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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tness of Love - 16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47 448회 0건
PART FIVE - the memory

헤르난은 리시안느의 설명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흥분이 되는 것을 느꼈다. 사실 헤르난도 그날 리시안느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헤르난은 이런 자신의 감정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라이오트라의 전통에 따라 죄책감을 없애주기 위한 벌을 준 것인데 어떻게 보면 더없이 엄숙하고 경건해야 할 순간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그를 괴롭혀 왔던 것이다. 헤르난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회초리의 감촉을 느끼며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 리시안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 사랑스러운 여인... "

비록 자신의 감정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긴 했지만 그런 일이 있은 후에 리시안느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헤르난은 문득 그녀를 힘껏 끌어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여인이 스스로의 죄에 대한 벌을 모두 받기 전에는 어떤 행복이나 즐거움도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착한 영혼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헤르난은 그런 생각을 애써 참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헤르난의 끄덕임이 자신의 부탁에 대한 대답이라는 것을 알아 챈 리시안느는 얼굴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는 것을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 헤르난은 손을 내려 드레스 자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리시안느의 손을 잡아 그녀를 침대로 데리고 갔다. 그의 손에 이끌려 침대로 간 리시안느는 헤르난이 그대로 서 있는 것을 보며 잠시 의아해 하다가 이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내고 침대 모서리에 배를 대고 엎드렸다. 이번에는 손이 아닌 회초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난번과 같은 자세로는 벌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 정말 괜찮겠소? "

자신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 푹신한 침대에 얼굴을 묻고 있는 리시안느는 그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침묵이 긍정을 의미한 다는 것을 알고 있는 헤르난은 침대에 엎드려 있는 리시안느의 드레스 끝을 잡고 천천히 위쪽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몇 겹이나 되는 드레스가 모두 그녀의 허리위쪽으로 올라가고 다시 헤르난의 손에 의해 마지막 남은 속옷이 아래로 끌어내려지는 순간 리시안느는 그의 무릎에 엎드려서 느꼈던 것과 똑 같은 기분을 느끼며 온몸을 긴장시켰다.

[ 휘익~ ]

" 흡! "

리시안느는 예상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고통스러운 느낌에 헛바람을 삼키며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었다. 그녀는 헤르난의 손으로 맞았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회초리가 남긴 고통은 꽤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고 그녀의 엉덩이에 남아 있었다.

" 안돼... "

헤르난의 손에 들린 회초리가 다시 자신의 엉덩이에 닿는 것을 느낀 리시안느는 너무 빠르다는 생각에 안된다고 외쳤지만 그것은 그녀 마음속의 외침이었을 뿐 말이 되어 입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리시안느는 그의 행동을 만류할만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 으읍! "

처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느낌에 침대에 눌려 있는 그녀의 입에서는 답답한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 휘이익~ ]

" 아악~! "

리시안느는 세번째 매질을 견디지 못하고 허리를 활처럼 뒤로 젖히며 비명을 질렀다. 헤르난은 그런 리시안느의 행동에 회초리를 든 손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지만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그것은 리시안느가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헤르난은 마음을 다잡으며 리시안느가 다시 엎드리는 것을 기다렸다가 회초리를 든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 너무 아파... "

헤르난에게 처음 손으로 엉덩이를 맞았던 경험에서 이번에도 그 정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 너무 큰 차이가 났다. 리시안느는 자신이 과연 헤르난이 매를 멈출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걱정은 오래 이어질 수 없었다.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며 네번째 매가 그녀의 엉덩이를 향해 떨어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 흐~읍! "

리시안느는 가까스로 비명을 참으며 뜨겁게 달군 쇠를 가져다 대는 듯한 고통을 덜기 위해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었다. 그런 그녀의 시도는 헤르난의 눈앞에서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광경을 보이고 있었지만 리시안느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귀족가의 여인이라는 고귀함이나 자존심은 아무런 필요가 없는 장식에 불과한 것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의 앞에서 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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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4th, KRANDOR 337

페릴은 눈을 뜨면서 평소보다 훨씬 기분 좋게 잠을 잔 것 같다고 느꼈다. 한껏 기지개를 켜며 밤새 움직이지 않아 굳어진 근육을 풀어준 페릴은 양손으로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 어? "

막 침대에서 바닥으로 내려서던 페릴은 베게 옆에 뭔가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어 들며 아직 잠이 덜 깬 눈으로 그것을 살펴보았다. 그것은 얇게 편 쇠로 만들어진 아무런 장식도 없는 평범한 모양의 펜던트였다. 페릴은 펜던트를 매달고 있는 가느다란 가죽끈을 잡아 자신의 눈앞에 들어올리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펜던트의 뚜껑을 열었다. 펜던트 안에는 아주 작은 크기의 초상화가 들어 있었다.

" 누구지? "

혹시 자신이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초상화를 들여다보며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도저히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초상화 속에 그려져 있는 자상한 미소의 여자를 보면서 왠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 페릴은 그 여자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

" 할아버지한테 물어봐야겠다. "

할아버지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페릴은 이런 물건을 자신에게 줄 사람은 할아버지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페릴은 침대에서 내려와 밖으로 나갔다.

" 할아버지~ "

페릴은 할아버지 방의 문을 열며 아직 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그를 부르다가 침대가 비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어디 가셨나? "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온 집안을 돌아다닌 페릴은 조금씩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 할아버지~! "

자는 동안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은 채 집 밖으로 나온 페릴은 할아버지가 어딘가 가까운 곳에 있기를 바라며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 불러보았다. 그러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메아리로 변한 그녀 자신의 목소리와 갑작스러운 소동에 놀란 새들의 날갯짓 소리뿐이었다.

" 할아버지이~! "

페릴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여 할아버지를 불렀지만 이번에는 메아리만 돌아왔다. 그 메아리 소리조차 완전히 사라져버린 후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적막감이 페릴의 작은 몸을 휘감았고 갑자기 무서움을 느낀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했다.

" 헤헤, 괜찮을 거야. 잠깐 마을에 가셨겠지 뭐. "

페릴은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억지로 웃으며 자기 자신을 위로했다. 그러나, 애써 꾸며놓은 그녀의 밝은 표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금방 돌아올 것이라 믿고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집으로 들어간 페릴이 테이블 위에서 발견한 한 통의 편지 때문이었다.

" 아닐 거야... 그럴 리가 없어... "

페릴은 머리 속에 떠오르는 나쁜 생각들을 떨쳐 버리려는 듯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집어 들었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페릴의 손에서 시작한 떨림은 점차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꼭 다문 페릴의 입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페릴은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혼자 남겨진 페릴은 슬픔과 두려움, 외로움과 같은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감정들에 둘러 쌓여 무너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에게 8개월 동안의 짧은 행복을 느끼게 해준 작은 오두막에는 양손으로 할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꼭 움켜쥐고 가슴에 안으며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몸을 웅크린 페릴의 흐느끼는 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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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1st, KRANDOR 338

여행이 뭔지도 모르는 페릴은 늘 입던 평범한 옷을 입고 몇 벌 되지 않는 옷가지와 두고 갈 수 없는 물건들을 담은 보따리를 든 이상한 모습으로 꽤 오랜 시간 동안 살아온 오두막을 돌아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페릴이 혼자서 생활한 것도 벌써 4개월이나 되었다. 할아버지가 그런 편지를 남기고 떠나긴 했지만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페릴은 그렇게 혼자서 쓸쓸히 몇 개월을 버텨왔던 것이다. 그러나 계속 이렇게 슬퍼하고 있는 다는 것이 할아버지의 당부를 거역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페릴은 용기를 내어 세상에 부딪쳐 보기로 했던 것이다.

" 꼭 다시 돌아 올께요. "

페릴은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을 깜빡이며 아무도 없는 집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 바람에 고여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페릴은 눈물을 닦아낼 생각도 하지 않고 왠지 다신 돌아 올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을 떨쳐 버리기 위해 일부러 씩씩하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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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릴이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쯤이면 아마 할아버지는 이 세상이 아닌 곳에 있겠구나. 평생을 네 곁에 있어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내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걸 알았단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못난 할아버지를 용서해 주려무나. ...(중략)... 페릴의 어깨에 있는 보기 흉한 낙인은 내가 보이지 않게 해두었다. 완전히 지워주고 싶었지만 나로서는 감추어 두는게 고작이구나.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았을 터인데 ...(중략)... 그 펜던트는 페릴의 어머니가 남겨둔 것이란다. 페릴의 어머니는 분명 살아계시고 언젠가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니 그때까지 소중히 간직하길 바란다. ...(중략)... 마지막으로 페릴에게 부탁할게 있단다. 늘 웃으며 살거라. 누가 널 괴롭히고 힘들게 해도 그 사람을 미워해선 안된다. 미워하는 감정은 언젠가 페릴이 화를 내게 만들 테니까 말이다. 화를 내면 이 할아버지가 걸어둔 보잘 것 없는 마법이 효력을 잃을 수도 있단다. ...(중략)... 늘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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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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