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지나고 김범인은 수련과 함께 떠나기로 생각했다.
물론 혼자서 함께 떠나기로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에 미리 사전에 말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혹여나 함께 간다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을까 해서 조심스럽게 묻자, 수련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너무나도 순순히 허락이 떨어지자 오히려 당황한 것은 김범인이었다.
한 달 동안 수련과 함께 살면서 알게된 새로운 사실이 있었다.
바로 음양반선경의 효과였다.
수련은 자신의 몸에서 내공이 조금 사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내공은 김범인에게 흡수 되었다고 추가적으로도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스탯이 늘어난 이유는 음양반선경으로 수련의 스탯을 자신이 흡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하지만 조금 이상한 것이 있었다.
수련은 단순히 자신의 ‘내공’이 김범인에게 흡수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김범인은 스탯 중에서 ‘내력’이 오른 것이 아니라, 스탯이 골고루 올라갔다.
그래서 김범인이 새롭게 추론한 것은 이들에게 내공이라는 것이 자신에게는 스탯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런 말이다.
이들의 내공 = 김범인의 스탯.
새롭게 추론한 것을 토대로 김범인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수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알아낸 것은 자신의 수준이 일류를 조금 상회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알아낸 것은 자신의 무공들이 너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기본 스킬은 육합권은 완전한 무공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약하다. 그리고 다른 무공들은 수련의 말대로라면 그럭저럭 쓸만한 무공이지만, 불완전하거나 어딘가가 빠졌기에 완전하지 않다.
세 번째로 알아낸 것은 수련의 사라져버린 내공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통 무협에 대한 상식에선 영구적으로 사라져버린 내공은 다시는 회복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고는 한데, 그것은 그저 작가의 개인적인 설정이라는 김범인의 생각이었다.
하긴 사라져버린 내공을 다시 못채운다는 것도 우습기는 했다.
이미 용량의 한도가 커져버린 단전이다.
그곳에 차있던 내공을 자신이 흡수했다고는 하지만,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이 세 가지를 조합해본 결과.
김범인은 자신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떠올렸다.
우선 첫 번째는 수련과의 ‘그것’을 통해 음양반선경으로 꾸준히 내공을 흡수함으로 스탯을 상승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했다가는 쳐 맞을 수도 있기에 기각하기로 했다.
나중에 더 강해져서 수련을 이길 수 있을 때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범인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음양반선경은 약한 사람에게 스탯이 몰린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반론을 하지면, 김범인이 모르는 사실이 또 있다는 것이다.
음양반선경은 약한 사람에게 스탯이 몰린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숙련도가 낮은 상태에서만 그런 것이다.
음양반선경을 만든 사람은 당연히 사파 무인이다.
어째서냐고?
‘그것’을 통해서 내공의 전이를 결정 짓기 때문이다. 만약 정파 무인이라면 이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당연히 쪽팔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양반선경을 만든 사파 무인은 쪽팔리는 것 보다는 자신의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한 애처가였다.
사파 무인은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고수였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몸이 무척이냐 연약하여 오래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충격을 받은 사파 무인은 자신의 아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내에게 도인술을 배우게 함으로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었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도인술과 같은 기본적인 체조를 하는 것은 장수하기 위해서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도인술을 그저 체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오래전 신선이라고 불린 존재들이 사람들을 무병장수하며 살게 하기 위해 만든 무공이다.
그 효력이 미미하기에 체조라는 취급을 받고 있지만, 꾸준히 수련을 한다면 평생을 잔병치레 하나 없이 오랫동안 살 수 있다. 하지만 연약한 자신의 아내는 도인술을 꾸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지 않았다.
사파 무인은 도인술에서 눈을 돌려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수많은 무공부터 시작해서, 구하기 어렵다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마두를 죽여 무공을 취하기도 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수많은 무공들을 얻기는 하였지만, 자신의 아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 노력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어느 한 마두를 베어내며 얻은 흡정공이라는 것이 그의 눈에 쏙 들어오게 되었다.
흡정공(吸精功).
타인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마공이었다.
그 마두는 흡정공으로 여인들의 정기를 빨아들였던 것이다.
사파 무인은 초절정의 고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신의 아내를 위해서 흡정공을 새롭게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흡정공은 타인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것.
그렇다면 반대로 자신의 정기를 타인에게도 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음양반선경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사파 무인과 그의 아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알바 아니지만, 음양반선경은 타인에게 자신의 내공을 양도할 수도 있고, 반대로 타인의 내공을 흡수할 수도 있었다.
김범인이 모르는 사실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었다.
직접 실험을 해봤다면 알겠지만, 실험을 할 대상이 없었기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두 번째로 김범인이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무공이었다.
김범인의 무공은 너무나 하급이다.
숙련도가 쌓이면서 무림인의 기준으로는 9성, 10성으로 익혔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하급의 무공은 하급의 무공일뿐이다. 하지만 만약 무공을 진화 시킨다면?
조금이나마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빠르게 강해지기에는 너무나 효율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련이 익히고 있는 무공을 가르쳐 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김범인은 수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자신에게도 혹시나 깨달음이나 가르침이 소용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혹을 품게 되었다.
이곳이 현실이라면 깨달음이나 가르침이 소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게임이라면 그저 숙련도가 조금 오르는 것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차라리 새로운 무공을 익히는 것이 제일 괜찮은 방법이지만, 수련이 자신의 문파 무공을 가르칠 리도 없었다.
수련의 무공은 일인전승의 무공이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방법은 바로 수련에게 달라붙어서 경험치를 얻어먹는 것이다.
파티 시스템(Party System).
한 팀으로 묶인다면 경험치나 아이템을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었다.
파티 시스템이라는 것이 여기서 먹힐지는 모른다. 하지만 만약 된다면 꾸준한 경험치를 얻을 것은 확실하다.
더구나 수련이 무슨 이유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김범인 자신보다는 강한 상대와 싸울 것은 분명하다.
만약 파티 시스템이 먹힌다면 엄청난 경험치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곳을 떠나는 건가?”
김범인은 수련과 함께 마을을 벗어나다가 뒤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게임도 현실인지도 알 수 없는 이곳으로 와서 처음으로 묵게 된 마을이다.
정이 안 들레야 안들 수가 없는 것이다.
“가기 싫은 것이냐.”
수련은 김범인에게 차갑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김범인은 잠시 침묵을 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이든 것과 떠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
마을을 벗어난 것도 일주일이 흘렀다.
노숙을 하는 것도 벌써 일주일째라는 말이다. 김범인은 이동하는 내내 자신이 알고 있는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수련은 그 노래를 듣고 호기심이 드는 모양이지만, 여전히 차가운 표정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관심 없는 척하고 있었다.
‘씁, 무공을 수련하기는 해야 하는데…….’
김범인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생각했다.
자신의 무공 중에서 가장 먼저 진화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삼재심법이었다.
삼재심법은 다른 무공들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꾸준히 사용하는 무공이다.
조룡탐해를 사용하든 솔수천장을 사용하든 간에 내력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내력을 채우기 위해 삼재심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로인해 삼재심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결과가 온 것이다.
‘삼재심법을 우선적으로 진화시키자. 무엇으로 진화할지는 모르지만, 심법 스탯이 어느 정도는 상승할 것은 분명하단 말이지.’
심법 스탯이라는 것은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이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무인들은 심법으로 내공을 길러 일류 고수가 되고 절정 고수가 된다. 하지만 자신은 레벨업과 심법, 생활 스탯 모두가 필요하다.
지금 상태에서는 산적을 만나는 것도 아니기에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주일동안 노숙을 하며 은근슬쩍 수련에게 ‘그것’을 하고 싶다는 티를 내기는 했지만, 몇 대 맞으면서 그것을 포기했다.
벌써 ‘그것’을 하지 못한지 한 달째라 욕구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중간중간 자신의 몸에 붙어있는 두 자매의 도움으로 가끔씩 분출하며 욕구를 잠재우고는 했다.
날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김범인과 수련은 노숙을 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나 잠깐만 어디 좀 갔다 올게.”
김범인은 은근슬쩍 일어나며 수련에게 말했다.
그 동안은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스킬 숙련도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숙련도를 올려 스킬을 진화시켜야만 했다.
김범인은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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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폭발!
으아아아아!
초대남 줄섰습니다!!!<-읭..?
두 편 올라갑니다.
물론 혼자서 함께 떠나기로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에 미리 사전에 말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혹여나 함께 간다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을까 해서 조심스럽게 묻자, 수련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너무나도 순순히 허락이 떨어지자 오히려 당황한 것은 김범인이었다.
한 달 동안 수련과 함께 살면서 알게된 새로운 사실이 있었다.
바로 음양반선경의 효과였다.
수련은 자신의 몸에서 내공이 조금 사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내공은 김범인에게 흡수 되었다고 추가적으로도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스탯이 늘어난 이유는 음양반선경으로 수련의 스탯을 자신이 흡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하지만 조금 이상한 것이 있었다.
수련은 단순히 자신의 ‘내공’이 김범인에게 흡수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김범인은 스탯 중에서 ‘내력’이 오른 것이 아니라, 스탯이 골고루 올라갔다.
그래서 김범인이 새롭게 추론한 것은 이들에게 내공이라는 것이 자신에게는 스탯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런 말이다.
이들의 내공 = 김범인의 스탯.
새롭게 추론한 것을 토대로 김범인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수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알아낸 것은 자신의 수준이 일류를 조금 상회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알아낸 것은 자신의 무공들이 너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기본 스킬은 육합권은 완전한 무공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약하다. 그리고 다른 무공들은 수련의 말대로라면 그럭저럭 쓸만한 무공이지만, 불완전하거나 어딘가가 빠졌기에 완전하지 않다.
세 번째로 알아낸 것은 수련의 사라져버린 내공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통 무협에 대한 상식에선 영구적으로 사라져버린 내공은 다시는 회복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고는 한데, 그것은 그저 작가의 개인적인 설정이라는 김범인의 생각이었다.
하긴 사라져버린 내공을 다시 못채운다는 것도 우습기는 했다.
이미 용량의 한도가 커져버린 단전이다.
그곳에 차있던 내공을 자신이 흡수했다고는 하지만,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이 세 가지를 조합해본 결과.
김범인은 자신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떠올렸다.
우선 첫 번째는 수련과의 ‘그것’을 통해 음양반선경으로 꾸준히 내공을 흡수함으로 스탯을 상승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했다가는 쳐 맞을 수도 있기에 기각하기로 했다.
나중에 더 강해져서 수련을 이길 수 있을 때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범인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음양반선경은 약한 사람에게 스탯이 몰린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반론을 하지면, 김범인이 모르는 사실이 또 있다는 것이다.
음양반선경은 약한 사람에게 스탯이 몰린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숙련도가 낮은 상태에서만 그런 것이다.
음양반선경을 만든 사람은 당연히 사파 무인이다.
어째서냐고?
‘그것’을 통해서 내공의 전이를 결정 짓기 때문이다. 만약 정파 무인이라면 이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당연히 쪽팔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양반선경을 만든 사파 무인은 쪽팔리는 것 보다는 자신의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한 애처가였다.
사파 무인은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고수였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몸이 무척이냐 연약하여 오래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충격을 받은 사파 무인은 자신의 아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내에게 도인술을 배우게 함으로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었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도인술과 같은 기본적인 체조를 하는 것은 장수하기 위해서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도인술을 그저 체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오래전 신선이라고 불린 존재들이 사람들을 무병장수하며 살게 하기 위해 만든 무공이다.
그 효력이 미미하기에 체조라는 취급을 받고 있지만, 꾸준히 수련을 한다면 평생을 잔병치레 하나 없이 오랫동안 살 수 있다. 하지만 연약한 자신의 아내는 도인술을 꾸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지 않았다.
사파 무인은 도인술에서 눈을 돌려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수많은 무공부터 시작해서, 구하기 어렵다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마두를 죽여 무공을 취하기도 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수많은 무공들을 얻기는 하였지만, 자신의 아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 노력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어느 한 마두를 베어내며 얻은 흡정공이라는 것이 그의 눈에 쏙 들어오게 되었다.
흡정공(吸精功).
타인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마공이었다.
그 마두는 흡정공으로 여인들의 정기를 빨아들였던 것이다.
사파 무인은 초절정의 고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신의 아내를 위해서 흡정공을 새롭게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흡정공은 타인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것.
그렇다면 반대로 자신의 정기를 타인에게도 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음양반선경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사파 무인과 그의 아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알바 아니지만, 음양반선경은 타인에게 자신의 내공을 양도할 수도 있고, 반대로 타인의 내공을 흡수할 수도 있었다.
김범인이 모르는 사실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었다.
직접 실험을 해봤다면 알겠지만, 실험을 할 대상이 없었기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두 번째로 김범인이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무공이었다.
김범인의 무공은 너무나 하급이다.
숙련도가 쌓이면서 무림인의 기준으로는 9성, 10성으로 익혔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하급의 무공은 하급의 무공일뿐이다. 하지만 만약 무공을 진화 시킨다면?
조금이나마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빠르게 강해지기에는 너무나 효율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련이 익히고 있는 무공을 가르쳐 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김범인은 수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자신에게도 혹시나 깨달음이나 가르침이 소용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혹을 품게 되었다.
이곳이 현실이라면 깨달음이나 가르침이 소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게임이라면 그저 숙련도가 조금 오르는 것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차라리 새로운 무공을 익히는 것이 제일 괜찮은 방법이지만, 수련이 자신의 문파 무공을 가르칠 리도 없었다.
수련의 무공은 일인전승의 무공이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방법은 바로 수련에게 달라붙어서 경험치를 얻어먹는 것이다.
파티 시스템(Party System).
한 팀으로 묶인다면 경험치나 아이템을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었다.
파티 시스템이라는 것이 여기서 먹힐지는 모른다. 하지만 만약 된다면 꾸준한 경험치를 얻을 것은 확실하다.
더구나 수련이 무슨 이유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김범인 자신보다는 강한 상대와 싸울 것은 분명하다.
만약 파티 시스템이 먹힌다면 엄청난 경험치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곳을 떠나는 건가?”
김범인은 수련과 함께 마을을 벗어나다가 뒤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게임도 현실인지도 알 수 없는 이곳으로 와서 처음으로 묵게 된 마을이다.
정이 안 들레야 안들 수가 없는 것이다.
“가기 싫은 것이냐.”
수련은 김범인에게 차갑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김범인은 잠시 침묵을 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이든 것과 떠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
마을을 벗어난 것도 일주일이 흘렀다.
노숙을 하는 것도 벌써 일주일째라는 말이다. 김범인은 이동하는 내내 자신이 알고 있는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수련은 그 노래를 듣고 호기심이 드는 모양이지만, 여전히 차가운 표정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관심 없는 척하고 있었다.
‘씁, 무공을 수련하기는 해야 하는데…….’
김범인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생각했다.
자신의 무공 중에서 가장 먼저 진화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삼재심법이었다.
삼재심법은 다른 무공들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꾸준히 사용하는 무공이다.
조룡탐해를 사용하든 솔수천장을 사용하든 간에 내력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내력을 채우기 위해 삼재심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로인해 삼재심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결과가 온 것이다.
‘삼재심법을 우선적으로 진화시키자. 무엇으로 진화할지는 모르지만, 심법 스탯이 어느 정도는 상승할 것은 분명하단 말이지.’
심법 스탯이라는 것은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이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무인들은 심법으로 내공을 길러 일류 고수가 되고 절정 고수가 된다. 하지만 자신은 레벨업과 심법, 생활 스탯 모두가 필요하다.
지금 상태에서는 산적을 만나는 것도 아니기에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주일동안 노숙을 하며 은근슬쩍 수련에게 ‘그것’을 하고 싶다는 티를 내기는 했지만, 몇 대 맞으면서 그것을 포기했다.
벌써 ‘그것’을 하지 못한지 한 달째라 욕구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중간중간 자신의 몸에 붙어있는 두 자매의 도움으로 가끔씩 분출하며 욕구를 잠재우고는 했다.
날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김범인과 수련은 노숙을 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나 잠깐만 어디 좀 갔다 올게.”
김범인은 은근슬쩍 일어나며 수련에게 말했다.
그 동안은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스킬 숙련도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숙련도를 올려 스킬을 진화시켜야만 했다.
김범인은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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