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의 한적한 바닷가.
승용차에서 혜림이 희주 희경 자매와 모습을 드러냈다.
" 준비 완벽하게 다 되었지?"
" 예 주인님. 이미 수백 수천번 이상 실험도 거쳐서 실패 확율은 제로입니다."
세사람이 바닷가로 다가 서자 대기 중인 보트에서 내린 40대 사내가 내리더니 고개를 숙인다.
" 어서 오십시오.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
" 그래.강대일조장.불새조들은 여전히 맹활약이더구만.
남들이 꺼리고 하기 힘든 업무도 마다하지 않고..."
" 업무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겁니다.
그리고 주인님께서 우리 불새들을 워낙 후대해 주시니 다들 힘든 줄 모르고 일합니다."
보트에 올라탄 세미녀를 흐뭇하게 바라 보던 사내가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바다에 정박 중인 어선용 선박에 오르자 갑판에 도열한 20여명의 젊고 강건한 사내들이 일제히 허리를 굽혀 조용히 인사를 한다.
" 자 시작하지. 금방 끝나지? "
" 예 사장님"
강대일이 손짓을 하자 20여명의 사내들이 간판에 놓인 물건들을 혜림 일행의 앞에 갖다 놓는다.
어린 아이 키만한 원기둥 모양의 7개의 금속체.
희주가 핸드백에서 손바닥만한 리모컨을 꺼내더니 작동시키자 7개의 금속에서 푸른색의 발광체가 원을 그린다.
" 모두 정상입니다. 이상 없습니다."
" 그럼 좌표 설정된 대로 바다로 보내"
희주가 손짓을 하자 강조장의 지휘하에 7개의 금속체가 바다로 던져진다.
혜림 일행이 강조장과 보트를 타려고 내리자 갑판 위 사내들이 거수 경례로 배웅한다.
바닷가에 도착한 혜림이 강조장에게 말한다.
" 선장에게 얘기해서 예정대로 출항하도록.
그리고 출항 전까지 불사조 대원들과 선원들의 그 동안의 노고를 위로하도록."
혜림이 건내는 봉투를 두 손으로 받은 강대일이 혜림을 향해 거수 경례를 하고 물러간다.
희경이 차량 안에서 노트북을 들고와 혜림에게 건낸다.
혜림이 암호를 치고 노트북에 접속한 후 바탕 화면의 파일을 클릭한다.
칠지도라는 이름의 파일.
파일을 클릭하자 일본 지도가 화면 가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일본의 주요 섬인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큐수를 꿰뚫은 형태의 거대한 칼이 보인다.
칼에는 본가지와 여섯개의 가지가 있다.칠지도였다.
" 희주야.본가지와 여섯개의 가지에 좌표 설정 잘해 놨구나."
" 주인님. 이제 하나씩 보내시기만 하면 됩니다"
혜림이 칠지1을 클릭하자 바다속을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는 금속체가 보인다.
연이어 칠지7까지 클릭하자 7개의 금속이 움직임이 눈 앞에서처럼 보인다.
" 일본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겠지요? "
" 당연하지. 부모님의 목숨과 바꾼 기술이다.
미국의 스텔스 기술보다 훨씬 앞선 것이니 절대 감지 안된다.
인공위성에서도 감지 못한다.
암초나 선박 같은 방해물이 있어도 인공지능으로 알아서 피해서 목표지점까지 간다."
" 칠지도를 심을 수중지맥과 화맥을 정확히 알아낸 그 분이 대단하군요"
" 그래 대단하지.내가 유일하게 의지하고픈 언니다."
" 한 번 뵙고 싶습니다."
" 언젠가는 보게 될거야."
한참 후 화면에 있던 칠지도의 본가지와 여섯가지의 지점에 7개의 금속이 정확하게 도달했다.
" 7개 모두 정확히 심어졌군. 가지를 펴게 하고 바닥에 가라 앉히자."
혜림이 다시 칠지 1부터 7까지 클릭하자 원통의 금속체에서 7개의 가지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을 향해 눕더니 회전을 하여 모래속으로 몸체를 감추었다.
혜림이 조용히 7개의 칠지도의 에너지원을 정지시키고는 노트북을 닫았다.
" 이걸 쓰지 않고 그레이트 코리아가 가능하면 좋으련만...."
" 힘들 겁니다. 결국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렇겠지.일본을 굴복시켜야 하는 게 그레이트 코리아의 제 1과제이니.....
최악의 경우에는 일본편 드는 미국에도 사용해야 할지도...
북한이나 중국은 오히려 쉬울 듯 한데..."
" 미국에 사용하게 되는 날에는 아마도 어느 정도는 그레이트 코리아의 기본이 갖춰져 있겠지요...
세사람의 눈이 멀리 일본쪽 바다를 응시한다.
광안대교의 야경이 보이는 해운대 센텀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가영이 커다란 의자에 등을 깊숙히 묻고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 보고 있다.
가영의 옆에는 20대초로 보이는 청순한 미녀가 서 있었다.
마로프를 이용하여 귀갑묶기를 한 탐스런 몸매를 한 여자의 목에는 목줄이 유두에는 피어싱이 달려 있다.
" 민아야.내 휴대폰 좀 가져 오너라"
" 예 여왕님"
민아라고 불린 여자가 네 발로 기더니 거실의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을 물고 온다.
가영이 휴대폰을 받아 들고는 가볍게 화면을 터치하자 사진이 떠오른다.
환하게 웃고 있는 가영과 수현의 얼굴.
가영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잠시 후 휴대폰에서 수현의 노래 소리가 흘러 나온다.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가영이 눈을 감고 조용히 노래를 감상한다.
네 발로 엎드린 민아의 얼굴에 질투의 표정이 드러난다.
" 동천 들어 오너라..."
가영의 목소리가 들리자 현관 앞에 무릎 꿇고 대기 중이던 사내가 기어 들어오더니
가영의 발등에 입을 맞추고는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 보고 시작해"
" 예 여왕님. 현재 우리는 부산의 바닷가를 거의 장악했습니다.
다대포,감천,송도,자갈치,광안리, 해운대,송정까지 관할 구역입니다."
" 우리와 저 쪽의 힘은? "
" 우리가 약 4할입니다.하지만 부산 최대의 노른자위인 해운대를 장악해서 앞으로 점점 격차가 줄어들...."
" 울산과 창원을 먼저 포섭한다.
저쪽과 패권을 두고 마지막 결전을 치를 때 그 두 곳이 최소한 중립은 유지해야 승산이 높다."
" 남천과 서천이 조용히 진행 중입니다."
" 북천은 서울의 강남 언니들과 손잡고 교두보 확보 했으니 그 곳에서 은밀히 세를 키우라고 하고"
" 예 여왕님.그리고....알아 보라고 하신...한수현 의원건은..."
" 역시 서혜림이 맞지? "
" 그렇게 추정됩니다.
두 사람이 몇 번 만나는 걸 확인했는데 한의원이 서혜림을 대하는 모습이 아주 공손하고 정중했다고..."
" 공손,정중이라....동천 네 생각은? "
" 여왕님 짐작대로 상하 관계일 듯 합니다."
" 그래.....아마도 그럴거야.....
한수현 같은 욕심 나는 애을 가만히 버려둘 리가 없지..."
가영이 조용히 손짓을 하자 동천이 물러났다.
" 내가 널 거두고 싶었는데....한수현."
가영의 나즈막한 음성과 함께 희고 고운 손이 민아의 머리를 만지자 민아의 혀가 가영의 발등을 핥아간다.
기분 좋은 간지러움을 느끼며 가영이 노래를 한다..
"....여름은 벌써 가 버렸나.
계절은 이렇게 쉽고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먼 길을 찾아 헤매이는지...."
뉴욕 공항.
재호가 미실을 향해 말한다.
" 헬레나는 얼마 만에 보는거냐? "
" 중학교때 엄마랑 미국 와서 봤으니...."
" 제정 러시아가 부활한다면 둘 다 공주마마 소리 들을 텐데.."
" 싱거운 소리 그만해요.
남동생 유리아가 농담 삼아 자기가 차기 황제 서열 1순위 소리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
" 그럼 한국에서 보자.난 내 볼일 볼테니..."
" 정말 오빠의 배우자 될 여자예요? "
" 아마도....난 별로 내키지 않는데...."
" 궁금하네요. 어떤 여자일지."
미실이 헬레나를 만나러 간 후 재호가 공항 근처의 호텔로 향한다.
제국호텔 커피숍.
재호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다가간다.
의자에 앉아 있던 여자가 재호를 보더니 일어선다.
" 처음 뵙습니다. 이재호입니다."
" 안녕하세요? 전 샤론 루빈스타인이라고 합니다."
유창한 한국말이었다.
" 아주 미인이시군요."
" 과찬의 말씀입니다.재호씨야말로 조각 같군요"
" 한국어를 잘하시는군요"
" 친구가 한국인이라서 열심히 배운 적이 있습니다."
" 차 한 잔 하면서 용건 말씀 드리겠습니다."
재호가 차를 시켰지만 샤론은 차는 마시는 시늉만 내고 재호를 쳐다 본다.
" 우리 모자를 위해 한국에서 일부러 오신 점 감사드립니다.
메일 내용이 사실인가요?"
" 그럼요. 제가 샤론님의 사진을 통해 관상을 보고 알려 드린 사실에 틀린 점이 있던가요?
" 아뇨 정확히 맞추셨어요.
아무도 모르는 내 개인적 취향에...
세상이 잘 모르는 우리 모자 일까지도...경악했어요.동양의 신비로운 철학에..."
" 아드님은 나을 수 있습니다.제가 시키는대로 하면...."
" 믿을 수가 없어요.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인데..."
"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아마도 큰물이 가까이 있을 겁니다.
그럼 아드님은 더 악화될 지도..."
" 좋아요. 재호씨가 하자는대로 할게요.
아들을 낫게 해 주면 제가 치러야 할 댓가는? "
" 치료비는 공짜예요. 대신...."
" 대신 뭐죠? "
샤론의 말에 재호가 싱긋이 웃더니 샤론을 가르킨다.
" 샤론 루빈스타인을 원해요."
" 예? 그게 무슨....전 당신보다 연상이고 애도 딸린...."
" 그리고 나의 아내가 될 운명의 여자이기도 하지요."
" 그건....당신이 말하는 그 동양철학에 따른 건가요?"
대답 대신 재호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샤론의 가슴이 사춘기 소녀처럼 뛰기 시작했다.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를 치부를 모두 알면서도 운명의 상대로 자신을 원한다는
처음 보는 신비롭고 매력적인 사내 앞에서 샤론은 정신이 없었다.
그런 샤론의 모습을 멀찍히 떨어진 자리에서 아론이 바라 보았다.
"다행히 사기꾼 같은 놈은 아닌 듯 하군....
마르스와 파티에서 맞붙었던 그 놈.
우리 남매가 한국과 인연이 있는가 보구나."
수현이 후식으로 나온 커피를 마시다 말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마르스를 쳐다본다.
" 광호 네 말은 결국 나보고 주인을 무는 개가 되라는..."
" 주인은 무슨... 혜림은 자기 주인인 헬레나 흉내나 내는 것이지.
주인이 아니야.성향이 그냥 개야."
" 내게는 하늘같은 분이야.감히 쳐다 보기도 어려운..."
" 워낙 똑똑하고 차가워 보여서 겉보기엔 지배자 같지만 천만에....
헬레나 만나서 몇개월 만에 동거하며 하녀처럼 헬레나 떠받들고 살다가 그냥 개로 굴종해 버린 게 혜림이다."
" 그거야 ....헬레나가 아론님을 탐내서..."
" 헬레나가 아론을 탐내니 헬레나의 개가 되어서라도 도와주고 싶다는 게 개라는 증거지.
일반적인 여자라면 그렇게 하지 않아."
" 난 혜림님 절대 못 물어"
" 네가 못하면 헬렌에게 혜림을 넘겨 버릴거다.
헬렌은 언니 문제로 혜림에게 유감이 있어 던져 주면 좋아 할 거야.
그럼 넌 혜림을 만나기 힘들어지겠지."
" 광호야...대체 왜 내게....그걸 요구하는..."
" 넌 혜림을 거느리고 대신 사라에게 굴종하면 된다.
사라는 널 통해서 그렇게 혜림을 지배하길 원해...."
" 속셈이 그거였구나.아론과 혼인하게 되면 직접 못 거느리니까"
" 그래.이미 헬레나로부터 아론의 청혼을 혜림이 받아 들이면
나와 사라의 주인의 자격은 상실한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 내가 사라를 섬길 거라 확신하는 모양이구나"
" 헬레나도 혜림도 주인으로는 사라보다 못해.
넌 사라를 섬기며 만족할 거야.내가 장담하지"
" 잔인하구나.한 번 개는 어떻게 하든 개로 묶어 두려고 하는게...."
" 사라는 알아. 탁월한 혜림의 능력을.....그게 두렵기도 하지.
나와 제국의 패권을 다툴 수도 있으니 ..."
" 난 못해....내가 어찌 혜림님을...."
" 시간을 좀 주지.잘 생각해 봐라.
어차피 혜림은 우리 손아귀에서 못 벗어난다.
헬렌에게 넘기는 것보다 네가 낫지 싶어 내가 사라를 설득해서 제안한 것이니 충분히 심사숙고 해라."
광호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어린다.
" 서혜림 한수현 너희 둘은 전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내 제안에서 못 벗어난다.
내가 전생을 보는 능력이 있어 나와 관계 있던 너희들을 잘 알지만 너희들은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지."
수현이 광호를 만나고 있던 그 시간
혜림은 사라 앞에서 개처럼 엎드려 있다.
" 한수현을 주인으로 모시지 못하면 혜림 넌 헬렌에게 던져 주는 것으로 마르스와 얘기 끝냈다."
" 전 한수현의 개가 될 겁니다. "
" 그래 그래야지.그게 비천한 개에게 더 어울리니까...
자신이 기르던 개에게 굴종하는 것 생각만으로도 달아 오르지? "
" 예 주인님....전 그렇게 할 겁니다."
" 배 고플텐데 먹이 좀 줘야지. 오늘은 특별히 한국 음식으로 준비했다"
사라가 주방으로 가더니 준비해 놓은 컵라면에 물을 붓고 김밥을 쟁반에 담아 들고 온다.
" 어디 먹어볼까? "
사라가 라면을 몇 번 씹더니 바닥에 뱉는다.
이어 김밥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가 역시 바닥에 뱉아 내었다.
그렇게 라면과 김밥을 번갈아 가며 바닥에 내뱉았다.
" 내 입맛에는 맞지 않구나. 개년 입밧에는 맞을려나.처먹어"
사라의 말이 떠어지자 혜림이 고개를 숙인다.
" 천한 개년에게 귀한 먹이를 주신 은혜 감사합니다."
혜림이 바닥의 침묻은 라면 부스러기와 국물 김밥을 게걸스럽게 먹자 사라가 일어서더니 하이힐 굽으로 혜림의 머리를 짓밟는다.
" 명심해. 한 번 개는 영원한 개라는 걸....주인이 먹다 버린 걸 줏어 먹는 게 개라는 걸...."
혜림의 입에서 사람이 아닌 짐승의 소리가 흘러 나온다...
" 멍멍 멍멍 멍멈멍.."
" 개년...바닥에 밥알 한알도 남기지 말고 입으로 줏어 먹어."
사라의 발 밑에서 한마리 개가 열심히 먹이를 줏어 먹고 있었다.
승용차에서 혜림이 희주 희경 자매와 모습을 드러냈다.
" 준비 완벽하게 다 되었지?"
" 예 주인님. 이미 수백 수천번 이상 실험도 거쳐서 실패 확율은 제로입니다."
세사람이 바닷가로 다가 서자 대기 중인 보트에서 내린 40대 사내가 내리더니 고개를 숙인다.
" 어서 오십시오.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
" 그래.강대일조장.불새조들은 여전히 맹활약이더구만.
남들이 꺼리고 하기 힘든 업무도 마다하지 않고..."
" 업무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겁니다.
그리고 주인님께서 우리 불새들을 워낙 후대해 주시니 다들 힘든 줄 모르고 일합니다."
보트에 올라탄 세미녀를 흐뭇하게 바라 보던 사내가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바다에 정박 중인 어선용 선박에 오르자 갑판에 도열한 20여명의 젊고 강건한 사내들이 일제히 허리를 굽혀 조용히 인사를 한다.
" 자 시작하지. 금방 끝나지? "
" 예 사장님"
강대일이 손짓을 하자 20여명의 사내들이 간판에 놓인 물건들을 혜림 일행의 앞에 갖다 놓는다.
어린 아이 키만한 원기둥 모양의 7개의 금속체.
희주가 핸드백에서 손바닥만한 리모컨을 꺼내더니 작동시키자 7개의 금속에서 푸른색의 발광체가 원을 그린다.
" 모두 정상입니다. 이상 없습니다."
" 그럼 좌표 설정된 대로 바다로 보내"
희주가 손짓을 하자 강조장의 지휘하에 7개의 금속체가 바다로 던져진다.
혜림 일행이 강조장과 보트를 타려고 내리자 갑판 위 사내들이 거수 경례로 배웅한다.
바닷가에 도착한 혜림이 강조장에게 말한다.
" 선장에게 얘기해서 예정대로 출항하도록.
그리고 출항 전까지 불사조 대원들과 선원들의 그 동안의 노고를 위로하도록."
혜림이 건내는 봉투를 두 손으로 받은 강대일이 혜림을 향해 거수 경례를 하고 물러간다.
희경이 차량 안에서 노트북을 들고와 혜림에게 건낸다.
혜림이 암호를 치고 노트북에 접속한 후 바탕 화면의 파일을 클릭한다.
칠지도라는 이름의 파일.
파일을 클릭하자 일본 지도가 화면 가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일본의 주요 섬인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큐수를 꿰뚫은 형태의 거대한 칼이 보인다.
칼에는 본가지와 여섯개의 가지가 있다.칠지도였다.
" 희주야.본가지와 여섯개의 가지에 좌표 설정 잘해 놨구나."
" 주인님. 이제 하나씩 보내시기만 하면 됩니다"
혜림이 칠지1을 클릭하자 바다속을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는 금속체가 보인다.
연이어 칠지7까지 클릭하자 7개의 금속이 움직임이 눈 앞에서처럼 보인다.
" 일본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겠지요? "
" 당연하지. 부모님의 목숨과 바꾼 기술이다.
미국의 스텔스 기술보다 훨씬 앞선 것이니 절대 감지 안된다.
인공위성에서도 감지 못한다.
암초나 선박 같은 방해물이 있어도 인공지능으로 알아서 피해서 목표지점까지 간다."
" 칠지도를 심을 수중지맥과 화맥을 정확히 알아낸 그 분이 대단하군요"
" 그래 대단하지.내가 유일하게 의지하고픈 언니다."
" 한 번 뵙고 싶습니다."
" 언젠가는 보게 될거야."
한참 후 화면에 있던 칠지도의 본가지와 여섯가지의 지점에 7개의 금속이 정확하게 도달했다.
" 7개 모두 정확히 심어졌군. 가지를 펴게 하고 바닥에 가라 앉히자."
혜림이 다시 칠지 1부터 7까지 클릭하자 원통의 금속체에서 7개의 가지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을 향해 눕더니 회전을 하여 모래속으로 몸체를 감추었다.
혜림이 조용히 7개의 칠지도의 에너지원을 정지시키고는 노트북을 닫았다.
" 이걸 쓰지 않고 그레이트 코리아가 가능하면 좋으련만...."
" 힘들 겁니다. 결국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렇겠지.일본을 굴복시켜야 하는 게 그레이트 코리아의 제 1과제이니.....
최악의 경우에는 일본편 드는 미국에도 사용해야 할지도...
북한이나 중국은 오히려 쉬울 듯 한데..."
" 미국에 사용하게 되는 날에는 아마도 어느 정도는 그레이트 코리아의 기본이 갖춰져 있겠지요...
세사람의 눈이 멀리 일본쪽 바다를 응시한다.
광안대교의 야경이 보이는 해운대 센텀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가영이 커다란 의자에 등을 깊숙히 묻고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 보고 있다.
가영의 옆에는 20대초로 보이는 청순한 미녀가 서 있었다.
마로프를 이용하여 귀갑묶기를 한 탐스런 몸매를 한 여자의 목에는 목줄이 유두에는 피어싱이 달려 있다.
" 민아야.내 휴대폰 좀 가져 오너라"
" 예 여왕님"
민아라고 불린 여자가 네 발로 기더니 거실의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을 물고 온다.
가영이 휴대폰을 받아 들고는 가볍게 화면을 터치하자 사진이 떠오른다.
환하게 웃고 있는 가영과 수현의 얼굴.
가영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잠시 후 휴대폰에서 수현의 노래 소리가 흘러 나온다.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가영이 눈을 감고 조용히 노래를 감상한다.
네 발로 엎드린 민아의 얼굴에 질투의 표정이 드러난다.
" 동천 들어 오너라..."
가영의 목소리가 들리자 현관 앞에 무릎 꿇고 대기 중이던 사내가 기어 들어오더니
가영의 발등에 입을 맞추고는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 보고 시작해"
" 예 여왕님. 현재 우리는 부산의 바닷가를 거의 장악했습니다.
다대포,감천,송도,자갈치,광안리, 해운대,송정까지 관할 구역입니다."
" 우리와 저 쪽의 힘은? "
" 우리가 약 4할입니다.하지만 부산 최대의 노른자위인 해운대를 장악해서 앞으로 점점 격차가 줄어들...."
" 울산과 창원을 먼저 포섭한다.
저쪽과 패권을 두고 마지막 결전을 치를 때 그 두 곳이 최소한 중립은 유지해야 승산이 높다."
" 남천과 서천이 조용히 진행 중입니다."
" 북천은 서울의 강남 언니들과 손잡고 교두보 확보 했으니 그 곳에서 은밀히 세를 키우라고 하고"
" 예 여왕님.그리고....알아 보라고 하신...한수현 의원건은..."
" 역시 서혜림이 맞지? "
" 그렇게 추정됩니다.
두 사람이 몇 번 만나는 걸 확인했는데 한의원이 서혜림을 대하는 모습이 아주 공손하고 정중했다고..."
" 공손,정중이라....동천 네 생각은? "
" 여왕님 짐작대로 상하 관계일 듯 합니다."
" 그래.....아마도 그럴거야.....
한수현 같은 욕심 나는 애을 가만히 버려둘 리가 없지..."
가영이 조용히 손짓을 하자 동천이 물러났다.
" 내가 널 거두고 싶었는데....한수현."
가영의 나즈막한 음성과 함께 희고 고운 손이 민아의 머리를 만지자 민아의 혀가 가영의 발등을 핥아간다.
기분 좋은 간지러움을 느끼며 가영이 노래를 한다..
"....여름은 벌써 가 버렸나.
계절은 이렇게 쉽고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먼 길을 찾아 헤매이는지...."
뉴욕 공항.
재호가 미실을 향해 말한다.
" 헬레나는 얼마 만에 보는거냐? "
" 중학교때 엄마랑 미국 와서 봤으니...."
" 제정 러시아가 부활한다면 둘 다 공주마마 소리 들을 텐데.."
" 싱거운 소리 그만해요.
남동생 유리아가 농담 삼아 자기가 차기 황제 서열 1순위 소리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
" 그럼 한국에서 보자.난 내 볼일 볼테니..."
" 정말 오빠의 배우자 될 여자예요? "
" 아마도....난 별로 내키지 않는데...."
" 궁금하네요. 어떤 여자일지."
미실이 헬레나를 만나러 간 후 재호가 공항 근처의 호텔로 향한다.
제국호텔 커피숍.
재호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다가간다.
의자에 앉아 있던 여자가 재호를 보더니 일어선다.
" 처음 뵙습니다. 이재호입니다."
" 안녕하세요? 전 샤론 루빈스타인이라고 합니다."
유창한 한국말이었다.
" 아주 미인이시군요."
" 과찬의 말씀입니다.재호씨야말로 조각 같군요"
" 한국어를 잘하시는군요"
" 친구가 한국인이라서 열심히 배운 적이 있습니다."
" 차 한 잔 하면서 용건 말씀 드리겠습니다."
재호가 차를 시켰지만 샤론은 차는 마시는 시늉만 내고 재호를 쳐다 본다.
" 우리 모자를 위해 한국에서 일부러 오신 점 감사드립니다.
메일 내용이 사실인가요?"
" 그럼요. 제가 샤론님의 사진을 통해 관상을 보고 알려 드린 사실에 틀린 점이 있던가요?
" 아뇨 정확히 맞추셨어요.
아무도 모르는 내 개인적 취향에...
세상이 잘 모르는 우리 모자 일까지도...경악했어요.동양의 신비로운 철학에..."
" 아드님은 나을 수 있습니다.제가 시키는대로 하면...."
" 믿을 수가 없어요.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인데..."
"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아마도 큰물이 가까이 있을 겁니다.
그럼 아드님은 더 악화될 지도..."
" 좋아요. 재호씨가 하자는대로 할게요.
아들을 낫게 해 주면 제가 치러야 할 댓가는? "
" 치료비는 공짜예요. 대신...."
" 대신 뭐죠? "
샤론의 말에 재호가 싱긋이 웃더니 샤론을 가르킨다.
" 샤론 루빈스타인을 원해요."
" 예? 그게 무슨....전 당신보다 연상이고 애도 딸린...."
" 그리고 나의 아내가 될 운명의 여자이기도 하지요."
" 그건....당신이 말하는 그 동양철학에 따른 건가요?"
대답 대신 재호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샤론의 가슴이 사춘기 소녀처럼 뛰기 시작했다.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를 치부를 모두 알면서도 운명의 상대로 자신을 원한다는
처음 보는 신비롭고 매력적인 사내 앞에서 샤론은 정신이 없었다.
그런 샤론의 모습을 멀찍히 떨어진 자리에서 아론이 바라 보았다.
"다행히 사기꾼 같은 놈은 아닌 듯 하군....
마르스와 파티에서 맞붙었던 그 놈.
우리 남매가 한국과 인연이 있는가 보구나."
수현이 후식으로 나온 커피를 마시다 말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마르스를 쳐다본다.
" 광호 네 말은 결국 나보고 주인을 무는 개가 되라는..."
" 주인은 무슨... 혜림은 자기 주인인 헬레나 흉내나 내는 것이지.
주인이 아니야.성향이 그냥 개야."
" 내게는 하늘같은 분이야.감히 쳐다 보기도 어려운..."
" 워낙 똑똑하고 차가워 보여서 겉보기엔 지배자 같지만 천만에....
헬레나 만나서 몇개월 만에 동거하며 하녀처럼 헬레나 떠받들고 살다가 그냥 개로 굴종해 버린 게 혜림이다."
" 그거야 ....헬레나가 아론님을 탐내서..."
" 헬레나가 아론을 탐내니 헬레나의 개가 되어서라도 도와주고 싶다는 게 개라는 증거지.
일반적인 여자라면 그렇게 하지 않아."
" 난 혜림님 절대 못 물어"
" 네가 못하면 헬렌에게 혜림을 넘겨 버릴거다.
헬렌은 언니 문제로 혜림에게 유감이 있어 던져 주면 좋아 할 거야.
그럼 넌 혜림을 만나기 힘들어지겠지."
" 광호야...대체 왜 내게....그걸 요구하는..."
" 넌 혜림을 거느리고 대신 사라에게 굴종하면 된다.
사라는 널 통해서 그렇게 혜림을 지배하길 원해...."
" 속셈이 그거였구나.아론과 혼인하게 되면 직접 못 거느리니까"
" 그래.이미 헬레나로부터 아론의 청혼을 혜림이 받아 들이면
나와 사라의 주인의 자격은 상실한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 내가 사라를 섬길 거라 확신하는 모양이구나"
" 헬레나도 혜림도 주인으로는 사라보다 못해.
넌 사라를 섬기며 만족할 거야.내가 장담하지"
" 잔인하구나.한 번 개는 어떻게 하든 개로 묶어 두려고 하는게...."
" 사라는 알아. 탁월한 혜림의 능력을.....그게 두렵기도 하지.
나와 제국의 패권을 다툴 수도 있으니 ..."
" 난 못해....내가 어찌 혜림님을...."
" 시간을 좀 주지.잘 생각해 봐라.
어차피 혜림은 우리 손아귀에서 못 벗어난다.
헬렌에게 넘기는 것보다 네가 낫지 싶어 내가 사라를 설득해서 제안한 것이니 충분히 심사숙고 해라."
광호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어린다.
" 서혜림 한수현 너희 둘은 전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내 제안에서 못 벗어난다.
내가 전생을 보는 능력이 있어 나와 관계 있던 너희들을 잘 알지만 너희들은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지."
수현이 광호를 만나고 있던 그 시간
혜림은 사라 앞에서 개처럼 엎드려 있다.
" 한수현을 주인으로 모시지 못하면 혜림 넌 헬렌에게 던져 주는 것으로 마르스와 얘기 끝냈다."
" 전 한수현의 개가 될 겁니다. "
" 그래 그래야지.그게 비천한 개에게 더 어울리니까...
자신이 기르던 개에게 굴종하는 것 생각만으로도 달아 오르지? "
" 예 주인님....전 그렇게 할 겁니다."
" 배 고플텐데 먹이 좀 줘야지. 오늘은 특별히 한국 음식으로 준비했다"
사라가 주방으로 가더니 준비해 놓은 컵라면에 물을 붓고 김밥을 쟁반에 담아 들고 온다.
" 어디 먹어볼까? "
사라가 라면을 몇 번 씹더니 바닥에 뱉는다.
이어 김밥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가 역시 바닥에 뱉아 내었다.
그렇게 라면과 김밥을 번갈아 가며 바닥에 내뱉았다.
" 내 입맛에는 맞지 않구나. 개년 입밧에는 맞을려나.처먹어"
사라의 말이 떠어지자 혜림이 고개를 숙인다.
" 천한 개년에게 귀한 먹이를 주신 은혜 감사합니다."
혜림이 바닥의 침묻은 라면 부스러기와 국물 김밥을 게걸스럽게 먹자 사라가 일어서더니 하이힐 굽으로 혜림의 머리를 짓밟는다.
" 명심해. 한 번 개는 영원한 개라는 걸....주인이 먹다 버린 걸 줏어 먹는 게 개라는 걸...."
혜림의 입에서 사람이 아닌 짐승의 소리가 흘러 나온다...
" 멍멍 멍멍 멍멈멍.."
" 개년...바닥에 밥알 한알도 남기지 말고 입으로 줏어 먹어."
사라의 발 밑에서 한마리 개가 열심히 먹이를 줏어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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