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사드리죠, 저는 보로스 파티의 리더인 보로스 허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시겠지만, 이든이란 이름으로 아직 2…… 18살에 검사입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순간, 23살이란 말이 나올 뻔했다. 여기서 이든의 나이는 18살. 빠르게 말을 정정한 이든은 제법 넉살좋은 말투와 눈웃음으로 파티원을 둘러보았다.
“전 그롤이에요. 아직 미숙하지만, 마법의 길을 걷고 있죠.”
“안녕하세요! 눈웃음이 참 매력적이세요! 아참참! 저는 알리라고 해요! 어릴 적부터 허크와는 친구였고…… 사제가 된 후로는 종신노예가 되어버렸죠…… 흑흑.”
꽤 차분한 목소리와 곰 같은 덩치에 부드러운 인상을 가진 그롤과 산만한 행동에 정리가 안 된 연녹색의 단발머리. 커다란 안경과 눈까지 오는 앞머리를 가진 알리다.
알리는 눈물이 난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허크를 노려보았다. 그럼에도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참 정신없는 여자구만…….’
알리에 대한 이든의 평가. 쉼 없이 나불거리는 입에 정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내색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제 파티원이 된 마당에 이미지가 나쁠 필요는 없다. 한명에겐 이미 나쁜 이미지겠지만…….
알리의 말에 허크가 잠시 움찔했지만, 크게 무어라 하진 않았다.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리샤를 쳐다보았다. 소개를 하라는 것이다.
“리샤. 마법사.”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든을 바라본 리샤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라는 느낌?
이든은 몰려온 쓴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역시나 아까의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다.
‘하아…….’
이든이 난감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였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려나. 라는 마음도 들었다.
“하하하. 그럼 소개는 이쯤하고, 저희 파티에 대한 설명을 해야겠죠? 주로 5층의 탐사와 공략을 위주로 미궁에서 사냥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다른 한분이 파티를 나가시는 바람에 3~4층에서 사냥하곤 있지만, 다시 5층의 공략을 위해 들어갈 생각입니다. 물론 이든님의 실력이 그만큼 향상해야 하겠지만…….”
뒷말을 흐린 허크였다. 뽑기는 했지만, 아직 이든의 실력이 낮다는 말과도 같았다. 이든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실력이 낮다면서 왜 뽑았다는 말인가?
이든의 표정을 읽은 허크가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하하. 결코 비꼬려는 말이 아닙니다. 오해가 있으신 모양이네요. 5층에서 가끔 나오는 몬스터의 피부는 오러를 사용하지 않다면, 어지간히 힘들기 때문이에요. 하하하.”
“오러? 익스퍼트를 의미하는 건가요?”
굳어진 얼굴엔 의아함으로 변했다. 익스퍼트급이 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든은 자신이 뽑힌 이유를 점점 알기 힘들어졌다. 익스퍼트도 아닌 비기너. 그것도 다듬어지지 않은 검술의 소유자다.
“대체……?”
“파티원을 뽑는 기준은 대련의 결과가 아닌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저희 모두 이든님에게 있는 가능성을 본거지요. 이게 궁금했죠? 맞죠? 호호. 허크도 가르키는건, 나름 재능이 있기도 하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마세요! 호호호.”
“…… 그런 셈이죠. 무엇보다 단순히 파티원이 된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1년, 적어도 1년 안에 익스퍼트급의 검사가 되셔야 합니다. 만약 그럼에도 익스퍼트급이 되지 못하시면…….”
옆에서 듣고 있던 알리가 입을 열었다. 역시나 쉼 없이 나불거리는 입술에 정신이 없었다.
가만히 듣던 허크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말 그대로 계약파티. 1년이라는 시간동안 익스퍼트급 검사가 되면, 파티원으로 인정하겠다는 말이다.
반대로 1년안에 익스퍼트급이 되지 못한다면? 이든은 파티에서 방출된다는 말이다.
‘허크는 익스퍼트다. 그리고 가능성이 많은 나를 가리켜서 익스퍼트급으로 만들겠다?.’
대체 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로스 파티원 누구에게도 신뢰를 보여준 적도 없다.
그렇다고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다. 그럼에도 파티원으로 받아주고 검술도 가르쳐준단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아함으로 가득한 이든의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아무리 계약직이라 해도, 그러기란 매우 힘든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년 뒤까지 생존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든은 허크와 다른 일행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표정을 읽은 허크는 덤덤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 익스퍼트급 정도라면, 파티가 있거나, 길드에 소속되기 때문입니다."
“아…….”
그때서야 납득이 되기 시작한 이든이다. 익스퍼트급 검사를 구하자니, 사람이 없다.
보로스 파티는 이든을 통해 일종의 도박을 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없다면 만들면 되지.’ 랄까?
순간, 울컥하는 기분도 들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50골드를 지불해 검술을 배우는 것보다는 낮지 않은가?
그리고 익스퍼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든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파티에 있는 동안은 악착같이 배워야 한다. 한편으로는 기회다. 익스퍼트급 검사에게 직접 배울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지도 모른다.
자존심을 내세울 필요도 없다. 실력이 높아지는 건, 생존율도 오른다. 자존심이 목숨을 살려주진 않는다.
생각을 마친 이든이 멋쩍은 미소와 함께 볼을 긁적였다. 손해 볼 것은 없다.
“하하하……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이든의 말에 허크는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이든도 그것을 의미하는 바를 알기에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눴다.
이제부터 1년간은 어찌되건 동료인 셈이다. 서로 얼굴을 붉혀봐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열시정도에 미궁입구에서 뵙겠습니다.”
“호호호. 그럼 내일 뵈여요! 어머 벌써 눈웃음이 그리워지네. 호호. 아참참 그리고 허크가 살짝 못미덥긴 하지만 실력은 괜찮으니 걱정은 마세요. 저도 옆에서 도와드릴게요~ 호호호. 아 또 말이 길어져 버렸네. 호호.”
“흥.”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순서대로 허크, 알리, 리샤, 그롤이다. 정말 볼수록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사람들이다. 앞으로는 꽤나 바쁜 나날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의 이든이다.
* * *
다음날 아침 일찍 미궁입구로 도착한 이든이다. 처음하는 파티플레이에 대한 설레임으로 잠을 설친 탓이다.
그럼에도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강화된 심장으로 회복력이 남들보다는 뛰어났던 탓이다.
1강뿐이지만, 괜찮은 효능에 만족한 이든은 다가오는 사람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리샤였다.
“아, 안녕하세요…….”
“…….”
무표정으로 이든을 훑어본 리샤에겐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에 괜히 무안한 기분마저 들었다.
리샤는 대수롭지 않게 입구에 앉아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마법을 사용하기 전, 마나를 안정화 시키는 작업.
마법사라면 누구나 하는 행동이다. 물론, 이든은 마법사가 아니기에 ‘뭔 짓이냐?’ 라고 생각을 했지만,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힐끔 힐끔 곁눈질로 쳐다볼 뿐, 무어라 할 말도 없다. 어색하기도 하면서 지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어머~ 일찍 나오셨네요? 부지런하기도 하시네요. 호호호. 다른 사람들은 곧 도착할테고, 어머머 제가 3등이 되는 건가요? 호호. 아참 식사는 하셨어요? 미궁에 들어가면 맛없는 건빵에 육포뿐이라, 미리 먹어두시는게 좋을텐데.
음~ 괜찮은 식당을 아는데, 사냥 끝나고 거기서 식사라도 할까요? 아! 환영회라도 하는 것이 좋겠네요! 호호호.”
여전히 정신없는 알리였다. 이든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리샤에게 향했던 눈을 거두고 알리를 쳐다보았다.
‘입에 모터라도 달았나?’
쉼 없이 움직이는 입술에 황당하기까지 했다. 순간 전생에 한 개그맨의 개그가 떠오른 이든이다.
수다맨이라는 설정으로 쉼 없이 입을 중얼거리는 모습이 딱 수다맨과 똑같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괜찮죠? 괜찮죠? 아~ 얼마만에 하는 환영회인지 모르겠네. 아 너무 떠들었나? 괜찮죠? 이해해주세요. 제가 조금 말이 많은 편이라. 호호호.”
“하하. 괜찮습니다.”
슬쩍 눈웃음을 지어보인 이든이다. 나쁘게 보일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호의적으로 다가온 알리이기 때문이다.
“호? 벌써 도착하셨네요?”
“죄송합니다. 늦었네요. 하하하.”
뒤이어 그롤과 허크의 모습도 나타났다. 이로써 모든 파티원이 모였다.
“모두 모이셨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든님도 계시고 하니. 2층과 3층쯤에서 사냥을 하도록 하죠. 알리는 이든님을 잘 보호하고, 리샤랑 그롤은 평소처럼 부탁해.”
“걱정마. 후훗.”
“어머. 이든님 저만 믿으라 했죠? 제가 지켜드릴테니 걱정마세요. 호호호.”
“…… 응.”
허크는 자연스럽게 모두를 돌아보며, 한마디씩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짧은 브리핑. 브리핑이라고 대단한 것은 없었다. 성수는 챙겨왔냐? 장비 상태는 어떠냐? 컨디션은 괜찮냐?를 묻는 정도? 말이 브리핑이지, 그냥 안부인사나 마찬가지였다.
“좋아. 그럼 출발해 볼까요?”
"가자. 가자. 이든님 저만 믿으세요. 호호호.“
“오늘은 몇 개나 얻으려나…….”
“…….”
“하하하…….”
누가보면, 소풍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모습에 당황한 이든은 한숨과 함께 미궁으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사냥 시작이다.
@@@
오늘도 연재 끝.
비오네요 .. 우울하게 ㅠㅠㅠ 하아
“안녕하세요. 아시겠지만, 이든이란 이름으로 아직 2…… 18살에 검사입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순간, 23살이란 말이 나올 뻔했다. 여기서 이든의 나이는 18살. 빠르게 말을 정정한 이든은 제법 넉살좋은 말투와 눈웃음으로 파티원을 둘러보았다.
“전 그롤이에요. 아직 미숙하지만, 마법의 길을 걷고 있죠.”
“안녕하세요! 눈웃음이 참 매력적이세요! 아참참! 저는 알리라고 해요! 어릴 적부터 허크와는 친구였고…… 사제가 된 후로는 종신노예가 되어버렸죠…… 흑흑.”
꽤 차분한 목소리와 곰 같은 덩치에 부드러운 인상을 가진 그롤과 산만한 행동에 정리가 안 된 연녹색의 단발머리. 커다란 안경과 눈까지 오는 앞머리를 가진 알리다.
알리는 눈물이 난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허크를 노려보았다. 그럼에도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참 정신없는 여자구만…….’
알리에 대한 이든의 평가. 쉼 없이 나불거리는 입에 정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내색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제 파티원이 된 마당에 이미지가 나쁠 필요는 없다. 한명에겐 이미 나쁜 이미지겠지만…….
알리의 말에 허크가 잠시 움찔했지만, 크게 무어라 하진 않았다.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리샤를 쳐다보았다. 소개를 하라는 것이다.
“리샤. 마법사.”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든을 바라본 리샤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라는 느낌?
이든은 몰려온 쓴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역시나 아까의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다.
‘하아…….’
이든이 난감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였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려나. 라는 마음도 들었다.
“하하하. 그럼 소개는 이쯤하고, 저희 파티에 대한 설명을 해야겠죠? 주로 5층의 탐사와 공략을 위주로 미궁에서 사냥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다른 한분이 파티를 나가시는 바람에 3~4층에서 사냥하곤 있지만, 다시 5층의 공략을 위해 들어갈 생각입니다. 물론 이든님의 실력이 그만큼 향상해야 하겠지만…….”
뒷말을 흐린 허크였다. 뽑기는 했지만, 아직 이든의 실력이 낮다는 말과도 같았다. 이든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실력이 낮다면서 왜 뽑았다는 말인가?
이든의 표정을 읽은 허크가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하하. 결코 비꼬려는 말이 아닙니다. 오해가 있으신 모양이네요. 5층에서 가끔 나오는 몬스터의 피부는 오러를 사용하지 않다면, 어지간히 힘들기 때문이에요. 하하하.”
“오러? 익스퍼트를 의미하는 건가요?”
굳어진 얼굴엔 의아함으로 변했다. 익스퍼트급이 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든은 자신이 뽑힌 이유를 점점 알기 힘들어졌다. 익스퍼트도 아닌 비기너. 그것도 다듬어지지 않은 검술의 소유자다.
“대체……?”
“파티원을 뽑는 기준은 대련의 결과가 아닌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저희 모두 이든님에게 있는 가능성을 본거지요. 이게 궁금했죠? 맞죠? 호호. 허크도 가르키는건, 나름 재능이 있기도 하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마세요! 호호호.”
“…… 그런 셈이죠. 무엇보다 단순히 파티원이 된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1년, 적어도 1년 안에 익스퍼트급의 검사가 되셔야 합니다. 만약 그럼에도 익스퍼트급이 되지 못하시면…….”
옆에서 듣고 있던 알리가 입을 열었다. 역시나 쉼 없이 나불거리는 입술에 정신이 없었다.
가만히 듣던 허크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말 그대로 계약파티. 1년이라는 시간동안 익스퍼트급 검사가 되면, 파티원으로 인정하겠다는 말이다.
반대로 1년안에 익스퍼트급이 되지 못한다면? 이든은 파티에서 방출된다는 말이다.
‘허크는 익스퍼트다. 그리고 가능성이 많은 나를 가리켜서 익스퍼트급으로 만들겠다?.’
대체 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로스 파티원 누구에게도 신뢰를 보여준 적도 없다.
그렇다고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다. 그럼에도 파티원으로 받아주고 검술도 가르쳐준단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아함으로 가득한 이든의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아무리 계약직이라 해도, 그러기란 매우 힘든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년 뒤까지 생존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든은 허크와 다른 일행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표정을 읽은 허크는 덤덤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 익스퍼트급 정도라면, 파티가 있거나, 길드에 소속되기 때문입니다."
“아…….”
그때서야 납득이 되기 시작한 이든이다. 익스퍼트급 검사를 구하자니, 사람이 없다.
보로스 파티는 이든을 통해 일종의 도박을 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없다면 만들면 되지.’ 랄까?
순간, 울컥하는 기분도 들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50골드를 지불해 검술을 배우는 것보다는 낮지 않은가?
그리고 익스퍼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든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파티에 있는 동안은 악착같이 배워야 한다. 한편으로는 기회다. 익스퍼트급 검사에게 직접 배울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지도 모른다.
자존심을 내세울 필요도 없다. 실력이 높아지는 건, 생존율도 오른다. 자존심이 목숨을 살려주진 않는다.
생각을 마친 이든이 멋쩍은 미소와 함께 볼을 긁적였다. 손해 볼 것은 없다.
“하하하……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이든의 말에 허크는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이든도 그것을 의미하는 바를 알기에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눴다.
이제부터 1년간은 어찌되건 동료인 셈이다. 서로 얼굴을 붉혀봐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열시정도에 미궁입구에서 뵙겠습니다.”
“호호호. 그럼 내일 뵈여요! 어머 벌써 눈웃음이 그리워지네. 호호. 아참참 그리고 허크가 살짝 못미덥긴 하지만 실력은 괜찮으니 걱정은 마세요. 저도 옆에서 도와드릴게요~ 호호호. 아 또 말이 길어져 버렸네. 호호.”
“흥.”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순서대로 허크, 알리, 리샤, 그롤이다. 정말 볼수록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사람들이다. 앞으로는 꽤나 바쁜 나날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의 이든이다.
* * *
다음날 아침 일찍 미궁입구로 도착한 이든이다. 처음하는 파티플레이에 대한 설레임으로 잠을 설친 탓이다.
그럼에도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강화된 심장으로 회복력이 남들보다는 뛰어났던 탓이다.
1강뿐이지만, 괜찮은 효능에 만족한 이든은 다가오는 사람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리샤였다.
“아, 안녕하세요…….”
“…….”
무표정으로 이든을 훑어본 리샤에겐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에 괜히 무안한 기분마저 들었다.
리샤는 대수롭지 않게 입구에 앉아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마법을 사용하기 전, 마나를 안정화 시키는 작업.
마법사라면 누구나 하는 행동이다. 물론, 이든은 마법사가 아니기에 ‘뭔 짓이냐?’ 라고 생각을 했지만,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힐끔 힐끔 곁눈질로 쳐다볼 뿐, 무어라 할 말도 없다. 어색하기도 하면서 지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어머~ 일찍 나오셨네요? 부지런하기도 하시네요. 호호호. 다른 사람들은 곧 도착할테고, 어머머 제가 3등이 되는 건가요? 호호. 아참 식사는 하셨어요? 미궁에 들어가면 맛없는 건빵에 육포뿐이라, 미리 먹어두시는게 좋을텐데.
음~ 괜찮은 식당을 아는데, 사냥 끝나고 거기서 식사라도 할까요? 아! 환영회라도 하는 것이 좋겠네요! 호호호.”
여전히 정신없는 알리였다. 이든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리샤에게 향했던 눈을 거두고 알리를 쳐다보았다.
‘입에 모터라도 달았나?’
쉼 없이 움직이는 입술에 황당하기까지 했다. 순간 전생에 한 개그맨의 개그가 떠오른 이든이다.
수다맨이라는 설정으로 쉼 없이 입을 중얼거리는 모습이 딱 수다맨과 똑같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괜찮죠? 괜찮죠? 아~ 얼마만에 하는 환영회인지 모르겠네. 아 너무 떠들었나? 괜찮죠? 이해해주세요. 제가 조금 말이 많은 편이라. 호호호.”
“하하. 괜찮습니다.”
슬쩍 눈웃음을 지어보인 이든이다. 나쁘게 보일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호의적으로 다가온 알리이기 때문이다.
“호? 벌써 도착하셨네요?”
“죄송합니다. 늦었네요. 하하하.”
뒤이어 그롤과 허크의 모습도 나타났다. 이로써 모든 파티원이 모였다.
“모두 모이셨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든님도 계시고 하니. 2층과 3층쯤에서 사냥을 하도록 하죠. 알리는 이든님을 잘 보호하고, 리샤랑 그롤은 평소처럼 부탁해.”
“걱정마. 후훗.”
“어머. 이든님 저만 믿으라 했죠? 제가 지켜드릴테니 걱정마세요. 호호호.”
“…… 응.”
허크는 자연스럽게 모두를 돌아보며, 한마디씩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짧은 브리핑. 브리핑이라고 대단한 것은 없었다. 성수는 챙겨왔냐? 장비 상태는 어떠냐? 컨디션은 괜찮냐?를 묻는 정도? 말이 브리핑이지, 그냥 안부인사나 마찬가지였다.
“좋아. 그럼 출발해 볼까요?”
"가자. 가자. 이든님 저만 믿으세요. 호호호.“
“오늘은 몇 개나 얻으려나…….”
“…….”
“하하하…….”
누가보면, 소풍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모습에 당황한 이든은 한숨과 함께 미궁으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사냥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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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연재 끝.
비오네요 .. 우울하게 ㅠㅠㅠ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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