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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tness of Love - 1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52 501회 0건
PART FOUR - the clue

" 막아라! "

두목의 입에서 명령이 터져 나오고 지금까지 구명만 하고 서 있던 남자들은 이제 막 두목의 몸에 롱소드가 닿을만한 거리까지 달려온 헤르난을 에워싸듯 하며 몰려들었다.

" 크읏~! "

한꺼번에 많은 수의 적들이 공격해 오는 것을 보면서 단번에 두목을 처치해 버릴 심산으로 달려가던 헤르난은 자신의 계획이 틀어진 것을 아쉬워하며 속도를 줄여 자신을 향해 무기를 휘둘러 오는 남자들에게 신경을 집중했다.

" 만만히 볼 녀석이 아니다 모두 한꺼번에 공격해라! "

아까 단검을 사용하던 남자와의 일전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던 두목은 비록 잠깐 동안이었지만 헤르난의 실력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대일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런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헤르난은 자신의 가슴을 노리고 찔러오는 검을 쳐내며 옆으로 몸을 옮기고 그 순간 다시 그의 머리를 향해 날아드는 클럽(註. 나무 몽둥이에 송곳이나 쇠꼬챙이를 박아서 만든 무기)을 보며 급히 머리를 숙였다. 적의 공격은 숨돌릴 틈 없이 계속되었다. 막 클럽에 머리가 깨지는 것을 면한 그의 뒤쪽에서 이번에도 역시 그의 머리를 향해 떨어져 내리는 철퇴를 간발의 차이로 피한 헤르난은 검을 뒤로 돌려 뒤쪽의 적을 향해 찌르며 클럽을 들고 계속 그를 향해 달려드는 적의 배를 발로 차버렸다. 자신의 검 끝에서 느껴지는 살을 파고드는 감촉을 확인한 헤르난은 재빠르게 검을 빼서 좌에서 우로 한번 휘둘러 양쪽에서 달려드는 적의 공격을 일단 무마시켜 놓고 자신의 발에 채여 뒤로 물러서고 있는 적을 향해 달려들며 그의 복부에 다시 검을 박아넣었다.

" 으으윽! "

헤르난의 앞쪽에 있던 적은 그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깊은 상처가 난 자신의 배를 움켜쥐며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를 냈다. 헤르난은 공격이 비록 어설프긴 해도 연계공격을 해오는 속도가 빠르고 그의 빈틈을 찾아내 적절한 공격을 펼치는 그들의 움직임을 보며 상처 없이 쉽게 이기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욱이 호위기사들을 믿고 무거운 갑옷대신 가벼운 여행복을 입고 있는 헤르난에게 그들의 공격은 어느 하나 가벼이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 모두 물러서라! "

정신 없이 공격을 퍼부어 대던 그들은 두목의 한마디에 일제히 뒤로 물러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헤르난을 포위한 상태로 언제 있을지 모를 그의 공격에 대비했다. 헤르난은 그들이 두목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며 보통 도적들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 짝짝짝 ]

갑자기 지금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박수소리가 들리며 헤르난을 포위하고 있던 적들 중 두명이 양쪽으로 움직이며 틈을 만들어냈다. 그 사이로 헤르난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는 두목의 모습이 보였다.

" 정말 대단하군. 짧은 시간에 내 부하를 둘이나 처치하다니. "

헤르난은 그런 두목의 모습을 노려보면서도 주위에 있는 적들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었다.

" 정말 뛰어난 검술이야. 내가 직접 실력을 겨뤄보고 싶을 정도로. 저런 허술한 무기들로 상대하기엔 아까운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

두목은 헤르난을 포위하고 있는 부하들의 손에 들린 무기를 한차례 둘러보며 말하고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두목의 말에 숨은 의미를 깨달았는지 그의 부하들도 원래 검을 들고 있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각자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내던지고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두목은 그런 부하들의 행동을 확인하고 헤르난을 향해 빙긋 웃음을 지어 보이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

" 설마... "

헤르난은 두목이 검을 들고 선 자세를 보며 머리 속에 사람이 아닌 한 나라의 이름을 떠올렸다.

" 아마 그대가 짐작하고 있는 것이 맞을 것이오. 헤르난 왕자. "

두목은 헤르난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헤르난은 그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생각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내릴 수 있었다.

" 감히 내가 라이오트라의 왕자임을 알면서도 이런 무례한 행동을 계속할 생각인가? "

" 물론이오! 그대가 누군지 알았기 때문에 더욱! "

헤르난의 생각대로 이들은 평범한 도적들이 아니라 델시미아의 국경 지방에만 파견된다는 별동부대의 병사들이었다. 특히 지금 헤르난을 향해 도발적인 언동을 계속하고 있는 남자는 델시미아의 별동부대 대장들 중에서도 가장 악명이 높다는 크리엘이라는 인물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벌린 일들은 같은 델시미아 별동부대 사이에서도 좋게 생각하지 않는 비열한 짓들 뿐이었다. 헤르난의 반응을 보고 그가 라이오트라의 왕자임을 확인한 크리엘의 머리 속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죽이거나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 네놈은 비열하다고 소문난 크리엘이겠군. "

" 흐흐흐. 모든 것은 과정이 아닌 결과가 말해주는 법! "

크리엘은 헤르난이 자신을 도발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예의 그 음침함 웃음소리를 내며 왼손을 들어올렸다. 크리엘의 행동이 일종의 신호였는지 헤르난을 포위하고 있던 병사들이 좀 더 뒤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 이... 이런... "

헤르난은 갑작스러운 그들의 행동에 주위를 둘러보다가 처음 그들이 숨어있던 나무들 뒤에서 몇 명의 병사가 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이 너무 경솔했다는 생각을 했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병사들이 검 대신 활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대가 아무리 뛰어난 검술을 지녔다고 해도 지금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기는 어려울 것이오. 어떻소? 순순히 무기를 버리고 우리를 따라가겠소? "

병사들의 화살에 독이 발라져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는 헤르난은 혼자서 이곳까지 와버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회는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것, 아무리 빨리 한다고 해도 이미 늦어버린 것이 바로 후회였기에 계속 후회만 하고 있는다고 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헤르난은 머리 속의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그대로 크리엘을 향해 몸을 날렸다.

" 무슨...? "

헤르난이 이렇게 무모하게 덤벼들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크리엘은 급히 검을 들어 자신의 어깨를 향해 날아오는 헤르난의 검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그러나 헤르난은 그의 검과 부딪히는 순간 그 반동을 이용해 검을 들어올렸다가 원을 그리며 다시 그의 옆구리를 공격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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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23th, KRANDOR 338

" 또 하늘을 보고 있었던 거야? "

" 헤헤, 응. "

" 엉덩이는 어떠니? "

페릴은 나무 등걸에 기대어 앉아 어두운 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마리를 바라보며 천진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루 전날 카밀라의 방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다행인지 불행인지 페릴은 카밀라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녀의 방에서 쫓겨났고 다음부터는 매받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페릴에게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설거지와 설거지가 끝나면 또다시 당해야 할 무서운 매질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쓰러지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페릴은 방으로 돌아와 그대로 쓰러져 버렸고 마리는 그런 페릴을 다시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었다. 덕분에 페릴은 금방 회복될 수 있었고 늘 자신을 돌봐주는 마리에게서 지금은 만날 수 없게 된 할아버지와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조금씩 그녀를 친언니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 응 언니 덕분에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

" 그래? 정말 다행이다. "

마리는 페릴의 옆쪽에 털썩 주저 앉으며 말했다.

" 근데 그렇게 귀한 약을 나한테 다 써버려도 되는 거야? "

" 그런 건 페릴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

페릴의 질문을 들은 마리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장난치듯 그녀의 옆구리를 간지럽히며 말했다.

" 꺄하하하, 마리언니~ 그만해~ "

페릴은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마리는 페릴을 간지럽히던 행동을 멈추고 가만히 페릴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끌어안았다.

" 언니...? "

영문을 모르고 마리에게 안긴 페릴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마리는 페릴이 자신을 부르는데도 그녀를 안은 채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페릴은 잠시 후 팔을 풀고 자신을 바라보는 마리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 언니 울어? "

" 아... 아니야... 울긴... "

마리는 급히 눈물을 닦으며 얼버무렸지만 아무리 페릴이라도 그런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 통할리가 없었다. 한 점 거짓도 없는 맑고 투명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페릴에게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한 마리는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 페릴을 보면 내 동생 생각이 나서... 그래서... "

" 흐음... 지금은 볼 수 없는 거야? "

마리는 페릴의 질문에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 사실... 난... "

" ...... "

페릴은 왠지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마리의 목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뭔가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엄청난 비밀을 듣게 될 것 같은 예감에 묘하게 흥분되는 것을 느끼며 긴장이 되는지 침을 꿀꺽 삼켰다. 마리는 그런 페릴의 행동에 오히려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행동한다는 생각을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 호호호. "

" 언니, 갑자기 왜 그래? "

" 널 보고 있으면 심각해지는 내 자신이 너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건 페릴에게만 말해주는 비밀이니까 꼭 비밀 지켜야 한다. 응? "

페릴은 자신 있다는 듯 가슴을 쭉 펴며 마리를 향해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 응! 지킬께. 약속! "

마리는 자신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마리의 손가락에 마주 걸은 상태로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입을 여는 마리의 시선은 오래된 추억을 회상하는 듯 허공 중에 고정되어 흔들리고 있었다.

" 사실 나는... 제국 귀족의 딸이었단다... 그것도... 아주 유명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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