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년이... 순진하게 생겨서는.......”
꽈악, 여자는 몸무게를 실어 나를 짓이겼다. 전에는 미처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다.
주인님의 학대는 주로 정신적인 것이었다. 가끔 하는 스팽도 일주일 정도 흔적이
남는 정도에서 그치곤 했다. 하지만, 명치를 파고드는 여자의 발은 악의가 가득한
가학이었다. 쾌락을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통증을 즐길 겨를도 없었다.
“암캐면 암캐답게 처신해라.”
네, 하고 조그맣게 대답하고 나서야 여자의 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순종적인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녀는 내 주인이 아니다.
“뭐하는 거야?”
주인님이 돌아오셨을 때 나는 다시 자세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묘한 분위기는 숨겨지질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여자가 자기가 한 일을
잡아뗄 줄 알았는데, 주인님의 질문에 외려 얼른 답하는 게 아닌가.
“아. 자기 암캐 살짝 밟아줬어.”
주인님이 웃으시더니 여자의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저거, 농담 아닌데.......
아까 밟힌 배가 유난히 쓰렸다.
“수캐들은 퇴근하는 대로 여기로 오라고 했어.”
“뭐하러?”
“뭐하긴? 오늘 우리 같이 지내는 밤이잖아. 개들은 개들끼리 붙여 놓고 구경하면서.
즐기면 좋잖아?”
아까 전 주인님은 분명 교미는 좀 있다가 하자고 하셨는데.......
하지만 여자가 뜻을 굽히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찌푸릴 뿐
안 하겠다는 말씀이 없으시다. 서운했다.
“쌍년, 뭐하냐?”
내 맘을 읽은 듯 주인님이 날카롭게 말씀하신다.
“제대로 안 쑤셔?”
나는 어느 새 멈췄던 손을 필사적으로 움직엿다. 그런데 내 보지는
도통 마를 줄 모르는 모양이다. 한참을 쑤시지 않고 넋을 놓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질퍽질퍽하다. 여자가 그런 나를 비웃는다.
“쟤 영 정신을 못 차리네. 그냥 자동으로 해놓지?”
주인님은 그럴까, 한마디 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나는 똑바로 선 채
손이 뒤로 묶이게 되었다. 주인님은 내 다리를 약간 벌리시더니 페어리를 끼워주셨다.
페어리의 둥글둥글하고 딱딱한 감촉이 보지에 익숙하다.
“다리로 페어리 잘 잡아라. 떨어트리면 아예 보지에 박은 채로 꼼짝도 못하게
묶어 놓을 테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주인님 하고 대답했다. 부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페어리의 진동이 시작되었다. 축축하게 젖어 늘어진 소음순과 클리토리스
전체가 페어리 머리를 감싸듯이 덮고 있었기 때문에, 진동은 어느 때보다 생생했다.
“흐으.......”
페어리는 다른 바이브레이터에 비해 묵직하고 진동도 강한 편이다.
대번에 떨어트릴 것 같았지만 그럴 순 없다. 나는 신음을 삼키며 다리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페어리는 자꾸 아래로 미끄러졌다. 몸을 배배 꼬고 있는데 주인님의 시선이
등 뒤에서 느껴진다. 안 돼, 이러다 혼나겠어. 조금만 더 버텨 보면, 조금만 더......
“......안되겠네.” 주인님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뚝 떨어졌다.
나는 배를 아래로 하고 바닥에 길게 누워 있다. 팔뚝과 팔꿈치 아래가
몸에서 팔을 뗄 수 없게 꽁꽁 묶여 있었고, 손도 등 뒤에서 결박됐다.
허벅지와 종아리도 끈에 의해 강하게 묶여 있었다. 포장된 통나무처럼,
나는 그저 길게 누운 고깃덩어리였다. 내 다리 사이에서 끈임없이 진동하고 있는
페어리를 제외하면.......
“흐아아...아아...아.......”
괴상한 비명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대체 몇 번이나 느꼈는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주인님께 절정 전에 미리 보고해야 했지만 오늘은 주인님이
암캐의 기분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셔서, 보고도 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보지의 감각을 버텨야만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기분 좋던
페어리도, 극도로 흥분된 보짓살과 클리토리스를 사정없이 후벼대는 통에
고문처럼 느껴졌다. 마치 보지를 뚫어 버리려는 굴삭기 같다.
제발, 멈춰주세요, 나는 말을 삼키며 눈가에 물이 고이는 걸 느꼈다.
상처에 소금을 문대듯 죽도록 괴로웠지만, 그 와중에도 절정은 계속되었다.
잠시 물러났다 싶다가도 밀물처럼 밀고 들어온다. 극심한 고통과 쾌감이
정신없이 교차된다. 결국 눈물이 흘러내려 턱 가득 흘린 침 속으로 섞여들었다.
하지만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이 모든 광경을 주인님과 여자가 함께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인님과 여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거나
속삭이면서 오붓한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 가끔 대화가 심심해지면
두 사람은 내 쪽을 힐끗거리고 또 뭔가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고 미소 짓는 것이었다.
나는 한때나마 주인님의 옆자리에 앉는 꿈을 꾸었었다. 그것은 이런 가학행위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종의 연애감정 같은, 그런 달콤한 거였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오래 지켜보자니 한 때 꾸었던 꿈이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재미있는 장난감이나, 인형에 올라타서 마운팅을 하는
애완견 정도의 존재에 불과할 뿐이었다.
부우우우우우-웅-웅- 페어리가 무서운 기세로 다시 울린다. 나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보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런 내 모습은 저 부부의 가학적인 기쁨만을
충족시켜 줄 뿐이다. 그런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 상황이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행복했다.
전에는 없던 감정에 나는 당황했다. 그것은 확실한 변화, 아니 개조였다.
길들여진 것이다. 주인님에 의해 화장실에 갇히고 충실한 변기로써 똥오줌을 받아먹고,
침실의 섹스토이로서 임무를 다하는 중에 나도 모르게 이 위치에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닌가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걸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내 마음에는 분명 주인님의 아내,
여자에 대한 질투심이 남아 있었으니까. 결국 나는 제대로 된 암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그런 존재란 건가. ‘아직 훈련이 덜 됐어.’ 아까 나를 보며 말하던
주인님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만 같다.
멍한 상태를 깬 것은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암캐!”
“.......”
“요게? 지 주인 아니라고 대답을 안 하네?”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여전히 아무 말도 안 했다.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개년한테는 서열을 제대로 알려줘야지. 아니면 집안 전체가 개판된다고. 안 그래, 자기?”
“.......”
주인님의 침묵을 동의라고 생각했는지, 여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요년. 아직도 자존심을 세워?”
여자의 스타킹 신은 발이 날아왔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뒤집어졌다.
전선과 연결된 페어리의 끝 부분이 바닥에 눌리는 게 느껴진다.
진동부가 보지 속으로 더 파고든다.
“흐읍......흐아.......”
“이년이 느끼네? 좋아 죽네?”
여자가 배를 밟았다. 하이힐보다는 덜 아팠지만 제대로 몸무게를 실은 것이라
거대한 송곳이 배를 뚫어 버리려는 것 같았다.
“아악-”
나는 비명을 질렀다. 이마가 서늘하다. 식은땀이 가득 돋아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개년아. 얼른 주인님, 안 해?”
“.......”
“이년이 진짜.......”
주인님, 제발요. 나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이 여자한테 그만하라고 말 좀 해주세요.
하지만 주인님은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무표정한 눈빛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내 얼굴을 내려다볼 뿐이다. 결국 우리 셋 중, 여자가 제일 먼저 포기했다.
“독한 년.”
여자가 내 얼굴에 침을 뱉었다. 축축하고, 지독한 담배 냄새가 났다.
부웅- 부웅- 그 와중에도 페어리는 무섭게 진동하고 있다.
몸을 뒤채는 통에 엉덩이를 바닥에 대 보니, 내가 얼마나 보짓물을 많이 흘렸는지 알겠다.
보지 아래 바닥이 윤활젤을 엎은 것처럼 온통 미끌거렸던 거다.
수치스럽고, 괴로운 마음이 들었다. 그 보짓물 속에는 분명 저 여자가 배를 밟을 때
느꼈던 고통 때문에 흘러나온 것도 있을 터였다.
아파도, 쾌락과는 관련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아파도, 나는 젖어버리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너 지금 어디야! 왜 이렇게 늦어?”
여자는 어느 새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소리를 지르고 있다. 자기의 수캐에게
신경질을 내는 것 같다. 벌써 저녁이 다 되었나? 거실에 불이 켜져 있어서
잘 몰랐는데... 여자는 그 뒤로도 두 통인가, 세 통을 더 했다. 가만히 앉아서
통화 내용을 듣던 주인님이 말씀하셨다.
“대체 몇 마리나 부른 거야? ......당신 수캐 두 마리 기르던 거 아니었어?”
“친구에게 좀 빌렸어. 오늘만 쓰겠다고.”
주인님은 찡그리셨지만 또 아무 말도 안 하셨다. 이젠 나도 확실히 알겠다.
저 침묵은, 암묵적인 동의라는 걸.
“가만 있어봐, 자기. 내가 오늘 진짜 신나게 해줄게.”
여자는 혀를 살짝 내밀더니 윗입술을 가볍게 핥았다.
마스카라를 짙게 한 눈에는 어느 새 이상한 광채가 돌고 있었다.
“쌍년....... 내가 오늘 완전히 보내줄게. 기대해.”
=============================================================
조..졸리네요 ㅠㅠ
저 소라넷에 들어오면 오류가 나서 쪽지를 확인 못해요^^;
혹시 쪽지 보내주시는 분 있으시면 감안하시길.
댓글은 잘 보여요 ㅋㅋㅋ
꽈악, 여자는 몸무게를 실어 나를 짓이겼다. 전에는 미처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다.
주인님의 학대는 주로 정신적인 것이었다. 가끔 하는 스팽도 일주일 정도 흔적이
남는 정도에서 그치곤 했다. 하지만, 명치를 파고드는 여자의 발은 악의가 가득한
가학이었다. 쾌락을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통증을 즐길 겨를도 없었다.
“암캐면 암캐답게 처신해라.”
네, 하고 조그맣게 대답하고 나서야 여자의 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순종적인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녀는 내 주인이 아니다.
“뭐하는 거야?”
주인님이 돌아오셨을 때 나는 다시 자세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묘한 분위기는 숨겨지질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여자가 자기가 한 일을
잡아뗄 줄 알았는데, 주인님의 질문에 외려 얼른 답하는 게 아닌가.
“아. 자기 암캐 살짝 밟아줬어.”
주인님이 웃으시더니 여자의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저거, 농담 아닌데.......
아까 밟힌 배가 유난히 쓰렸다.
“수캐들은 퇴근하는 대로 여기로 오라고 했어.”
“뭐하러?”
“뭐하긴? 오늘 우리 같이 지내는 밤이잖아. 개들은 개들끼리 붙여 놓고 구경하면서.
즐기면 좋잖아?”
아까 전 주인님은 분명 교미는 좀 있다가 하자고 하셨는데.......
하지만 여자가 뜻을 굽히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찌푸릴 뿐
안 하겠다는 말씀이 없으시다. 서운했다.
“쌍년, 뭐하냐?”
내 맘을 읽은 듯 주인님이 날카롭게 말씀하신다.
“제대로 안 쑤셔?”
나는 어느 새 멈췄던 손을 필사적으로 움직엿다. 그런데 내 보지는
도통 마를 줄 모르는 모양이다. 한참을 쑤시지 않고 넋을 놓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질퍽질퍽하다. 여자가 그런 나를 비웃는다.
“쟤 영 정신을 못 차리네. 그냥 자동으로 해놓지?”
주인님은 그럴까, 한마디 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나는 똑바로 선 채
손이 뒤로 묶이게 되었다. 주인님은 내 다리를 약간 벌리시더니 페어리를 끼워주셨다.
페어리의 둥글둥글하고 딱딱한 감촉이 보지에 익숙하다.
“다리로 페어리 잘 잡아라. 떨어트리면 아예 보지에 박은 채로 꼼짝도 못하게
묶어 놓을 테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주인님 하고 대답했다. 부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페어리의 진동이 시작되었다. 축축하게 젖어 늘어진 소음순과 클리토리스
전체가 페어리 머리를 감싸듯이 덮고 있었기 때문에, 진동은 어느 때보다 생생했다.
“흐으.......”
페어리는 다른 바이브레이터에 비해 묵직하고 진동도 강한 편이다.
대번에 떨어트릴 것 같았지만 그럴 순 없다. 나는 신음을 삼키며 다리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페어리는 자꾸 아래로 미끄러졌다. 몸을 배배 꼬고 있는데 주인님의 시선이
등 뒤에서 느껴진다. 안 돼, 이러다 혼나겠어. 조금만 더 버텨 보면, 조금만 더......
“......안되겠네.” 주인님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뚝 떨어졌다.
나는 배를 아래로 하고 바닥에 길게 누워 있다. 팔뚝과 팔꿈치 아래가
몸에서 팔을 뗄 수 없게 꽁꽁 묶여 있었고, 손도 등 뒤에서 결박됐다.
허벅지와 종아리도 끈에 의해 강하게 묶여 있었다. 포장된 통나무처럼,
나는 그저 길게 누운 고깃덩어리였다. 내 다리 사이에서 끈임없이 진동하고 있는
페어리를 제외하면.......
“흐아아...아아...아.......”
괴상한 비명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대체 몇 번이나 느꼈는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주인님께 절정 전에 미리 보고해야 했지만 오늘은 주인님이
암캐의 기분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셔서, 보고도 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보지의 감각을 버텨야만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기분 좋던
페어리도, 극도로 흥분된 보짓살과 클리토리스를 사정없이 후벼대는 통에
고문처럼 느껴졌다. 마치 보지를 뚫어 버리려는 굴삭기 같다.
제발, 멈춰주세요, 나는 말을 삼키며 눈가에 물이 고이는 걸 느꼈다.
상처에 소금을 문대듯 죽도록 괴로웠지만, 그 와중에도 절정은 계속되었다.
잠시 물러났다 싶다가도 밀물처럼 밀고 들어온다. 극심한 고통과 쾌감이
정신없이 교차된다. 결국 눈물이 흘러내려 턱 가득 흘린 침 속으로 섞여들었다.
하지만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이 모든 광경을 주인님과 여자가 함께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인님과 여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거나
속삭이면서 오붓한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 가끔 대화가 심심해지면
두 사람은 내 쪽을 힐끗거리고 또 뭔가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고 미소 짓는 것이었다.
나는 한때나마 주인님의 옆자리에 앉는 꿈을 꾸었었다. 그것은 이런 가학행위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종의 연애감정 같은, 그런 달콤한 거였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오래 지켜보자니 한 때 꾸었던 꿈이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재미있는 장난감이나, 인형에 올라타서 마운팅을 하는
애완견 정도의 존재에 불과할 뿐이었다.
부우우우우우-웅-웅- 페어리가 무서운 기세로 다시 울린다. 나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보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런 내 모습은 저 부부의 가학적인 기쁨만을
충족시켜 줄 뿐이다. 그런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 상황이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행복했다.
전에는 없던 감정에 나는 당황했다. 그것은 확실한 변화, 아니 개조였다.
길들여진 것이다. 주인님에 의해 화장실에 갇히고 충실한 변기로써 똥오줌을 받아먹고,
침실의 섹스토이로서 임무를 다하는 중에 나도 모르게 이 위치에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닌가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걸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내 마음에는 분명 주인님의 아내,
여자에 대한 질투심이 남아 있었으니까. 결국 나는 제대로 된 암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그런 존재란 건가. ‘아직 훈련이 덜 됐어.’ 아까 나를 보며 말하던
주인님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만 같다.
멍한 상태를 깬 것은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암캐!”
“.......”
“요게? 지 주인 아니라고 대답을 안 하네?”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여전히 아무 말도 안 했다.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개년한테는 서열을 제대로 알려줘야지. 아니면 집안 전체가 개판된다고. 안 그래, 자기?”
“.......”
주인님의 침묵을 동의라고 생각했는지, 여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요년. 아직도 자존심을 세워?”
여자의 스타킹 신은 발이 날아왔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뒤집어졌다.
전선과 연결된 페어리의 끝 부분이 바닥에 눌리는 게 느껴진다.
진동부가 보지 속으로 더 파고든다.
“흐읍......흐아.......”
“이년이 느끼네? 좋아 죽네?”
여자가 배를 밟았다. 하이힐보다는 덜 아팠지만 제대로 몸무게를 실은 것이라
거대한 송곳이 배를 뚫어 버리려는 것 같았다.
“아악-”
나는 비명을 질렀다. 이마가 서늘하다. 식은땀이 가득 돋아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개년아. 얼른 주인님, 안 해?”
“.......”
“이년이 진짜.......”
주인님, 제발요. 나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이 여자한테 그만하라고 말 좀 해주세요.
하지만 주인님은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무표정한 눈빛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내 얼굴을 내려다볼 뿐이다. 결국 우리 셋 중, 여자가 제일 먼저 포기했다.
“독한 년.”
여자가 내 얼굴에 침을 뱉었다. 축축하고, 지독한 담배 냄새가 났다.
부웅- 부웅- 그 와중에도 페어리는 무섭게 진동하고 있다.
몸을 뒤채는 통에 엉덩이를 바닥에 대 보니, 내가 얼마나 보짓물을 많이 흘렸는지 알겠다.
보지 아래 바닥이 윤활젤을 엎은 것처럼 온통 미끌거렸던 거다.
수치스럽고, 괴로운 마음이 들었다. 그 보짓물 속에는 분명 저 여자가 배를 밟을 때
느꼈던 고통 때문에 흘러나온 것도 있을 터였다.
아파도, 쾌락과는 관련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아파도, 나는 젖어버리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너 지금 어디야! 왜 이렇게 늦어?”
여자는 어느 새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소리를 지르고 있다. 자기의 수캐에게
신경질을 내는 것 같다. 벌써 저녁이 다 되었나? 거실에 불이 켜져 있어서
잘 몰랐는데... 여자는 그 뒤로도 두 통인가, 세 통을 더 했다. 가만히 앉아서
통화 내용을 듣던 주인님이 말씀하셨다.
“대체 몇 마리나 부른 거야? ......당신 수캐 두 마리 기르던 거 아니었어?”
“친구에게 좀 빌렸어. 오늘만 쓰겠다고.”
주인님은 찡그리셨지만 또 아무 말도 안 하셨다. 이젠 나도 확실히 알겠다.
저 침묵은, 암묵적인 동의라는 걸.
“가만 있어봐, 자기. 내가 오늘 진짜 신나게 해줄게.”
여자는 혀를 살짝 내밀더니 윗입술을 가볍게 핥았다.
마스카라를 짙게 한 눈에는 어느 새 이상한 광채가 돌고 있었다.
“쌍년....... 내가 오늘 완전히 보내줄게. 기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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