까? 살결이 이렇게 부드러운걸?"
미정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잠든 언니의 종아리를 쓰다듬어보다가, 발바닥을 시야에 담고선 그렇게 성주에게 물었다.
하지만 성주는, 미정에게 재촉했다.
"아..아냐. 혹시 모르잖아. 춘리 누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구. 안 탈지도 몰라. 그리고..타던 안 타던, 만져보고 싶지 않아? 내가 보기엔 그 발, 짱 부드러워 보이는걸? 그런 발바닥이라면, 꼭 만져보구 싶어. 쓰다듬어보든....어떻게 하든.."
성주의 말을 듣고선, 미정도 갑자기, 춘리 언니의 발바닥을 만져보고 싶어졌다.
"흠..헤헤. 그럼 그럴까?"
미정은 배시시 웃었고, 성주도, 그리고 성주의 호기심에 져버린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가 행동에 나서줄것만을 기다렸다.
"흠...히힛. 좋아. 해보면 되지 뭐"
미정은 생긋 웃더니,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뻗었다. 그리고 그걸 1자로 직선되게, 아래로 내리고선, 누워 있는 언니의 왼쪽 발, 정확히는 발바닥의 아치 부근에 점차 손길을 내리기 시작했다.
쓰윽
고사리같은 손가락이, 잠든 여인의 발바닥을 긁기 바로 직전이었고...
꿀꺽
애들은 모두 침을 삼킨 후에, 잠든 여인의 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과연 저 발가락이 꼼지락거릴지, 꼼짝도 안 할지, 아니면....그 외의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들은 최대한, 할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으로 눈들을 치떴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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