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 카페 퀸.
가영이 카페에 딸린 휴게실에서 소파에 등을 묻고 앉아 있다.
청순한 얼굴의 민아가 알몸으로 가영의 발밑에 무릎 꿇고 네 발로 엎드려 있었다.
그 앞에 30대로 보이는 지적이고 핸섬한 사내가 공손히 서 있었다.
" 우리가 저 쪽의 무리한 상납요구에 시달리다가 못 참고
60명으로 저 쪽 200여명과 정면대결을 해서 밤의 법대로 패권을 차지했는데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거지?
사천왕 중 동천 남천과 직원들 절반이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
" 예 여왕님.부산의 패권을 놓고 벌린 결전의 현장에
저쪽 애들이 숨어서 몰래 촬영을 했고 그걸 경찰에 넘긴 모양입니다."
" 저쪽 애들은 몇이나 잡혀 갔지? "
" 그게....거의 없습니다.몇 명 정도..."
" 결국 칠성파 보스인 늙은 승냥이 같은 놈이 그냥은 패권을 못 물려주니
밤의 법도 불문율도 어기고 양아치처럼 공권력과 협잡질 했다 이거구나"
" 수십년 부산을 장악했으니 아는 정치인들이나 경찰 검찰도 꽤 되니..."
" 이세록 변호사. 잘 들어. 저 쪽에서 그런 백그라운드를 동원하면 우리도 같이 맞불을 놓아"
" 그게 만만치 않습니다. 지역일수록 기득권들끼리 더 똘똘 뭉치는 경향이 심해서 말입니다."
" 그래 봐야 중앙 권력에 비할까? 이거 가져가 지방 경찰청장과 검찰청장에게 보여줘."
" 혹시 전에 말씀하시던 그..."
" 그래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었던 것이다.
그게 안 통하면 그간 확보한 부산 지역의 검경들 비리 모조리 폭로해 버려야지."
세록이 usb를 받고는 자신이 여왕으로 모시는 가영에게 공손히 허리를 굽히고는 물러 나왔다.
수년전 루시퍼 클럽에서 처음 자신을 섭으로 짓밟던 여왕의 부름을 받고
서울에서 로펌 변호사 생활을 접고 부산으로 내려온 세록이었다.
며칠 후 부산항과 밤바다가 보이는 초고층호텔의 한식당.
세록이 부산 검찰청장과 경찰청장을 마주하고 앉았다.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의 로펌 대표를 통해 어렵게 약속을 잡은 자리였다.
" 자 저녁은 잘 먹었고 용건을 말해 보지"
"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산 지역 밤의 주인이 바귄 걸 그냥 묵인해 달라는 겁니다."
" 그게 좀...저쪽에서 워낙 강력하게 요구해서..."
" 그럼 형평에 맞게 저 쪽도 같이 수사해 주시든지요.이건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 그 얘기는 그만 하지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하구만"
세록이 빙긋이 웃더니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어 작동시킨다.
" 이것 보시고 나면 생각이 바뀔 겁니다."
두 사람의 눈이 노트북 화면을 보더니 안색이 바뀐다.
" 이거....어디서 난 것인가? 설마...?"
" 우리가 아무런 배경도 없이 마구잡이로 이런 일 벌렸을 거라고 봅니까? "
" 믿을 수 없네. 그 라인이면 현재 한국 최고의 파워 그룹인데..."
" 그 라인 팔아 먹을 생각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니 저쪽에도 밤의 불문율 핑계대고 그냥 모른체 하십시오.
그리고 이번에 두 분께 저 쪽 얘기만 듣고 수사 건의한 측근들 중 비리 인사들은 정리하십시오."
" 알겠네. 그렇게 하지.자네들 최종 목적이 그럼? "
" 이미 울산 창원도 관할 구역입니다 대구 포항은 포섭 중이고요."
" 대단하구만. 그 짧은 시간에 적은 인원으로..."
" 우리가 밤의 패권을 잡으면 훨씬 나을 겁니다.보스가 개인적인 욕심이 아예 없으니..."
" 보스가 누군지 궁금하구만.사천왕이나 동천은 아니지? "
" 동천이 보스 맞습니다.그렇게 알고 계십시오"
다음날 퀸덤 조직원들은 모두 훈방 조치로 풀려났다.
그리고 일이 글러진 걸 눈치 챈 늙은 승냥이는 수백만불의 달러 뭉치를 들고
일본으로 밀항하려다 영도 남항 밀항선 배안에서 퀸덤 조직원들에게 잡혀와 송도의 냉장창고에서 잔인한 보복을 당해야 했다.
불구의 몸으로 평생 기어 다니는 신세로 전락한 그 앞에 사천왕이 당당하게 서 있었다.
멀찍이 떨어진 세록이 운전하는 승용차 안에서 가영이 민아와 함께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다.
서울 제국호텔 로얄 전용 레스토랑
샤론이 재호와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 다행이예요.외조부께서 저를 밉게 보지는 않은 듯 해서요.
율리아도 그 곳에서 더 좋아 질 듯 해 마음이 놓여요"
" 율리아와 떨어진 건 처음이지? 걱정마. 외조모께서도 계시니"
" 외조모께서도 연세에 비해 아주 고우세요.스위스인이라 했지요? "
" 응. 현생에서 외조부의 마지막 부인이지."
" 당신이 나중에 그 곳의 주인이 되면 저도 거기서 살아야겠지요? "
" 그래서 같이 들린 거야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어서...."
" 별천지더군요.영원히 머무르고 싶은..."
그 때 혜림이 들어섰다.
" 샤론 오랜만이다.네가 서울엔 왠 일이야? "
" 글로리아. 오랜만이다."
" 혜림 인사해. 이 쪽은 내 남편될 이재호"
" 안면이 있는 분이군요.에스그룹 감찰실장이던..."
" 역시 기억력이 비상하시군요. 서울시장님."
" 샤론과는 어찌 만난건지..? "
식사를 하면서 샤론이 둘이 만나게 된 경위를 대략 말해 주었다.
혜림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 잘 되었구나. 율리아도 너도....아론이 늘 걱정하던데..."
" 오빠 청혼도 좀 받아주렴.
친오빠지만 네 연락만 기다리며 전전긍긍하는 모습 곁에서 보는 내가 안스럽다."
" 한국식으로 하면 내가 오빠랑 결혼하면 넌 내게 새언니라고 부르며 존대말 해야 해.할 수 있겠어?"
샤론이 재호를 쳐다 보자 재호가 빙그레 웃으며 헤림의 말이 맞다며 고개를 끄떡인다.
" 그렇게 할게.네가 아이를 낳으면 내가 키우고...."
" 넌 아이 안 낳을 거니? "
" 같이 키우면 되지.넌 한국에서 정치가로 대성하려면 시간이 안 될테니..."
한참 얘기 하던 샤론이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를 비운다.
재호가 혜림을 바라 보며 말한다.
" 대한은 그레이트 코리아지요? "
" 한겨레겠지요."
" 눈과 물은 결국 하늘로 가지요"
" 지혜의 숲을 지나 가게 되지요."
혜림이 재호와 문답을 주고 받더니 묻는다.
" 설하 언니가 보냈군요.
언니와 나의 암호를 알다니..."
" 맞습니다.제겐 이모님 되세요."
" 언니가 자랑하는 조카들 중 한분이 당신이라니..."
" 문제가 있을 듯 해요.마르스가 끝까지 같이 가지 않을 듯 하다고 이모님께서 전해 달라더군요"
" 그럴리가...마르스가 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텐데..."
혜림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반문한다.
" 중도에 아마 자기 길을 갈 것 같습니다.그래서 제가 그것을 견제해야 하고요.
그리 알고 계십시오.나중에 또 다른 이모님 조카가 나타날 거예요."
" 알겠습니다.그리고 샤론 잘 부탁드려요.천성이 부드럽고 착한 여자예요."
" 시장님과 같은 과인가요?"
" 아뇨 전.....차갑고 독한 여자지요."
헤림의 머리 속에 슬기 수진이 떠오른다.
자폐아인 율리아를 자신을 희생해 가며 키우는 샤론에 비해 천재인 딸까지도 외면한 자신이 냉혈의 뱀처럼 느껴진다.
그런 혜림을 재호가 말없이 바라본다.
혜림의 머리 속이 다시 차가워진다.
" 마르스가 중도에 자기 길을 가게 되면 해가문은 적으로 봐야 한다......
그리되면 나와 별가문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달가문과도 손잡고 한수현 가문을 무조건 한편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설하 언니들 조카들 도움도 받아야 하고...."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악산 인근의 한적한 카페
수현이 알베르토와 얘기 중이다.
" 고맙군. 덕분에 병원에서 외출도 해 보고"
" 얼마 후면 퇴원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손도 이젠 떨리지 않아 보이고"
수현이 커피잔을 드는 알베르토의 손을 유심히 보더니 말을 이었다.
" 전에 저한테 한 얘기 기억하시지요? "
" 혜림을 거두라는 말 말인가? 결심이 섰나? "
" 아뇨.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을 듯 해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 고아원 들렀다 가는 길에 시간 내서 온 거 알아.영광이군.
장차 제국의 실력자가 될 한의원이 몸소 찾아 주다니..."
" 그건 또 무슨? "
" 한의원이 혜림을 거두면 아론이 어떻게 행동할 것 같나? "
" 거기까지는....미처..."
" 혜림이 조카 사라에게 당하는 걸 십년이 넘게 지켜 본 아론이야. 이번엔 그냥 좌시하지 않을 걸."
" 알베르토 생각은? "
" 아론은 한의원을 섹스비치로 길들일 거야.혜림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려고...
혜림의 주인인 헬레나를 개로 거둔 걸로 보면 한의원에게도 아마 그렇게 하지 싶어."
" 결국 저도 헬레나와 같은 신세가 되겠군요.혜림님을 가까이 한 거두려 한 죄로..."
"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 헬레나는 아론의 경고를 무시하고 그 댓가를 기꺼이 감수할 각오로 혜림을 철저히 길들였지."
" 철저히라? 어느 정도였길래? "
" 개만도 못하게 길들였지.
캄캄한 화장실 안에 24시간 가둬 놓고 심한 매질을 하며 변기 안의 배설물 냄새를 맡으며 지내게 했지.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제대로 주지 않아 늘 배고픔에 목마름에 허덕이게 했고...씻지도 못하게 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게 하고....그 결과는 짐작 하겠지? "
" .......아마도 바닥을 가게 되는...주인에게 절대 의존하는..."
" 혜림은 헬레나의 손짓 하나에 생사를 맡기는 발에 묻은 먼지보다 못한 존재로 그렇게 전락했지.
아론이 찾아 갔을 때 혜림은 헬레나의 배설물을 먹으며 짖고 있었고.....
아론에게 제발 헬레나와 결혼하고 자신은 헬레나의 개로 살게 해 달라고 애걸을 했다고 하더군."
" 그런데다가 사라도 마르스를 지키기 위해 헬레나 못지 않은 ..."
" 그래. 헬레나도 사라도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그렇게 혜림을 짓밟았지."
" 아론이 가만 두지 않을 걸 알면서도 제가 혜림님을 거둬야 한다는 건가요? "
" 물론. 그렇지 않으면 마르스나 비너스가 혜림을 한의원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줄 테니까..."
" 아론님에게 당할 걸 각오하면서까지 혜림님을 거두어야 할까요? "
"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군. 한의원은 이미 혜림 없이는 못 견디면서...
단지 주인이 아닌 개로 길들이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렇지"
" 혜림님이 꼭 선악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먹으면 안 되는...쳐다보는 건 허락되는..."
" 어찌 보면 혜림이 사내보다 동성을 더 좋아 하는 게 문제지.
차라리 사내를 좋아 해서 마르스든 아론이든 선택 했으면 수월했겠지.
아마도 마르스와 비너스가 혜림이 한의원을 사랑하는 걸 알고 한의원에게 혜림의 주인으로 군림하라고 한 듯 한데...
그리고 거기엔 그들 나름의 우리가 모르는 다른 속셈이 있는 것 같고..."
" 새삼 절감하는군요. 혜림님 주위의 분들은 정말 두뇌가 뛰어 나다는 걸요.전 그런 속셈은 생각도 못했는데..."
" 아무리 머리가 좋기로 혜림에게 미칠까?
제국에서 두뇌로 혜림에게 그나마 필적할 인물은 아론의 여동생 샤론 정도야."
" 그런 대단한 혜림님을 제가 거느려야 한다고 ...그리고 아론의 분노를 온전히 감당 해야 하고..."
" 빼앗기기 싫으면 해야지. 혜림 없이 견딜 자신이 있으면 하지 않아도 되고...
나도 아론을 차지한 댓가를 이렇게 톡톡히 치르는 중인데... "
수현의 얼굴빛이 착잡해진다.
"난 혜림님 없이 못 견딜거야.
헬레나처럼 불구가 되더라도 아론에게 맞아 죽더라도 혜림을 ...."
혜림의 집. 넓은 집안에 혜림을 제외한 누구의 출입도 금지되는 공간이 있다.
희주 자매도 수현도 들어가지 못하는 그 곳.
혜림이 방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조용히 옷을 벗는다.
네발로 기어 한쪽에 놓인 테이블 쪽으로 기어간다.
테이블 위에 놓인 노트북을 부팅하더니 암호를 치기 시작한다.
인터넷에 접속을 하고 자신의 메일로 들어간다.
헬레나와 단 둘이만 주고 받는 전용 메일
메일에 들어간 혜림이 저장 공간의 파일을 클릭한다.
트레이닝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클릭하자 수십개의 동영상이 보인다.
트레이닝 1부터 시작하는 동영상을 보며 혜림이 가늘게 눈썹을 떤다.
" 결국 또 보게 되는구나.헬레나 주인님에게 조교 받던 장면들을....
똥개보다 못하게 조교 받으며 처절하게 굴종하며 복종하며 울부짖었었지.
못 견디면 나가라는 주인님 발밑에 엎드려 매를 맞으며
제발 주인님의 배설물을 처먹으며 사는 개로 살게 해 달라고 애원했었지..."
노트북 화면에 동영상이 떠오른다.헬레나가 채찍을 들고 휘두르는 장면.
네 발로 엎드려 영상을 보던 혜림이 구석에 놓인 상자를 가져와 잠금 장치를 열더니 채찍을 꺼내든다.
상자 안에서 떨리는 손으로 개목줄을 꺼내든다.
목줄에는 이름표가 있었다.scatbitch....혜림이 스스로 헬레나에게 지어 올린 자신의 개이름.
스스로 목줄을 채운 혜림이 동영상을 보며 자신의 몸을 향해 채찍을 휘두른다.
" scatbitch.....각오하도록.
채찍이 너덜해질때까지 피가 나고 살이 터질 때까지 매질할테니..."
동영상 속의 헬레나와 같은 대사를 하며 똑같은 횟수의 채찍질을
오늘 밤 혜림 스스로가 하게 될 것임을 혜림은 알고 있었다.
" 가까이 있다면 차라리 사라에게 가서 짓밟히고 싶구나...."
입술을 깨문 혜림이 자신의 몸을 향해 가차없이 채찍을 휘두른다.
" 짝...짜악..."
" 하흑...주인님....제발 용서를...전 아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동영상 헬레나와 혜림 자신의 대사를 따라 하며 채찍을 휘두르는 헤림의 모습이 벽면의 유리에 비친다.
혜림의 눈이 그 유리벽을 애처롭게 응시한다.
" 수현아.....사랑해....나를 길들여 줘....제발...한수현 주인님..."
"
가영이 카페에 딸린 휴게실에서 소파에 등을 묻고 앉아 있다.
청순한 얼굴의 민아가 알몸으로 가영의 발밑에 무릎 꿇고 네 발로 엎드려 있었다.
그 앞에 30대로 보이는 지적이고 핸섬한 사내가 공손히 서 있었다.
" 우리가 저 쪽의 무리한 상납요구에 시달리다가 못 참고
60명으로 저 쪽 200여명과 정면대결을 해서 밤의 법대로 패권을 차지했는데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거지?
사천왕 중 동천 남천과 직원들 절반이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
" 예 여왕님.부산의 패권을 놓고 벌린 결전의 현장에
저쪽 애들이 숨어서 몰래 촬영을 했고 그걸 경찰에 넘긴 모양입니다."
" 저쪽 애들은 몇이나 잡혀 갔지? "
" 그게....거의 없습니다.몇 명 정도..."
" 결국 칠성파 보스인 늙은 승냥이 같은 놈이 그냥은 패권을 못 물려주니
밤의 법도 불문율도 어기고 양아치처럼 공권력과 협잡질 했다 이거구나"
" 수십년 부산을 장악했으니 아는 정치인들이나 경찰 검찰도 꽤 되니..."
" 이세록 변호사. 잘 들어. 저 쪽에서 그런 백그라운드를 동원하면 우리도 같이 맞불을 놓아"
" 그게 만만치 않습니다. 지역일수록 기득권들끼리 더 똘똘 뭉치는 경향이 심해서 말입니다."
" 그래 봐야 중앙 권력에 비할까? 이거 가져가 지방 경찰청장과 검찰청장에게 보여줘."
" 혹시 전에 말씀하시던 그..."
" 그래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었던 것이다.
그게 안 통하면 그간 확보한 부산 지역의 검경들 비리 모조리 폭로해 버려야지."
세록이 usb를 받고는 자신이 여왕으로 모시는 가영에게 공손히 허리를 굽히고는 물러 나왔다.
수년전 루시퍼 클럽에서 처음 자신을 섭으로 짓밟던 여왕의 부름을 받고
서울에서 로펌 변호사 생활을 접고 부산으로 내려온 세록이었다.
며칠 후 부산항과 밤바다가 보이는 초고층호텔의 한식당.
세록이 부산 검찰청장과 경찰청장을 마주하고 앉았다.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의 로펌 대표를 통해 어렵게 약속을 잡은 자리였다.
" 자 저녁은 잘 먹었고 용건을 말해 보지"
"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산 지역 밤의 주인이 바귄 걸 그냥 묵인해 달라는 겁니다."
" 그게 좀...저쪽에서 워낙 강력하게 요구해서..."
" 그럼 형평에 맞게 저 쪽도 같이 수사해 주시든지요.이건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 그 얘기는 그만 하지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하구만"
세록이 빙긋이 웃더니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어 작동시킨다.
" 이것 보시고 나면 생각이 바뀔 겁니다."
두 사람의 눈이 노트북 화면을 보더니 안색이 바뀐다.
" 이거....어디서 난 것인가? 설마...?"
" 우리가 아무런 배경도 없이 마구잡이로 이런 일 벌렸을 거라고 봅니까? "
" 믿을 수 없네. 그 라인이면 현재 한국 최고의 파워 그룹인데..."
" 그 라인 팔아 먹을 생각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니 저쪽에도 밤의 불문율 핑계대고 그냥 모른체 하십시오.
그리고 이번에 두 분께 저 쪽 얘기만 듣고 수사 건의한 측근들 중 비리 인사들은 정리하십시오."
" 알겠네. 그렇게 하지.자네들 최종 목적이 그럼? "
" 이미 울산 창원도 관할 구역입니다 대구 포항은 포섭 중이고요."
" 대단하구만. 그 짧은 시간에 적은 인원으로..."
" 우리가 밤의 패권을 잡으면 훨씬 나을 겁니다.보스가 개인적인 욕심이 아예 없으니..."
" 보스가 누군지 궁금하구만.사천왕이나 동천은 아니지? "
" 동천이 보스 맞습니다.그렇게 알고 계십시오"
다음날 퀸덤 조직원들은 모두 훈방 조치로 풀려났다.
그리고 일이 글러진 걸 눈치 챈 늙은 승냥이는 수백만불의 달러 뭉치를 들고
일본으로 밀항하려다 영도 남항 밀항선 배안에서 퀸덤 조직원들에게 잡혀와 송도의 냉장창고에서 잔인한 보복을 당해야 했다.
불구의 몸으로 평생 기어 다니는 신세로 전락한 그 앞에 사천왕이 당당하게 서 있었다.
멀찍이 떨어진 세록이 운전하는 승용차 안에서 가영이 민아와 함께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다.
서울 제국호텔 로얄 전용 레스토랑
샤론이 재호와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 다행이예요.외조부께서 저를 밉게 보지는 않은 듯 해서요.
율리아도 그 곳에서 더 좋아 질 듯 해 마음이 놓여요"
" 율리아와 떨어진 건 처음이지? 걱정마. 외조모께서도 계시니"
" 외조모께서도 연세에 비해 아주 고우세요.스위스인이라 했지요? "
" 응. 현생에서 외조부의 마지막 부인이지."
" 당신이 나중에 그 곳의 주인이 되면 저도 거기서 살아야겠지요? "
" 그래서 같이 들린 거야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어서...."
" 별천지더군요.영원히 머무르고 싶은..."
그 때 혜림이 들어섰다.
" 샤론 오랜만이다.네가 서울엔 왠 일이야? "
" 글로리아. 오랜만이다."
" 혜림 인사해. 이 쪽은 내 남편될 이재호"
" 안면이 있는 분이군요.에스그룹 감찰실장이던..."
" 역시 기억력이 비상하시군요. 서울시장님."
" 샤론과는 어찌 만난건지..? "
식사를 하면서 샤론이 둘이 만나게 된 경위를 대략 말해 주었다.
혜림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 잘 되었구나. 율리아도 너도....아론이 늘 걱정하던데..."
" 오빠 청혼도 좀 받아주렴.
친오빠지만 네 연락만 기다리며 전전긍긍하는 모습 곁에서 보는 내가 안스럽다."
" 한국식으로 하면 내가 오빠랑 결혼하면 넌 내게 새언니라고 부르며 존대말 해야 해.할 수 있겠어?"
샤론이 재호를 쳐다 보자 재호가 빙그레 웃으며 헤림의 말이 맞다며 고개를 끄떡인다.
" 그렇게 할게.네가 아이를 낳으면 내가 키우고...."
" 넌 아이 안 낳을 거니? "
" 같이 키우면 되지.넌 한국에서 정치가로 대성하려면 시간이 안 될테니..."
한참 얘기 하던 샤론이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를 비운다.
재호가 혜림을 바라 보며 말한다.
" 대한은 그레이트 코리아지요? "
" 한겨레겠지요."
" 눈과 물은 결국 하늘로 가지요"
" 지혜의 숲을 지나 가게 되지요."
혜림이 재호와 문답을 주고 받더니 묻는다.
" 설하 언니가 보냈군요.
언니와 나의 암호를 알다니..."
" 맞습니다.제겐 이모님 되세요."
" 언니가 자랑하는 조카들 중 한분이 당신이라니..."
" 문제가 있을 듯 해요.마르스가 끝까지 같이 가지 않을 듯 하다고 이모님께서 전해 달라더군요"
" 그럴리가...마르스가 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텐데..."
혜림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반문한다.
" 중도에 아마 자기 길을 갈 것 같습니다.그래서 제가 그것을 견제해야 하고요.
그리 알고 계십시오.나중에 또 다른 이모님 조카가 나타날 거예요."
" 알겠습니다.그리고 샤론 잘 부탁드려요.천성이 부드럽고 착한 여자예요."
" 시장님과 같은 과인가요?"
" 아뇨 전.....차갑고 독한 여자지요."
헤림의 머리 속에 슬기 수진이 떠오른다.
자폐아인 율리아를 자신을 희생해 가며 키우는 샤론에 비해 천재인 딸까지도 외면한 자신이 냉혈의 뱀처럼 느껴진다.
그런 혜림을 재호가 말없이 바라본다.
혜림의 머리 속이 다시 차가워진다.
" 마르스가 중도에 자기 길을 가게 되면 해가문은 적으로 봐야 한다......
그리되면 나와 별가문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달가문과도 손잡고 한수현 가문을 무조건 한편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설하 언니들 조카들 도움도 받아야 하고...."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악산 인근의 한적한 카페
수현이 알베르토와 얘기 중이다.
" 고맙군. 덕분에 병원에서 외출도 해 보고"
" 얼마 후면 퇴원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손도 이젠 떨리지 않아 보이고"
수현이 커피잔을 드는 알베르토의 손을 유심히 보더니 말을 이었다.
" 전에 저한테 한 얘기 기억하시지요? "
" 혜림을 거두라는 말 말인가? 결심이 섰나? "
" 아뇨.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을 듯 해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 고아원 들렀다 가는 길에 시간 내서 온 거 알아.영광이군.
장차 제국의 실력자가 될 한의원이 몸소 찾아 주다니..."
" 그건 또 무슨? "
" 한의원이 혜림을 거두면 아론이 어떻게 행동할 것 같나? "
" 거기까지는....미처..."
" 혜림이 조카 사라에게 당하는 걸 십년이 넘게 지켜 본 아론이야. 이번엔 그냥 좌시하지 않을 걸."
" 알베르토 생각은? "
" 아론은 한의원을 섹스비치로 길들일 거야.혜림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려고...
혜림의 주인인 헬레나를 개로 거둔 걸로 보면 한의원에게도 아마 그렇게 하지 싶어."
" 결국 저도 헬레나와 같은 신세가 되겠군요.혜림님을 가까이 한 거두려 한 죄로..."
"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 헬레나는 아론의 경고를 무시하고 그 댓가를 기꺼이 감수할 각오로 혜림을 철저히 길들였지."
" 철저히라? 어느 정도였길래? "
" 개만도 못하게 길들였지.
캄캄한 화장실 안에 24시간 가둬 놓고 심한 매질을 하며 변기 안의 배설물 냄새를 맡으며 지내게 했지.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제대로 주지 않아 늘 배고픔에 목마름에 허덕이게 했고...씻지도 못하게 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게 하고....그 결과는 짐작 하겠지? "
" .......아마도 바닥을 가게 되는...주인에게 절대 의존하는..."
" 혜림은 헬레나의 손짓 하나에 생사를 맡기는 발에 묻은 먼지보다 못한 존재로 그렇게 전락했지.
아론이 찾아 갔을 때 혜림은 헬레나의 배설물을 먹으며 짖고 있었고.....
아론에게 제발 헬레나와 결혼하고 자신은 헬레나의 개로 살게 해 달라고 애걸을 했다고 하더군."
" 그런데다가 사라도 마르스를 지키기 위해 헬레나 못지 않은 ..."
" 그래. 헬레나도 사라도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그렇게 혜림을 짓밟았지."
" 아론이 가만 두지 않을 걸 알면서도 제가 혜림님을 거둬야 한다는 건가요? "
" 물론. 그렇지 않으면 마르스나 비너스가 혜림을 한의원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줄 테니까..."
" 아론님에게 당할 걸 각오하면서까지 혜림님을 거두어야 할까요? "
"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군. 한의원은 이미 혜림 없이는 못 견디면서...
단지 주인이 아닌 개로 길들이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렇지"
" 혜림님이 꼭 선악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먹으면 안 되는...쳐다보는 건 허락되는..."
" 어찌 보면 혜림이 사내보다 동성을 더 좋아 하는 게 문제지.
차라리 사내를 좋아 해서 마르스든 아론이든 선택 했으면 수월했겠지.
아마도 마르스와 비너스가 혜림이 한의원을 사랑하는 걸 알고 한의원에게 혜림의 주인으로 군림하라고 한 듯 한데...
그리고 거기엔 그들 나름의 우리가 모르는 다른 속셈이 있는 것 같고..."
" 새삼 절감하는군요. 혜림님 주위의 분들은 정말 두뇌가 뛰어 나다는 걸요.전 그런 속셈은 생각도 못했는데..."
" 아무리 머리가 좋기로 혜림에게 미칠까?
제국에서 두뇌로 혜림에게 그나마 필적할 인물은 아론의 여동생 샤론 정도야."
" 그런 대단한 혜림님을 제가 거느려야 한다고 ...그리고 아론의 분노를 온전히 감당 해야 하고..."
" 빼앗기기 싫으면 해야지. 혜림 없이 견딜 자신이 있으면 하지 않아도 되고...
나도 아론을 차지한 댓가를 이렇게 톡톡히 치르는 중인데... "
수현의 얼굴빛이 착잡해진다.
"난 혜림님 없이 못 견딜거야.
헬레나처럼 불구가 되더라도 아론에게 맞아 죽더라도 혜림을 ...."
혜림의 집. 넓은 집안에 혜림을 제외한 누구의 출입도 금지되는 공간이 있다.
희주 자매도 수현도 들어가지 못하는 그 곳.
혜림이 방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조용히 옷을 벗는다.
네발로 기어 한쪽에 놓인 테이블 쪽으로 기어간다.
테이블 위에 놓인 노트북을 부팅하더니 암호를 치기 시작한다.
인터넷에 접속을 하고 자신의 메일로 들어간다.
헬레나와 단 둘이만 주고 받는 전용 메일
메일에 들어간 혜림이 저장 공간의 파일을 클릭한다.
트레이닝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클릭하자 수십개의 동영상이 보인다.
트레이닝 1부터 시작하는 동영상을 보며 혜림이 가늘게 눈썹을 떤다.
" 결국 또 보게 되는구나.헬레나 주인님에게 조교 받던 장면들을....
똥개보다 못하게 조교 받으며 처절하게 굴종하며 복종하며 울부짖었었지.
못 견디면 나가라는 주인님 발밑에 엎드려 매를 맞으며
제발 주인님의 배설물을 처먹으며 사는 개로 살게 해 달라고 애원했었지..."
노트북 화면에 동영상이 떠오른다.헬레나가 채찍을 들고 휘두르는 장면.
네 발로 엎드려 영상을 보던 혜림이 구석에 놓인 상자를 가져와 잠금 장치를 열더니 채찍을 꺼내든다.
상자 안에서 떨리는 손으로 개목줄을 꺼내든다.
목줄에는 이름표가 있었다.scatbitch....혜림이 스스로 헬레나에게 지어 올린 자신의 개이름.
스스로 목줄을 채운 혜림이 동영상을 보며 자신의 몸을 향해 채찍을 휘두른다.
" scatbitch.....각오하도록.
채찍이 너덜해질때까지 피가 나고 살이 터질 때까지 매질할테니..."
동영상 속의 헬레나와 같은 대사를 하며 똑같은 횟수의 채찍질을
오늘 밤 혜림 스스로가 하게 될 것임을 혜림은 알고 있었다.
" 가까이 있다면 차라리 사라에게 가서 짓밟히고 싶구나...."
입술을 깨문 혜림이 자신의 몸을 향해 가차없이 채찍을 휘두른다.
" 짝...짜악..."
" 하흑...주인님....제발 용서를...전 아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동영상 헬레나와 혜림 자신의 대사를 따라 하며 채찍을 휘두르는 헤림의 모습이 벽면의 유리에 비친다.
혜림의 눈이 그 유리벽을 애처롭게 응시한다.
" 수현아.....사랑해....나를 길들여 줘....제발...한수현 주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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