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크가 조역급으로 나오는데다가 야한씬까지 적다는........ㅠㅠ
좀 더 내용에 재미를 더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31.엘리자베스와 레나,포로가 되다
빗속을 뚫고 산속에 자리잡은 헥토르의 초막에 도착한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를 검은 머리카락의 젊은 20대의 청년이 맞이했다.
"어서 오시지요.사부님은 잠시 나가셨습니다.제 처가 차를 내올테니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의자에 앉아 유심히 헥토르의 제자라는 청년을 살펴보던 발렌타인은 깜짝 놀랐다.소드마스터의 감각으로 발렌타인은 이 청년도 소드마스터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이럴수가,도대체 헥토르에게는 소드마스터를 만들어내는 비법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발렌타인은 이 젊은이가 약간의 변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다지 심한 수준은 아니고 정체를 숨기려는 듯 했는데 도대체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발렌타인으로서는 또 한명의 소드마스터가 탐나지 않을 수 없었다.은근슬쩍 말을 걸어보기 시작했다.
"음,자네 이름이 뭔가?"
"카...인이라고 합니다."
"음,카인,아마도 소드마스터인듯 한데 정식으로 제안하겠네.우리 로키안의 신하가 될 생각없나?후작의 작위를 보장하고 전공을 세우면 조만간 공작의 자리까지도 올려주겠네."
카인이란 청년의 입술에 미소가 맺혔다.소드마스터답게 외양은 젊어도 꽤 나이는 먹은 듯 했다.
"아직 제 검은 미숙하고 공명을 이루어보는것보다 검의 끝에 도달해보고 싶은 애송이에 불과합니다.관심은 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옆에서 스파르타쿠스도 적극 권했지만 카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카인의 아내라는 여인이 가져온 차로 몸을 녹이는 중에 드디어 헥토르가 돌아왔다.녹색머리카락에 부드러운 인상이었지만 건장한 체구의 헥토르는 역시 소드마스터답게 완벽한 육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발렌타인 그대가 직접 올 줄은 몰랐소."
몇마디 공치사가 이어지고 발렌타인은 헥토르가 제자를 설득해줄수 없느냐고 부탁했다.로키안이 싫다면 플로린의 신하가 되어도 좋으니 이번전쟁의 전력만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제자?그거 오해요.저 친구는 나와 만나기 전부터 소드마스터였소.다만 우연히 나하고 만나서 한번 겨루어보고는 검을 더 배우고 싶다면서 내 제자가 되겠다고 한 겸손한 친구지.카인의 행동은 내가 뭐라고 할수 없소."
발렌타인은 그의 말에 기존의 검사중 소드마스터가 될만한 사람들을 고려해보았지만 당최 기억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순간 그의 뇌리에 한 사람의 이름과 외모가 스쳐지나갔다.
"내가 몇일뒤 내려간다고 했는데 뭐하러 직접 오신거요?이거 집이 너무 좁아서 제국의 공작두분을 모시기에는 누추한 점이 많지만 좀 참으셔야겠소."
"아니,사실은 어서 헥토르경을 모셔가고 싶어서 서둘러 왔었습니다만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야겠습니다."
순간 스파르타쿠스는 어리둥절해졌다.애초에 헥토르를 빨리 데려가고 싶어서 직접 왔고 급히 먼저 돌아가야 할 일은 없었던 것이다.하지만 친구의 눈짓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우기중 아주 가끔 볼수 있는 보름달이 쿠베수산의 어둠을 밝혀 주는 도중 한 청년이 산 중턱에 자리잡은 작은 공터에 모습을 드러냈다.바닥은 방금전까지 내리던 비로 아직도 질척거리고 있었다.
"이런 인연이라니,동생과 생사를 겨루고 있는 자들이 내 사부를 데리러 왔다.........."
헥토르의 제자 카인,바로 3년전까지 유리아제국의 1황자로 현황제인 아크의 형인 칼은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겼다.
원래 타냐와 함께 은거할 곳을 찾아 녹색산맥에 들어갔던 칼은 이종족과 인간들의 분쟁이 격화되어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어지자 대륙곳곳을 떠돌며 검사들과 겨루었다.소드마스터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오라블레이드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역시 검의 경지에 달한 소드마스터를 상대할자는 없었다.그러던 중 흘러흘러 플로린까지 오게 된 칼은 우연히 주민들을 괴롭히는 도적들을 토벌하러 산속으로 들어왔다가 헥토르와 만났고 그의 강함을 알아챈 칼은 대결을 신청했다.
헥토르의 실력은 같은 소드마스터라도 칼과 하늘과 땅 차이였다.몇합견디지도 못하고 참패한 칼은 헥토르에게 무릎을 꿇고 제자로 거두어달라고 간청했다.새로운 검의 경지를 바라보게 된 칼은 그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헥토르는 칼에게 있고 싶은 동안 있어도 좋다며 함께 있는 것을 허락했지만 굳이 사제의 연을 맺지는 않고 동격으로 서로 검을 갈고닦는 사이로 인정해주었다.하지만 칼은 헥토르와 함께 있으면서 익힌 검의 경지에 정말 기뻐하면서 그를 깎듯이 사부로 대접했다.
그러던중 헥토르와 플로린황실의 접촉이 있었고 헥토르는 결국 플로린의 제의를 받아들여 하산하기로 한 것이었다.
"검에만 매진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칼은 사부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사부의 사정은 그도 알고 있었고 바로 플로린의 황제인 슈란2세가 그의 외증손자고 애뜻한 사연이 있는 외손자를 돕기위해 하산하고 싶다는 것을 어쩌겠는가.
"동생과 사부가 대결하게 되면......."
칼이 경험한 동생 아크의 실력은 헥토르에 비하면 어림도 없었다.제대로 겨루어보진 못했지만 아크보다 검으로는 강하다는 그의 부인중 아테나도 헥토르를 이기긴 힘들것이다.자신도 헥토르처럼 동생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관두자,득보단 실이 많다."
죽은것으로 되어 있는 자신이 다시 나타나면 유리아로서는 대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컸다.그 위험은 소드마스터한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생기는 이득을 헐씬 넘어설 확률이 많았다.이미 자신을 잊고 현실에 적응해가고 있을 친지들에게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녀석 부인들이라면......"
칼은 아크의 여인들을 떠올리고 피식 웃었다.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은 아크의 그분야의 실력(?)은 결코 따라가지 못하리라.그 여인들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몫이상을 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칼은 검을 빼들었다.한참 달빛아래서 검을 휘두르런 칼이 갑자기 동작을 멈추면서 한쪽을 응시했다.
"거기 있는 분,나오시지요."
숲속의 그늘속에서 먼저내려간다고 했던 로키안의 두 소드마스터중 스파르타쿠스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타났다.
"이거 숨는데는 역시 소질이 없다니까......그런데 당신 유리아의 칼 황자 정말 맞는 거요?발렌타인이 그말을 했을때는 깜짝 놀랐소.난 세상에 알려진대로 당신이 죽었을 거라고만 생각했으니까."
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그러나 자신도 과거에 대륙 10대검사의 한명의 위치를 가졌던 사람,아무리 소드마스터의 육체재구성을 이루어 젊어지고 약간의 변장을 했다지만 그정도로는 역시 발렌타인의 매서운 눈을 속이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자신의 안이함을 후회했다.
"그냥 모른 척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저는 세상과는 이미 인연을 끊은 사람입니다."
"쩝,발렌타인 그 친구는 좀 철저한 사람이라서 말이요.이건 그 친구제안인데 당신 로키안에 망명하시는 건 어떻겠소?우리를 도우면 나중에 유리아항제로의 즉위도 지원하겠다는게 발렌타인의 제안이요."
칼은 그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애초에 그런 것을 탐냈다면 이렇게 자신을 죽은것으로 하고 세상을 떠돌지도 않았으리라.문득 타국과 손을 잡고서라도 황제가 되고 싶어했던 셋째동생 넥슨이 떠올랐다.남들은 그의 후안무치함을 비웃었지만 칼은 자신이 애초에 똑바로 된 행동을 했어도 동생들이 서로 죽이려 드는 처참한 운명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떠오를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는 가엾은 동생이었다.어리석은 행동으로 동생들을 괴롭혔던 자신에게 이제와서 그런 것을 탐낼 자격이란 없었다.
"애초에 그런것을 바랬다면 조국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제게 부귀영화란 이제 별 가치를 느낄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가?미안하오,어쩌면 당신을 모욕하는 말이었겠군.발렌타인은 당신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냥 두는건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합디다."
스파르타쿠스가 검을 뽑으면서 예를 취했다.칼은 머리를 들어 잠시 하늘을 응시했다.제국의 황위계승자,대륙10대검사......그런 운명에 매이고 싶지 않았는데 운명은 그를 놔주지 않고 있었다.
"소드마스터간의 대결이란 결코 접하기 쉬운 일은 아니지요.스파르타쿠스님과 실력을 겨루게 되어 기쁩니다."
"으흠,나역시."
예를 취한 두사람은 자세를 취하고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두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산속을 가득채워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타앗!"
선공은 스파르타쿠스의 공격으로 시작되었다.먼저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듯하던 단순한 패턴의 공세로 보였지만 단순하게 피하려들었다간 어떤 방향에서든 걸려서 두쪽이 나지 않을수없게 모든 방위를 차단하는 변초가 숨어 있었다.보름달빛을 무색하게 만드는 오라블레이드의 찬란한 광채가 찬란하게 빛났다.
"빠져나갈수는 없다.막아야 한다!"
- 츄아앙
칼역시 오라블레이드를 일으켜 스파르타쿠스와 맞부딪히자 강한 스파크가 일었다.
"타아앗!"
일단 처음 일격을 막은 칼은 손에 살짝 힘을 빼면서 스파르타쿠스의 압력에서 빠져나왔다.보통 힘을 주면서 서로를 누르던 상대가 갑자기 빠져나가면 자세가 무너질만도 하건만 스파르타쿠스는 그렇지 않았다.
-챙,차아앙
두사람의 검격이 서로 교환하면서 삽시간에 4,50회나 오라블레이드가 충돌했다.보통사람으로선 그 일격을 확인조차 할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나보다 어리면서 일찍 10대검사에 들었던 자답군.대단해."
스파르타쿠스는 과거 신성교국의 성기사였던 엘리자베스를 빼고 순수한 기사들중에는 가장 어린나이로 대륙10대검사에 들어있던 칼의 과거를 기억하면서 감탄했다.칼은 스파르타쿠스보다 헐씬 적은 힘을 들이는 듯하면서도 능숙하게 자신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있었다.초조해진 스파르타쿠스가 점점 강한 기세로 검을 내리쳤지만 칼은 그 공격을 잘 받아냈다.
"사부님이 말하시던 경지가 .....조금은 보일듯도 하다!"
바로 아테나가 공고나의 검보를 읽고 깨우친 비결을 칼도 헥토르에게 배웠다.하지만 칼의 경지는 아직 아테나에 비해서는 좀 손색이 있어 자신보다 일찍 소드마스터를 이루고 같은 소드마스터인 발렌타인과 대련을 계속해온 스파르타쿠스에게 겨우 막상막하를 이루는 정도였다.
스파르타쿠스의 강맹한 공격을 잘 받아내면서 틈이보일때마다 유효적절한 일격으로 반격하는 칼의 움직임에 스파르타쿠스가 점점 숨을 헐떡일때 갑자기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실력이요.칼 황자.하지만 잠시 이쪽을 보시겠소?"
발렌타인의 목소리에 놀란 칼과 스파르타쿠스가 놀라 검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그쪽에는 타냐의 목에 검을 들이댄 발렌타인이 서 있었다.
"자네!이게 무슨 짓인가!"
칼보다 스파르타쿠스가 먼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원래 발렌타인은 헥토르와 대화도중 유심히 칼을 관찰하다가 그의 정체를 짐작하고 스파르타쿠스와 산을 내려가는 척하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들을 살폈다.칼이 헥토르와 떨어진 곳에 거처를 마련한 것을 확인한 발렌타인은 칼을 해치우거나 포섭하기로 했다.원래는 제안이 비틀어지면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가 동시에 덤벼들어 칼을 해치우려고 했지만 스파르타쿠스는 거기에 반대했다.무골인 스파르타쿠스는 칼이 그런 간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면 어차피 싸워야한다면 검사답게 1대1로 승부를 내겠다면서 자신이 혼자 칼을 상대하겟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칼과 스파르타쿠스의 대결을 보면서 막상막하인것을 확인한 발렌타인은 곧바로 칼의 거처로 달려가서 타냐를 제압해버렷다.타냐의 실력은 최근에 칼과 헥토르의 도움으로 괄목성장했지만 그녀의 실력은 소드마스터인 발렌타인을 상대하긴 어림도 없었다.
"미안하네,하지만 난 절대로 실패를 용납할수 없네."
"발렌타인!"
무인으로선 정직한 스파르타쿠스로선 아무리 친구라지만 발렌타인의 기사도를 어긋나는 행동을 용납할수없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이런짓만은 절대 안돼!"
"아직도 모르겠나?우리에겐 실패란 절대 용납할수 없어!칼 황자가 만약의 경우 유리아에 붙어서 유리아의 전력이 증강되는 것이나 자네가 죽어서 우리의 전력이 떨어지는것,어느쪽이든 우리에겐 치명적이야!지금 우리는 명예를 얻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살아남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근 거라구!"
사기유닛들의 집단인 아크와 부인들을 상대하느라 겪은 발렌타인의 고초가 담겨있는 듯한 절규였다.하지만 스파르타쿠스로서는 이런 치욕적인 짓은 도저히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자네,당장 그만 두지 않으면......"
"두분 모두 그만 두시지요."
칼이 조용히 내뱉는 말에 순간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가 숨을 죽였다.검을 조용히 치켜든 칼이 발렌타인의 품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는 타냐를 지긋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부귀영화도 권세도 바라지 않았습니다.세상의 허식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검과 함께 살고 싶었습니다.하지만 과거는 나를 놔주지 않는군요."
칼이 검끝을 자신의 가슴에 들이대고 검자루를 두손으로 꽉 잡았다.
"타냐는 유리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저같은 어리석은 남자를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여기까지 따라와준 가엾은 사람입니다."
"자,잠깐!"
스파르타쿠스가 만류하려고 했지만 이미 때가 늦은 듯 했다.바로 그 순간이었다.
- 피이잉
고요한 정적을 가느다란 파공음이 찢으면서 한개의 돌이 날라와 칼의 검손잡이를 맞추었다.바로 옆에서 날아온 듯 한 돌맹이의 충격에 칼은 손이 저려오는 것을 느끼면서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누,누구?"
발렌타인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발렌타인보다 키가 한뼘정도 더 큰 스파르타쿠스보다 더 건장한 체구의 은머리 사나이가 모습을 드러냈다.오른손에는 체구에 알맞는 거대한 롱소드가 들려있었다.
"후흡"
단 한호흡에 정체모를 사나이는 발렌타인의 눈앞에 이르렀다.당황한 발렌타인의 눈앞에서 정체불명의 사나이의 왼손주먹의일격이 턱에 작렬했다.동시에 오른손으로 빼든 검자루가 발렌타인의 검날을 튕겨버리면서 타냐를 떨어지게 만들었다.남자의 검에서 거대한 오라블레이드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나와 겨루자!"
친구의 위기를 보고 스파르타쿠스가 덤벼들었다.발렌타인에게서 떨어져나온 타냐를 왼손으로 받아들어 칼에게 던져 버린 은머리남자는 검을 들어 스파트타쿠스의 공격을 막아냈다.다시 정신을 차린 발렌타인이 스파르타쿠스와 힘을 합쳐 사나이를 상대했지만 뜻밖에 정체불명의 남자는 두명의 소드마스터를 상대하면서도 여유로왔다.오라블레이드를 그렇게 강력하게 일으키는 것 같지도 않은데 남자는 아주 능숙하게 두사람의 공격을 받아넘겼고 그 남자가 공격을 시작하자 강함과 기술이 겸비된 그 공격에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는 정신을 못 차리고 막아내는데도 급급했다.
"자,잠깐!당신 정체가 도대체 뭐요?우릴 해치고 싶지도 않은 것 같은데?"
"무슨 소린가?"
발렌타인이 갑자기 뒤로 물러서면서 하는 말에 스파르타쿠스가 영문을 알지 못하고 되묻자 발렌타인이 손가락으로 사나이의 왼손을 가르켰다.순간 스파트타쿠스는 경악했다.남자의 왼손은 바지주머니에 들어가 있었고 남자는 한손으로 두사람의 소드마스터를 가볍게 상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발렌타인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칼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봐,너 아니면 죽겠다는 여자를 두고 죽어버리면 그여자도 죽을 거 아냐.별로 책임있는 행동이 아닌데?"
칼이 새빨간 얼굴로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모두 제가 어리석은 탓입니다.사백."
순간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는 경악을 금할수가 없었다.칼의 사백이라면 헥토르의 사형이란 말인가?
"더 탓하지 않을테니 이만 내려가보도록.이아이는 정말 앞으로 세상일에 참견하지 않을테니 유리아쪽에 세력이 늘거라는 걱정은 안 해도 좋다.만약 이아이가 세상에 내려가 유리아를 돕겟다고 하면 내가 죽여주지.그러면 공평하겠지?"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저자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을 죽이는 것은 쉬운일인듯하지 않는가?두말않고 산을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두사람이 내려가는 모습을 칼이 바라보고 있을때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감사를 표하는 칼에게 손을 흔들어 관두라고 한 사내는 곧바로 헥토르의 거처로 향했다.
"이거 미안하군,나때문에 번거롭게 해서....."
"젠장,하루미안!그게 문제가 아니야.자네 정말 인간들 전쟁놀이에 참견할 건가?"
"이미 약속을 했네.마르카스."
"자네!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줄 알기나 하는거야?"
바로 헥토르의 진실한 정체는 드래곤중 그린일족의 장로 하루미안이었다.과거 실패했던 유희의 흔적을 위해서 다시 유희를 시작하려는 친구인 하루미안을 말리러 마르카스는 직접 찾아왔던 것이다.
"우리의 유희는 한번 끝나면 그 유희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게 원칙이야!"
"어느정도 보살펴주는 경우는 있지 않나."
플리모프한 개체로서 생을 경험하는 드래곤의 유희는 드래곤에게 있어서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긴 수명을 유지해야 하는 드래곤에게 유희란 행위는 색다른 경험정도가 아니라 그것자체로 또하나의 작은 삶이다.유희의 가치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해서 드래곤들의 묵계는 <한번 끝난 유희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였다.그렇지 않고 본체로 돌아가서 과거의 유희의 조각에 끼어들게 되면 그 유희는 하나의 삶이 아니라 놀이로 전락해버릴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사에 예외는 있다고 실제로는 유희때 남긴 후손을 어느정도 신경쓰거나 도와주는 드래곤이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하루미안의 경우는 조금 특이했다.
원래 하루미안은 그린드래곤중 아주 특이하게 유희를 할때마다 검사나 엘프궁사를 택했던 드래곤이었다.특히 검을 익히게 된 것은 가장 친한 드래곤인 검 매니아 마르카스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하프엘프인 헥토르로서 시작했던 백사십년전의 유희는 하루미안으로서 최악의 결과였다.유희가 종종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열한 인간들의 책략에 자신의 배우자였던 리네아를 지켜주지도 못했다는 것은 하루미안을 극도로 슬프게 했다.상심한 하루미안은 잠시 기분전환을 할겸 그린일족이 가장 많이 플리모프하는 대상인 엘프로 다시 한번 유희를 시작했지만 그것도 6년전에 인간들의 엘프사냥으로 안 좋은 결과로 끝나자 당시 하루미안은 열이 받아서 화이트일족의 장로였던 카시오페아의 동방의 인간말살계획에 찬성했지만 결국 그 계획은 다른 장로와 로드의 반대로 없었던 일로 돌아가고 하루미안은 다른 유희로 마음을 달랠까 하다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헥토르의 모습으로 다시 플리모프해서 쿠베수산에 들렀다가 우연하게 칼과 마주치게 되었다.칼의 검에 대한 열정을 갸륵하게 여긴 하루미안은 그의 청을 받아들여 칼에게 검술을 가르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하게 헥토르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 인간들에게 다시 플로린의 신하가 되어 줄것을 요구받았다.자신의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아 멸망할뻔했던 것도 모르고 인심이라도 쓰는 듯 플로린에서 복권시켜주겠다는 인간들의 제안에 하루미안은 처음에 코웃음을 쳤지만 플로린의 현상황을 알아보다가 현황제 슈란2세가 자신이 플리모프했을때 리네아와 낳은 아이의 외손자라는 것을 안 하루미안은 그렇다면 플로린을 도와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플로린은 엘프를 가장 많이 노예로 부리고 있는 나라라구!자네도 저번에는 멸망시키자고 했었잖아?"
"미안하네,마르카스."
플로린은 이종족 노예화가 가장 심각한 나라고 엘프와 드워프씨받이들에게서 이종족아이들을 낳게 하는 일명 노예농장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했다.엘프들과 사이가 가장 좋은 그린드래곤인 하루미안이 플로린의 편을 들겠다는 것은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었다.
"리네아의 아이가 살아 있었어......"
"이미 한번 끝난 유희야!미련을 갖는건 드래곤답지 않아!"
하루미안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리네아는 다르다네."
"뭐가?"
"그녀만은 하프엘프헥토르로서의 유희가 아니라 드래곤 하루미안을 사랑한 인간이었거든."
"뭐?"
…………………………………………………………………………………………………………
도피도중 잠시 급한 사정으로 드래곤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하루미안의 모습을 보고만 리네아는 잠시 멍하게 서있다가 하루미안에게 얼굴을 부비면서 말했다.
"드래곤이셨나요?
"그,그게....."
보통 드래곤이 유희도중 맺어진 애인이나 동료에게 정체를 들켰을 때 취하는 방법은 두가지다.상대방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돌아가는것,믿을만한 상대라면 양해를 구하는것,좀 마음에 안 들거나 질이 안 좋은 상대일 경우 죽여버리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보통 기억을 지워버리고 끝내는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인데 이유는 드래곤의 정체를 알면 그전같은 태도를 유지할수 있는 인간들이 드물기 때문이다.(아주 드물게 있기는 하단 소리다)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는 하루미안의 귓전에 리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의 유희라도 좋아요.당신에게 있어서는 아주 가치없는 장난이라도 좋아요.그러니까......제 마음속에서는 당신을 나의 사랑 헥토르로 간직해도 좋을까요?"
…………………………………………………………………………………………………………
"자네가 드래곤이란 것을 알면서 그 여자는 왜 자살했지?"
마르카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드래곤이란 것을 알고 있다면 당시 인질이 되었더라도 쉽게 구출될수 있을 거라고 기대할수 있었을텐데.......
"그때 리네아는 아기가 죽은 줄로 알았다네,자신의 속치마에 피로 나에게 인간의 추한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고 유서를 남겼더군.그래서 나도 아이가 죽은줄로 알았던 거고."
"하지만 자네,아니 자네가 플리모프했던 헥토르를 외증조부로 플로린놈들은 인정조차 해주지 않는다면서!그런데 뭐하러 그놈들을 위해서 싸워주려고 하는거야!"
"몰래 찾아가서 슈란이란 아이의 숙부라는 리스공작이라는 자의 생각을 정신마법으로 확인해봤지.그는 내가 외증조부로 나타날 경우 그아이에게 해가 될거라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한 일이더군.그래서 양보하기로 했네."
"으아악!그렇다고 그 리스공작이라는 놈이 제대로 된 놈은 아냐!남의 공로는 인정도 하지 않고 자기아집에 차 있는 놈이라구!"
마르카스가 고성을 내질렀다.원래 드래곤 입장에선 하잘것없는 인간들의 싸움,누가 패권을 쥐든 드래곤들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 일이었지만 이번만은 사정이 좀 달랐다.
역대드래곤중 최강+사이코라는 수식어가 붙는 루시의 주인인 아크가 이 전쟁의 주역이라는 것 때문에 드래곤로드와 장로급정도에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수가 없었다.루시의 경우 원래의 힘으로도 드래곤로드보다도 강할 정도였는데 드라코리치와의 대결에서 입은 부상의 영향으로 수명이 짧아지면서 죽기직전의 생물이 갑자기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원래의 힘에서 2~3배정도의 파워업이 이뤄졌는데(드래곤답게 그래도 아직 남은 수명이 200년이상이다)이것은 저번의 아스모데우스강림때 보았듯이 마왕조차 물질계에 강림한 정도의 힘으로는 상대하기 힘들정도였다.
드래곤로드와의 약속에 따르면 루시는 다른 생물들간의 세력다툼에 함부로 끼어들지 못하게 되어 있고 끼어들더라도 인간들중의 최고능력자급이상은 발휘하지 못하지만 만약의 경우 아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경우에도 약속이 지켜질지는 확실치 않았다.약속은 제정신인 자들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니 말이다.
그래서 내심 드래곤들은 전쟁이 유리아의 승리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드래곤들이 유리아의 승리를 바라는 이유는 또 있었는데 동방국가들의 이종족천시가 천시수준을 넘어서 말살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한 이유였다.
원래 드래곤들은 뭔짓을 해도 좋지만 이성을 가진 종족하나를 완전히 말살시키려면 어떠한 이유로도 드래곤로드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이곳은 마신소환과 연관이 있었는데 <마신의 소환은 종족하나를 통째로 제물로 바치면 가능하다>라는 조건때문이다.
설사 마왕이라고 해도 어지간해서는 역소환시킬수있는(사실 마왕이라도 조기에 대응하면 드래곤로드와 장로들의 합공정도로도 역소환시킬수 있다.그 이전에 마왕이 소환되었을때 피해를 감수해야 했던 것은 드래곤들이 빨리 반응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드래곤들이지만 마왕보다 상위의 마신이라면 물질계는 그대로 끝장난다.아예 물질계가 마계와 합쳐질지도 모르고 또한번 세상의 멸망을 걸고 신과 마가 싸움을 벌이는 신마전쟁의 재판이 벌어질수도 있는 엄청난 일인 것이다.
그런데 마신소환의 조건이 한 종족을 통째로 제물로 바치면 가능하다라는 조건의 구현은 아주 까다롭다.가령 마신소환을 시도해서 드래곤들에게 멸망당하는 원인이 된 마도문명의 소환은 당시의 정치체제가 군주정이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뽑은 원로원이 정치를 담당했기 때문에 원로원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한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들전부를 제물로 삼는다는 계약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군주정의 경우는 설사 대륙이 인간들을 하나로 통일한다고 해도 그런 계약자체를 할수가 없다.누군가 정신이 돌아버려서 마신을 소환해서 세계를 멸망시키고 싶다고 해도 전체 인간들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다른 종족의 대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종족하나가 멸망위기에 처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가령 엘프들이 인간들에게 사냥당해서 단 1명만 남았다고 치자.그럼 그 엘프1명은 엘프족전체가 되기 때문에 만약 그 엘프가 마신소환의 방법을 안다면 정말로 마신이 소환될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종족하나가 소멸하면 드래곤으로선 유희의 재미가 하나 줄어드는 것과 같아 종족하나가 멸망까지 이르려고 하면 드래곤들은 눈치못채게 조금씩 조정을 해오곤 했다.과거 수인족이 전멸의 위기에 처했을때 바다로 피신하는 것을 제안한 수인족은 사실은 당시 드래곤중 화이트일족의 장로(현장로 카시오페아의 전임자)였고 마르키안군도로 숨어 들어간 수인족은 그후 알게 모르게 드래곤의 도움을 받으며 숫자를 회복할수가 있었다.
물론 이런 일들은 드래곤로드나 장로들정도나 신경쓰는 일들이었고 대다수드래곤들은 개인플레이중심의 존재들이다
하여간 로드와 장로들은 끼어들기엔 드래곤으로선 좀 무게감이 떨어지는 듯한 동방국가들의 문제때문에 저번에 카시오페아와 하루미안의 동방의 인간들 말살계획에 반대했었지만 내심 이번 전쟁에서 이종족들과의 공존을 정책으로 택하고 있는 유리아가 승리하기를 바랬다.드래곤들 입장에서 인간의 군주라는 건 누가 되던 별 관심이 없는 문제였으니까
"보통 유희에서 얻은 자식들은 그래도 부모덕에 손자정도까진 잘먹고 잘살잖아?그런데 나는 리네아의 아이한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고.그러니까 그 슈란이란 아이를 지켜주고 싶어."
"아,그 아이가 굶고 살았나?그래도 한 지방의 작은 영주였어!인간들 기준으로 절대 못 산게 아니라구!"
마르카스는 애가 탔다.만약 하루미안이 아크의 적을 도와서 혹시 아크가 다치기라도 하면?<세상종족들간의 세력싸움에 관여하지 않기 위해서 루시는 드래곤의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라는 제약따위 다 내팽개치고 직접 나서서 동방국가들을 싸그리 쓸어버릴지도 모른다.아크를 드래곤이 해쳤을 경우 절대 그냥있을리가 없는 것이다.
"자네,그 누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르나 본데........"
"자네가 당한 일은 잘 알고 있네."
"난 해친 건 고사하고 그냥 집만 무너뜨렸다가 그 꼴이었다고!그런데 자네가 아크라는 놈을 해치면 자네가 무사할 것 같아?"
"그래서 생각해둔게 있지."
"뭐?"
"이제 오늘 점심때가 되면 내 드래곤으로서의 기억과 능력은 봉인되고 하프엘프 헥토르로서의 능력과 기억만이 남을 걸세.해제조건은 플로린황제 슈란2세가 무사히 황제가 되는 것."
"안돼!"
마르카스가 비명을 질렀다.
드래곤으로서의 기억과 능력까지 봉인하고 완벽하게 플리모프한 개체로서의 조작된 기억과 설정된 능력만을 가지고 하는 이런 유희는 평범한 유희가 식상해진 고룡급들이 이따금 하는 짓이다.그러나 그 위험성은 크다.해제조건을 맞추기 전에 죽거나 하면 원래 플리모프상태에서의 죽음은 본체로 돌아오는 것이지만 이경우엔 그 존재로서 죽어버린다.물론 드래곤의 플리모프는 플리모프한 종족의 최상급의 존재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쉽게 그런 위험을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간세상은 무조건 최강자라고 잘 나가기만 하지는 않는 복잡다단함이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되는 것 같네......그럼......이제 내가 잠시 잠들었다가.....눈을.....뜨면 .......나는 자네를.....드래곤 마르카스가 아니라.....검술사형 마르카스로 ......기억할 .......저 칼이라는 아이는 자네가......."
"으아악!왜 내 주변에는 제대로 정신구조가 되어먹은 드래곤이 없는 거n!"
하나있는 사촌누나라는 드래곤은 평생 자기속을 태워먹더니 이번엔 같은 취미(검)를 가진 친구라는 놈이 이미 한번 끝난 유희에 미련을 가지고 미친 짓을 벌이겠단다.마르카스는 자신의 팔자를 원망하면서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하루미안의 드래곤의 힘을 배제하고 순수한 소드마스터의 검객으로서의 능력은 아마도 마르카스자신과 거의 맞먹을 정도였다.애초에 공고나의 비법도 하루미안이 헥토르의 신분으로 몰래 전수한 것이었다.혹시 하루미안,아니 이제부터는 헥토르에게 아크가 다쳤을 경우 세상에 미칠 그 끔찍한 파장을 생각한 마르카스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결국 내려가셨군요."
얼마후 칼이 하산한 헥토르의 초막을 정리하면서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칼을 바라보면서 마르카스가 말했다.
"자네 괜찮은 건가?헥토르는 자네 동생의 최강의 적이 될텐데?"
칼은 헥토르와 마르카스에게는 자신의 정체를 알렸다.물론 말 안해도 둘은 알았겠지만
"하하,제 동생을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본인보다도 그 여자들등쌀때문에 사부님이 이기시긴 힘들걸요?어차피 저는 세상과 연을 끊기로 한 사람이니 모순되는 바램이지만 동생과 사부님 모두 좋은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지요."
"니놈동생이 어떤 놈인지는 너보단 내가 잘 안단 말이닷!"
겁도없이 드래곤을 메이드로 받아들인 이해하기 힘든 인간을 떠올리자 마르카스는 머리가 아파왔다.드디어 마르카스는 한가지 결심을 하고 루시를 제외한 전 레드일족에게 동시에 속으로 메세지마법을 불렀다.
<아,아,레드일족 전부 대답해라.번호!>
<왜 그러는데요?하나!>
<아함~한찬 수면기중이구만.....둘!>
<한참 기분좋게 한판 뜨고 있는데....셋!>
<에잉...꿋발 죽는다고요!....넷!>
<마흔 일곱!번호끝!">
역시 자기멋대로가 태반인 레드일족답게 저마다 툴툴거리면서 레드일족이 모두 대답하자 마르카스의 선언이 이어졌다.
<나 지금부터 유희할거니까 대륙이 멸망할정도나 헤츨링이 다치는 일 아니면 절대 연락말도록,그리고 라미루시아님이 혹시 나 찾으면 죽어도 모른다고 해라,이상!>
<어,장로가 이러시면....>
장로나 로드가 직책을 맡고 있다고 해도 유희는 할 수 있다.그러나 장로가 아예 잠적을 해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진다.장로란 일족간의 문제(드래곤에게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같은 드래곤간분쟁이 대부분이다)가 생겼을 때 장로가 없는 일족은 다른 일족과 비교해서 불이익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마르카스는 대답도 듣지 않고 통신마법을 끊어버렸다.
"만약 누님이 이걸 알면 알면서도 안 가르쳐줬다고 어떤 짓을 할지 모르거든?이 전쟁 끝날때까지 숨어 있어야겠다."
"그런데 칼,나한테 검을 배우고 싶다고 했나?"
마르카스가 묻자 칼은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그렇습니다!"
"자네는 이미 소드마스터인데....."
"사부님과 사백님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우물안개구리였는지 알았습니다.초보자로 대하며 마구 굴려주셔도 좋습니다."
"좋아.하지만 조건이 있네."
"뭐든지 좋습니다."
마르카스가 표정을 굳히면서 무겁게 입을 열었다.그 기세에 칼은 긴장이 되는지 침을 꿀꺽 삼켰다.
"진정한 검의 경지는 극한에서 완성되는 법.이제 극한지인 아이스랜드에서 10년,열사의 사막에서 10년동안 초심으로 돌아가서 수련을 할걸세.그래도 좋나?"
"감사합니다!"
칼은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환희로 가득차서 마르카스에게 예를 표하고 타냐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르카스는 생각했다.
"누님한테 안 들키게 아이스랜드에서 한 10년쯤 쳐박혀 있어야지!"
숨으러 가는 주제에 폼은 있는대로 다 잡는 마르카스였다.............
그.러.나 곧 얼마있지 않아 마르카스는 더 깊숙히 숨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마는데 사정을 안 루시에게 걸려서 말그대로 밀가루반죽처럼 될때까지 얻어터지고 만 것이었다.(장로대접을 해준다고 이번엔 보물하나를 뺏고 두들겨팬것만으로 끝냈다.)
그리고 뒷이야기지만 나중에 칼은 아들중엔 소드마스터에 이른자가 없고 제자로 받은 아크와 아테나의 아들이 소드마스터에 이르러 그 아이를 자신의 검의 후계자로 삼고 이아이가 후일 통일유리아제국의 4대공작가중 실버공작가의 시조가 된다.그런데 이때 마르카스가 내세운 핑계때문에 제대로 소드마스터가 되려면 추운곳에서 10년,더운곳에서 10년을 수련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대대로 이어지는 바람에 실버공작가의 가주는 작위를 이어받기 전에 반드시 이 두곳에서 수련을 마쳐야 한다는 불문율이 전해지게 된다.
드디어 7월한달간의 우기가 끝나갈 무렵 피날레를 장식하려는 듯 굵은 빗줄기가 뿌려지는 속에서 아크의 부인중 캐서린은 병사들을 위문하며 전선을 돌다가 다키아와 국경을 마주한 루네스강변의 진지에 다다랐다.
"후우,수고했어요.레나."
"뭘요,하지만 빨리 돌아가셔야 할텐데요."
- 캐서린님,레나님 엘리자베스님께서 오셨습니다.
캐서린을 따르던 레나의 부하인 블랙로즈대원이 엘리자베스의 방문을 알렸다.
"어서와요,수련은 어땠어요?"
캐서린이 엘리자베스를 반갑게 맞이했다.아스모데우스소환사건이후 엘리자베스는 전선의 소강상태를 틈타 개인적인 수련을 하고 오겠다고 잠시 떠나있었던 것이었다.
"그다지.....만족스럽지 못하네요."
엘리자베스가 고개를 떨구자 캐서린과 레나가 엘리자베스를 위로했다.원래 줄리아문제에서 비롯된 아스모데우스소환사건에서 성기사인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전공이라고 할수 있는 마물들과의 상대에서 별 활약이 없었던 점 때문에 괴로와했다.물론 그건 다른 이들이 너무강해서 끼어들 건덕지도 없었을 뿐이었지만.
또 엘리자베스를 괴롭게 하는 것은 자신이 윈즈브링거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원래 윈즈브링거는 신성마법을 같이 사용할수 있는대신에 소드마스터만큼 강한 검기를 발휘할수 있는 성기사의 검기를 거의 오라블레이드에 근접하게 강화시켜주는 아이템이었지만 엘리자베스의 검기는 아테나는 물론이고 아크에게도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저는 주인께 별 도움이 못 되는 거 아닐지......."
엘리자베스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아도 신성교국에서 유리아에 불공평한 태도를 취하자 과거 신성교국의 성기사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졌던 엘리자베스는 괜히 아크에게 미안해했다.하지만 어디 그게 엘리자베스능력이 모자라서겠나.아크란 인간이 데리고 있는 여자들이 상식을 초월해서 두각을 못 드러낼 뿐이지.신성마법과 회복마법을 쓰면서 검도 강한 성기사는 원래는 보통 파티는 구하기도 힘든 희귀한 존재였다.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수련가기전에 안아주시는 횟수도 점점 줄었었다구요."
"그건 때가 안 좋아서 그랬을 뿐이에요.요새는 비가와서 전쟁을 쉬기때문에 그런지 차례가 아주 많이 돌아왔는걸요.이때 수련간다고 떠나있지만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신관과 성기사의 전혀 성스럽지않은 대화를 들으며 레나가 식은땀을 흘릴때 캐서린이 의자에서 일어나 엘리자베스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엘리자베스를 끌어안았다.
"캐서린....."
"나중에 함께 벌받으면 돼요.그런 생각같은건 좀 즐기고 나서 잊어버리고 주인께 안기라구요."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온 캐서린의 손길이 상의의 단추를 끄르고 풍만한 젖가슴을 감싼 브레지어가 드러나자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어졌다.아크는 여자들의 레즈플레이를 강요하고 그것을 구경하는 때도 있었기 때문에 아크의 여인들은 서로를 애무하는 요령도 밝았다.아크는 그것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욕정을 달랬을 경우는 반드시 자신에게 알리도록 했다.그럼 아크는 그것을 핑계로 징계플레이를 행했고 여인들은 그것또한 자극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오히려 달게 받는 편이었다.
반대편에서는 레나가 달라붙어 엘리자베스를 끌어안으면서 입술을 포개면서 혀를 안으로 밀어넣었다.동성의 혀가 서로 얽히면서 따듯한 침이 흘러들어오는 느낌에 엘리자베스는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기도 벌써 젖었네요."
입을 맞추면서 어느새 엘리자베스의 팬티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레나가 스며나오는 애액으로 젖은 꽃잎을 만지작대면서 살짝 웃었다.엘리자베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다리를 벌려 레나의 손길을 더 깊숙히 이끄려고 했다.
"적의 기습입니다!"
잔뜩 달아오르려하던 세사람은 갑자기 막사밖에서 들려오는 보고에 놀라 동작을 멈추고 서둘러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다키아군인가요?규모는 어느정도나?"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나온 캐서린과 엘리자베스의 물음에 사단장 레드로만이 대답했다.
"다키아군인듯한데 최소한 우리병력의 세배이상입니다.일단 4황후마마는 서둘러 이곳을 피해주십시오."
제국의 4황후인 캐서린은 함부로 위험에 몸을 노출시킬수 없는 위치다.막사를 나서자 사방에서 다키아군이 빗속에서 함성을 지르면서 공격해들어오고 있었다.
캐서린은 엘리자베스의 호위를 받으면서 탈출을 시작했다.소드익스퍼트최상급인 엘리자베스의 실력앞에 포위망은 오래 버티지 못했고 길을 뚫은 엘리자베스는 일단 안전한 곳으로 캐서린을 대피시키려고 했다.
"바보같은 다키아의 병신들같으니라고......차려준 밥도 못 먹어?"
피같은 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젊은 남자가 앞을 막아서자 엘리자베스는 긴장했다.상대방의 기세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놈은 누구냐?"
괴인은 엘리자베스의 질문에는 대답않고 캐서린을 잠시 돌아보더니 말했다.
"으흠,이곳에는 저 4황후라는 계집만 있는 줄 알았더니 바로 얼마전까지 대륙 10대검사에 들었다는 엘리자베스라는 년도 있었군.거기다 어쌔신계집년들도 저년을 지키고 있었고.그래서 다키아놈들이 저년을 잡는데 실패했던거군."
엘리자베스는 깜짝 놀랐다.블랙로즈와 레나의 은신은 특급들인데 남자는 그것을 아주쉽게 간파했다.그것은 초감각이 아니면 어림도 없었다.
"흐흐흐,어쨋든 나로서는 좋다.어디 성기사의 맛은 어떤지 한번 볼까?"
검을 빼든 남자의 검에서 찬란한 오라블레이드가 솟았다.엘리자베스는 상대방이 소드마스터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너희는 황후마마를 모시고 빨리 빠져나가라,어서!"
블랙로즈에게 명령을 내린 엘리자베스는 이를 악물고 남자에게 덤벼들었다.그나마 저자를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자신밖에 없었다.
"에잇!"
엘리자베스는 강하게 찔러들어가는 척하다가 검로를 확 바꿨다.윈즈브링거의 힘을 제대로 발휘못하는 이상 엘리자베스로서는 상대방의 오라블레이드와 정면으로 부H히는 것은 피해야했다.
"흥!그깟 잔재주 내게는 안 통한다!"
상대방의 오라블레이드가 더 빨리 움직이면서 삽시간에 엘리자베스의 모든 검로를 차단해버렸다.섬광이 얼굴위로 떨어질 때 엘리자베스는 죽는 줄 알았다.그러나 뜻밖에 자신은 다치지 않았다.
"크큭,일단 맛뵈기다."
남자의 오라블레이드는 엘리자베스의 투구만 정확하게 두쪽으로 내서 땅에 떨어뜨렸다.얼굴에는 상처하나 내지않고 드래곤본으로 만들어진 투구만 정확하게 잘라서 떨어뜨린 그 기술에 엘리자베스가 모욕감을 느낄때 남자의 몸이 슬쩍 움직였다.
"오호,어쌔신 계집앤가?"
블랙로즈대원들에게 캐서린을 맡긴 레나가 돌아와 남자를 암습한 것이었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는듯 바닥을 오라블레이드로 후려쳤다.
"헉!어떻게......"
은신이 가볍게 간파당한 레나가 겨우 오라블레이드의 일격을 피하고 숨을 헐떡였다.어쌔신의 반지에 의한 은신도 통하지 않는 상대방의 실력에 레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후후."
갑자기 레나의 눈앞으로 번개처럼 다가간 괴인이 레나의 명치를 후려쳐서 기절시키더니 다시 몸을 도약해서 엘리자베스의 등뒤로 돌아가더니 투구가 벗겨진 레나의 뒤통수를 검손잡이로 내리쳐 기절시켰다.괴인은 다음으로 캐서린을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캐서린은 블랙로즈의 호위로 전장을 이탈한 후였다.
"네놈은.....누구냐!"
갑옷이 벗겨지고 밧줄로 손을 등뒤로 해서 묶인 엘리자베스는 정신을 차리자 남자의 정체를 물었다.도저히 엘리자베스는 이런 검사를 떠올릴수가 없었다.
"후후,네년이 알려나?카르넨님이시다."
"카르넨?카....맙소사!백년전에 쳐형되었다는 살인마 소드마스터 카르넨?"
"우하하,살인마?어쨋건 좋다."
엘리자베스는 광소를 터뜨리면서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카르넨에게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그런 엘리자베스와 레나의 가슴에 손을 뻗어 젖가슴을 주물럭대며 감촉을 잠시 즐긴 카르넨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캐서린이란년이 다키아놈들한테 죽게 해서 아크라는 놈을 자극하게 만들라는게 발렌타인의 명령이었지만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기대를 마음껏하고 있어라.이 싱싱한 육체를 마음껏 즐길놈한테 넘겨줄테니까.우하하하....."
한편 유리아군 본영에서 루네스강근처에서 다키아군의 공격을 받아 그곳을 지키던 사단이 전멸하고 캐서린은 간신히 빠져나온데다가 엘리자베스와 레나는 생사를 알수없다는 보고를 받은 아크와 군수뇌부는 경악했다.
원래 계속 비가 이어지는 우기가 아직 1주일정도 남아 함부로 적이 공격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데다가 다키아처럼 요새에 의존할뿐인 약체의 군대가 강을 건너와 감히 기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곳의 부대는 여전히 2선급의 부대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허가 찔린 것이었다.거기에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에 이은 제 4의 소드마스터의 등장은 유리아군수뇌부를 놀라게 했다.그렇지 않아도 전대의 소드마스터였던 헥토르가 재등장하여 플로린에서 기용되어 이곳전선으로 지원을 위해 도착한다는 정보보고에 바싹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엘리자베스가 저때문에......."
"황후를 모셔가도록."
아크가 훌쩍이는 캐서린을 회의장에서 데리고 나가게 했다.캐서린이 나간 얼마후 블랙팬텀단장 론이 헐레벌떡 막사안으로 뛰어들어왔다.
"폐,폐하.엘리자베스님과 레나님은 살아계십니다.그리고 다키아군을 도와 우리군을 공격했던 것은 로키안에서 숨겨두었던 소드마스터카르넨이라고 합니다."
"카르...넨!?"
아크의 할아버지 칼과 겨룬적이 있고 칼대왕을 평생의 목표로 삼았었다는 카르넨은 아크도 이름정도는 들어본적이 있다.이미 죽은줄로 안 소드마스터 2명이 연달아 나나탄것에 아크는 혀를 찻다.그러나 아크를 놀라게 하는 진짜 보고는 그 다음이었다.
"뭐!"
아크는 그 다음으로 론이 한 보고에 경악했다.엘리자베스와 레나가 카르넨에 의해서 다키아국왕 쿠나스 1세에게 성노로 돈을 받고 팔렸다는 것이었다.
"이,이것들이....."
"당장 이것들을 응징해야 합니다.폐하!"
"다키아놈들부터 먼저 쳐야 합니다."
"아닙니다!먼저 카르넨이란 놈부터......"
막사안이 삽시간에 소란스러워졌다.원래 유리아는 과거 자신들이 탈루스족의 소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을당시 탈루스족을 동방국가들이 자신들을 야만족에게는 예의를 지킬필요가 없다며 마구 대했던 것에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무례함을 행하면 배로 갚아주곤했다.
전쟁시 일반적으로 포로가 된 귀족들은 일단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 상례였다.탈출하려다 잡혀서 사형당한다던가 아예 포로로 잡지 않고 죽인다던가 아크가 예전에 아테나에게 한것처럼(1부 10편참조) 잡힌 여기사나 여마법사가 희롱당하는 일이 없다고는 할수 없지만 최소한 공식적인 귀족포로에겐 예의를 갖추는 것이 관례였다.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서로의 보복행위가 차츰 강해지기 때문에 이것은 서로를 전장에서 존중하는 중요한 예절이었다.
그런데 제국의 황제의 여인을 포로로 잡아 성노로 팔아치우다니?이것은 유리아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크가 침착한태도로 장수들을 진정시켰다.
"여기에는 대유리아동맹의 노림수가 있다.이런 모욕을 당한 이상 다키아를 우리가 그냥 둘수는 없을테니 병력을 어쩔수 없이 나누어야 하고 그럼 우리의 전력이 분산되었을때 증강된 소드마스터전력을 이용해서 승부수를 보겠다는 것이다."
장수들중 가장 지장인 로폴트가 아크의 말에 동의했다.잠시 숨을 고른 아크가 입을 열었다.
"당분간 로키안쪽의 전선은 대치상태를 유지하고 움직이지 말도록.내가 7군단병력만 데리고 다키아를 멸망시키고 엘리자베스를 구하겠소."
"안 됩니다.폐하.최소한 1개군은 동원해야 합니다."
원수인 구스타프와 로폴트가 동시에 반대했다.저번 싸움에서 주력의 반정도를 잃었지만 그래도 인구가 천만정도인 다키아를 멸망시키는데 단 4만명이라니?7군단은 바로 아크가 최초의 전공을 세운 쿠안점령전때 직접 지휘한 부대고 그런탓에 아크의 애정을 많이 받아 친위군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지만 1개군단으로 한나라를 상대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었다.그러나 다음말에 구스타프는 더욱 놀라야만 했다.
"근위기사단인 레드드래곤과 블랙드래곤도 두고 가겠소.다만 내 부인들만 데리고 가겠소."
그말에 구스타프는 경악했다.전원 익스퍼트상급의 기사들에다 드래곤본코팅장비를 한 두 기사단은 단일 기사단으로 최강의 전력이었다.황제의 근위기사단조차 놔두고 나라하나를 상대하겠단 말인가?자칫 황제가 위험에 빠질수도 있었다.그러나 로키안이 과연 유리아의 주공이 어느쪽인지 모르게 햇갈리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아크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회의를 끝내고 울먹이고 있는 캐서린의 막사로 간 아크가 부드럽게 캐서린을 끌어안았다.
"걱정마,일단 살아 있다면 구해내면 되니까."
"하지만 저를 구하려다가......"
"그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었어.당한 건 그대로 갚아주면돼.그렇게 마음이 아프면 내가 벌을 주지."
울먹이는 캐서린의 스커트를 벗겨 하체를 드러나게 한 아크는 캐서린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벌리면서 손바닥으로 철썩철썩 때렸다.캐서린의 새하얀 엉덩이가 새빨갛게 물들어갔다.
"아아....."
"엘리자베스와 레나는 어떤 고통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걸로 젖는단 말이야?벌을 더 받아야겠군."
"네에,부탁해요......."
캐서린이 얼굴이 어지면서 몸을 완전히 벌려서 아크에게 속살을 드러내보였다.아크의 손가락이 벌려진 꽃잎위쪽에서 도드라진 돌기를 보이고 있는 클리토리스를 꼬집자 캐서린의 신음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으으,으으으......"
어느새 아크의 손에 들린 바이터가 강하게 진동하면서 캐서린의 엉덩이사이로 찔러들어오더니 마구 후비기 시작했다.이번에는 평상시의 항문섹스처럼 테크닉을 부리지 않고 거칠게 안을 휘저었기 때문에 캐서린은 항문이 찢어지는것만 같았다.
"하아,하아아.....다들 가는 건 좋은데.....근위기사단만은 데리고 가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엉덩이를 찔리며 정신이 혼미해지는 와중에도 캐서린이 너무 아크가 화가 나있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어 물었다.
"걱정마,진짜 레드드래곤과 블랙드래곤이 같이 갈거니까."
"네?아아앙....."
아크의 다른 손이 젖가슴을 주무르면서 단단히 일어선 유두를 잡아당기자 위아래에서 몰아치는 자극을 견디지 못한 캐서린이 비명을 질렀다.자극으로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캐서린은 아크의 말의 의미를 되씹었다.
"설마,루시와 파린을......."
"로드한테도 될수 있는한 두사람을 전쟁에 쓰지 않겠다고 한거지,금지당한건 아니니까 이번싸움정도는 괜찮겠지.로키안이 손을 쓰기전에 먼저 그 다키아의 돼지새끼를 찢어죽이고 말겠어."
아크의 손에 들린 바이터가 캐서린의 직장깊숙이 파고들어왔다.캐서린은 반성을 명목으로 이날밤 내내 아크의 플레이에 시달려야 했고 전선각지에 흩어져있던 아크의 부인들은 우기가 끝나기전에 모두들 모였고 루시와 파린도 메이드로서 참가할수는 없어 전신을 갑옷으로 가리고 용병으로 따라가는 것으로 했다.
가장 적은 병력으로 가장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는 악명을 날리는 다키아전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좀 더 내용에 재미를 더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31.엘리자베스와 레나,포로가 되다
빗속을 뚫고 산속에 자리잡은 헥토르의 초막에 도착한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를 검은 머리카락의 젊은 20대의 청년이 맞이했다.
"어서 오시지요.사부님은 잠시 나가셨습니다.제 처가 차를 내올테니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의자에 앉아 유심히 헥토르의 제자라는 청년을 살펴보던 발렌타인은 깜짝 놀랐다.소드마스터의 감각으로 발렌타인은 이 청년도 소드마스터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이럴수가,도대체 헥토르에게는 소드마스터를 만들어내는 비법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발렌타인은 이 젊은이가 약간의 변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다지 심한 수준은 아니고 정체를 숨기려는 듯 했는데 도대체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발렌타인으로서는 또 한명의 소드마스터가 탐나지 않을 수 없었다.은근슬쩍 말을 걸어보기 시작했다.
"음,자네 이름이 뭔가?"
"카...인이라고 합니다."
"음,카인,아마도 소드마스터인듯 한데 정식으로 제안하겠네.우리 로키안의 신하가 될 생각없나?후작의 작위를 보장하고 전공을 세우면 조만간 공작의 자리까지도 올려주겠네."
카인이란 청년의 입술에 미소가 맺혔다.소드마스터답게 외양은 젊어도 꽤 나이는 먹은 듯 했다.
"아직 제 검은 미숙하고 공명을 이루어보는것보다 검의 끝에 도달해보고 싶은 애송이에 불과합니다.관심은 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옆에서 스파르타쿠스도 적극 권했지만 카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카인의 아내라는 여인이 가져온 차로 몸을 녹이는 중에 드디어 헥토르가 돌아왔다.녹색머리카락에 부드러운 인상이었지만 건장한 체구의 헥토르는 역시 소드마스터답게 완벽한 육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발렌타인 그대가 직접 올 줄은 몰랐소."
몇마디 공치사가 이어지고 발렌타인은 헥토르가 제자를 설득해줄수 없느냐고 부탁했다.로키안이 싫다면 플로린의 신하가 되어도 좋으니 이번전쟁의 전력만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제자?그거 오해요.저 친구는 나와 만나기 전부터 소드마스터였소.다만 우연히 나하고 만나서 한번 겨루어보고는 검을 더 배우고 싶다면서 내 제자가 되겠다고 한 겸손한 친구지.카인의 행동은 내가 뭐라고 할수 없소."
발렌타인은 그의 말에 기존의 검사중 소드마스터가 될만한 사람들을 고려해보았지만 당최 기억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순간 그의 뇌리에 한 사람의 이름과 외모가 스쳐지나갔다.
"내가 몇일뒤 내려간다고 했는데 뭐하러 직접 오신거요?이거 집이 너무 좁아서 제국의 공작두분을 모시기에는 누추한 점이 많지만 좀 참으셔야겠소."
"아니,사실은 어서 헥토르경을 모셔가고 싶어서 서둘러 왔었습니다만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야겠습니다."
순간 스파르타쿠스는 어리둥절해졌다.애초에 헥토르를 빨리 데려가고 싶어서 직접 왔고 급히 먼저 돌아가야 할 일은 없었던 것이다.하지만 친구의 눈짓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우기중 아주 가끔 볼수 있는 보름달이 쿠베수산의 어둠을 밝혀 주는 도중 한 청년이 산 중턱에 자리잡은 작은 공터에 모습을 드러냈다.바닥은 방금전까지 내리던 비로 아직도 질척거리고 있었다.
"이런 인연이라니,동생과 생사를 겨루고 있는 자들이 내 사부를 데리러 왔다.........."
헥토르의 제자 카인,바로 3년전까지 유리아제국의 1황자로 현황제인 아크의 형인 칼은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겼다.
원래 타냐와 함께 은거할 곳을 찾아 녹색산맥에 들어갔던 칼은 이종족과 인간들의 분쟁이 격화되어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어지자 대륙곳곳을 떠돌며 검사들과 겨루었다.소드마스터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오라블레이드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역시 검의 경지에 달한 소드마스터를 상대할자는 없었다.그러던 중 흘러흘러 플로린까지 오게 된 칼은 우연히 주민들을 괴롭히는 도적들을 토벌하러 산속으로 들어왔다가 헥토르와 만났고 그의 강함을 알아챈 칼은 대결을 신청했다.
헥토르의 실력은 같은 소드마스터라도 칼과 하늘과 땅 차이였다.몇합견디지도 못하고 참패한 칼은 헥토르에게 무릎을 꿇고 제자로 거두어달라고 간청했다.새로운 검의 경지를 바라보게 된 칼은 그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헥토르는 칼에게 있고 싶은 동안 있어도 좋다며 함께 있는 것을 허락했지만 굳이 사제의 연을 맺지는 않고 동격으로 서로 검을 갈고닦는 사이로 인정해주었다.하지만 칼은 헥토르와 함께 있으면서 익힌 검의 경지에 정말 기뻐하면서 그를 깎듯이 사부로 대접했다.
그러던중 헥토르와 플로린황실의 접촉이 있었고 헥토르는 결국 플로린의 제의를 받아들여 하산하기로 한 것이었다.
"검에만 매진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칼은 사부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사부의 사정은 그도 알고 있었고 바로 플로린의 황제인 슈란2세가 그의 외증손자고 애뜻한 사연이 있는 외손자를 돕기위해 하산하고 싶다는 것을 어쩌겠는가.
"동생과 사부가 대결하게 되면......."
칼이 경험한 동생 아크의 실력은 헥토르에 비하면 어림도 없었다.제대로 겨루어보진 못했지만 아크보다 검으로는 강하다는 그의 부인중 아테나도 헥토르를 이기긴 힘들것이다.자신도 헥토르처럼 동생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관두자,득보단 실이 많다."
죽은것으로 되어 있는 자신이 다시 나타나면 유리아로서는 대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컸다.그 위험은 소드마스터한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생기는 이득을 헐씬 넘어설 확률이 많았다.이미 자신을 잊고 현실에 적응해가고 있을 친지들에게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녀석 부인들이라면......"
칼은 아크의 여인들을 떠올리고 피식 웃었다.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은 아크의 그분야의 실력(?)은 결코 따라가지 못하리라.그 여인들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몫이상을 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칼은 검을 빼들었다.한참 달빛아래서 검을 휘두르런 칼이 갑자기 동작을 멈추면서 한쪽을 응시했다.
"거기 있는 분,나오시지요."
숲속의 그늘속에서 먼저내려간다고 했던 로키안의 두 소드마스터중 스파르타쿠스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타났다.
"이거 숨는데는 역시 소질이 없다니까......그런데 당신 유리아의 칼 황자 정말 맞는 거요?발렌타인이 그말을 했을때는 깜짝 놀랐소.난 세상에 알려진대로 당신이 죽었을 거라고만 생각했으니까."
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그러나 자신도 과거에 대륙 10대검사의 한명의 위치를 가졌던 사람,아무리 소드마스터의 육체재구성을 이루어 젊어지고 약간의 변장을 했다지만 그정도로는 역시 발렌타인의 매서운 눈을 속이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자신의 안이함을 후회했다.
"그냥 모른 척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저는 세상과는 이미 인연을 끊은 사람입니다."
"쩝,발렌타인 그 친구는 좀 철저한 사람이라서 말이요.이건 그 친구제안인데 당신 로키안에 망명하시는 건 어떻겠소?우리를 도우면 나중에 유리아항제로의 즉위도 지원하겠다는게 발렌타인의 제안이요."
칼은 그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애초에 그런 것을 탐냈다면 이렇게 자신을 죽은것으로 하고 세상을 떠돌지도 않았으리라.문득 타국과 손을 잡고서라도 황제가 되고 싶어했던 셋째동생 넥슨이 떠올랐다.남들은 그의 후안무치함을 비웃었지만 칼은 자신이 애초에 똑바로 된 행동을 했어도 동생들이 서로 죽이려 드는 처참한 운명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떠오를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는 가엾은 동생이었다.어리석은 행동으로 동생들을 괴롭혔던 자신에게 이제와서 그런 것을 탐낼 자격이란 없었다.
"애초에 그런것을 바랬다면 조국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제게 부귀영화란 이제 별 가치를 느낄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가?미안하오,어쩌면 당신을 모욕하는 말이었겠군.발렌타인은 당신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냥 두는건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합디다."
스파르타쿠스가 검을 뽑으면서 예를 취했다.칼은 머리를 들어 잠시 하늘을 응시했다.제국의 황위계승자,대륙10대검사......그런 운명에 매이고 싶지 않았는데 운명은 그를 놔주지 않고 있었다.
"소드마스터간의 대결이란 결코 접하기 쉬운 일은 아니지요.스파르타쿠스님과 실력을 겨루게 되어 기쁩니다."
"으흠,나역시."
예를 취한 두사람은 자세를 취하고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두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산속을 가득채워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타앗!"
선공은 스파르타쿠스의 공격으로 시작되었다.먼저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듯하던 단순한 패턴의 공세로 보였지만 단순하게 피하려들었다간 어떤 방향에서든 걸려서 두쪽이 나지 않을수없게 모든 방위를 차단하는 변초가 숨어 있었다.보름달빛을 무색하게 만드는 오라블레이드의 찬란한 광채가 찬란하게 빛났다.
"빠져나갈수는 없다.막아야 한다!"
- 츄아앙
칼역시 오라블레이드를 일으켜 스파르타쿠스와 맞부딪히자 강한 스파크가 일었다.
"타아앗!"
일단 처음 일격을 막은 칼은 손에 살짝 힘을 빼면서 스파르타쿠스의 압력에서 빠져나왔다.보통 힘을 주면서 서로를 누르던 상대가 갑자기 빠져나가면 자세가 무너질만도 하건만 스파르타쿠스는 그렇지 않았다.
-챙,차아앙
두사람의 검격이 서로 교환하면서 삽시간에 4,50회나 오라블레이드가 충돌했다.보통사람으로선 그 일격을 확인조차 할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나보다 어리면서 일찍 10대검사에 들었던 자답군.대단해."
스파르타쿠스는 과거 신성교국의 성기사였던 엘리자베스를 빼고 순수한 기사들중에는 가장 어린나이로 대륙10대검사에 들어있던 칼의 과거를 기억하면서 감탄했다.칼은 스파르타쿠스보다 헐씬 적은 힘을 들이는 듯하면서도 능숙하게 자신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있었다.초조해진 스파르타쿠스가 점점 강한 기세로 검을 내리쳤지만 칼은 그 공격을 잘 받아냈다.
"사부님이 말하시던 경지가 .....조금은 보일듯도 하다!"
바로 아테나가 공고나의 검보를 읽고 깨우친 비결을 칼도 헥토르에게 배웠다.하지만 칼의 경지는 아직 아테나에 비해서는 좀 손색이 있어 자신보다 일찍 소드마스터를 이루고 같은 소드마스터인 발렌타인과 대련을 계속해온 스파르타쿠스에게 겨우 막상막하를 이루는 정도였다.
스파르타쿠스의 강맹한 공격을 잘 받아내면서 틈이보일때마다 유효적절한 일격으로 반격하는 칼의 움직임에 스파르타쿠스가 점점 숨을 헐떡일때 갑자기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실력이요.칼 황자.하지만 잠시 이쪽을 보시겠소?"
발렌타인의 목소리에 놀란 칼과 스파르타쿠스가 놀라 검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그쪽에는 타냐의 목에 검을 들이댄 발렌타인이 서 있었다.
"자네!이게 무슨 짓인가!"
칼보다 스파르타쿠스가 먼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원래 발렌타인은 헥토르와 대화도중 유심히 칼을 관찰하다가 그의 정체를 짐작하고 스파르타쿠스와 산을 내려가는 척하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들을 살폈다.칼이 헥토르와 떨어진 곳에 거처를 마련한 것을 확인한 발렌타인은 칼을 해치우거나 포섭하기로 했다.원래는 제안이 비틀어지면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가 동시에 덤벼들어 칼을 해치우려고 했지만 스파르타쿠스는 거기에 반대했다.무골인 스파르타쿠스는 칼이 그런 간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면 어차피 싸워야한다면 검사답게 1대1로 승부를 내겠다면서 자신이 혼자 칼을 상대하겟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칼과 스파르타쿠스의 대결을 보면서 막상막하인것을 확인한 발렌타인은 곧바로 칼의 거처로 달려가서 타냐를 제압해버렷다.타냐의 실력은 최근에 칼과 헥토르의 도움으로 괄목성장했지만 그녀의 실력은 소드마스터인 발렌타인을 상대하긴 어림도 없었다.
"미안하네,하지만 난 절대로 실패를 용납할수 없네."
"발렌타인!"
무인으로선 정직한 스파르타쿠스로선 아무리 친구라지만 발렌타인의 기사도를 어긋나는 행동을 용납할수없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이런짓만은 절대 안돼!"
"아직도 모르겠나?우리에겐 실패란 절대 용납할수 없어!칼 황자가 만약의 경우 유리아에 붙어서 유리아의 전력이 증강되는 것이나 자네가 죽어서 우리의 전력이 떨어지는것,어느쪽이든 우리에겐 치명적이야!지금 우리는 명예를 얻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살아남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근 거라구!"
사기유닛들의 집단인 아크와 부인들을 상대하느라 겪은 발렌타인의 고초가 담겨있는 듯한 절규였다.하지만 스파르타쿠스로서는 이런 치욕적인 짓은 도저히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자네,당장 그만 두지 않으면......"
"두분 모두 그만 두시지요."
칼이 조용히 내뱉는 말에 순간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가 숨을 죽였다.검을 조용히 치켜든 칼이 발렌타인의 품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는 타냐를 지긋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부귀영화도 권세도 바라지 않았습니다.세상의 허식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검과 함께 살고 싶었습니다.하지만 과거는 나를 놔주지 않는군요."
칼이 검끝을 자신의 가슴에 들이대고 검자루를 두손으로 꽉 잡았다.
"타냐는 유리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저같은 어리석은 남자를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여기까지 따라와준 가엾은 사람입니다."
"자,잠깐!"
스파르타쿠스가 만류하려고 했지만 이미 때가 늦은 듯 했다.바로 그 순간이었다.
- 피이잉
고요한 정적을 가느다란 파공음이 찢으면서 한개의 돌이 날라와 칼의 검손잡이를 맞추었다.바로 옆에서 날아온 듯 한 돌맹이의 충격에 칼은 손이 저려오는 것을 느끼면서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누,누구?"
발렌타인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발렌타인보다 키가 한뼘정도 더 큰 스파르타쿠스보다 더 건장한 체구의 은머리 사나이가 모습을 드러냈다.오른손에는 체구에 알맞는 거대한 롱소드가 들려있었다.
"후흡"
단 한호흡에 정체모를 사나이는 발렌타인의 눈앞에 이르렀다.당황한 발렌타인의 눈앞에서 정체불명의 사나이의 왼손주먹의일격이 턱에 작렬했다.동시에 오른손으로 빼든 검자루가 발렌타인의 검날을 튕겨버리면서 타냐를 떨어지게 만들었다.남자의 검에서 거대한 오라블레이드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나와 겨루자!"
친구의 위기를 보고 스파르타쿠스가 덤벼들었다.발렌타인에게서 떨어져나온 타냐를 왼손으로 받아들어 칼에게 던져 버린 은머리남자는 검을 들어 스파트타쿠스의 공격을 막아냈다.다시 정신을 차린 발렌타인이 스파르타쿠스와 힘을 합쳐 사나이를 상대했지만 뜻밖에 정체불명의 남자는 두명의 소드마스터를 상대하면서도 여유로왔다.오라블레이드를 그렇게 강력하게 일으키는 것 같지도 않은데 남자는 아주 능숙하게 두사람의 공격을 받아넘겼고 그 남자가 공격을 시작하자 강함과 기술이 겸비된 그 공격에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는 정신을 못 차리고 막아내는데도 급급했다.
"자,잠깐!당신 정체가 도대체 뭐요?우릴 해치고 싶지도 않은 것 같은데?"
"무슨 소린가?"
발렌타인이 갑자기 뒤로 물러서면서 하는 말에 스파르타쿠스가 영문을 알지 못하고 되묻자 발렌타인이 손가락으로 사나이의 왼손을 가르켰다.순간 스파트타쿠스는 경악했다.남자의 왼손은 바지주머니에 들어가 있었고 남자는 한손으로 두사람의 소드마스터를 가볍게 상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발렌타인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칼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봐,너 아니면 죽겠다는 여자를 두고 죽어버리면 그여자도 죽을 거 아냐.별로 책임있는 행동이 아닌데?"
칼이 새빨간 얼굴로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모두 제가 어리석은 탓입니다.사백."
순간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는 경악을 금할수가 없었다.칼의 사백이라면 헥토르의 사형이란 말인가?
"더 탓하지 않을테니 이만 내려가보도록.이아이는 정말 앞으로 세상일에 참견하지 않을테니 유리아쪽에 세력이 늘거라는 걱정은 안 해도 좋다.만약 이아이가 세상에 내려가 유리아를 돕겟다고 하면 내가 죽여주지.그러면 공평하겠지?"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저자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을 죽이는 것은 쉬운일인듯하지 않는가?두말않고 산을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두사람이 내려가는 모습을 칼이 바라보고 있을때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감사를 표하는 칼에게 손을 흔들어 관두라고 한 사내는 곧바로 헥토르의 거처로 향했다.
"이거 미안하군,나때문에 번거롭게 해서....."
"젠장,하루미안!그게 문제가 아니야.자네 정말 인간들 전쟁놀이에 참견할 건가?"
"이미 약속을 했네.마르카스."
"자네!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줄 알기나 하는거야?"
바로 헥토르의 진실한 정체는 드래곤중 그린일족의 장로 하루미안이었다.과거 실패했던 유희의 흔적을 위해서 다시 유희를 시작하려는 친구인 하루미안을 말리러 마르카스는 직접 찾아왔던 것이다.
"우리의 유희는 한번 끝나면 그 유희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게 원칙이야!"
"어느정도 보살펴주는 경우는 있지 않나."
플리모프한 개체로서 생을 경험하는 드래곤의 유희는 드래곤에게 있어서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긴 수명을 유지해야 하는 드래곤에게 유희란 행위는 색다른 경험정도가 아니라 그것자체로 또하나의 작은 삶이다.유희의 가치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해서 드래곤들의 묵계는 <한번 끝난 유희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였다.그렇지 않고 본체로 돌아가서 과거의 유희의 조각에 끼어들게 되면 그 유희는 하나의 삶이 아니라 놀이로 전락해버릴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사에 예외는 있다고 실제로는 유희때 남긴 후손을 어느정도 신경쓰거나 도와주는 드래곤이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하루미안의 경우는 조금 특이했다.
원래 하루미안은 그린드래곤중 아주 특이하게 유희를 할때마다 검사나 엘프궁사를 택했던 드래곤이었다.특히 검을 익히게 된 것은 가장 친한 드래곤인 검 매니아 마르카스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하프엘프인 헥토르로서 시작했던 백사십년전의 유희는 하루미안으로서 최악의 결과였다.유희가 종종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열한 인간들의 책략에 자신의 배우자였던 리네아를 지켜주지도 못했다는 것은 하루미안을 극도로 슬프게 했다.상심한 하루미안은 잠시 기분전환을 할겸 그린일족이 가장 많이 플리모프하는 대상인 엘프로 다시 한번 유희를 시작했지만 그것도 6년전에 인간들의 엘프사냥으로 안 좋은 결과로 끝나자 당시 하루미안은 열이 받아서 화이트일족의 장로였던 카시오페아의 동방의 인간말살계획에 찬성했지만 결국 그 계획은 다른 장로와 로드의 반대로 없었던 일로 돌아가고 하루미안은 다른 유희로 마음을 달랠까 하다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헥토르의 모습으로 다시 플리모프해서 쿠베수산에 들렀다가 우연하게 칼과 마주치게 되었다.칼의 검에 대한 열정을 갸륵하게 여긴 하루미안은 그의 청을 받아들여 칼에게 검술을 가르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하게 헥토르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 인간들에게 다시 플로린의 신하가 되어 줄것을 요구받았다.자신의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아 멸망할뻔했던 것도 모르고 인심이라도 쓰는 듯 플로린에서 복권시켜주겠다는 인간들의 제안에 하루미안은 처음에 코웃음을 쳤지만 플로린의 현상황을 알아보다가 현황제 슈란2세가 자신이 플리모프했을때 리네아와 낳은 아이의 외손자라는 것을 안 하루미안은 그렇다면 플로린을 도와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플로린은 엘프를 가장 많이 노예로 부리고 있는 나라라구!자네도 저번에는 멸망시키자고 했었잖아?"
"미안하네,마르카스."
플로린은 이종족 노예화가 가장 심각한 나라고 엘프와 드워프씨받이들에게서 이종족아이들을 낳게 하는 일명 노예농장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했다.엘프들과 사이가 가장 좋은 그린드래곤인 하루미안이 플로린의 편을 들겠다는 것은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었다.
"리네아의 아이가 살아 있었어......"
"이미 한번 끝난 유희야!미련을 갖는건 드래곤답지 않아!"
하루미안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리네아는 다르다네."
"뭐가?"
"그녀만은 하프엘프헥토르로서의 유희가 아니라 드래곤 하루미안을 사랑한 인간이었거든."
"뭐?"
…………………………………………………………………………………………………………
도피도중 잠시 급한 사정으로 드래곤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하루미안의 모습을 보고만 리네아는 잠시 멍하게 서있다가 하루미안에게 얼굴을 부비면서 말했다.
"드래곤이셨나요?
"그,그게....."
보통 드래곤이 유희도중 맺어진 애인이나 동료에게 정체를 들켰을 때 취하는 방법은 두가지다.상대방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돌아가는것,믿을만한 상대라면 양해를 구하는것,좀 마음에 안 들거나 질이 안 좋은 상대일 경우 죽여버리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보통 기억을 지워버리고 끝내는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인데 이유는 드래곤의 정체를 알면 그전같은 태도를 유지할수 있는 인간들이 드물기 때문이다.(아주 드물게 있기는 하단 소리다)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는 하루미안의 귓전에 리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의 유희라도 좋아요.당신에게 있어서는 아주 가치없는 장난이라도 좋아요.그러니까......제 마음속에서는 당신을 나의 사랑 헥토르로 간직해도 좋을까요?"
…………………………………………………………………………………………………………
"자네가 드래곤이란 것을 알면서 그 여자는 왜 자살했지?"
마르카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드래곤이란 것을 알고 있다면 당시 인질이 되었더라도 쉽게 구출될수 있을 거라고 기대할수 있었을텐데.......
"그때 리네아는 아기가 죽은 줄로 알았다네,자신의 속치마에 피로 나에게 인간의 추한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고 유서를 남겼더군.그래서 나도 아이가 죽은줄로 알았던 거고."
"하지만 자네,아니 자네가 플리모프했던 헥토르를 외증조부로 플로린놈들은 인정조차 해주지 않는다면서!그런데 뭐하러 그놈들을 위해서 싸워주려고 하는거야!"
"몰래 찾아가서 슈란이란 아이의 숙부라는 리스공작이라는 자의 생각을 정신마법으로 확인해봤지.그는 내가 외증조부로 나타날 경우 그아이에게 해가 될거라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한 일이더군.그래서 양보하기로 했네."
"으아악!그렇다고 그 리스공작이라는 놈이 제대로 된 놈은 아냐!남의 공로는 인정도 하지 않고 자기아집에 차 있는 놈이라구!"
마르카스가 고성을 내질렀다.원래 드래곤 입장에선 하잘것없는 인간들의 싸움,누가 패권을 쥐든 드래곤들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 일이었지만 이번만은 사정이 좀 달랐다.
역대드래곤중 최강+사이코라는 수식어가 붙는 루시의 주인인 아크가 이 전쟁의 주역이라는 것 때문에 드래곤로드와 장로급정도에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수가 없었다.루시의 경우 원래의 힘으로도 드래곤로드보다도 강할 정도였는데 드라코리치와의 대결에서 입은 부상의 영향으로 수명이 짧아지면서 죽기직전의 생물이 갑자기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원래의 힘에서 2~3배정도의 파워업이 이뤄졌는데(드래곤답게 그래도 아직 남은 수명이 200년이상이다)이것은 저번의 아스모데우스강림때 보았듯이 마왕조차 물질계에 강림한 정도의 힘으로는 상대하기 힘들정도였다.
드래곤로드와의 약속에 따르면 루시는 다른 생물들간의 세력다툼에 함부로 끼어들지 못하게 되어 있고 끼어들더라도 인간들중의 최고능력자급이상은 발휘하지 못하지만 만약의 경우 아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경우에도 약속이 지켜질지는 확실치 않았다.약속은 제정신인 자들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니 말이다.
그래서 내심 드래곤들은 전쟁이 유리아의 승리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드래곤들이 유리아의 승리를 바라는 이유는 또 있었는데 동방국가들의 이종족천시가 천시수준을 넘어서 말살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한 이유였다.
원래 드래곤들은 뭔짓을 해도 좋지만 이성을 가진 종족하나를 완전히 말살시키려면 어떠한 이유로도 드래곤로드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이곳은 마신소환과 연관이 있었는데 <마신의 소환은 종족하나를 통째로 제물로 바치면 가능하다>라는 조건때문이다.
설사 마왕이라고 해도 어지간해서는 역소환시킬수있는(사실 마왕이라도 조기에 대응하면 드래곤로드와 장로들의 합공정도로도 역소환시킬수 있다.그 이전에 마왕이 소환되었을때 피해를 감수해야 했던 것은 드래곤들이 빨리 반응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드래곤들이지만 마왕보다 상위의 마신이라면 물질계는 그대로 끝장난다.아예 물질계가 마계와 합쳐질지도 모르고 또한번 세상의 멸망을 걸고 신과 마가 싸움을 벌이는 신마전쟁의 재판이 벌어질수도 있는 엄청난 일인 것이다.
그런데 마신소환의 조건이 한 종족을 통째로 제물로 바치면 가능하다라는 조건의 구현은 아주 까다롭다.가령 마신소환을 시도해서 드래곤들에게 멸망당하는 원인이 된 마도문명의 소환은 당시의 정치체제가 군주정이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뽑은 원로원이 정치를 담당했기 때문에 원로원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한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들전부를 제물로 삼는다는 계약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군주정의 경우는 설사 대륙이 인간들을 하나로 통일한다고 해도 그런 계약자체를 할수가 없다.누군가 정신이 돌아버려서 마신을 소환해서 세계를 멸망시키고 싶다고 해도 전체 인간들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다른 종족의 대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종족하나가 멸망위기에 처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가령 엘프들이 인간들에게 사냥당해서 단 1명만 남았다고 치자.그럼 그 엘프1명은 엘프족전체가 되기 때문에 만약 그 엘프가 마신소환의 방법을 안다면 정말로 마신이 소환될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종족하나가 소멸하면 드래곤으로선 유희의 재미가 하나 줄어드는 것과 같아 종족하나가 멸망까지 이르려고 하면 드래곤들은 눈치못채게 조금씩 조정을 해오곤 했다.과거 수인족이 전멸의 위기에 처했을때 바다로 피신하는 것을 제안한 수인족은 사실은 당시 드래곤중 화이트일족의 장로(현장로 카시오페아의 전임자)였고 마르키안군도로 숨어 들어간 수인족은 그후 알게 모르게 드래곤의 도움을 받으며 숫자를 회복할수가 있었다.
물론 이런 일들은 드래곤로드나 장로들정도나 신경쓰는 일들이었고 대다수드래곤들은 개인플레이중심의 존재들이다
하여간 로드와 장로들은 끼어들기엔 드래곤으로선 좀 무게감이 떨어지는 듯한 동방국가들의 문제때문에 저번에 카시오페아와 하루미안의 동방의 인간들 말살계획에 반대했었지만 내심 이번 전쟁에서 이종족들과의 공존을 정책으로 택하고 있는 유리아가 승리하기를 바랬다.드래곤들 입장에서 인간의 군주라는 건 누가 되던 별 관심이 없는 문제였으니까
"보통 유희에서 얻은 자식들은 그래도 부모덕에 손자정도까진 잘먹고 잘살잖아?그런데 나는 리네아의 아이한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고.그러니까 그 슈란이란 아이를 지켜주고 싶어."
"아,그 아이가 굶고 살았나?그래도 한 지방의 작은 영주였어!인간들 기준으로 절대 못 산게 아니라구!"
마르카스는 애가 탔다.만약 하루미안이 아크의 적을 도와서 혹시 아크가 다치기라도 하면?<세상종족들간의 세력싸움에 관여하지 않기 위해서 루시는 드래곤의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라는 제약따위 다 내팽개치고 직접 나서서 동방국가들을 싸그리 쓸어버릴지도 모른다.아크를 드래곤이 해쳤을 경우 절대 그냥있을리가 없는 것이다.
"자네,그 누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르나 본데........"
"자네가 당한 일은 잘 알고 있네."
"난 해친 건 고사하고 그냥 집만 무너뜨렸다가 그 꼴이었다고!그런데 자네가 아크라는 놈을 해치면 자네가 무사할 것 같아?"
"그래서 생각해둔게 있지."
"뭐?"
"이제 오늘 점심때가 되면 내 드래곤으로서의 기억과 능력은 봉인되고 하프엘프 헥토르로서의 능력과 기억만이 남을 걸세.해제조건은 플로린황제 슈란2세가 무사히 황제가 되는 것."
"안돼!"
마르카스가 비명을 질렀다.
드래곤으로서의 기억과 능력까지 봉인하고 완벽하게 플리모프한 개체로서의 조작된 기억과 설정된 능력만을 가지고 하는 이런 유희는 평범한 유희가 식상해진 고룡급들이 이따금 하는 짓이다.그러나 그 위험성은 크다.해제조건을 맞추기 전에 죽거나 하면 원래 플리모프상태에서의 죽음은 본체로 돌아오는 것이지만 이경우엔 그 존재로서 죽어버린다.물론 드래곤의 플리모프는 플리모프한 종족의 최상급의 존재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쉽게 그런 위험을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간세상은 무조건 최강자라고 잘 나가기만 하지는 않는 복잡다단함이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되는 것 같네......그럼......이제 내가 잠시 잠들었다가.....눈을.....뜨면 .......나는 자네를.....드래곤 마르카스가 아니라.....검술사형 마르카스로 ......기억할 .......저 칼이라는 아이는 자네가......."
"으아악!왜 내 주변에는 제대로 정신구조가 되어먹은 드래곤이 없는 거n!"
하나있는 사촌누나라는 드래곤은 평생 자기속을 태워먹더니 이번엔 같은 취미(검)를 가진 친구라는 놈이 이미 한번 끝난 유희에 미련을 가지고 미친 짓을 벌이겠단다.마르카스는 자신의 팔자를 원망하면서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하루미안의 드래곤의 힘을 배제하고 순수한 소드마스터의 검객으로서의 능력은 아마도 마르카스자신과 거의 맞먹을 정도였다.애초에 공고나의 비법도 하루미안이 헥토르의 신분으로 몰래 전수한 것이었다.혹시 하루미안,아니 이제부터는 헥토르에게 아크가 다쳤을 경우 세상에 미칠 그 끔찍한 파장을 생각한 마르카스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결국 내려가셨군요."
얼마후 칼이 하산한 헥토르의 초막을 정리하면서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칼을 바라보면서 마르카스가 말했다.
"자네 괜찮은 건가?헥토르는 자네 동생의 최강의 적이 될텐데?"
칼은 헥토르와 마르카스에게는 자신의 정체를 알렸다.물론 말 안해도 둘은 알았겠지만
"하하,제 동생을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본인보다도 그 여자들등쌀때문에 사부님이 이기시긴 힘들걸요?어차피 저는 세상과 연을 끊기로 한 사람이니 모순되는 바램이지만 동생과 사부님 모두 좋은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지요."
"니놈동생이 어떤 놈인지는 너보단 내가 잘 안단 말이닷!"
겁도없이 드래곤을 메이드로 받아들인 이해하기 힘든 인간을 떠올리자 마르카스는 머리가 아파왔다.드디어 마르카스는 한가지 결심을 하고 루시를 제외한 전 레드일족에게 동시에 속으로 메세지마법을 불렀다.
<아,아,레드일족 전부 대답해라.번호!>
<왜 그러는데요?하나!>
<아함~한찬 수면기중이구만.....둘!>
<한참 기분좋게 한판 뜨고 있는데....셋!>
<에잉...꿋발 죽는다고요!....넷!>
<마흔 일곱!번호끝!">
역시 자기멋대로가 태반인 레드일족답게 저마다 툴툴거리면서 레드일족이 모두 대답하자 마르카스의 선언이 이어졌다.
<나 지금부터 유희할거니까 대륙이 멸망할정도나 헤츨링이 다치는 일 아니면 절대 연락말도록,그리고 라미루시아님이 혹시 나 찾으면 죽어도 모른다고 해라,이상!>
<어,장로가 이러시면....>
장로나 로드가 직책을 맡고 있다고 해도 유희는 할 수 있다.그러나 장로가 아예 잠적을 해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진다.장로란 일족간의 문제(드래곤에게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같은 드래곤간분쟁이 대부분이다)가 생겼을 때 장로가 없는 일족은 다른 일족과 비교해서 불이익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마르카스는 대답도 듣지 않고 통신마법을 끊어버렸다.
"만약 누님이 이걸 알면 알면서도 안 가르쳐줬다고 어떤 짓을 할지 모르거든?이 전쟁 끝날때까지 숨어 있어야겠다."
"그런데 칼,나한테 검을 배우고 싶다고 했나?"
마르카스가 묻자 칼은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그렇습니다!"
"자네는 이미 소드마스터인데....."
"사부님과 사백님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우물안개구리였는지 알았습니다.초보자로 대하며 마구 굴려주셔도 좋습니다."
"좋아.하지만 조건이 있네."
"뭐든지 좋습니다."
마르카스가 표정을 굳히면서 무겁게 입을 열었다.그 기세에 칼은 긴장이 되는지 침을 꿀꺽 삼켰다.
"진정한 검의 경지는 극한에서 완성되는 법.이제 극한지인 아이스랜드에서 10년,열사의 사막에서 10년동안 초심으로 돌아가서 수련을 할걸세.그래도 좋나?"
"감사합니다!"
칼은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환희로 가득차서 마르카스에게 예를 표하고 타냐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르카스는 생각했다.
"누님한테 안 들키게 아이스랜드에서 한 10년쯤 쳐박혀 있어야지!"
숨으러 가는 주제에 폼은 있는대로 다 잡는 마르카스였다.............
그.러.나 곧 얼마있지 않아 마르카스는 더 깊숙히 숨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마는데 사정을 안 루시에게 걸려서 말그대로 밀가루반죽처럼 될때까지 얻어터지고 만 것이었다.(장로대접을 해준다고 이번엔 보물하나를 뺏고 두들겨팬것만으로 끝냈다.)
그리고 뒷이야기지만 나중에 칼은 아들중엔 소드마스터에 이른자가 없고 제자로 받은 아크와 아테나의 아들이 소드마스터에 이르러 그 아이를 자신의 검의 후계자로 삼고 이아이가 후일 통일유리아제국의 4대공작가중 실버공작가의 시조가 된다.그런데 이때 마르카스가 내세운 핑계때문에 제대로 소드마스터가 되려면 추운곳에서 10년,더운곳에서 10년을 수련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대대로 이어지는 바람에 실버공작가의 가주는 작위를 이어받기 전에 반드시 이 두곳에서 수련을 마쳐야 한다는 불문율이 전해지게 된다.
드디어 7월한달간의 우기가 끝나갈 무렵 피날레를 장식하려는 듯 굵은 빗줄기가 뿌려지는 속에서 아크의 부인중 캐서린은 병사들을 위문하며 전선을 돌다가 다키아와 국경을 마주한 루네스강변의 진지에 다다랐다.
"후우,수고했어요.레나."
"뭘요,하지만 빨리 돌아가셔야 할텐데요."
- 캐서린님,레나님 엘리자베스님께서 오셨습니다.
캐서린을 따르던 레나의 부하인 블랙로즈대원이 엘리자베스의 방문을 알렸다.
"어서와요,수련은 어땠어요?"
캐서린이 엘리자베스를 반갑게 맞이했다.아스모데우스소환사건이후 엘리자베스는 전선의 소강상태를 틈타 개인적인 수련을 하고 오겠다고 잠시 떠나있었던 것이었다.
"그다지.....만족스럽지 못하네요."
엘리자베스가 고개를 떨구자 캐서린과 레나가 엘리자베스를 위로했다.원래 줄리아문제에서 비롯된 아스모데우스소환사건에서 성기사인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전공이라고 할수 있는 마물들과의 상대에서 별 활약이 없었던 점 때문에 괴로와했다.물론 그건 다른 이들이 너무강해서 끼어들 건덕지도 없었을 뿐이었지만.
또 엘리자베스를 괴롭게 하는 것은 자신이 윈즈브링거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원래 윈즈브링거는 신성마법을 같이 사용할수 있는대신에 소드마스터만큼 강한 검기를 발휘할수 있는 성기사의 검기를 거의 오라블레이드에 근접하게 강화시켜주는 아이템이었지만 엘리자베스의 검기는 아테나는 물론이고 아크에게도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저는 주인께 별 도움이 못 되는 거 아닐지......."
엘리자베스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아도 신성교국에서 유리아에 불공평한 태도를 취하자 과거 신성교국의 성기사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졌던 엘리자베스는 괜히 아크에게 미안해했다.하지만 어디 그게 엘리자베스능력이 모자라서겠나.아크란 인간이 데리고 있는 여자들이 상식을 초월해서 두각을 못 드러낼 뿐이지.신성마법과 회복마법을 쓰면서 검도 강한 성기사는 원래는 보통 파티는 구하기도 힘든 희귀한 존재였다.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수련가기전에 안아주시는 횟수도 점점 줄었었다구요."
"그건 때가 안 좋아서 그랬을 뿐이에요.요새는 비가와서 전쟁을 쉬기때문에 그런지 차례가 아주 많이 돌아왔는걸요.이때 수련간다고 떠나있지만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신관과 성기사의 전혀 성스럽지않은 대화를 들으며 레나가 식은땀을 흘릴때 캐서린이 의자에서 일어나 엘리자베스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엘리자베스를 끌어안았다.
"캐서린....."
"나중에 함께 벌받으면 돼요.그런 생각같은건 좀 즐기고 나서 잊어버리고 주인께 안기라구요."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온 캐서린의 손길이 상의의 단추를 끄르고 풍만한 젖가슴을 감싼 브레지어가 드러나자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어졌다.아크는 여자들의 레즈플레이를 강요하고 그것을 구경하는 때도 있었기 때문에 아크의 여인들은 서로를 애무하는 요령도 밝았다.아크는 그것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욕정을 달랬을 경우는 반드시 자신에게 알리도록 했다.그럼 아크는 그것을 핑계로 징계플레이를 행했고 여인들은 그것또한 자극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오히려 달게 받는 편이었다.
반대편에서는 레나가 달라붙어 엘리자베스를 끌어안으면서 입술을 포개면서 혀를 안으로 밀어넣었다.동성의 혀가 서로 얽히면서 따듯한 침이 흘러들어오는 느낌에 엘리자베스는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기도 벌써 젖었네요."
입을 맞추면서 어느새 엘리자베스의 팬티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레나가 스며나오는 애액으로 젖은 꽃잎을 만지작대면서 살짝 웃었다.엘리자베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다리를 벌려 레나의 손길을 더 깊숙히 이끄려고 했다.
"적의 기습입니다!"
잔뜩 달아오르려하던 세사람은 갑자기 막사밖에서 들려오는 보고에 놀라 동작을 멈추고 서둘러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다키아군인가요?규모는 어느정도나?"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나온 캐서린과 엘리자베스의 물음에 사단장 레드로만이 대답했다.
"다키아군인듯한데 최소한 우리병력의 세배이상입니다.일단 4황후마마는 서둘러 이곳을 피해주십시오."
제국의 4황후인 캐서린은 함부로 위험에 몸을 노출시킬수 없는 위치다.막사를 나서자 사방에서 다키아군이 빗속에서 함성을 지르면서 공격해들어오고 있었다.
캐서린은 엘리자베스의 호위를 받으면서 탈출을 시작했다.소드익스퍼트최상급인 엘리자베스의 실력앞에 포위망은 오래 버티지 못했고 길을 뚫은 엘리자베스는 일단 안전한 곳으로 캐서린을 대피시키려고 했다.
"바보같은 다키아의 병신들같으니라고......차려준 밥도 못 먹어?"
피같은 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젊은 남자가 앞을 막아서자 엘리자베스는 긴장했다.상대방의 기세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놈은 누구냐?"
괴인은 엘리자베스의 질문에는 대답않고 캐서린을 잠시 돌아보더니 말했다.
"으흠,이곳에는 저 4황후라는 계집만 있는 줄 알았더니 바로 얼마전까지 대륙 10대검사에 들었다는 엘리자베스라는 년도 있었군.거기다 어쌔신계집년들도 저년을 지키고 있었고.그래서 다키아놈들이 저년을 잡는데 실패했던거군."
엘리자베스는 깜짝 놀랐다.블랙로즈와 레나의 은신은 특급들인데 남자는 그것을 아주쉽게 간파했다.그것은 초감각이 아니면 어림도 없었다.
"흐흐흐,어쨋든 나로서는 좋다.어디 성기사의 맛은 어떤지 한번 볼까?"
검을 빼든 남자의 검에서 찬란한 오라블레이드가 솟았다.엘리자베스는 상대방이 소드마스터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너희는 황후마마를 모시고 빨리 빠져나가라,어서!"
블랙로즈에게 명령을 내린 엘리자베스는 이를 악물고 남자에게 덤벼들었다.그나마 저자를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자신밖에 없었다.
"에잇!"
엘리자베스는 강하게 찔러들어가는 척하다가 검로를 확 바꿨다.윈즈브링거의 힘을 제대로 발휘못하는 이상 엘리자베스로서는 상대방의 오라블레이드와 정면으로 부H히는 것은 피해야했다.
"흥!그깟 잔재주 내게는 안 통한다!"
상대방의 오라블레이드가 더 빨리 움직이면서 삽시간에 엘리자베스의 모든 검로를 차단해버렸다.섬광이 얼굴위로 떨어질 때 엘리자베스는 죽는 줄 알았다.그러나 뜻밖에 자신은 다치지 않았다.
"크큭,일단 맛뵈기다."
남자의 오라블레이드는 엘리자베스의 투구만 정확하게 두쪽으로 내서 땅에 떨어뜨렸다.얼굴에는 상처하나 내지않고 드래곤본으로 만들어진 투구만 정확하게 잘라서 떨어뜨린 그 기술에 엘리자베스가 모욕감을 느낄때 남자의 몸이 슬쩍 움직였다.
"오호,어쌔신 계집앤가?"
블랙로즈대원들에게 캐서린을 맡긴 레나가 돌아와 남자를 암습한 것이었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는듯 바닥을 오라블레이드로 후려쳤다.
"헉!어떻게......"
은신이 가볍게 간파당한 레나가 겨우 오라블레이드의 일격을 피하고 숨을 헐떡였다.어쌔신의 반지에 의한 은신도 통하지 않는 상대방의 실력에 레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후후."
갑자기 레나의 눈앞으로 번개처럼 다가간 괴인이 레나의 명치를 후려쳐서 기절시키더니 다시 몸을 도약해서 엘리자베스의 등뒤로 돌아가더니 투구가 벗겨진 레나의 뒤통수를 검손잡이로 내리쳐 기절시켰다.괴인은 다음으로 캐서린을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캐서린은 블랙로즈의 호위로 전장을 이탈한 후였다.
"네놈은.....누구냐!"
갑옷이 벗겨지고 밧줄로 손을 등뒤로 해서 묶인 엘리자베스는 정신을 차리자 남자의 정체를 물었다.도저히 엘리자베스는 이런 검사를 떠올릴수가 없었다.
"후후,네년이 알려나?카르넨님이시다."
"카르넨?카....맙소사!백년전에 쳐형되었다는 살인마 소드마스터 카르넨?"
"우하하,살인마?어쨋건 좋다."
엘리자베스는 광소를 터뜨리면서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카르넨에게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그런 엘리자베스와 레나의 가슴에 손을 뻗어 젖가슴을 주물럭대며 감촉을 잠시 즐긴 카르넨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캐서린이란년이 다키아놈들한테 죽게 해서 아크라는 놈을 자극하게 만들라는게 발렌타인의 명령이었지만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기대를 마음껏하고 있어라.이 싱싱한 육체를 마음껏 즐길놈한테 넘겨줄테니까.우하하하....."
한편 유리아군 본영에서 루네스강근처에서 다키아군의 공격을 받아 그곳을 지키던 사단이 전멸하고 캐서린은 간신히 빠져나온데다가 엘리자베스와 레나는 생사를 알수없다는 보고를 받은 아크와 군수뇌부는 경악했다.
원래 계속 비가 이어지는 우기가 아직 1주일정도 남아 함부로 적이 공격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데다가 다키아처럼 요새에 의존할뿐인 약체의 군대가 강을 건너와 감히 기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곳의 부대는 여전히 2선급의 부대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허가 찔린 것이었다.거기에 발렌타인과 스파르타쿠스에 이은 제 4의 소드마스터의 등장은 유리아군수뇌부를 놀라게 했다.그렇지 않아도 전대의 소드마스터였던 헥토르가 재등장하여 플로린에서 기용되어 이곳전선으로 지원을 위해 도착한다는 정보보고에 바싹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엘리자베스가 저때문에......."
"황후를 모셔가도록."
아크가 훌쩍이는 캐서린을 회의장에서 데리고 나가게 했다.캐서린이 나간 얼마후 블랙팬텀단장 론이 헐레벌떡 막사안으로 뛰어들어왔다.
"폐,폐하.엘리자베스님과 레나님은 살아계십니다.그리고 다키아군을 도와 우리군을 공격했던 것은 로키안에서 숨겨두었던 소드마스터카르넨이라고 합니다."
"카르...넨!?"
아크의 할아버지 칼과 겨룬적이 있고 칼대왕을 평생의 목표로 삼았었다는 카르넨은 아크도 이름정도는 들어본적이 있다.이미 죽은줄로 안 소드마스터 2명이 연달아 나나탄것에 아크는 혀를 찻다.그러나 아크를 놀라게 하는 진짜 보고는 그 다음이었다.
"뭐!"
아크는 그 다음으로 론이 한 보고에 경악했다.엘리자베스와 레나가 카르넨에 의해서 다키아국왕 쿠나스 1세에게 성노로 돈을 받고 팔렸다는 것이었다.
"이,이것들이....."
"당장 이것들을 응징해야 합니다.폐하!"
"다키아놈들부터 먼저 쳐야 합니다."
"아닙니다!먼저 카르넨이란 놈부터......"
막사안이 삽시간에 소란스러워졌다.원래 유리아는 과거 자신들이 탈루스족의 소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을당시 탈루스족을 동방국가들이 자신들을 야만족에게는 예의를 지킬필요가 없다며 마구 대했던 것에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무례함을 행하면 배로 갚아주곤했다.
전쟁시 일반적으로 포로가 된 귀족들은 일단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 상례였다.탈출하려다 잡혀서 사형당한다던가 아예 포로로 잡지 않고 죽인다던가 아크가 예전에 아테나에게 한것처럼(1부 10편참조) 잡힌 여기사나 여마법사가 희롱당하는 일이 없다고는 할수 없지만 최소한 공식적인 귀족포로에겐 예의를 갖추는 것이 관례였다.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서로의 보복행위가 차츰 강해지기 때문에 이것은 서로를 전장에서 존중하는 중요한 예절이었다.
그런데 제국의 황제의 여인을 포로로 잡아 성노로 팔아치우다니?이것은 유리아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크가 침착한태도로 장수들을 진정시켰다.
"여기에는 대유리아동맹의 노림수가 있다.이런 모욕을 당한 이상 다키아를 우리가 그냥 둘수는 없을테니 병력을 어쩔수 없이 나누어야 하고 그럼 우리의 전력이 분산되었을때 증강된 소드마스터전력을 이용해서 승부수를 보겠다는 것이다."
장수들중 가장 지장인 로폴트가 아크의 말에 동의했다.잠시 숨을 고른 아크가 입을 열었다.
"당분간 로키안쪽의 전선은 대치상태를 유지하고 움직이지 말도록.내가 7군단병력만 데리고 다키아를 멸망시키고 엘리자베스를 구하겠소."
"안 됩니다.폐하.최소한 1개군은 동원해야 합니다."
원수인 구스타프와 로폴트가 동시에 반대했다.저번 싸움에서 주력의 반정도를 잃었지만 그래도 인구가 천만정도인 다키아를 멸망시키는데 단 4만명이라니?7군단은 바로 아크가 최초의 전공을 세운 쿠안점령전때 직접 지휘한 부대고 그런탓에 아크의 애정을 많이 받아 친위군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지만 1개군단으로 한나라를 상대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었다.그러나 다음말에 구스타프는 더욱 놀라야만 했다.
"근위기사단인 레드드래곤과 블랙드래곤도 두고 가겠소.다만 내 부인들만 데리고 가겠소."
그말에 구스타프는 경악했다.전원 익스퍼트상급의 기사들에다 드래곤본코팅장비를 한 두 기사단은 단일 기사단으로 최강의 전력이었다.황제의 근위기사단조차 놔두고 나라하나를 상대하겠단 말인가?자칫 황제가 위험에 빠질수도 있었다.그러나 로키안이 과연 유리아의 주공이 어느쪽인지 모르게 햇갈리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아크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회의를 끝내고 울먹이고 있는 캐서린의 막사로 간 아크가 부드럽게 캐서린을 끌어안았다.
"걱정마,일단 살아 있다면 구해내면 되니까."
"하지만 저를 구하려다가......"
"그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었어.당한 건 그대로 갚아주면돼.그렇게 마음이 아프면 내가 벌을 주지."
울먹이는 캐서린의 스커트를 벗겨 하체를 드러나게 한 아크는 캐서린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벌리면서 손바닥으로 철썩철썩 때렸다.캐서린의 새하얀 엉덩이가 새빨갛게 물들어갔다.
"아아....."
"엘리자베스와 레나는 어떤 고통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걸로 젖는단 말이야?벌을 더 받아야겠군."
"네에,부탁해요......."
캐서린이 얼굴이 어지면서 몸을 완전히 벌려서 아크에게 속살을 드러내보였다.아크의 손가락이 벌려진 꽃잎위쪽에서 도드라진 돌기를 보이고 있는 클리토리스를 꼬집자 캐서린의 신음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으으,으으으......"
어느새 아크의 손에 들린 바이터가 강하게 진동하면서 캐서린의 엉덩이사이로 찔러들어오더니 마구 후비기 시작했다.이번에는 평상시의 항문섹스처럼 테크닉을 부리지 않고 거칠게 안을 휘저었기 때문에 캐서린은 항문이 찢어지는것만 같았다.
"하아,하아아.....다들 가는 건 좋은데.....근위기사단만은 데리고 가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엉덩이를 찔리며 정신이 혼미해지는 와중에도 캐서린이 너무 아크가 화가 나있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어 물었다.
"걱정마,진짜 레드드래곤과 블랙드래곤이 같이 갈거니까."
"네?아아앙....."
아크의 다른 손이 젖가슴을 주무르면서 단단히 일어선 유두를 잡아당기자 위아래에서 몰아치는 자극을 견디지 못한 캐서린이 비명을 질렀다.자극으로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캐서린은 아크의 말의 의미를 되씹었다.
"설마,루시와 파린을......."
"로드한테도 될수 있는한 두사람을 전쟁에 쓰지 않겠다고 한거지,금지당한건 아니니까 이번싸움정도는 괜찮겠지.로키안이 손을 쓰기전에 먼저 그 다키아의 돼지새끼를 찢어죽이고 말겠어."
아크의 손에 들린 바이터가 캐서린의 직장깊숙이 파고들어왔다.캐서린은 반성을 명목으로 이날밤 내내 아크의 플레이에 시달려야 했고 전선각지에 흩어져있던 아크의 부인들은 우기가 끝나기전에 모두들 모였고 루시와 파린도 메이드로서 참가할수는 없어 전신을 갑옷으로 가리고 용병으로 따라가는 것으로 했다.
가장 적은 병력으로 가장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는 악명을 날리는 다키아전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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