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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15 409회 0건
아내의 외도로 이혼을 한지 오년쯤 지난 어느때... 어느덧 내 나이도 오십대 중반에 접어들때였다


"당신을 보면 숨이 막혀.. 이젠 못참겠어! 조금이라도 나를 사랑했다면 이제 놓아줘.."

어느 날 아내가 외도사실을 털어놓던 밤... 아내의 말에 참을수 없는 분노가 속안에서 꿈틀거렸다

정신상담을 하고있던 나는 직업적 의식이 강해서였는지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집밖으로 나와 미친듯

이 차를 몰았다

차를 운전하는동안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 아침해가 뜰즈음 기름이 떨어진 차는 강이 보이는 한적한 국도 한

귀퉁이에 세워졌다

차안에는 주유등이 반짝거리며 밥을달라는듯이 시끄럽게 울어댔고 괴성을 지르며 차 계기판을 미친듯이 부셔댔

지만 외국에서 만들어진 견고한 차체내부는 끄떡도 없었다

몇년간 끊었던 담배 한개피가... 미치도록 그리웠다

차에서 내려 국도길을 따라 가게가 있을까 싶어 차문도 잠그지않고 터덜터덜 걸어갔다


멀리 허름한 집한채가 보였고 다 바스러질거같은 담배간판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게 눈에보였다

그 가게앞 유리창너머로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이른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의 기척은 없었다

난 집안에서 사람이 나올때까지 문을 두드렸고 노인 한분이 온갖 인상을 찌푸리며 문을 열어주었다

"아침부터 뭔일이래. 당신뭐야"

노인은 한껏 짜증이 난목소리로 나를 노려보았고 난 담배한갑을 달라고 했다

"이런젠장 ~ 담배 못피어 죽은 귀신이있나 . "

담배한갑을 쥔 늙은손이 내앞에 내미어졌지만 지갑을 들고오지 않은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바지주머니를 뒤적거렸지만 동전 조차도 있질않았다

"아침부터 호들갑을 떨더니만 돈도 없는거요?"

내가 돈이 없는것을 눈치챈 노인은 기세가 등등했고 밤새 치밀어오른 화가 머릿속을 꽉 채워댔다

난 왼손에 걸쳐져있던 시계를 풀어노인의 손에 쥐여주고 담배를 움켜쥐고 바로 뒤돌아나갔다

"어...어...이봐요..이봐~"

노인은 순간 당황했고 생각보다 값나가는 시계인것을 그간의 살아온 세월의 연륜으로 금방 알수있었다

그 시계는.. 몇년전 아내가 나에게 선물해준 시계였다


강이 시원하게 트인 바위에 앉아 담배를 뜯자 라이터가 없는것을 알았다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고 이제까지의 감정이 조금씩 수그러들며 마음이 진정되었다

담배를 입에문채로 바람이 부는 시원한 감촉을 얼굴의 맨살로 느끼며 멍하니 앉아있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이 아른거렸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멀리 강가를 스쳐가는 새한마리가 물에 자욱을 남기며 시원스레 사라진다

그 새를 따라 나도 날아가고 싶었고.. 오랜만에 엄마를 부르며 목을 놓아 울어댔다


아내와의 이혼절차는 수월했다. 마음으로 모든것을 내려놓기로 결심하자 모든것이 부질없었다

유학간 아들은 아내가 책임진다고 이야기했고 전화통화로 아들에게 이혼사실을 전하자 아내에게 자세한 내막을

들은후라 그런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아내의 외가는 넉넉한 집안이어서 오히려 그편이 아들에게 더 좋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간의 정신상담 일을 한지라 나에게도 생활하는데 어렵지않은 돈이 있었다

주위의 모든것을 정리하고 짐하나를 싸서 인도로 훌쩍 날아갔고 티벳과 히말라야를 몇달동안 떠돌았다


그렇게 오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다시 일을 시작하기위해 시외곽의 이층 건물을 매입했다

건물뒤편으로 강이 흐르는 곳이었고 옆 조그만 공간에 텃밭도 만들수 있는게 무엇보다 좋았다

건물한층 인테리어를 이국적으로 꾸몄고 푹신한 쇼파 몇개를 잘 배치하자 그럴싸한 정신상담소 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처음 몇달은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고 내가 상담소를 차린것을 알려댔다

내 전화를 받은이들은 처음엔 놀라면서도 전과같이 대하려 노력하는게 느껴졌고 내가 사는 사회속에 섞여있으려

면 그런 상황들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나 자신도 알고있었다


사람들의 소개로 고객들이 찾아왔고 전보다 더욱 고객들의 말에 진심으로 들으려 애를 썼다

하루에 한명씩. 그 이상은 상담을 받지 않으려 스케줄을 조절해갔다

날씨가 선선해질즈음.. 휴일이었다

한낮의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건물옆 텃밭에서 풀을 고를때 차한대가 미끄러지듯 건물쪽으로 다가왔다

진주색 중형세단속에서 한여성이 긴머리를 찰랑거리며 미끈한다리를 모아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게 눈에 보여졌다


"저어. 여기 상담하는 선생님 계시다는데 ... 맞나요?"

여자는 허름하게 쭈그려 앉아있는 내 모습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상담사로 보이지 않았을것이다

"맞는데.어떻게 오신거죠"

"아.. 맞게 왔네요. 선생님 지금 계신가요."

난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여자에게 다가갔다

"오늘이 휴일이라 상담은 안하는데. 누구 소개로 오신거죠."

그제서야 여자도 눈치를 채었는지 약간은 당황을 하는 눈빛이 보여졌다


휴일이라도 먼길을 온 손님이라 난 상담실 안으로 안내를 했고 얼음이 들어간 차를 내와 여자에게 내밀었다

"제가 생각하는 선생님 이미지와 틀려서 조금 놀랬어요."

차를 한모금 마시며 조심스레 놓는모습이 예의가 몸에 베어있는듯 했다

"이런 외곽쪽에 살면 다 그렇게 되더군요.하아~ 근데.. 오늘은 예약만 잡고 가셔야 할듯한데... 어쩌죠"

여자는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며 인도에서 찍은 내 사진하나에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시나 보죠.. 저기는 갠지스강 같은데..."

"맞습니다. 여행에 관심이 많으신가 보군요. 사진한장으로 장소까지 아시는거 보니요."

"인도에 가보는게 소원이었어요.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네요. 주위좀 좀 둘러봐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여자는 그리 높지않은 힐을 신고있었고 단정한 걸음으로 벽에걸려있는 사진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직업적 의식으로 나에게 오는 고객들은 이성적으로 보지않는것이 정신상담치료의 중요한 덕목이다

나도 남자인지라 지난 세월동안 몇번은 그런 충동은 느낀적은 있지만 직업적 사명감으로 그런감정을

물리치곤했다

그렇더라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자는 꽤 매력적이었다

타이트한 정장치마에 흰브라우스를 맵시있게 몸의 곡선을 살린모습은 뭇남성들의 시선과 마음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내 마음의 음란한 강정을 지우려 차를 한모금 마시고 열린창문으로 보이는 강줄기를 멀찍이 바라보았다

또각또각! 천천히 내딛는 발자욱 한걸음씩 구두소리가 귀에 들려댔고 은은한 여자의 향수내음이 공기를

통해 내 오감으로 적셔져 몸안으로 들어오자

나도 모르게 바지속에서 성기에 힘이들어갔다

혹여라도 여자가 눈치재치 않을까 싶어 당황하면서도 그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한쪽다리를 자연스레 꼬아

자세를 다시 잡았다


"실내가 아주 좋네요. 여기 있는것만으로도 마음이 진정되는거 같아요.. 거기다 창문밖 풍경도 좋고말이에요"

다시 쇼파에 마주앉은 여자는 귀여운미소를 지으며 차를 입가에 갖다댄다

"그러면 예약을 잡으실건가요. 어떤날이 좋을지 한번 이야기 해보시죠."

"저... 괜찮다면 지금부터 하고 싶은데요.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요."

여자의 말에 조금은 고민이 되었다. 전과 같이 빡빡한 스케줄이 있는 생활을 아니었지만 휴일에는 생각을 가질

시간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을 가진터라 나만의 원칙을 깨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렵나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는 시선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내 마음속 깊은곳에서는 매력적인 여인이 청하는거라 거부할수 없는 감정이 크다는점에 당혹감이

들었다


여자에게 오디오 조작법과 책몇권을 권하며 난 이층 내 살림살이가 있는 공간으로 올라와 흙과 땀이 묻은 몸을

씻으려 욕실로 들어갔다

"아~~"

차가운 샤워기가 내 알몸을 때려대자 시원한 탄성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다

여자를 보았던 감정이 아직도 남아있어 내 성기는 발기되어갔고 일층에서는 여자가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은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발기는 꺽일줄을 몰랐고 급한마음에 마스터 베이션을 해댔다

고객인 매력적인 여자를 일층에 놓고 자위를 하는 내모습이 우습고 민만망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나는 평소 상담할때 입는 제일 깨끗한 옷을 골라입고 아무일 없다는듯 내려가 여자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자는 40대 중반으로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23살때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고 뜨거운 연예를 하는도중 임신을 하게되고 결혼을 하게되었다

아이를 낳고 행복한 날들이었다고 한다 남자는 집안도 괜찮았고 외모나 학력도 뛰어난 편이어서 부러움을

사는 환경이었지만 몇해지나지 않아 남자의 여자관계가 복잡한것을 알게되었고 크나큰 상처를 입게되었다

남자는 여자와 아이를 남기고 집을 나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는 아이를 생각해서 학업을 다시 이어갔고 집안의 도움으로 사회적 직업도 가질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정도 경제적인 생활이 되자 아파트를 얻어 독립을 했고 아이와 둘만있는 생활이 이어졌다

직장맘이자 돌싱녀로 살아간다는 것을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었다

눈물과 마음고생으로 단련되어 갈즈음 아이는 아버지를 똑 닮은듯 멋지게 자랐다고 했다

아이의 자랑을 할때즈음에는 어느 아이의 엄마처럼 자부심과 사랑스러운 감정이 묻어났고 슬쩍 사진을 보여주기

도 했다

사진속 남자아이는 건장한 이십대청년으로 엄마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마치 애인사이같았다


"아드님이 멋지군요.. 누가보면 애인사이인줄 알겟습니다"

"그죠... 제가 봐도 너무 멋진 아들인거 같아요..."

그렇게 이야기하는 동안 날은 어둑해졌고 나는 오늘은 그만해야겠다고 하자 여자는 가만히 창밖을 바라본다

"가야되는군요. .... 이상하게도 이런 대화가 어색할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편안했어요. 다음에 또 와도 되겠죠"

"물론입니다 . 이런일이 제 직업인걸요."

"휴일인데 제 상담부탁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다음 휴일날 뵐게요"


여자의 차가 사라질때까지 문밖에서 가만히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강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녁노을이 형언할수 없는 빛깔로 물에 비추어지며 사라지고 있었다

난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꺼내 입에물었다. 아... 라이터가 또 사라졌다....

집안으로 다시 들어가 상담소 책상안을 뒤적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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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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