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은 현실과 전혀 다르며 미성년자가 읽기에는 매우 역겹고 정신건강에 해롭다. 미숙한 가치관을 가지고 읽게 된다면 인권의 가치를 망각하고 삶을 붕괴시키며, 혹여 따라했다간 평생 교도소에서 썩게 된다. 애들은 절대 읽는 거 아니다. 그럼에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읽어야 하겠다면, 당부하노니 심연 밑바닥에 깔린 욕망을 대리만족 하는 것에서 그쳐라. ]
야욕의 세계 (野慾世界)
“부모님 상견례는 언제 할까? 난 이번 주 안에 했으면 좋겠는데.”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라운지에서 돌강이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번 주?”
갑작스런 상견례 얘기에 해원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얼마 전 그가 프러포즈하고 해원이 예스라고 했으니 부모님 상견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둘 다 서른을 바라보는 아홉수라 이른 나이도 아니었다. 다만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갑자기 너무 빠른 느낌이다.
“부모님께 말씀 안 드렸어?”
“응. 촬영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
말끝을 흐리는 해원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안다는 듯 돌강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걱정 마. 다 잘될 거고, 우린 애 많이 낳아 행복하게 살 거야.”
돌강의 장난에 해원이 피식 웃었다. 그의 자신감에 의지하고 안심하니 평온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6년 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여배우의 삶이었다. 결혼을 꿈꿔왔지만 막상 눈앞에 닥치니 생경스럽기만 했다.
“듬직해.”
“좋아. 그러면 오늘밤 같이 보내자.”
돌강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기생오라비 같은 미남형 얼굴의 그는 뻔뻔하리만큼 능청스러웠다.
“여기서 그런 말이 왜 나와?”
해원은 기가 찬 듯 부루퉁한 모습으로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이제 때가 됐으니까.”
“내말은…….”
“싫어?”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좋아. 그럼 가자!”
그녀가 더 뭐라고 할 새도 없이 돌강은 일어나 재촉했다.
● ○ ● ○ ●
호텔의 널찍한 창문 블라인드를 걷어내자 화려한 도심의 야경이 가득 내려다 보였다. 돌강은 조명을 적당히 조절하고, 해원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둘러 안았다. 방금 샤워를 마친 여인의 향긋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렸어.”
돌강이 해원의 허리를 붙잡고 살짝 끌어당기자, 그녀는 가만히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각오는 된 거야?”
“으응.”
해원의 나지막한 허락에 돌강이 그대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 곧 이어 그의 뜨거운 입술과 숨결이 그녀를 덮쳤다. 심장 뛰는 소리가 전해질만큼 거친 키스였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시트를 잔뜩 움켜쥔 채 그의 행위를 받아들였고, 이내 서로의 샤워가운이 벗겨져 알몸으로 하나가 되었다. 남자와 여자가 살을 맞대고 사랑을 나누는 기쁨에 취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땀에 젖어 숨을 헐떡였고, 그제야 둘은 서로를 위해 만들어 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뜨겁게 달구어진 돌강의 단단한 성기가 해원의 몸 안에서 왕복운동을 할 때 마다 그녀는 신음했고, 쾌락의 교성을 질러댔다. 축복받은 밤이었고 사랑을 확인한 행위였다.
● ○ ● ○ ●
“정말로 거길 가겠다고?”
어둠이 내리는 강남 거리에서 은경의 표정이 자못 심각했다. 친구 해원이 한 번도 한적 없는 술 접대를 자진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서울 남부지검 부장 지하독으로 해원이 평소 벌레 보듯 싫어하는 인간이었다. 하독은 원래 해원의 팬이었지만 점차 도가 지나쳐 추파를 던지거나 스폰서를 제의했고, 곧은 성격에 정의심 가득한 해원은 그런 것을 못견뎌했다.
“응.”
해원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돌강이 알면 어쩌려고 그래?”
EK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은경과 같은 소속사 배우 정해원은 고교시절 절친이었고, 대학에 들어가 오돌강을 만나 삼총사가 되었다. 돌강은 검사가 되었지만 지금 하독의 눈 밖에 나 해직될 위기였다. 해원은 그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해 지하독의 술 접대를 자원한 것이다.
“돌강한텐 비밀로 하고, 네가 문제생기지 않게 옆에서 잘 서포터 해줘.”
해원의 목소리가 진지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마든지 감내하겠다는 의지로 들렸다.
“대부분은 별일 없지만 간혹 무리한 걸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나도 배우생활 6년으로 이 바닥 생리 알건 다 알아.”
스물아홉의 나이는 순진하지 않다. 해원은 이미 많은 것을 경험했고,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 너도 그런 나이고 이제 알건 다 알지. 그래도…… 걱정이야.”
은경이 체념한 듯 짧은 한숨을 삼키고는 스마트폰을 꺼내 하독에게 연락했다.
● ○ ● ○ ●
강남의 대형 유흥주점 안은 세련된 인테리어로 깔끔했고 테이블 위에는 술과 안주들이 잘 세팅되어있었다. 중앙에 서울 남부지검 부장 지하독이 앉아있고 여배우 송민아가 옆에 붙어있었다. 무명생활 5년을 보내고 최근 드라마와 영화주연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스폰서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오늘 보니 사실인 것 같았다. 하독의 다른 쪽 옆에는 주점 아가씨가 바짝 달라붙어 술 접대를 했고 해원은 조금 떨어진 곳에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앉아있었다.
“그러고 앉아있을 거면 여긴 왜 온 거죠?”
마시던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탁, 하고 놓으며 하독이 불만스런 눈으로 해원을 쳐다봤다. 그는 땅딸막한 중년체형에 반대머리 주걱턱으로 볼품없는 외모였고 패션과는 거리가 먼 금테안경으로 엄격해 보였다.
“뭐, 내키지 않는다면…….”
하독이 언짢아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해원은 그제야 그에게 눈길을 돌렸다.
“지난번엔 제가…… 경솔했습니다.”
“지난번?”
“아아…….”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던 하독이 뭔가 깨달은 듯 “마담한테 내가 얘기할 때 까진 이방에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라고 말하며 주위를 물렸다. 룸 안은 하독과 해원만 남아 적막했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그와 둘이 있는 게 오싹할 만큼 싫었지만 그녀는 참아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랑 잘 지내보자고 온 거군요?”
“예.”
하독은 언더락잔에 위스키를 가득 붓고 해원에게 건넸다.
“좋습니다. 그런 의미라면 마시세요.”
해원이 술을 못한다는 걸 알고 주는 것이었다.
“저는 술을 못합니다.”
“그 정도 배포도 없이 여길 왔나요?”
맞는 말이다. 세상에는 하고 싶지 않지만 피할 수도 없는 일이 있는 법이다.
“약속은 지키세요.”
잠시 고민하던 해원은 건네받은 위스키잔을 단숨에 쭉 들이켜 마셨다. 타는 듯 뜨거운 열기가 목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정신이 몽롱해졌다. 불처럼 뜨거워진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지만 숨도 못 쉴 만큼 호흡이 힘들었다. 그녀는 다리가 풀려 결국 주르륵 하고 하독에게 몸을 기댔다.
“최음제가 들어간 위스키라 기분은 좋을 거야.”
하독은 키득거리며 해원을 소파에 뉘이고는 테이블위에 삼각대 카메라를 세웠다. 렌즈가 그녀에게로 향하고 녹화를 의미하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해원은 널브러져 이미 인사불성의 모습이었고, 하독의 손길에 의해 그녀를 감싸는 옷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하나씩 벗겨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먼저 그녀의 빨간 스웨터가 머리 위까지 쭉 끌려 올라갔다가 소파 구석에 던져졌다. 다음으로 청바지가 벗겨지고, 크림색 브래지어가 제거되면서 그녀의 풍만한 유방이 출렁거렸다. 작은 팬티마저 속절없이 끌려 내려가자 마침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아름다운 나신이 드러났다. 신이내린 몸매에 체계적으로 잘 관리된 매혹적인 여배우의 육체였고, 윤기 나는 검정색 긴 머리카락을 흐트러지게 늘어뜨린 고혹적인 얼굴이었다.
하독은 해원의 양쪽 다리를 가슴 쪽으로 들어 올렸다. 반질거리는 그녀의 하얀 엉덩이가 벌어지면서 수치스런 모든 부위를 적나라하게 내보였다. 그녀의 희미한 의식은 거부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속수무책으로 발가벗겨진 알몸이 마치 제물처럼 그에게 바쳐지는 모양새였다. 하독은 투박한 손으로 해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음부를 덮었다. 그의 눈빛은 욕정으로 타올랐고 손가락은 도구가 되어 그녀의 질 안으로 헤집고 들어가 즐거움을 만끽했다. 말랑한 질 안은 신선한 즙으로 끈적거리며 촉촉했다.
“하아…….”
해원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내쉬었다. ‘약이 좀 과했나…….’ 헐떡이는 그녀를 보고 하독이 잠시 걱정하다가, 이내 별거 아닌 듯 입고 있는 양복을 벗고 욕정을 마저 채워나갔다. ‘이제부터가 클라이막스다.’ 하독은 발기된 페니스를 그녀의 질 안에 밀어 넣었다. 해원은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며 눈물로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는지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지만 저항할 단계는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차라리 정신을 잃는 게 나았다. 악마 같은 남자와 알몸으로 뒤엉켜있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는 건 죽고 싶은 고통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능적인 자극이 그녀의 감각을 깨워나갔다. 얼마안가 하독의 욕정은 절정으로 치달아, 들썩거리던 허리움직임이 멈추면서 해원의 질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 ○ ● ○ ●
창문을 톡톡거리는 빗소리가 아릿하게 귓가를 두드렸다. 12월의 찬 날씨에 비가내리고 있었다. 해원은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 그일 이후 그녀의 꿈은 깨어졌고 삶은 시든 꽃처럼 죽어갔다. 돌강은 며칠째 왜 못 만나는지 이유를 물으며 문자로 성화였고, 은경은 무슨 일 있냐며 걱정이었지만 신경써줄 여력이 없었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 자신은 분명 하독에게 강간당했고 정신을 차려 보니 호텔침대에 알몸으로 혼자 있었다. 쓰라린 회한이 밀려오면서 그녀의 안면이 일그러졌다. 분노와 설움, 자기혐오를 참지 못해 주방식기를 집어던지며 엉엉 울었다.
그렇게 얼마를 슬퍼했을까. 스마트폰으로 온 메시지 하나를 확인하고 화들짝 놀랐다. 하독이 자신을 강간하는 끔찍한 영상이었다. 그녀의 심장이 거세게 쿵쾅대면서 아찔한 현기증이 일었다. 머릿속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얼마 후 하독에게서 전화가 왔다.
― 보낸 영상은 봤겠죠?
― 쓰레기 같은 인간!
해원은 분개하며 이를 갈았다.
― 그런 말할 상황이 아닐 텐데요. 부모님, 애인, 친구, 지인들에게 쫘악 뿌려줄까요? 내 얼굴은 모자이크해서 당신만 생매장 될 겁니다. 하하하.
그의 목소리는 악마처럼 잔악했다.
― 원하는 게 뭐죠?
― 그게 핵심이죠. 원하는 건 진심어린 사과입니다. 지난날 경솔했던 당신의 행동을 사과한다면 원본 필름을 넘겨주죠. 4시간 후에 전의 룸살롱으로 오세요. 안 오면 정말 뿌릴 겁니다. 하하하.
● ○ ● ○ ●
통화 후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해원은 쓰디쓴 결단으로 유흥주점에 갔다. 영상이 돌아다니든 말든 모른척하고 내버려둘 수는 없어서였다. 마담이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고 남부지검 부장 지하독은 혼자 있었다.
“이런 곳에 정장이나 드레스를 입고 와야지. 패딩, 청바지에 난방셔츠라니.”
해원의 무심한 패션 스타일을 보고 하독은 대뜸 인상을 찌푸렸다.
“뭐, 좋습니다. 그럼 준비된 걸 해보세요.”
일단 보자는 듯 하독이 손짓했다.
“예전의 일들은 죄송하게 여기며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립니다.”
해원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고개 숙였다. 어찌됐든 비위를 맞춰서라도 녹화원본을 받아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희망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건 뭐, 애들 장난도 아니고…… 사죄가 뭐라고 생각해?”
비웃음과 조롱석인 목소리로 정색하는 하대였다.
“대체… 뭘 원하시는 건지…….”
하독의 위압감에 그녀는 움츠러들었다.
“첫째, 지난번이나 지금이나 여기 온 복장부터가 성의 없어. 내가 필요해서 만들었던 자리가 아니잖아. 너는 사회생활을 그렇게밖에 못하나? 어떤 여자가 룸살롱에서 그런 차림으로 접대를 해? 접대라는 의미를 모르고 온 건지, 알면서 일부러 나를 엿 먹이려고 온 건지 분간이 안가. 둘째, 인간이 사과를 안 하려는 건 자존심 때문이야. 반대로 진정한 사과는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는 거란다. 이해되나?”
“저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면 제대로 사과를 해.”
“어떤 식을 말하는 건지.”
“그 볼품없는 청바지랑 난방셔츠는 벗고 테이블위에 올라가 무릎 꿇어.”
해원의 안색이 삽시간에 낭패감으로 창백해졌다. 하독이 요구하는 사과는 여자의 인격을 말살시키는 참혹한 수준이었다. 참을 수 없는 모욕감에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나가려했다.
“여길 왜 왔는지 잊은 건가?”
그의 한마디에 허둥지둥 자리를 벗어나려던 해원은 나무토막처럼 굳어버렸다. 이방을 나가면 어떻게 되리라는 걸 알기에 불안감과 공포가 그녀의 다리를 묶어 버렸다.
“부장님이 약속을 지킬 거라는 걸 어떻게 신뢰하죠?”
“내가 약속을 안 지키고 다음에 또 같은 협박을 하면 통할까? 그런 경우 이판사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나는 불확실성을 싫어해.”
“부장님은 지난번 위스키 때 이미 약속을 어기셨어요.”
“그때 내가 무슨 약속을 했나? 아, 아…… 잘 지내보자고 했지. 그래서 지켰잖아. 남녀가 그보다 더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
그의 뻔뻔한 빈정거림에 해원의 볼이 화끈 달아올랐다. 하독은 와이셔츠 가슴팍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폐 깊숙이 빨아들인 연기를 토해내며 그가 말을 이었다.
“약속이나 계약은 토시하나 정확해야 해. 잘 지내보자? 세상에 그런 막연한 약속이 어디 있나?”
해원이 듣기에 그의 자기합리화는 혐오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딱히 다른 대안은 없었다. 절망의 늪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발을 빼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거북한 표정으로 무뚝뚝하게 서있던 그녀가 마침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오늘 이후로 어떤 요구나 협박도 하지 마시고, 저와 관련된 모든 영상파일은 삭제해 주세요.”
“약속하지.”
하독은 담뱃불을 재떨이 안에 비벼 끄고는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 누웠다. 섬뜩하게 풍기는 분위기 속에서 그가 어서 하라며 손시늉을 했다. 해원은 복잡한 심정이었지만 이제 와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겉옷과 신발을 벗어 블랙 실크 란제리차림이 되었고, 테이블위로 올라가 무릎을 꿇었다.
“속옷은 여자로써 마지막 자존심인가? 참회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군. 다 벗어.”
하독의 강경한 어조에 해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나가.”
‘결국 그가 원했던 건 이런 것인가.’ 비통함과 자괴감이 일었다. 해원은 손을 등 뒤로 돌려 후크를 열고 어깨로부터 브래지어 끈을 제거했다. 중량감 넘치는 유방이 노출되면서 하독의 호흡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녀는 한손으로 가슴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감싸는 팬티를 움켜잡았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두 눈을 질끈 감고는 팬티를 끌어내려 나신이 되었다. 쇼를 구경하듯 지켜보던 하독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음미하듯 짧게 신음했다. 그녀의 매끈한 각선미를 타고 벗겨져 돌돌 말리는 팬티에 넋을 잃은 듯 했다. 그녀는 어금니를 악물고 태어나 느껴본 적 없는 수치와 굴욕을 견뎌내야 했다. 슬픔이 북받쳐 올라와 눈시울을 붉혔다. 테이블위에 알몸으로 무릎 꿇려진 스스로를 맨 정신이 감내하기에는 너무도 가혹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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