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34화 상봉(2)
"그녀는 어떤가?"
초조한 음성으로 아하루가 물었다. 르네가 조심스럽게 클레어의 몸에 댄 손을 떼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기는 한데 자세한 것은 알수가 없어요"
"그런?"
아하루가 깊은 침음성을 흘렸다. 아하루가 침대위에 자는 듯 누워 있는 클레어에게 시선을 돌렸다.
풍성한 금빛 머리카락이 갸름한 그녀의 얼굴을 반쯤 가린채로 흐트러져 있었다. 오똑한 콧날과 붉은 장미빛 향기가 감도는 얇은 입술이 마치 사내의 마음을 훔쳐가려는 듯 묘한 색기마져 풍기고 잇었다.
"그 이상한 점이 뭔지?"
더이상 보고 있다간 자신 역시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을 받앗던지 황급히 고개를 돌린 아하루가 르네를 향해 물었다.
"일단 몇가지 이상한 점이 잇는데 하나는 색기가 너무 지나치게 풍긴다는 것이예요. 이 정도의 색기는 보통의 여인들에게선 쉽게 찾아보기 힘들정도의 색기입니다. 마치 오랫동안 창기로 지냇던 여인이나 혹은 요부라 불리우는 여인들에게서나 찾아볼수 잇을 까요?"
"흐음..."
르네의 말에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클레어를 보고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뭔가가 치밀어 오르려 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만일 그것이 주입된 것이 아니라 원래의 클레어양이 지니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면 난감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르겟어요. 아마도 그녀를 노리는 자들과 그녀에게 빠져버린 자들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날지 모르죠. 하지만 그것은 단지 그녀 개인에게 국한되는 일일 뿐이겟죠. 물론 그런 여인으로 인해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한 적도 잇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영향을 주지 않으니깐요"
"만일 그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아하루의 물음에 르네가 진저리를 치며 몸을 떨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정말로 끔찍한 일이 될테죠. 누군가가 아무런 욕심도 없는 그저 평범한 여인을 여기 잇는 클레어 양처럼 만들어 놓고 풀어 놓는다면 아마도 세상은 단박에 혼란에 빠져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흐음..."
"정말 끔찍한 일이지요..."
르네가 클레어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 르네의 눈에는 연민의 빛이 흘렀다.
"만일 그렇다면 고칠 방법은 전혀 없는건가?"
아하루의 질문에 르네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클레어의 몸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일순 르네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누워 있는 클레어의 몸을 찬찬히 잠식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클레어의 몸을 잠식해 들어간 빛은 클레어의 전신을 물들이고도 한참동안을 눈부신 빛을 발하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후우~"
르네가 피곤한듯 깊은 숨을 내쉬고는 클레어의 몸에 대었던 손을 떼어냈다. 르네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찾다. 르네가 얼굴가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훔쳤다.
"글세요?"
르네가 다시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는 뭔가를 생각하듯 말했다.
"일단 우려한 대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뭔가 인위적인 기운이 클레어양의 몸 안에 떠도는 것을 볼 수 잇었습니다. 그것에는 신성력도 잇엇지만 전부 신성력은 아닌듯 보였습니다. 그렇군요. 마법적인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니 그리고 또 다른 힘이 느껴졌는데 음... 그건 마치... 마치 뭔가 주술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주술?"
르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주술같아요. 아 어쩜 마리안이라면 알아챌 수도 잇을 것 같아요"
"마리안이?"
"네 마리안이라면 그 정체 불명의 주술적인 느낌에 대해서 파악해 낼 수 잇을지도 몰라요."
"좋아 그럼 마리안을 불러와서 같이 치료하도록해. 저녁때까지 가능하겠어?"
"저녁때까지요?"
"응"
아하루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르네가 그런 아하루의 얼굴을 보고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겟습니다. 하~ "
르네가 다시 시선을 돌려 자리에 누워 있는 클레어를 바라보았다. 자는 듯 누워 있는 클레어의 모습에서는 여전히 요염하다 못해 뭔가 요기마저 느껴지는 뭔가가 있었다.
단순히 누워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클레어에게 시선을 돌릴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런 그녀를 강제로라도 취하고픈 강렬한 욕구와 그녀를 마구 학대하고픈 욕구가 동시에 느껴졌다.
르네가 그런 클레어를 다시한번 찬찬히 보고는 살포시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는 조금전과는 달리 힘이 들어간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어찌되엇건 반드시 고쳐내도록 해보겟습니다. 반드시요"
아하루가 르네에게 다가와 르네의 몸을 뒤에서 껴안았다. 르네가 잠시 멈칫 했지만 그뿐 그대로 아하루를 받아 들였다. 아하루가 조용히 르네의 귓가에 속삭였다.
"하지만 명심해 나에겐 너희가 소중해. 너무 무리하게 몸을 망치면서까지는 하지 말아줘"
르네의 입가에 빙긋이 미소가 지어졌다.
"걱정마세요. 우리도 우리가 누구의 소유인지는 잘 안답니다."
"그래..."
아하루가 그렇게 말하고는 르네의 뺨에 입을 마추고는 르네에게서 떨어졌다.
"그럼 부탁해"
아하루가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방문을 나섰다.
"아하루"
"선배님..."
아하루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사내에게 다가갔다. 사내의 얼굴엔 은색의 가면을 쓰고 있었고 후드가 달린 로브를 쓰고 있어 아는 사람이 본다 할지라도 누군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나마 사내의 로브 안자락에 삐죽이 튀어나온 검자루가 사내가 검을 쓰는 인물임을 겨우 말해줄 뿐이었다. 허나 일반 마법사들이나 여행자들도 호신용으로나 혹은 위장용으로라도 검을 차고 다니는 판이라 그것이 딱히 사내의 일부분이나마 알려준다고는 하지 못했다.
허나 이내 사내는 자신의 얼굴을 뒤덮고 있는 가면을 벗어 내렸다. 가면 뒤에 나타난 얼굴은 놀란이었다. 놀란의 얼굴은 무척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래... 클레어를 찾았다고?"
놀란이 떨린 목소리로 물었다. 아하루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놀란의 얼굴에 환희의 기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로브에 감춰병?손을 꺼내어선 아하루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하루... 고맙다."
놀란의 말에 아하루가 빙긋 웃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것 뿐입니다. 그런데..."
아하루가 말끝을 흐리자 놀란의 얼굴에 일순 다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뭐냐? 혹시? 큰 부상이라도?"
놀란의 질문에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다친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신전 쪽에서 무슨 암수를 쓴듯 합니다."
"암수라고?"
아하루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단 르네와 훼리아가 클레어양의 상태를 살피고는 있지만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으득... 이 죽일 놈들... 감히 클레어에게 그런짓을 하다니... 나 광명과 정의의 신 펠리온의 이름에 맹세코 그놈들을 용서치 않으리라."
"그럼 일단 가보시겠습니까?"
"부탁해"
놀란이 서둘러 아하루의 뒤를 쫓았다.
클레어가 누워 있는 방안은 아직도 르네와 훼리아가 클레어의 상태를 살피면서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잇었다.
둘은 갑작스레 들어온 놀란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방어태세를 취하다가 그 뒤에 있는 아하루를 보고는 상황을 깨달았는지 조용히 클레어의 곁에서 물러섰다.
놀란이 천천히 클레어가 누운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침대 한켠에 무릎을 꿇어 자세를 낮추고는 클레어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클레어의 손을 자신의 뺨에 조용히 갖다 대었다.
"클레어..."
놀란이 안타까운 음성으로 그렇게 조용히 클레어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침대 위에 누워있는 클레어는 놀란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죽은 듯 누워 있을 뿐이었다.
놀란이 고개를 돌려 르네와 훼리아를 바라보았다. 놀란의 눈은 분노와 간절함이 비쳐져 있었다. 르네와 훼리나에게 뭔가를 말할 것 같던 놀란이 다시 입을 다물고는 아하루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하루가 그런 놀란의 심정을 알았는지 천천히 한발 앞으로 나서서는 르네와 훼리나에게 물었다.
"클레어양의 현재 상태는 어떻지? 뭐가 문제인 거지? 고칠수는 있는거야?"
아하루의 물음에 놀란이 간절한 표정으로 르네와 훼리나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훼리나가 그런 놀란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살짝 르네의 뒤로 한발 물러서자 어쩔수 없다는 듯 르네가 입을 열었다.
"음... 일단 클레어양의 상태는 더이상 악화되거나 다른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일단 여기 훼리나와 같이 클레어양의 몸상태를 점검해 f는데..."
"꿀꺽"
놀란이 자신도 모르게 침 삼키는 소리를 내었다. 르네가 애써 아하루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예상대로 신성력과 이름 모를 주술과 그 주술을 완성하기 위한 약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술은 훼리나가 밝혀낸 바에 의하면 흑마법 계열의 주술인것 같다고 하더군요"
"흑마법?"
"흑마법이라니?"
아하루와 놀란이 동시에 외쳤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고대의 흑마법 중 이러한 주술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주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독특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약물이 필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구요"
르네의 말에 놀란이 급히 클레어를 다시 바라보앗다. 하지만 외견상 클레어의 상태는 그저 잠을 자고 잇는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놀란이 다시 르네를 바라보았다.
르네가 놀란의 그런 마음을 이해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도 과거 흑마법의 부작용은 같이 발견된 신성력에 의해 상쇄된 상태입니다. 그 둘은 상호 보완 작용을 하는 듯 하더군요. 그 결과..."
르네가 잠시 측은한 눈으로 클레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고쳐 아하루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클레어양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요기스러울 정도의 색기를 지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시전자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수 밖에 없는 상태에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살아 있는 인형이나 꼭두각시가 된 셈이죠"
"으음..."
클레어가 누운 침상의 한켠을 쥔 놀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놀란의 손에 힘줄이 불끈 거리며 솟구쳤다.
"그렇다면 자신의 의지는 전혀 없어지는 건가?"
르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런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될겁니다. 훼리나의 말에 의하면 처음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그래도 자신의 의지가 강하다면 시전자의 말에 거역할 수 잇는 상태지요. 하지만 그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의식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전적으로 시전자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더 지나게 되면 마치 시전자의 의지대로 하는 것이 자신의 의지인 양 받아들에게 됩니다.
즉 시전자가 무엇을 원하든 그것이 마치 자신이 원해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된듯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클레어양의 현재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음 글세요? 일단 이 주법은 약물을 어느정도 강하게 투입했느냐의 여부와 그리고 시술자의 조건에 달려있죠 처녀인 경우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더 빨리 진행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클레어양의 경우 아직 처녀성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나이도 그리 많지는 않으니..."
르네의 말에 놀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고칠수는 있는 건가?"
아하루가 그런 놀란의 모습을 보고는 재차 물었다. 르네가 잠시 훼리나를 바라보다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요."
"정말입니까?"
르네의 말에 놀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흥분된 어조로 물었다. 르네가 그런 놀란에게 강한 확신을 주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장담은 못합니다. 하지만 고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허나?"
"어쩌면 부작용이 생기게 될지 모릅니다. 그것은 현재 클레어양이 어떤 상태까지 갔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클레어양의 상태가 중간이나 마지막까지 진행된 상태라면 시전자의 명령이 잠재적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재적으로?"
"네. 이미 한번 입력된 명령은 특히 시전자의 주법에 의한 명령이 이미 전해진 경우는 그 명령을 제거하기는 힘듭니다. 만일 무리하게 그 명령마저 없애려고 했다가는 필경 모든 다른 기억마저 지워져 버리게될겁니다."
"으음..."
"하지만 그쪽에서 이미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선 어쩌면 모든 기억이 지워지더라도 그방법을 쓰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요"
르네의 말에 놀란이 잠시 팔짱을 낀채 침묵에 빠졌다. 그런 놀란의 눈은 여전히 클레어에게 향해 있었다.
한참동안을 클레어를 바라보던 놀란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클레어의 기억을 모두 지우게 된다면 과거의 모든 기억 그리고 나의 기억도 같이 지워지게 되는 걸테죠?"
르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럴수는 없습니다. 비록 어떤 명령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이전의 기억 모두를 잃어버린 클레어를 본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시련입니다."
"후우..."
놀란의 말에 르네가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셨다.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요. 그 주법에 의한 명령이 아직 각인되지 않았길 비는 수 밖에요. 설혹 그 주법에 의한 명령이 각인되어 있다고 해도 어느 특정한 수행명령이 아닌 이상 시술자와 직접 부딪치지 않는 이상 그 주법의 명령이 되살아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가급적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은 피해주십시요. 특히 낯모르는 사람은 더욱 더요"
"알겠소. 그럼 언제쯤 치료가 되겠습니까?"
"일단 훼리나와 저의 체력을 회복하고 또 필요한 재료를 구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도록 하겟습니다. 그러면 내일 아침까지는 어느정도 주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아..."
르네의 말에 그제서야 꽤 지쳐보이는 르네와 훼리나의 모습을 보게된 놀란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형님"
"어멋"
아하루와 르네가 동시에 놀라 외쳤다.
"아닙니다. 이것은 내 마음의 감사의 표시입니다. 그대가 비록 여기 아하루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예를 거두세요. 저는 다만 주인님의 말에 따르는 미천한 계집일 뿐이랍니다. 이 이상 과분한 행동을 하신다면 주인님께 누를 끼치게 되고 그럼 전 치료를 중단할 수 박에 없답니다."
르네의 말에 놀란이 겨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아하루를 향해 싱긋 웃었다.
"고맙다."
"고맙기는요 뭘..."
아하루가 겸연쩍었던지 뒷머리를 긁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번에 좋은 머루주를 발견햇거든요? 같이 한잔하러 가실래요?"
"머루주? 아하루가 보증하는 거라면 맛이 장난이 아니겠네? 좋아 오늘 그 술을 전부 바닥내 주지"
"어어? 그럼 안되죠. 간신히 구한건데 어디까지나 적당히 적당히..."
아하루가 짐짓 난색을 표하며 손을 흔들었다.
"아직도 날 잘 모르군? 난 한번 시작하면 뿌리까지 뽑아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 알잖아?"
"아..안돼요..."
"자 가자! 머루주가 나를 부르는구나"
둘이 서로를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방을 나섰다. 놀란이 문을 나서기전 잠시 클레어를 더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르네와 훼리나를 보고는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마치 뭔가 즐거운 일을 만난 아이처럼 아하루를 뒤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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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kac74님의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
보통 글을 쓰면서 특정한 구성같은 것은 없습니다. 물론 크게 이야기가 어떻게 어떻게 흘러가서 어떻게 결말이 되어진다라는 시작부분과 대략적인 중간부분 그리고 끝부분은 있지만
각 장에서 이 부분은 어떻게 하고 이부분에서는 어떻게 한다는 등의 자세한 밑그림은 그리지 않는 편입니다.
보통 한화에서 다룰 대략적인 내용은 머릿속에 잇지만 그것이 다음회나 다다음회에서 어떻게 연결될지는 나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때는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르고요.
보통의 경우 글을 쓰다보면 글 안의 인물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잇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전혀 의도하지 않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곤 하는데 그때마다 원래의 설정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많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서장에 카미야가 아하루를 따라 나서는 부분(이때문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길어지기 시작했죠... 원래는 대략 30회정도에서 끝을 맺으려 했는데... --;;;)이나 훼리나를 만나는 부분, 최근에는 용병단을 통합하는 부분 역시 등장인물들이 지 멋대로 이야기를 끌어나간 결과입니다.(가뜩이나 갈길이 먼데 이렇게 등장인물들이 사사건건 방해를 놓습니다... )
보통의 경우 그런 경우는 이야기가 술술 풀리는데 제 의도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시키려하면 몇번을 고쳐쓰곤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등장인물들에게만 끌려다닐수는 없는지라 어지간한 경우 중간에 의도에 맞추어 제제하곤 합니다.
이번에 올리는 201회 분도 어제까지 절반을 썼는데 오늘은 왠지 이야기가 잘풀려 나머지 절반을 그야말로 휙 손가는대로 쓰게 되더군요.
더우기 지금 이글을 쓰고 잇는 피시방은 수호천사인지 뭔지가 깔려 있어서 소라에 들어가질 못합니다. 따라서 이글은 내일(읽으시는 시점에서는 오늘)올리게 될 겁니다.
아마도 다음에도 같은 경우가 벌어지리라 생각되는데 어느정도 글이 모여야 올리길 좋아하기 때문에 저야 불만이 없지만 기다리시긴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딱히 매주 언제 언제 올리겟다는 약속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에 쫓기다 보면 오히려 글이 더 안되는 경우를 종종 격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게 올린데에 대한 사과로 몇가지 제가 설정햇던 것들 중 몇가지를 참고하시라고 이 자리에서 공개하도록 하지요
**하늘의꽃 님의 질문에 대한...
현재 아하루전에서의 화폐단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골드 = 100실버 1실버=1000아문 입니다.
1골드의 경우 대략 3g의 무게가 나갑니다.
2화에 보면 카미야가 돈을 마법진 운영소에 맡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게가 10kg이었습니다. 그럼 아무리 못잡아도 3-4000골드가 되는 셈이지요.
1실버의 가치는 도시에 있는 노동자가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입이라고 보면 됩니다. 로마의 1 아우렐리우스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듯
따라서 카미야가 맡긴 돈의 액수는 일반 도시의 평민이 830년 동안 모아야 하는 돈입니다. 그러니 마법진 운영소의 직원들이 당황하는 것도 이해가 가실 겁니다.
제 소설에서는 뭐 즉석에서 1만골드니 2만 골드를 주었니 하는 것은 없습니다. 사실 10KG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데 그런 돈을 어떻게 지니고 다니겠습니까?
*** 설정자료 중
다룬 제국의 공작령및 황제령 (오른 쪽 것은 령도)
(령도-일반 시장이 황제의 명령을 받아 통치 황제의 영토)
차렌: 아카발
유차레 : 하코네
도레온 : 룬 ,지방 령 엘
슈만 : 자인트
카핌 : 쿨덴
칼로슈 : 미얌
아파르 : 하파이나
(공도-공작령의 중심도시 공작이 직접 통치하거나 대리 귀족을 보냄)
듀코브니령 : 도레온
코즈히령 : 루운야
카리나령 : 켈빔
레폴트령 : 미노
듀만령 : 슐덴
케마스령 : 아졸드
데히만령 : 파아반->파비안으로 고침
갈로쉬령 : 카티야
놀란령 : 사리센
칼센령 : 우루츠
체로빌령 : 마치엔
데히만 령 : 나라엔
피본 령: 파리스
자민 령: 파도나
"그녀는 어떤가?"
초조한 음성으로 아하루가 물었다. 르네가 조심스럽게 클레어의 몸에 댄 손을 떼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기는 한데 자세한 것은 알수가 없어요"
"그런?"
아하루가 깊은 침음성을 흘렸다. 아하루가 침대위에 자는 듯 누워 있는 클레어에게 시선을 돌렸다.
풍성한 금빛 머리카락이 갸름한 그녀의 얼굴을 반쯤 가린채로 흐트러져 있었다. 오똑한 콧날과 붉은 장미빛 향기가 감도는 얇은 입술이 마치 사내의 마음을 훔쳐가려는 듯 묘한 색기마져 풍기고 잇었다.
"그 이상한 점이 뭔지?"
더이상 보고 있다간 자신 역시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을 받앗던지 황급히 고개를 돌린 아하루가 르네를 향해 물었다.
"일단 몇가지 이상한 점이 잇는데 하나는 색기가 너무 지나치게 풍긴다는 것이예요. 이 정도의 색기는 보통의 여인들에게선 쉽게 찾아보기 힘들정도의 색기입니다. 마치 오랫동안 창기로 지냇던 여인이나 혹은 요부라 불리우는 여인들에게서나 찾아볼수 잇을 까요?"
"흐음..."
르네의 말에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클레어를 보고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뭔가가 치밀어 오르려 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만일 그것이 주입된 것이 아니라 원래의 클레어양이 지니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면 난감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르겟어요. 아마도 그녀를 노리는 자들과 그녀에게 빠져버린 자들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날지 모르죠. 하지만 그것은 단지 그녀 개인에게 국한되는 일일 뿐이겟죠. 물론 그런 여인으로 인해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한 적도 잇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영향을 주지 않으니깐요"
"만일 그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아하루의 물음에 르네가 진저리를 치며 몸을 떨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정말로 끔찍한 일이 될테죠. 누군가가 아무런 욕심도 없는 그저 평범한 여인을 여기 잇는 클레어 양처럼 만들어 놓고 풀어 놓는다면 아마도 세상은 단박에 혼란에 빠져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흐음..."
"정말 끔찍한 일이지요..."
르네가 클레어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 르네의 눈에는 연민의 빛이 흘렀다.
"만일 그렇다면 고칠 방법은 전혀 없는건가?"
아하루의 질문에 르네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클레어의 몸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일순 르네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누워 있는 클레어의 몸을 찬찬히 잠식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클레어의 몸을 잠식해 들어간 빛은 클레어의 전신을 물들이고도 한참동안을 눈부신 빛을 발하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후우~"
르네가 피곤한듯 깊은 숨을 내쉬고는 클레어의 몸에 대었던 손을 떼어냈다. 르네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찾다. 르네가 얼굴가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훔쳤다.
"글세요?"
르네가 다시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는 뭔가를 생각하듯 말했다.
"일단 우려한 대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뭔가 인위적인 기운이 클레어양의 몸 안에 떠도는 것을 볼 수 잇었습니다. 그것에는 신성력도 잇엇지만 전부 신성력은 아닌듯 보였습니다. 그렇군요. 마법적인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니 그리고 또 다른 힘이 느껴졌는데 음... 그건 마치... 마치 뭔가 주술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주술?"
르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주술같아요. 아 어쩜 마리안이라면 알아챌 수도 잇을 것 같아요"
"마리안이?"
"네 마리안이라면 그 정체 불명의 주술적인 느낌에 대해서 파악해 낼 수 잇을지도 몰라요."
"좋아 그럼 마리안을 불러와서 같이 치료하도록해. 저녁때까지 가능하겠어?"
"저녁때까지요?"
"응"
아하루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르네가 그런 아하루의 얼굴을 보고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겟습니다. 하~ "
르네가 다시 시선을 돌려 자리에 누워 있는 클레어를 바라보았다. 자는 듯 누워 있는 클레어의 모습에서는 여전히 요염하다 못해 뭔가 요기마저 느껴지는 뭔가가 있었다.
단순히 누워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클레어에게 시선을 돌릴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런 그녀를 강제로라도 취하고픈 강렬한 욕구와 그녀를 마구 학대하고픈 욕구가 동시에 느껴졌다.
르네가 그런 클레어를 다시한번 찬찬히 보고는 살포시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는 조금전과는 달리 힘이 들어간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어찌되엇건 반드시 고쳐내도록 해보겟습니다. 반드시요"
아하루가 르네에게 다가와 르네의 몸을 뒤에서 껴안았다. 르네가 잠시 멈칫 했지만 그뿐 그대로 아하루를 받아 들였다. 아하루가 조용히 르네의 귓가에 속삭였다.
"하지만 명심해 나에겐 너희가 소중해. 너무 무리하게 몸을 망치면서까지는 하지 말아줘"
르네의 입가에 빙긋이 미소가 지어졌다.
"걱정마세요. 우리도 우리가 누구의 소유인지는 잘 안답니다."
"그래..."
아하루가 그렇게 말하고는 르네의 뺨에 입을 마추고는 르네에게서 떨어졌다.
"그럼 부탁해"
아하루가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방문을 나섰다.
"아하루"
"선배님..."
아하루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사내에게 다가갔다. 사내의 얼굴엔 은색의 가면을 쓰고 있었고 후드가 달린 로브를 쓰고 있어 아는 사람이 본다 할지라도 누군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나마 사내의 로브 안자락에 삐죽이 튀어나온 검자루가 사내가 검을 쓰는 인물임을 겨우 말해줄 뿐이었다. 허나 일반 마법사들이나 여행자들도 호신용으로나 혹은 위장용으로라도 검을 차고 다니는 판이라 그것이 딱히 사내의 일부분이나마 알려준다고는 하지 못했다.
허나 이내 사내는 자신의 얼굴을 뒤덮고 있는 가면을 벗어 내렸다. 가면 뒤에 나타난 얼굴은 놀란이었다. 놀란의 얼굴은 무척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래... 클레어를 찾았다고?"
놀란이 떨린 목소리로 물었다. 아하루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놀란의 얼굴에 환희의 기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로브에 감춰병?손을 꺼내어선 아하루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하루... 고맙다."
놀란의 말에 아하루가 빙긋 웃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것 뿐입니다. 그런데..."
아하루가 말끝을 흐리자 놀란의 얼굴에 일순 다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뭐냐? 혹시? 큰 부상이라도?"
놀란의 질문에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다친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신전 쪽에서 무슨 암수를 쓴듯 합니다."
"암수라고?"
아하루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단 르네와 훼리아가 클레어양의 상태를 살피고는 있지만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으득... 이 죽일 놈들... 감히 클레어에게 그런짓을 하다니... 나 광명과 정의의 신 펠리온의 이름에 맹세코 그놈들을 용서치 않으리라."
"그럼 일단 가보시겠습니까?"
"부탁해"
놀란이 서둘러 아하루의 뒤를 쫓았다.
클레어가 누워 있는 방안은 아직도 르네와 훼리아가 클레어의 상태를 살피면서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잇었다.
둘은 갑작스레 들어온 놀란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방어태세를 취하다가 그 뒤에 있는 아하루를 보고는 상황을 깨달았는지 조용히 클레어의 곁에서 물러섰다.
놀란이 천천히 클레어가 누운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침대 한켠에 무릎을 꿇어 자세를 낮추고는 클레어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클레어의 손을 자신의 뺨에 조용히 갖다 대었다.
"클레어..."
놀란이 안타까운 음성으로 그렇게 조용히 클레어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침대 위에 누워있는 클레어는 놀란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죽은 듯 누워 있을 뿐이었다.
놀란이 고개를 돌려 르네와 훼리아를 바라보았다. 놀란의 눈은 분노와 간절함이 비쳐져 있었다. 르네와 훼리나에게 뭔가를 말할 것 같던 놀란이 다시 입을 다물고는 아하루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하루가 그런 놀란의 심정을 알았는지 천천히 한발 앞으로 나서서는 르네와 훼리나에게 물었다.
"클레어양의 현재 상태는 어떻지? 뭐가 문제인 거지? 고칠수는 있는거야?"
아하루의 물음에 놀란이 간절한 표정으로 르네와 훼리나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훼리나가 그런 놀란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살짝 르네의 뒤로 한발 물러서자 어쩔수 없다는 듯 르네가 입을 열었다.
"음... 일단 클레어양의 상태는 더이상 악화되거나 다른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일단 여기 훼리나와 같이 클레어양의 몸상태를 점검해 f는데..."
"꿀꺽"
놀란이 자신도 모르게 침 삼키는 소리를 내었다. 르네가 애써 아하루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예상대로 신성력과 이름 모를 주술과 그 주술을 완성하기 위한 약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술은 훼리나가 밝혀낸 바에 의하면 흑마법 계열의 주술인것 같다고 하더군요"
"흑마법?"
"흑마법이라니?"
아하루와 놀란이 동시에 외쳤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고대의 흑마법 중 이러한 주술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주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독특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약물이 필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구요"
르네의 말에 놀란이 급히 클레어를 다시 바라보앗다. 하지만 외견상 클레어의 상태는 그저 잠을 자고 잇는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놀란이 다시 르네를 바라보았다.
르네가 놀란의 그런 마음을 이해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도 과거 흑마법의 부작용은 같이 발견된 신성력에 의해 상쇄된 상태입니다. 그 둘은 상호 보완 작용을 하는 듯 하더군요. 그 결과..."
르네가 잠시 측은한 눈으로 클레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고쳐 아하루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클레어양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요기스러울 정도의 색기를 지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시전자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수 밖에 없는 상태에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살아 있는 인형이나 꼭두각시가 된 셈이죠"
"으음..."
클레어가 누운 침상의 한켠을 쥔 놀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놀란의 손에 힘줄이 불끈 거리며 솟구쳤다.
"그렇다면 자신의 의지는 전혀 없어지는 건가?"
르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런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될겁니다. 훼리나의 말에 의하면 처음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그래도 자신의 의지가 강하다면 시전자의 말에 거역할 수 잇는 상태지요. 하지만 그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의식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전적으로 시전자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더 지나게 되면 마치 시전자의 의지대로 하는 것이 자신의 의지인 양 받아들에게 됩니다.
즉 시전자가 무엇을 원하든 그것이 마치 자신이 원해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된듯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클레어양의 현재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음 글세요? 일단 이 주법은 약물을 어느정도 강하게 투입했느냐의 여부와 그리고 시술자의 조건에 달려있죠 처녀인 경우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더 빨리 진행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클레어양의 경우 아직 처녀성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나이도 그리 많지는 않으니..."
르네의 말에 놀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고칠수는 있는 건가?"
아하루가 그런 놀란의 모습을 보고는 재차 물었다. 르네가 잠시 훼리나를 바라보다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요."
"정말입니까?"
르네의 말에 놀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흥분된 어조로 물었다. 르네가 그런 놀란에게 강한 확신을 주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장담은 못합니다. 하지만 고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허나?"
"어쩌면 부작용이 생기게 될지 모릅니다. 그것은 현재 클레어양이 어떤 상태까지 갔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클레어양의 상태가 중간이나 마지막까지 진행된 상태라면 시전자의 명령이 잠재적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재적으로?"
"네. 이미 한번 입력된 명령은 특히 시전자의 주법에 의한 명령이 이미 전해진 경우는 그 명령을 제거하기는 힘듭니다. 만일 무리하게 그 명령마저 없애려고 했다가는 필경 모든 다른 기억마저 지워져 버리게될겁니다."
"으음..."
"하지만 그쪽에서 이미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선 어쩌면 모든 기억이 지워지더라도 그방법을 쓰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요"
르네의 말에 놀란이 잠시 팔짱을 낀채 침묵에 빠졌다. 그런 놀란의 눈은 여전히 클레어에게 향해 있었다.
한참동안을 클레어를 바라보던 놀란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클레어의 기억을 모두 지우게 된다면 과거의 모든 기억 그리고 나의 기억도 같이 지워지게 되는 걸테죠?"
르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럴수는 없습니다. 비록 어떤 명령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이전의 기억 모두를 잃어버린 클레어를 본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시련입니다."
"후우..."
놀란의 말에 르네가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셨다.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요. 그 주법에 의한 명령이 아직 각인되지 않았길 비는 수 밖에요. 설혹 그 주법에 의한 명령이 각인되어 있다고 해도 어느 특정한 수행명령이 아닌 이상 시술자와 직접 부딪치지 않는 이상 그 주법의 명령이 되살아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가급적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은 피해주십시요. 특히 낯모르는 사람은 더욱 더요"
"알겠소. 그럼 언제쯤 치료가 되겠습니까?"
"일단 훼리나와 저의 체력을 회복하고 또 필요한 재료를 구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도록 하겟습니다. 그러면 내일 아침까지는 어느정도 주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아..."
르네의 말에 그제서야 꽤 지쳐보이는 르네와 훼리나의 모습을 보게된 놀란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형님"
"어멋"
아하루와 르네가 동시에 놀라 외쳤다.
"아닙니다. 이것은 내 마음의 감사의 표시입니다. 그대가 비록 여기 아하루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예를 거두세요. 저는 다만 주인님의 말에 따르는 미천한 계집일 뿐이랍니다. 이 이상 과분한 행동을 하신다면 주인님께 누를 끼치게 되고 그럼 전 치료를 중단할 수 박에 없답니다."
르네의 말에 놀란이 겨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아하루를 향해 싱긋 웃었다.
"고맙다."
"고맙기는요 뭘..."
아하루가 겸연쩍었던지 뒷머리를 긁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번에 좋은 머루주를 발견햇거든요? 같이 한잔하러 가실래요?"
"머루주? 아하루가 보증하는 거라면 맛이 장난이 아니겠네? 좋아 오늘 그 술을 전부 바닥내 주지"
"어어? 그럼 안되죠. 간신히 구한건데 어디까지나 적당히 적당히..."
아하루가 짐짓 난색을 표하며 손을 흔들었다.
"아직도 날 잘 모르군? 난 한번 시작하면 뿌리까지 뽑아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 알잖아?"
"아..안돼요..."
"자 가자! 머루주가 나를 부르는구나"
둘이 서로를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방을 나섰다. 놀란이 문을 나서기전 잠시 클레어를 더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르네와 훼리나를 보고는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마치 뭔가 즐거운 일을 만난 아이처럼 아하루를 뒤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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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kac74님의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
보통 글을 쓰면서 특정한 구성같은 것은 없습니다. 물론 크게 이야기가 어떻게 어떻게 흘러가서 어떻게 결말이 되어진다라는 시작부분과 대략적인 중간부분 그리고 끝부분은 있지만
각 장에서 이 부분은 어떻게 하고 이부분에서는 어떻게 한다는 등의 자세한 밑그림은 그리지 않는 편입니다.
보통 한화에서 다룰 대략적인 내용은 머릿속에 잇지만 그것이 다음회나 다다음회에서 어떻게 연결될지는 나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때는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르고요.
보통의 경우 글을 쓰다보면 글 안의 인물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잇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전혀 의도하지 않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곤 하는데 그때마다 원래의 설정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많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서장에 카미야가 아하루를 따라 나서는 부분(이때문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길어지기 시작했죠... 원래는 대략 30회정도에서 끝을 맺으려 했는데... --;;;)이나 훼리나를 만나는 부분, 최근에는 용병단을 통합하는 부분 역시 등장인물들이 지 멋대로 이야기를 끌어나간 결과입니다.(가뜩이나 갈길이 먼데 이렇게 등장인물들이 사사건건 방해를 놓습니다... )
보통의 경우 그런 경우는 이야기가 술술 풀리는데 제 의도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시키려하면 몇번을 고쳐쓰곤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등장인물들에게만 끌려다닐수는 없는지라 어지간한 경우 중간에 의도에 맞추어 제제하곤 합니다.
이번에 올리는 201회 분도 어제까지 절반을 썼는데 오늘은 왠지 이야기가 잘풀려 나머지 절반을 그야말로 휙 손가는대로 쓰게 되더군요.
더우기 지금 이글을 쓰고 잇는 피시방은 수호천사인지 뭔지가 깔려 있어서 소라에 들어가질 못합니다. 따라서 이글은 내일(읽으시는 시점에서는 오늘)올리게 될 겁니다.
아마도 다음에도 같은 경우가 벌어지리라 생각되는데 어느정도 글이 모여야 올리길 좋아하기 때문에 저야 불만이 없지만 기다리시긴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딱히 매주 언제 언제 올리겟다는 약속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에 쫓기다 보면 오히려 글이 더 안되는 경우를 종종 격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게 올린데에 대한 사과로 몇가지 제가 설정햇던 것들 중 몇가지를 참고하시라고 이 자리에서 공개하도록 하지요
**하늘의꽃 님의 질문에 대한...
현재 아하루전에서의 화폐단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골드 = 100실버 1실버=1000아문 입니다.
1골드의 경우 대략 3g의 무게가 나갑니다.
2화에 보면 카미야가 돈을 마법진 운영소에 맡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게가 10kg이었습니다. 그럼 아무리 못잡아도 3-4000골드가 되는 셈이지요.
1실버의 가치는 도시에 있는 노동자가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입이라고 보면 됩니다. 로마의 1 아우렐리우스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듯
따라서 카미야가 맡긴 돈의 액수는 일반 도시의 평민이 830년 동안 모아야 하는 돈입니다. 그러니 마법진 운영소의 직원들이 당황하는 것도 이해가 가실 겁니다.
제 소설에서는 뭐 즉석에서 1만골드니 2만 골드를 주었니 하는 것은 없습니다. 사실 10KG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데 그런 돈을 어떻게 지니고 다니겠습니까?
*** 설정자료 중
다룬 제국의 공작령및 황제령 (오른 쪽 것은 령도)
(령도-일반 시장이 황제의 명령을 받아 통치 황제의 영토)
차렌: 아카발
유차레 : 하코네
도레온 : 룬 ,지방 령 엘
슈만 : 자인트
카핌 : 쿨덴
칼로슈 : 미얌
아파르 : 하파이나
(공도-공작령의 중심도시 공작이 직접 통치하거나 대리 귀족을 보냄)
듀코브니령 : 도레온
코즈히령 : 루운야
카리나령 : 켈빔
레폴트령 : 미노
듀만령 : 슐덴
케마스령 : 아졸드
데히만령 : 파아반->파비안으로 고침
갈로쉬령 : 카티야
놀란령 : 사리센
칼센령 : 우루츠
체로빌령 : 마치엔
데히만 령 : 나라엔
피본 령: 파리스
자민 령: 파도나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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