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
난 장여사만을 상대하는게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계속 끌어들였다.
주로 장여사와 견줄만한 유부녀들이라 제법 스릴도 있었다.
지역 의회의 부인도 있고 나름대로 돈도 있다는 여자들이다.
따라서 나와의 만남은 전화로 통해서 외지에서 이루어졌다.
괜히 좁은 동네에서 돌아다니다간 사장되기 딱 이니까.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날수록 장여사는 내게 매달렸고 그에 따라 돈도 더욱 많아졌다.
거의 한번 만남에 일억 가까이를 쓰니 대책 없는 거지.
자신의 총재산은 자신도 모른다니 뭐 그 정도로 써도 상관은 없나보다.
난 들어오는 돈을 모두 제갈승에게 보내며 눈물을 삼켰다.
“주군. 잘 쓰겠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립니다.”
웃기지도 않는다.
조직에서 벌어들이는 돈만해도 잘만 굴리면 될 것인데 현찰로 바로바로 쓸때는 내가 보내는 돈이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이다.
얼마씩은 빼돌리려다가 참았다.
게다가 내가 숨겨둔 보석을 풀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너무 재미가 없을거 같아 이대로 지내련다.
제비 생활을 한지도 한달이 지날 무렵 종찬에게서 이상한 연락이 왔다.
구미 지역의 조직이 장여사의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조직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장여사 개인의 경호 단체 비슷한 것인데 워낙 돈으로 긁어모으다 보니 실력들이 대단해서 은연중에 구미를 잡고 흔들고 있었다.
우선 그 조직을 손에 넣기 위해 장여사를 꼬득였다.
“누님. 내가 요즘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데 방법이 없을까?”
“왜? 누가 너 보고 뭐라고 해?”
“누님도 알다싶이 내가 여자가 많잖아. 인기가 식을 줄 모르니 덤벼드는 여자가 많은데 그때문인지 험악한 놈들이 날 보는 시선이 좋지가 않아.”
“그러니까 나만 보라니까.”
“누님 혼자 날 만족시킬 수 있어?”
“아니 그건 아니지만... 알았어. 내가 어떻게 해 볼게.”
그날 정말 열심히 상대를 해줬다.
내 말이면 정말 죽을 수도 있도록.
다음날 좀 깔끔한 인상의 사람이 날 찾아왔다.
장여사가 보냈다고 하는데 경호원이라고 한다.
일단 대충 살펴보니 우리 조직의 중간 간부의 실력은 있어 보였다.
그것만 해도 좀 쓸만하다는 판단이 선다.
“그러니까 내 경호원이란 말이지?”
“네. 장여사님이 보냈습니다.”
“척 보기에도 실력이 좋아보이는데 어디 조직에 드간건 아니고?”
“저희는 경호 업체입니다. 일반 조직이랑은 차원이 틀리지요.”
말하는 폼이 조직이나 진배가 없는데도 합법이다 이거지?
아무튼 붙여주니 델고 다니지만 행동에 신경이 쓰였다.
종찬도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그저 전화나 편지로 내게 현황을 보고 했다.
나도 그런 방식으로 경호를 맡은 자의 신분을 알려줬다.
대충 파고 들다보면 그 규모가 얼만지 실력은 어느 정도들 되는지 알테니까.
잘하면 실력있는 부하에다가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도 생기겠군.
그리고 제갈승에게 연락을 하여 우리도 경호업체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이왕이면 합법적인 주먹이 좋지 않을까?
항상 어둠에 묻혀 사람들에게 질시를 받으니 자존심이 상한다.
특별히 그네들에게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좀 과격하다 보니 주먹을 쓰는 거고 업주들이야 우리처럼 관리를 해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판이니 이참에 근사한 회사를 차리는 거지.
머리 좋은 놈이 나섰으니 뭔가 수가 생길 것이다.
내 경호로 들어온 놈을 구슬려 다른 사람도 소개를 받고 경호업체가 하는 일도 세세히 들었다.
볼수록 탐이나는 사람이 많이 있었고 대련을 했으면 하는 사람도 몇몇이 보였다.
구미에서 시간을 너무 끌면 다른 지역에서 지장이 생길까 슬슬 통합의 준비를 했다.
일단 거처를 알았으니 종찬과 호위대를 대기시키고 나는 경호원과 그곳을 찾아갔다.
하도 보고 싶다고 말을 하자 마지못해 날 데리고 갔는데 사업등록은 어쩐지 몰라도 무슨 창고 같은 곳으로 날 데리고 갔다.
처음엔 내 정체를 알아채고 날 납치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곳이 본거지라니.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일단 연락을 해서 종찬을 오라 이르고 경호원과 함께 그들의 대장을 만났다.
“안녕하시오. 난 문수홍이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 제갈천입니다.”
공기가 변한다.
내가 제갈천인지 경호원도 몰랐나 보다.
워낙 장여사에게 내 이름은 말하지 말라고 했어도 정말 몰랐는지 이름을 듣고는 날 경계하는 듯 했다.
설마 내가 소문의 제갈천이 아니라고 믿었겠지.
게다가 내 존재를 아무렇게나 노출한 적이 없으니 여기선 내 얼굴은 모를 것이다.
장여사도 나름대로의 정보망이 있겠지만 내 얼굴을 알려면 조직원을 그것도 중간 간부 이상을 납치해서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테니 이때까지 동명이인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설마 소문의 제갈천은 아니겠지요?”
긴장을 하면 나의 대답을 기다린다.
“맞습니다. 제가 그 제갈천이요.”
삽시간에 긴장에서 살기로 변하고 있는 사람들.
난 그것을 태연히 받으며 웃기까지 했다.
“왜 그렇게 보시오? 갑자기 그렇게 변하니 겁나네요.”
“무슨 목적이냐. 이곳까지 올 이유는 없을텐데. 우린 네가 생각하는 그런 조직이 아냐.”
“제가 뭐라 했나요? 그저 궁금해서 왔을 뿐이고 사람이 맘에 들어서 사귀고 싶은 것 뿐인데.”
“우린 조폭과 우정을 나누진 않는다. 돌아가라.”
“너무 하시는 군요. 제가 조폭입니까? 게다가 저희 조직의 취지를 알고나 하나요?”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존대를 해줄 정도로 관심을 보였으면 좋은 반응이 있어야지...
“굳이 말할 필요를 못느끼겠군. 그쪽에서 대접을 그렇게 받길 원하니 나도 그렇게 대접을 해주지. 조폭이 어떤건지 똑똑히 보도록.”
이미 종찬이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지만 난 그들을 부르는 대신 내가 직접 나섰다.
솔직히 기분 나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 여자살만 파다가 이런 재미난 일이 생겼는데 그냥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
난 뛰어 나가며 날 데리고 온 경호원을 점혈했다.
아마도 종찬이 이 현장을 직접 본다면 또 잔소리를 할 것이다.
조직의 보스가 어쩌고 싸움이 어쩌고 자신은 뭐냐고 어쩌고 저쩌고...
그냥 조용히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제일이다.
일단 한명을 제압하고 문수홍에게 달렸다.
약 7M 앞에 있지만 무술 실력이 상당한지 거리를 잡기가 힘들었다.
내 소문은 들었을테니 조심하는 것이겠지?
일단은 제압하고 내 설명을 해 줄 요량이니까 무조건 걸리는건 점혈했다.
문수홍의 앞까지 가는데 무려 10여명이 달려들어 조금 고생을 했다.
“그만. 좋다 사내답게 한번 붙어보자.”
이때까지 도망가려고 하던 놈이 바깥에 종찬이 서있는 것을 보자 이내 자세를 바꾼 것이다.
아무렴 난 싸움이 좋으니까.
“그래 일딴 해보자. 그 다음에 나도 네게 할 말이 있어.”
“소문만큼 실력이 되나 보자.”
문수홍의 자세를 보니 합기도를 오래 익힌 듯 했다.
경호라는게 대상의 보호가 목적이지 공격해 오는 사람을 살상하는게 목적이 아닌 것을 떠올리면 합기도만큼 경호무술로 좋은 것도 없다.
특히 관절기를 제대로 익히면 굳이 살상보다 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전투에서 전투불능에 빠진 자들이 많으면 사기의 저하를 가지고 온다.
그것도 관절기 중에서 살인 관절기를 익히면 효과는 훨씬 배가 된다.
관절을 꺾음과 동시에 부러뜨리거나 그런 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고게 한다면?
아마도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할 것이다.
얼마나 익혔나 실험도 해 볼겸해서 가볍게 정권을 날렸다.
역시나 방어와 동시에 팔을 살짝 비틀어 자신의 어께에 대고 내 팔을 부러뜨리려 했다.
난 그가 꺽어 주는 힘을 이용하여 앞으로 날아올라 공중회전을 했고 그는 끝까지 내 팔을 잡고 다시 꺽으려 했다.
난 팔에 힘을 주어 그것을 풀어내고 대신 그의 팔을 잡고 손목을 꺾었다.
팔을 비튼다면 나처럼 몸을 회전해서 풀면 되지만 손목에 한해서 꺽으면 방법이 없다.
우둑 소리가 나며 그의 손목이 탈골되면서 싸움은 끝이 났다.
“이봐 난 싸우러 온게 아냐. 그냥 어떤지 보려고 온거지.”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인데...
“나도 앞으로 먹고 살려면 사업을 해야하는데 이런것도 좋을거 같아서 한번 구경온거야.”
“그 만큼의 큰 조직이면 굳이 이런 일을 안해도 먹고 살텐데.”
“아아. 나도 합법적인 일을 하려고. 경비 업체말고도 생각해보니 힘쓰는 애들이 할게 좀 있더군. 어때? 너도 조언 좀 할래?”
상대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나도 참 너무한가?
일단 문수홍의 손목부터 고치고 얘기를 해도 해야 할 것 같다.
난 그에게 다가가서 접골을 해주고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점혈을 해주었다.
뒤이어 종찬이 들어왔고 내가 해 놓은 일에 못 마땅한지 얼굴을 찌푸렸다.
“형님. 제발 이런 일에 나서지 좀 마세요. 제가 다른 형님들께 욕 먹는다구요.”
“됐어. 이렇게 안 다쳤으면 된거잖아. 너무 그렇게 신경안써도 된다고.”
“신경을 안써요? 형님이 우리 조직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신경이 안쓰여요?”
“미안 미안. 앞으론 안그러지. 갈수록 잔소리가 느는구만.”
우리 대화를 듣던 문수홍은 이상한 눈으로 보았다.
자신이 아는 조폭은 상하체계가 엄격하여 농담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데 나를 보니 장난까지 치고 있으니 이상하겠지.
“그 보다 이자와 얘기를 좀 해야겠어. 다른 사람들은 조금 있으면 일어날테니까 니가 신경 좀 쓰라구.”
“알겠습니다. 제발 몸 좀 사리세요.”
난 한번 웃어주고 문수홍과 독대를 했다.
아무래도 잘 하면 이 자도 우리에게 편입할 수 있을 듯 하다.
저번의 특수부대원도 그렇고 이번에 경호업체도 그렇고 특수직에 있는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르니까 사뭇 기대가 된다.
“이봐. 조폭의 틀을 벗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경호 말고는 생각해 본게 없는데.”
“막노동을 시키면 이상할까?”
“설마 그런 일을 할려고 할까?”
“아냐. 내 조직원은 할 수도 있어. 근본이 다르거든.”
“하긴 아까 대화를 하는걸 보니 다른거 같더라. 무슨 친구 사이도 아니고.”
“그게 이상해? 난 나이 많은 애들이 형님이라 해서 부담되는데. 그냥 적정선이라 생각하고 있거든. 그렇게라도 안하면 애들이 삐져서 말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점점 그를 끌어들일 생각을 했다.
일단 실력은 어느 정도 되고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알 것이다.
한마디로 발이 넓을 수 있단 말이지.
구미나 근처에 국한 된 것이겠지만 그것만 해도 상당한 인물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나는 여자들도 한번씩은 이들을 써봤다고 하니 말야.
“이봐. 우리 조직에 들어올래?”
“무슨 소리야. 난 이대로가 좋아.”
“내가 한가지 비밀을 알려줄까?”
“무슨 비밀?”
“삼태성이 삼합회의 전위부대인건 알아?‘
“설마. 그건 소문일 뿐이야.”
“그 소문 내가 낸 걸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조사한 바로는 사실이야.”
“그... 아닐거야...”
조금 의심을 하는구만.
내가 이 만한 조직의 보스가 설마 농담을 하는건 아닐테고 자신도 헷갈리겠지.
“사실이야. 내 부하 중에 여자가 있는데 조민이라고 삼태성의 한명이었지. 그녀가 직접 말한거니까 믿어.”
불신의 눈빛이 한순간 변했다.
“정말이야?”
“그래. 그래서 내가 이렇게 조직을 모으고 다니는 거야. 아무리 내가 전국을 통일해도 그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소용없지. 게다가 난 그들을 지금이라도 칠 수 있지만 삼합회 본진이나 외국의 조직이 국내로 못 들어오게 하려고 다니는 중이라구.”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네.”
“그래. 그래서 한명이라도 손이 필요해. 원래 구미는 대충 넘어가려 했는데 너희들이 있다는걸 알고 이렇게 일을 벌인거지.”
“근데 우리의 정체는 어떻게 알았어?”
“저기 쟤가 종찬이야. 저놈이 조사하고 내가 장여사에게 확인을 받은거지.”
“그럼 요즘 뜬다는 제비도 너야?”
“맞아. 심심해서 소일거리로 했는데 제법 돈도 되고 좋더군.”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러고도 조직의 보스야?”
“너무 그러지 말라고. 나도 시켜서 한거니까. 그놈의 군사가 돈이 딸린다고 날 미남계로 쓴거야. 조직을 위해서라지만 이건 너무하다니까.”
잠시 날 불쌍하게 보더니 내 얼굴을 찬찬히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설마 인정을 한다는...
“어쩔래? 난 너희들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다고 달라지는건 없어. 어짜피 여긴 너희가 관리해야 하니까. 대신 능력 있는 애들 몇은 서울로 보내주고. 전쟁은 대비해야하니까.”
“니 뜻은 알겠는데 너무 엄청난거라. 게다가 구미에서만 놀았지 어디 서울은 가봤어야지.”
이놈봐라.
지가 직접 움직이려고 하네.
“괜찮아. 가면 다 잘 해줄거야. 아까도 봤지? 어느 조직이 보스에게 저렇게 대하냐.”
“하긴. 그럼 나도 형님으로 모셔야 하나?”
“맘이 가는대로.”
문수홍은 정색을 하고 무릎을 꿇는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난 빙긋이 웃었다.
또 하나의 막강한 동지가 생긴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났을 때가 제일 즐겁다고 했던가?
지금 내 기분이 그렇다.
슬슬 지겨운 구미를 떠날 때도 된 것이다.
제갈승에게 연락을 해서 구미를 정리할 사람을 보내라고 하고 앞으로의 작전을 연락 받았다.
나의 제비짓은 계속 되어야 한단다.
그것도 장여사의 도움을 받아 대구로 진출을 하라는...
이놈의 자식을 어찌 잡을까 생각하니 그냥 분통이 터진다.
구미의 일을 대충 정리하고 대구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이번엔 장여사가 직접 대구로 따라왔다.
뭐 자기가 소개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크게 놀 수 있다나?
하긴 밝이 넓으니 이럴땐 정말 유용하구만.
종찬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도 내게 계속 추파를 던지는데 그걸 막느라 엄청 고생했다.
아무리 일이라지만 여자를 후리는건 내 취향이 아닌가 보다.
대구의 동성로파는 은연중에 경북까지 거머쥐고 있었고 그건 부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곳은 두곳만 제압한다면 별 문제 없이 통합이 가능하다.
우선 장여사의 도움으로 대구지역 시의원과 안면을 텃고 돈 좀 있다는 귀부인도 몇 명을 만났다.
내가 그들에게 가는걸 탐탁치 않게 여기면서도 해주는건 확실하다.
무슨 뜻인지...
일약 사교계의 황태자로 부상하면서 으레 그런 일에 끼기 마련인 주먹들도 몇 명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건 동성로파를 알기 위한 나의 포석이다.
대구 내에서 종찬의 움직임은 멈추었다.
일체 행동을 못하게 하고 나의 경호만을 하도록 말야.
괜히 날뛰다가 그들의 정보망에 걸리면 조금 고생을 할테니까.
일주일을 그렇게 인사하고 먹고 마시고 놀면서 보냈다.
그사이 여인네도 3명 사귀었는데 솔직히 돈은 안되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많았다.
검찰 부인에 경찰 부인이었으니까.
참 웃기게도 남편들은 뼈빠지게 범죄와 싸우고 있는데 마누라들이 이런 짓거리라니.
난 그래도 참 여자를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이러고 다녀도 원망할 사람은 없으니까.
동성로파의 김민철은 주먹계의 신사로 통했다.
되도록 실력으로 모든 것을 가렸고 치사하게 뒷통수 치는 것을 겪멸했다.
깔끔하게 한판만 하면 시시비비가 가려진다는 말이다.
일단 조직의 규모나 영향력을 알아보려고 검찰 부인에게 자료를 요청했다.
자신의 남편도 김민철을 집어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지만 너무도 깨끗하다는 말을 하며 내게 서류를 넘겨주었다.
물론 그날도 힘은 배로 들었다.
무슨 여자가 섹스에 환장한 것도 아니고 자기 다리가 아파서 못 걸을 정도로 하냐고.
나야 철인이지만 늙어가는 여자가 나의 힘을 당하겠냐고.
종찬에게 서류를 주면서 최대한 조용히 알아보라고 했다.
밤에는 눈이 있을테니 낮에 다니라고 했다.
어짜피 우리는 밤의 사람이다.
오히려 낮에 사람이 많을 때 움직이는 것이 안전할 경우가 많다.
현재 김민철이 운영하는 나이트를 비롯하여 호텔 오락실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게다가 대구의 상권을 쥐고 있어 나름대로의 경제력도 있었다.
상가에서 매달 일정량의 세금을 걷어 상납을 하고 있으니 그가 특별히 다른 범죄를 일으키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 없을 정도니까.
간혼 외지에서 양아치들이 오면 조용히 불러서 타일러 보낸다고 한다.
그정도는 서비스라나?
상인들은 그나마 김민철은 쥐어짜듯이 세금을 걷진 않아 오히려 반기고 있는 입장이었다.
정말 그냥 봐서는 신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와 어떻게 협상을 할지 생각하다 보니 한달은 금방이었다.
“동생. 요즘 무슨 고민 있어? 날 만나도 시큰둥하네. 이러면 내가 섭섭하잖아.”
“누님. 내가 사업을 하려는데 어찌 생각해?”
“무슨 사업?”
“여기 나이트 하나 해보려고. 내가 여자 후리는건 선수잖아.”
“돈은 있어?”
“누님이 있잖아. 그 돈들 다 짊어지고 갈거유?”
“으이그. 돈 잡아먹는 귀신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내가 널 못 버리는걸 보면 신기해.”
“다 능력이잖수. 해줄거지?”
“이미 마음은 먹은거 같고 내가 안해주면 딴년들 찾아갈테니...”
“역시 누님 밖에 없어.”
“그래 자리는 봐놨어?”
“시내에 보니 한 군데 있던데. 호텔 나이트.”
“혹시 거기 김민철이 가게 아냐?”
“어? 누님이 어떻게 알아?”
“내가 그 정도 정보력도 없을까봐? 근데 거긴 인수하기 힘들텐데...”
“돈이 아깝수? 그럼 관두구.”
난 토라진 듯이 말했다.
아마 속으로 애가 탈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다가도 내가 토라지면 몇일 못 본다는건 경험으로 알테니까.
“아냐. 돈이야 주면 되지만 그 사람 만만치 않은데.”
“내가 알아서 할게. 힘 있는 부인들 좀 부르지 뭐.”
장여사의 도움으로 일단 나이트를 인수했다.
그리고 사장은 장여사로 해두고 모든 관리는 내가 하는 식으로 해서 웨이터와 무희들을 대거 모집했다.
일단 단장을 잘 해야 장사도 될테니까.
웨이터야 기존의 애들을 쓰면 되지만 그 속에는 김민철의 부하들도 있을 것 같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거 물갈이를 했다.
능력이 있는 애들은 웃돈을 주고 데려왔고 김민철의 조직원은 하나도 남김없이 몰아냈다.
사장이 직원짜른다고 뭐라 할 수 없으니 그들도 순순히 물러났다.
게다가 김민철의 스타일이 그런걸 용납 못해 모든건 내 뜻대로 되고 있다.
무희들은 러시아, 일본, 미국 애들까지 불렀고 국내의 유명한 애들도 불렀다.
일단 몸단속을 심하게 지시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가랑이를 벌리면 짜른다는 엄포를 놓았다.
모름지기 여자는 먹기 전까지가 좋은 법이다.
일딴 뚫리고 나면 시들해 지는게 남자의 심리라 그들에게 2차는 금지하면 그 때문에 손님이 몰릴 것을 노리고 2차를 금지 시킨 것이다.
대신 그만큼의 보수를 주니 그들도 불만은 없을 것이다.
대충 준비하는데 만도 한달이 걸렸으니 이제 전국 통일을 향한 시간도 4달 남짓 남았나?
난 오픈을 하면서 이곳의 명의를 내 명의로 바꾸었다.
처음에 인수할 때야 김민철의 눈치를 본다고 장여사의 명의로 했지만 지금은 감시할 사람도 없고 그들이야 세금만 받으면 될테니 내가 사장으로 올라도 문제는 없다.
오픈 첫날.
난 내가 아는 부인들과 아가씨들을 대부분 불렀다.
우선 나이트는 여자가 많아야 손님이 끓을 테니 말야.
30대 중반의 여자들이지만 어디 다니면 20대로 보기 때문에 내가 불러도 영업에 지장은 없다.
오히려 그런 여자를 노리는 남자들이 더 많이 오면 많이 왔지...
아무튼 첫날은 대박이었다.
대대적인 홍보의 효과도 있었지만 내가 부른 여자들 때문에 금새 입소문이 나서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이 몰렸다.
일손이 바쁘다 보니 호위대를 나이트로 둔갑시켜 보냈는데 의외로 적응을 잘해 한동안 몇놈은 웨이터로 만들어 버렸다.
나름대로 지식을 쌓다보면 이런 일로 진출해도 충분히 먹고 살 것이다.
고단한 첫날을 보내고 뒷정리를 하면서 매출액을 살펴 보았다.
5억의 돈이 하루 만에 들어오다니.
장여사의 칭찬도 대단했다.
이정도로 잘 할줄은 몰랐다나?
그저 재미로 하는 줄 알았다는 말에 삐진척을 하면서 돌려보냈다.
피곤해 죽겠는데 그녀를 안을 생각을 하니 몸서리가 쳐져서 말야.
신선한 여인이면 몰라도 안았던 여자를 피곤한 몸으로 안으려니 짜증이 났다.
아무튼 앞으로 매출 전략을 밑의 웨이터들에게 배우며 힘겹게 문을 닫았다.
이러다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점심때쯤 일어나서 어제 받은 전단지를 바라봤다.
잘 돌려야 손님이 많을 거라는 은근한 협박과 함께.
내 정체를 모르니 까불지만 알고 나서도 그들이 편하게 대할까?
난 얼른 씻고 밖으로 나왔다.
일단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차려입고 여자들만 집중적으로 노려 전단지를 돌렸다.
처음엔 의아해 하던 사람들도 나이트 삐기로 보고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었다.
남자들은 생긴건 멀쩡한 놈이 할일이 없냐는 식이고 여자들은 잘 생긴 내가 한번쯤 다가와주기를 바라는 눈빛이었다.
역시 사람은 잘나고 봐야한다.
내게 전단지 받으러 오는 여자들 때문에 그들의 남자친구들에게 한번씩 눈총을 받을 때면 그냥 지긋이 밟아 버릴까란 생각도 들었다.
전국통일의 힘찬 기치를 걸고 나선 내가 이젠 나이트 삐끼까지 해야 하다니.
하지만 이짓도 세금을 낼때까지만 하면 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점점 쓰기가 힘들어 지네요
일도 일이지만 가끔 조회수를 보면 아쉬움이
그런것에 연연하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네요.
얘기 내용도 한 2부정도 진행되면 본격적인 싸움을...
그럼 건강들 하세요
난 장여사만을 상대하는게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계속 끌어들였다.
주로 장여사와 견줄만한 유부녀들이라 제법 스릴도 있었다.
지역 의회의 부인도 있고 나름대로 돈도 있다는 여자들이다.
따라서 나와의 만남은 전화로 통해서 외지에서 이루어졌다.
괜히 좁은 동네에서 돌아다니다간 사장되기 딱 이니까.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날수록 장여사는 내게 매달렸고 그에 따라 돈도 더욱 많아졌다.
거의 한번 만남에 일억 가까이를 쓰니 대책 없는 거지.
자신의 총재산은 자신도 모른다니 뭐 그 정도로 써도 상관은 없나보다.
난 들어오는 돈을 모두 제갈승에게 보내며 눈물을 삼켰다.
“주군. 잘 쓰겠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립니다.”
웃기지도 않는다.
조직에서 벌어들이는 돈만해도 잘만 굴리면 될 것인데 현찰로 바로바로 쓸때는 내가 보내는 돈이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이다.
얼마씩은 빼돌리려다가 참았다.
게다가 내가 숨겨둔 보석을 풀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너무 재미가 없을거 같아 이대로 지내련다.
제비 생활을 한지도 한달이 지날 무렵 종찬에게서 이상한 연락이 왔다.
구미 지역의 조직이 장여사의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조직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장여사 개인의 경호 단체 비슷한 것인데 워낙 돈으로 긁어모으다 보니 실력들이 대단해서 은연중에 구미를 잡고 흔들고 있었다.
우선 그 조직을 손에 넣기 위해 장여사를 꼬득였다.
“누님. 내가 요즘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데 방법이 없을까?”
“왜? 누가 너 보고 뭐라고 해?”
“누님도 알다싶이 내가 여자가 많잖아. 인기가 식을 줄 모르니 덤벼드는 여자가 많은데 그때문인지 험악한 놈들이 날 보는 시선이 좋지가 않아.”
“그러니까 나만 보라니까.”
“누님 혼자 날 만족시킬 수 있어?”
“아니 그건 아니지만... 알았어. 내가 어떻게 해 볼게.”
그날 정말 열심히 상대를 해줬다.
내 말이면 정말 죽을 수도 있도록.
다음날 좀 깔끔한 인상의 사람이 날 찾아왔다.
장여사가 보냈다고 하는데 경호원이라고 한다.
일단 대충 살펴보니 우리 조직의 중간 간부의 실력은 있어 보였다.
그것만 해도 좀 쓸만하다는 판단이 선다.
“그러니까 내 경호원이란 말이지?”
“네. 장여사님이 보냈습니다.”
“척 보기에도 실력이 좋아보이는데 어디 조직에 드간건 아니고?”
“저희는 경호 업체입니다. 일반 조직이랑은 차원이 틀리지요.”
말하는 폼이 조직이나 진배가 없는데도 합법이다 이거지?
아무튼 붙여주니 델고 다니지만 행동에 신경이 쓰였다.
종찬도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그저 전화나 편지로 내게 현황을 보고 했다.
나도 그런 방식으로 경호를 맡은 자의 신분을 알려줬다.
대충 파고 들다보면 그 규모가 얼만지 실력은 어느 정도들 되는지 알테니까.
잘하면 실력있는 부하에다가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도 생기겠군.
그리고 제갈승에게 연락을 하여 우리도 경호업체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이왕이면 합법적인 주먹이 좋지 않을까?
항상 어둠에 묻혀 사람들에게 질시를 받으니 자존심이 상한다.
특별히 그네들에게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좀 과격하다 보니 주먹을 쓰는 거고 업주들이야 우리처럼 관리를 해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판이니 이참에 근사한 회사를 차리는 거지.
머리 좋은 놈이 나섰으니 뭔가 수가 생길 것이다.
내 경호로 들어온 놈을 구슬려 다른 사람도 소개를 받고 경호업체가 하는 일도 세세히 들었다.
볼수록 탐이나는 사람이 많이 있었고 대련을 했으면 하는 사람도 몇몇이 보였다.
구미에서 시간을 너무 끌면 다른 지역에서 지장이 생길까 슬슬 통합의 준비를 했다.
일단 거처를 알았으니 종찬과 호위대를 대기시키고 나는 경호원과 그곳을 찾아갔다.
하도 보고 싶다고 말을 하자 마지못해 날 데리고 갔는데 사업등록은 어쩐지 몰라도 무슨 창고 같은 곳으로 날 데리고 갔다.
처음엔 내 정체를 알아채고 날 납치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곳이 본거지라니.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일단 연락을 해서 종찬을 오라 이르고 경호원과 함께 그들의 대장을 만났다.
“안녕하시오. 난 문수홍이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 제갈천입니다.”
공기가 변한다.
내가 제갈천인지 경호원도 몰랐나 보다.
워낙 장여사에게 내 이름은 말하지 말라고 했어도 정말 몰랐는지 이름을 듣고는 날 경계하는 듯 했다.
설마 내가 소문의 제갈천이 아니라고 믿었겠지.
게다가 내 존재를 아무렇게나 노출한 적이 없으니 여기선 내 얼굴은 모를 것이다.
장여사도 나름대로의 정보망이 있겠지만 내 얼굴을 알려면 조직원을 그것도 중간 간부 이상을 납치해서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테니 이때까지 동명이인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설마 소문의 제갈천은 아니겠지요?”
긴장을 하면 나의 대답을 기다린다.
“맞습니다. 제가 그 제갈천이요.”
삽시간에 긴장에서 살기로 변하고 있는 사람들.
난 그것을 태연히 받으며 웃기까지 했다.
“왜 그렇게 보시오? 갑자기 그렇게 변하니 겁나네요.”
“무슨 목적이냐. 이곳까지 올 이유는 없을텐데. 우린 네가 생각하는 그런 조직이 아냐.”
“제가 뭐라 했나요? 그저 궁금해서 왔을 뿐이고 사람이 맘에 들어서 사귀고 싶은 것 뿐인데.”
“우린 조폭과 우정을 나누진 않는다. 돌아가라.”
“너무 하시는 군요. 제가 조폭입니까? 게다가 저희 조직의 취지를 알고나 하나요?”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존대를 해줄 정도로 관심을 보였으면 좋은 반응이 있어야지...
“굳이 말할 필요를 못느끼겠군. 그쪽에서 대접을 그렇게 받길 원하니 나도 그렇게 대접을 해주지. 조폭이 어떤건지 똑똑히 보도록.”
이미 종찬이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지만 난 그들을 부르는 대신 내가 직접 나섰다.
솔직히 기분 나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 여자살만 파다가 이런 재미난 일이 생겼는데 그냥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
난 뛰어 나가며 날 데리고 온 경호원을 점혈했다.
아마도 종찬이 이 현장을 직접 본다면 또 잔소리를 할 것이다.
조직의 보스가 어쩌고 싸움이 어쩌고 자신은 뭐냐고 어쩌고 저쩌고...
그냥 조용히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제일이다.
일단 한명을 제압하고 문수홍에게 달렸다.
약 7M 앞에 있지만 무술 실력이 상당한지 거리를 잡기가 힘들었다.
내 소문은 들었을테니 조심하는 것이겠지?
일단은 제압하고 내 설명을 해 줄 요량이니까 무조건 걸리는건 점혈했다.
문수홍의 앞까지 가는데 무려 10여명이 달려들어 조금 고생을 했다.
“그만. 좋다 사내답게 한번 붙어보자.”
이때까지 도망가려고 하던 놈이 바깥에 종찬이 서있는 것을 보자 이내 자세를 바꾼 것이다.
아무렴 난 싸움이 좋으니까.
“그래 일딴 해보자. 그 다음에 나도 네게 할 말이 있어.”
“소문만큼 실력이 되나 보자.”
문수홍의 자세를 보니 합기도를 오래 익힌 듯 했다.
경호라는게 대상의 보호가 목적이지 공격해 오는 사람을 살상하는게 목적이 아닌 것을 떠올리면 합기도만큼 경호무술로 좋은 것도 없다.
특히 관절기를 제대로 익히면 굳이 살상보다 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전투에서 전투불능에 빠진 자들이 많으면 사기의 저하를 가지고 온다.
그것도 관절기 중에서 살인 관절기를 익히면 효과는 훨씬 배가 된다.
관절을 꺾음과 동시에 부러뜨리거나 그런 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고게 한다면?
아마도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할 것이다.
얼마나 익혔나 실험도 해 볼겸해서 가볍게 정권을 날렸다.
역시나 방어와 동시에 팔을 살짝 비틀어 자신의 어께에 대고 내 팔을 부러뜨리려 했다.
난 그가 꺽어 주는 힘을 이용하여 앞으로 날아올라 공중회전을 했고 그는 끝까지 내 팔을 잡고 다시 꺽으려 했다.
난 팔에 힘을 주어 그것을 풀어내고 대신 그의 팔을 잡고 손목을 꺾었다.
팔을 비튼다면 나처럼 몸을 회전해서 풀면 되지만 손목에 한해서 꺽으면 방법이 없다.
우둑 소리가 나며 그의 손목이 탈골되면서 싸움은 끝이 났다.
“이봐 난 싸우러 온게 아냐. 그냥 어떤지 보려고 온거지.”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인데...
“나도 앞으로 먹고 살려면 사업을 해야하는데 이런것도 좋을거 같아서 한번 구경온거야.”
“그 만큼의 큰 조직이면 굳이 이런 일을 안해도 먹고 살텐데.”
“아아. 나도 합법적인 일을 하려고. 경비 업체말고도 생각해보니 힘쓰는 애들이 할게 좀 있더군. 어때? 너도 조언 좀 할래?”
상대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나도 참 너무한가?
일단 문수홍의 손목부터 고치고 얘기를 해도 해야 할 것 같다.
난 그에게 다가가서 접골을 해주고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점혈을 해주었다.
뒤이어 종찬이 들어왔고 내가 해 놓은 일에 못 마땅한지 얼굴을 찌푸렸다.
“형님. 제발 이런 일에 나서지 좀 마세요. 제가 다른 형님들께 욕 먹는다구요.”
“됐어. 이렇게 안 다쳤으면 된거잖아. 너무 그렇게 신경안써도 된다고.”
“신경을 안써요? 형님이 우리 조직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신경이 안쓰여요?”
“미안 미안. 앞으론 안그러지. 갈수록 잔소리가 느는구만.”
우리 대화를 듣던 문수홍은 이상한 눈으로 보았다.
자신이 아는 조폭은 상하체계가 엄격하여 농담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데 나를 보니 장난까지 치고 있으니 이상하겠지.
“그 보다 이자와 얘기를 좀 해야겠어. 다른 사람들은 조금 있으면 일어날테니까 니가 신경 좀 쓰라구.”
“알겠습니다. 제발 몸 좀 사리세요.”
난 한번 웃어주고 문수홍과 독대를 했다.
아무래도 잘 하면 이 자도 우리에게 편입할 수 있을 듯 하다.
저번의 특수부대원도 그렇고 이번에 경호업체도 그렇고 특수직에 있는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르니까 사뭇 기대가 된다.
“이봐. 조폭의 틀을 벗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경호 말고는 생각해 본게 없는데.”
“막노동을 시키면 이상할까?”
“설마 그런 일을 할려고 할까?”
“아냐. 내 조직원은 할 수도 있어. 근본이 다르거든.”
“하긴 아까 대화를 하는걸 보니 다른거 같더라. 무슨 친구 사이도 아니고.”
“그게 이상해? 난 나이 많은 애들이 형님이라 해서 부담되는데. 그냥 적정선이라 생각하고 있거든. 그렇게라도 안하면 애들이 삐져서 말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점점 그를 끌어들일 생각을 했다.
일단 실력은 어느 정도 되고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알 것이다.
한마디로 발이 넓을 수 있단 말이지.
구미나 근처에 국한 된 것이겠지만 그것만 해도 상당한 인물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나는 여자들도 한번씩은 이들을 써봤다고 하니 말야.
“이봐. 우리 조직에 들어올래?”
“무슨 소리야. 난 이대로가 좋아.”
“내가 한가지 비밀을 알려줄까?”
“무슨 비밀?”
“삼태성이 삼합회의 전위부대인건 알아?‘
“설마. 그건 소문일 뿐이야.”
“그 소문 내가 낸 걸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조사한 바로는 사실이야.”
“그... 아닐거야...”
조금 의심을 하는구만.
내가 이 만한 조직의 보스가 설마 농담을 하는건 아닐테고 자신도 헷갈리겠지.
“사실이야. 내 부하 중에 여자가 있는데 조민이라고 삼태성의 한명이었지. 그녀가 직접 말한거니까 믿어.”
불신의 눈빛이 한순간 변했다.
“정말이야?”
“그래. 그래서 내가 이렇게 조직을 모으고 다니는 거야. 아무리 내가 전국을 통일해도 그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소용없지. 게다가 난 그들을 지금이라도 칠 수 있지만 삼합회 본진이나 외국의 조직이 국내로 못 들어오게 하려고 다니는 중이라구.”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네.”
“그래. 그래서 한명이라도 손이 필요해. 원래 구미는 대충 넘어가려 했는데 너희들이 있다는걸 알고 이렇게 일을 벌인거지.”
“근데 우리의 정체는 어떻게 알았어?”
“저기 쟤가 종찬이야. 저놈이 조사하고 내가 장여사에게 확인을 받은거지.”
“그럼 요즘 뜬다는 제비도 너야?”
“맞아. 심심해서 소일거리로 했는데 제법 돈도 되고 좋더군.”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러고도 조직의 보스야?”
“너무 그러지 말라고. 나도 시켜서 한거니까. 그놈의 군사가 돈이 딸린다고 날 미남계로 쓴거야. 조직을 위해서라지만 이건 너무하다니까.”
잠시 날 불쌍하게 보더니 내 얼굴을 찬찬히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설마 인정을 한다는...
“어쩔래? 난 너희들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다고 달라지는건 없어. 어짜피 여긴 너희가 관리해야 하니까. 대신 능력 있는 애들 몇은 서울로 보내주고. 전쟁은 대비해야하니까.”
“니 뜻은 알겠는데 너무 엄청난거라. 게다가 구미에서만 놀았지 어디 서울은 가봤어야지.”
이놈봐라.
지가 직접 움직이려고 하네.
“괜찮아. 가면 다 잘 해줄거야. 아까도 봤지? 어느 조직이 보스에게 저렇게 대하냐.”
“하긴. 그럼 나도 형님으로 모셔야 하나?”
“맘이 가는대로.”
문수홍은 정색을 하고 무릎을 꿇는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난 빙긋이 웃었다.
또 하나의 막강한 동지가 생긴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났을 때가 제일 즐겁다고 했던가?
지금 내 기분이 그렇다.
슬슬 지겨운 구미를 떠날 때도 된 것이다.
제갈승에게 연락을 해서 구미를 정리할 사람을 보내라고 하고 앞으로의 작전을 연락 받았다.
나의 제비짓은 계속 되어야 한단다.
그것도 장여사의 도움을 받아 대구로 진출을 하라는...
이놈의 자식을 어찌 잡을까 생각하니 그냥 분통이 터진다.
구미의 일을 대충 정리하고 대구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이번엔 장여사가 직접 대구로 따라왔다.
뭐 자기가 소개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크게 놀 수 있다나?
하긴 밝이 넓으니 이럴땐 정말 유용하구만.
종찬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도 내게 계속 추파를 던지는데 그걸 막느라 엄청 고생했다.
아무리 일이라지만 여자를 후리는건 내 취향이 아닌가 보다.
대구의 동성로파는 은연중에 경북까지 거머쥐고 있었고 그건 부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곳은 두곳만 제압한다면 별 문제 없이 통합이 가능하다.
우선 장여사의 도움으로 대구지역 시의원과 안면을 텃고 돈 좀 있다는 귀부인도 몇 명을 만났다.
내가 그들에게 가는걸 탐탁치 않게 여기면서도 해주는건 확실하다.
무슨 뜻인지...
일약 사교계의 황태자로 부상하면서 으레 그런 일에 끼기 마련인 주먹들도 몇 명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건 동성로파를 알기 위한 나의 포석이다.
대구 내에서 종찬의 움직임은 멈추었다.
일체 행동을 못하게 하고 나의 경호만을 하도록 말야.
괜히 날뛰다가 그들의 정보망에 걸리면 조금 고생을 할테니까.
일주일을 그렇게 인사하고 먹고 마시고 놀면서 보냈다.
그사이 여인네도 3명 사귀었는데 솔직히 돈은 안되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많았다.
검찰 부인에 경찰 부인이었으니까.
참 웃기게도 남편들은 뼈빠지게 범죄와 싸우고 있는데 마누라들이 이런 짓거리라니.
난 그래도 참 여자를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이러고 다녀도 원망할 사람은 없으니까.
동성로파의 김민철은 주먹계의 신사로 통했다.
되도록 실력으로 모든 것을 가렸고 치사하게 뒷통수 치는 것을 겪멸했다.
깔끔하게 한판만 하면 시시비비가 가려진다는 말이다.
일단 조직의 규모나 영향력을 알아보려고 검찰 부인에게 자료를 요청했다.
자신의 남편도 김민철을 집어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지만 너무도 깨끗하다는 말을 하며 내게 서류를 넘겨주었다.
물론 그날도 힘은 배로 들었다.
무슨 여자가 섹스에 환장한 것도 아니고 자기 다리가 아파서 못 걸을 정도로 하냐고.
나야 철인이지만 늙어가는 여자가 나의 힘을 당하겠냐고.
종찬에게 서류를 주면서 최대한 조용히 알아보라고 했다.
밤에는 눈이 있을테니 낮에 다니라고 했다.
어짜피 우리는 밤의 사람이다.
오히려 낮에 사람이 많을 때 움직이는 것이 안전할 경우가 많다.
현재 김민철이 운영하는 나이트를 비롯하여 호텔 오락실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게다가 대구의 상권을 쥐고 있어 나름대로의 경제력도 있었다.
상가에서 매달 일정량의 세금을 걷어 상납을 하고 있으니 그가 특별히 다른 범죄를 일으키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 없을 정도니까.
간혼 외지에서 양아치들이 오면 조용히 불러서 타일러 보낸다고 한다.
그정도는 서비스라나?
상인들은 그나마 김민철은 쥐어짜듯이 세금을 걷진 않아 오히려 반기고 있는 입장이었다.
정말 그냥 봐서는 신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와 어떻게 협상을 할지 생각하다 보니 한달은 금방이었다.
“동생. 요즘 무슨 고민 있어? 날 만나도 시큰둥하네. 이러면 내가 섭섭하잖아.”
“누님. 내가 사업을 하려는데 어찌 생각해?”
“무슨 사업?”
“여기 나이트 하나 해보려고. 내가 여자 후리는건 선수잖아.”
“돈은 있어?”
“누님이 있잖아. 그 돈들 다 짊어지고 갈거유?”
“으이그. 돈 잡아먹는 귀신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내가 널 못 버리는걸 보면 신기해.”
“다 능력이잖수. 해줄거지?”
“이미 마음은 먹은거 같고 내가 안해주면 딴년들 찾아갈테니...”
“역시 누님 밖에 없어.”
“그래 자리는 봐놨어?”
“시내에 보니 한 군데 있던데. 호텔 나이트.”
“혹시 거기 김민철이 가게 아냐?”
“어? 누님이 어떻게 알아?”
“내가 그 정도 정보력도 없을까봐? 근데 거긴 인수하기 힘들텐데...”
“돈이 아깝수? 그럼 관두구.”
난 토라진 듯이 말했다.
아마 속으로 애가 탈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다가도 내가 토라지면 몇일 못 본다는건 경험으로 알테니까.
“아냐. 돈이야 주면 되지만 그 사람 만만치 않은데.”
“내가 알아서 할게. 힘 있는 부인들 좀 부르지 뭐.”
장여사의 도움으로 일단 나이트를 인수했다.
그리고 사장은 장여사로 해두고 모든 관리는 내가 하는 식으로 해서 웨이터와 무희들을 대거 모집했다.
일단 단장을 잘 해야 장사도 될테니까.
웨이터야 기존의 애들을 쓰면 되지만 그 속에는 김민철의 부하들도 있을 것 같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거 물갈이를 했다.
능력이 있는 애들은 웃돈을 주고 데려왔고 김민철의 조직원은 하나도 남김없이 몰아냈다.
사장이 직원짜른다고 뭐라 할 수 없으니 그들도 순순히 물러났다.
게다가 김민철의 스타일이 그런걸 용납 못해 모든건 내 뜻대로 되고 있다.
무희들은 러시아, 일본, 미국 애들까지 불렀고 국내의 유명한 애들도 불렀다.
일단 몸단속을 심하게 지시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가랑이를 벌리면 짜른다는 엄포를 놓았다.
모름지기 여자는 먹기 전까지가 좋은 법이다.
일딴 뚫리고 나면 시들해 지는게 남자의 심리라 그들에게 2차는 금지하면 그 때문에 손님이 몰릴 것을 노리고 2차를 금지 시킨 것이다.
대신 그만큼의 보수를 주니 그들도 불만은 없을 것이다.
대충 준비하는데 만도 한달이 걸렸으니 이제 전국 통일을 향한 시간도 4달 남짓 남았나?
난 오픈을 하면서 이곳의 명의를 내 명의로 바꾸었다.
처음에 인수할 때야 김민철의 눈치를 본다고 장여사의 명의로 했지만 지금은 감시할 사람도 없고 그들이야 세금만 받으면 될테니 내가 사장으로 올라도 문제는 없다.
오픈 첫날.
난 내가 아는 부인들과 아가씨들을 대부분 불렀다.
우선 나이트는 여자가 많아야 손님이 끓을 테니 말야.
30대 중반의 여자들이지만 어디 다니면 20대로 보기 때문에 내가 불러도 영업에 지장은 없다.
오히려 그런 여자를 노리는 남자들이 더 많이 오면 많이 왔지...
아무튼 첫날은 대박이었다.
대대적인 홍보의 효과도 있었지만 내가 부른 여자들 때문에 금새 입소문이 나서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이 몰렸다.
일손이 바쁘다 보니 호위대를 나이트로 둔갑시켜 보냈는데 의외로 적응을 잘해 한동안 몇놈은 웨이터로 만들어 버렸다.
나름대로 지식을 쌓다보면 이런 일로 진출해도 충분히 먹고 살 것이다.
고단한 첫날을 보내고 뒷정리를 하면서 매출액을 살펴 보았다.
5억의 돈이 하루 만에 들어오다니.
장여사의 칭찬도 대단했다.
이정도로 잘 할줄은 몰랐다나?
그저 재미로 하는 줄 알았다는 말에 삐진척을 하면서 돌려보냈다.
피곤해 죽겠는데 그녀를 안을 생각을 하니 몸서리가 쳐져서 말야.
신선한 여인이면 몰라도 안았던 여자를 피곤한 몸으로 안으려니 짜증이 났다.
아무튼 앞으로 매출 전략을 밑의 웨이터들에게 배우며 힘겹게 문을 닫았다.
이러다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점심때쯤 일어나서 어제 받은 전단지를 바라봤다.
잘 돌려야 손님이 많을 거라는 은근한 협박과 함께.
내 정체를 모르니 까불지만 알고 나서도 그들이 편하게 대할까?
난 얼른 씻고 밖으로 나왔다.
일단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차려입고 여자들만 집중적으로 노려 전단지를 돌렸다.
처음엔 의아해 하던 사람들도 나이트 삐기로 보고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었다.
남자들은 생긴건 멀쩡한 놈이 할일이 없냐는 식이고 여자들은 잘 생긴 내가 한번쯤 다가와주기를 바라는 눈빛이었다.
역시 사람은 잘나고 봐야한다.
내게 전단지 받으러 오는 여자들 때문에 그들의 남자친구들에게 한번씩 눈총을 받을 때면 그냥 지긋이 밟아 버릴까란 생각도 들었다.
전국통일의 힘찬 기치를 걸고 나선 내가 이젠 나이트 삐끼까지 해야 하다니.
하지만 이짓도 세금을 낼때까지만 하면 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점점 쓰기가 힘들어 지네요
일도 일이지만 가끔 조회수를 보면 아쉬움이
그런것에 연연하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네요.
얘기 내용도 한 2부정도 진행되면 본격적인 싸움을...
그럼 건강들 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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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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