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응애"
"음, 알았어. 자, 맘마 먹자."
칭얼 거리면서 우는 아기를 살며시 안고서 사나에는 능숙하게 젖을 물린다.
"아아.... 이런 그렇게도 배가 고팠어?"
쎄게 젖을 빨아대는 아기 때문에 순간 약간 고통을 느꼈지만은 별거 아닌 듯 웃으면서 미소를 짓는다.
"여보~ 나와. 고기 다 익었어"
동굴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사나에가 천천히 일어서면서 걸어갔다.
하지만은 걸어가면서도 아기에게 젖을 물린 상태 그대로였다. 행여라도 아기가 놀라거나 할까봐서 아주 천천히 걸어갔다.
"기다렸지요? 여보"
"어서 먹어. 식겠어"
자신에게 구운 고기를 건내주는 남편에게 사나에가 말했다.
"당신 먼저 드세요. 전 지금 바빠서요."
그러곤 아기쪽으로 고개짓을 하자 남영도 그것을 본다.
"그래. 우리 공주님 먼저 식사를 하셔야지...."
젖을 빨아대는 아기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시작하였다.
새근 새근 젖을 물고 있는 아기를 바라보던 사나에가 문득 아기랑 맞은 편의 남영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그리곤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건 당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네요"
불현 듯 자신의 유방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간 자신의 유방은 남편의 성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만 생각을 하고 그렇게 알고 지냈다.
서로 사랑이란 것을 나누고 즐길때마다 남편의 억센 손아귀에서 문질러쥐고 쥐어짜이기만 하던 것이었는데 이젠 그게 아니다.
출산을 하고 나서는 그간 작고 아담하기만 하던 가슴이 서서히 부풀어오르고 흥건한 액체들이 차오르면서 그 용도?를 달리하게 되었다.
"우리 아기 젖을 주고 당신 즐겁게 하고...... 이거 당분간 더욱 정신없어지겠네."
속으로 그렇게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의 일정이 빼곡하게 짜여진것만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은 어쩌랴. 여자로써의 당연한 의무인데.........
"그건 그렇고....... 아기 이름 어떻게 지을까?"
"예?"
갑작스레 들려오는 남편의 말에 한참 젖을 빨아대는 아기를 보면서 상념에 사로잡힌 사나에가 놀라 정신을 차렸다.
"이름 말이야. 뭐 좋은 걸로 지어줘야 하잖아."
"예, 그게....... 뭘로 하죠?"
한동안 많은 말들이 오고갔다. 하지만은 이렇다할 좋은 것이 떠오르지 않아서 좀처럼 합의점에 이르진 못하였다.
"여보,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
"뭐 어떤걸로요? 좋은 이름 생각났어요?"
"사나에 라고 지어주는 것이 어때?"
"예?"
갑작스레 남편에게서 튀어나온 자신의 이름을 듣곤 황당해하였다.
자기 딸 이름 짓는데 자기 이름으로 하자니.....
"뭔 소리예요? 저랑 이아이랑 같은 이름으로 하자니요?"
"그런 뭐 다른 좋은 이름이라도 생각해둔게 있어?"
"그게......"
딱히 남편이 좋다고 할만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자 사나에도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런 아내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자신의 생각에 정당함을 역설하면서 토를 달았다.
"당신 이름만큼 더 좋은 이름도 없잖아. 그리고 당신 닮았는데 그 이름으로 하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해요?"
자신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야 그렇게 정색을 할 생각은 없지만은 그래도 남편이 일본 이름으로 지으려고 하는 것에 왠지 납득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이미 자신은 남편이랑 결혼 한 사이니까 원칙상 자신도 남편의 국적을 따르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태어난 자식에게도 조선 이름으로 지어주는 것이 원칙이고 말이다.
물론 여기에 관공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출생신고도 할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만큼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겠지만은 그래도 사나에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조선인과 일본인으로 명확히 경계를 그을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기때문이다.
하지만은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영은 그 외에도 다른 이유를 더 댔다.
"생각해보면은 우리가 서로한테 이름부를 일도 없잖아.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가진 이름들은 자식한테 물려주는 것으로 하고 여보 당신, 이렇게 부르면서 지내는 것이 어때."
"그렇긴 하지만은..... 아이들이 더 태어난다면은요. 그때는 어떻게 할고요?"
"우리 딸한테 우선 사나에라고 지어주고..... 그 다음 만일에 아들을 낳으면은 내 이름으로 지어주고...... 그렇지 않으면은....... 에? 아무튼 그 이상 더 태어난다면은 그때가서 따로 적당한 이름 지어주면은 되잖아."
듣고 보니 그럴듯하기에 사나에도 수긍을 하기 시작하였다. 남편의 말대로 그들은 결혼후 서로간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거의 없는 듯하였다. 여보, 당신, 이라는 호칭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섬에서 지내면서부터 타인들이랑 더는 마주할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들의 이름이란것에 생소해지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딸에게 자신의 이름을 지어주고 그렇게 물려주는 것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거 같았다. 그 말을 듣고부터 사나에의 마음속에 순간 생겨난 불편한 심기가 사그러들기 시작하였다.
"공연한 오해를 해가지고......"
아무려면은 남편이 그런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겠는가. 지난 날들을 생각을 해봐도 남편은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해묵은 감정이란게 존재하지않은 순수한 사람이었다.
아니,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의식하지 않을 만큼 가식적이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설마 딸 이름을 짓어주는데 그런 추잡스런 마음에서 생각을 해넸겠는가.
"오해를 해서 미안해요. 정말로......."
순간 그런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던 자신을 속으로 그렇게 책망하면서 사과를 하였다.
그런 사나에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영은 자신의 내놓은 안을 통과시켰다.
"더는 이의 없지. 그러면은 이렇게 하는거야"
"예. 그렇게 해요. 들었지. 아가야, 이제 너의 이름은 사나에야."
어느센가 젖을 다 빨았는지 입가엔 침을 질질 흘리면서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엄마의 유방에 흘러나온 모유랑 뒤섞인 범벅인 얼굴을 하면서 사나에는 꿈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이녀석 벌써 자네....... 당신도 이제 식사해. 사나에도 식사 끝내고 잠들었잖아."
"알았어요"
"아기 이리줘."
"예. 조심해서 다루세요"
"알았어."
남영은 사나에를 조심스레 않고는 찬찬히 바라보았다.
깊은 잠에 빠져든 이 조그만한 아기가 그렇게 사랑스러울수가 없었다.
아직도 남영은 자신이 아버지가 된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아빠라고 불러줄순 없을까"
그러면은 어느정도 실감이 날것만 같았다. 하지만은 무리이다.
태어난지 얼마나 됐는데 아빠라고 부를수있을까.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되는데 말이다.
그렇게 자상한 얼굴로 딸을 바라보는 남영의 모습에 사나에의 마음은 더욱 포근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있고 자식까지 낳았다는 것만으로도 사나에는 세상 전부를 다 가진 기분이었다.
"저, 당신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내가 될거예요"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사나에는 지금 이 행복을 영원히 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두사람에게 새 식구가 생기면서 이들의 생활은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그간 동굴안에서는 두사람의 신음소리와 비음섞인 음성만이 울려퍼졌다. 하지만은 언제부터인가 아기 울음소리가 함께 울리기 시작하였다.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아기 울음소리, 생활의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가슴뿌듯하게 만드는 듣기 좋기만 할때도 있지만은 그렇지 않을때도 더러는있는 법이다.
응애, 응애~~
"어! 알았어. 잠깐..... 기다려. 여보 잠시만요"
"..............."
잠깐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서 일을 벌이려는 찰나 울려퍼지는 아기 울음소리에 사나에가 일어선다.
남영은 이미 성기가 삽입되어서 자세를 고정한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찰나인데 갑작스레 들리는 울음소리에 분위기가 깨어지고 그녀가 스스로 빼내곤 달려가는 모습을 보자 허탈해지기까지 하였다.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면서 저쪽에서 아기를 달래는 사나에를 바라보았다.
"어찌된게 이런때만 귀신같이 알아채서 우는 건지....."
딸을 바라보는 남영은 기가차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마도 응가를 싼것인지 사나에가 조심스레 기저귀를 떼네서 살펴보곤 조심스레 치운뒤에 동굴 도랑에 흐르는 물로 아기의 오물이 묻은 부분을 씻어주고 새것으로 갈아주었다.
기저귀라고 해봐야 섬에서 자라는 나무의 껍질을 벗긴뒤에 그것으로 대충 치수를 맞춰서 사용한 것이다.
아기가 우는 이유야 뻔하지만은 남영은 영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우는 타이밍 말이다.
하루 일과중에 잠시 휴식을 취할겸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준비를 할려고 할때쯤에 아기가 우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사나에는 가서 딸아이를 달래주면서 잠재우곤 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나서 다시 일을 치를려고 할려면은 다시 또 깨면서 울기까지 하였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너무 소리내서 그러는 것이려니 하였지만은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특히 일과 끝나고 밤에 정식으로 잠자리에 들려고 할때에도 그렇게 울어댔다.
"너 아빠랑 엄마가 서로 사랑하는거 싫은거니?"
아기를 보면서 남영은 그런 의문을 던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절묘하게 그 시기에만 맞춰서 울어대고 칭얼거리는 것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뭐 우는 이유야 오줌을 쌌다거나 큰거를 쌌거나 배가 고픈 이유를 들수 있지만은 왜 하필이면은 그 시기에 맞춰서 울어대는 것일까.
"많이 기다렸죠? 미안해요."
"미안할거 까지야 뭐가 있어. 그런데 확실히 재웠어?"
"예. 깊히 잠들었어요"
아기가 잠든곳에서 약간 거리를 두면서 둘은 일을 치르기 시작하였다.
남영은 그녀의 보지 입구를 살며시 벌리면서 삽입을 시작하였다.
"아음!"
"허엉"
그렇게 두사람은 하체를 밀착시키면서 자세를 고정하고 잠시 밑에서 전해져오는 쾌감에 빠져들었다.
"내가 할까. 아니면은 당신이 해줄래?"
잠시 뜸을 들이던 남영이 사나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말을 듣자 사나에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정 그렇게 원하시면은 해드리죠. 뭐"
자신이 직접 리드해주기를 바라는 속마음을 읽고는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보지에 남편의 성기를 꽂은 그 상태 그대로 말이다.
사나에가 몸을 일으키자 직접 그녀가 해줄려고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남영은 그 상태 그대로 스스로 자리에 누웠다. 위에서는 보지에 성기를 박아 넣은 상태 그대로 자신의 몸위로 올라타기 위해 자세를 바로잡는 그녀가 보였다.
"준비 됐어요?"
대답 대신에 남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사나에가 허리를 약간 뒤로 빼내더니 다시 앞으로 밀착시켰다.
"으으...... 흐으"
그렇게 해서 서서히 그녀의 하체가 가속도를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남영은 성기끝에서 전해져오는 감촉에 흥분이 되기 시작하였다.
"좋아. 아아...... 그래. 더, 더...."
"하읍, 흡흡... 허억"
남영이 흥분하고 더욱 재촉을 하자 사나에도 하체의 율동에 박차?를 가해서 더욱 밀어붙였다.
"아... 좋아. 정말.....!!"
"흐응, 아아..... 업!!"
문득 정신없이 남편과 달라붙어서 희열에 들뜨던 사나에가 뭔가 아픔이 전해오는 것을 느끼고 의아해하였다.
성관계중에 아픈것이래봐야 뻔하지만은 이젠 그런거 신경 않써도 될 정도로 사나에도 능숙해지고 즐기면서 절묘한 테크닉을 구사하지 않던가.
하지만은 오늘 느낀 아픔은 의외의 부분에서 발생하였다.
바로 가슴이다. 철석 철석..... 거리면서 남편 위에서 희열을 맛보며 무아지경의 혼돈에 휩쓸리던 중에 갑작스런 아픔에 정신이 들었다.
내려다 보니 남편이 자신의 유방을 잡곤 힘을 주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자신의 유방을 쥔 남편의 손에서 뭔가가 흘러나왔다. 그것을 보곤 사나에는 당황하였다.
"왜이러지"
진한 율동을 구사하면서 자신을 리드해주는 아내를 보면서 서서히 절정에 오른 남영은 더 이상 자신을 주체할수 없어서 그녀의 젖가슴을 쥐면서 힘껏 손아귀에 힘을 주려고 하는 찰나 그녀가 제지하자 당황하였다.
자신의 손을 유방에서 떼네곤 팔로 자신의 가슴을 감싸면서 고개를 저으면서 하던 작업을 계속 강행해나갔다.
"으으으...... 아, 으윽......"
"흡읍...... 하응, 하아앙"
그녀가 뭐 때문에 저러는 건지 알순 없지만은 그 의문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자신의 몸, 더는 견딜수가 없었다. 하지만은 두손은 바닥에 놓여져 있는데.....
"아아아!!"
갑작스레 자신의 엉덩이쪽에 심하게 가해지는 압박에 사나에가 순간 아파하였다.
뭐 때문일까. 하지만은 사나에는 더는 그런데 신경이 이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움직임과 맞물려서 자신의 질을 누비는 남편의 성기와의 마찰에 의해서 사나에는 지금 결정적인 순간에 도달하는 중이다. 본능적으로 사나에가 그런 신호를 포착하며 내뱉었다.
"나올거..... 같아요. 어떻게.... 헉헉.....아흑"
"쌀거..... 같아....... 아아아...... 나....와!!"
두사람의 말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고 그 말과 동시에 둘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읍읍....... 흡.... 아앙"
"흡읍, 허엄.... 하아...."
상체를 순간 일으켜 세우고 그녀의 엉덩이를 우악스럽게 쥐면서 자신쪽으로 하체를 밀착시키곤 남영은 그대로 굳어있었다.
그리고 그런 남편의 몸위에 올라탄 사나에도 두 팔로 자신의 유방을 감싼채로 진한 희열을 맛보면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남영은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자신은 사정을 하여서 그녀보다 빨리 이성을 되찾은 상태이지만은 그녀는 그렇지 않은거 같았다. 아직도 자신이 집어넣은 그녀의 보지안의 성기를 물어서 오물 오물거리는 것처럼 뭔가 움직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 역시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지 숨을 헐떡이면서 무아지경을 헤메이는 거같다.
"하아, 하으으..... 휴으...."
"이제 됐어?"
"예"
서서히 그녀의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진한 성감에 의해서 달아오르고 어쩔줄 몰라하며 희열을 느끼던 농익은 여인에서 이젠 세침떼기의 가련한 청순미 어린 그녀로 말이다.
응애, 응애, 응애~~
또 다시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 잠시 숨 좀 돌리고 있던 두사람은 그 소리가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곧 서로에게서 떨어져나갔다.
"이번엔 좀 났네"
그간 서로 일을 치를려고 할때마다 훼방을 놓는 듯 울어대면서 결국 보류하게끔 만들던 딸이 이젠 일을 치르고 난뒤에 저렇게 울어대는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남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부모가 된다는 게 이런건가. 애고!! 태어난지 얼마 않된 것이 이렇게까지 속을 썩이네."
뭐가 뭔지 모르고 똥 오줌도 못가리는 갖난 아기의 눈치를 봐가면서 그녀랑 자신이랑 서로 사랑을 나눠야 한다니. 웃기지 않는가.
아기를 달래면서 재우는 사나에를 바라보며 남영은 옆으로 다가갔다.
"아프거나 하는 거 아니야?"
"아니요. 아마도 시끄러워서 깬거 같아요"
시끄럽다고..... 서로 할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가면서 은밀하게 일을 치렀는데....
"귀도 밝지."
문득 남영은 자신들 부부의 앞날에 딸 사나에가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 전혀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아껴왔던 것을 생각을 할때 이번 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지나치지 않을수 없었다.
"이제 잠들었어요"
천천히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손으로 쉿 하며 소리죽이면서 그녀가 다가왔다.
"고생많았어. 당신."
"고생은요. 뭘......"
"우리들도 저런때가 있었을까?"
그말에 사나에가 피식 웃었다. 아마도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 아기도 언젠가 우리처럼 고생 좀 하겠죠"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은........"
소리 죽여가면서 웃으며 두사람은 예기를 나누었다. 아직 미숙하고 힘들긴 하지만은 아버지, 어머니로써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두사람의 얼굴은 밝기만 하였다.
"그런데 아까 왜그랬어?"
"뭐가요?"
갑자기 느닷없는 남편의 질문에 사나에가 되레 물었다.
"아까 가슴 만지려다가 당신이 떼냈잖아. 그리고 하지 말라는 듯이 고개를 저은거.... 기억 않나"
"아아.... 그거요?"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당신이 잡으니까 이게 흘러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신의 유방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남영이 유심히 바라보니 그녀가 약간 손으로 누르자 젖꼭지에서 뭔가가 흘러나왔다.
모유였다. 출산을 하였으니까 지금이 수유기로 젖이 차오를 때이다.
"그런거였네. 그래서 손을 뗀거고......."
"예. 당신이 그러다가 전부 다 빼서 흘리면은 어떻게 해요."
이해가 갔다.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그녀의 유방을 생각없이 문지르고 쥐어짜면은..... 그렇게 되었다가 딸아이가 먹을 것이 없어진다면은 어떻게 할까. 일정 기간 동안은 모유로 먹여야 하는데 말이다.
"저, 여보"
"왜그래."
"당신 사나에가 젖땔때까지 여기 만지는거 삼가 했으면은 하거든요"
"뭐라고?!!!"
그말에 남영이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분간 유방 만지는 것 자제하라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럼 둘이 엉겨 붙을 때 어딜 잡고 있으라는 소린가.
"쉿!! 아기 깨겠어요"
"아, 알았어. 하, 하지만은 아무리 그래도....."
"이해해주세요."
어쩔수 없다는 듯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는 사나에
물론 남편이 힘들어 할것이란 것은 잘 안다. 그렇지만은 어쩌랴. 현실이 그런데...
사나에가 말한 표면적인 이유가 섹스 중에 젖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것이지만은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남편이 아닌 자신이 직접 리드할때에 국한된 문제이지만은......
그때 자신은 남편의 몸위에 올라서서 육봉을 자신의 보지에 직접 짚어넣어서 왕복운동을 하여야 한다.
그때에 뺐다 꽂았다 반복을 하면서 상체가 들썩거리면서 움직이게 된다.
자신의 유방도 마찬가지로 출렁거리면서 그렇게 말이다.
문제는 여기 있다.
아기를 낳기 이전엔 별 탈 없었는데 지금은 수유기라서 전보다 가슴이 더 부풀어 오른 상태이다. 모유가 찬 상태이니까 부피가 더 커진거라 할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무게가 늘어나고 축늘어진 상태에서 그런 부부관계를 반복을 하면은 출렁거리는 젖가슴이 이리저리 지 멋대로 날뛰면서 무리가가 아파온다.
조금전에 사나에가 놀란것도 그런것이었다. 부부관계중에 이전에 격어보지 않았던 아픔이 가슴에서 전해왔기 때문이다. 남편의 손을 떼네고도 아픔이 가시지 않았고 곧 사나에는 그 원인을 알수가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서 자신의 두팔로 이리 저리 출렁이면서 요동치는 가슴을 붙잡아 고정하였고 그 아픔이 사라졌다.
그렇게해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알게되었고 사나에는 그렇게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는 중이었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딸아이 양식을 그런 일로 함부로 낭비하고 버릴수 없다는 이유이지만은.....
입맛을 다시면서 남영은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다.
"당분간 저기에 손대지 말라고?"
그녀의 얼굴 다음으로 아름답고 자신을 달구어주는 그 부위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끝내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기를 낳기 이전의 그녀 가슴은 언제나 자신을 뜨겁게 달궈주고 또 식혀주는 역할을 하던 사랑스럽던 부위이다.
그런데 이젠 당분간 보는 것 하나에 만족을 해야 하다니.
하지만은 어쩌겠는가. 당분간 딸아이의 식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사실 모유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만은 대부분의 산모들에겐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남영 자신도 태어났을적에 어머니에게서 젖이 더 나오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유모를 구해서 젖을 물렷다고 하니까 말이다.
여기는 섬이고 외부랑 단절된 곳이니 만큼 어디가서 유모를 구할수 없으니까 현실을 직시하며 남영은 그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너 때문에 이 아버지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옆에서 깊게 잠든 딸 사나에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나에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을뿐이다.
"그래. 어쩔수 없지. 그럼 당분간인 여기에 만족을 해야겠네"
철석 철석...... 그리고 그녀의 엉덩이를 살며시 치자 아직 땀에 젖어있는 그곳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아아, 아파요."
조금전에 달아올랐던 체열에 의해서 생긴 땀이 서서히 식어 축축하게 젖은 부위를 손으로 두들기는 남편을 만류하면서 사나에는 미소를지었다.
"어디든 어때. 당신은 전부다 예뻐"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아내를 남영도 자상한 얼굴로 바라보며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서로 속으로는 부모가 된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하면서말이다.
갖가지 시행착오나 난간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은 그것을 극복해나감으로 해서 그속에서 작은 기쁨을 알게됐고 두사람은 그로 인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그 행복에 만족을 하며 지냈다. 아기는 무럭무럭 자랐고 그렇게 자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두사람의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질 날이 없었다.
사랑, 애정, 기쁨..... 이들이 지내는 모습을 표현한다면은 이들 3단어외에는 더는 들어갈것이 없고 어울리지 않을 만큼 그들은 행복에 젖어들었다.
이제 이섬은 남영과 사나에가 표류해서 조난을 당한 곳이 아닌 미래를 약속하는 보장하는 그들만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실제로 두사람에겐 이 섬으로 오기 이전의 일들은 더 생각하지도 않았고 더는 의식하지 않았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길 여러번......
그렇게 행복에 겨운 두사람의 이곳 생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몸은 좀 어때."
"저, 괜찮아요"
하지만은 남영의 눈에는 그녀의 말처럼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눈가 주위에 검은 동그라미가 약간씩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몸이 야위어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수가 있었다.
"미안해요. 여보"
"미안한줄 알면은 어서 쾌차해. 자, 어서 먹어"
"고마워요."
몸엔 기운이 빠져나가고 식욕도 없다. 하지만은 남편이 자신을 위해서 만든 음식을 뿌리칠수가 없어서 억지로라도 먹을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것을 보는 남영은 왠지 마음한쪽 구석에 생기는 불안감을 떨쳐낼수가 없었다.
벌써 여러달동안 이렇다. 처음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피곤해하는 것으로 해서 시작을 해서 그때부터 몸져 누워지냈다.
피곤하거나 그렇지 않으면은 몸살기운이 있으려니 생각을 해서 동굴안에서 한발짝도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온천에 몸을 담그며 지내게 하였지만은 이상하게 차도가 없었다.
그리고 서서히 열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그녀가 앓기 시작하였다.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남영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병세가 심각해지는 것을 보자 애가 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간 전혀 의식못한 문제가 지금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하였고 현실화 되었기에 그러하였다.
이곳은 외부랑 단절된 섬이다. 병이 나거나 하면은 치료를 전혀 받을수 없다는 것을 그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간 이렇다 할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으니까 어쩌면은 당연할지 모른다.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은 고칠수 있는지 그것을 전혀 알수 없고 손을 쓸수 없다는 점이 남영은 너무나도 가슴아프기만 하다.
"엄마..... 엄마"
"오!! 사나에, 이리오렴 아빠랑 같이 있자"
"아응, 엄마.... 엄마.... 싫어"
"착하지. 우리딸. 아빠가 놀아줄께요"
아장 아장 힘겨운 걸음을 걸으면서 딸 사나에가 다가온다. 그러자 남영이 얼른 다가가서 오지못하게 막았다. 아마도 사나에는 엄마 곁에 가고 싶어서 온것이지만은 남영은 그것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차도가 없이 이렇게 병을 앓고 있는 그녀 곁에 함부로 오게 해서 병이라도 옮길수가 있기에 그러는 것이다.
울면서 투정을 부리며 떼쓰는 딸을 바라보는 사나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였다. 이제 5살을넘긴 딸아이는 한시라도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할 만큼 엄마를 따른다.
그런 아이를 거의 한달 넘게 곁에오지 못하게 하였으니 얼마나 마음 아파할까.
그것도 눈앞에 지척에 두고서 떨어지게 하는 것이라서 딸아이의 마음은 물론 사나에 자신도 견디기 어렵다.
자신도 눈에 넣어도 전혀 아프지 않을 딸을 안아서 보듬어주고 싶다. 그리고 나오지도 않는 젖을 빨면서 침을 질질 흘리는 단정치 못하게구는 애를 전처럼 꾸짖고 싶다.
"미안하다. 사나에"
어서 몸이 쾌차해야 하는데..... 그리고 남편을 챙겨주고 딸아이를 돌봐주어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안타까울뿐이다.
저쪽에서 우는 딸아이를 애써 달래는 남편의 모습을 사나에는 슬픈 얼굴로 바라만 보았다.
"잘못되면은 어떻게 하지"
이런 절망적인 쪽으로 몰고가기 싫지만은 그런 불안한 마음에서 도저히 벗어날수가 없었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않보이는 병 때문에 사나에는 지금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해두고 있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말이다.
그렇지만은 그렇게 하자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저 없으면은 당신이랑 사나에 누가 챙겨드려요?"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두고 그렇게 먼저 떠날 것을 생각을 하니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투정 부리는 딸아이를 남편이 얼마나 잘 다독거리면서 키울수 있을지....
그리고 사나에가 제일 견디기 어려워 하는 것이 바로 딸 사나에 외에 더 자식을 낳지 못한 것이다. 아직 젊어서 자식을 두는데 그렇게 매달리진 않았고 남편도 거기에 대해서 별로 의식하지 않아서 그간 별로 문제되지 않았지만은 지금 사나에에겐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그것이다.
"당신 닮은 아들 낳았으면은......."
남편의 뒤를 이을 그를 닮은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이 그리고 자신의 품안에서 안아보고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하였다.
하지만은 지금 몸 상태로는 힘들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안다.
그러니 미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럴줄 알았으면은 사나에를 낳은뒤 그때부터 아기를 더 낳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인데......
울며 불며 투정 부리던 딸 사나에가 이제 지쳤는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울어대던지 눈가에는 눈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리고 눈가랑 볼은 퉁퉁 부었다.
"니가 부럽다."
울고 싶으면은 울고 지치면은 세상 모르고 잠드는 철부지 딸아이가 문득 부러웠다.
지금 자신도 사나에처럼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정신없이 울다가 지치면은 잠들고 일어나면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잊어버리며 행동할수 있는.......
남편으로써 아내가 아픈데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원망스러웠다.
쿨럭 쿨럭.......
저쪽에서 기침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며시 고개를 돌리니 아내가 누워서 기침을 해대는 것이었다. 그런데 움크리면서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이 나오는 기침이 상당히 심한 것 같다.
행여라도 이쪽에서 들을까봐 괜한 걱정 끼칠까봐서 내색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입을손으로 틀어막고 연신 해대는 것이다.
"나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아파하면서 괴로워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심정은 지금 말로 표현 못한다.
그날부터 남영은 섬 곳곳을 뒤져가면서 약초가 될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뭐가 약초이고 뭐가 독초인지 남영은 잘 알지 못하였다.
그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은 그래도 남영은 뭔가를 하고 싶었다.
아파서 고생하는 아내를 그대로 두고 보기 힘들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자신의 마음을 달랠수 있을거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은 섬 어디에서 약으로 쓸만한 풀이나 꽃이 자라지 않았다. 하다 못해 도라지나 칡 뿌리도 찾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남영은 찾고 또 찾았다. 지성이면은 감천이라고 하늘도 자신이랑 마음이 통해서 산삼이나 그럴싸한 영약이란 것을 내려줄지 모른다는 희망에서 말이다.
그러기를 여러달.........
사나에의 병은 더욱 악화가 되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은 남영이 보아도 그녀는 한계에 달한 것 같았다. 그리고 사나에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여, 여보....."
"그래 나 여기 있어."
말하는 것이 여간 힘겨운 듯 사나에의 목소리엔 더 이상 힘이 없었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그녀의 목소리가 그리고 자주 자신을 녹이면서 애교를 부리며 간드러지는 비음을 내주던 그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힘없고 쉬어빠진 소리를 낸다니.....
"사나에는요?"
"조금전 잠들었어."
"그래요?"
오늘도 엄마를 찾느라고 투정부리는 딸을 남편은 힘겹게 달래면서 어루만져주었을 것이다.
사나에는 서서히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생에 미련이 간절하게 남아있지만은 그래도 덧없는 짓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깊게 숨을 들이쉬면서 사나에는 입을 열었다. 그간 남편에게 못했던 하고 싶었던 말들을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뭐라고 했어?"
"저, 저 떠나면은....... 당신..... 집으로 돌아가세요"
표정이나 말투로 보아서 유언에 가까운 소리를하는 것을 알겠지만은 그 내용이 너무 아리송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라니? 무슨 뜻으로 하는 소리일까.
"집으로 가라고? 그럴수 없다는 거 당신이 잘 알잖아."
아마도 아파서 정신이 혼미해 사리 분별이 없어진것이라고 생각한 남영의 대꾸에 사나에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저....... 우리가 어떻게 해서 이,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아요."
"뭐?"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알고 있다니. 자신들이 이섬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그렇다면은 나가는 방법도 안다는 소리인데.........
이어지는 그녀의 말은 정말로 놀랍기 그지 없는 내용이었다.
자신들이 타던 배가 정박되어 있던 바닷물 호수가 바로 그들이 들어온 출구라는 것이다.
평소에 물이 차 있을땐 드러나지 않는 섬 밖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수중에 있다고 하였다.
그 호수는 물이 들어오고 나갈때가 정해져 있으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빠지고 차 오르는 시간 이외에도 태풍이 불거나 파도가 심하게 칠 때 그 곳 입구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당신..... 왜 그걸........!!"
"미, 미안해요. 너무..... 제 생각만....... 해서...... 하아..... 하아.."
"아니, 말 하지마. 마음 편하게 하고 푹 쉬어."
그 예길 왜 자신에게 말하지 말고 숨겼는가 하는 생각보단 그 사실을 지금 왜 말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였다. 하지만은 남영은 곧 숨을 헐떡이면서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곤 그 의문을 일단 접어두고 그녀를 안정시키기로 하였다.
하지만은 사나에는 말을 멈추진 않았다. 지금 아니면은 기회가 없다는 듯.......
"당신..... 한테..... 말해주고 싶었....어요. 하, 하지만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어요. 밖으로... 밖으로... 나가면은 조선이든 일본이든 돌아가면은..... 우리는.... 허억.... 헝..."
"여, 여보, 정신차려. 그만 말해. 진정해."
"저, 먼저.... 가고 나면은..... 사나에 데리고 가서....... 부탁드려요. 조선인으로..... 조선이름으로 지어서...... 그러면은.... 아, 아무도 모르겠.....하아, 하아......"
띄엄띄엄 말을 잇다가 이내 가뿐 숨을 몰아쉬던 사나에가 의식을 잃었다.
그녀의 뺨을 후려치며 흔들었지만은 깨어나지 않았다.
"제발 정신차려. 엉"
크게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은 애써 잠 재운 딸 사나에가 깨어날까봐 놀랄까봐 그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속으로 울부짖었다.
그상태 그대로 남영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두손을 모아서 기도를 시작하였다.
어떤 존재든 좋았다. 제발 이 사람좀 살려달라고...... 살려주지 못하겠거든 자신을 대신 아프게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하고 또 빌었다.
하지만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사나에는 서서히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온몸을 감싸며 자신을 괴롭게 만들던 그 고열들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더는 아프지 않았다. 그 고통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자 사나에는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앞에 뭔가가 나타났었다.
어떤 사내가 길 지나가다가 뭔가에 놀라서 뒤로 물러섰는데 그때 누군가랑 부딧혔다.
기모노를 입은 여인..... 사나에는 무척 그 장면이 낯익어 보인다고 생각하였다.
"그렇지. 이건 그때......"
처음 남편과 자신이 만났을때의 모습, 그것이었다.
사나에는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장면들이 서서히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짙은 향 내음, 목탁 두들기는 소리....... 이건, 그렇다. 결혼식을 올릴때이다.
절에서 단촐하게 식을 올리던 그때.
그간의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일본인으로 지내다가 어느날 조선인과 결혼하고 조선인들만의 생활 방식을 터득하면서 시집 살이를 해야하였던 자신, 힘이 들었지만은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해준건 옆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남편이 있기에 가능하였던 일이다.
자신이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던 순간이 나타났다. 그것을 보자 사나에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지만은 그래도 그 순간은 정말로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으니까.
그러다가 돌아가던 중에 남편과의 재회....... 사나에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어렸다.
그리고 일본에서 몰래 떠나려는 남편을 뒤따른 자신의 모습.
그리고 이섬에서의 표류.......
그간의 일들이 지금 벌어진 것인양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자 사나에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다시 떴을 때 남편이 나타났다. 두손 모아서 기도를 하고 그 앞에는 또다른 자신이 누워 있다.
"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이 말을 저 사람에게 하고 싶은데...... 반드시 해야하는데......
이상하게 말을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밝은 빛이 빛나면서 자신과 자신의 앞에 있던 모든 것을 그 빛에 의해서 삼켜졌다.
그 순간 사나에는 사라져가는 남편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다가 마지막 한마디 되뇌였다.
"당신 기다릴께요."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의 자세를 보니까 기도중에 잠이들었는지 아니면은 의식을 잠깐 잃었던거 같았다.
몸을 일으켰다. 일어서는 도중 바닥의 윤기 흐르는 종유석에 비쳐진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얼마나 울었는지 퉁퉁 부은 모습이 역력하였다.
"내가 언제 잠든거지?"
눈을 비비면서 마른 눈꼽을 떼어내고 눈가에 생긴 눈꼽이랑 소금기들을 털어내었다.
그리고 몸을 추스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나에가 누워있는 곳으로 돌아서는 순간..........
"흑...흑!!"
나직하게 입에서 세어나오는 그것을 삼키고 또 참으려고 하였지만은 결국 세어나오는 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천천히 한발짝 다가갔다. 고요하게 눈감은채 누워있는 그녀 곁으로 말이다.
손을 그녀의 얼굴 가운데 있는 코에 가져다 대었다.
"흑흑...... 끄읍..."
터져나오기 직전의 울음을 애써 삼키며 남영은 다시 손을 그녀의 가슴에 대었다.
두 곳중에 어느쪽이 심장쪽일까 갑자기 그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두 쪽에 다 양손을 대었다. 그리고......
"잘자. 당신...... "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야위고 눈가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병을 앓던 그대로의 얼굴이지만은 그녀의 얼굴은 미소를 띈 그 상태 그대로였다.
누워있는 그녀의 품안에 남영은 파고들었다. 아직.... 아직 그녀의 체온이 남아있었다.
서서히 그 따스함이 사라지기 이전에 조금이라도 약간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남영은 목석처럼 요지부동의 자세로 그녀의 품안에서 얼굴을 파묻은채 그대로 굳어있었다.
"아빠"
그 소리에 남영은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얼굴을 파묻었던 그녀의 품안은 눈물로 젖어 범벅이되어 있었다.
"으, 응...... 사나에 일어났구나"
사나에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남영은 고개를 돌렸다. 눈을 비비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딸을 보자 얼른 미소를 띄었다. 우는 못난 모습을 딸아이에게 보이기 싫었으니까.
"아빠, 왜 울어"
남영의 얼굴을 보자 사나에도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아냐 울지 않어."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냐."
5살짜리 아이가 봐도 뻔한 모습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자니 남영은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그리고 속으로 치밀어오르는 슬픔을 억눌르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오늘도 엄마한테 가면 않돼"
저쪽 건너편의 엄마를 바라보는 사나에의 모습이 안스러웠다.
벌써 여러달째..... 지척에 있으면서도 가까이 가지 못하는 것이 어린 맘에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사나에의 얼굴을 바라보던 남영은 망설였다.
"어떻게 말하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딸아이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난감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영원히 알지못하게 이대로 계속 지낸다...... 아니다. 자식에게 그런 거짓말을 할순 없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해서 당분간 잠깐은 속일수 있을진 몰라도 영원히 그럴순 없다.
그리고 그런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이고 또다른 상처를 주는 일이니까.
"아니.... 이젠 가도 돼"
"정말!!!"
"응, 자, 일어나자. 엄마 기다리겠다."
그 말 떨어지기 무섭게 사나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남영의 손을 붙잡고 잡아당기면서 서둘러 갔다.
"엄마, 엄마!!"
아직도 계속 잠든줄 알고 있는 사나에는 열심히 엄마를 흔들어 깨운다.
하지만은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 깊히 잠들었나봐."
"사나에"
"응"
천진난만한 얼굴을 한 딸을 바라보던 남영은 이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지금 엄마는 멀리 여행을 떠나야 해."
"여행?"
"아주 먼곳으로 말이야"
뭐가 뭔지 몰라하며 갸웃거리는 딸을 살며시 안아주면서 머리를 스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아직 아픈게 다 낮지 않아서 멀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예기를 해주었다.
"우리 사나에가 나중에 예쁜 숙녀가 되었을 때 쯤에 되돌아 올거야"
"나도 가면은 않돼?"
"아주 먼데라서 이렇게 어려가지고는 힘들어."
"나도 가고 싶은데........."
"사나에가 아빠 말 잘듣고 하루라도 빨리 예쁜 숙녀로 자라나면은 그만큼 엄마는 빨리 돌아올거야. 알았지."
"응"
어느정도 수긍을 하자 남영은 사나에를 내려놓고 그녀쪽으로 앉았다.
"이제 멀리 떠날 엄마한테 인사해줘야지"
"응, 엄마, 빨리 나아서 꼭 돌아와주세요. 아빠 말 잘듣고 예쁜 숙녀가 돼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그리곤 사나에는 엄마의 뺨에 뽀뽀를 하였다.
그것을 바라보는 남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편으로는 솟구치는 눈물을 억제하느라고 노력하였다.
죽음이라는 것이 전혀 뭔지 알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그렇게 둘러대면서 영원한 이별이란 것을 하게 만드는 자신을 원망하면서.....
그날 남영은 사나에의 시신을 동굴 밖으로 옮겼다. 더 이상 딸 사나에의 눈앞에 엄마를 볼수 없게 만들기 위해서 행동에 옮겼다.
사나에의 시신을 임시로 안치시킨곳은 자신들이 타고왔던 낡은 배안이었다.
우선은 이곳에 옮겨둔뒤에 마땅한 곳에 묻어줄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배안에 그녀를 데려다 놓은뒤 남영은 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주변의 바닷물 호수를 바라보았다.
풍덩~ 물 보라가 솟구치면서 수면에 파도가 일렁였다. 그리고 잠시후 잔잔해졌다.
물속에 뛰어든뒤 남영은 곧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눈을 뜬다. 그리고......
"저기로군"
곧 20여 미터 아래쪽에 드러난 거대한 동굴을 바라보면서 남영은 헤엄을 쳤다.
그 거대한 동굴 입구에 다다랐을 때 남영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10미터 정도 되어보이는 터널을 지나자 얼마 않있어 빛이 보였다. 그 빛이 내리쬐는 곳까지 헤엄쳐간 남영은 곧 그 위로 올라갔다.
"푸하!! 하아, 하아"
수면위에 다다른 남영은 숨을 헐떡이면서 호흡을 고르게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렇게 된거였어"
남영의 눈에 보인 것은 쏟아지는 햇빛과 망망 대해의 넒은 바다, 그리고 거대한 암초와 같은 바위였다.
그 바위 위에는 각종 바다새들이 날아다니면서 둥지를 틀며 자리잡고 있었다.
눈앞의 그 바위는 바로 자신들이 지난 수년간 지내왔던 그 섬이었다.
사나에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남영은 바닷물 호수속을 헤엄치면서 그 안을 샅샅히 뒤졌다. 그리고 그녀 말대로 자신들이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된 통로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수년동안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이 섬을 나오게 되었고 결국 밖에서 그 실체를 보게 된 것이다.
다시 물속으로 잠수하였다. 그리곤 왔던 곳을 다시 헤엄쳐 섬안으로 들어갔다.
배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 남영은 몸을 말릴겸 햇빛을 내리쬐면서 생각에 잠겼다.
-"통로는...... 매일 30분 정도 드러나요. 세벽.....이 끝나 갈때쯤..... 동이 트기 전쯤에 잠깐 드러나곤 다시 잠겨요. 그리고 세찬 비바람이 불고 파도 칠때에도 ........수면이 얕아지면서 입구가 드러나요."-
그녀가 알려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리곤 남영은 허공에 다 대고 외쳤다.
"당신, 그렇게 힘들었어!!"
그녀가 한 말들을 떠올리고 그 의미를 알게 되자 남영은 허탈해하며 허공을 향해서 말을하였다.
그녀가 죽기 전엔 그 말의 의미를 알수없었지만은 이제 여유를 가진 남영은 그 말의 의미를 알수가 있었다.
자신의 죽음이 임박한 것을 알게 되자 그녀도 그 다음을 생각하고 계획이란 것을 짰던거 같았다.
자신이 죽음으로 해서 이제 이곳 생활이 청산할겸 남편에게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아울러 딸 아이를 부탁하였던 것이다.
조선으로 돌아가면은 다시 새로 시작하라는 소리와 더불어서 딸을 자신이 낳았다는 사실을 숨기고 조선인으로 살수 있게 해줄것과 조선 이름으로 다시 지어달라는 소리를 말이다.
그녀가 언제 나가는 출구를 알게 되었는지 알순 없지만은 아마도 이곳생활에 적응을 하면서 한창 행복에 겨워하였을때인거 같았다. 아마도 사나에를 가졌을때나 태어났을 때 쯤이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우연히 섬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다시 조선을 돌아간다면은 남편이랑 자신은 서로의 의지에 상관없이 헤어져야 한다.
조선이 아닌 일본으로 돌아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두렵고 괴로웠을 것이다.
고립되어 있긴 하지만은 이 섬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고 살아갈만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랑 같이 지낸다는 것이 자신으로써 더 없는 축복이었다.
이 것을 영원히 지키고 싶었다. 그렇다면은 방법은........
"그랬을거야.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이해해."
남영은 그녀를 이해할수 있을거 같았다. 사실 입장을 바꿔서 남영이 먼저 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그녀랑 마찬가지로 행동을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영원히 비밀로 붙이기로 하고 묵묵히 지내던 중 병에 걸리고 결국 죽기 직전에 이르자 그녀로써는 다시 한번 갈등의 기로에 섰을 것이다.
섬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사실대로 밝힐것인지 말것인지를 말이다.
고민 끝에 그녀는 고백하는 쪽을 택하였을 것이다.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그녀로써는 이제 자기만 생각을 하며 지낼수 없다고 생각을 하며 남편과 딸을 미래를 생각을 해서 알려주기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이 죽은후 그들이 섬 밖으로 나가면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더 이상 아무도 왈가 왈부 않할것이며 자신의 딸의 출생에 대해서도 남편이 쉬쉬함으로 해서 누구도 알지 못하니 만큼 결코 자신이 격었던 과거의 일들을 딸이 격게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하였을 거다.
그래서 나가게 되면은 다시 시작하라는 말과 함께 딸 아이에게 조선이름을 짓고 조선인으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유언을 한것이고.......
마음이 아프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그간 얼마나 그 일로 인해서 남몰래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하며 괴로워하였는지를 말이다. 딸 아이를 낳고 하루도 웃음이 떠날 날이 없이 즐거워하며 행복해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른 이면에서는 반쪽짜리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불안해하였을 그녀의 모습도 함께 말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렀고 남영 자신도 내색을 하지 않았어도 그 사실을 그녀는 다른 한편으론 심하게 의식한 것 같았다.
"난 정말로 못난 놈이야"
아내가 그렇게 속으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데 자신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남편으로써 실격이 아닐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못난놈이 뭐가 좋다고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달라붙었어"
스스로 생각하여도 남편으로써 그녀한테 자신이 해준 것은 전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형들이 헤어지라는 것을 거론할때에도 자신은 미적지근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식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남몰래 떠나게 되었고 말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그녀의 아버지에게 찍 소리도 못하고 갈라서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던 것도 그러하였다.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하지만은 그 마음을 확실하게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하였고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였던 남편답지 못하고 그녀의 든든한 울타리 역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과거를 떠올리자 부끄럽지 않을수 없었다.
"용서해줘. 아니, 실컷 욕해"
용서를 빌고 싶었다. 아니 그러다가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쌍 소리 들어가면서 욕을 듣고 비판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은 그녀는 여기 없다. 한동안 고개를 숙이며 소리 죽여가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울었다.
"나도 가면은 않돼. 당신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말이다. 그녀없이 지낸다는 것 자체가 있을수 없는 일이고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다. 옆을 둘러보니 커다란 돌이 있었다. 그리고 눈앞엔 바닷물이 차오르는 호수가 있었다.
몸을 일으켜 그 돌에 다가갔다. 그리고 두 팔로 안고 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아빠!!"
"헉!!"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에 남영은 망상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들고 있던 돌을 내려놓고 돌아다보았다.
사나에가 성큼 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그렇지. 우리 딸이 있었지."
저쪽에서 오고있는 사나에를 바라보자 남영은 다시 냉정함을 되찾았다.
"아빠, 배고파"
"으응, 그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해가 뜬 지점을 보니 벌써 점심때가 된거 같았다.
"그래. 어서가자. 아빠가 맛있는거 만들어줄게"
"응, 많이 많이 만들어줘"
배가 너무 고픈지 사나에는 아빠 손을 잡고 끌어 당겼다. 그런 딸의 이끌림에 남영도 따라갔다.
"미안하다. 사나에. 아빠가 못난 생각을 했어"
그리곤 다시는 그런 못난 모습을 보이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였다.
"저기, 엄마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글세....... 어쩌면은 우리 사나에를 생각하고 있을걸"
"정말?"
"그럼 우리 이쁜 딸 없이 엄마가 어떻게 지낼거 같아? 사나에 보고 싶은거 참고 또 참으면서 지낼걸"
"나도 엄마 보고 싶어"
"아빠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사나에 너 엄마랑 약속했잖아."
"응"
약속을 거론하자 사나에의 표정이 순간 변하였다.
보고 싶은 마음에 시무룩하던 표정에서 다시금 꿋꿋한 강인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말이다.
그런 딸을 바라보며 남영은 그녀의 빈자리를 자신이 대신 채울 것을 다짐하였다.
"지켜봐줘."
문득 그렇게 다짐을 하고부터 남영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의욕이 솟았다.
자신은 아직 혼자가 아니다. 사나에가 아직 자신 곁에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른 사나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그녀에게 못난 모습을 또 보이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남영의 섬에서의 생활을 계속 되었다. 그녀가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그리고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였지만은 남영은 한발짝도 이 섬에서 나가지 않았다.
그녀랑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괴롭게 만든 그세상으로 두 번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돌아가면은 자신의 못난 지난 일상들이 되풀이될까봐 그리고 그런 못난이 모습을 죽은 그녀랑 딸에게 보이게 될까봐 두려웠다.
아울러 그녀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얽힌 이 섬에서 영원히 지내고 싶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아빠 준비 됐어요"
"응 그러니, 그럼 이제 가자"
"예."
활달한 음성에 밝은 표정의 딸을 보니 남영은 문득 죽은 그녀가 떠올랐다.
사나에는 커가자 엄마랑 똑같은 이름을 가진 것처럼 그녀를 많이 닮아갔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은 활기차고 기가 쎄다는 점이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얌전하던 그녀랑 비교할 때 그점에서 차이를 느낄수 있었다.
"아빠, 멀 보세요?"
그 말에 남영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피이, 아무것도 아니긴 당황하는 것 보니까 그게 아닌데....."
자신의 속을 휀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딸 아이 말에 남영은 황급히 둘러댔다.
"그게 아니고...... 너 보니까 엄마랑 점점 닮아가는 거 같아"
"정말로요!!"
"응"
아빠에게 그 소리를 듣자 사나에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말은 자신이 그만큼 예쁘다는 소리로들어도 무방하니까 말이다. 이제 12살난 사나에에겐 그런 아빠의 칭찬이 싫지만은 않았다.
아빠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고 깊히 생각을 하였는진 그동안 지내오면서 격어봐서 잘 안다. 자다가도 엄마를 찾았고 않보이는 곳에서 혼자서 눈물을 글썽일만큼 그리워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은 그만큼 아름답다는 소리이기도 한데......
자신이 엄마랑 닮아간다는 것은 곧 그만큼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늦겠어요. 엄마 기다겠어요"
"그래. 어서 가자"
준비해둔 들꽃을 엮어서 화환 형태로 만든 것을 가지고 두사람은 걸음을 옮겼다.
잠시후 두사람은 바다로 통하는 호수에 도착하였고 곧 수중에 몸을 담그었다.
자신들이 만든 화환을 조심스레 잡고 물속으로 잠수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조심스레 헤엄을 치면서 깊은 수중으로 내려앉았다.
얼마후 두사람은 산호랑 수초가 만발한 바닥에 도달하였다. 바닥에 내려앉자 두사람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그곳으로 향하였다.
두사람이 간곳은 암석이 깍여서 만든 터널 비슷한것인데 군데군데 구멍이 뚤려서 빛이 들어오고 해초나 산호가 자라고 있는 일종의 물고기 서식지를 형성하고 있는곳이었다
이 바닥에 그런 곳이 수없이 여러 구획으로 많이 자리잡고 있는데 두사람은 그 중 한곳에 서 있었다.
"잘지냈어"
말을 할수 없어서 대신 마음으로 외쳤다.
"무척 보고 싶었어요. 엄마"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사나에도 반가움에 속으로 외쳤다.
남영과 사나에 앞에는 물결에 출렁거리는 해초 숲에 자리잡고 누워있는 전라의 한여인이 있었다.
바로 죽은 사나에였다. 하지만은 수년이 지났지만은 그녀의 시신은 항상 그대로였고 부패하지 않았다. 죽기 전의 그 모습 그대로 이 바다속에 잠들어 지냈다.
수중으로 내리쬐는 굴절된 햇빛을 받으며 바다속에 수초와 산호랑 자라고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가운데서 사나에는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그녀가 잠들어 있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남영은 이렇게 온전하게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누워있는 그녀를 이렇게 만나고 바라볼수 있어서 행복하였다.
사나에도 엄마가 이렇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수 있어서 좋았다.
오랫동안 보지 못하였던 엄마의 얼굴........ 아련한 기억 저편에 있는 예전의 엄마의 모습과 지금 잠들어 있는 모습과 흡사함을 알수 있었다.
"저 많이 예뻐졌지요"
항상 자신을 예뻐하던 귀여워해주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렇게 자랑하였다. 엄마를 바라보는 사나에는 금방이라도 -"우리 딸 참 많이 예뻐졌구나. 하긴 누구딸인데...."- 그렇게 칭찬해주면서 자신의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다독거려줄거 같았다.
남영이 손짓을 하자 사나에가 준비해둔 화환을 엄마의 시신 옆에 내려놔두었다.
그리곤 옆에 있는 돌을 들어서 화환 위에 얹히고는 떠오르지 않게 고정시켜두었다.
"우리딸 이렇게 컸어."
옆에서 화환을 놔두는 딸 사나에를 바라보며 남영은 그녀에게 외쳤다.
"혼자서 외롭지 않아"
하지만은 죽은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뭐라고 말이라도 한마디 해줬으면은.....
아니 감고 있는 눈을 떠서 한번 자신들을 바라봐 줬으면은......
하지만은 부질없다는 것을 남영은 잘 안다. 그러는 동안 사나에가 다가와서 위를 가리키면서 손짓을 한다.
그러자 남영은 고개를 흔들고 딸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하였다.
고개를 끄덕인 사나에는 마지막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인사를 하며 위로 헤엄쳐 올라갔다.
잠시동안 그녀를 계속 바라보던 남영도 곧 위로 헤엄쳐 올라갔다.
이 물속에서 자신들이 있을수 있는
"음, 알았어. 자, 맘마 먹자."
칭얼 거리면서 우는 아기를 살며시 안고서 사나에는 능숙하게 젖을 물린다.
"아아.... 이런 그렇게도 배가 고팠어?"
쎄게 젖을 빨아대는 아기 때문에 순간 약간 고통을 느꼈지만은 별거 아닌 듯 웃으면서 미소를 짓는다.
"여보~ 나와. 고기 다 익었어"
동굴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사나에가 천천히 일어서면서 걸어갔다.
하지만은 걸어가면서도 아기에게 젖을 물린 상태 그대로였다. 행여라도 아기가 놀라거나 할까봐서 아주 천천히 걸어갔다.
"기다렸지요? 여보"
"어서 먹어. 식겠어"
자신에게 구운 고기를 건내주는 남편에게 사나에가 말했다.
"당신 먼저 드세요. 전 지금 바빠서요."
그러곤 아기쪽으로 고개짓을 하자 남영도 그것을 본다.
"그래. 우리 공주님 먼저 식사를 하셔야지...."
젖을 빨아대는 아기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시작하였다.
새근 새근 젖을 물고 있는 아기를 바라보던 사나에가 문득 아기랑 맞은 편의 남영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그리곤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건 당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네요"
불현 듯 자신의 유방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간 자신의 유방은 남편의 성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만 생각을 하고 그렇게 알고 지냈다.
서로 사랑이란 것을 나누고 즐길때마다 남편의 억센 손아귀에서 문질러쥐고 쥐어짜이기만 하던 것이었는데 이젠 그게 아니다.
출산을 하고 나서는 그간 작고 아담하기만 하던 가슴이 서서히 부풀어오르고 흥건한 액체들이 차오르면서 그 용도?를 달리하게 되었다.
"우리 아기 젖을 주고 당신 즐겁게 하고...... 이거 당분간 더욱 정신없어지겠네."
속으로 그렇게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의 일정이 빼곡하게 짜여진것만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은 어쩌랴. 여자로써의 당연한 의무인데.........
"그건 그렇고....... 아기 이름 어떻게 지을까?"
"예?"
갑작스레 들려오는 남편의 말에 한참 젖을 빨아대는 아기를 보면서 상념에 사로잡힌 사나에가 놀라 정신을 차렸다.
"이름 말이야. 뭐 좋은 걸로 지어줘야 하잖아."
"예, 그게....... 뭘로 하죠?"
한동안 많은 말들이 오고갔다. 하지만은 이렇다할 좋은 것이 떠오르지 않아서 좀처럼 합의점에 이르진 못하였다.
"여보,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
"뭐 어떤걸로요? 좋은 이름 생각났어요?"
"사나에 라고 지어주는 것이 어때?"
"예?"
갑작스레 남편에게서 튀어나온 자신의 이름을 듣곤 황당해하였다.
자기 딸 이름 짓는데 자기 이름으로 하자니.....
"뭔 소리예요? 저랑 이아이랑 같은 이름으로 하자니요?"
"그런 뭐 다른 좋은 이름이라도 생각해둔게 있어?"
"그게......"
딱히 남편이 좋다고 할만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자 사나에도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런 아내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자신의 생각에 정당함을 역설하면서 토를 달았다.
"당신 이름만큼 더 좋은 이름도 없잖아. 그리고 당신 닮았는데 그 이름으로 하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해요?"
자신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야 그렇게 정색을 할 생각은 없지만은 그래도 남편이 일본 이름으로 지으려고 하는 것에 왠지 납득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이미 자신은 남편이랑 결혼 한 사이니까 원칙상 자신도 남편의 국적을 따르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태어난 자식에게도 조선 이름으로 지어주는 것이 원칙이고 말이다.
물론 여기에 관공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출생신고도 할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만큼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겠지만은 그래도 사나에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조선인과 일본인으로 명확히 경계를 그을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기때문이다.
하지만은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영은 그 외에도 다른 이유를 더 댔다.
"생각해보면은 우리가 서로한테 이름부를 일도 없잖아.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가진 이름들은 자식한테 물려주는 것으로 하고 여보 당신, 이렇게 부르면서 지내는 것이 어때."
"그렇긴 하지만은..... 아이들이 더 태어난다면은요. 그때는 어떻게 할고요?"
"우리 딸한테 우선 사나에라고 지어주고..... 그 다음 만일에 아들을 낳으면은 내 이름으로 지어주고...... 그렇지 않으면은....... 에? 아무튼 그 이상 더 태어난다면은 그때가서 따로 적당한 이름 지어주면은 되잖아."
듣고 보니 그럴듯하기에 사나에도 수긍을 하기 시작하였다. 남편의 말대로 그들은 결혼후 서로간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거의 없는 듯하였다. 여보, 당신, 이라는 호칭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섬에서 지내면서부터 타인들이랑 더는 마주할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들의 이름이란것에 생소해지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딸에게 자신의 이름을 지어주고 그렇게 물려주는 것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거 같았다. 그 말을 듣고부터 사나에의 마음속에 순간 생겨난 불편한 심기가 사그러들기 시작하였다.
"공연한 오해를 해가지고......"
아무려면은 남편이 그런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겠는가. 지난 날들을 생각을 해봐도 남편은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해묵은 감정이란게 존재하지않은 순수한 사람이었다.
아니,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의식하지 않을 만큼 가식적이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설마 딸 이름을 짓어주는데 그런 추잡스런 마음에서 생각을 해넸겠는가.
"오해를 해서 미안해요. 정말로......."
순간 그런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던 자신을 속으로 그렇게 책망하면서 사과를 하였다.
그런 사나에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영은 자신의 내놓은 안을 통과시켰다.
"더는 이의 없지. 그러면은 이렇게 하는거야"
"예. 그렇게 해요. 들었지. 아가야, 이제 너의 이름은 사나에야."
어느센가 젖을 다 빨았는지 입가엔 침을 질질 흘리면서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엄마의 유방에 흘러나온 모유랑 뒤섞인 범벅인 얼굴을 하면서 사나에는 꿈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이녀석 벌써 자네....... 당신도 이제 식사해. 사나에도 식사 끝내고 잠들었잖아."
"알았어요"
"아기 이리줘."
"예. 조심해서 다루세요"
"알았어."
남영은 사나에를 조심스레 않고는 찬찬히 바라보았다.
깊은 잠에 빠져든 이 조그만한 아기가 그렇게 사랑스러울수가 없었다.
아직도 남영은 자신이 아버지가 된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아빠라고 불러줄순 없을까"
그러면은 어느정도 실감이 날것만 같았다. 하지만은 무리이다.
태어난지 얼마나 됐는데 아빠라고 부를수있을까.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되는데 말이다.
그렇게 자상한 얼굴로 딸을 바라보는 남영의 모습에 사나에의 마음은 더욱 포근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있고 자식까지 낳았다는 것만으로도 사나에는 세상 전부를 다 가진 기분이었다.
"저, 당신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내가 될거예요"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사나에는 지금 이 행복을 영원히 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두사람에게 새 식구가 생기면서 이들의 생활은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그간 동굴안에서는 두사람의 신음소리와 비음섞인 음성만이 울려퍼졌다. 하지만은 언제부터인가 아기 울음소리가 함께 울리기 시작하였다.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아기 울음소리, 생활의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가슴뿌듯하게 만드는 듣기 좋기만 할때도 있지만은 그렇지 않을때도 더러는있는 법이다.
응애, 응애~~
"어! 알았어. 잠깐..... 기다려. 여보 잠시만요"
"..............."
잠깐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서 일을 벌이려는 찰나 울려퍼지는 아기 울음소리에 사나에가 일어선다.
남영은 이미 성기가 삽입되어서 자세를 고정한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찰나인데 갑작스레 들리는 울음소리에 분위기가 깨어지고 그녀가 스스로 빼내곤 달려가는 모습을 보자 허탈해지기까지 하였다.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면서 저쪽에서 아기를 달래는 사나에를 바라보았다.
"어찌된게 이런때만 귀신같이 알아채서 우는 건지....."
딸을 바라보는 남영은 기가차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마도 응가를 싼것인지 사나에가 조심스레 기저귀를 떼네서 살펴보곤 조심스레 치운뒤에 동굴 도랑에 흐르는 물로 아기의 오물이 묻은 부분을 씻어주고 새것으로 갈아주었다.
기저귀라고 해봐야 섬에서 자라는 나무의 껍질을 벗긴뒤에 그것으로 대충 치수를 맞춰서 사용한 것이다.
아기가 우는 이유야 뻔하지만은 남영은 영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우는 타이밍 말이다.
하루 일과중에 잠시 휴식을 취할겸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준비를 할려고 할때쯤에 아기가 우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사나에는 가서 딸아이를 달래주면서 잠재우곤 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나서 다시 일을 치를려고 할려면은 다시 또 깨면서 울기까지 하였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너무 소리내서 그러는 것이려니 하였지만은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특히 일과 끝나고 밤에 정식으로 잠자리에 들려고 할때에도 그렇게 울어댔다.
"너 아빠랑 엄마가 서로 사랑하는거 싫은거니?"
아기를 보면서 남영은 그런 의문을 던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절묘하게 그 시기에만 맞춰서 울어대고 칭얼거리는 것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뭐 우는 이유야 오줌을 쌌다거나 큰거를 쌌거나 배가 고픈 이유를 들수 있지만은 왜 하필이면은 그 시기에 맞춰서 울어대는 것일까.
"많이 기다렸죠? 미안해요."
"미안할거 까지야 뭐가 있어. 그런데 확실히 재웠어?"
"예. 깊히 잠들었어요"
아기가 잠든곳에서 약간 거리를 두면서 둘은 일을 치르기 시작하였다.
남영은 그녀의 보지 입구를 살며시 벌리면서 삽입을 시작하였다.
"아음!"
"허엉"
그렇게 두사람은 하체를 밀착시키면서 자세를 고정하고 잠시 밑에서 전해져오는 쾌감에 빠져들었다.
"내가 할까. 아니면은 당신이 해줄래?"
잠시 뜸을 들이던 남영이 사나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말을 듣자 사나에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정 그렇게 원하시면은 해드리죠. 뭐"
자신이 직접 리드해주기를 바라는 속마음을 읽고는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보지에 남편의 성기를 꽂은 그 상태 그대로 말이다.
사나에가 몸을 일으키자 직접 그녀가 해줄려고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남영은 그 상태 그대로 스스로 자리에 누웠다. 위에서는 보지에 성기를 박아 넣은 상태 그대로 자신의 몸위로 올라타기 위해 자세를 바로잡는 그녀가 보였다.
"준비 됐어요?"
대답 대신에 남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사나에가 허리를 약간 뒤로 빼내더니 다시 앞으로 밀착시켰다.
"으으...... 흐으"
그렇게 해서 서서히 그녀의 하체가 가속도를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남영은 성기끝에서 전해져오는 감촉에 흥분이 되기 시작하였다.
"좋아. 아아...... 그래. 더, 더...."
"하읍, 흡흡... 허억"
남영이 흥분하고 더욱 재촉을 하자 사나에도 하체의 율동에 박차?를 가해서 더욱 밀어붙였다.
"아... 좋아. 정말.....!!"
"흐응, 아아..... 업!!"
문득 정신없이 남편과 달라붙어서 희열에 들뜨던 사나에가 뭔가 아픔이 전해오는 것을 느끼고 의아해하였다.
성관계중에 아픈것이래봐야 뻔하지만은 이젠 그런거 신경 않써도 될 정도로 사나에도 능숙해지고 즐기면서 절묘한 테크닉을 구사하지 않던가.
하지만은 오늘 느낀 아픔은 의외의 부분에서 발생하였다.
바로 가슴이다. 철석 철석..... 거리면서 남편 위에서 희열을 맛보며 무아지경의 혼돈에 휩쓸리던 중에 갑작스런 아픔에 정신이 들었다.
내려다 보니 남편이 자신의 유방을 잡곤 힘을 주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자신의 유방을 쥔 남편의 손에서 뭔가가 흘러나왔다. 그것을 보곤 사나에는 당황하였다.
"왜이러지"
진한 율동을 구사하면서 자신을 리드해주는 아내를 보면서 서서히 절정에 오른 남영은 더 이상 자신을 주체할수 없어서 그녀의 젖가슴을 쥐면서 힘껏 손아귀에 힘을 주려고 하는 찰나 그녀가 제지하자 당황하였다.
자신의 손을 유방에서 떼네곤 팔로 자신의 가슴을 감싸면서 고개를 저으면서 하던 작업을 계속 강행해나갔다.
"으으으...... 아, 으윽......"
"흡읍...... 하응, 하아앙"
그녀가 뭐 때문에 저러는 건지 알순 없지만은 그 의문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자신의 몸, 더는 견딜수가 없었다. 하지만은 두손은 바닥에 놓여져 있는데.....
"아아아!!"
갑작스레 자신의 엉덩이쪽에 심하게 가해지는 압박에 사나에가 순간 아파하였다.
뭐 때문일까. 하지만은 사나에는 더는 그런데 신경이 이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움직임과 맞물려서 자신의 질을 누비는 남편의 성기와의 마찰에 의해서 사나에는 지금 결정적인 순간에 도달하는 중이다. 본능적으로 사나에가 그런 신호를 포착하며 내뱉었다.
"나올거..... 같아요. 어떻게.... 헉헉.....아흑"
"쌀거..... 같아....... 아아아...... 나....와!!"
두사람의 말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고 그 말과 동시에 둘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읍읍....... 흡.... 아앙"
"흡읍, 허엄.... 하아...."
상체를 순간 일으켜 세우고 그녀의 엉덩이를 우악스럽게 쥐면서 자신쪽으로 하체를 밀착시키곤 남영은 그대로 굳어있었다.
그리고 그런 남편의 몸위에 올라탄 사나에도 두 팔로 자신의 유방을 감싼채로 진한 희열을 맛보면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남영은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자신은 사정을 하여서 그녀보다 빨리 이성을 되찾은 상태이지만은 그녀는 그렇지 않은거 같았다. 아직도 자신이 집어넣은 그녀의 보지안의 성기를 물어서 오물 오물거리는 것처럼 뭔가 움직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 역시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지 숨을 헐떡이면서 무아지경을 헤메이는 거같다.
"하아, 하으으..... 휴으...."
"이제 됐어?"
"예"
서서히 그녀의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진한 성감에 의해서 달아오르고 어쩔줄 몰라하며 희열을 느끼던 농익은 여인에서 이젠 세침떼기의 가련한 청순미 어린 그녀로 말이다.
응애, 응애, 응애~~
또 다시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 잠시 숨 좀 돌리고 있던 두사람은 그 소리가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곧 서로에게서 떨어져나갔다.
"이번엔 좀 났네"
그간 서로 일을 치를려고 할때마다 훼방을 놓는 듯 울어대면서 결국 보류하게끔 만들던 딸이 이젠 일을 치르고 난뒤에 저렇게 울어대는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남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부모가 된다는 게 이런건가. 애고!! 태어난지 얼마 않된 것이 이렇게까지 속을 썩이네."
뭐가 뭔지 모르고 똥 오줌도 못가리는 갖난 아기의 눈치를 봐가면서 그녀랑 자신이랑 서로 사랑을 나눠야 한다니. 웃기지 않는가.
아기를 달래면서 재우는 사나에를 바라보며 남영은 옆으로 다가갔다.
"아프거나 하는 거 아니야?"
"아니요. 아마도 시끄러워서 깬거 같아요"
시끄럽다고..... 서로 할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가면서 은밀하게 일을 치렀는데....
"귀도 밝지."
문득 남영은 자신들 부부의 앞날에 딸 사나에가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 전혀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아껴왔던 것을 생각을 할때 이번 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지나치지 않을수 없었다.
"이제 잠들었어요"
천천히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손으로 쉿 하며 소리죽이면서 그녀가 다가왔다.
"고생많았어. 당신."
"고생은요. 뭘......"
"우리들도 저런때가 있었을까?"
그말에 사나에가 피식 웃었다. 아마도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 아기도 언젠가 우리처럼 고생 좀 하겠죠"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은........"
소리 죽여가면서 웃으며 두사람은 예기를 나누었다. 아직 미숙하고 힘들긴 하지만은 아버지, 어머니로써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두사람의 얼굴은 밝기만 하였다.
"그런데 아까 왜그랬어?"
"뭐가요?"
갑자기 느닷없는 남편의 질문에 사나에가 되레 물었다.
"아까 가슴 만지려다가 당신이 떼냈잖아. 그리고 하지 말라는 듯이 고개를 저은거.... 기억 않나"
"아아.... 그거요?"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당신이 잡으니까 이게 흘러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신의 유방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남영이 유심히 바라보니 그녀가 약간 손으로 누르자 젖꼭지에서 뭔가가 흘러나왔다.
모유였다. 출산을 하였으니까 지금이 수유기로 젖이 차오를 때이다.
"그런거였네. 그래서 손을 뗀거고......."
"예. 당신이 그러다가 전부 다 빼서 흘리면은 어떻게 해요."
이해가 갔다.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그녀의 유방을 생각없이 문지르고 쥐어짜면은..... 그렇게 되었다가 딸아이가 먹을 것이 없어진다면은 어떻게 할까. 일정 기간 동안은 모유로 먹여야 하는데 말이다.
"저, 여보"
"왜그래."
"당신 사나에가 젖땔때까지 여기 만지는거 삼가 했으면은 하거든요"
"뭐라고?!!!"
그말에 남영이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분간 유방 만지는 것 자제하라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럼 둘이 엉겨 붙을 때 어딜 잡고 있으라는 소린가.
"쉿!! 아기 깨겠어요"
"아, 알았어. 하, 하지만은 아무리 그래도....."
"이해해주세요."
어쩔수 없다는 듯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는 사나에
물론 남편이 힘들어 할것이란 것은 잘 안다. 그렇지만은 어쩌랴. 현실이 그런데...
사나에가 말한 표면적인 이유가 섹스 중에 젖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것이지만은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남편이 아닌 자신이 직접 리드할때에 국한된 문제이지만은......
그때 자신은 남편의 몸위에 올라서서 육봉을 자신의 보지에 직접 짚어넣어서 왕복운동을 하여야 한다.
그때에 뺐다 꽂았다 반복을 하면서 상체가 들썩거리면서 움직이게 된다.
자신의 유방도 마찬가지로 출렁거리면서 그렇게 말이다.
문제는 여기 있다.
아기를 낳기 이전엔 별 탈 없었는데 지금은 수유기라서 전보다 가슴이 더 부풀어 오른 상태이다. 모유가 찬 상태이니까 부피가 더 커진거라 할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무게가 늘어나고 축늘어진 상태에서 그런 부부관계를 반복을 하면은 출렁거리는 젖가슴이 이리저리 지 멋대로 날뛰면서 무리가가 아파온다.
조금전에 사나에가 놀란것도 그런것이었다. 부부관계중에 이전에 격어보지 않았던 아픔이 가슴에서 전해왔기 때문이다. 남편의 손을 떼네고도 아픔이 가시지 않았고 곧 사나에는 그 원인을 알수가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서 자신의 두팔로 이리 저리 출렁이면서 요동치는 가슴을 붙잡아 고정하였고 그 아픔이 사라졌다.
그렇게해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알게되었고 사나에는 그렇게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는 중이었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딸아이 양식을 그런 일로 함부로 낭비하고 버릴수 없다는 이유이지만은.....
입맛을 다시면서 남영은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다.
"당분간 저기에 손대지 말라고?"
그녀의 얼굴 다음으로 아름답고 자신을 달구어주는 그 부위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끝내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기를 낳기 이전의 그녀 가슴은 언제나 자신을 뜨겁게 달궈주고 또 식혀주는 역할을 하던 사랑스럽던 부위이다.
그런데 이젠 당분간 보는 것 하나에 만족을 해야 하다니.
하지만은 어쩌겠는가. 당분간 딸아이의 식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사실 모유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만은 대부분의 산모들에겐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남영 자신도 태어났을적에 어머니에게서 젖이 더 나오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유모를 구해서 젖을 물렷다고 하니까 말이다.
여기는 섬이고 외부랑 단절된 곳이니 만큼 어디가서 유모를 구할수 없으니까 현실을 직시하며 남영은 그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너 때문에 이 아버지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옆에서 깊게 잠든 딸 사나에를 바라보면서 남영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나에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을뿐이다.
"그래. 어쩔수 없지. 그럼 당분간인 여기에 만족을 해야겠네"
철석 철석...... 그리고 그녀의 엉덩이를 살며시 치자 아직 땀에 젖어있는 그곳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아아, 아파요."
조금전에 달아올랐던 체열에 의해서 생긴 땀이 서서히 식어 축축하게 젖은 부위를 손으로 두들기는 남편을 만류하면서 사나에는 미소를지었다.
"어디든 어때. 당신은 전부다 예뻐"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아내를 남영도 자상한 얼굴로 바라보며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서로 속으로는 부모가 된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하면서말이다.
갖가지 시행착오나 난간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은 그것을 극복해나감으로 해서 그속에서 작은 기쁨을 알게됐고 두사람은 그로 인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그 행복에 만족을 하며 지냈다. 아기는 무럭무럭 자랐고 그렇게 자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두사람의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질 날이 없었다.
사랑, 애정, 기쁨..... 이들이 지내는 모습을 표현한다면은 이들 3단어외에는 더는 들어갈것이 없고 어울리지 않을 만큼 그들은 행복에 젖어들었다.
이제 이섬은 남영과 사나에가 표류해서 조난을 당한 곳이 아닌 미래를 약속하는 보장하는 그들만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실제로 두사람에겐 이 섬으로 오기 이전의 일들은 더 생각하지도 않았고 더는 의식하지 않았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길 여러번......
그렇게 행복에 겨운 두사람의 이곳 생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몸은 좀 어때."
"저, 괜찮아요"
하지만은 남영의 눈에는 그녀의 말처럼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눈가 주위에 검은 동그라미가 약간씩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몸이 야위어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수가 있었다.
"미안해요. 여보"
"미안한줄 알면은 어서 쾌차해. 자, 어서 먹어"
"고마워요."
몸엔 기운이 빠져나가고 식욕도 없다. 하지만은 남편이 자신을 위해서 만든 음식을 뿌리칠수가 없어서 억지로라도 먹을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것을 보는 남영은 왠지 마음한쪽 구석에 생기는 불안감을 떨쳐낼수가 없었다.
벌써 여러달동안 이렇다. 처음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피곤해하는 것으로 해서 시작을 해서 그때부터 몸져 누워지냈다.
피곤하거나 그렇지 않으면은 몸살기운이 있으려니 생각을 해서 동굴안에서 한발짝도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온천에 몸을 담그며 지내게 하였지만은 이상하게 차도가 없었다.
그리고 서서히 열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그녀가 앓기 시작하였다.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남영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병세가 심각해지는 것을 보자 애가 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간 전혀 의식못한 문제가 지금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하였고 현실화 되었기에 그러하였다.
이곳은 외부랑 단절된 섬이다. 병이 나거나 하면은 치료를 전혀 받을수 없다는 것을 그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간 이렇다 할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으니까 어쩌면은 당연할지 모른다.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은 고칠수 있는지 그것을 전혀 알수 없고 손을 쓸수 없다는 점이 남영은 너무나도 가슴아프기만 하다.
"엄마..... 엄마"
"오!! 사나에, 이리오렴 아빠랑 같이 있자"
"아응, 엄마.... 엄마.... 싫어"
"착하지. 우리딸. 아빠가 놀아줄께요"
아장 아장 힘겨운 걸음을 걸으면서 딸 사나에가 다가온다. 그러자 남영이 얼른 다가가서 오지못하게 막았다. 아마도 사나에는 엄마 곁에 가고 싶어서 온것이지만은 남영은 그것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차도가 없이 이렇게 병을 앓고 있는 그녀 곁에 함부로 오게 해서 병이라도 옮길수가 있기에 그러는 것이다.
울면서 투정을 부리며 떼쓰는 딸을 바라보는 사나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였다. 이제 5살을넘긴 딸아이는 한시라도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할 만큼 엄마를 따른다.
그런 아이를 거의 한달 넘게 곁에오지 못하게 하였으니 얼마나 마음 아파할까.
그것도 눈앞에 지척에 두고서 떨어지게 하는 것이라서 딸아이의 마음은 물론 사나에 자신도 견디기 어렵다.
자신도 눈에 넣어도 전혀 아프지 않을 딸을 안아서 보듬어주고 싶다. 그리고 나오지도 않는 젖을 빨면서 침을 질질 흘리는 단정치 못하게구는 애를 전처럼 꾸짖고 싶다.
"미안하다. 사나에"
어서 몸이 쾌차해야 하는데..... 그리고 남편을 챙겨주고 딸아이를 돌봐주어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안타까울뿐이다.
저쪽에서 우는 딸아이를 애써 달래는 남편의 모습을 사나에는 슬픈 얼굴로 바라만 보았다.
"잘못되면은 어떻게 하지"
이런 절망적인 쪽으로 몰고가기 싫지만은 그런 불안한 마음에서 도저히 벗어날수가 없었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않보이는 병 때문에 사나에는 지금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해두고 있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말이다.
그렇지만은 그렇게 하자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저 없으면은 당신이랑 사나에 누가 챙겨드려요?"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두고 그렇게 먼저 떠날 것을 생각을 하니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투정 부리는 딸아이를 남편이 얼마나 잘 다독거리면서 키울수 있을지....
그리고 사나에가 제일 견디기 어려워 하는 것이 바로 딸 사나에 외에 더 자식을 낳지 못한 것이다. 아직 젊어서 자식을 두는데 그렇게 매달리진 않았고 남편도 거기에 대해서 별로 의식하지 않아서 그간 별로 문제되지 않았지만은 지금 사나에에겐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그것이다.
"당신 닮은 아들 낳았으면은......."
남편의 뒤를 이을 그를 닮은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이 그리고 자신의 품안에서 안아보고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하였다.
하지만은 지금 몸 상태로는 힘들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안다.
그러니 미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럴줄 알았으면은 사나에를 낳은뒤 그때부터 아기를 더 낳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인데......
울며 불며 투정 부리던 딸 사나에가 이제 지쳤는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울어대던지 눈가에는 눈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리고 눈가랑 볼은 퉁퉁 부었다.
"니가 부럽다."
울고 싶으면은 울고 지치면은 세상 모르고 잠드는 철부지 딸아이가 문득 부러웠다.
지금 자신도 사나에처럼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정신없이 울다가 지치면은 잠들고 일어나면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잊어버리며 행동할수 있는.......
남편으로써 아내가 아픈데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원망스러웠다.
쿨럭 쿨럭.......
저쪽에서 기침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며시 고개를 돌리니 아내가 누워서 기침을 해대는 것이었다. 그런데 움크리면서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이 나오는 기침이 상당히 심한 것 같다.
행여라도 이쪽에서 들을까봐 괜한 걱정 끼칠까봐서 내색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입을손으로 틀어막고 연신 해대는 것이다.
"나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아파하면서 괴로워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심정은 지금 말로 표현 못한다.
그날부터 남영은 섬 곳곳을 뒤져가면서 약초가 될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뭐가 약초이고 뭐가 독초인지 남영은 잘 알지 못하였다.
그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은 그래도 남영은 뭔가를 하고 싶었다.
아파서 고생하는 아내를 그대로 두고 보기 힘들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자신의 마음을 달랠수 있을거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은 섬 어디에서 약으로 쓸만한 풀이나 꽃이 자라지 않았다. 하다 못해 도라지나 칡 뿌리도 찾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남영은 찾고 또 찾았다. 지성이면은 감천이라고 하늘도 자신이랑 마음이 통해서 산삼이나 그럴싸한 영약이란 것을 내려줄지 모른다는 희망에서 말이다.
그러기를 여러달.........
사나에의 병은 더욱 악화가 되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은 남영이 보아도 그녀는 한계에 달한 것 같았다. 그리고 사나에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여, 여보....."
"그래 나 여기 있어."
말하는 것이 여간 힘겨운 듯 사나에의 목소리엔 더 이상 힘이 없었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그녀의 목소리가 그리고 자주 자신을 녹이면서 애교를 부리며 간드러지는 비음을 내주던 그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힘없고 쉬어빠진 소리를 낸다니.....
"사나에는요?"
"조금전 잠들었어."
"그래요?"
오늘도 엄마를 찾느라고 투정부리는 딸을 남편은 힘겹게 달래면서 어루만져주었을 것이다.
사나에는 서서히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생에 미련이 간절하게 남아있지만은 그래도 덧없는 짓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깊게 숨을 들이쉬면서 사나에는 입을 열었다. 그간 남편에게 못했던 하고 싶었던 말들을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뭐라고 했어?"
"저, 저 떠나면은....... 당신..... 집으로 돌아가세요"
표정이나 말투로 보아서 유언에 가까운 소리를하는 것을 알겠지만은 그 내용이 너무 아리송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라니? 무슨 뜻으로 하는 소리일까.
"집으로 가라고? 그럴수 없다는 거 당신이 잘 알잖아."
아마도 아파서 정신이 혼미해 사리 분별이 없어진것이라고 생각한 남영의 대꾸에 사나에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저....... 우리가 어떻게 해서 이,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아요."
"뭐?"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알고 있다니. 자신들이 이섬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그렇다면은 나가는 방법도 안다는 소리인데.........
이어지는 그녀의 말은 정말로 놀랍기 그지 없는 내용이었다.
자신들이 타던 배가 정박되어 있던 바닷물 호수가 바로 그들이 들어온 출구라는 것이다.
평소에 물이 차 있을땐 드러나지 않는 섬 밖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수중에 있다고 하였다.
그 호수는 물이 들어오고 나갈때가 정해져 있으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빠지고 차 오르는 시간 이외에도 태풍이 불거나 파도가 심하게 칠 때 그 곳 입구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당신..... 왜 그걸........!!"
"미, 미안해요. 너무..... 제 생각만....... 해서...... 하아..... 하아.."
"아니, 말 하지마. 마음 편하게 하고 푹 쉬어."
그 예길 왜 자신에게 말하지 말고 숨겼는가 하는 생각보단 그 사실을 지금 왜 말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였다. 하지만은 남영은 곧 숨을 헐떡이면서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곤 그 의문을 일단 접어두고 그녀를 안정시키기로 하였다.
하지만은 사나에는 말을 멈추진 않았다. 지금 아니면은 기회가 없다는 듯.......
"당신..... 한테..... 말해주고 싶었....어요. 하, 하지만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어요. 밖으로... 밖으로... 나가면은 조선이든 일본이든 돌아가면은..... 우리는.... 허억.... 헝..."
"여, 여보, 정신차려. 그만 말해. 진정해."
"저, 먼저.... 가고 나면은..... 사나에 데리고 가서....... 부탁드려요. 조선인으로..... 조선이름으로 지어서...... 그러면은.... 아, 아무도 모르겠.....하아, 하아......"
띄엄띄엄 말을 잇다가 이내 가뿐 숨을 몰아쉬던 사나에가 의식을 잃었다.
그녀의 뺨을 후려치며 흔들었지만은 깨어나지 않았다.
"제발 정신차려. 엉"
크게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은 애써 잠 재운 딸 사나에가 깨어날까봐 놀랄까봐 그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속으로 울부짖었다.
그상태 그대로 남영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두손을 모아서 기도를 시작하였다.
어떤 존재든 좋았다. 제발 이 사람좀 살려달라고...... 살려주지 못하겠거든 자신을 대신 아프게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하고 또 빌었다.
하지만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사나에는 서서히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온몸을 감싸며 자신을 괴롭게 만들던 그 고열들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더는 아프지 않았다. 그 고통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자 사나에는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앞에 뭔가가 나타났었다.
어떤 사내가 길 지나가다가 뭔가에 놀라서 뒤로 물러섰는데 그때 누군가랑 부딧혔다.
기모노를 입은 여인..... 사나에는 무척 그 장면이 낯익어 보인다고 생각하였다.
"그렇지. 이건 그때......"
처음 남편과 자신이 만났을때의 모습, 그것이었다.
사나에는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장면들이 서서히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짙은 향 내음, 목탁 두들기는 소리....... 이건, 그렇다. 결혼식을 올릴때이다.
절에서 단촐하게 식을 올리던 그때.
그간의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일본인으로 지내다가 어느날 조선인과 결혼하고 조선인들만의 생활 방식을 터득하면서 시집 살이를 해야하였던 자신, 힘이 들었지만은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해준건 옆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남편이 있기에 가능하였던 일이다.
자신이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던 순간이 나타났다. 그것을 보자 사나에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지만은 그래도 그 순간은 정말로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으니까.
그러다가 돌아가던 중에 남편과의 재회....... 사나에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어렸다.
그리고 일본에서 몰래 떠나려는 남편을 뒤따른 자신의 모습.
그리고 이섬에서의 표류.......
그간의 일들이 지금 벌어진 것인양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자 사나에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다시 떴을 때 남편이 나타났다. 두손 모아서 기도를 하고 그 앞에는 또다른 자신이 누워 있다.
"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이 말을 저 사람에게 하고 싶은데...... 반드시 해야하는데......
이상하게 말을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밝은 빛이 빛나면서 자신과 자신의 앞에 있던 모든 것을 그 빛에 의해서 삼켜졌다.
그 순간 사나에는 사라져가는 남편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다가 마지막 한마디 되뇌였다.
"당신 기다릴께요."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의 자세를 보니까 기도중에 잠이들었는지 아니면은 의식을 잠깐 잃었던거 같았다.
몸을 일으켰다. 일어서는 도중 바닥의 윤기 흐르는 종유석에 비쳐진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얼마나 울었는지 퉁퉁 부은 모습이 역력하였다.
"내가 언제 잠든거지?"
눈을 비비면서 마른 눈꼽을 떼어내고 눈가에 생긴 눈꼽이랑 소금기들을 털어내었다.
그리고 몸을 추스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나에가 누워있는 곳으로 돌아서는 순간..........
"흑...흑!!"
나직하게 입에서 세어나오는 그것을 삼키고 또 참으려고 하였지만은 결국 세어나오는 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천천히 한발짝 다가갔다. 고요하게 눈감은채 누워있는 그녀 곁으로 말이다.
손을 그녀의 얼굴 가운데 있는 코에 가져다 대었다.
"흑흑...... 끄읍..."
터져나오기 직전의 울음을 애써 삼키며 남영은 다시 손을 그녀의 가슴에 대었다.
두 곳중에 어느쪽이 심장쪽일까 갑자기 그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두 쪽에 다 양손을 대었다. 그리고......
"잘자. 당신...... "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야위고 눈가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병을 앓던 그대로의 얼굴이지만은 그녀의 얼굴은 미소를 띈 그 상태 그대로였다.
누워있는 그녀의 품안에 남영은 파고들었다. 아직.... 아직 그녀의 체온이 남아있었다.
서서히 그 따스함이 사라지기 이전에 조금이라도 약간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남영은 목석처럼 요지부동의 자세로 그녀의 품안에서 얼굴을 파묻은채 그대로 굳어있었다.
"아빠"
그 소리에 남영은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얼굴을 파묻었던 그녀의 품안은 눈물로 젖어 범벅이되어 있었다.
"으, 응...... 사나에 일어났구나"
사나에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남영은 고개를 돌렸다. 눈을 비비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딸을 보자 얼른 미소를 띄었다. 우는 못난 모습을 딸아이에게 보이기 싫었으니까.
"아빠, 왜 울어"
남영의 얼굴을 보자 사나에도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아냐 울지 않어."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냐."
5살짜리 아이가 봐도 뻔한 모습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자니 남영은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그리고 속으로 치밀어오르는 슬픔을 억눌르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오늘도 엄마한테 가면 않돼"
저쪽 건너편의 엄마를 바라보는 사나에의 모습이 안스러웠다.
벌써 여러달째..... 지척에 있으면서도 가까이 가지 못하는 것이 어린 맘에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사나에의 얼굴을 바라보던 남영은 망설였다.
"어떻게 말하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딸아이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난감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영원히 알지못하게 이대로 계속 지낸다...... 아니다. 자식에게 그런 거짓말을 할순 없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해서 당분간 잠깐은 속일수 있을진 몰라도 영원히 그럴순 없다.
그리고 그런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이고 또다른 상처를 주는 일이니까.
"아니.... 이젠 가도 돼"
"정말!!!"
"응, 자, 일어나자. 엄마 기다리겠다."
그 말 떨어지기 무섭게 사나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남영의 손을 붙잡고 잡아당기면서 서둘러 갔다.
"엄마, 엄마!!"
아직도 계속 잠든줄 알고 있는 사나에는 열심히 엄마를 흔들어 깨운다.
하지만은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 깊히 잠들었나봐."
"사나에"
"응"
천진난만한 얼굴을 한 딸을 바라보던 남영은 이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지금 엄마는 멀리 여행을 떠나야 해."
"여행?"
"아주 먼곳으로 말이야"
뭐가 뭔지 몰라하며 갸웃거리는 딸을 살며시 안아주면서 머리를 스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아직 아픈게 다 낮지 않아서 멀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예기를 해주었다.
"우리 사나에가 나중에 예쁜 숙녀가 되었을 때 쯤에 되돌아 올거야"
"나도 가면은 않돼?"
"아주 먼데라서 이렇게 어려가지고는 힘들어."
"나도 가고 싶은데........."
"사나에가 아빠 말 잘듣고 하루라도 빨리 예쁜 숙녀로 자라나면은 그만큼 엄마는 빨리 돌아올거야. 알았지."
"응"
어느정도 수긍을 하자 남영은 사나에를 내려놓고 그녀쪽으로 앉았다.
"이제 멀리 떠날 엄마한테 인사해줘야지"
"응, 엄마, 빨리 나아서 꼭 돌아와주세요. 아빠 말 잘듣고 예쁜 숙녀가 돼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그리곤 사나에는 엄마의 뺨에 뽀뽀를 하였다.
그것을 바라보는 남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편으로는 솟구치는 눈물을 억제하느라고 노력하였다.
죽음이라는 것이 전혀 뭔지 알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그렇게 둘러대면서 영원한 이별이란 것을 하게 만드는 자신을 원망하면서.....
그날 남영은 사나에의 시신을 동굴 밖으로 옮겼다. 더 이상 딸 사나에의 눈앞에 엄마를 볼수 없게 만들기 위해서 행동에 옮겼다.
사나에의 시신을 임시로 안치시킨곳은 자신들이 타고왔던 낡은 배안이었다.
우선은 이곳에 옮겨둔뒤에 마땅한 곳에 묻어줄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배안에 그녀를 데려다 놓은뒤 남영은 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주변의 바닷물 호수를 바라보았다.
풍덩~ 물 보라가 솟구치면서 수면에 파도가 일렁였다. 그리고 잠시후 잔잔해졌다.
물속에 뛰어든뒤 남영은 곧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눈을 뜬다. 그리고......
"저기로군"
곧 20여 미터 아래쪽에 드러난 거대한 동굴을 바라보면서 남영은 헤엄을 쳤다.
그 거대한 동굴 입구에 다다랐을 때 남영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10미터 정도 되어보이는 터널을 지나자 얼마 않있어 빛이 보였다. 그 빛이 내리쬐는 곳까지 헤엄쳐간 남영은 곧 그 위로 올라갔다.
"푸하!! 하아, 하아"
수면위에 다다른 남영은 숨을 헐떡이면서 호흡을 고르게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렇게 된거였어"
남영의 눈에 보인 것은 쏟아지는 햇빛과 망망 대해의 넒은 바다, 그리고 거대한 암초와 같은 바위였다.
그 바위 위에는 각종 바다새들이 날아다니면서 둥지를 틀며 자리잡고 있었다.
눈앞의 그 바위는 바로 자신들이 지난 수년간 지내왔던 그 섬이었다.
사나에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남영은 바닷물 호수속을 헤엄치면서 그 안을 샅샅히 뒤졌다. 그리고 그녀 말대로 자신들이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된 통로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수년동안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이 섬을 나오게 되었고 결국 밖에서 그 실체를 보게 된 것이다.
다시 물속으로 잠수하였다. 그리곤 왔던 곳을 다시 헤엄쳐 섬안으로 들어갔다.
배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 남영은 몸을 말릴겸 햇빛을 내리쬐면서 생각에 잠겼다.
-"통로는...... 매일 30분 정도 드러나요. 세벽.....이 끝나 갈때쯤..... 동이 트기 전쯤에 잠깐 드러나곤 다시 잠겨요. 그리고 세찬 비바람이 불고 파도 칠때에도 ........수면이 얕아지면서 입구가 드러나요."-
그녀가 알려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리곤 남영은 허공에 다 대고 외쳤다.
"당신, 그렇게 힘들었어!!"
그녀가 한 말들을 떠올리고 그 의미를 알게 되자 남영은 허탈해하며 허공을 향해서 말을하였다.
그녀가 죽기 전엔 그 말의 의미를 알수없었지만은 이제 여유를 가진 남영은 그 말의 의미를 알수가 있었다.
자신의 죽음이 임박한 것을 알게 되자 그녀도 그 다음을 생각하고 계획이란 것을 짰던거 같았다.
자신이 죽음으로 해서 이제 이곳 생활이 청산할겸 남편에게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아울러 딸 아이를 부탁하였던 것이다.
조선으로 돌아가면은 다시 새로 시작하라는 소리와 더불어서 딸을 자신이 낳았다는 사실을 숨기고 조선인으로 살수 있게 해줄것과 조선 이름으로 다시 지어달라는 소리를 말이다.
그녀가 언제 나가는 출구를 알게 되었는지 알순 없지만은 아마도 이곳생활에 적응을 하면서 한창 행복에 겨워하였을때인거 같았다. 아마도 사나에를 가졌을때나 태어났을 때 쯤이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우연히 섬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다시 조선을 돌아간다면은 남편이랑 자신은 서로의 의지에 상관없이 헤어져야 한다.
조선이 아닌 일본으로 돌아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두렵고 괴로웠을 것이다.
고립되어 있긴 하지만은 이 섬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고 살아갈만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랑 같이 지낸다는 것이 자신으로써 더 없는 축복이었다.
이 것을 영원히 지키고 싶었다. 그렇다면은 방법은........
"그랬을거야.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이해해."
남영은 그녀를 이해할수 있을거 같았다. 사실 입장을 바꿔서 남영이 먼저 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그녀랑 마찬가지로 행동을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영원히 비밀로 붙이기로 하고 묵묵히 지내던 중 병에 걸리고 결국 죽기 직전에 이르자 그녀로써는 다시 한번 갈등의 기로에 섰을 것이다.
섬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사실대로 밝힐것인지 말것인지를 말이다.
고민 끝에 그녀는 고백하는 쪽을 택하였을 것이다.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그녀로써는 이제 자기만 생각을 하며 지낼수 없다고 생각을 하며 남편과 딸을 미래를 생각을 해서 알려주기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이 죽은후 그들이 섬 밖으로 나가면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더 이상 아무도 왈가 왈부 않할것이며 자신의 딸의 출생에 대해서도 남편이 쉬쉬함으로 해서 누구도 알지 못하니 만큼 결코 자신이 격었던 과거의 일들을 딸이 격게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하였을 거다.
그래서 나가게 되면은 다시 시작하라는 말과 함께 딸 아이에게 조선이름을 짓고 조선인으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유언을 한것이고.......
마음이 아프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그간 얼마나 그 일로 인해서 남몰래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하며 괴로워하였는지를 말이다. 딸 아이를 낳고 하루도 웃음이 떠날 날이 없이 즐거워하며 행복해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른 이면에서는 반쪽짜리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불안해하였을 그녀의 모습도 함께 말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렀고 남영 자신도 내색을 하지 않았어도 그 사실을 그녀는 다른 한편으론 심하게 의식한 것 같았다.
"난 정말로 못난 놈이야"
아내가 그렇게 속으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데 자신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남편으로써 실격이 아닐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못난놈이 뭐가 좋다고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달라붙었어"
스스로 생각하여도 남편으로써 그녀한테 자신이 해준 것은 전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형들이 헤어지라는 것을 거론할때에도 자신은 미적지근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식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남몰래 떠나게 되었고 말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그녀의 아버지에게 찍 소리도 못하고 갈라서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던 것도 그러하였다.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하지만은 그 마음을 확실하게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하였고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였던 남편답지 못하고 그녀의 든든한 울타리 역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과거를 떠올리자 부끄럽지 않을수 없었다.
"용서해줘. 아니, 실컷 욕해"
용서를 빌고 싶었다. 아니 그러다가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쌍 소리 들어가면서 욕을 듣고 비판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은 그녀는 여기 없다. 한동안 고개를 숙이며 소리 죽여가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울었다.
"나도 가면은 않돼. 당신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말이다. 그녀없이 지낸다는 것 자체가 있을수 없는 일이고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다. 옆을 둘러보니 커다란 돌이 있었다. 그리고 눈앞엔 바닷물이 차오르는 호수가 있었다.
몸을 일으켜 그 돌에 다가갔다. 그리고 두 팔로 안고 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아빠!!"
"헉!!"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에 남영은 망상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들고 있던 돌을 내려놓고 돌아다보았다.
사나에가 성큼 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그렇지. 우리 딸이 있었지."
저쪽에서 오고있는 사나에를 바라보자 남영은 다시 냉정함을 되찾았다.
"아빠, 배고파"
"으응, 그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해가 뜬 지점을 보니 벌써 점심때가 된거 같았다.
"그래. 어서가자. 아빠가 맛있는거 만들어줄게"
"응, 많이 많이 만들어줘"
배가 너무 고픈지 사나에는 아빠 손을 잡고 끌어 당겼다. 그런 딸의 이끌림에 남영도 따라갔다.
"미안하다. 사나에. 아빠가 못난 생각을 했어"
그리곤 다시는 그런 못난 모습을 보이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였다.
"저기, 엄마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글세....... 어쩌면은 우리 사나에를 생각하고 있을걸"
"정말?"
"그럼 우리 이쁜 딸 없이 엄마가 어떻게 지낼거 같아? 사나에 보고 싶은거 참고 또 참으면서 지낼걸"
"나도 엄마 보고 싶어"
"아빠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사나에 너 엄마랑 약속했잖아."
"응"
약속을 거론하자 사나에의 표정이 순간 변하였다.
보고 싶은 마음에 시무룩하던 표정에서 다시금 꿋꿋한 강인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말이다.
그런 딸을 바라보며 남영은 그녀의 빈자리를 자신이 대신 채울 것을 다짐하였다.
"지켜봐줘."
문득 그렇게 다짐을 하고부터 남영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의욕이 솟았다.
자신은 아직 혼자가 아니다. 사나에가 아직 자신 곁에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른 사나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그녀에게 못난 모습을 또 보이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남영의 섬에서의 생활을 계속 되었다. 그녀가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그리고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였지만은 남영은 한발짝도 이 섬에서 나가지 않았다.
그녀랑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괴롭게 만든 그세상으로 두 번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돌아가면은 자신의 못난 지난 일상들이 되풀이될까봐 그리고 그런 못난이 모습을 죽은 그녀랑 딸에게 보이게 될까봐 두려웠다.
아울러 그녀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얽힌 이 섬에서 영원히 지내고 싶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아빠 준비 됐어요"
"응 그러니, 그럼 이제 가자"
"예."
활달한 음성에 밝은 표정의 딸을 보니 남영은 문득 죽은 그녀가 떠올랐다.
사나에는 커가자 엄마랑 똑같은 이름을 가진 것처럼 그녀를 많이 닮아갔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은 활기차고 기가 쎄다는 점이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얌전하던 그녀랑 비교할 때 그점에서 차이를 느낄수 있었다.
"아빠, 멀 보세요?"
그 말에 남영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피이, 아무것도 아니긴 당황하는 것 보니까 그게 아닌데....."
자신의 속을 휀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딸 아이 말에 남영은 황급히 둘러댔다.
"그게 아니고...... 너 보니까 엄마랑 점점 닮아가는 거 같아"
"정말로요!!"
"응"
아빠에게 그 소리를 듣자 사나에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말은 자신이 그만큼 예쁘다는 소리로들어도 무방하니까 말이다. 이제 12살난 사나에에겐 그런 아빠의 칭찬이 싫지만은 않았다.
아빠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고 깊히 생각을 하였는진 그동안 지내오면서 격어봐서 잘 안다. 자다가도 엄마를 찾았고 않보이는 곳에서 혼자서 눈물을 글썽일만큼 그리워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은 그만큼 아름답다는 소리이기도 한데......
자신이 엄마랑 닮아간다는 것은 곧 그만큼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늦겠어요. 엄마 기다겠어요"
"그래. 어서 가자"
준비해둔 들꽃을 엮어서 화환 형태로 만든 것을 가지고 두사람은 걸음을 옮겼다.
잠시후 두사람은 바다로 통하는 호수에 도착하였고 곧 수중에 몸을 담그었다.
자신들이 만든 화환을 조심스레 잡고 물속으로 잠수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조심스레 헤엄을 치면서 깊은 수중으로 내려앉았다.
얼마후 두사람은 산호랑 수초가 만발한 바닥에 도달하였다. 바닥에 내려앉자 두사람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그곳으로 향하였다.
두사람이 간곳은 암석이 깍여서 만든 터널 비슷한것인데 군데군데 구멍이 뚤려서 빛이 들어오고 해초나 산호가 자라고 있는 일종의 물고기 서식지를 형성하고 있는곳이었다
이 바닥에 그런 곳이 수없이 여러 구획으로 많이 자리잡고 있는데 두사람은 그 중 한곳에 서 있었다.
"잘지냈어"
말을 할수 없어서 대신 마음으로 외쳤다.
"무척 보고 싶었어요. 엄마"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사나에도 반가움에 속으로 외쳤다.
남영과 사나에 앞에는 물결에 출렁거리는 해초 숲에 자리잡고 누워있는 전라의 한여인이 있었다.
바로 죽은 사나에였다. 하지만은 수년이 지났지만은 그녀의 시신은 항상 그대로였고 부패하지 않았다. 죽기 전의 그 모습 그대로 이 바다속에 잠들어 지냈다.
수중으로 내리쬐는 굴절된 햇빛을 받으며 바다속에 수초와 산호랑 자라고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가운데서 사나에는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그녀가 잠들어 있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남영은 이렇게 온전하게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누워있는 그녀를 이렇게 만나고 바라볼수 있어서 행복하였다.
사나에도 엄마가 이렇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수 있어서 좋았다.
오랫동안 보지 못하였던 엄마의 얼굴........ 아련한 기억 저편에 있는 예전의 엄마의 모습과 지금 잠들어 있는 모습과 흡사함을 알수 있었다.
"저 많이 예뻐졌지요"
항상 자신을 예뻐하던 귀여워해주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렇게 자랑하였다. 엄마를 바라보는 사나에는 금방이라도 -"우리 딸 참 많이 예뻐졌구나. 하긴 누구딸인데...."- 그렇게 칭찬해주면서 자신의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다독거려줄거 같았다.
남영이 손짓을 하자 사나에가 준비해둔 화환을 엄마의 시신 옆에 내려놔두었다.
그리곤 옆에 있는 돌을 들어서 화환 위에 얹히고는 떠오르지 않게 고정시켜두었다.
"우리딸 이렇게 컸어."
옆에서 화환을 놔두는 딸 사나에를 바라보며 남영은 그녀에게 외쳤다.
"혼자서 외롭지 않아"
하지만은 죽은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뭐라고 말이라도 한마디 해줬으면은.....
아니 감고 있는 눈을 떠서 한번 자신들을 바라봐 줬으면은......
하지만은 부질없다는 것을 남영은 잘 안다. 그러는 동안 사나에가 다가와서 위를 가리키면서 손짓을 한다.
그러자 남영은 고개를 흔들고 딸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하였다.
고개를 끄덕인 사나에는 마지막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인사를 하며 위로 헤엄쳐 올라갔다.
잠시동안 그녀를 계속 바라보던 남영도 곧 위로 헤엄쳐 올라갔다.
이 물속에서 자신들이 있을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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