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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5 703회 0건
--------------------------18부-----------------------------

아침에 눈을 떴을 땐 어제 생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 혼자 침대에 누워있었고 맛있는 냄새가 풍길 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난 일어나서 방에 딸려있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그렇게 잠이 들 줄은 몰랐기에 좀 당황했지만 일단 씻고 생각할 일이다.
일부러 찬물을 틀고 정신을 맑게 했다.
주독은 거의 해독이 된 것 같지만 그래도 찝찝함이 남아 냉수욕을 했다.
한가지를 꾸준히 마시면 덜 하지만 여러 가지를 섞었더니 속도 않좋았다.
찬 물줄기가 어제의 흔적을 말끔히 씻어 주는 기분이 좋아 한참을 맞고 있다가 비누질을 했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벗어둔 팬티를 찾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조금 난감했는데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어 보니 문 앞에 팬티와 입을 옷이 놓여있었다.
‘아직도 그녀가 있나?’
난 솔직히 어제의 섹스 후로 그녀가 먼저 밥이라도 차려놓고 나갔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런 것을 준비한걸 보면 아직은 집에 있나보다.
얼른 그것을 주워 입고 거실로 나가 보았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열심히 식사 준비를 하는 그녀를 보니 오랜만에 집에 온 듯한 생각마저 들었다.
정아를 처음 안았을 때도 이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내가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지금 윤여사도 내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다가가 뒤에서 안아주었다.
“아이. 잠시만. 이제 다 했어.”
“누님. 이렇게 아침을 챙겨주시고.”
“나도 이렇게 사는걸 항상 생각했는데 동생 때문에 소원 푸네.”
“왠만하면 남자하나 만나서 결혼하시지.”
“어디 그렇게 맘에 드는 남자가 있어야지. 동생이면 몰라도.”
“제가 어떤지는 잘 알고 계시잖아요.”
잠시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다시 밝은 미소를 머금고 밥을 먹자고 한다.
식탁에는 온갖 종류의 보양식이 다 모인 듯 했다.
특이하게 인삼도 올라와 있었다.
“누님 이건 너무 한거 아닌가요?”
“아 그거? 내가 상을 차려본지가 언제인지 몰라서. 그냥 냉장고에 있는거 죄다 꺼내서 만들다 보니... 맛이 없어도 이해해줘. 내가 이렇게 음식 만든게 처음이거든.”
미안한 얼굴을 하고 말하는데 대 놓고 맛 없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그런데 맛은 생각보다 좋았다.
내 입에 맞는걸 보니 둘의 식향도 비슷한가 보다.
섹향도 거의 비슷했는데...
“맛있네요. 그런데 이건 언제 배웠어요?”
“예전에 집에 있을 땐 가끔 해 먹곤 했었거든. 내가 독립을 하고 이렇게 살다보니 먹는둥 마는둥하고 게다가 아줌마를 쓰니까 할일이 있어야지.”
“그래도 식사는 챙기세요. 한끼 놓치면 평생 다시 못 먹잖아요.”
“그래 그럴게. 어서 먹어. 식기전에.”
맛있게 밥을 먹고 거실의 소파에서 단란한 티타임을 가졌다.
“누님 앞으로 제가 찾아와도 될까요?”
“물론이지. 안그래도 동생 주려고 키도 꺼내 놨는걸.”
완전히 내게 빠진 모양이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다가 날 만나서 한번에 충족이 되니 그저 잡고 싶겠지.
장여사처럼 굴다가는 일이 안될 것 같아 솔직하게 내 정체를 밝히기로 했다.
어짜피 돈을 보고 들어온 이상 조금씩 뜯으면 되겠지만 왠지 이 여자에겐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의 부인들처럼 다정하게는 몰라도 그녀들에게 하듯이 대하고 싶은 것이다.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동생. 내게 하고 싶은 말 있어?”
“사실은... 제가 신분을 숨기고 있었어요.”
“무슨 신분? 천황파 제갈천?”
“어떻게... 누님이...”
“내가 그냥 놀고 먹으며 돈을 버는줄 알아? 내 정보도 쓸만하다고. 대부분 지역의 돈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에 대해서만 파고드는데 난 그렇지 않거든. 전국에 정보원을 깔아두고 조그만 사건에도 귀를 귀울이지. 그런 덕분에 이정도의 재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고.”
“허... 역시 부자는 다르네요.”
“그래 그게 그렇게 걸렸어?”
“네. 아무리 조직을 위해서라지만 누님에겐 그러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냥 편한 누님으로 같이 있었으면 해서요. 이런 편안함은 아무에게서나 얻을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사실 나도 동생의 신분을 알면서도 접근을 했어. 게다가 우습게도 동생이 날 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했고 말야. 내가 남자에게 이렇게 무너진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누님이 그런 생각을 했다고요?”
“그래.”
화사하게 웃는 모습에 또 한번 감정이 격하게 흘렀다.
그럼 혼자서 괜히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잖아.
난 포근히 안아주며 고맙단 말을 했다.
“하지만 난 확실한게 좋아. 여자는 말이지 강한 남자에겐 기대고 싶고 그러거든.”
그렇다.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못을 박는게 좋다.
괜히 정부 비슷하게 해서 남들 눈치를 보며 지내느니 확실하게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는 것을 알리고 모두에게 인정을 받는 편이 지내기도 좋을 것이다.
“누님의 정보가 그렇다면 제게 몇 명의 여자가 있는지도 아시겠죠?”
“그래 내가 알기론 4명이야. 강정아, 혜선, 조민, 강자영. 그리고 또 한명. 민마담이란 정부도 있더군.”
“정말 상세하게도 아시네요. 어떤 정보원을 이용하시길래...”
“보통의 조직들도 다른 보안은 열심히 지키지만 여자 문제는 조금 소홀하더군. 원래 칼밥을 먹고 사는 자들이 가족에 대한 연민이 많으면서도 확실하게 결혼을 해서 자식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고 헌신짝 버리듯 하다보니 어쩔 수가 없지. 아마도 동생의 조직도 그런면에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겠지.”
너무도 정확한 지적이다.
사실 내가 여러 여자를 만나 정을 주고 있지만 특별히 결혼을 생각한 적은 없다.
다만 부하들도 들을 형수님 대하듯 하고 있지만 내가 딱히 해 놓은 말이 없으니 그저 대우만 할뿐 지킨다거나 하진 않는 것이다.
더구나 그녀들 개인의 실력도 무시못할 정도라 정도는 더 심하겠지.
“그런 것을 다 알면서도 제 여자가 되겠다구요?”
“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무슨 생각요?”
“내가 돈을 이렇게 모으면서도 남자가 없었던건 널 만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 우습지? 근데 난 이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싶어. 물론 동생에게 강요할 생각은 아니야.”
자신이 할 말을 다 하고는 이렇게 슬쩍 발을 빼다니.
그런게 내 맘을 더 끌리게 한다.
“누님.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고 난 정말 친누님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강한 색욕을 느꼈다.
껴안고 있던 손을 풀고 끈을 어깨 옆으로 밀자 슬립 형식의 원피스는 그대로 아래로 흘렀다.
속옷은 입지 않았기에 내가 그녀의 몸을 탐하는데 방해될 것은 없었다.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앞으로의 일을 다시 상의 했다.
“내가 동생의 조직에 들어가는건 어떻게 생각해?”
“네? 저야 좋지만 누님이 불편할 텐데요.”
“괜찮아. 어짜피 남들의 눈도 있고 하니 내가 동생의 조직으로 들어가는 걸로하지.”
“그럼 어떤...”
“지금 군사가 제갈승이란 사내라고 했니?”
“네. 그놈이 절 이런 일까지 하도록 만들었죠.”
“그런건 잘하는데 조직의 자금 관리는 엉망이구나. 내가 알기론 장길산이란 사람도 있는 걸로 아는데 그사람을 불러서 시키지 그랬니.”
“그런것도 아세요?”
“사실 나 동생 조직에 대해서 많이 조사했어. 특히 동생이 내건 기치가 맘에 들어서 말야. 세계로 나가는 조직이라니.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아? 남자는 모름지기 큰물에서 큰일을 하면서 놀아야 하거든.”
정말 자세히도 알고 있구만.
그러면서도 잘도 내게 수작을 걸고 이런 사태가 날때까지 유도를 했군.
알고 보니 내가 전부 당했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그래서 말야 내가 동생 조직의 자금 관리를 하면 안될까?”
“저야 대 찬성이죠. 이 정도의 자금을 관리 하시니까 저희 조직의 자금도 효율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내가 생각해둔 것도 있으니 그렇게 해줘. 그럼 나도 보스라 불러야 하나?”
“네? 그러지 말고 지금처럼 하세요. 제 여자가 됐으니 예외로 해도 될거예요. 밑의 애들도 누님을 대하는게 편할거구요.”
“그럼 그렇게 하고 동생은 내게 반말을 해야지. 그래도 보스인데 존칭은 어울리지 않아. 언제나 당당한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인데 함부로 존칭을 쓰면 안되지. 나이가 많은 존장이면 몰라도 앞으론 다른 조직의 보스들에게도 하대를 하도록 해.”
내가 겪어온 조직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었나 보다.
정말 어떤 정보조직을 쥐고 있는지 궁금했다.
“누님의 정체가 궁금해지네요. 그냥 돈 많은 여자라고는 생각되지가 않아요. 제게 알려줄수 있나요?”
“방금 말했는데도 존칭을 쓰네요. 존칭은 제가 쓸게요. 그러니 하대 하세요.”
정말 한없이 여려 보이다가도 이런걸 보면 여걸 같기도 하고.
“알았어... 그럼 누님의 정체를 말해줘...”
누나라 생각하는데 반말을 하려니 잘 안된다.
그래도 눈을 부라리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김민철이 알지?”
“누님이 동성로파 두목을 어떻게 알아요?”
“걔 내 동생이예요. 그 사실은 아무도 몰랐어요. 이복동생인데 내가 자금을 지원해 주면서 지금까지 조직을 키운거예요. 물론 그놈 실력도 좋아. 소문에 들리는 동생의 실력보단 못하지만요.”
이런 일이 있다니.
그저 돈 때문에 접근했던 여자가 이런 연줄이 있었다니.
게다가 동성로파 정도 되니까 사람을 풀어서 나에 대한 조사도 할 수 있었겠지?
“그럼 내가 대구에 들어와서 벌인 일은 전부 알고 있겠네요?”
“또 그러신다. 편하게 하대하세요. 맞아요. 전 전부 파악하고 있었어요. 소문의 진상을 알게 되면서 더욱 동생에게 끌렸고 지금까지 온거죠.”
정말 내가 된통 당한 느낌이 든다.
다 알고 있으면서 이런식으로 내 발목까지 잡고 자신이 원하는건 쏙 빼가는...
제갈승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자신의 최고의 무기와 미모를 가지고 내게 투항해 오겠다는데 내가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게다가 그녀 하나만이 아닌 동성로파를 몽땅 집어 삼킬 수도 있는 일을.
“누님. 정말 고마워. 내게 큰 힘이 될거야.”
“그럼 마지막 부탁 하나만 더 들어줘요. 그럼 전 재산도 걸께요.”
“뭔데?”
“이름.”
“뭐?”
“저 이름으로 불러줘요.”
황당하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대가로 자신의 전 재산을 준다니.
“전 어려서부터 강한 남자를 신봉했어요. 사실 약혼자도 어느 정도 능력은 있었지만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아 민철을 시켜 정리를 한거예요. 이젠 당신이 있으니 전 당신의 여자로 만족하고 싶기도 해요.”
정말 무섭구만.
좋아해야 할지 아님 말려야 하는지.
“여옥. 난 일 때문에 떨어져 있을 때가 많을 텐데도 참을 수 있겠어?”
“전 이미 결정을 했어요. 당신께 모든 것을 맡기기로요. 다시 한번 불러줘요.”
“여옥...”
단순한 장난에서 시작한 일이 이젠 한지역의 대표 조직을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흡수를 했다.
이런 행운이 다시 있을까 싶다.
난 전여옥과 정답게 하루를 보내며 종찬을 불러 호위대와 함께 전여옥에게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종찬씨 맞죠? 그리고 이쪽은 호위대라 불리는 사람이고.”
“네? 네 맞습니다. 어떻게...”
“내가 소개하지. 이름은 전여옥이고 내 5번째 부인이야. 그리고 김민철의 누님이기도 하지. 오늘부로 동성로파는 우리에게 귀속 될거야. 그렇게 알고 김민철을 만나러갈 준비를 하도록 해.”
종찬은 어리벙벙한지 차를 대기시켰다.
전여옥이 김민철에게 연락을 해서 우리의 마중을 준비시키는 전화를 하고야 종찬은 안심이 되나 보다.
어차하면 전면전도 생각했는지 잔득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그런 의심이 다 풀린 듯 했다.
전여옥의 길 안내로 찾아 간곳은 00호텔의 커피숍이었다.
조직의 보스를 이런 곳에서 만난다는게 의아했지만 전여옥은 자신이 김민철을 볼땐 항상 여기서 만난다고 했다.
“안녕. 언제 왔어?”
“방금. 근데 뒤에 계신 분은...”
“그래. 제갈천씨야. 인사해. 당신도 인사해요. 제 동생 김민철이예요.”
“안녕하세요. 김민철입니다. 소문은 벌써 듣고 있었어요.”
“네... 저도...으윽... 제갈천이다. 반갑다.”
전여옥이 내 옆구리를 꼬집으며 인상을 썼기에 그녀의 조언을 떠올리고 하대를 했다.
“이분은 내 낭군이야. 네게 하대를 해도 상관없지? 게다가 넌 이제 이분에게 귀속 되야 할거야. 내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네? 누님 너무 하지 않소? 아무리 그래도 제게 일언반구도 없이...”
“언젠가 네게 그랬잖아. 내가 반하는 남자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다고. 그 사람이 제갈천씨야. 너도 소문을 들었으니 알거 아냐.”
“소문이야 들었지만...”
“아아. 갑자기 이런 얘기가 나오면 나도 당황하지. 일단은 생각을 해보라고. 여옥이 자네에게도 설명을 했을 테니 내 문제는 잘 알고 있을테고 필요하다면 내 실력을 보여 줄 수도 있어. 그러니 천천히 생각하라고.”
고개를 숙인 김민철을 보니 조금 안돼 보이기도 했다.
이때까지 자신이 잘 다스려온 조직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맡기려니 속이 쓰리겠지.
게다가 소문의 실력은 대단하다고 하는데 막상 만나보니 기생오래비 저리 가라할 정도로 생긴게 영 믿음이 안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이루어준 누님의 말을 어기기도 뭐하고 더구나 신사로 통하는 자신의 입지를 생각해서인지 단번에 선택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랑 맞짱 한번 뜹시다. 우리 조직원이 보는 앞에서 맞짱 한번 뜨고 모든걸 결정하죠.”
“역시 사내는 주먹이지. 그래 날짜를 잡아서 알려주도록. 그동안 여옥과 지내고 있을 테니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참 그리고 이번에 나이트 운영하고 있는거 알지? 그거 자네가 관리 하도록 해. 일단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뭔가를 주고 싶어서 말야.”
“형님. 그건...”
“아아 됐어. 그깟 나이트 보다 동성로파가 더 중요하다. 돈이야 사람이 모이면 자연 따라 오게 되어 있어. 그러니 두 번 말하지 말아.”
내가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지 안는걸 아는 종찬은 슬며시 뒤로 물러섰다.
평소엔 친구처럼 지내더라도 내가 뭔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상명하복이 철저하다.
그게 내가 조직을 운영하는 한 방식이니까.
“당신 너무 무리 하시는거 아니예요? 하긴 이제 통합되면 그게 그거지만.”
으이그.
그렇다고 여기서 그런 말을 해서 좋을게 뭐 있다고...
아무튼 그렇게 약속을 정하고 헤어졌다.
종찬 등은 나이트로 보내고 난 여옥과 함께 다시 집으로 향했다.
모든 보고는 종찬을 통해서 올라갈 테니 그에 대한 답을 기다리면 된다.
특히 내 여자들의 반응이 사뭇 기다려졌는데 저번엔 조민을 걱정했다면 이번엔 강자연이 걸렸다.
마지막에 들어온 여옥에게 형님 대접을 받으려면 꽤나 힘들테니 아무래도 반대를 할 것 같아서 말야.
어짜피 정아는 승낙할거고 혜선은 내 생각의 일부를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통과고 그런면을 거의 세뇌 받다 싶이한 조민도 통과할 것이다.
강자연의 괄괄한 성격이 시원하게 전여옥을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어쨌든 답을 기다릴 뿐이다.
“뭘 그렇게 고민하세요?”
“응? 그냥. 내 여자들도 이제 당신의 정체를 알테니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싶어서 말야.”
“흠. 여자 관리를 잘한 걸로 아는데 이렇게 긴장하시는걸 보니 그렇지도 않나봐요.”
“무슨 말이야. 그래도 동의는 구해야지.”
“그런 점도 맘에 들어요. 제가 나이가 많아서 다들 부담이 되겠죠?”
그녀도 자신이 나이가 있다고 형님 대접을 받으려는 생각은 없나보다.
특히 여자들 서열이 복잡해지면 될일도 안되기 때문에 사전에 모든 문제는 해결해 두는 것이 좋다.
옛말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데 여자들의 투기와 시기는 가장 우려할 일인지라 앞으로 5명이나 되는 여자를 거느리려면 어찌해야 할지 심각하게 생각했다.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5명이나 거느린 나도 이상하지만 그걸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여자들도 대단하다.
일단 자고 일어나면 모든 문제의 답은 나올 것이다.
전여옥은 내게 꼭 안긴 채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어제와 오늘 낮의 정사로 많이 피곤한지 내게 요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다르지.
난 기어이 그녀의 성감을 건드려 흥분시키곤 한번의 사정을 이룬뒤에야 잠을 청했다.
“정말 짖궂어. 잘자요 내 사랑.”
“그래. 내일도 아침 먹을 수 있을까?”
“당연하죠. 제집에 있는 동안은 걱정 마세요.”
우린 그렇게 잠이 들었고 내일의 일은 잠시 잊어 버렸다.

아침 일찍 제갈승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주군. 우선 축하드립니다. 아주 제대로된 제비로 변신을 하셨더군요. 게다가 그런 거물을 줍다시피 얻으시고. 아무튼 대단하십니다.”
“너 지금 나 놀리냐?”
“설마요. 그보다 일단 서둘러 대구를 정리하시고 부산으로 넘어가세요. 지금 부산에서 모종의 움직임이 일어나 부두파가 곤경에 쳐해 있어요. 보아하니 일본 쪽 조직이 나선 듯한데 부두파에서 축출된 인물들이 야쿠자를 끼고 경남 일대를 들쑤시고 다니나 봅니다. 우연하게 알아낸 사실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야쿠자가 보인다는건 삼합회에서 삼태성을 이용한 것처럼 일본에서도 우리나라로 조직의 투입을 시도한다고 봐야겠죠. 서둘러 주십시오.”
“그래? 쪽바리들이 감히. 참 그보다 중요한게 하나 더 있을 텐데.”
“아! 주모님들 문제 말이죠?”
“자식이 알면서 묻고 있어. 그래 어떤거 같아?”
“글쎄요...”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 못해?”
‘띵동.’
“아 도착하셨나 보네요. 그럼 계속 수고해 주십시오.”
“야야. 야 제갈승...”
이미 끊긴 전화에선 대답이 없었다.
부산이 위험하다는건 알겠는데 그보다 내게 시급한건 여자들 문제인데 이놈이 확실한 답을 주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 버리다니.
그사이 전여옥은 문을 열로 나갔고 날 부르는 소리에 나도 대충 차려입고 거실로 나갔다.
“하아... 당신들... 어쩐 일로 이까지 왔어?”
“낭군님을 뵈러 왔죠. 그동안 잘 지내셨나봐요. 군사님의 말로는 힘들게 지내시고 있을거라 하시던데요.”
“하하 그게 말야. 우선 앉지.”
이 여자들이 작정을 하고 왔는지 다들 도끼눈을 뜨고 있다.
게다가 서울을 지켜야할 혜선까지 내려와서 날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혜선이는 서울 방어를 시켰을텐데.”
“네 주인님. 근데 아가씨가 같이 가야 한다고 해서...”
결국엔 가장 순진한 정아가 총대를 멨다는 말인데 그건 아마도 강자연의 꼬득임이 있었을 터이다.
“정아가 이렇게 다들 데리고 온거야?”
“저... 그게...”
도끼눈을 하고 있다가도 내가 갑자기 인상을 바꾸자 다들 눈빛이 약해진다.
특히 강자연은 그런 내 모습이 생소한지 얼굴에 핏기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난 이런 장난이 재밌어 계속 정색을 하고 말을 이어갔다.
“이쪽은 전여옥이야. 이번에 내 여자가 된 사람이지. 다들 인사해.”
“안녕하세요. 전여옥이예요. 다들 아름다우시네요. 당신도 이제 화 푸세요.”
내가 화가 났어야 풀지.
그냥 장난치는데 여기서 잘못하면 조금 골치가 아플테니 끝까지 밀고 나가기로 했다.
“전 강정아예요.”
“전 혜선이예요.”
“전 조민이라고 합니다.”
“전 강자연이예요.”
다들 그렇게 서먹하게 인사를 하고 멀뚱히 날 쳐다 봤다.
“여옥이도 내 여자들의 순서는 알고 있겠지? 원래는 혜선이가 처음인데 정아에게 양보하고 자신이 둘째가 된거지.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혜선이 부턴 일종의 종이라고 봐도 돼. 그리고 여옥이도 그중의 하나가 될테고. 그런건 알고 있지?”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약간 서글픈가 보다.
“네 알고 있어요. 막내가 언니들에게 다시 인사 올릴께요.”
전여옥은 예전 방식의 큰절을 올렸다.
정말 조선시대에 첩실을 들이는 과정 같아서 신기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안하면 앞으로 여자들에게 시달릴테니 미리미리 선수를 치는게 좋다.
그렇게 서먹한 인사를 마치고 여옥이 다들 아침을 안먹은걸 듣고는 음식 준비에 나섰다.
정아와 혜선은 그런 그녀를 돕는다고 부엌으로 갔고 나와 조민, 강자연이 마주보고 앉았다.
“솔직히 말해봐. 이번일 자연이가 꾸민거지?”
“...네... 죄송해요...”
“알면 됐어. 내가 강요하지 않을테니 싫으면 언제든 떠나면 돼. 난 여자들이 투기하는건 못 본다. 내 여자면 그런 일이 있어선 안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여자를...”
“나도 자제를 하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꼬이는걸 어떻해.”
보다 못한 조민이 나섰다.
“그냥 성욕을 위해서 만나는건 뭐라 안하겠지만 이렇게 당신의 여자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미리 말씀 좀 해주세요. 한명이 늘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 하네요.”
“그건 내가 조심하지. 그러니 여옥에게도 잘해줘. 너희보다 나이가 많으니 아는건 많을거야. 그리고 앞으로 조직의 자금은 여옥이 담당할거야.”
“그건 들어서 알고 있어요. 아무튼 앞으론 미리 말씀 좀 해주세요.”
난 꼭 그러겠다고 다짐하고야 그녀들의 묵은 감정을 씻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성욕을 풀기 위해 여자를 안는건 용서를 한다니.
그럼 내가 거의 여자가 없으면 잠을 못자는 걸로 알고 있나?
“그런데 내가 여자 없으면 잠을 못잘 것 같아?
“아마도요. 한동안 안했다지만 그건 잠시 일에 묻혔을 때고 앞으로 지내실 때는 아마도 많은 여자가 필요할 걸요.”
할말은 없다.
세명과 관계를 가질 때도 난 항상 목말라했으니 만약에 혜선이 없었더라면 정말 많은 여인을 침대로 불러놓고 즐겨야 할 것이다.
뭔가 사단이 날뻔 했던 아침은 세명의 여자가 준비한 맛있는 아침으로 확 풀려버렸다.
다시금 여자를 맞이하는 문제를 생각하고 맛있게 아침을 먹었다.
성격이 급한건지 내가 밥을 다 먹고 거실에 앉자 마자 전화가 울렸고 전여옥은 내게 수화기를 내밀었다.
“접니다. 오늘 시간 되겠습니까?”
“그래. 나도 좀 바쁜 일이 생겨서 빨리 매듭을 짓고 싶어.”
“그럼 저녁에 00공원으로 오세요. 그곳에 오시면 저희 조직원이 안내를 할 겁니다. 아니 그러지 말고 집에 계세요. 집으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그럼 저녁에 보자구.”
김민철의 전화를 받고 약속을 정했다.
어짜피 넘을 산이면 빨리 넘고 다음 일을 생각하는게 현명하다.
점심때까지 수다로 시간을 보내던 그녀들은 점심을 먹고야 서울로 올라갔다.
“정말 좋은 여자들이네요. 당신 정말 복도 많아요.”
“여옥도 그 중의 하나지. 정말 고마워.”
“뭘요. 제가 고맙죠. 이렇게 나이든 여자가 뭐가 좋다고...”
“그런 말은 말자. 이제 내 여자야. 내 여자가 청승 맞게 구는건 못봐.”
“알았어요. 참 저녁에 민철이와 만나기로 하셨죠? 그럼 한숨 주무시는게 좋지 않나요? 아침부터 여자들끼리 떠들어서 피곤하실텐데.”
“그보다 웃차... 네 몸을 가지는게 더 좋아.”
“아이 참. 정말 힘도 좋다니까.”
그녀와 짧은 정사를 마치고 그녀의 말에 따라 잠시 낮잠을 잤다.
사람을 보낸다고 했으니 자고 있어도 여옥이 깨워줄테니 걱정은 없다.
얼마나 잤을까?
전여옥이 깨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그녀가 내미는 수건으로 몸을 닦고 옷 입는 시중을 받았다.
팬티를 입고 바지를 입고 셔츠를 입었다.
그리고 토스트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마중나온 사람의 차를 탔다.
차는 어떤 공원을 지나 체육관 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긴 어디지?”
“저희 조직원들이 수련하는 곳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무술을 좋아해서 이렇게 체육관 하나를 사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괜찮은 생각이네. 우리 조직은 비밀리에 훈련을 했는데 체육관을 가지고 있으면 눈치보지 않고 훈련을 할 수 있겠군.”
“일단 들어가시죠. 중간 보스 이상은 다 모였습니다.”
김민철의 안내로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고 일제히 몰리는 시선에 신경이 쓰였지만 담담히 받아 넘겼다.
대충 실력들을 보니 우리 조직의 간부 바로 아래정도는 되어 보였다.
하지만 그 숫자가 30명을 넘는거 같으니 이들만 해도 막강한 전력이 될 것이다.
김민철은 나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고 나를 자리에 앉혔다.
“우선 저희 조직원들의 실력을 한번 보시죠.”
김민철은 1:1 대련 형식으로 그들의 실력을 내게 보였다.
마치 우리 조직은 이정도다 너희는 어떠냐란 식으로 보였다.
그들이야 대단하게 생각되겠지만 내 눈엔 애들 장난으로 보일 뿐이다.
내가 워낙 대단해야 말이지...
“그 정도로 하고 승부를 내야지. 부산쪽의 일이 심상치 않아서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럼 시작하죠.”
“형님. 사정은 알지만 저희도 허수아비는 아닙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누님께서 인정한 사람이라도 그럴수는 없는 겁니다.”
“그만. 너희들 맘은 안다. 하지만 나보다 강한 사람있어?”
확실히 한 조직의 보스로 불릴만한 카리스마다.
나와 김민철은 자세를 잡고 마주보고 섰다.
특별한 신호 없이 바로 공방은 시작되었고 꽤 매서운 주먹이 오고 갔다.
김민철의 무술은 스피드 위주의 무술이었지만 주먹의 끝이 살아있어 약간의 힘만 가미 된다면 금상첨화일 듯 했다.
변칙 복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는데 일반인의 눈이라면 그 주먹을 제대로 볼 수도 없겠지만 내 시력엔 그 움직임이 다 잡혔다.
처음엔 그저 고개를 돌려 피하기만 했지만 속도가 눈에 익자 난 주먹을 손바닥으로 일일이 쳐냈다.
“역시 대단하시군요. 보통은 제 주먹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데.”
“별로. 근데 주먹에 힘이 없구만. 내 움직임을 잘 봐.”
난 약간의 보법을 첨가하여 그에게 새로운 주먹을 보여줬다.
스텝은 절권도의 그것을 따고 주먹은 태극권의 권로를 본딴 것이라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지만 주먹을 내지를 때 진각을 넣기가 좋아 나름대로 자부하는 권법이다.
새로 창안한 것 중의 하나인데 김민철을 보니 딱 어울리는 권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의 변칙 복서의 기술인 순간 거리를 줄이며 주먹을 내지르는 방법에 딱 어울린다.
난 경쾌하게 스텝을 밟다가 그의 뒤로 순간 이동을 해서 진각을 밟으며 권을 내질렀다.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 듯 보이기 때문에 주먹을 피할려면 감각으로 느끼고 피해야 하기 때문에 왠만한 사람은 방법이 없다.
“졌습니다. 실력이 너무 차이가 나는군요.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그가 무릎을 꿇으며 충성을 맹세하자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이 내게 충성을 맹세했다.
너무 싱겁게 싸움이 끝나버려 이상하긴 했지만 마지막에 내가 보인 무위는 자신들이라 해도 어찌할 방법이 없으므로 인정을 한 것이다.
“앞으로 세계로 나가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할거야. 너만 믿겠다. 필요하면 서울로 사람을 보내서 훈련을 받도록 해. 난 각 지역의 보스들도 어느 수준 이상을 바라고 있으니까.”
김민철에게 제갈승과 연결을 해주고 필요한 것들을 지시 받도록 해주고 난 그곳을 벗어났다.
이제 부산이 남았는가?
불온한 움직임이 보인다니 서둘러 준비를 해야겠다.


회사가 문제가 있다보니 일이 없었네요
덕분에 이렇게 한편을 늦게 또 올립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다들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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