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첫 머리에 H 신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각주를 달기로 했습니다;;
이건 스킵하셔도 좋다, 이건 아니다...
에;;
결론적으로;;
죄송합니다만, 이건 스킵하셔도 됩니다;;
다만 스토리...;; 형편 없는 스토리지만 이해하시고 싶으신 분은;;
스킵하시면 안 되죠;;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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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아니, 아침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늦은 오전, 도쿄에서 출발해 홋카이도로 가는 신간센에는 두 명의 참...요란한 커플이 타고 있었다. 한 명은 푸른색에 엉덩이까지 기른 머리, 한 명은 숏컷이지만 황금처럼 빛나는 금발의 머리카락.
“...저...주인님...”
“응? 아,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말해.”
“...손 좀 치워주실래요...”
어느 새 존댓말과 주인님이란 호칭이 입에 붙어버린 츠카사였다. 만난 지, 불과 하루다. 정말 하루다. 그런데 하루 만에 자신은 지배당하고 말았다, 그에게 사육되고 말았다. 그가 내 정신을 조작해서 그런 것일까?
...
알 게 뭔가. 지금 행복하며 된 거지.
규는 츠카사의 얼굴을,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왼쪽 뺨을 주물럭거리던 손을 잠시 멈춘 채 뜨악하는 표정으로 츠카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세...우욱!”
“귀엽다, 너무 귀엽다!! 너 지금 앙탈부리는 거지! 야, 난 앙탈부리는 고양이들이 귀여워 죽겠더라고!”
“웁...웁...저...숨이...”
규는 주변의 시선일랑 아랑곳하지 않은 채, 또 질식사의 위험에 빠진 츠카사의 사정일랑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츠카사를 껴안고 바둥거렸다. 츠카사가 그야말로 전원진기를 이용하여 버둥거려도 규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츠카사를 조르다가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에 풀어주었다.
‘헉헉;; 사, 사신의 미소가 보였어;;’
빨개진 얼굴을 추스르며 규를 살짝 본 츠카사는, 약간 악의가 섞인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규의 얼굴을 발견하고는 약간 뚱해지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칫...일부러 그랬죠?”
흥 하는 콧소리와 함께 팔짱을 끼고 고개를 규 반대쪽으로 돌려버리는 츠카사를 보며 규는 씨익 웃더니 얼굴을 츠카사 쪽으로 서서히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는 츠카사의 귀에 갑자기, 하지만 뜨거운 숨을 불어넣었다.
“...히...익...”
“성감대 위치가 아현이랑 비슷한 걸. 이것 저것 기억하지 않고 하나로 기억할 수 있게 되서 좋아.”
규는 얼굴을 조금 더 내밀어 츠카사의 귀를 덥석 물어 버렸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성감대에 들어오는 강렬한 자극은, 이미 개발된 곳에 가해지는 자극과는 또 다른 느낌이며, 그 성감대에서 오로지 딱 한 번만 느낄 수 있는 자극이다. 그런 몸서리쳐지는 감각을 지금 츠카사는 느끼고 있었다.
“하악...주, 주인님...학...여기서는...좀...히익!”
“여기서는 뭐? 더 해달란 소린가, 응?”
규는 츠카사의 귓불을 혀로 핥은 후 턱을 붙잡고 고개를 돌려 츠카사를 쳐다보았다. 츠카사는 눈을 바르르 떨면서 넋을 잃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규의 눈동자를 응시할 뿐이었다. 그 모습은 흡사 자신을 낚아채려는 매에게 자비를 구하는 토끼의 눈동자와도 비슷했다.
“주인님...제발...”
규는 어찌 보면 장난스러운 웃음을, 어찌보면 흐뭇해 하는 미소, 그러나 어떻게 보더라도 우월한 자의 미소를 지으며 츠카사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춘 뒤 그녀의 어깨에 팔을 걸고 의자를 뒤로 빼었다. 그러자 츠카사의 어깨에 걸친 팔이 약간 땡겨지면서 자연히 그녀가 약간 불편한 자세가 되고 말았다.
“저...주인님...”
“너도 뒤로 빼면 되잖아.”
츠카사가 말도 하기 전에 단정적으로 결론을 지어버리는 규를 보며 츠카사는 약간 뾰루퉁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그런 츠카사를 규는 웃으면서 ‘어쩔 건데?’ 하는 약간 도발적인 웃음을 지어보이니, 어쩌겠나, 노예주제에. 츠카사는 한숨을 내 쉬며 의자를 뒤로 눕혔다.
“전 아직 안 졸리단 말이에요...”
“츠카사.”
만약 츠카사가 걷고 있었다면, 여러분은 우뚝 멈춰서는 그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해 주었다! 자신의 이름을! 지금껏 자신을 부를 때 이름을 말해 준 적은 없던 규가 -
규는 그녀 쪽을 보지 않고, 허공을 응시한 채 츠카사의 어깨를 감지 않은 팔뚝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난 가끔가다, 그럴 때가 있어. 격렬한 정사...성기와 성기를 부딪치는 피스톤 운동에서 느끼는 엑스타시, 그 본능을 충실히 만족시키는 행위보다도 그 행위를 하고난 후, 서로에게 느끼는 성욕과 1차적인 본능이 사라지고 난 후에 껴안고 잠이 드는 순간...그 때가 더 행복하다 느껴지는 때가 있어.
그런데 그거 아냐? 지금은 그거 하지도 않았는데 그러네. 너 껴안고 잠이나 들어 버렸으면 좋겠는데, 침대도 아니고 신간센이니까 그건 뭐 하단 말이야. 그러니까 나한테 기대주면 안 되겠냐?”
츠카사는 말없이 규의 한쪽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았다.
“...고맙다.”
“고맙긴요. 노예가 주인에게 충성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요. 하인이라면 거부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노예라면...목숨까지도, 그러니까 주인에게 생사여탈권이 있는 거 아닌가요?”
“내가 뭐라고 했지? 우리끼리는 노예와 주인일지 몰라도, 실상은 애인관계야. 너랑 난 평등하다고. 단지 네가 나한테 복종하고 싶어서 복종할 뿐. 하기 싫다면 지금 당장 그만둬도 상관없다고.”
츠카사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규의 옆으로 더욱 더 다가갔다. 약간은 불만이다, 이 사람. 약간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주인이라지만 조금 짜증날 때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변명인가요? 노예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그렇게 대신 감싸는 거에요? 자기 자신도 잘 알거 아니에요, 스스로 얼마나 매력있는 사람인지, 얼마나 마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처음 본 나를 하루 만에 노예로 만들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도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나를 생각해 주는 건, 아니 생각해 주는 척 하는 건 자기에 대한 변명 아닌가요? 나는 저런 AV나 만화에 나오는 새디스트, 변태들과 다르다...그런 변명 아니냐고요.”
약간은 심하다 싶은 츠카사의 공격이었지만, 규는 별 거 아닌 눈초리였다.
“만약 내가 그런 새디스트들과 똑같았다면, 너는 결코 내 노예가 되지 않았겠지.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런 새디스트들과 똑같았다면, 너를 도와주는 이런 일 따위 절대 하고 있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건 변명이 아니야. 나는 그런 게 싫어서 죽을 지경이거든. 누군가가 누군가를 압도적으로 누르는 행위, 그런 게 나는 싫어. 새디스트와 메저키스트...각자 취향이라고 봐. 둘이 만나서 즐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인간으로써의 대접은 해 줘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더 변태 같아요.”
“말했잖아, 어제도. 난 변태야.”
짓궂게 대답하며 혀를 내미는 규를 보고 츠카사는 한숨을 내쉬며 그의 어깨에 기대는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이다...그런 부류와 규는 확실히 달랐다.
“SM은 싫어하는 건가요?”
“M이 아닌 사람을 강제로 M으로 만드는 행위를 싫어하고 증오한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조교는 싫어.”
규는 고개를 돌리며 츠카사의 볼을 톡톡 두드리고는 - 참 어지간히 볼따구니 좋아한다 -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며 화제를 바꿨다.
“이런 이야기, 지금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네 이야기, 해줄 수 있어?”
“...말 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잖아요.
“네 입으로 듣고 싶어.”
츠카사는 자신을 고양이처럼 내려보는 규의 눈길을 맞받아치지 못하고 할 수 없다는 듯 이야기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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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0월 - 홋카이도의 산간은 이미 한 겨울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은 묘성곡 또한 마찬가지.
묘족 -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인간들 사이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살기 시작한 이종의 인간. 평소에는 인간과 똑같지만 자신이 마음을 먹으면 언제라도 인간의 몇 배에 달하는 완력과 동물적인 시각, 후각, 청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맹수의 발톱같은 손톱을 꺼내 휘두를 수도 있는 종족.
예로부터 그들의 힘은 두려움과 함께 선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의 강력한 힘에 보통의 인간들이 개별적으로 맞서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전국 각지에서 그들에게 당한 인간의 수는 늘어났다. 그들은 괴력을 발휘하는 도적이기도 했고, 아무리 높은 담도 재빨리 기어오를 수 있는 도둑이었으며, 누구보다도 빨리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강도이기도 했다.
아무도 이들에게 힘을 쓸 수 없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간혹 가다 음양사와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경우에도 묘족들은 교활하게 그 자리를 벗어나고는 했다. 자신의 영향권 바깥의 묘족에게 아무리 음양사라도 수를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첫 막부정권, 미나모토노 요리미츠가 정권을 잡은 이후 묘족의 전성시대 역시 끝났다. 천성적으로 고양이의 성격을 타고 난 지라 뭉치는 걸 싫어했던 묘족의 약점을 이용, 요리미츠는 취임 이후 전국 각지의 음양사들을 모아 대 군단을 조직하여 이들 묘족을 모조리 잡아 무릎을 꿇렸다. 천 명 가까이 되는 음양사들의 조직적인 사냥과 습격을 산지사방에 흩어진 묘족들로써는 막아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라이코우 - 요리미츠다 - 는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이 종족을 어떻게든 억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잡아들일 때처럼 음양사 천명을 주둔시킬까? 하지만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저 종족을 감시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음양사 천명을 보살피고 먹이고 장비를 챙겨준다는 것은.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찌 이 괴력을 지녔으며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종족을 막으랴?
결국 그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 라이코우는 생포한 묘족들을 남과 여로 갈라 여성 묘족에게 강제로 정조대를 입혔다. 강철로 만든데다가 음양사들이 직접 손을 보아 묘족의 힘으로도 절대 찢어지지 않고, 유일하게 만든 열쇠는 오직 라이코우만이 아는 장소에 있다.
그 뒤 라이코우는 거리낌 없이 묘족을 풀어 주었다. 처음 며칠 동안은 곳곳에서 묘족이 발악을 했다. 아니, 몇 달이 지나도 묘족이 기세가 죽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년 여가 지난 후, 묘족들은 차례차례 스스로 무릎을 꿇고 라이코우에게 항복해 왔다. 어쩌겠는가, 묘족이 모두 멸망하게 생긴 마당에.
이것이 묘족이 인간에게 무릎을 꿇게 된 사연이다. 그 뒤로 일본의 정권은 수도 없이 바뀌었지만, 묘족 또한 이제 알게 되었다. 정권의 주인에게 붙어서 먹고 사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반대파 몇 만 좀 죽이면 금덩이가 들어오고 비단이 들어온다. 복종하는 게 더 편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끝까지 저항하는 묘족이 한명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전해져 내려오지 않으나 그녀를 칭하는 호칭은 기록에 남아있다. 금묘. 그녀는 긴 머리에 금발이었으며, 다른 묘족보다 월등히 센 완력, 훨씬 빠른 반사신경과 집중력, 훨씬 예민한 감각, 그리고 순수히 금속으로 이루어진 손톱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물론,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애초부터 잡히지도 않았던 그녀는 라이코우에게 눈엣가시였고, 라이코우는 결국 그와 1대 1의 결투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오직 그 방법만이 숨어 다니는 그녀를 불러낼 수 있을 것이라 여긴 터다.
과연, 라이코우의 정치가답지 않은 용기와 대담함에 감탄한 금묘는 당장에 라이코우의 앞에 나타나 그와 1 대 1의 결투를 벌였는데 - 누가 이겼냐고? 물론,
라이코우다.
그가 비겁한 수를 썼냐고? 아니다. 아니면 그도 인간이 아닌 자?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음양사? 아니다. 그렇다면 무슨 수로 평범한 인간이 금묘를 이겼는가? 그것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이긴 하지만, 묘족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문서에 의하면, 라이코우는 ‘저승의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일 정부는 그 ‘저승의 기술’을 보다 강력한 음양술의 일종으로 보고 찾으려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소식은 없다.
어쨌든, 금묘는 자신과 정정당당하게 싸워 자신을 제압한 인간, 미나모토노 요리미츠, 즉 라이코우에게 반하여 당장에 그의 수하로 들어가 곁에서 그를 호위하게 된다. 그 둘의 관계가 연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였을까? 아쉽게도 그에 관한 기록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다.
일본의 역사에 관하여 조금 알고 있는 독자라면 알겠지만, 미나모토 가문의 권세는 오래 가지 않는다. 세력이 넘어갈 때, 다른 묘족들은 곧장 권력을 따라 이동했지만 요리미츠가 죽은 이후에도 미나모토 가문을 수호하던 금묘는 결국 수 십의 음양사를 죽이고 천명에 달하는 병사를 살육한 뒤, 자신과 미나모토 가문을 배반한 일족에게 분노하여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고 800의 일족을 살해한다. 그 뒤 결국 묘족의 족장이었던 미츠루 카게이에게 금묘는 당하지만,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금묘는 원한을 잊지 않고 자신을 찌른 미츠루를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묘족의 역사는 그런 식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현재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암살과 특수 임무를 위한 비밀 부대. 정부가 원하는 사람을 죽이고 원하는 물건을 훔치고 원하는 물건을 파괴하는 대가로 그들은 풍족한 돈과 옷과 가짜로 만들어진 명예와 음식을 받았다.
단지 그들이 지불해야 하는 또 한가지, 그것은 묘성곡에서의 삶이었다. 그들의 삶은 홋카이도의 깊숙한 묘성곡에서 시작되어야 했고, 끝나야 했다. 태어나서 정부의 일은 15건 이상 한 묘족은 바깥 세상에서 50년 까지 생활할 수 있었다. 다만, 언제나 인생의 끝은 묘성곡에서 - 이것이 정부가 내건 조건 중 하나.
이것은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로 요구해 오던 것이고, 그 요구에 따라 묘족이 순응해 살아온 지도 어느 새 천년이 가까워지고 있던,
1987년 10월 5일 -
이건 스킵하셔도 좋다, 이건 아니다...
에;;
결론적으로;;
죄송합니다만, 이건 스킵하셔도 됩니다;;
다만 스토리...;; 형편 없는 스토리지만 이해하시고 싶으신 분은;;
스킵하시면 안 되죠;;
...죄송...
===========================================
일요일 아침. 아니, 아침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늦은 오전, 도쿄에서 출발해 홋카이도로 가는 신간센에는 두 명의 참...요란한 커플이 타고 있었다. 한 명은 푸른색에 엉덩이까지 기른 머리, 한 명은 숏컷이지만 황금처럼 빛나는 금발의 머리카락.
“...저...주인님...”
“응? 아,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말해.”
“...손 좀 치워주실래요...”
어느 새 존댓말과 주인님이란 호칭이 입에 붙어버린 츠카사였다. 만난 지, 불과 하루다. 정말 하루다. 그런데 하루 만에 자신은 지배당하고 말았다, 그에게 사육되고 말았다. 그가 내 정신을 조작해서 그런 것일까?
...
알 게 뭔가. 지금 행복하며 된 거지.
규는 츠카사의 얼굴을,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왼쪽 뺨을 주물럭거리던 손을 잠시 멈춘 채 뜨악하는 표정으로 츠카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세...우욱!”
“귀엽다, 너무 귀엽다!! 너 지금 앙탈부리는 거지! 야, 난 앙탈부리는 고양이들이 귀여워 죽겠더라고!”
“웁...웁...저...숨이...”
규는 주변의 시선일랑 아랑곳하지 않은 채, 또 질식사의 위험에 빠진 츠카사의 사정일랑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츠카사를 껴안고 바둥거렸다. 츠카사가 그야말로 전원진기를 이용하여 버둥거려도 규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츠카사를 조르다가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에 풀어주었다.
‘헉헉;; 사, 사신의 미소가 보였어;;’
빨개진 얼굴을 추스르며 규를 살짝 본 츠카사는, 약간 악의가 섞인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규의 얼굴을 발견하고는 약간 뚱해지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칫...일부러 그랬죠?”
흥 하는 콧소리와 함께 팔짱을 끼고 고개를 규 반대쪽으로 돌려버리는 츠카사를 보며 규는 씨익 웃더니 얼굴을 츠카사 쪽으로 서서히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는 츠카사의 귀에 갑자기, 하지만 뜨거운 숨을 불어넣었다.
“...히...익...”
“성감대 위치가 아현이랑 비슷한 걸. 이것 저것 기억하지 않고 하나로 기억할 수 있게 되서 좋아.”
규는 얼굴을 조금 더 내밀어 츠카사의 귀를 덥석 물어 버렸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성감대에 들어오는 강렬한 자극은, 이미 개발된 곳에 가해지는 자극과는 또 다른 느낌이며, 그 성감대에서 오로지 딱 한 번만 느낄 수 있는 자극이다. 그런 몸서리쳐지는 감각을 지금 츠카사는 느끼고 있었다.
“하악...주, 주인님...학...여기서는...좀...히익!”
“여기서는 뭐? 더 해달란 소린가, 응?”
규는 츠카사의 귓불을 혀로 핥은 후 턱을 붙잡고 고개를 돌려 츠카사를 쳐다보았다. 츠카사는 눈을 바르르 떨면서 넋을 잃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규의 눈동자를 응시할 뿐이었다. 그 모습은 흡사 자신을 낚아채려는 매에게 자비를 구하는 토끼의 눈동자와도 비슷했다.
“주인님...제발...”
규는 어찌 보면 장난스러운 웃음을, 어찌보면 흐뭇해 하는 미소, 그러나 어떻게 보더라도 우월한 자의 미소를 지으며 츠카사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춘 뒤 그녀의 어깨에 팔을 걸고 의자를 뒤로 빼었다. 그러자 츠카사의 어깨에 걸친 팔이 약간 땡겨지면서 자연히 그녀가 약간 불편한 자세가 되고 말았다.
“저...주인님...”
“너도 뒤로 빼면 되잖아.”
츠카사가 말도 하기 전에 단정적으로 결론을 지어버리는 규를 보며 츠카사는 약간 뾰루퉁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그런 츠카사를 규는 웃으면서 ‘어쩔 건데?’ 하는 약간 도발적인 웃음을 지어보이니, 어쩌겠나, 노예주제에. 츠카사는 한숨을 내 쉬며 의자를 뒤로 눕혔다.
“전 아직 안 졸리단 말이에요...”
“츠카사.”
만약 츠카사가 걷고 있었다면, 여러분은 우뚝 멈춰서는 그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해 주었다! 자신의 이름을! 지금껏 자신을 부를 때 이름을 말해 준 적은 없던 규가 -
규는 그녀 쪽을 보지 않고, 허공을 응시한 채 츠카사의 어깨를 감지 않은 팔뚝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난 가끔가다, 그럴 때가 있어. 격렬한 정사...성기와 성기를 부딪치는 피스톤 운동에서 느끼는 엑스타시, 그 본능을 충실히 만족시키는 행위보다도 그 행위를 하고난 후, 서로에게 느끼는 성욕과 1차적인 본능이 사라지고 난 후에 껴안고 잠이 드는 순간...그 때가 더 행복하다 느껴지는 때가 있어.
그런데 그거 아냐? 지금은 그거 하지도 않았는데 그러네. 너 껴안고 잠이나 들어 버렸으면 좋겠는데, 침대도 아니고 신간센이니까 그건 뭐 하단 말이야. 그러니까 나한테 기대주면 안 되겠냐?”
츠카사는 말없이 규의 한쪽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았다.
“...고맙다.”
“고맙긴요. 노예가 주인에게 충성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요. 하인이라면 거부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노예라면...목숨까지도, 그러니까 주인에게 생사여탈권이 있는 거 아닌가요?”
“내가 뭐라고 했지? 우리끼리는 노예와 주인일지 몰라도, 실상은 애인관계야. 너랑 난 평등하다고. 단지 네가 나한테 복종하고 싶어서 복종할 뿐. 하기 싫다면 지금 당장 그만둬도 상관없다고.”
츠카사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규의 옆으로 더욱 더 다가갔다. 약간은 불만이다, 이 사람. 약간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주인이라지만 조금 짜증날 때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변명인가요? 노예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그렇게 대신 감싸는 거에요? 자기 자신도 잘 알거 아니에요, 스스로 얼마나 매력있는 사람인지, 얼마나 마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처음 본 나를 하루 만에 노예로 만들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도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나를 생각해 주는 건, 아니 생각해 주는 척 하는 건 자기에 대한 변명 아닌가요? 나는 저런 AV나 만화에 나오는 새디스트, 변태들과 다르다...그런 변명 아니냐고요.”
약간은 심하다 싶은 츠카사의 공격이었지만, 규는 별 거 아닌 눈초리였다.
“만약 내가 그런 새디스트들과 똑같았다면, 너는 결코 내 노예가 되지 않았겠지.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런 새디스트들과 똑같았다면, 너를 도와주는 이런 일 따위 절대 하고 있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건 변명이 아니야. 나는 그런 게 싫어서 죽을 지경이거든. 누군가가 누군가를 압도적으로 누르는 행위, 그런 게 나는 싫어. 새디스트와 메저키스트...각자 취향이라고 봐. 둘이 만나서 즐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인간으로써의 대접은 해 줘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더 변태 같아요.”
“말했잖아, 어제도. 난 변태야.”
짓궂게 대답하며 혀를 내미는 규를 보고 츠카사는 한숨을 내쉬며 그의 어깨에 기대는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이다...그런 부류와 규는 확실히 달랐다.
“SM은 싫어하는 건가요?”
“M이 아닌 사람을 강제로 M으로 만드는 행위를 싫어하고 증오한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조교는 싫어.”
규는 고개를 돌리며 츠카사의 볼을 톡톡 두드리고는 - 참 어지간히 볼따구니 좋아한다 -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며 화제를 바꿨다.
“이런 이야기, 지금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네 이야기, 해줄 수 있어?”
“...말 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잖아요.
“네 입으로 듣고 싶어.”
츠카사는 자신을 고양이처럼 내려보는 규의 눈길을 맞받아치지 못하고 할 수 없다는 듯 이야기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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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0월 - 홋카이도의 산간은 이미 한 겨울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은 묘성곡 또한 마찬가지.
묘족 -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인간들 사이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살기 시작한 이종의 인간. 평소에는 인간과 똑같지만 자신이 마음을 먹으면 언제라도 인간의 몇 배에 달하는 완력과 동물적인 시각, 후각, 청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맹수의 발톱같은 손톱을 꺼내 휘두를 수도 있는 종족.
예로부터 그들의 힘은 두려움과 함께 선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의 강력한 힘에 보통의 인간들이 개별적으로 맞서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전국 각지에서 그들에게 당한 인간의 수는 늘어났다. 그들은 괴력을 발휘하는 도적이기도 했고, 아무리 높은 담도 재빨리 기어오를 수 있는 도둑이었으며, 누구보다도 빨리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강도이기도 했다.
아무도 이들에게 힘을 쓸 수 없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간혹 가다 음양사와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경우에도 묘족들은 교활하게 그 자리를 벗어나고는 했다. 자신의 영향권 바깥의 묘족에게 아무리 음양사라도 수를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첫 막부정권, 미나모토노 요리미츠가 정권을 잡은 이후 묘족의 전성시대 역시 끝났다. 천성적으로 고양이의 성격을 타고 난 지라 뭉치는 걸 싫어했던 묘족의 약점을 이용, 요리미츠는 취임 이후 전국 각지의 음양사들을 모아 대 군단을 조직하여 이들 묘족을 모조리 잡아 무릎을 꿇렸다. 천 명 가까이 되는 음양사들의 조직적인 사냥과 습격을 산지사방에 흩어진 묘족들로써는 막아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라이코우 - 요리미츠다 - 는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이 종족을 어떻게든 억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잡아들일 때처럼 음양사 천명을 주둔시킬까? 하지만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저 종족을 감시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음양사 천명을 보살피고 먹이고 장비를 챙겨준다는 것은.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찌 이 괴력을 지녔으며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종족을 막으랴?
결국 그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 라이코우는 생포한 묘족들을 남과 여로 갈라 여성 묘족에게 강제로 정조대를 입혔다. 강철로 만든데다가 음양사들이 직접 손을 보아 묘족의 힘으로도 절대 찢어지지 않고, 유일하게 만든 열쇠는 오직 라이코우만이 아는 장소에 있다.
그 뒤 라이코우는 거리낌 없이 묘족을 풀어 주었다. 처음 며칠 동안은 곳곳에서 묘족이 발악을 했다. 아니, 몇 달이 지나도 묘족이 기세가 죽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년 여가 지난 후, 묘족들은 차례차례 스스로 무릎을 꿇고 라이코우에게 항복해 왔다. 어쩌겠는가, 묘족이 모두 멸망하게 생긴 마당에.
이것이 묘족이 인간에게 무릎을 꿇게 된 사연이다. 그 뒤로 일본의 정권은 수도 없이 바뀌었지만, 묘족 또한 이제 알게 되었다. 정권의 주인에게 붙어서 먹고 사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반대파 몇 만 좀 죽이면 금덩이가 들어오고 비단이 들어온다. 복종하는 게 더 편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끝까지 저항하는 묘족이 한명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전해져 내려오지 않으나 그녀를 칭하는 호칭은 기록에 남아있다. 금묘. 그녀는 긴 머리에 금발이었으며, 다른 묘족보다 월등히 센 완력, 훨씬 빠른 반사신경과 집중력, 훨씬 예민한 감각, 그리고 순수히 금속으로 이루어진 손톱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물론,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애초부터 잡히지도 않았던 그녀는 라이코우에게 눈엣가시였고, 라이코우는 결국 그와 1대 1의 결투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오직 그 방법만이 숨어 다니는 그녀를 불러낼 수 있을 것이라 여긴 터다.
과연, 라이코우의 정치가답지 않은 용기와 대담함에 감탄한 금묘는 당장에 라이코우의 앞에 나타나 그와 1 대 1의 결투를 벌였는데 - 누가 이겼냐고? 물론,
라이코우다.
그가 비겁한 수를 썼냐고? 아니다. 아니면 그도 인간이 아닌 자?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음양사? 아니다. 그렇다면 무슨 수로 평범한 인간이 금묘를 이겼는가? 그것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이긴 하지만, 묘족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문서에 의하면, 라이코우는 ‘저승의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일 정부는 그 ‘저승의 기술’을 보다 강력한 음양술의 일종으로 보고 찾으려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소식은 없다.
어쨌든, 금묘는 자신과 정정당당하게 싸워 자신을 제압한 인간, 미나모토노 요리미츠, 즉 라이코우에게 반하여 당장에 그의 수하로 들어가 곁에서 그를 호위하게 된다. 그 둘의 관계가 연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였을까? 아쉽게도 그에 관한 기록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다.
일본의 역사에 관하여 조금 알고 있는 독자라면 알겠지만, 미나모토 가문의 권세는 오래 가지 않는다. 세력이 넘어갈 때, 다른 묘족들은 곧장 권력을 따라 이동했지만 요리미츠가 죽은 이후에도 미나모토 가문을 수호하던 금묘는 결국 수 십의 음양사를 죽이고 천명에 달하는 병사를 살육한 뒤, 자신과 미나모토 가문을 배반한 일족에게 분노하여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고 800의 일족을 살해한다. 그 뒤 결국 묘족의 족장이었던 미츠루 카게이에게 금묘는 당하지만,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금묘는 원한을 잊지 않고 자신을 찌른 미츠루를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묘족의 역사는 그런 식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현재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암살과 특수 임무를 위한 비밀 부대. 정부가 원하는 사람을 죽이고 원하는 물건을 훔치고 원하는 물건을 파괴하는 대가로 그들은 풍족한 돈과 옷과 가짜로 만들어진 명예와 음식을 받았다.
단지 그들이 지불해야 하는 또 한가지, 그것은 묘성곡에서의 삶이었다. 그들의 삶은 홋카이도의 깊숙한 묘성곡에서 시작되어야 했고, 끝나야 했다. 태어나서 정부의 일은 15건 이상 한 묘족은 바깥 세상에서 50년 까지 생활할 수 있었다. 다만, 언제나 인생의 끝은 묘성곡에서 - 이것이 정부가 내건 조건 중 하나.
이것은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로 요구해 오던 것이고, 그 요구에 따라 묘족이 순응해 살아온 지도 어느 새 천년이 가까워지고 있던,
1987년 10월 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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