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리가 좋다. 그것은 장담할 수 있다. 어떤 지능지수 테스트를 해도, 아무리 대충 해도 평균치 이상은 나온다. 어릴 때는 영재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 내가 대학에 가지 못했다.
"씨발, 개새끼."
머리만 믿고 공부를 건성으로 했냐고? 개 같은 소리하지 마라, 천재는 괜히 천재 아니다.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천재인 거다. 하지만 천재도 뜻밖의 사고에는 무기력 했다. 아버지가 사체 돈까지 빌려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려 했다가 모조리 말아먹은 것이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우리 집은 망했고 아버지는 그걸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 버렸다. 어머니는 또 그걸 못 견디고 드러누워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학교고 나발이고 당장 돈을 벌어야만 했다.
하지만, 천재라는 것도 이렇다 할 여건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이름 좀 있는 기업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날 고용하기를 꺼려했고 작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방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집을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씨발 개새끼."
친구의 아버지, 사체업자. 빌어먹을 새끼. 모든 것이 짜증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틈틈이 일해 번 푼돈은 어머니 약값으로 혹은 생계 유지로, 이래저래 날려먹고 있었다. 결국 내 주머니에는 십원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날도 난 무언가 인생을 역전할 방법이 없을까 깊게 생각을 하며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밤 골목을 헤메어 다니고 있었다.
"씨발, 니미, 뭐든, 좋아, 그 개새끼들을 말아먹을 방법이 있다면."
극단적으로 칼을 들고 들어가 쓸어버리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그건 현실성이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자본주의식 복수로 돈을 벌어 원한을 갚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오래 걸린다. 뭔가 단 기간에 성공을 하면서 복수를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나에겐 절실했다.
"복수 따위에 연연하며 살기에는 인생이 아깝지, 그렇다고 해서 그냥 있자니 너무 억울하고."
하다 못해 무언가 만화 같은 일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어? 뭐야 이거?"
골목 가운데 마치 나를 기다리듯 떨어져 있는 노트 한 권, 보통 때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그것이 왜 이렇게 눈에 들어오는 걸까, 난 무심결에 그것을 주워 들었다. 노트는 그저 그런 평범한 대학 노트였지만 표지 안에는 무언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계약서라……."
가만보니 그것은 노트가 아니었다. 한 장 한 장에 모두 동일한 내용이 적혀 있는 말 하자면 무슨 계약서의 양식을 묶어 놓은 그런 모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표지 안에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은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 이었다.
1. 이 계약서는 공정한 악마의 거래 원칙에 의거한다.
2. 이 것을 사용하는 존재는 타인에게 능력을 줌으로서 그 대가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3. 그 대가는 타인에게 준 능력에 비례한다.
4.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한도해서 가능하다.
5. 계약은 계약서에 교환조건의 작성과 서명을 함으로서 성립된다.
6. 자세한 사항은 공정한 "악마의 거래 원칙" 정식 규정을 참고하기 바란다.
"뭐야, 이거 터무니없구만, 요즘 데스공책인가 뭔가가 인기라고 하더니, 그걸 흉내낸 장난감인가?"
슬쩍, 그것을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왜인지 그럴 수가 없었다. 마치 악마가 나에게 속삭이기라도 하는 듯.
----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골방 한쪽의 책상에서 그것을 천천히 넘겨본다. 그것에는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듯한 흔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름들과, 이런 저런 계약 내용들.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돈과 관련된 능력을 주고 대가로 그녀(계약자중 여자)의 몸을 받는다든지 돈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들이었다. 왠지 진지하게 써 있는 그것들을 보니까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로웠다. 만약 이런 것들이 전부 장난이 아니라면 이 계약서야 말로 내가 원하던,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뭐 장난이니까 한번 쯤 시험해 볼 가치는 있겠지."
어차피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험 정도는 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런 바보 같은 장난에 쉽게 응해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누구일까.
"어머니 밖에 없겠지."
난 계약서의 내용을 자세하게는 적지 않고 얼렁뚱땅 어머니에게 서명을 받아 내었다. 이런 계약서에 자세한 내용을 적었다는 철 좀 들으라며 구박 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어머니는 무슨 서명인지 물었지만 나는 설문조사 아르바이트라며 대충 둘러댔다. 뭐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겠지.
"흠, 계약의 내용을 정해야 겠지."
우선은 내가 가진 능력중 어머니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미 사용된 계약서를 보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대부분은 공부에 관련된 그런 능력이나 재산, 혹은 신체능력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만약 노트의 주인이 악마라고 한다면……."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진 악마가 주인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주고 영혼을 받아내는 것도 가능하겠지? 뭐 그건 가정이고.
"내가 가진 능력은, 건강인가. 그래 그 정도로 해주지."
나는 줄 것에 내 건강을 적었다. 그리고는 받아 낼 것에는 어머니의 남은 수명이라고 적었다. 어차피 되지도 않을 거 왠지 악마가 된 기분이라도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계약 기간은……하루 정도로 할까."
----
다음 날, 난 또 뭔가 일거리가 없나 찾아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옆에 누워 있어야 할 어머니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 엄마?"
그런데 그 어머니가 밥상을 들고 방으로 쑥 들어왔다. 몇 달만에 보는 모습일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본 적이 없는 건강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혹시……그 계약서?"
그렇다면 어머니는 오늘……죽는다.
그것에 계속 신경 쓰였다. 계약서대로라면 계약서가 작성된 시점인 어제 새벽, 그로부터 24시간이 지나면 어머니는 죽는다. 나는 그것이 신경 쓰여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어머니 옆에 계속 있기로 했다.
그리고 문제의 시간이 되었다. 하루 종일 어머니는 모처럼 건강을 되찾은 것이 이상했던 것인지 이런 저런 지나간 일들을 말하거나 없는 살림에 나에게 무언가 만들어 먹이면서 행복해 했다. 오랜만에 맛 보는 작은 행복이었다.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다 되도록 어머니는 별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계약서가 거짓이라는 것을 깨닳게 되었다.
"후, 그럼 그렇지."
안도감일까? 어머니가 살았다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계약서가 가짜라는 상실감이었다. 그리고 나와 어머니는 또 내일을 기약하면서 잠이 들었다.
------
"엄마?"
다음날, 어머니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다. 숨은 멈춰 있고 몸은 굳어가고 있었다. 심장 마비일까? 아니면 병? 하아, 그래 좋다. 뭐든 좋다. 계약서는 진짜인 것이다. 그래. 계약서가 진짜라는 사실이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진짜, 진짜……란 말이지."
어머니의 시체를 앞에 두고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시체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경찰은 아무것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일단 신고를 해 두고 난 계약서를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방 구석에 놓여진 책상 위의 사진이 눈에 띄였다. 그것은 내 소꿉친구인 "민지"와 찍은 사진이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 시절에는 그녀를 따먹어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문득 그 생각에 내 그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여자, 여자라. 그러고 보니 민지는 최근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했던가, 하긴 원래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았으니까…… 그럼 내 지능을 좀 빌려주고……."
그녀를 따먹자.
"씨발, 개새끼."
머리만 믿고 공부를 건성으로 했냐고? 개 같은 소리하지 마라, 천재는 괜히 천재 아니다.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천재인 거다. 하지만 천재도 뜻밖의 사고에는 무기력 했다. 아버지가 사체 돈까지 빌려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려 했다가 모조리 말아먹은 것이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우리 집은 망했고 아버지는 그걸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 버렸다. 어머니는 또 그걸 못 견디고 드러누워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학교고 나발이고 당장 돈을 벌어야만 했다.
하지만, 천재라는 것도 이렇다 할 여건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이름 좀 있는 기업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날 고용하기를 꺼려했고 작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방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집을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씨발 개새끼."
친구의 아버지, 사체업자. 빌어먹을 새끼. 모든 것이 짜증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틈틈이 일해 번 푼돈은 어머니 약값으로 혹은 생계 유지로, 이래저래 날려먹고 있었다. 결국 내 주머니에는 십원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날도 난 무언가 인생을 역전할 방법이 없을까 깊게 생각을 하며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밤 골목을 헤메어 다니고 있었다.
"씨발, 니미, 뭐든, 좋아, 그 개새끼들을 말아먹을 방법이 있다면."
극단적으로 칼을 들고 들어가 쓸어버리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그건 현실성이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자본주의식 복수로 돈을 벌어 원한을 갚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오래 걸린다. 뭔가 단 기간에 성공을 하면서 복수를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나에겐 절실했다.
"복수 따위에 연연하며 살기에는 인생이 아깝지, 그렇다고 해서 그냥 있자니 너무 억울하고."
하다 못해 무언가 만화 같은 일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어? 뭐야 이거?"
골목 가운데 마치 나를 기다리듯 떨어져 있는 노트 한 권, 보통 때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그것이 왜 이렇게 눈에 들어오는 걸까, 난 무심결에 그것을 주워 들었다. 노트는 그저 그런 평범한 대학 노트였지만 표지 안에는 무언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계약서라……."
가만보니 그것은 노트가 아니었다. 한 장 한 장에 모두 동일한 내용이 적혀 있는 말 하자면 무슨 계약서의 양식을 묶어 놓은 그런 모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표지 안에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은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 이었다.
1. 이 계약서는 공정한 악마의 거래 원칙에 의거한다.
2. 이 것을 사용하는 존재는 타인에게 능력을 줌으로서 그 대가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3. 그 대가는 타인에게 준 능력에 비례한다.
4.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한도해서 가능하다.
5. 계약은 계약서에 교환조건의 작성과 서명을 함으로서 성립된다.
6. 자세한 사항은 공정한 "악마의 거래 원칙" 정식 규정을 참고하기 바란다.
"뭐야, 이거 터무니없구만, 요즘 데스공책인가 뭔가가 인기라고 하더니, 그걸 흉내낸 장난감인가?"
슬쩍, 그것을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왜인지 그럴 수가 없었다. 마치 악마가 나에게 속삭이기라도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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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골방 한쪽의 책상에서 그것을 천천히 넘겨본다. 그것에는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듯한 흔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름들과, 이런 저런 계약 내용들.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돈과 관련된 능력을 주고 대가로 그녀(계약자중 여자)의 몸을 받는다든지 돈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들이었다. 왠지 진지하게 써 있는 그것들을 보니까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로웠다. 만약 이런 것들이 전부 장난이 아니라면 이 계약서야 말로 내가 원하던,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뭐 장난이니까 한번 쯤 시험해 볼 가치는 있겠지."
어차피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험 정도는 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런 바보 같은 장난에 쉽게 응해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누구일까.
"어머니 밖에 없겠지."
난 계약서의 내용을 자세하게는 적지 않고 얼렁뚱땅 어머니에게 서명을 받아 내었다. 이런 계약서에 자세한 내용을 적었다는 철 좀 들으라며 구박 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어머니는 무슨 서명인지 물었지만 나는 설문조사 아르바이트라며 대충 둘러댔다. 뭐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겠지.
"흠, 계약의 내용을 정해야 겠지."
우선은 내가 가진 능력중 어머니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미 사용된 계약서를 보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대부분은 공부에 관련된 그런 능력이나 재산, 혹은 신체능력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만약 노트의 주인이 악마라고 한다면……."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진 악마가 주인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주고 영혼을 받아내는 것도 가능하겠지? 뭐 그건 가정이고.
"내가 가진 능력은, 건강인가. 그래 그 정도로 해주지."
나는 줄 것에 내 건강을 적었다. 그리고는 받아 낼 것에는 어머니의 남은 수명이라고 적었다. 어차피 되지도 않을 거 왠지 악마가 된 기분이라도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계약 기간은……하루 정도로 할까."
----
다음 날, 난 또 뭔가 일거리가 없나 찾아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옆에 누워 있어야 할 어머니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 엄마?"
그런데 그 어머니가 밥상을 들고 방으로 쑥 들어왔다. 몇 달만에 보는 모습일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본 적이 없는 건강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혹시……그 계약서?"
그렇다면 어머니는 오늘……죽는다.
그것에 계속 신경 쓰였다. 계약서대로라면 계약서가 작성된 시점인 어제 새벽, 그로부터 24시간이 지나면 어머니는 죽는다. 나는 그것이 신경 쓰여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어머니 옆에 계속 있기로 했다.
그리고 문제의 시간이 되었다. 하루 종일 어머니는 모처럼 건강을 되찾은 것이 이상했던 것인지 이런 저런 지나간 일들을 말하거나 없는 살림에 나에게 무언가 만들어 먹이면서 행복해 했다. 오랜만에 맛 보는 작은 행복이었다.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다 되도록 어머니는 별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계약서가 거짓이라는 것을 깨닳게 되었다.
"후, 그럼 그렇지."
안도감일까? 어머니가 살았다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계약서가 가짜라는 상실감이었다. 그리고 나와 어머니는 또 내일을 기약하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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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다음날, 어머니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다. 숨은 멈춰 있고 몸은 굳어가고 있었다. 심장 마비일까? 아니면 병? 하아, 그래 좋다. 뭐든 좋다. 계약서는 진짜인 것이다. 그래. 계약서가 진짜라는 사실이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진짜, 진짜……란 말이지."
어머니의 시체를 앞에 두고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시체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경찰은 아무것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일단 신고를 해 두고 난 계약서를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방 구석에 놓여진 책상 위의 사진이 눈에 띄였다. 그것은 내 소꿉친구인 "민지"와 찍은 사진이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 시절에는 그녀를 따먹어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문득 그 생각에 내 그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여자, 여자라. 그러고 보니 민지는 최근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했던가, 하긴 원래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았으니까…… 그럼 내 지능을 좀 빌려주고……."
그녀를 따먹자.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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