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암컷이 되어 그를 받아들였던 그날이후 난 철저히 그의 소유물이 되어 그에게 길들여지고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일상의 모든 것은 그에게 보고되었고 사소한 하나하나의 행동까지 그의 허락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정복한 암컷의 복종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했고 난 그런 스물다섯 연인을 기쁘게 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주인님... 으로 시작되는 그리움의 편지는 매일 아침 그의 곁에 쌓여갔고 그가 소유할 수 없었던 지난 밤 동안의 일상과 그 시간동안 얼마나 그를 그리워했는지를 긴 글로 담아내고 있었다. 때론 그의 품에서 타올랐던 열정의 기억에 잠 못 들었던 긴 밤의 그리움이 그를 기쁘게 하기도 했었고, 또 때론 남편에게 허락해야 했었던 잠자리의 미안함이 조심스레 담겨지기도 했지만 그는 내 모든 걸 알고 싶어 했다.
“모텔 갈 준비하고 공원으로 나와.”
예술회관이 자리한 기다란 공원은 초여름 햇살이 가득 한 한가로운 풍경이었지만 그를 기다리는 내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어제 밤처럼 남편과의 잠자리가 있었던 날이면 어김없이 그의 부름을 받아야했고 그때마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따르기 어려운 복종들이 강요되곤 했다. 하지만 난 그런 스물다섯의 연인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가 소유할 수 없었던 그 시간 동안 그가 받았을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만 싶었다.
아늑한 우리만의 공간에는 초록의 공원 가득 눈부셨던 햇살대신 잔잔한 촛불이 탁자위에 밝혀졌고 언제나처럼 그는 소파에 앉아 그가 좋아하는 커피를 음미하며 내게 음란한 암컷의 몸을 드러내라 말하고 있었다. 그의 커피향이 둘만의 공간에 은은히 퍼지는 동안 난 그의 앞에서 성숙한 서른의 알몸을 천천히 드러내고 있었고 하나씩 옷가지가 벗겨질 때마다 촛불은 출렁거리며 타올랐다.
그가 손가락을 들어 가볍게 한바퀴 돌렸고 벌거벗은 내 몸은 마치 그의 인형이 된 것처럼 천천히 그의 손가락을 따라 돌아갔다. 그는 여전히 커피를 마시며 자신의 소유물을 감상하고 있었고 난 흔들리는 촛불처럼 연인과 주인사이에서 흔들리는 내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손가락이 까닥였고 그제서야 난 그의 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내 목엔 다시 암컷의 목걸이가 채워졌고 내 마음속엔 연인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는 절대적인 주인이 되었고 이내 목걸이를 잡아채며 물었다.
“네가 누군지 얘기해 봐.”
“전 주인님의 여자 아니 주인님만의 암컷이에요.”
그가 원하는 대답이었지만 난 여전히 그만의 암컷이 될 수 없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고 그도 여전히 자신만의 여자를 완전히 소유하고픈 스물다섯의 남자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심문처럼 집요한 질문들. 난 그가 묻는 대로 지난밤의 체위를 보이기도하고 신음을 흉내 내기도 하며 그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의 기복을 설명해야 했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 그가 아닌 다른 남자와의 성행위를 묘사해야 했던 난 마치 창녀가 된 듯한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그 순간에도 당신만 생각했어요. 사랑해요.”
참아왔던 눈물이 흘러 내렸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내게 집착하게 만들었을까. 처음부터 한 남자의 아내였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새삼 이제 와서 상처받은 소유욕에 이토록 분노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난 그의 눈빛에서 지극한 애정을 읽을 수 있었고 잔잔히 퍼지는 미소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자신을 책하고 있는 상처받은 연인이었고 그의 슬픔이 내게 전해지고 있었다.
“그랬었니? 그 순간에도 나만 생각하며 견딘 거야? 잘 참았어. 아가야.”
상처받은 그가 오히려 날 위로하고 있었다. 눈물을 닦아주고 보듬어주는 그에게 안겨있노라면 난 마치 지난밤 어둠속에서 강간을 당하고 이제야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 위로를 받는 듯한 환상에 빠지곤 했다. 아니 이 순간 우리에겐 사실이었고 난 더럽혀진 내 몸을 보듬어주는 그에게 미안하단 말밖에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 서글펐다. 다시 흐르는 눈물을 보이기 싫어 그를 꼬옥 안았다.
“믿어줘요. 당신이 믿어주기만 한다면 뭐든 할게요. 미안해요. 아파하지 말아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가 허리띠를 풀렀고 난 그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의 옷들을 가지런히 개켜 소파위에 올려놓고 그의 성기에 입맞춤을 했다. 그의 성기를 부드럽게 애무하던 입술이 그의 성기를 따라 내려가는 동안 그의 눈은 지긋이 감겨졌고 입안으로 그의 작은 알들이 하나씩 들어와 촉촉한 혀끝에 감싸지고 굴려질 때마다 그의 입에선 뜨거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의 성기는 어느새 맑은 애액을 흘리며 단단해져 있었고 까맣게 빛나는 젖은 음모사이로 우뚝 솟아 더욱 섹시해 보이는 분홍의 성기가 내 입술을 원하고 있었다. 가볍게 벌어진 입술사이로 그의 성기가 미끄러지듯 들어왔고 입 안 가득 느껴지는 그만의 향이 날 흥분시키기 시작했다. 때론 빠르게 또 때론 깊게 입 안을 오가는 그의 성기는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마침내 입 안 깊숙이 밀고 들어온 분홍의 성기는 하얀 정액을 뜨겁게 뿜어냈다.
“아... 희야.”
그가 절정을 느꼈고 그 절정의 순간에 내 이름이 불려졌다. 그것만으로도 그의 성기가 깊숙이 목젖까지 다다랐을 때의 타는 듯한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입 안 가득 뿜어진 그의 정액이 삼켜질 때의 아린 그 갈증을 인내할 수 있었다. 아직 그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그는 날 다시 보듬어주었고 정액 향 가득한 내 입술에 그의 커피 향이 스며들고 있었다.
“잘했어. 아가야. 네가 내 암컷이라는 게 자랑스러워.”
그의 입맞춤에 내 눈은 스르르 감겨졌고 아련히 밀려오는 나른함에 온 몸을 맡긴 채 그의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커피 향 가득한 그의 혀가 입술사이로 파고들었고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는 유두가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가 절정을 느끼는 동안 흥건히 젖었던 꽃잎 사이로 그의 중지가 깊게 들어와 미끌거리는 질 벽을 따라 작은 원을 그리며 돌아가기 시작했고 조금씩 원이 커질 때마다 그를 부르는 내 뜨거운 신음도 커져만 갔다.
“그래 예뻐 아가. 넌 정말 예쁜 암컷이야. 널 자랑하고 싶어.”
그는 애액에 흥건히 젖은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촉촉이 그리며 나직하게 귓가에 속삭였다. 바르르 전율 같은 떨림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커튼을 열었고 눈부신 햇살이 침대 위 벌거벗은 내 몸을 비추었다. 그는 내게 창을 향해 다리를 벌리도록 명령했고 벌어진 다리사이로 앞 건물의 커다란 창문과 그 뒤에 이어선 아파트의 베란다들이 눈에 들어왔다.
“뭐든 할 수 있다고 했지? 네가 내 암컷이라는 걸 모두에게 알릴거야.”
이어 포개어진 그의 손가락은 꽃잎을 헤치고 미끄러지듯 질속으로 들어왔고 숨 막힐 듯한 흥분에 외마디 신음이 흘러나왔다. 깊게 파고들어 넓게 펼쳐지는 손가락의 꽉 찬 느낌에 숨이 멈추는 듯 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내 몸은 자꾸만 그의 품을 파고들고 있었다. 그의 속삭임은 계속 날 흥분시키고 있었고 창 넘어 그 누군가가 보고 있을 내 꽃잎은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나만을 위한 네 보지를 활짝 벌리고 자랑해 봐.”
“지금 네 보지가 얼마나 벌어져있는지 모르지? 내가 알려줄게 느껴봐.”
“아아 어쩌면 좋아. 못 참겠어. 못 참겠어요.”
이내 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난 그 누군가가 볼 수 있는 그곳에서 그의 품에 안긴 채 지난 밤 경험하지 못했던 황홀한 오르가즘의 환희를 느꼈다. 절정의 여운은 가벼운 경련처럼 벌거벗은 내 몸을 움찔거리게 했고 아련한 몽롱함은 짙은 안개처럼 내 의식을 감싸고 있었다. 창을 향해 벌려진 꽃잎사이로 흘러내리는 애액이 그의 손가락을 타고 입술사이로 들어왔고 황홀한 여운 속에서 난 갓난아이처럼 그의 손가락을 빨았다.
“그래 아가. 네가 흘렸던 보지물이야. 맛있게 먹어.”
“꼭 아가 같아. 보지 털만 없으면 정말 내 아가 같을 거 같아.”
그의 속삭임에 조금 전 느꼈던 흥분의 단편들이 되살아나고 있었고 뜨거운 신음이 애액으로 적셔진 입술사이로 다시 흘러나왔다. 그는 햇살이 되어 내 안으로 들어왔고 방금 전 느꼈던 절정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내 몸은 빠르게 흥분되고 있었다. 또 다시 절정의 환희가 우리에게 찾아왔고 그가 원하던 대로 난 그의 정액을 머금은 꽃잎을 활짝 벌린 채 햇살가득 한 침대에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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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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