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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20 552회 0건
제 1 부




그날 밤.


달이 호숫가를 비출때 아리스는 나신의 몸으로 호수 안으로 뛰어든다. 그러자 몸에 들러붙어있던 피찌꺼기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녀는 평생 있을까 말까한 엄청난 일을 온몸으로 겪은터였다. 하지만 그녀는 시트론 왕국의 기사단장.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냉정을 잃어선 안되는 자다. 정말 이 나라를 하바손후작에게 넘기는 순간 기사단장이란 직위도 옛것이 되버리겠지만.


" 깊게 생각하지말자.. 아리스. 지금은 내가 할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거야... 어떻게든 클렌이란 남자를 설득해야 되. 함께 동행하는 것까지야 설득했지만 그 남자는 자신의 힘만 되찾는다면야 우릴 죽이고도 남을거야.. "


그녀는 수백년이 흘렀지만 각인처럼 새기어져 있는 클렌의 증오를 엿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증오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공주님들을 만나러 갈때까지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 짧은 시간안에 묘수가 떠오를리 없다.


" 방법이 .. 없는건가.. "


하지만 의외로.


아주 빠르게 방법이란걸 찾아낸 아리스였다.


몇분이 지났을까.




그녀는 목욕중 인기척을 느꼈다. 누군가 풀숲에 있다. 백미터쯤의 거리이고 기운은-.


" .......?! "


이해할수 없었다. 이 기운은 자신의 마력감지가 틀리지 않는다면 "클렌"이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떤 용무가 있어 왔다 하기엔 클렌이란 남자가 내뿜는 기운은 감추려고 하는 모양새가 강했다. 또한 기운만이 느껴질 뿐이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 숨은거겠지...


" 이유가 뭐지..? 왔다면 내게 모습을 드러내는게 정상일텐데.. 굳이 모습까지 숨기고 기운마져 극도로 감추고 있어.. 나는 그에게 목욕을 하고 온다까지 목적까지 밝혔는데.. 나를 의심하는건가? "


생각하며 그녀는 무심히 호숫가 표면 위에 떠오른 자신의 나신을 본다.


그 순간 화끈거리는 아리스.






한편, 클렌은 그녀의 예상대로 숨어있었다. 그는 수백년간 이 숲속의 결계안에 살았다. 그리고 수백년만에 만난 계집. 응당 호기심이 일수밖에 없다. 여자 맛도 흐릿할정도의 세월..


사실 아까까지의 상황상 그런 생각이 들리 만무했지만 그녀가 느닷없이 "목욕"을 하러 간다는 말에 남성으로써의 음욕이 꿈틀거렸다.


그렇기에 여기에 있는것이다.


" 아름다워 .... "


아리스의 나신을 본 클렌의 가식없는 소감이었다. 검을 다룬 몸이어서 그런지 엉덩이는 말의 뒷태마냥 힘차게 솟아있으며 가슴은 지방으로 꽉차인듯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러한 가슴을 지탱하는 얇은 허리는 놀랍게도 가슴과 엉덩이의 배율을 절묘하게 잡아주고 있었다.


뭊 남성들이 떠올리기 쉬운 이상향의 몸매를 그녀는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블랙홀처럼 빨려들것 같았다.


그렇기에 자신도 모르게 클렌은 자신의 숨은 기운을 아주 약간 그녀에게 노출했고 그녀는 그 기운을 바탕으로 클렌의 존재를 눈치챘다. 허나 클렌은 그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클렌은 그렇게 그녀의 샤워를 감상하다 그녀보다 한발작 먼저 집으로 돌아가 쇼파위에 누었다. 클렌의 입장에선 그녀를 강제로 범해 취할수도 있지만 자신의 힘을 되찾을 때까지는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건 자신의 의지였기 때문이었다. 클렌은 새삼 솟구쳐오르는 자신의 음욕에 몸서리치지만, 어쩔수 없었다. 우선 이 밤만큼은 넘겨야 했다.


한편 아리스는 잠잔척 있는 클렌을 보며 지긋이 생각한다. 설득할 여지를 찾았다고 말이다.


" 이 남자는 내 몸에 관심이 있어 ... 그렇다면 나의 몸을 최대한 활용해 그를 협조케 해야 돼.. 왕국을 위해서라면 이 한몸 아깝지는 않으나.. 최대한의 협조를 받아내기 위해선.. 저 남자쪽에서 나를 강제로 ... 범해야돼.. 공주님을 만나기 전까진. "




.
.
.




다음날 동이 틀자 숲속에 있던 집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다. 그러며 남은것은 클렌과 아리스 뿐이다. 아리스는 갑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하얀 천옷을 둘러입었을 뿐이다. 가슴폭이 훤히 보이는 평퍼짐한 옷에 짧은 치마자락이다.


클렌은 신경쓰지 않는척 묻는다.


"갑옷은 챙겨가지 않나? 계집."
"네. 필요한건 이 검 한자루 뿐이니깐요."


말하며 등에 찬 검을 내보인다.


" 당신을 유혹하기 쉬운 복장으로.. "


그녀는 속으로 읍조린다.


"그럼 가볼까."


클렌은 수백년만에 외출을 감행한다.





......





머리카락이 헝크러져 있다.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으며 어제의 일을 잊지 못하는 뜻모를 표정까지.


남자는 옆 탁자 위에 놓여진 머리와 눈을 마추며 혼잣말을 한다.


"이봐. 시오른... 어떤가? 네놈이 어제까지 쓰고 있었던 왕관인데 이 하바손에게 어울린가?"


그러나 죽은 왕에겐 대답은 없다. 그저 고요히 굳어있는 눈동자만이 하바손을 바라볼뿐이다. 그때였다. 그만이 있어야될 방안에 종이바람이 일더니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백발의 남성이었지만 40대쯤으로 보였다. 그는 갸름한 턱을 하바손 옆으로 내밀며.


"공주를 잡으러 간 궁수들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뭐라...? 병력 스물을 내어 보냈는데 아직도 오지 않았다고..?"


뭔가 이상했다. 그들은 자신이 키운 병력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실력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기사단장 한명과 공주 두명을 잡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리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중간보고가 온것도 아니다.


" 당한건가...? 믿을수 없군. 내 궁병부대가 전멸 ...? "


하지만 하바손은 잃은 병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왕국을 전복시키는데 큰 힘이 되어준 종이술사 코르카에게 대가로 지불키로 약속한 "클렌의 마력"이 공주의 손에 있었다.


이는 성내를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클렌의 마력"에 공주가 가져갔다 판단한 것이었다.


"역시 제가 추격할것을 그랬습니다.. "


코르카는 엷게 미소지으며 말한다.


"아니. 금방 내 병력을 새로 풀어 찾아내겠다."


하바손이 답하자 코르카는 고개를 젓는다.


"그 공주가 제가 찾고있는 "클렌의 마력"을 갖고 있는겁니까?"


"누가 그런 소리를...!?"


"하하.. 그렇게 티나게 역정을 내시는걸 보니 맞는거 같군요. 사실 제 귀는 좀 밝아서 말이죠. 특히 밤말은 잘 듣는 편이랍니다. 그래도 하바손님의 군대가 보통 군대가 아니기에 믿고 기다렸건만, 결과가 이렇게 되었으니 제 일손도 보태야 되겠습니다."


말하며 그는 소매 속에서 두개의 종이인형을 꺼낸다.


"그건...?"


"아.. 가끔씩 보이는 마물들을 추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전투목적을 띈 추격인형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죠."


말하며 주문을 외는 코르카다. 한참의 주문이 끝나자 두개의 인형은 어린 소년소녀로 탈바꿈된다. 늘 보던거지만 코르카의 주술 실력은 감탄을 연발케 한다. 소년소녀는 핏기없는 얼굴로 자신의 주인인 코르카를 바라본다.


"찾아내라. "클렌의 마력"을-."


"예. 주인님."


말하며 사라지는 소년소녀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하바손은 의문이 들었다.


"그 정도의 주술을 쓸 정도면 굳이 "클렌의 마력"은 필요없지 않나? 난 개인적으로 자네의 주술 실력정도면 수준급이라 생각하는데."


"후훗... 죄송하나 저희 종이술사 중 으뜸으로 치는것이 무엇인줄 아십니까."


"......?"


"바로 종이술사 클렌입니다. 그는 종이술의 기초를 다진 장본인이죠. 또한 종이의 제한을 푼 자이기도 합니다."


"장본인? 제한이라고...?"


"종이술은 마력지라 불리오는 종이에 다양한 효과를 부여하며 변화시키는 술법이죠. 특히 클렌은 종이술에 "독"이란 효과와 "불꽃"이란 효과를 처음 부여한 장본인이죠. 그후에 많은 효과들이 창조되었지만 클렌이란 남자는 그 효과들을 전부 쓸수 있었습니다."


"그 마력이란거 때문인건가?"


"후훗.. 아니지요. 그 이유는 클렌이 갖고있는 뛰어난 "지식" 믿기 어려운 지식으로 그는 주문을 외우지 않고 마력지에 효과부여를 할수 있습니다. 방금 제 인형들을 소환할때 꽤 긴 주문을 외우지 않았습니까? 그 남자라면 0초안에 끝낼 일이죠."


"그렇다면 "클렌의 마력"은 그의 주문을 뒷바춤시켜주는 건가?"


"뭐.. 그렇게 표현할수 있지만, 제가 하바손 후작님의 반란을 도울 정도의 가치있는 물건이죠."


코르카는 그 다음 말을 아낀다. 어차피 종이술사도 아닌 그에게 다 설명을 해줘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 가치를 듣고 설사 엉뚱한 맘이라도 품게되면 그것도 골치기 때문이다. 사실 "클렌의 마력"은 "무한대로 마력지를 만들어낼수 있는 황금 종이"이다.


마력지를 무한대로 만든다는 것은 주문을 무한대로 쓸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만큼 종이술사로써의 역량이 크게 성장할수밖에 없었다. 단지 마력의 주인이 클렌이었기에 수백년이 지난 지금 클렌이 죽었다는 가설을 세우면 "클렌의 마력"은 주인이 없는 상태였다. 코르카는 그 자리를 탐내는 것이다.





......






클렌이 수백년만에 결계 밖으로 나서 도착한 곳은 오크족의 마을이었다. 오크들이 있음은 가기전부터 클렌이나 아리스는 느낄수 있었지만 굳이 간것은 그녀가 말하길 여기가 지름길이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이곳을 거쳐 간다면 목적지까지는 꽤 돌아서 가야된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 클렌을 함락시키고자 한 그녀의 속셈이었다.


아리스는 꽤 가뿐하게 마을내에 덤벼드는 오크들을 학살키 시작했다. 어제 피투성이 차림으로 힘겹게 오던 모습과는 딴 판이었다.


"취익! 이, 인간이 이렇게 강할리 어.. 없다 !"


"미안하나 네 착각인거 같아."


사뿐이 입을 놀리며 마지막 적까지 처리한 그녀는 검을 검집에 집어넣는다. 그러며 오크들과의 싸움중에 일부러 낸 상처자국을 슬쩍 내보인다.


보통의 그녀라면 결코 내지 않았을-.


짧은 치마자락의 일부가 뜯겨진 자국이다.


그덕에 엉덩이 골이 반이상 보이기 시작한다. 뒤에서 싸움을 구경중이던 클렌으로썬 꽤나 음란한 상상을 품을수 있는 각도였다.


" 이거.. 이거.. 계집... 날 미치게 만드는군... "


하지만 그녀와의 계약이 있다. 자신의 마력을 되찾을 때까지는 참아야 했다. 그러나 수백년간 여자 구경을 못해본 그였기에 새삼 끓어오르는 욕정을 연거푸 참기란 어려웠다.


" 기절시킨후 장소를 옴겨서 몸보신을... "


그의 손이 움직일때-.


그녀의 계획(?)과


클렌의 계획(?)이 어긋난다.







"오- 찾았습니다."
"오- 찾았습니다."




허공위에 떠있는 소년과 소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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