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농락 당하는 미녀
바야흐로 다시 쿄오코의 삭모 의식이 진행되려는 찰나, 위스키를 단번에
비운 아케미가 가와다에게 말했다.
"좀 전에 반항한 벌로 먼저 관장을 해주면 어떨까? 그렇게 하면 이 당수
언니가 좀더 얌전해질 것 같은데."
쿄오코는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고 고개를 떨구었다. 동생 미츠코가
이 악마들의 포로만 되지 않았다면 혀를 깨물고서라도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그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쿄오코는 그저 몸을 경직시키고 그들의
포학한 학대를 견디는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제 싫다는 소리는 못 하겠지. 어때?"
긴코가 담배 연기를 쿄오코의 얼굴에 내뿜으면서 말했다.
"시즈코 부인도 이리로 초대하시지 않겠습니까?"
가와다가 다시로에게 제안했다.
"쿄오코가 처벌을 받는데, 시즈코 부인은 처박혀있다면 불공평하지 않겠습니까?
부인도 공범이잖아요."
가와다의 계속된 설명에 다시로가 암 그렇지 하며 빙긋이 웃었다.
"그럼, 시즈코 부인도 이리로 끌고 와."
"부탁이에요. 더 이상 부인을 노리개로 삼지 말아줘요. 제발 부탁이에요."
쿄오코가 눈물을 비치며 가와다에게 애원하였다.
"그래? 그럼, 부인의 관장 분까지 네가 받겠다는 거야? 두 사람 분이면 60cc나
되는데 불만 없겠지."
가와다가 입술을 핥으면서 쿄오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쿄오코는 다시 눈을
내리깔고 어깨를 들썩였다.
쿄오코는 이미 인간적인 감정은 던져버리자고 마음먹고 있었다.
"저는, 저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미츠코와 부인만은……."
뒷말은 목이 메어 흐려지고 격한 오열이 뒤를 이었다. 그 곁에 미츠코도
필사적으로 두 다리를 딱 붙이고 고개를 떨군 채 흐느꼈다.
"좋아, 미츠코와 시즈코 부인을 술안주로 삼는 것은 봐주지. 그 대신 너는
우리들과 하자쿠라단의 말에 절대복종 하는 거야. 알았지?"
가와다가 탄력 있는 엉덩이를 두드리며 말하자 쿄오코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준비를 해야지."
아케미가 술에 취한 걸음으로 휘청거리면서 여러 가지 지시를 했다. 커다란
테이블이 옮겨져 왔고 그 위에 청죽을 매단 쿄오코가 묶였다. 쿄오코는 본능적으로
다리를 움츠리고 옆으로 몸을 엎드리려고 했다.
"무슨 짓이야!"
아케미가 쇠사슬에 매여 있는 청죽을 끌어당기며 호통을 쳤다. 쿄오코는
허벅지를 꼭 닫고 흐느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정말 미츠코에게 대신 시킬까?"
아케미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가와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다가왔다.
"헤헤헤, 쿄오코 언니 사랑스러운 동생을 구하고 싶으면 반항하면 안 되지.
네가 당수를 써서 실컷 난동을 부렸잖아, 이제 깨끗하게 단념하시지."
쿄오코의 두 다리에서 이내 힘이 빠졌다. 아케미와 긴코의 손이 쿄오코의
발목에 뻗쳤다. 마침내 쿄오코의 늘씬한 두 다리가 좌우로 활짝 벌어지고 말았다.
쿄오코의 아름다운 얼굴이 불같이 빨개졌다.
"자, 청죽을 끌어올려서 이년을 거꾸로 들어올려."
아케미의 명령에 여자들이 영차, 영차! 하고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쿄오코의
살집이 풍만한 두 다리가 그에 따라서 위로 끌어올려져 갔다.
"아아―."
쿄오코는 테이블 위에 누운 채 양 발목이 높이 위로 올려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후……, 꼴 좋군."
긴코가 테이블 위의 쿄오코에게 말했다. 오랏줄에 꽁꽁 묶여 잘록해진 쿄오코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튕긴 긴코는 힐끗 곁에 서 있는 미츠코 쪽을 보았다.
흑진주처럼 아름다운 미츠코의 눈은 안개처럼 눈물이 고여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제발 언니를 용서해주세요, 하고 애원하는 그 반짝이는 미츠코의 눈을 봐도
긴코는 아무런 감정도 일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 그뿐 아니었다. 소녀가 아름답고
가련할수록 오히려 더 괴롭히고 싶은 도착적인 심리로 변해갔다.
긴코의 눈에 잔인한 그림자가 어리며 미츠코에게 말했다.
"이봐. 네 언니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60cc의 관장을 받게 될 거야. 구해주고
싶지 않아?"
미츠코는 긴코의 그 말에 매달려 체면 따위를 생각지 않고 애원했다.
"부탁이에요 언니를, 언니를 구해주세요!"
긴코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래. 그럼 언니를 생각하는 동생의 마음을 갸륵하게 생각해서, 언니에게
이제 놓을 60cc의 관장을 30cc로 줄여주지. 그 대신. 줄여준 30cc는 네가 맞지
않으면 안 돼."
그 말을 들은 미츠코의 얼굴에서는 일순간 핏기가 사라진 듯했다. 테이블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쿄오코도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그, 그런 짓을 미츠코에게 시킨다면 용서하지 않겠어. 약속이 틀리잖아!"
쿄오코는 청죽에 매달려 있는 두 다리를 비틀면서 울부짖었다.
"미츠코! 누군가가 꼭 우리를 구해주러 올 거야. 져서는 안 돼. 언니는 걱정하지
마! 기운을 내."
쿄오코는 필사적이 되어 미츠코에게 말했다.
그때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을 데리고 돌아왔다. 다시로와
모리다에게 호되게 닦달을 당한 시즈코 부인은 휘청거리는 발을 내디디며 지하실로
내려왔다. 부인의 허리에는 보라색의 훈도시가 동여매어져 있었다.
지하실에서는 미츠코가 쿄오코의 옆에 눕혀지던 참이었다.
"싫어, 싫어요! 아아, 언니 살려줘!"
미츠코가 두 다리를 버둥거리며 절규했지만, 쿄오코는 온몸이 테이블 위에
고정되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개새끼, 악마, 짐승, 미츠코까지."
쿄오코는 테이블 위에서 몸부림치면서 울부짖을 뿐이었다.
마침내 미츠코의 다리가 청죽의 양끝으로 벌려지고 말았다. 여자들이 재빨리
끈을 감았다.
"아아 어, 언니!"
미츠코의 온몸이 불기둥처럼 뜨겁게 타올랐다. 청순한 열 여덟 살의 처녀가
짐승이나 다름없는 인간들이 둘러보는 가운데서 그런 몰골을 당해야만 하다니,
쿄오코는 동생의 심정을 생각하자 미칠 것만 같았다.
에츠코와 마리는 미츠코가 묶이는 것을 보고 한시름 놨다는 듯이 가와다에게
말을 했다.
"어때요. 거기서 보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망이죠?"
실제로 그들이 앉은 위치는 미인 자매의 치부가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였다.
다시로와 모리다 사이에 한쪽 무릎을 세우고 움츠리고 앉은 시즈코 부인이
눈물에 젖은 눈을 가와다에게로 향했다.
"가와다 씨, 당신은 너, 너무, 너무 무서운 사람이야!"
시즈코 부인은 유연한 하얀 피부를 떨며 말했다.
"흥! 새삼스럽게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야. 너를 일부러 이곳에 데리고 온
것은, 저 테이블 위의 쿄오코 씨와 미츠코 양이 자신들이 관장을 당하고 배설을
하는 것을 부디 지켜봐 주셨으면 하고 성가시게 부탁했기 때문이야. 선배로서
비평해 주십사 하고 말이야, 후후후."
시즈코 부인은 좌우에 앉아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모리다와 다시로에게 필사적으로
애원하기 시작했다.
"부탁이에요. 쿄오코 씨와 동생을 용서해줘요! 제가, 제가 나빴어요"
시즈코 부인은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이 집에 잠입한 쿄오코가 악마들의
노리갯감이 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수 없었다. 쿄오코가이 같은 끔찍한
수모를 당하는 것도, 결국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시즈코 부인은 그들의 벌을
자신이 대신 받겠다고 애원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상류 사회 귀부인의 심성은 달라. 후후, 대신 벌을 받겠다?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
가와다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다시로 쪽을 바라보았다. 다시로가 옆에 앉은
모리다의 어깨를 찌르면서 웃었다.
"그럼, 부인. 이 두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떤 힘든 일도 견디겠다는
말이군."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턱에 손을 대고 얼굴을 위로 치켜올렸다. 시즈코
부인은 체념의 눈을 꼭 감고 살며시 끄덕였다.
"그럼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테스트해 볼까요?"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잡아서 일으켜 세우며 아케미에게 뭔가
귓속말을 했다. 그러자 아케미가 고개를 끄덕이고 구석의 핸들에 손을 뻗었다.
천장에서 쇠사슬 하나가 덜렁덜렁 내려오고 시즈코 부인은 쿄오코와 미츠코
앞에 매달리게 되었다.
가와다가 다시로와 모리다에게 간사한 미소를 지었다.
"사장님과 두목은 술을 드시면서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아케미, 긴코와
상의해서 이 부인에게 내릴 벌을 생각해볼 테니까요."
가와다, 긴코. 아케미는 어떤 수모를 당할지 몰라 잔뜩 얼어붙어 있는 시즈코
부인을 둘러싸고 뭔가 의견을 나누더니 이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부인의 귓가에
대고 얘기를 했다. 가와다와 긴코가 번갈아 부인에게 뭔가 말할 때마다 시즈코
부인의 갸름한 얼굴에 핏기가 오르며 탄식과 함께 고개를 젖히며 새빨개진
얼굴을 좌우로 흔들었다.
다시로와 모리다가 기다리기가 지루해졌는지 고함을 쳤다.
"너무 시간을 끄는군. 아직 의논이 끝나지 않은 거야?"
가와다가 다시로 일행에게 굽신 머리를 숙이고 시즈코 부인의 풍만한 젖가슴을
튕겼다.
"그럼, 부인, 알았지? 가르쳐준 대로 사장님과 두목에게 맹세하는 거야.
정말 간단한 일이잖아? 자, 시작해."
시즈코 부인은 얼굴을 들고 눈을 감은 채 입술을 조금 열었다.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드렸습니다. 도야마 시즈코는 오늘부터 심령을
다해 모리다파를 위해 여, 열심히 일할 것을 매, 맹, 맹세합니다……."
시즈코 부인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거기까지 말하고 오열하였다.
"후…… 부인도 꽤 온순해졌어. 훌륭해. 하지만, 그렇게 울면 예쁜 얼굴이
엉망이 되잖아."
긴코가 그렇게 말하며 손수건을 꺼내 시즈코 부인의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가와다가 다시로가 따라준 위스키를 입을 뾰족이 내밀어 마시고, 다시 시즈코
부인 곁으로 돌아갔다.
"그럼, 부인. 다음은 당신의 장기인 속곡(俗曲)을 사장님과 두목에게 들려주시지
않겠어?"
"허허 이 부인 노래도 잘 부르나?"
다시로의 말에 가와다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잘 부르는 정도가 아닙니다 속곡의 명창에게 사사 받은 어엿한 제자인 걸요.
속곡 뿐만 아니라, 고전 무용, 게다가 다도, 꽃꽂이 모두 일류입니다."
다시로는 큰배를 흔들며 기뻐하였다.
"그럼, 고전 무용은 다음 기회에 보도록 하고, 일단, 오늘밤엔 그 유명한
속곡이라는 것이나 찬찬히 들어볼까."
그러자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뺨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부인. 좋겠어. 다시로 사장님은 속곡에 취미가 있거든. 긴코와 아케미는
술자리 여흥으로 바나나 따윌 가지고 부인에게 엄청난 짓을 시키려고 했는데
얼마나 다행이야. 샤미센(三味線 : 일본 음악에 사용하는 세 개의 줄이 있는
현악기)은 없지만, 한번 목청을 다듬어서 사장님을 기쁘게 해드려 보라고."
비록 여자들이 계획하고 있던 끔찍한 고문을 면했다고는 하지만, 알몸에
훈도시 하나를 걸친 몰골로 속곡을 불러야만 하는 비참함이라니. 시즈코 부인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왜, 아케미가 원하는 벌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드나?"
가와다의 귓속말에 시즈코 부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부, 부르겠어요. 그 대신 가와다 씨……."
"뭐야?"
"그것으로 쿄오코 씨와 동생은 괴롭히지 않는다고 약속해주시겠어요?"
가와다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야, 다시로 사장님의 네 속곡을 듣고 만족해 했을 때의 얘기지. 자, 아주
요염한 놈으로 부탁하자고."
그리고 다시로를 향해 말했다.
"사장님, 주문하세요. 만약 희망 곡을 부르지 못하면 여자들 손에 맡겨버릴
겁니다."
그러자 다시로가 심술궂게도 아주 옛 곡을 주문하고 그것도 부를 대목까지
지정을 하였다 시즈코 부인은 어깨까지 늘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젖히고 눈을
감은 채 노래를 시작했다.
"과연 소양이 깊은 귀부인이야. 사장님의 주문에 척 응하잖아요?"
모리다가 다시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다시로는 감탄하며 귀부인의 고운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세련되고,
격조 있으면서도 색향을 느끼게 하는 그 음색은 속곡이나 옛 곡과는 아무런
연이 없는 여자들까지 넋을 잃게 만들었다.
시즈코 부인은 자신의 등뒤에 참혹한 모습으로 묶여 있는 쿄오코와 미츠코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가까스로 일 절을 마치더니 힘이 빠진 듯 고개를 떨구었다.
"훌륭하군!"
다시로가 감격하여 박수를 쳤다. 가와다는 일부러 천천히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입을 열었다.
"아주 좋은 소리였어. 사장님도 정말 기분이 좋아지신 모양이야. 그러니까
이곳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에 대한 처벌은 이것으로 말소해 주실 거야, 어떻습니까?
사장님"
"음, 그래 좋았어. 나도 왜 속곡에 심취했었지만, 이런 좋은 소리를 들어본
적은 일찍이 없었어. 과연 도야마 재벌의 귀부인이야."
다시로가 시즈코 부인을 외면한 채 말했다. 가와다가 계속 말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쿄오코와 미츠코의 처벌을 중지할 순 없지. 아케미 어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 안 드나?"
아케미가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시즈코 부인 곁에 섰다.
"흥. 아무리 속곡의 명인일지는 몰라도 노래만으로 쿄오코의 벌을 대신할
수는 없지, 안 그래 부인?"
"도대체 어, 어쩌라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당신들 마음이 풀리겠어요?"
그러자 두 다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쿄오코가 자신의 처지도 잊은 양
소리를 쳤다.
"부인, 부탁이에요. 저희들 일은 상관 마세요! 이런 짐승들의 농간에 놀아나지
마세요!"
에츠코가 당장 눈을 치켜 뜨고 광란 상태의 쿄오코의 따귀를 세게 후려쳤다.
"시끄러워! 얌전히 있지 않으면 미츠코를 혼내주겠어!"
그러더니 나이프를 꺼내 미츠코의 몸 여기저기를 찔렀다. 비단을 가르는
듯한 미츠코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자 쿄오코는 더 이상 어쩔 도리 없다는
듯 몸부림을 그치고 얼굴을 옆으로 파묻고 흐느꼈다.
"흥! 자매가 나란히 항문까지 드러내고도 건방진 소리를 떠벌리다니."
가와다는 혀를 차며 그렇게 말하고 다시 시선을 시즈코 부인에게 돌렸다.
"어때 부인, 뒤의 쿄오코와 미츠코를 정말로 구하고 싶지?"
시즈코 부인은 눈에 애원의 빛을 띠고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듯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녀의 육체는 의지와는 달리 덜덜 떨리고 있었다.
긴코와 아케미, 그리고 가와다가 다시 뭔가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시즈코
부인은 그 모습을 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다시 온몸이 굳어졌다. 뭔가 얘기가
정리되었는지 가와다가 입술을 혀로 적시며 시즈코 부인에게 다가왔다.
"부인. 일단, 이렇게 하기로 했어."
히죽히죽 웃으면서 부인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다.
"싫어요! 아아 싫어. 그런 일만은 봐, 봐줘요……."
시즈코 부인은 치렁치렁한 윤기 도는 검은 머리칼을 격렬하게 좌우로 내저으며
흐느꼈다.
"지금 와서 싫다고 하면 안 되지. 쿄오코와 미츠코를 구해달라고 애걸복걸하더니
이제 와서 비명을 지르면 되겠어?"
가와다는 코웃음을 치면서 긴코 패거리들 쪽으로 눈짓을 보냈다.
아름다운 우윳빛의 육체가 불기둥처럼 타오르며 시즈코 부인은 격하게 고개를
내젓고 가와다에게 용서를 청하고 있었다.
다시로가 격하게 고개를 내젓는 시즈코 부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도대체, 어떤 처벌을 착상해낸 거야? 가와다."
"헷헤헤, 하자쿠라식 열학(悅虐)벌이라는 건데, 한번 시켜봄직 하죠."
그리고 다시로의 귓가에 입을 갖다 대고 그 방법을 일러주었다.
"글쎄, 그런 색스런 벌은 좀더 익숙해지고 나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시킬 필요는 없잖아."
조금 전의 시즈코 부인의 노래에 반한 다시로는 이처럼 일본적인 소양을
지닌 정숙한 부인을 하자쿠라단 취향의 난잡한 노리개로 삼는 게 내키지 않는
모양이었다.
"가와다, 이 부인 춤도 상당하다고 했지?"
"네, 춤 솜씨도 훌륭하죠. 상류계급 유한 부인만의 춤 모임이 있는데, 이
부인이 그곳의 회장이지 않겠습니까?"
"그럼, 부인의 훌륭한 춤을 볼 수 있을까?"
"오늘은 부인의 운이 아주 좋은 것 같아. 부끄러운 벌을 계속 피해가니 말이야.
하지만 사장님의 기분을 맞춰드리지 못하면, 그때는 각오하라고."
오랏줄이 풀린 시즈코 부인은 휘청하며 무릎을 꿇었다. 오랫동안 결박되어
있었기 때문에 온몸이 마비된 것 같았다. 시즈코 부인은 문득 눈물이 고인
눈을 들어 쿄오코와 미츠코 쪽으로 향했다.
"아아, 쿄오코 씨!"
시즈코 부인은 쿄오코와 그 동생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모습을 보고 충동적으로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주제 넘는 짓 하지 마!"
아케미가 다리를 걸어 시즈코 부인을 넘어뜨렸다.
"두 사람을 구해주고 싶으면 할 일을 먼저 해야하잖아?"
긴코가 빨간 부채를 부인 앞으로 던졌다.
"자, 그 부재를 집어들고 춤춰. 노래는 사장님에게 부탁하지."
시즈코 부인은 굴욕감으로 흐느끼면서 부채를 주워들었지만 오랜만에 자유를
얻은 두 손이 본능적으로 풍만한 젖가슴을 가렸다.
아케미가 움츠리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 다시로에게 물었다.
"사장님, 전부 벗길까요?"
"글쎄, 훈도시 정도는 두르게 놔두지. 그래도 고전 무용인데 전부 벗기고
추게 할 수는 없잖아."
시즈코 부인은 그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다. 그런 부인의 등을
발로 짚고있던 아케미가 말했다.
"자, 사장님의 인정에 감사 드리고, 이제 춤이나 춰, 어서."
이어 다시로는 기분이 최고조로 올라 목청껏 속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스스로
채찍을 가하는 심정으로 일어선 시즈코 부인이 허리에 천 하나만 달랑 두른
굴욕적인 알몸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을 때, 모리다의 부하 칠팔 명이 우르르
계단을 내려왔다.
"뭐야. 이런 재미있는 일이 시작되었으면 우리들에게도 알려줘야 하잖아?"
"조용히 못해. 지금 시즈코 부인이 저 두 사람을 구하려고 열심히 춤추고
계시잖아. 너희들도 조용히 앉아서 구경이나 해."
모리다가 부하들에게 호통쳤다.
사내들이 가세하자 더 힘들어진 시즈코 부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계속 춤을 추었다. 겨우 일 절이 끝나자 하자쿠라단과
모리다파 패거리들이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전신에서 온 힘이 다 빠져나간
시즈코 부인은 비틀비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부인, 다시 한 곡 부탁해. 이번엔 신나는 걸로. 우리들이 합창할 테니까."
시즈코 부인은 바닥에 쓰러져 울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사내들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쿄오코와 미츠코에게 예정대로 관장을 하겠다는 가와다의
말을 듣고 시즈코 부인은 비틀비틀 일어섰다.
사내들이 박수를 치며 빠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시즈코 부인도 리듬에
맞춰 몸을 심하게 흔들어댔다. 터질 듯한 탐스런 젖가슴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였다. 시즈코 부인의 젖은 눈에서 굴욕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다시로는 처참하리만큼 아름다운 시즈코 부인의 용모에 움츠러들듯이 시선을
돌려 가와다 쪽을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뒷일은 자네에게 일임하지. 어떻게 할건가?"
가와다는 히죽거리며 시즈코 부인 곁에 웅크리고 앉았다.
"뒷 매듭이 중요한 거야. 부인. 자, 원래대로 끈을 감을 테니 손을 뒤로
돌려."
그러자 시즈코 부인은 울상으로 말했다.
"그, 그전에 쿄오코 씨와 미츠코 씨의 끈을……."
"이봐, 시키는 대로하지 않으면 너의 지금까지의 노력은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거야."
시즈코 부인은 눈을 감고 분함을 삼키며 양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두 손을
풀어 뒤로 돌렸다.
"정식으로 포박하려고 하는데 누가 좀 도와주지?"
가와다는 모리다파의 사내들에게 말했다. 간부급인 요시무라와 이노우에가
소리 없이 웃으며 일어나 다가왔다.
체념하고 두 팔을 등 가운데로 돌리고 눈을 감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매끈한
목에 손때가 탄 오랏줄이 두 줄 정도 감겼다.
"허허, 그렇게 포박하고 나니까, 도야마 부인, 더욱 예뻐 보이는데."
다시로가 눈을 번뜩이면서 말했다
가와다가 다시 다른 오랏줄을 가져와 다시로에게 말했다.
"헷헤헤, 좀더 예쁘게 보이도록, 바로 완성해서 보여드리죠."
공포로 얼굴이 얼어붙은 시즈코 부인의 눈앞에 손에 들고 있는 오랏줄을
들이대고 가와다가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부인, 멋진 속곡과 춤을 보여준 감사로 멋진 끈을 묶어줄게. 가와다식 사타구니
포박이라고 하는 거야."
사타구니 포박, 도대체 그게 뭔지 시즈코 부인은 알지도 못하지만 뭔가 무서운
것임에 틀림없었다.
긴코가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그래, 이 부인에게도 슬슬 그런 묶기에 익숙해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야. 그 천은 오늘로 졸업한 셈이군."
아케미가 긴코의 눈짓에 따라 시즈코 부인의 등뒤로 돌아가 허리를 단단히
죄고 있는 보라색 천 끈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아케미가 손을 멈추고
뭔가 재미있는 것을 생각해냈는지 킥킥거리며 가와다에게 말했다
"가와다 오라버니. 가랑이 끈을 감으려면, 그전에 볼일을 봐둬야 하지 않을까?
그걸 감고 나서는 싸지도 못할 텐데 말야."
그 말을 듣자 가와다가 소리를 내어 웃었다.
"맞아, 그걸 깜빡했었군. 부인, 그렇다면 그렇다고 말해주면 좋잖아. 부인,
지금 두르고 있는 천을 기저귀로 생각하고 빨리 해결해 버리자고."
시즈코 부인은 숨을 삼키고 눈썹을 치켜 떠 가와다를 노려봤다.
"뭐야, 그 얼굴 지금 우리들에게 대들겠다는 거야!"
아케미가 부인의 엉덩이를 비틀어 꼬집고, 긴코가 부인의 머리채를 감아쥐었다.
"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기저귀에다 싸! 멋진 가랑이 끈을 감아줄 테니까."
"부인, 당신 아침부터 아직 화장실에 가지 못했잖아. 불쌍하게 배가 땡땡하네."
여자들의 말대로 시즈코 부인은 아침부터 용변이 허락되지 않아 진작부터
생리적 욕구가 격심하게 밀려오고 있었다. 가와다나 긴코에게 용변 얘기를
했다가 또 괴상망측한 일을 당할까봐 지금까지 꾹 참고 있었는데, 마침내 그나마도
들켜버린 것이다.
"……가와다 씨, 제, 제발요!"
"왜 그래. 부인?"
가와다는 히죽거리며 시즈코 부인 앞으로 다가왔다.
"부탁이에요. 그, 그런 짓만은 시키지 말아요, 이 자리에서 그런 짓만은……."
시즈코 부인은 목이 메어 흐느끼면서 필사적으로 가와다에게 애원하였다.
"나 역시 도야마 가의 아름다운 귀부인에게 그런 볼썽사나운 짓은 시키고
싶지 않지만, 부인은 이제 이 모리다파의 소유물이란 말이야. 그리고 내 임무는
부인을 비밀 쇼의 스타로서 사육하는 일이고."
시즈코 부인은 마지막 희망도 사라져버렸다는 듯 고개를 떨구어버렸다.
"그럼, 당신들 좋을 대로 해드리지. 어디에 끈을 감든 맘대로 해!"
시즈코 부인은 그렇게 외치고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아무리 괴로워도 악녀들
앞에서 그들이 기대하는 비참한 몰골을 보일 수는 없었다.
"과연 상류계급 귀부인이야. 끝까지 참을 테니 사타구니 포박을 해달라고
말씀하시는데."
아케미가 비웃었다.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잖아. 억지로 태연한 척할 것 없어, 부인."
긴코도 냉소하면서 시즈코 부인의 허리춤에 눈길을 떨구었다.
"그러다 싸겠어. 더 이상 참았다간 몸이 상해. 소중한 상품이잖아, 부인은……."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윤기 흐르는 하얀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간질였다.
"자, 그렇게 고집 피우지 말고 기저귀를 사용해. 쿄오코는 완전 알몸으로
기저귀 따위는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잖아. 부잣집 귀부인이니 만큼
특별히 기저귀를 사용하게 해준 거 아냐."
그러나 시즈코 부인는 몸을 떨며 오열을 계속할 뿐 좀처럼 오줌을 누려고
하지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가와다는 여자들에게 쿄오코와 미츠코에게 관장을
하라고 시켰다.
"속곡을 부르고 춤을 추었지만 결국 헛수고였군. 쿄오코와 미츠코의 울음소리나
잘 듣고 있어."
가와다가 그렇게 말하고 쿄오코 쪽으로 가려고 하자 시즈코 부인이 숨을
헐떡이며 가와다를 불렀다.
"기다려, 기다려, 가와다 씨!"
"후후후, 기저귀를 사용할 결심이 섰나보지?"
가와다는 시즈코 부인의 홍조 띤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하려고 했던 쿄오코와 그 동생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죽기보다 괴로운 수치 지옥으로 몸을 던질 결심을 했던 것이다.
"가와다 씨, 그렇게 하면 정말로 정말로 쿄오코 씨를……."
눈물로 목메어 뒷말이 우물우물 입안에 맴돌았다.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싸고 나서 해."
아케미가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째하고 침을 뱉었다.
"자, 빨리 끝내. 나는 성질이 급한 사람이야."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허리께에 눈길을 보내면서 유쾌하게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치를 떨며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미간을 찡그렸다.
숨막히는 굴욕을 참으며 속곡을 부르고, 알몸 춤을 추고, 결국 짐승처럼
비참한 추태를 드러내야만 하다니…… 부인은 목구멍 언저리에 뜨겁게 치밀어오는
분함을 삼키며 아까부터 필사적으로 힘을 주고 있던 하복부의 근육을 풀어냈다.
"아아……."
시즈코 부인이 두르고 있는 천에서 작지만 세찬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여자들이 일시에 왁자하니 소리를 지르고, 생지옥에 몸을 내맡기고 있는
부인의 주변을 에워쌌다.
"부인, 정신 똑바로 차려. 정신 차려서, 힘내라고."
여자들은 쇠된 소리로 떠들어대며 발개진 얼굴로 괴로워하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과 물기를 머금고 차츰 무거워져 가는 천을 번갈아 바라보며 깔깔대고
웃었다.
야비한 깡패들과 천박한 여자들에게 죽기보다 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만
시즈코 부인은 멍하니 녹초가 되어 고개를 떨구고 흐르는 눈물도 고갈되어
버린 모양이었다. 가와다는 기분을 살피듯이 다시로와 모리다의 얼굴을 쳐다보고
능글맞게 입가를 일그러뜨리면서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는 시즈코 부인에게
다가갔다.
"어때, 부인, 개운하지?"
시즈코 부인은 굳게 눈을 닫고 입술을 깨문 채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무언의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긴코가 그런 부인을 오싹오싹한 기분으로 바라보고 조롱하였다.
"부인. 하지만 꽤 요란하게 기저귀를 사용하던걸. 흠뻑 젖었잖아."
아케미도 부인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튕기면서 지껄였다.
"모처럼 둘러준 근사한 가리개도 엉망이 되었잖아. 그런데 도대체 부인,
이 뒤처리는 어떡할 셈이지?"
"뭐라고 말씀 좀 하셔?"
마리가 발로 부인의 엉덩이를 밀며 말했다.
"부잣집 귀부인답게 정숙하게 기저귀를 사용해야지. 그게 뭐야. 기가 막히는군."
에츠코가 부인의 코를 쥐고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미칠 것 같은 굴욕을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가와다가 부인에게 다시 말을 꺼냈다.
"그래 맞아. 기저귀의 뒤처리를 하긴 해야겠는데 말이야. 사장님과 모리다
두목에게 부탁하지 그래. 단, 그건 부인이 직접 두 분에게 부탁해야 돼."
가와다는 시즈코 부인이 완강하게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얄미웠는지, 그런
일을 부인 입으로 말하도록 시켰다.
부인은 가와다의 잔인함에 부들부들 어깨를 떨었다. 이제 철가면이라도 쓴
심정으로 말도 하지 말고 울지도 말자 하고 굳게 마음먹은 시즈코 부인이었지만
가와다의 말을 듣자 참지 못하고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울라는 게 아냐. 사장님과 두목에게 기저귀 뒤처리를 부탁하란 말이야.
그 말을 못 하겠다면 쿄오코와 미츠코를 노리개로 삼는 수밖에."
가와다의 위협적인 태도에 시즈코 부인은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으로 눈물을
뿌리치듯이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가와다가 명령한 대로 다시로와 모리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다시로 사장님, 모리다 두목님……."
시즈코 부인이 흐느끼듯이 말하자 다시로와 모리다가 일어서면서 능글맞게
웃는다.
"……부, 부탁이니, 제…… 기저귀의…… 뒤처리를 부탁드립니다."
시즈코 부인은 숨이 끊어질 듯 간신히 말하고, 다시 귓불까지 빨개져서 와락
울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도야마 부인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지."
다시로와 모리다는 몸부림치며 우는 부인의 곁으로 다가가 부인의 허리에
감겨있는 흠뻑 젖은 천의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아아……."
시즈코 부인은 어쩔 줄 모르고 발개진 얼굴을 오른쪽으로 숙였다가 왼쪽으로
숙였다가 하였다.
일을 마친 다시로와 모리다는 앞으로 돌아와 끈으로 선을 두른 탐스런 젖가슴,
완만하게 기복을 지닌 허리께, 요염한 곡선을 그린 넓적다리에서 종아리를
번뜩이는 눈으로 응시하였다.
"부인. 뒤처리는 끝났어."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등을 찔렀다. 그리고 새로운 오랏줄을 손으로 훑으면서
당황하고 있는 부인에게 말했다.
"헷헤헤 부인, 그럼 이제 최고로 멋진 사타구니 포박을 감아주지."
가와다가 다시 사내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요시무라를 비롯해 모리다파의 부하들이 일제히 일어나 시즈코 부인의 주위를
에워쌌다. 시즈코 부인은 온몸을 바늘 끝처럼 긴장시키고 허둥대는 표정으로
다가오는 야만적인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가와다는 그런 시즈코 부인의 귓가에
귓속말로 지껄였다.
"끈은 모리다파의 오라버니들께서 감아주실 거야. 자, 이 오라버니들에게
인사해. 팽팽하게 감아주세요, 하고 부탁드리는 거야."
가와다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흐느끼는 부인의 뺨을 후려쳤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겠어. 너는 우리들의 노예란 말이야. 언제까지 부잣집
영부인 행세를 할 거야."
시즈코 부인은 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가와다가 시킨 대로 말하려고
하는데 소리가 떨려 생각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하게 인사하지 않으면 안 돼. 노래도 명창이니, 좀더 고운 소리로 해보라고."
"이게 끝이잖아. 정신 차리고 해!"
시즈코 부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모리다파의 여러분,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도야마시즈코는
두 번 다시 도망을 계획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도야마 시즈코는 영원히
모리다파의 것입니다. 미흡하지만 부디 오래오래 귀엽게 봐주십시오."
시즈코 부인은 숨을 헐떡이는 양 그렇게 말하고 분함에 몸을 비틀어댔다.
"계속해."
가와다가 부인의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부디, 여러분 이, 이 저의 사타구니 깊숙이 까지 단단히 묶어 주, 주십시오."
시즈코 부인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축 늘어져버렸다.
여자들은 우레 같은 소리를 질렀고, 야쿠자들은 오랏줄을 받아 쥐어 시즈코
부인의 잘 여문 육체에 끈을 감기 시작했다.
간신히 하반신을 마름모꼴로 묶은 야쿠자들은 묶고 남은 두 줄의 오랏줄을
단단히 조이면서, 최후의 매듭은 가와다 형님에게 부탁하지, 하고 그 두 줄의
오랏줄을 가와다에게 건네주었다. 가와다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두 줄의 끈을
모아 뱅글뱅글 꼬아서 작은 매듭을 하나 만들었다.
"헷헤헤, 자, 부인 멋진 가랑이 끈을 매어주지."
시즈코 부인은 가와다가 하려고 하는 짓을 알고, 힘껏 양 허벅지를 밀착시켰다.
"부탁이야 가와다 씨, 그, 그런 짓만은……."
시즈코 부인은 울어서 부은 눈으로 가와다를 바라보며 애원했지만, 가와다에게
그것이 통할 리 없었다.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야. 방금 전에 스스로 끈을 감아주세요, 하고 이
오라버니에게 부탁했잖아."
가와다가 호통치자 또다시 긴코와 아케미가 부인 곁으로 다가왔다.
"기저귀를 채워준 것도 사타구니 포박을 하기 위해서잖아. 숫처녀도 아니고
그렇게 꽁무니를 뺄 거 없잖아."
긴코가 라이터를 켜 부인의 엉덩이 가까이에 댔다.
"자, 어물어물거렸다간 이거야."
시즈코 부인은 생살에 불을 대자 비명을 질렀다. 여자들은 어떻게든 부인에게
다리를 벌리도록 하려고 괴롭혀대었다. 마침내 시즈코 부인은 굴복하였다.
"됐다고 할 때까지 벌려."
긴코가 부인의 엉덩이를 발로 밀었다. 시즈코 부인은 치를 떨면서 다리를
더 벌렸다.
9. 미모의 자매의 관장
"악!"
시즈코 부인은 전기에 감전된 것같이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시, 싫어, 싫어요. 기다려, 기다려, 가와다 씨!"
귓불까지 빨개져서 시즈코 부인은 몸부림치며 울었다. 가와다가 끈에 일부러
단단한 매듭을 지은 의미를 겨우 깨닫고, 시즈코 부인은 격렬한 수치심과 굴욕에
호흡이 멎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부탁이야, 가와다 씨, 앗아아……."
가와다는 몸을 낮추고 몸체의 끈에 연결된 끈을 부인의 여문 양 허벅지 사이로
통과시켜 농밀한 음모 사이에 깊숙이 파고들게 했다.
"이렇게 해서 갈라진 틈에 단단히 끼워 넣는 거야."
"윽!"
부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앞에서 빠져 나온 끈을 뒤로 돌려서 팽팽히 당기고, 엉덩이 갈라진 틈에
힘껏 죄어들게 하여 몸체 끈에 매었다.
삶은 달걀의 흰자위 마냥 반지르르 여문 시즈코 부인의 상반신과 하반신에
모두 실팍한 오랏줄이 감겨 한치의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았다.
"어때. 가와다식 사타구니 포박 맛이? 응, 뭐라고 말 좀 해봐, 도야마 부인."
가와다는 부인의 오랏줄로 잘록해진 팔다리를 찬찬히 바라보면서 아연히
넋을 잃고 있는 다시로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습니까, 사장님 오랜 세월 고전 무용으로 단련된 훌륭한 부인의 몸에
이런 식으로 사타구니 포박을 하니 아름다움이 한층 돋보이지 않습니까?"
다시로는 몇 번이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즈코 부인은 몸 전체의
모공에서 피라도 뿜어져 나올 것 같은 굴욕과 고통이 뒤섞인 필사적인 심정으로
가와다에게 말했다.
"어때요, 가와다 씨, 이제 가슴이 후련해졌나요. 자, 약속대로 쿄오코 씨와
미츠코 씨를……."
그러자 아케미가 가와다를 제치고 시즈코 부인 앞으로 나갔다.
"그렇게 울상만 짓지 말고 한번 생긋 웃어보라고. 왜 예쁜 얼굴을 해 가지고
그렇게 울상만 짓고 있는 거야?"
가와다도 장단을 맞췄다.
"그래. 나도 예전에 부인의 보조개를 보고 가슴을 설레었던 적이 있다고.
오랜만에 부인의 백만 불 짜리 보조개를 구경시켜주지 않겠어? 그것으로 오늘의
흥행을 끝내기로 하지."
가와다 일행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부인에게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보라고
들볶기 시작했다.
"쇼에 나갈 스타가 손님 앞에서 울상만 짓고 있다면 상품이 될 수 없지."
모리다가 말하고 웃었다.
"그냥 웃기만 하면 멋없으니까, 부인 이렇게 말해봐. 사타구니 포박 굉장해요.
아아, 참을 수 없어. 기분 좋아요."
긴코의 말에 모두들 큰 소리로 웃어 제쳤다. 시즈코 부인이 이를 갈며 고개를
숙이자 긴코가 끈을 한층 세차게 위로 묶어 부인에게 비명을 지르게끔 만들었다.
마침내 시즈코 부인의 입에서 그 구역질나는 굴욕의 말이 나왔다. 가까스로
부인이 굴욕의 말을 마치자 여자들은 우레 같은 손뼉을 치며 좋아라 하였다.
"자, 생긋 웃는 거야. 요염하게."
여자들이 꼬집고 간질여 시즈코 부인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려고 하지만 쥐가
난 것 같은 애처로운 표정이 되어버렸다.
"자, 웃어, 귀여운 보조개를 만들어야지."
카메라를 준비한 여자가 말했다.
시즈코 부인은 저항하지 못하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어떻게든 미소를 지으려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래 그래, 좀더 이를 드러내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 거야."
여자들은 부인에게 억지로 미소를 짓게 하고,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수고했어, 부인."
긴코와 아케미는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쇠사슬에서 벗겨냈다.
"잠시 쉬도록 해. 자, 얼른 걸어."
긴코에게 등을 떠밀려 휘청휘청 앞으로 고꾸라진 부인은 돌연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기역자로 굽혔다. 가와다가 동여맨 매듭이 진 끈이 드디어 그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아아…… 도저히."
시즈코 부인은 고개를 내저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으려고 했다.
"뭐 하는 거야. 똑바로 걸어."
긴코가 홱 오랏줄을 잡아끌었다.
가와다가 능글맞게 웃으며 흐느끼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부인, 왜 그래? 걷지 못하는 이유를 말해봐."
시즈코 부인은 원망과 애원이 뒤섞인 눈길을 가와다에게 보냈다.
"가와다 씨, 어, 어째서 내가 이런 심한 처사를 받아야 하는 거야. 응, 어째서."
"후후후, 그건 말이지, 부인이 너무 예뻐서 그런 거야. 자, 힘내서 저 감옥까지
걸어. 그래야 쿄오코와 미츠코가 혼쭐나지 않고 끝나지."
시즈코 부인은 눈을 감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밀듯이 걸었다. 시즈코 부인은
필사적인 심정으로 가까스로 창고에 만든 감옥 앞까지 당도했다. 감옥 안은
세 평 정도의 넓이로 2미터 정도 되는 기둥 두 개가 중앙에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한쪽 기둥에는 시즈코 부인과 마찬가지로 엄중한 포박이 지워진
젊은 아가씨가 꽁꽁 묶여 있었다.
"앗, 게이코!"
눈을 크게 뜬 시즈코 부인은 말문이 막혔다.
게이코도 그 소리에 퍼뜩 놀라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
"앗, 엄마, 엄마!"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쥐고 있는 긴코가 즐거운 듯이 말했다.
"특별히 모녀가 함께 감옥에 있게 해주지. 후후후, 하지만 스물 여섯 살의
엄마에 스물 한 살의 딸이라니 기묘하군. 마치 자매 같잖아?"
긴코와 아케미는 시즈코 부인을 감옥 안에 박혀있는 통나무에 밀어붙이고
친친 끈을 둘러 잡아매었다. 부인과 게이코는 마주보는 형태로 두 기둥에 각각
선 채로 묶이고 말았다.
"후후후, 오랜만에 모녀 상봉인 셈이네."
긴코가 웃자, 아케미가 게이코의 턱을 잡고 말했다.
"어때, 게이코. 사타구니 포박을 한 엄마가 멋지다고 생각지 않아? 잘 보라고."
게이코는 어깨를 떨며 오열을 하였다.
"엄마를 이런 곤경에 빠뜨린 것도 모두 제 탓이에요. 엄마, 용서해줘요."
"게이코. 지면 안 돼. 살아남아야 해. 꼭 구출될 때가 올 거야."
시즈코 부인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반은 자신을 격려하는 심정으로 게이코에게
말했다.
긴코가 코방귀를 뀌었다.
"흥! 구출. 웃기는군. 그것보다는 이제부터 모녀가 협력해서 멋진 비밀 쇼의
스타가 될 생각이나 하는 게 어때?"
긴코가 에츠코에게 눈짓을 했다. 에츠코가 집어 올리듯이 내민 것은 아까까지
시즈코 부인의 허리에 감겨있던 보라색 천이었다. 강제로 기저귀로 사용했던
것이다. 시즈코 부인이 에츠코가 내민 것을 보자 퍼뜩 놀라 얼굴을 붉히고
눈을 내리깔았다. 아케미는 에츠코에게 그것을 건네 받고 게이코 앞으로 가져갔다.
"이봐, 게이코 네 엄마는 반반한 얼굴을 해 가지고 상당히 행실이 나쁘더군.
우리들이 모처럼 매어준 질 좋은 천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잖아."
시즈코 부인은 증오를 담은 눈길을 일순간 아케미에게 보내다 이내 고개를
떨군 채 몸을 떨었다.
이윽고 아케미가 나이프로 축축이 젖은 보라색 천을 찢었다.
"자아, 게이코 그리운 엄마의 냄새를 맡게 해줄게. 이것으로 재갈을 차는
거야."
시즈코 부인은 여자들의 끝없는 잔인함에 치를 떨며 고개를 쳐들었다.
"……바, 바보 같은 짓 말아!"
시즈코 부인은 눈초리가 째진 눈을 크게 뜨고 긴코와 아케미를 노려봤다.
"걱정 마. 부인도 이걸로 재갈을 물릴 거니까. 빨리 수분을 빨아들이셔.
자기가 더럽힌 거니까 스스로 세탁해야 하지 않겠어."
아케미와 긴코는 게이코에게 재갈을 물리고 난 뒤 부인에게 다가갔다. 격하게
흐느끼는 시즈코 부인의 얼굴 앞에 굴욕의 헝겊이 다가왔다.
"부인은 가장 더러운 곳으로 부탁하자고. 자, 아 하고 입을 벌려."
아무리 애원한다고 해도 넘어갈 여자들이 아니다. 시즈코 부인은 일체의
희망을 버리고 굳게 눈을 감고 입을 조금 열었다.
"어때. 부인, 자기 냄새가? 달콤해, 시큼해?"
아케미는 코까지 덮는 재갈을 물린 시즈코 부인을 말끄러미 바라보고 웃었다.
긴코가 게이코에게 말을 걸었다.
"게이코, 어때. 엄마의 냄새가? 후후후, 기대해. 내일은 네 냄새를 엄마에게
듬뿍 맞게 해줄 테니까."
시즈코 부인도 게이코도 굳게 눈을 감고 얼굴을 돌려 흐느꼈다.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 쿄오코와 미츠코 말입니다……."
가와다가 다시로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야마 부인이 그 정도로 성의를 표했으니 오늘은 그만두지 뭐."
다시로가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그렇게 말했다.
엄청난 수치와 이제부터 악마들의 노리개가 된다는 공포로, 도저히 살아있는
심정이 아니었던 미츠코는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인정 사정이 없는 고문에서
해방된 기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이 고인 눈을 뜨고 옆쪽의 언니를
바라보았다.
쿄오코는 굳게 눈을 감고 돌처럼 미동도 하지않았다. 단지, 위아래로 친친
끈이 감겨있는 젖가슴이 희미하게 숨쉬고, 눈초리에서는 눈물 몇 줄기가 하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 언니……."
미츠코가 나지막이 쿄오코를 부르자, 쿄오코는 그제야 눈을 뜨고 미츠코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아아, 미츠코."
쿄오코는 흐느끼면서 떨리는 소리로 동생에게 사과하였다.
"언니가 바보라 너까지 이런 꼴을 당한 거야. 용서해 줘, 미츠코."
"무슨 소릴 중얼대고 있는 거야."
가와다가 다가와 쿄오코와 미츠코의 얼굴을 번갈아 내려다보았다.
쿄오코는 악마 같은 가와다에게 애원을 했다.
"가와다 씨, 부탁이에요, 어서 미츠코의 끈을 풀어줘요."
"알았어, 보채지 마. 관장 고문을 너그러이 봐주신 사장님께 먼저 감사드려야지."
가와다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로와 모리다를 손짓으로 불렀다.
다시로와 모리다가 히죽거리며 다가오자 가와다는 쿄오코에게 말했다.
"자, 감사하다고 말씀드려. 사장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진심이 우러나게
말하는 거야."
쿄오코는 다시로와 모리다의 술로 게슴츠레해진 눈을 올려다보고 떨리는
소리로 입을 떼었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셔서…… 고, 고맙습니다……."
다시로는 다리를 높이 쳐들고 매달려 있는 쿄오코를 찬찬히 바라보며 말했다.
"뭐, 오늘밤은 도야마 부인이 여러 가지 재주를 부려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으니까 해방시켜주지만 내일 아침엔 내 콧수염을 깎은 보상을 받아낼
거야. 알았지?"
요컨대 처벌을 내일로 미루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오랜 시간, 수고했어. 그럼, 아가씨 테이블에서 내려주지."
가와다가 막 미츠코의 다리 끈을 풀어주려고 하는데 시즈코 부인을 감옥에
처넣고 온 긴코와 아케미가 막 돌아왔다.
"잠깐, 기다려! 모처럼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왜 관장 고문을 중지하는
거야. 그 정도의 솜씨를 보여줬다고 해서 그걸로 이 두 사람을 용서하다니.
그건 말도 안 돼."
아케미는 노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가와다에게 말했다.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
가와다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다시로에게 의논하였다.
갑자기 일변한 공기에 테이블 위의 쿄오코와 미츠코는 허둥대는 표정으로
다시로에게 애절한 눈길을 보냈다.
"민주적으로, 다수결로 결정하시지요?"
가와다가 그렇게 제안하자 다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와다가 모리다파의 야쿠자와 하자쿠라단의 여자들에게 소리쳤다.
"이 미녀들에게 관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주세요."
시끌벅적하니 야쿠자도 여자들도 일제히 손을 들었다.
"뭐야, 한 사람도 남김없이 손을 들었군. 놀라워."
가와다도 그다지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쿄오코는 가슴이 죄어드는 분함에 이를 갈며 매달려있는 두 다리를 버둥거렸다.
죽기보다 끔찍한 관장 고문을 면했다고 생각한 것도 잠깐, 아케미와 가와다
때문에 다시 오욕의 지옥으로 떠밀려버린 느낌이었다.
"네, 가와다 씨, 부탁이에요, 부탁입니다!"
쿄오코는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대면서 옆에 능글맞게 서 있는 가와다를 불렀다.
"뭐야? 쿄오코 언니."
가와다는 쿄오코의 궁지에 몰린 표정을 즐겁게 바라보면서 말했다.
"제발요, 미츠코 만은 용서해줘요. 부탁이에요!"
"안 돼. 지금 민주적으로 결정했잖아. 자매가 사이좋게 관장을 받는 외에는
방법이 없어."
그러자 쿄오코와 미츠코가 격하게 흐느꼈다.
긴코가 여자들에게 준비하라고 명령하자 신바람이 난 여자들이 관장기를
갖고 테이블 위의 두 사람에게 접근해왔다.
"기다려. 누가 관장을 할 것인지 그걸 먼저 결정하도록 하자고."
가와다가 손을 들어 말했다.
"쿄오코에게 당수로 혼난 사람들에게 맡기면 어떨까?"
모리다가 말했다.
"엇, 그렇다면 나네?"
요시자와와 무라다라는 모리다파의 간부급이 일어나 다가왔다. 그리고 퍼렇게
멍든 자국을 두목인 모리다에게 보였다.
"이년에게 당수 치기로 얻어맞은 곳이에요. 그 보복을 하도록 해주세요."
모리다가 좋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긴코가 관장기 하나를 요시자와에게 건네주고 테이블 위에서 흐느끼고 있는
쿄오코의 턱을 잡고 말했다.
"네 몸에서 나오는 것은 내일, 네 몸에서 깎은 것과 함께 비닐 봉지에 담아
야마자키에게 보내주지. 애인에게 주는 선물로는 최고잖아?"
쿄오코는 빨개진 얼굴을 흔들며 흐느꼈다. 그런 것까지 애인인 야마자키에게
보내 쿄오코에게 수치를 안겨주려고 하는 하자쿠라단의 잔인함에 쿄오코는
정신이 아찔해져갔다.
가와다가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그런데 이쪽의 귀여운 아가씨는 누가 담당할 거야?"
그러자 똘마니 야쿠자인 다케다와 이시야마가 일어섰다.
"그 아가씨를 벗길 때 입은 상처입니다. 보세요."
두 사람은 얼굴에 난 긁힌 상처와 물어뜯긴 팔을 가와다에게 보였다.
"그렇군, 감히 남자의 얼굴에 상처를 내다니. 그럼, 아가씨 쪽은 너희들에게
맡기도록 할까?"
다케다와 이시야마는 덩실거릴 정도로 좋아서 하나 남은 관장기를 손에 쥐었다.
"싫어! 아아 싫어!"
테이블 위에 망측스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미츠코는 매달린 늘씬한 다리를
흔들어대며 흐느꼈다.
가와다가 그런 광란의 미츠코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아무리 상대가 소년원 출신의 불량소년이라고는 하지만 남자 얼굴에
상처를 내는 것은 좋지 않아. 반성하는 의미에서 언니와 함께 벌을 받는 거야."
미츠코가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울자 쿄오코가 눈을 치켜 뜨고 비통한
소리로 외쳤다.
"미츠코만은 부탁이야, 그런 잔인한 짓은 그만둬!"
모리다가 가와다 쪽으로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미츠코에게 처음부터 이런 일을 시키는 게 안쓰럽기는 하지만 익숙해지려면
빠를수록 좋겠지."
가와다가 맞습니다 두목님, 하고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미츠코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성미 급한 두 불량아가 관장기를
함부로 다룬 것이다
"그렇게 조바심을 내면 안 돼. 엉덩이 아래에 베개라도 대고 항문을 확실하게
드러내지 않으면 과녁이 빗나간단 말야. 구멍을 착각하면 안돼."
긴코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둘로 접은 방석을 쿄오코와 미츠코의 엉덩이
아래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엉덩이가 방석에 받혀지자 안쪽 허벅지 깊숙이
감춰진 가련한 국화 봉오리 같은 두 사람의 귀여운 항문이 드러나게 되었다.
"당수로 설치던 용감한 아가씨도 결국 엉덩이 구멍까지 드러내고 말았잖아?"
"봐, 자매가 사이좋게 엉덩이 구멍을 나란히 하고 있는 꼴이라니 걸작이야.
기념사진을 찍어두자고."
긴코가 그렇게 말하자 야쿠자 하나가 카메라를 꺼내왔다.
가와다가 카메라를 건네 받아 허리 베개에 얹힌 두 미묘하고 음밀한 여자의
항문에 렌즈를 맞췄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드러난 두 여자의 엉덩이가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고, 쿄오코와 미츠코의 입에서는 동시에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보통, 관장할 때에는 엎드려서 엉덩이를 위로 치키게 하는데, 이런 식으로
누워서 하는 것도 재미있네. 표정을 이렇게 똑똑히 볼 수 있잖아?"
긴코는 동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계속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가와다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미츠코, 참아. 죽었다 생각하고 참아 줘!"
쿄오코는 미츠코 쪽으로 얼굴을 돌려 비통한 소리로 외쳤다.
야비한 남녀의 눈앞에 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카메라 공세까지 받는 미츠코의
심정을 생각하자 쿄오코는 가슴이 미어져 동생을 격려하였다.
"상대는 짐승이야.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참는 거야."
"뭐야, 짐승? 남이 듣기에 좋지 않은 말은 하는 게 아냐."
긴코는 입을 일그러뜨리고 쿄오코의 하복부 쪽으로 접근해갔다.
"이런 부끄러운 구멍을 둘씩이나 드러내놓고도 잘도 건방진 소릴 지껄이는군."
긴코는 교오코의 무성하고 요염한 숲을 손가락으로 쥐고, 그 하층의 미묘한
항문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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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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