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인은 숲에 수련을 잠시 머물게 한 뒤, 마을로 가서 여성용 무복을 한 벌 사왔다.
자신이야 옷이 몇 벌 있다고는 하지만 수련과는 체격이 다르기에 맞지가 않다.
그렇다고 수련을 버리고 함부로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혹여나 도망갔다가 자신을 죽이러 지옥끝까지 쫓아오면 어떻겠는가?
평생을 두려움에 떨면서 살지도 모른다.
수련은 김범인이 사온 무복을 입었다. 그리고는 김범인의 뒤를 태연하게 쫓아가기 시작했다.
김범인이 조심스럽게 자신을 왜 따라오냐고 묻자 수련은 이렇게 대답했다.
“몸을 회복할 곳이 필요한데, 너의 집에서 묵으면서 회복하려고 한다.”
장씨네 부녀의 집에서 묵고 있는 김범인으로서는 난감하기만 할뿐이었다.
차라리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수련은 여인이다.
더구나 장화인과는 한 번이라고는 해도 ‘그것’을 하지 않았던가?
“저기… 미안한데 말이야. 내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방 하나를 얻어서 묵고 있는 처지인데 어떻게 하지?”
김범인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수련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변했다.
‘이거 살 떨려서 살겠나?’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며 손을 다급하게 내저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조만간 집이라도 하나 살게!”
“…좋다.”
“아차!”
김범인은 자신이 말하고 나서도 아차, 했다.
집을 사는 것은 무척이나 비싸다.
물론 지금까지 번 돈으로는 집을 사는 것은 충분하지만, 자신에게는 돈이 무척이나 필요하다.
생존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잠깐만?’
김범인은 생존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굳이 여기서 계속 살 필요는 없잖아?’
바로 그것이었다.
장화인과의 관계도 서먹서먹하고 애매모호하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것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니다.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나 자신보다 강한 산적이나 사파 무인 등과 같이 센 것들을 만난다면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수련이 있다면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화경이라는 절대 고수가 흔하지는 않을 거잖아?’
창천에서도 레벨 300을 넘은 유저만 해도 10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전 세계로 따진다고 해도 1만 명은 넘지 않는다.
레벨 300을 넘겨서 레벨 400은 전 세계에서는 100명도 안 된다. 아니, 어쩌면 50명도 안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자신의 본캐인 진천검신이 랭커에 들 수 있는 이유였고, 남들이 우러러 바라보는 이유였다.
‘더 센 녀석들과 싸워도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고…….’
만약 50레벨 그대로의 스탯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족히 100레벨 이상의 스탯이다.
만약 이곳이 현실이라 가정을 하면 정확하게 어떤 수준이라고 측정할 수는 없다.
자신의 스탯은 철저하게 게임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기준으로 삼은 스탯으로 치면 일류 이상은 된다고 할 수 있었다.
‘일류라……, 무협지에 나오는 악당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약하단 말이지…….’
수준을 빠르게 올려야한다.
더 강해져야하고, 더 레벨을 올려야 한다.
‘적어도 절정이나 초절정은 돼야 한 목숨을 건질 수 있을 건데…….’
무협지를 많이는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본 것들 중에서는 일류는 그저 발로 차면 툭, 차이는 돌멩이 같은 존재들이었다.
설령 정사대전이라던가 마교대란 같은 게 일어나면 더 큰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절대고수가 재채기만 해도 절명해버리는 약하디 약한 개미와 비견되는 일류.
‘가장 좋은 방법은 수련의 도움이 필요하단 말이야…….’
자신의 수준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수련이 확인해주는 것이다.
수련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과 친해져야 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서라도 말이다.
“근데 너 어째서 그리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불만인가?”
“아, 아니…. 그건 아니고…….”
김범인의 질문에 수련의 얼굴이 더 차갑게 변했다.
황급하게 얼버무리며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김범인의 얼굴이 X 씹은 개 마냥 일그러졌다.
실패다.
****
결국 김범인은 집을 사지 않았다.
대신해서 한 달 정도를 묵을 수 있는 두 명이 살만한 집을 빌렸다.
세상은 돈으로 돌아가고, 돈이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여기 또한 똑같았다.
처음에는 한 달 가지고는 절대 안 된다고 하던 집 주인은 김범인이 금화 몇 개를 더 쥐어주자 화색이 도는 얼굴로 변하며 적극적으로 들어오라고 할 정도였다.
방음도 잘 돼 있으니 마음껏 밤일을 해도 된다고 넌지시 말해주기까지 했다.
수련은 차가운 표정 가운데에서도 주인의 말에 얼굴에 홍조가 어리기도 했다.
주인이야 김범인에게만 들리게 귓속말로 했다지만, 수련은 화경의 절대고수이기에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것이다.
김범인은 집을 빌린 후, 장씨 부녀네 집으로 향했다.
어쨌든 간에 오랜 시간을 묵었던 곳이다.
최소한 떠난다는 말 정도는 하는 것이 예의였다.
“벌써 가신다는 것입니까?”
장충동은 김범인의 말에 조금은 아쉬운 표정이었다.
김범인은 장충동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제대로 보는 장화인 또한 장충동의 옆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음. 미색은 참 곱단 말이야.’
김범인은 몰래 장화인의 몸매를 훔쳐봤다.
장 씨 부녀들은 그동안 사정이 나아졌는지, 이전보다는 좋은 옷들을 입고 있었다.
아니, 사정이 나아지게 된 계기가 김범인이 돈을 어느 정도 넉넉하게 쥐어준 이유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간에 장 씨 부녀들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기에 꾸준한 수입이 있다.
걱정할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이제는 완전히 작별 인사만 하면 된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장화인과의 관계다.
‘어쨌든 상대방이 풀려고 하지를 않으니 별 수 없지만!’
마음에 걸리긴 해도 어쩔 수 있겠는가?
장화인이 자신을 피하는데!
김범인은 더 이상은 볼일이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충동은 여전히 계속 아쉬운 얼굴이었지만 붙잡지는 않았다.
붙잡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일 수도 있었다.
“저기…….”
방에서 나가 집을 나서서 마을을 향하던 도중, 장화인이 어느새 뒤를 따라 나와 김범인을 불렀다.
“응? 왜?”
김범인은 그동안 장화인의 태도에 마음이 상했던 것이 없지 않아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장화인이 몸을 살짝 움츠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입술을 잘끈 깨물더니 김범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어어…?’
풀썩.
장화인은 김범인의 앞으로 다가와 양 손으로 확 밀었다.
자신도 모르게 풀썩 주저앉은 김범인은 고개를 들어 장화인을 올려다봤다.
어째서 자신을 이렇게 민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
‘설마 이대로 날 겁나게 패려는 건 아니겠지?’
수련에게서 싸다구를 맞은 지도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입안은 거의 다 아물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또 싸다구를 맞으면 더 덧나게 되어 있다.
장화인은 그 사이에 김범인의 몸 위로 올라탔다.
‘마, 마운트?!’
마운트란 누워있는 상대방의 배에 앉은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에 걸리는 순간 맞지 않기 위해 가드를 하거나 암바와 같은 기술에 걸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장화인은 싸우는 방법을 모를 텐데…?’
의아한 마음이 드는 김범인이었다.
마운트는 현대식으로 말하는 자세일 뿐이고, 무협세계에서는 그저 뒷골목 부랑배들이 주로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쓰는 방법일 뿐이다.
그렇다면 장화인은 이 자세를 어떻게 아는 것일까?
김범인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장화인이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이윽고 김범인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뭐, 뭐야!”
“나, 나를 잊지 말아요…!
때리는 줄만 알았더니 바지를 벗기는 장화인의 행동에 김범인은 당황하고는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는 애처롭게 외치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니 다행이도 아무도 없었다.
“윽!”
자신의 발사체가 장화인의 손에 쥐어졌다.
어째서 여인들의 손은 왜 이렇게 차갑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런지 김범인의 발사체는 우뚝 솟아났다.
장화인의 손이 김범인의 발사체를 위 아래로 부드럽지만,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김범인은 다급하게 외쳤다.
장화인은 김범인의 외침을 무시라도 하는 듯 계속해서 발사체를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였다.
물론 김범인도 ‘그것’을 한다면 당장이고 환영할 테지만, 이런 곳은 조금 아니라 생각했다.
“잠깐만이라고!”
김범인이 다시 한 번 크게 외치며 장화인의 몸을 밀쳤다.
쿵!
장화인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그리고는 상처 입은 눈으로 김범인을 바라봤다. 어째서 자신을 거부했냐는 의문이 담겨 있기도 했다.
“일단은 말이야…….”
강한 자극으로 인해 김범인의 발사체는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했기에 더 이상 ‘그것’을 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어맛!”
김범인은 내려가 있는 바지와 발세체를 추스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장화인을 들쳐 안았다.
일명 공주님 안기라는 자세다.
장화인은 놀라서 귀여운 비명을 내질렀다.
‘흐흣. 좋아좋아. 한 달만의 회포를 푸는 거야!’
김범인은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장화인을 안고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즐길거면 제대로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람이 다닐 수도 있는 거리와 혹여나 장화인을 찾기 위해 장충동이 나올 수도 있기에 장소를 바꿔야했다.
주변에서 사람의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어차피 장씨 부녀네 집은 마을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금 울창한 숲으로 들어가 자리를 빠르게 만들었다.
한 달 만에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되었으니 애타고 속 타니 당연한 것이다.
“저, 저기…….”
뒤에 잠시 내려놓은 장화인이 김범인을 조심스럽게 불렀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몰라도 그냥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작업을 빠르게 했다.
자리는 금방 만들어졌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풀들을 제거하고 두명이 거칠게 ‘그것’을 하더라도 무리가 되지 않는 자리.
자신이야 옷이 몇 벌 있다고는 하지만 수련과는 체격이 다르기에 맞지가 않다.
그렇다고 수련을 버리고 함부로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혹여나 도망갔다가 자신을 죽이러 지옥끝까지 쫓아오면 어떻겠는가?
평생을 두려움에 떨면서 살지도 모른다.
수련은 김범인이 사온 무복을 입었다. 그리고는 김범인의 뒤를 태연하게 쫓아가기 시작했다.
김범인이 조심스럽게 자신을 왜 따라오냐고 묻자 수련은 이렇게 대답했다.
“몸을 회복할 곳이 필요한데, 너의 집에서 묵으면서 회복하려고 한다.”
장씨네 부녀의 집에서 묵고 있는 김범인으로서는 난감하기만 할뿐이었다.
차라리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수련은 여인이다.
더구나 장화인과는 한 번이라고는 해도 ‘그것’을 하지 않았던가?
“저기… 미안한데 말이야. 내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방 하나를 얻어서 묵고 있는 처지인데 어떻게 하지?”
김범인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수련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변했다.
‘이거 살 떨려서 살겠나?’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며 손을 다급하게 내저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조만간 집이라도 하나 살게!”
“…좋다.”
“아차!”
김범인은 자신이 말하고 나서도 아차, 했다.
집을 사는 것은 무척이나 비싸다.
물론 지금까지 번 돈으로는 집을 사는 것은 충분하지만, 자신에게는 돈이 무척이나 필요하다.
생존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잠깐만?’
김범인은 생존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굳이 여기서 계속 살 필요는 없잖아?’
바로 그것이었다.
장화인과의 관계도 서먹서먹하고 애매모호하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것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니다.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나 자신보다 강한 산적이나 사파 무인 등과 같이 센 것들을 만난다면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수련이 있다면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화경이라는 절대 고수가 흔하지는 않을 거잖아?’
창천에서도 레벨 300을 넘은 유저만 해도 10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전 세계로 따진다고 해도 1만 명은 넘지 않는다.
레벨 300을 넘겨서 레벨 400은 전 세계에서는 100명도 안 된다. 아니, 어쩌면 50명도 안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자신의 본캐인 진천검신이 랭커에 들 수 있는 이유였고, 남들이 우러러 바라보는 이유였다.
‘더 센 녀석들과 싸워도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고…….’
만약 50레벨 그대로의 스탯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족히 100레벨 이상의 스탯이다.
만약 이곳이 현실이라 가정을 하면 정확하게 어떤 수준이라고 측정할 수는 없다.
자신의 스탯은 철저하게 게임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기준으로 삼은 스탯으로 치면 일류 이상은 된다고 할 수 있었다.
‘일류라……, 무협지에 나오는 악당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약하단 말이지…….’
수준을 빠르게 올려야한다.
더 강해져야하고, 더 레벨을 올려야 한다.
‘적어도 절정이나 초절정은 돼야 한 목숨을 건질 수 있을 건데…….’
무협지를 많이는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본 것들 중에서는 일류는 그저 발로 차면 툭, 차이는 돌멩이 같은 존재들이었다.
설령 정사대전이라던가 마교대란 같은 게 일어나면 더 큰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절대고수가 재채기만 해도 절명해버리는 약하디 약한 개미와 비견되는 일류.
‘가장 좋은 방법은 수련의 도움이 필요하단 말이야…….’
자신의 수준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수련이 확인해주는 것이다.
수련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과 친해져야 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서라도 말이다.
“근데 너 어째서 그리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불만인가?”
“아, 아니…. 그건 아니고…….”
김범인의 질문에 수련의 얼굴이 더 차갑게 변했다.
황급하게 얼버무리며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김범인의 얼굴이 X 씹은 개 마냥 일그러졌다.
실패다.
****
결국 김범인은 집을 사지 않았다.
대신해서 한 달 정도를 묵을 수 있는 두 명이 살만한 집을 빌렸다.
세상은 돈으로 돌아가고, 돈이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여기 또한 똑같았다.
처음에는 한 달 가지고는 절대 안 된다고 하던 집 주인은 김범인이 금화 몇 개를 더 쥐어주자 화색이 도는 얼굴로 변하며 적극적으로 들어오라고 할 정도였다.
방음도 잘 돼 있으니 마음껏 밤일을 해도 된다고 넌지시 말해주기까지 했다.
수련은 차가운 표정 가운데에서도 주인의 말에 얼굴에 홍조가 어리기도 했다.
주인이야 김범인에게만 들리게 귓속말로 했다지만, 수련은 화경의 절대고수이기에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것이다.
김범인은 집을 빌린 후, 장씨 부녀네 집으로 향했다.
어쨌든 간에 오랜 시간을 묵었던 곳이다.
최소한 떠난다는 말 정도는 하는 것이 예의였다.
“벌써 가신다는 것입니까?”
장충동은 김범인의 말에 조금은 아쉬운 표정이었다.
김범인은 장충동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제대로 보는 장화인 또한 장충동의 옆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음. 미색은 참 곱단 말이야.’
김범인은 몰래 장화인의 몸매를 훔쳐봤다.
장 씨 부녀들은 그동안 사정이 나아졌는지, 이전보다는 좋은 옷들을 입고 있었다.
아니, 사정이 나아지게 된 계기가 김범인이 돈을 어느 정도 넉넉하게 쥐어준 이유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간에 장 씨 부녀들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기에 꾸준한 수입이 있다.
걱정할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이제는 완전히 작별 인사만 하면 된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장화인과의 관계다.
‘어쨌든 상대방이 풀려고 하지를 않으니 별 수 없지만!’
마음에 걸리긴 해도 어쩔 수 있겠는가?
장화인이 자신을 피하는데!
김범인은 더 이상은 볼일이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충동은 여전히 계속 아쉬운 얼굴이었지만 붙잡지는 않았다.
붙잡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일 수도 있었다.
“저기…….”
방에서 나가 집을 나서서 마을을 향하던 도중, 장화인이 어느새 뒤를 따라 나와 김범인을 불렀다.
“응? 왜?”
김범인은 그동안 장화인의 태도에 마음이 상했던 것이 없지 않아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장화인이 몸을 살짝 움츠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입술을 잘끈 깨물더니 김범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어어…?’
풀썩.
장화인은 김범인의 앞으로 다가와 양 손으로 확 밀었다.
자신도 모르게 풀썩 주저앉은 김범인은 고개를 들어 장화인을 올려다봤다.
어째서 자신을 이렇게 민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
‘설마 이대로 날 겁나게 패려는 건 아니겠지?’
수련에게서 싸다구를 맞은 지도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입안은 거의 다 아물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또 싸다구를 맞으면 더 덧나게 되어 있다.
장화인은 그 사이에 김범인의 몸 위로 올라탔다.
‘마, 마운트?!’
마운트란 누워있는 상대방의 배에 앉은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에 걸리는 순간 맞지 않기 위해 가드를 하거나 암바와 같은 기술에 걸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장화인은 싸우는 방법을 모를 텐데…?’
의아한 마음이 드는 김범인이었다.
마운트는 현대식으로 말하는 자세일 뿐이고, 무협세계에서는 그저 뒷골목 부랑배들이 주로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쓰는 방법일 뿐이다.
그렇다면 장화인은 이 자세를 어떻게 아는 것일까?
김범인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장화인이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이윽고 김범인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뭐, 뭐야!”
“나, 나를 잊지 말아요…!
때리는 줄만 알았더니 바지를 벗기는 장화인의 행동에 김범인은 당황하고는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는 애처롭게 외치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니 다행이도 아무도 없었다.
“윽!”
자신의 발사체가 장화인의 손에 쥐어졌다.
어째서 여인들의 손은 왜 이렇게 차갑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런지 김범인의 발사체는 우뚝 솟아났다.
장화인의 손이 김범인의 발사체를 위 아래로 부드럽지만,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김범인은 다급하게 외쳤다.
장화인은 김범인의 외침을 무시라도 하는 듯 계속해서 발사체를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였다.
물론 김범인도 ‘그것’을 한다면 당장이고 환영할 테지만, 이런 곳은 조금 아니라 생각했다.
“잠깐만이라고!”
김범인이 다시 한 번 크게 외치며 장화인의 몸을 밀쳤다.
쿵!
장화인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그리고는 상처 입은 눈으로 김범인을 바라봤다. 어째서 자신을 거부했냐는 의문이 담겨 있기도 했다.
“일단은 말이야…….”
강한 자극으로 인해 김범인의 발사체는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했기에 더 이상 ‘그것’을 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어맛!”
김범인은 내려가 있는 바지와 발세체를 추스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장화인을 들쳐 안았다.
일명 공주님 안기라는 자세다.
장화인은 놀라서 귀여운 비명을 내질렀다.
‘흐흣. 좋아좋아. 한 달만의 회포를 푸는 거야!’
김범인은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장화인을 안고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즐길거면 제대로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람이 다닐 수도 있는 거리와 혹여나 장화인을 찾기 위해 장충동이 나올 수도 있기에 장소를 바꿔야했다.
주변에서 사람의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어차피 장씨 부녀네 집은 마을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금 울창한 숲으로 들어가 자리를 빠르게 만들었다.
한 달 만에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되었으니 애타고 속 타니 당연한 것이다.
“저, 저기…….”
뒤에 잠시 내려놓은 장화인이 김범인을 조심스럽게 불렀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몰라도 그냥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작업을 빠르게 했다.
자리는 금방 만들어졌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풀들을 제거하고 두명이 거칠게 ‘그것’을 하더라도 무리가 되지 않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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