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부. 정모
1.
나는 그 카페의 정모에 참석했다.
그도안 여러 카페의 정모를 참석해보아서 그게 뭐 특별할 것은 없는 걸 알고있었다.
그저 에세머들이 모여 앉아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정도라고 알고있었다.
예상대로 정모는 영등포의 삼겹살집에서 열렸다.
이층에 있는 온돌로 된 식당이었는데 한쪽은 미닫이로 막혀있어서 그 안에 모임을 가지기 좋게 되어있었다.
아마도 안쪽은 모두 예약을 한 듯 했다.
벌써 이십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앉아서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돔인 지 섭인 지 구분은 잘 가지 않았지만 남자가 열댓명에 여자가 대여섯 명의 구성이었다.
나는 그저 에세머인 듯이 내 소개를 하고 끼어 앉아서 술잔을 기울였다.
모두들 호의적이었지만 화제는 단연 공중변기의 조교에 대한 이야기였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돔이든 섭이든 모두 그녀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운영자라고 소개받은 삼십대 중반 정도의 남자와 약간 더 젊은 두 남자가 운영진이라고 했다.
그리고 운영진 중 하나는 여자인데 공중변기를 데리고 올 거라고 했다.
“석달 내내 조교 했나요?”
펨섭 하나가 묻자 운영자가 진지하게 설명했다.
“주말에만 했으니까 전부 합해서 열 두번 한거죠. 토요일 밤마다 했어요. 운영진 넷이 다 모여서 아침까지 조교를 하고 그 장면을 녹화하고 그랬죠.”
“녹화하는 건 위험하지 않나요?”
“꼭 녹화해서 가지고 싶어해서요. 차근차근 매주 더 강하게 조교하면서 그 걸 차곡차곡 녹화를 했어요. 물론 우리들 얼굴은 나오지 않아요. 공중변기 위주로 찍었으니까.”
“그 걸 공중변기는 하나씩 올려주기를 바라는 건가요?”
“그럼요. 조교 끝났으니까 이제 올려야죠. 오늘 정모 끝나고 나면 내일부터는 볼 수 있어요. 여기서 특별회원들은 오늘 밤에 그녀의 신고식에 참가할 수도 있고요.”
대화를 들으면서 나는 아직 준회워니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렇지만 신고식이라고 해서 우리들하고 하듯이 할 수는 없죠. 그랬다가는 버텨내지 못할테니까.”
운영자는 그렇게 말하고 빙긋이 웃었다.
아마도 자신들만의 내밀한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조교하면서 정말 변기가 말했던 것처럼 되었다고 느꼈어요? 완전한 주인과 노예가되는 것처럼요? ”
“그 정도라고 말하기도 어렵죠. 주종관계는 처음 한달 정도에 이미 느끼게 되었고 결국은 주종을 넘어섰어요. 그게... 불가능하고 야동이나 야설 속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끝가지 가니까 정말 그렇게 되었어요. 우리도 놀랄 정도로 끝가지 갔고 변기도 그 걸 멈추지 않고 따라왔죠.”
“어느 정도인 지 궁금해.”
사람들은 호기심으로 눈이 반짝거렸다.
“기록을 보면 놀랄 겁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정말 우리 운영진 넷에게는 영혼이 없는 물건이 되었죠. 그냥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연장...?”
나는 그 말뜻이 무언지 궁금했다.
그러나 그들의 대화는 곧 끊어지고 말았다.
미닫이가 열리고 늘씬하고 건강해보이는 한 여자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여자는 정장 스타일의 짧은 스커트에 검은색 브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스타킹은 신고 있지 않았는데 맨발의 발등에는 나뭇잎 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한눈에 보아도 돔인 걸 알 수있는 태도였고 그런 스타일이었다.
그녀는 들어와서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뒤에 대고 말했다.
“들어 와.”
그러자 미닫이 밖에서 안으로 아내가 들어섰다.
그토록 찾아도 보이지 않던 그녀가 마침내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사람들 손에 넘어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녀는 방에 들어와서 똑바로 차렷자세를 하고 섰다.
마치 사열을 받는 군인처럼 서서 두 눈은 약간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이에 약간 살이 더 오른 듯도 했지만 몸의 균형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균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면으로 된 펑퍼짐한 박스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그 길이가 아주 짧아서 끝단이 허벅지에 걸린 것이 긴 티셔츠를 입은 것과도 같았다.
그리고 면으로 된 티셔츠답게 몸에 착 달라붙지는 않았지만 몸의 굴곡에 따라서 드러나는 곳이 강조되면서 더 섹시하게 보였다.
게다가 어깨 부분은 앞치마처럼 두 개의 끈으로 되어 있어서 부드러운 옷감보다 가슴 부위가 오히려 더 드러나보였다.
그녀는 들어와서 구석에 그렇게 마냥 서있고 펨돔은 다른 사람들과 앉아서 소주를 마시며 수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사람들은 그녀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있었다.
나는 그녀가 고개를 돌리거나 시선을 바꾸지 않아서 나를 발견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펨돔이 그녀를 불렀다.
“이리 와.”
그녀는 자세를 풀고 얼른 펨돔 앞으로 달려가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
펨돔은 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종업원 오나 좀 봐주세요.”
“오케이.”
미닫이를 틈새만 약간 남겨놓고 닫은 후 그곳에 한 사람이 앉았다.
“일어 서.”
아내는 다시 차렷자세로 일어섰다.
펨돔은 그녀의 원피를 잡더니 확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녀의 원피스는 거짓말처럼 양쪽 옆이 확 뜯어져 나가면서 망또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그녀의 원피스는 바느질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양옆이 찍찍이로 이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잘 만들었죠? 이 년이 스스로 만들었어요. 이게 찍찍이라서 가져다 붙이면 붙고 언제라도 뜯고 싶은 부분만 뜯으면 되고 그래요.”
펨돔을 그렇게 말하고 일어서서 아내의 옷을 완전히 벗겨버렸다.
아내가 나체가 되자 모두가 감탄을 하고 몇사람은 박수까지 쳤다.
아내의 젖꼭지에는 피어싱이 달려있었고 피어싱에 기다랗게 얇은 사슬이 늘어져서 보지를 향해 모아졌다.
그리고 보지는 깨끗히 쉐이빙이 된 상태에다가 양쪽 음순에 하나씩 피어싱이 되어있는데 그 피어싱에 사슬이 이어져 있었다.
펨돔이 자리에 도로 앉으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벌려서 묶어.”
그게 무슨 듯인가 했는데 아내는 사슬의 허리부분을 잡아서 등 뒤로 돌렸다.
그리고 양 손으로 힘껏 당겨서 등 뒤에서 사슬끼리 서로 걸리게 했다.
사슬은 한껏 팽팽해지고 아내의 보지는 완벽하게 좌우로 벌어졌다.
보지 안에서 하얀 액체가 주르르 흘러나왔다.
사람들이 히히덕거렸다.
“흐르는 거 봐.”
“야아. 홍수 났네.”
아내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회원님들한테 구경하도록 한 분씩 앞에 가서 보여주면서 한바퀴 돌아.”
펨돔의 명령으로 아내가 회원들 앞으로 갔다.
펨돔이 회원들에게 말했다.
“술 한잔씩 받으세요. 즐겁게.”
아내는 술병을 들고 회원들 사이를 돌았다.
술을 따를 때에는 무릎을 꿇고 앉았는데 그때마다 사슬이 엉덩이에 걸려서 당겨지기 때문에 보지는 찢어질 듯 벌어졌다.
아내가 고통을 참느라 입술을 깨무는 것이 보였다.
순간 펨돔이 아내를 나무랐다.
“웃어야지. 이년아. 술 따르면서 인상이 그게 뭐야?”
아내는 얼른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펨돔은 괴롭힐 요량이었는지 공연히 트집을 잡았다.
“그동안 조교 어떻게 받았나 할 거 아냐? 병신같은 년아. 이거 두개씩 넣고 다녀.”
펨돔은 아내를 향해 커다란 쇠로 된 구슬 네 개를 주었다.
아내는 두 손으로 공손히 쇠구슬을 받아서 보지에 두개를 넣고 다시 항문에 두개를 밀어넣었다.
항문의 구슬은 문제가 아니지만 보지에 넣은 쇠구슬은 한껏 벌어진 음순때문에 아차하면 떨어져 내릴 판이었다.
아내는 그 상태로 구슬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진땀을 흘리며 움직였다.
분위기는 점차 달아오르고 사람들은 아내가 발산하는 변태적인 색기에 흠뻑 젖어든 분위기가 되었다.
나는 내 앞에 아내가 와서 무릎을 꿇고 술병을 내밀 때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나를 발견하고 움찔하더니 이내 슬며시 웃으면서 의미있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술을 다 따른 후 고개를 숙여보이고 옆자리로 이동해갔다.
나는 꿈속처럼 그 술을 마셨다.
“자. 이제 자리 옮기죠?”
운영자가 말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내는 사슬도 쇠구슬도 그대로 둔 채 위에 옷만 다시 걸쳤다.
그리고 식당 사람들의 이상한 눈초리를 받으면서 골목으로 나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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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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