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조나단은 터벅터벅 힘없는 걸음걸이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었다.
‘아아....오늘도 힘든 날이었어.’
다른 집안의 가장들이라면 일을 마치고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이 시간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면 자신을 반겨주는 아내와 토끼같이 귀여운 자식들이 “아버지 오셨어요.” 하면서 아버지를 반겨줄 것이니까..
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조나단 그는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제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천근만근 무겁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집으로 가봤자 자신을 반겨주는건 쌓여있는 집안일과 항상 병든 닭처럼 골골 거리며 빌빌 거리는 허약하고 병든 자식 한명만이 자신을 반겨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속이 암담하고 답답할 노릇이었다.
인적이 드문 이 언덕길을 지나갈때는 언제나 항상 고독하고 쓸쓸한 생각마저 들었지만 이렇게 해가 지고 어두컴컴한 날이 되어 이 길을 걸어가고 있노라면 괜시리 등골이 오싹하고 소름이 등어리에 찌릿찌릿 해져 오는 것을 느끼곤 했었다.
특히나 이 곳을 지나갈때는 유독 조나단은 은근히 두려움에 몇번이고 고개를 돌리게 만들곤 했었다. 바로 이곳, 세갈래길로 갈라지는 이 길에서 말이다. 이 세갈래 길중 동쪽길은 마을 번화가로 갈수 있는 길, 자신이 매일마다 출퇴근 하기 위해 애용하는 길이고 남서쪽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문제는 바로 저 북서쪽으로 향해 있는 길이었는데 저 길로 쭉 가다보면 나오는 것이라곤 언제 지어진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된 고성 한채만이 덩그라니 놓여져 있었다. 성이라도 좀 크고 웅장하면 지나갈때마다 그 멋진 건물의 형상을 구경이라도 하면서 감탄이라도 할수 있겠지만 저 고성은 그저 다 쓰러져가는 건물에 단지 성같이 꾸며논 것마냥 그 형태는 참으로 조잡하고 낡아빠져 보였다.
그리고 이 세갈래 길을 지나갈때마다 조나단 그는 웬지 모를 불길한 기분과 음침한 기운을 항상 느끼고는 했었다. 웬지 모를 불안감, 초초함, 답답함, 뭔지 모를 진득하게 끈적거리는 감정 그런것들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꾸역 꾸역 샘솟아 자신의 속을 답답하고 암담하게 만들곤 했었다.
‘저런 성은 얼른 부수고 새건물을 들이는게 나을텐데..’
조나단은 이곳에 정착하여 십여년을 살아왔지만 저 고성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마을 주변의 사람들에게 저 고성에 대해서 물어보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대답하기를 꺼려하고 있었다. 마치 무엇인가 불길한 것이 저기에 살고 있으니 근처에도 가기 싫다는 듯이 말이다. 사람들이 그런식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일때마도 조나단의 마음은 참으로 무겁고 답답하기만 했다.
“야 이 새끼들아, 저 고성에서 불과 몇분만 더 걸어가면 바로 우리집이란 말이다. 저 성이 도대체 뭐길래 아무런 얘기도 안해주는거란 말이냐. 저 성에 괴물이라도 살고 있다면 무슨 얘기라도 해줘야 되는거 아니냐! 뭘 알아야지 방비를 하고 대처를 할거 아냐!”
라고 면전앞에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몇번이고 꾸역 꾸역 일어나는 그였지만 그저 사람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듯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기에 조나단은 더이상 차마 캐묻지 못하고 여지껏 지내오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조금은 달라보였다. 매번 이 길을 걸어가면서 저 고성에서 단 한줄기의 빛도 보인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저 고성에서 약하지만 조금씩 빛줄기가 희미하고 보이고 있는것이 조나단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희한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였지만 그는 별 생각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계속 향해 걸어나갔다. 괜히 저 음침스러운 고성에 발을 옮겨 저 빛의 정체가 무엇인가 확인해볼정도로 그의 심장은 강심장이 아니었다. 괜한 짓 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고 몸도 마음도 지치고 피곤하였기에 그는 그저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요셉, 아빠 왔다.”
조나단은 집안으로 들어와 신고있던 구두의 먼지를 털어내면서 제법 큰 목소리로 소리를 내지르곤 요셉에게 자신이 온것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오셨어요.”
요셉은 자신의 방에서 책을 읽던중에 잠깐 눈을 감고 졸고 있었던 와중에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퍼뜩 잠에서 깨고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아버지가 있는 1층으로 걸음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래, 별일 없었지? 저녁은 먹었니?”
조나단은 2층 계단에서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아들의 모습에 언제나처럼 안부를 묻는 어구를 내뱉었고 요셉은 그런 아버지의 물음에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의 물음에 대답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아직이요. 아버지도 아직 식사전이시잖아요. 제가 빵하고 스프는 1시간 전쯤에 뎁혀놓긴 했어요. 같이 먹지요.”
요셉은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 식탁의 의자를 빼고 찬장에서 접시와 수저 같은 것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으음..그래. 잠깐 그럼 손좀 씻고 올테니 마저 준비좀 해주렴.”
조나단은 자신을 기다리며 저녁을 먹지 않은 요셉이 내심 기특하단 생각이 들면서 아까 집에 오기전에 내심 병든 아들이 보기 싫었던 자신의 생각이 내심 부끄럽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욕실로 들어가 손과 얼굴등을 대충 물로 씻고는 욕실 벽에 걸려져 있던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는 식탁쪽으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차린것은 그저 보리빵 몇덩이에 사과 반쪽 야채 스프 이것이 저녁의 전부였지만 허기진 조나단은 맛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꾸역 꾸역 입안으로 빵과 스프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배 많이 고프셨나봐요. 제것도 마저 드세요.”
요셉은 자신이 먹고 있던 보리빵을 반을 넘게 잘라내어 아버지의 접시에 넘겨주기 시작했다. 조나단은 요셉이 건네준 빵을 한입 입안에 집어넣고는 우물우물 씹어대면서 요셉을 바라보고 아들에게 말을 건내기 시작했다.
“오늘은 얼굴색이 좋아 보이는 것이 몸이 괜찮은가 보구나.”
조나단의 물음을 들은 요셉은 싱긋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아버지의 말에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으음..그냥 몸상태는 여전했어요. 그치만 오늘은 재미난 일이 좀 있었거든요.”
조나단은 배시시 웃음을 흘리는 요셉의 모습을 보고 무슨 재미난 일이 있었길래 그러는가 하는 궁금함에 먹던 빵을 식탁에 내려놓고 궁금한 목소리로 요셉에게 말을 건냈다.
“으음.. 무슨 재미난 일이 있었길래 그러니?”
“으음 그게 있잖아요..”
요셉은 낮에 세명의 여성이 집에 와서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 조나단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여성들이 언덕 너머에 있는 고성으로 와서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건내자 조나단은 그제서야 아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 고성에서 희미하게 빛이 새여 나오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종종 놀러온다고 했으니까..언제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도 그 여자분들을 만나실수 있으실거에요. 무척이나 이쁜 분들이었거든요.”
여성들이 미인이라는 요셉의 소리에 조나단의 귀가 쫑긋 움직였다. 자신의 나이가 올해로 딱 40살이 되었던 그였다. 아직까지는 남자로서의 구실도 할수 있고 성적인 욕구도 아직 충만한 그였다. 아내가 죽고 여자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한 조나단에게 요셉의 이야기는 꽤나 흥미가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닐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들이 사는 곳이 그 음침한 고성이라는 것이 내심 걸렸다. 분명 그 고성은 버려진지 한참 되었던 터일것인지라 멀리서 보이는 외관만 보더라도 창문이란 창문들은 다 깨지고 벽돌들은 다 빠지고 깨지고 그런 흔적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었는데 어떻게 그런 곳에서 여자 셋이서 살아갈수 있는것인지 내심 의문점이 많이 드는 조나단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요셉에게 말상대가 생겼다는 것은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사실 거의 집안에만 있어야 하는 요셉에게 이야기할 상대라고는 조나단 혼자가 전부라고 봐야 했다.
그만큼 다른 사람과의 교류라고는 거의 없다시피 한 요셉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도 하고 바깥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런다면 그런것들을 동경해서 좀더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애를 쓰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조나단이었다. 물론 그 여자들이 사는 곳이 그 고성이라는 것이 내심 계속 찜찜하게 걸리는 것이 문제였지만 언제든 시간이 날때 한번 그 고성에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조나단이었다.
만나서 우리 아들과 사이좋게 지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덩달아 그녀들이 미인이라고 했으니 자신도 눈도장을 찍고 그녀들과 친해진다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그런 사이가 되는거 아니겠는가.
조나단은 조만간 옷을 세탁하고 깔끔한 옷매무새를 한 차림으로 그곳을 한번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싹 다 비운후 물컵에 가득 물을 따라 그것을 벌컥벌컥 가득 들이켜 삼키고는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기전에 이걸 먹고..마실 물은 여기 옆에 놔둘테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큰목소리로 날 부르렴.”
조나단은 침대에 누워 잘 준비를 하며 누워있는 요셉에게 다가와 아들이 먹을 약과 물 한컵을 가지고 와서 자상한 목소리로 요셉에게 말을 건내었다. 요셉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부드러운 얼굴 표정을 내보이면서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과 표정을 내비쳐보이며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해 보이기 시작했다.
“걱정마세요. 아버지..요 근래에는 그다지 열도 많이 나지도 않고 몸상태도 괜찮은거 같으니까요.”
요셉은 아버지에게 걱정없다는 듯한 어구를 내비쳐 보이고는 아버지의 손에서 약을 받아들고 그것을 한입에 삼키고는 아버지가 약을 들고 있지 않던 다른 손에 쥐고 있었던 물컵을 받고 그 안의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그 약과 함께 꿀떡 삼켰다.
조나단이 요셉에게 건내주는 약은 그저 단순한 감기질환을 개선하는 약에 불과했다. 요셉은 원체 복합적인 병이 많았던지라 어떤 약을 먹고 어떤 처방을 받아야 할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돈이 많고 주변에 괜찮은 병원이나 의사가 있다면 아들의 병의 처방전을 정확히 받을수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이렇다할 방법이 없었기에 조나단이 가지고 올수 있는 약이라고는 그저 동네 약사에게 아들의 병증세를 이야기해주고 대충이나마 받을수있는 상비약 정도가 그가 해줄수 있는 전부였다.
그 약에는 약간의 수면제 같은 약제가 들어있었기에 요셉은 그 약을 먹게되면 기분이 몽롱해지면서 잠시후에 잠에 취하게 된다는 것을 그 약을 몇번이고 먹으면서 잘 알고 있었다.
그 약을 먹고 잠이 든후 다음날 아침이 되면 늘상 몽롱하고 머리가 사뭇 아플때도 있었지만 매번 기침을 하고 피를 토하는 그런 고통을 겪는 것보다는 차라리 깊게 잠을 드는 것이 훨씬 낫기에 요셉은 언제나 아버지가 건내주는 약을 잠자코 받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은 아버지가 주는 약을 거부하고 먹지 않을때도 종종 있었지만 오늘 요셉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낮에 베르센과 엘자, 엘린 이라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만났고 또 그 여성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고 그리고 또 종종 자신을 만나러 놀러온다는 이야기를 했었기에 요셉은 앞으로 집에 있을 나날이 날로 기대감에 차 있을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그녀들이 집에 자주 찾아 놀러왔으면 하는 기대감과 소망이 있었다. 요셉은 오늘은 일찍 잠들어 꿈속에서라도 그녀들과 좀더 만나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분좋은 수면을 취하려 하고 있었다.
“그럼...안녕히 주무세요. 아버지. 내일 뵈요.”
이불을 어깨 위까지 가득 덮은 요셉은 반쯤 눈이 감긴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조나단을 바라보았고 조나단은 그런 요셉의 말에 자상한 얼굴빛과 다정한 미소를 아들에게 내비쳐 보이고는 아들 요셉의 머리카락을 슬며시 손으로 어루만져주고는 아들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옆에 있던 등불의 불을 살며시 끄고는 아들의 방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2층 계단을 내려와 1층으로 내려온 조나단은 하루의 고단함이 그제서야 자신의 몸안 가득 퍼지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의 방에 들어가 바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몽롱한 기분으로 잠을 청하고 있던 요셉의 귀에 뭔가가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처음엔 기분탓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요셉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었지만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뭔가가 톡톡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요셉은 비몽사몽인듯한 얼굴빛을 보이며 반쯤 감긴 눈을 부비적거리며 이불을 살짝 들어올리고는 눈을 살며시 뜨기 시작했다.
“..............!!!!!”
요셉은 그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가 눈을 떴을때 자신의 방 창문에 검은색의 무엇인가가 꾸물꾸물 거리며 움직이고 있는것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셉은 너무나도 놀랍고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는 입을 손으로 가린채 놀란 눈을 부릅뜨고 연신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끼이이이이.........
이윽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창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그 검은색의 물체는 서서히 요셉의 방안으로 마치 진득한 액체가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듯한 모습을 보이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흑...히..히익..”
요셉은 이것은 꿈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까 아버지가 자신에게 건내준 약의 기운이 너무나 강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셉은 자신의 뺨을 살짝 꼬집어 보았지만 자신의 두눈에서 계속 비쳐져 오는 이 광경들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이것은 현실이었던 것이다.
그 검은색 물체들은 점점 요셉이 누워 아니, 지금은 침대에 앉아 있는 곳으로 스믈스믈 다가와 이윽고 요셉의 바로 코앞까지 가까이 오기 시작했고 그 검은 물체는 갑자기 벌떡 위로 솟구쳐 올라서기 시작했다.
“...!!!”
요셉의 동공은 크게 확대될수밖엔 없었다. 자신이 살면서 이토록 두렵고 무서운 광경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도데체 저 검정색 물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요셉의 얼굴빛은 금새 창백해지고 파래지기 시작했으며 그의 이빨은 딱딱 거리며 아래이빨과 윗이빨을 연신 부딪히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천정에 닿을정도로 높게 올라갔던 검은색의 물체는 이윽고 점점 조금씩 요셉의 침대 아래로 스믈스름 내려오면서 뭔가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 형체는 점점 원형의 굴곡을 이루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그 형체는 완연한 여성의 부드러운 굴곡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서 마치 검은색 커텐을 확 걷어낸 것마냥 검은색 물체의 반이 갈라지면서 사람의 얼굴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안녕, 요셉.”
그 검은색 물체의 중심에서 튀어나온 얼굴은 낮에 봤었던 금발의 미인. 베르센 이었다. 그녀는 고혹한 눈빛과 교태섞인 얼굴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요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요셉은 소름이 돋았다. 전신이 쭈볏쭈볏 서는 느낌이 미칠듯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몸은 계속 부들부들 떨려오고 있었고 그의 손은 침대위에 덮고 있던 이불을 꽉 움켜쥐고는 손에 땀이 가득 찰 정도로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베르센이 이 방으로 들어온 것일까..하는 생각이 막 일어날 무렵 검은색 물체는 점점 가운데를 중심으로 조금씩 벌어져 세개의 덩어리로 변하기 시작했고 가운데 베르센의 얼굴이 나와 있는 것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또다시 그 검은색 물체는 여성의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것들은 점점 완연한 여성의 나신의 모습을 이루며 그 검은색의 상체 부근에서 낮에 보았던 또다른 두명의 여성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왼쪽 검은색 물체에는 엘자의 얼굴이..오른쪽에는 엘린의 얼굴이..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수도 있겠다. 쌍동이니까..아니 아무려면 어떠한가. 중요한건 지금 이 상황에서 어째서 왜 저 여자들이 요셉의 방으로 들어온것이고 저런 꿈틀거리는 검은색 물체 안에서 그녀들이 등장을 하게 된것인지 요셉은 도통 알수가 없었다. 그저 요셉은 놀랍고 무서우며 두려운 생각에 덮고있던 이불을 가득 얼굴의 입술부근까지 가득 덮고는 그 세명의 여성이 자신의 앞에서 꿈틀거리며 키득키득 웃으며 다가오고 있는 광경을 그저 지켜만 볼수밖엔 없었다. 그리고 점점 가까이 다가온 베르센은 매혹적이고 고혹적인 눈빛으로 요셉의 얼굴 코앞까지 다가오고는 그의 뺨에 부드럽게 자신의 손바닥을 얹고는 그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요셉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우면서도 매끈거리고 부드러운 베르센의 손길에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거세고 성이나는 자신의 하복보의 뜨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베르센의 입술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요셉의 입술에 그녀의 입술이 포개져지기 시작했다.
‘아아....오늘도 힘든 날이었어.’
다른 집안의 가장들이라면 일을 마치고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이 시간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면 자신을 반겨주는 아내와 토끼같이 귀여운 자식들이 “아버지 오셨어요.” 하면서 아버지를 반겨줄 것이니까..
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조나단 그는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제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천근만근 무겁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집으로 가봤자 자신을 반겨주는건 쌓여있는 집안일과 항상 병든 닭처럼 골골 거리며 빌빌 거리는 허약하고 병든 자식 한명만이 자신을 반겨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속이 암담하고 답답할 노릇이었다.
인적이 드문 이 언덕길을 지나갈때는 언제나 항상 고독하고 쓸쓸한 생각마저 들었지만 이렇게 해가 지고 어두컴컴한 날이 되어 이 길을 걸어가고 있노라면 괜시리 등골이 오싹하고 소름이 등어리에 찌릿찌릿 해져 오는 것을 느끼곤 했었다.
특히나 이 곳을 지나갈때는 유독 조나단은 은근히 두려움에 몇번이고 고개를 돌리게 만들곤 했었다. 바로 이곳, 세갈래길로 갈라지는 이 길에서 말이다. 이 세갈래 길중 동쪽길은 마을 번화가로 갈수 있는 길, 자신이 매일마다 출퇴근 하기 위해 애용하는 길이고 남서쪽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문제는 바로 저 북서쪽으로 향해 있는 길이었는데 저 길로 쭉 가다보면 나오는 것이라곤 언제 지어진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된 고성 한채만이 덩그라니 놓여져 있었다. 성이라도 좀 크고 웅장하면 지나갈때마다 그 멋진 건물의 형상을 구경이라도 하면서 감탄이라도 할수 있겠지만 저 고성은 그저 다 쓰러져가는 건물에 단지 성같이 꾸며논 것마냥 그 형태는 참으로 조잡하고 낡아빠져 보였다.
그리고 이 세갈래 길을 지나갈때마다 조나단 그는 웬지 모를 불길한 기분과 음침한 기운을 항상 느끼고는 했었다. 웬지 모를 불안감, 초초함, 답답함, 뭔지 모를 진득하게 끈적거리는 감정 그런것들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꾸역 꾸역 샘솟아 자신의 속을 답답하고 암담하게 만들곤 했었다.
‘저런 성은 얼른 부수고 새건물을 들이는게 나을텐데..’
조나단은 이곳에 정착하여 십여년을 살아왔지만 저 고성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마을 주변의 사람들에게 저 고성에 대해서 물어보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대답하기를 꺼려하고 있었다. 마치 무엇인가 불길한 것이 저기에 살고 있으니 근처에도 가기 싫다는 듯이 말이다. 사람들이 그런식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일때마도 조나단의 마음은 참으로 무겁고 답답하기만 했다.
“야 이 새끼들아, 저 고성에서 불과 몇분만 더 걸어가면 바로 우리집이란 말이다. 저 성이 도대체 뭐길래 아무런 얘기도 안해주는거란 말이냐. 저 성에 괴물이라도 살고 있다면 무슨 얘기라도 해줘야 되는거 아니냐! 뭘 알아야지 방비를 하고 대처를 할거 아냐!”
라고 면전앞에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몇번이고 꾸역 꾸역 일어나는 그였지만 그저 사람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듯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기에 조나단은 더이상 차마 캐묻지 못하고 여지껏 지내오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조금은 달라보였다. 매번 이 길을 걸어가면서 저 고성에서 단 한줄기의 빛도 보인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저 고성에서 약하지만 조금씩 빛줄기가 희미하고 보이고 있는것이 조나단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희한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였지만 그는 별 생각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계속 향해 걸어나갔다. 괜히 저 음침스러운 고성에 발을 옮겨 저 빛의 정체가 무엇인가 확인해볼정도로 그의 심장은 강심장이 아니었다. 괜한 짓 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고 몸도 마음도 지치고 피곤하였기에 그는 그저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요셉, 아빠 왔다.”
조나단은 집안으로 들어와 신고있던 구두의 먼지를 털어내면서 제법 큰 목소리로 소리를 내지르곤 요셉에게 자신이 온것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오셨어요.”
요셉은 자신의 방에서 책을 읽던중에 잠깐 눈을 감고 졸고 있었던 와중에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퍼뜩 잠에서 깨고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아버지가 있는 1층으로 걸음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래, 별일 없었지? 저녁은 먹었니?”
조나단은 2층 계단에서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아들의 모습에 언제나처럼 안부를 묻는 어구를 내뱉었고 요셉은 그런 아버지의 물음에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의 물음에 대답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아직이요. 아버지도 아직 식사전이시잖아요. 제가 빵하고 스프는 1시간 전쯤에 뎁혀놓긴 했어요. 같이 먹지요.”
요셉은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 식탁의 의자를 빼고 찬장에서 접시와 수저 같은 것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으음..그래. 잠깐 그럼 손좀 씻고 올테니 마저 준비좀 해주렴.”
조나단은 자신을 기다리며 저녁을 먹지 않은 요셉이 내심 기특하단 생각이 들면서 아까 집에 오기전에 내심 병든 아들이 보기 싫었던 자신의 생각이 내심 부끄럽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욕실로 들어가 손과 얼굴등을 대충 물로 씻고는 욕실 벽에 걸려져 있던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는 식탁쪽으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차린것은 그저 보리빵 몇덩이에 사과 반쪽 야채 스프 이것이 저녁의 전부였지만 허기진 조나단은 맛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꾸역 꾸역 입안으로 빵과 스프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배 많이 고프셨나봐요. 제것도 마저 드세요.”
요셉은 자신이 먹고 있던 보리빵을 반을 넘게 잘라내어 아버지의 접시에 넘겨주기 시작했다. 조나단은 요셉이 건네준 빵을 한입 입안에 집어넣고는 우물우물 씹어대면서 요셉을 바라보고 아들에게 말을 건내기 시작했다.
“오늘은 얼굴색이 좋아 보이는 것이 몸이 괜찮은가 보구나.”
조나단의 물음을 들은 요셉은 싱긋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아버지의 말에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으음..그냥 몸상태는 여전했어요. 그치만 오늘은 재미난 일이 좀 있었거든요.”
조나단은 배시시 웃음을 흘리는 요셉의 모습을 보고 무슨 재미난 일이 있었길래 그러는가 하는 궁금함에 먹던 빵을 식탁에 내려놓고 궁금한 목소리로 요셉에게 말을 건냈다.
“으음.. 무슨 재미난 일이 있었길래 그러니?”
“으음 그게 있잖아요..”
요셉은 낮에 세명의 여성이 집에 와서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 조나단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여성들이 언덕 너머에 있는 고성으로 와서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건내자 조나단은 그제서야 아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 고성에서 희미하게 빛이 새여 나오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종종 놀러온다고 했으니까..언제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도 그 여자분들을 만나실수 있으실거에요. 무척이나 이쁜 분들이었거든요.”
여성들이 미인이라는 요셉의 소리에 조나단의 귀가 쫑긋 움직였다. 자신의 나이가 올해로 딱 40살이 되었던 그였다. 아직까지는 남자로서의 구실도 할수 있고 성적인 욕구도 아직 충만한 그였다. 아내가 죽고 여자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한 조나단에게 요셉의 이야기는 꽤나 흥미가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닐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들이 사는 곳이 그 음침한 고성이라는 것이 내심 걸렸다. 분명 그 고성은 버려진지 한참 되었던 터일것인지라 멀리서 보이는 외관만 보더라도 창문이란 창문들은 다 깨지고 벽돌들은 다 빠지고 깨지고 그런 흔적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었는데 어떻게 그런 곳에서 여자 셋이서 살아갈수 있는것인지 내심 의문점이 많이 드는 조나단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요셉에게 말상대가 생겼다는 것은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사실 거의 집안에만 있어야 하는 요셉에게 이야기할 상대라고는 조나단 혼자가 전부라고 봐야 했다.
그만큼 다른 사람과의 교류라고는 거의 없다시피 한 요셉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도 하고 바깥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런다면 그런것들을 동경해서 좀더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애를 쓰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조나단이었다. 물론 그 여자들이 사는 곳이 그 고성이라는 것이 내심 계속 찜찜하게 걸리는 것이 문제였지만 언제든 시간이 날때 한번 그 고성에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조나단이었다.
만나서 우리 아들과 사이좋게 지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덩달아 그녀들이 미인이라고 했으니 자신도 눈도장을 찍고 그녀들과 친해진다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그런 사이가 되는거 아니겠는가.
조나단은 조만간 옷을 세탁하고 깔끔한 옷매무새를 한 차림으로 그곳을 한번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싹 다 비운후 물컵에 가득 물을 따라 그것을 벌컥벌컥 가득 들이켜 삼키고는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기전에 이걸 먹고..마실 물은 여기 옆에 놔둘테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큰목소리로 날 부르렴.”
조나단은 침대에 누워 잘 준비를 하며 누워있는 요셉에게 다가와 아들이 먹을 약과 물 한컵을 가지고 와서 자상한 목소리로 요셉에게 말을 건내었다. 요셉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부드러운 얼굴 표정을 내보이면서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과 표정을 내비쳐보이며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해 보이기 시작했다.
“걱정마세요. 아버지..요 근래에는 그다지 열도 많이 나지도 않고 몸상태도 괜찮은거 같으니까요.”
요셉은 아버지에게 걱정없다는 듯한 어구를 내비쳐 보이고는 아버지의 손에서 약을 받아들고 그것을 한입에 삼키고는 아버지가 약을 들고 있지 않던 다른 손에 쥐고 있었던 물컵을 받고 그 안의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그 약과 함께 꿀떡 삼켰다.
조나단이 요셉에게 건내주는 약은 그저 단순한 감기질환을 개선하는 약에 불과했다. 요셉은 원체 복합적인 병이 많았던지라 어떤 약을 먹고 어떤 처방을 받아야 할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돈이 많고 주변에 괜찮은 병원이나 의사가 있다면 아들의 병의 처방전을 정확히 받을수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이렇다할 방법이 없었기에 조나단이 가지고 올수 있는 약이라고는 그저 동네 약사에게 아들의 병증세를 이야기해주고 대충이나마 받을수있는 상비약 정도가 그가 해줄수 있는 전부였다.
그 약에는 약간의 수면제 같은 약제가 들어있었기에 요셉은 그 약을 먹게되면 기분이 몽롱해지면서 잠시후에 잠에 취하게 된다는 것을 그 약을 몇번이고 먹으면서 잘 알고 있었다.
그 약을 먹고 잠이 든후 다음날 아침이 되면 늘상 몽롱하고 머리가 사뭇 아플때도 있었지만 매번 기침을 하고 피를 토하는 그런 고통을 겪는 것보다는 차라리 깊게 잠을 드는 것이 훨씬 낫기에 요셉은 언제나 아버지가 건내주는 약을 잠자코 받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은 아버지가 주는 약을 거부하고 먹지 않을때도 종종 있었지만 오늘 요셉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낮에 베르센과 엘자, 엘린 이라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만났고 또 그 여성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고 그리고 또 종종 자신을 만나러 놀러온다는 이야기를 했었기에 요셉은 앞으로 집에 있을 나날이 날로 기대감에 차 있을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그녀들이 집에 자주 찾아 놀러왔으면 하는 기대감과 소망이 있었다. 요셉은 오늘은 일찍 잠들어 꿈속에서라도 그녀들과 좀더 만나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분좋은 수면을 취하려 하고 있었다.
“그럼...안녕히 주무세요. 아버지. 내일 뵈요.”
이불을 어깨 위까지 가득 덮은 요셉은 반쯤 눈이 감긴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조나단을 바라보았고 조나단은 그런 요셉의 말에 자상한 얼굴빛과 다정한 미소를 아들에게 내비쳐 보이고는 아들 요셉의 머리카락을 슬며시 손으로 어루만져주고는 아들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옆에 있던 등불의 불을 살며시 끄고는 아들의 방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2층 계단을 내려와 1층으로 내려온 조나단은 하루의 고단함이 그제서야 자신의 몸안 가득 퍼지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의 방에 들어가 바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몽롱한 기분으로 잠을 청하고 있던 요셉의 귀에 뭔가가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처음엔 기분탓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요셉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었지만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뭔가가 톡톡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요셉은 비몽사몽인듯한 얼굴빛을 보이며 반쯤 감긴 눈을 부비적거리며 이불을 살짝 들어올리고는 눈을 살며시 뜨기 시작했다.
“..............!!!!!”
요셉은 그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가 눈을 떴을때 자신의 방 창문에 검은색의 무엇인가가 꾸물꾸물 거리며 움직이고 있는것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셉은 너무나도 놀랍고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는 입을 손으로 가린채 놀란 눈을 부릅뜨고 연신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끼이이이이.........
이윽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창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그 검은색의 물체는 서서히 요셉의 방안으로 마치 진득한 액체가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듯한 모습을 보이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흑...히..히익..”
요셉은 이것은 꿈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까 아버지가 자신에게 건내준 약의 기운이 너무나 강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셉은 자신의 뺨을 살짝 꼬집어 보았지만 자신의 두눈에서 계속 비쳐져 오는 이 광경들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이것은 현실이었던 것이다.
그 검은색 물체들은 점점 요셉이 누워 아니, 지금은 침대에 앉아 있는 곳으로 스믈스믈 다가와 이윽고 요셉의 바로 코앞까지 가까이 오기 시작했고 그 검은 물체는 갑자기 벌떡 위로 솟구쳐 올라서기 시작했다.
“...!!!”
요셉의 동공은 크게 확대될수밖엔 없었다. 자신이 살면서 이토록 두렵고 무서운 광경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도데체 저 검정색 물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요셉의 얼굴빛은 금새 창백해지고 파래지기 시작했으며 그의 이빨은 딱딱 거리며 아래이빨과 윗이빨을 연신 부딪히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천정에 닿을정도로 높게 올라갔던 검은색의 물체는 이윽고 점점 조금씩 요셉의 침대 아래로 스믈스름 내려오면서 뭔가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 형체는 점점 원형의 굴곡을 이루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그 형체는 완연한 여성의 부드러운 굴곡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서 마치 검은색 커텐을 확 걷어낸 것마냥 검은색 물체의 반이 갈라지면서 사람의 얼굴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안녕, 요셉.”
그 검은색 물체의 중심에서 튀어나온 얼굴은 낮에 봤었던 금발의 미인. 베르센 이었다. 그녀는 고혹한 눈빛과 교태섞인 얼굴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요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요셉은 소름이 돋았다. 전신이 쭈볏쭈볏 서는 느낌이 미칠듯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몸은 계속 부들부들 떨려오고 있었고 그의 손은 침대위에 덮고 있던 이불을 꽉 움켜쥐고는 손에 땀이 가득 찰 정도로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베르센이 이 방으로 들어온 것일까..하는 생각이 막 일어날 무렵 검은색 물체는 점점 가운데를 중심으로 조금씩 벌어져 세개의 덩어리로 변하기 시작했고 가운데 베르센의 얼굴이 나와 있는 것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또다시 그 검은색 물체는 여성의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것들은 점점 완연한 여성의 나신의 모습을 이루며 그 검은색의 상체 부근에서 낮에 보았던 또다른 두명의 여성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왼쪽 검은색 물체에는 엘자의 얼굴이..오른쪽에는 엘린의 얼굴이..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수도 있겠다. 쌍동이니까..아니 아무려면 어떠한가. 중요한건 지금 이 상황에서 어째서 왜 저 여자들이 요셉의 방으로 들어온것이고 저런 꿈틀거리는 검은색 물체 안에서 그녀들이 등장을 하게 된것인지 요셉은 도통 알수가 없었다. 그저 요셉은 놀랍고 무서우며 두려운 생각에 덮고있던 이불을 가득 얼굴의 입술부근까지 가득 덮고는 그 세명의 여성이 자신의 앞에서 꿈틀거리며 키득키득 웃으며 다가오고 있는 광경을 그저 지켜만 볼수밖엔 없었다. 그리고 점점 가까이 다가온 베르센은 매혹적이고 고혹적인 눈빛으로 요셉의 얼굴 코앞까지 다가오고는 그의 뺨에 부드럽게 자신의 손바닥을 얹고는 그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요셉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우면서도 매끈거리고 부드러운 베르센의 손길에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거세고 성이나는 자신의 하복보의 뜨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베르센의 입술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요셉의 입술에 그녀의 입술이 포개져지기 시작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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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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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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