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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지킬박사의두얼굴) - 1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09:43 659회 0건
환타지 입니다.
말씀하시는대로 토요일이라서 소설도 안올라올거 같은데..눈치 볼것도 없을거 같내요.ㅋ.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2.


하반신의 통증에 눈을 뜨게 된다.
서늘한 기운에 몸에 떨림이 전해졌고, 너무 밝은 조명에 찡그리듯 눈을 뜨게 된 숙희였다.

의료용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몸을 움직이려 노력해 보지만. 팔과 다리 그리고 허리와 어깨에 결속슬링으로 결박대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도 자신이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완전 나체의 몸으로 여기저기에 붕대를 감고 있는 자신이 누워있다는 걸 말이다.

"으..윽...."

사고의 후유증으로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다. 고개를 어렵게 들어 하반신의 고통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의료 가운을 입고 샘플채취용 면봉을 실리콘 약품 통에 넣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칸막이로 내부를 이루고 있는 상자 안에는 이미 여러 병의 샘플약병이 들어있다.
여자는 숙희가 정신을 차렸는데도 다시 벌려진 다리 사이로 다가온다.

"여..여기가 어디죠?"

숙희의 질문은 묵살 당한 채 다시 누워있는 숙희의 보지 속으로 면봉을 집어 넣어 휘젓기 시작한다. 전혀 젖어있지 않았기에..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읔......무,,,뭐하세요...?"

여자가 아까와 같이 유리병에 면봉을 가위로 잘라 넣고는 상자에 집어넣고 그대로 방을 나간다.
조용한 방안에서 홀로 나신으로 누워있는 숙희는 주위를 두리 번 거리기 시작했다. 구급차에서 일어난 상황을 인지하며 납치된 일행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방안에는 혼자 누워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내려 놓는다. 새로 도배한 냄새가 남아 있는 것으로 봐선 바이오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대로의 급조된 실험실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USSC에 의한 소행인 것으로 짐작해 보지만..섣부른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너무도 정보가 모자라다.
만약 USSC라면 자신의 처분은 뻔했기에 더 아니길 바라는지도 모른다.

다시 고개를 들어 방의 구조를 확인하는 숙희다. 출입구로 보이는 철문과 그 옆에 자신의 정면에 위치한 삼각대 위의 카메라는 자신의 사타구니를 그대로 촬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를 젖혀 위를 보니 마찬가지로 카메라 한대가 벽에 고정되어 자신의 몸을 촬영하고 있다. 손에 힘을 주어 묶고 있는 슬링을 풀어보려 하지만 단단히 고정된 벨트는 약간의 미동도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다리 쪽에 묶여있는 벨트도 마찬가지였다. 몸을 꿈틀대며 움직이고 있을 때 철문이 열리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남자를 보게 된다.

"어..어떻게.............."

숙희가 환각에 빠져 허우적대게 했던...분명히 시신의 잔여물까지 확인한 USSC직원이 분명했다.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다가오는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서서히 다가오던 남자는 숙희의 양 발 사이에 서선 숙희의 몸을 발부터 머리까지 천천히 훑어 보기 시작한다.

"훗...."
"..............."
"제 얼굴을 보고 놀라셨나 보군요.."

자신을 공포에 떨게 했던 나지막한 저음의 목소리와 비슷하긴 했지만 어딘지 차분함이 더해져 저번 남자처럼 경계감 보다는 여자로부터 안도감을 이끌어 내는 그런 목소리였다.
이런 상황만 아니면 말이다..

"어떻게......"
"어떻게 살아있냐고요?"
".........."
"바이오라인 시체실에 누워.....아니지. 뭉개져 있는 사람이 저는 아닙니다..그저 외모 면에서 90%이상이 일치하는 그런 실험체중 하나이긴 하지만.."
"복..복제인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영화를 너무 많이 보셨군요..아무리 저희 USSC라고 해도 성인의 인간복제는 앞으로 몇 십 년 남았습니다. 전 그저 16년 전 시행한 프로젝트의 산물이라고만 하죠.."
"1..16년 전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숙희씨는 자꾸 비밀을 말하게 하는 매력이 있으시네요.. 뭐... 어차피 상관없긴 하지만........."
"..............."
"선물을 드리죠... 음~... 그럼 어디부터 말을 해야 하나.....
배아기에 대해선 알고 계신가요?
?크..역시 모르시는 눈치시내요. 그럼 배아복제에 대해서는 아시나요?"
"..예..."
"그럼 좀 설명이 쉽겠네요. 채취한 체세포에서 배아기 이전의 세포인 줄기세포를 여러 장기의 모태가 되는 세포로 집중 활성화 시켜 세포분열을 고의로 일으킨다는 거 정도는 아시겠죠?
그럼 여기서 한가지의 가설을 가진다면 말입니다.. 뭐~ 보통 사람으로선 생각해내기 어려운 가설이지만...만약에 말입니다...정말 만약에 그 배아기 이전의 우수한 세포들만 골라서 능력을 향상시켜 융합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 융합되어 결합된 세포를 우수한 난자속의 세포와 바꿔 강제로 수정시켜 인간을 만든다면..그것도 고의적인 다발성 다태아로 여러 명의 사람을 창조할 수 있다면..생각만으로 멋지지 않습니까??"
"그..그건 불가능합니다..무엇보다 음모론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인간정신에 위배된다고요??하하하하하하하하.. 비윤리..비인권을 주장하는 반대주의자십니까?? 바이오에서 근무를 하시면서??크크? 바이오 연구실에 있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보신 적 있습니까? 뭐가 다르죠? 그런 것들을 배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연구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선 저희 아버님이 가장 이상적이신 분이시죠..크크크크.....그리고 배아기 이전의 세포는 분열이전으로 인간으로서 취급하지 않는다는걸 모르시나요?크크크크"

웃던 남자가 검지를 빼들곤 숙희의 발등부터 천천히 몸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등에서 시작한 움직임이 허벅지를 간지르 듯 지나 골반을 거쳐 배꼽에 도착한다.
소름이 쫘~악하고 온몸에 돋는걸 억지로 참으며 숙희는 질문을 시작한다.

"그..그럼... 당신 같은 사람이 여러 명이란 말인가요?"
"저도 잘 모릅니다... 제가 알고 직접 만나본건...두 명입니다. 저 빼고요.....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김수철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에 005번이라는 번호로 불려진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저도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이 끌려온 혁이는 어디에 있죠?"
"106번이요? 두 분 관계는 보고 받아서 알고 있었지만... 설마 진짜로 감정의 교류를 느끼시고 계신 겁니까?"
"그걸 말도 해야 되나요?"
"아닙니다. 저하곤 상관없습니다. 106번은 잘 모셔뒀습니다. 저희에게도 정말 귀중한 샘플이 될 테니 말입니다..."
"어디에 있죠?"
"남 걱정 하실 때가 아닐 텐데....그런데 말입니다...바이오의 실험체 관리는 엉망이더군요. 일부러 최신식 탐지기도 드렸는데.. 굳이 구형을 채워 두질 않나.. 보고받은 내용으로는 자유 의사를 존중한다고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하다니..."
"그건 급격히 변화된 환경에서 적응 못하는 실험체를 위해..."
"그러니까 말입니다.. 실험체한테 말이죠... 바이오에선 실험용 쥐한테도 집을 만들어주고 자유롭게 풀어줍니까? 저흰 경리된 유리보관함에 넣어둡니다.."
"읔......."

숙희의 복근을 따라 올라가던 손이 가슴을 간지르듯 원을 그리더니 유두를 손바닥으로 덮으며 가슴을 꽉 움켜잡았다.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괴로워한다.

"참 이상한 게.. 왜 남자들은 이런 지방덩어리에 환장을 하고 이성을 잃는 건지..."
"............."
"숙희씨를 검사하는 직원 중에 남자직원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말이죠.. 그 직원이 숙희씨의 가슴을 몰래 만지더군요..그리고 사타구니 사이를 여섯 번이나 몰래 쳐다보더군요."
"...................."
"인간나이로 5살 때 배웠던 인간교배에 대해서 실사로 봐줄 수도 있습니다만...물론 허락하시진 않겠지만.."
"사람을 희롱하는 취미가 있으시군요.."
"희롱이요? 크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신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크게 웃는 남자의 모습에 오히려 공포를 느끼게 되는 숙희였다.

"희롱이라는 단어는 상대방을 인간으로 인지하고 존중할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그저 한 실험체에 의해 오염된 물건을 확인하는 상황입니다."
"무..물건이요?"
"그럼 무엇을 바라셨나요? 스위트룸에 예약이라도 해 놓을까요...크크크크크.."
"........"
"그런데 동료애가 적으시군요.. 같이 모시고온 효린실장은 안중에도 없으시고.."
"실장님이요? 실장님은...연구진인데...아무리 이런 상황이라도 엘리트인 효린실장님을 USSC에서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요?"
"엘리트요? ??????..."

숙희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는 남자였다. 숙희의 무지를 비웃는 듯 느끼기 시작했다. 창피했다. 온몸을 나체인 채 보이곤 있었지만 다른 남자들처럼 음란한 눈빛을 보내지 않는 남자에게 그다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숙희였지만.. 그것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럼 잠시 구경하실래요?"
"예??"

남자가 손을 들어 캠코더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외국 남자 두 명이 들어온다. 그들은 숙희를 잡고 있던 벨트를 풀러주기 시작한다. 의외였다. 이대로 무슨 짓을 당할 줄 알았던 숙희였기에 너무도 쉽게 풀어주는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 무술 합이 11단이시라고요? 참고로 전 무술을 배워본 적 없었습니다.."
"..........."

몸이 자유로워진 숙희가 허리를 들어 가슴을 가리며 남자를 노려보며 살며시 주먹에 힘을 준다.
숙희의 행동을 천진난만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는 남자에게 숙희는 함부로 움직이질 못한다. 남자의 서있는 자연스러움이 무술을 배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어떠한 시뮬레이션도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 숙희였다. 어떠한 무술을 사용한다면 그에 맞게 유리한 형태의 선공을 취해야 하는데... 그저 서있는 자세 자체가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정말 무술을 배우시긴 했나 보내요.. 오히려 덤비지 않으신걸 나중엔 현명하게 느끼실 겁니다...그럼 가시죠.."
".........."

먼저 방을 나선 남자를 나체로 선뜻 일어날 수가 없었다. 발걸음을 옮기던 남자가 뒤로 돌아 아직도 침대위에 앉아 있는 숙희를 보며 멍하니 서 있게 된다. 그리곤 가슴을 가리고 있는 손을 더 조이는 숙희를 발견하고 나서야. 자신의 양복 상의를 벗어 건넨다.

"크크크.. 죄송합니다. 이런 건 익숙 칠 못해서.."
"........"

숙희가 입은 양복상의는 너무 컸기에 입어도 가슴골이 크게 보였고 그나마 다행인건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많은 면적을 가리게 되었다.
침대에서 내려온 숙희는 발바닥에 차갑게 느껴지는 콘크리트의 감촉을 느끼며 남자를 따라가게 된다.
숙희의 뒤에서 두 명의 남자가 동행하듯 따라 붙었다.

방을 나선 숙희의 눈에는 양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복도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칠한 지 얼마 안 된 듯 페인트 냄새가 아직도 배어 있었다.
건물의 구조를 살폈을 때.. 병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불이 꺼져있는 소화전 함이나 식수대의 안 보이는 곳의 녹으로 폐쇄된 건물일거라고 생각을 해본다. 복도의 양 옆에 있는 굳게 닫힌 문들로 인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 할 순 없었지만 오래된 건물에서 느껴지는 음산함을 별개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는 걸 숙희도 느끼고 있었다.
얼마 걷지 않았을 때 다른 쪽 복도와 연결되어지는 통로의 중앙에 카운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분명히 병원건물이 확실했다. 숙희는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이정도의 큰 규모라면 최소 종합병원이상일거라는 생각과 함께. 서울이 아닌 지방일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지방일지라도 이정도 규모의 폐쇄된 병원은 몇 군데 되지 않았기에 쉽사리 짐작 할 수 있었다. 숙희가 누워있던 병실의 창문이 막혀있지만 안았어도 지금 자신의 위치를 파악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워 하며 남자의 등을 따라간다.

일행이 카운터에 도착했을 때 검은색 SWAT기동복을 입고 mp5 기관단총을 들고 있는 흑인 직원 둘이 자리에서 일어나 목인사를 한다. 입고 있는 하네스 망사조끼도 SWAT에 보급되는 정규품이었다. 약간 혼란스러워진다. 아무리 USSC라도 국내에 반입하기 힘든 장비들 이었다. 복장이야 어떻게든 들여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관단총과 옆구리에 차고 있는 베레타권총과 나이프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 이였기 때문이다.

숙희의 발걸음이 느려지자 남자가 멈춰 섰다.

"왜 그러시죠?"
"아..아닙니다.."
"아.. mp5때문에 그러십니까? 사실 저희가 주로 사용하는 제품은 새로 채택한 M4ES인데 아직 대한민국에서 대테러진압부대가 사용하는 제식무기는 mp5와 K1 이더군요.
그나마 대채중인 k1으로 mp5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예??.."
"아무리 저희라도 긴박한 비밀입무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무기까지 가지고 대한민국에 들어올 순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서류준비도 까다롭고 해서 윗분들에게 부탁해서 얻어낸 것들이죠."
"그럼... 혹시 저희 바이오 윗선과 이미 말이 다 끝난 건가요?"
"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아~~ 진짜 재미나신 분이시군요. 그랬다면 이렇게 번거롭게 납치까지 하지 않았겠죠. 바이오와 저희 USSC는 이미 항로를 달리한지 몇 년 된 거 모르시나요?"
"하지만 아직도 저희 회사에 USSC 직원들이 있는데요."
"그거야 저희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바이오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거죠. 사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내부에 대놓고 스파이를 심어두게 하고 있는 바이오라인이 좀 불쌍하기도 하내요,"
"그럼 말씀하신 데로 번거롭게 납치까지 할 필요 없이 정보만 빼 가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러게 말입니다.. 바이오에서 106번을 숨기려고만 안했다면 이렇게 직접 제가 한국에 올 필요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크크..정말 뜻밖의 행동으로 절 즐겁게 해 주시는군요.
보답이라곤 뭐하지만 제가 묵고 있는 방을 내어드리죠."

남자가 카운터를 가로질러 가려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왔던 반대편 복도로 향한다. 복도에 있는 문중 하나에서 발걸음을 멈춰 섰다. 뒤에 있던 외국인이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연다.

철문이 열리고 숙희와 남자가 들어가게 된다.
방금 있던 방과 복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흡사 모텔객실을 연상시키는 방안의 구조에 어리둥절하게 된 숙희였다.

"여기서 우선 지내시죠."
"예??"
"어차피 106번이 깨어날 때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뇌출혈에 영향을 주는 기압으로 인해 당장은 본국으로 소환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요."
"효린실장님은요?? 효린 실장님은 무사하신 거죠?!"
"무사하다는 정확한 기준을 모르겠어서 말씀은 드릴 순 없지만....살아 계십니다."
"그..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장 효린실장님을 여기로 데려와주세요.. 안 그러면.."
"재밌군요.. 안 그러면요?? 뭔가 오해하고 계시군요.. 효린실장이나 숙희씨는 저희에게 그다지 유용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보셨겠지만 폭력을 행사 하시기 엔 너무 나약하시고..그렇다고 목숨을 담보로 저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시기 에도..... 솔직히 시체낭하나만 더 채울 뿐이죠.."
"제..제발 부탁드려요.. 효린 실장님만이라도 같이 있게 해주세요.."
"크크.. 계산이 빠르시군요. 어차피 106번에게는 저희가 위해를 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되니 이제 효린실장을 살리고 싶으신 건가요?"
"........"
"그럼 같이 가시죠.. 정상적인 상태라면.....아니... 효린실장이 숙희씨를 따라 나선다면 숙희씨의 요구대로 해 드리겠습니다.."


불안감을 가슴에 세기며 남자의 뒤를 쫓아가게 된다.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남성도 역시 숙희의 뒤에 서 따라온다.
카운터를 가로 질러 반대편에 있는 복도로 들어선 숙희는 반대편과 달리 이곳은 병실이 아닌 치료실임을 알게 되었다. 벽의 구조가 달랐다. 사방이 문으로 이뤄진 숙희가 있던 복도와 달리 이쪽은 안의 상태를 볼 수 있는 유리들이 군데군데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 유리벽 안으로는 치료를 위한 시술용 침대와 조명..그리고 의료기기들이 보였다.

복도의 끝을 향해 걸어간다. 복도의 끝에 있는 유리창도 이미 막혀있는걸 확인한 숙희는 이자들의 치밀함에 치를 떨게 되었다. 효린실장을 살릴 목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돌아다니면 그나마 자신이 있는 위치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있던 숙희였다..
갑자기 멈춰선 남자였기에 하마터면 남자의 어깨에 코를 박을 뻔했다.

남자의 시선을 쫓아 숙희가 고개를 돌린다.
유리벽 너머로 상상도 못한 장면을 보게 된 숙희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막고 뒤로 물러서게 된다.

유리벽 안에는 흑인 남자 한명과 백인 남자 한명이 침대에 엎드리고 있는 효린의 앞뒤에 서서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고문을 당하진 않았는지 마른 몸매의 효린실장의 육체에는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다만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자발적으로 엉덩이를 흔들고 있는 모습이... 자신이 알고 있는 공부벌레 천제 연구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알몸으로 뒤엉켜있는 세 사람의 모습은 흡사 동물처럼 느껴졌다. 두 명의 남자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괴물같이 느껴진다. 맞다.. 근육질의 잘 다듬어진 육체와 별개로 혁이에게서 느꼈던 그런 이질감을 느끼게 되었다. 숙희가 걱정이 된 건 효린실장이었다. 정상이 아니었다.

뒤에서 흑인의 거대한 자지가 작은 효린의 엉덩이로 사라질 때마다 쾌감을 느끼는 듯 몸을 떨며 앞에 있는 백인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는 모습은 분명히 무엇인가에 의해 중독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원래... 106번과 접촉이 없었다면.. 저기 안에서 저러고 있는 여자가 숙희씨가 될 수도 있었겠네요.."
".......다..당장 그만두라고 하세요!"
"제가 왜요?"
"예??"
"제가 왜 말려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군요..설마 여기 전투요원으로 배치된 직원들이 일반인이라고 생가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그..그게 무슨 말이죠?"
"흠~.. 처리반으로서 01타입의 남자들과 일반인을 구별 할 정도는 되지 않으신가요?"
"..................."
"역시 혈액 검사대로 106번에 의해 면역체계가 형성 된 건가..."
"그럼 전부 실험체들이란 말씀이신가요?"
"바이오라인의 01타입과는 좀 다르긴 해도 실험체가 맞긴 합니다. 다만 실험체라고 불리는걸 아주 싫어하는 저희 직원들이죠."
"01xx는 1000명 중에 1명의 확률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적임자가 나타나는 거 아닌가요?"
"그건 6년 전 얘깁니다...."

남자의 말에 숙희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려 다시 효린실장을 확인하게 된다. 이상했다 01xx를 복용한 실험체치고는 너무 과격하고 폭력적으로 효린실장을 유린하고 있었다.
폭력성을 제거한 01xx시약을 복용 했다면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들의 눈빛에 광기가 설여 있었다. 혁이가 변한 2단계의 괴물보다는 공포를 덜 느끼는 숙희였지만 이것 또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문득 바이오라인의 연구목표를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병기...
폭력성을 제외하지 않은 시약을 개발 완성했다면...그것을 부작용 없이 일반 병사에게 투입할 수 있다면....
이 상황에서 생각 할 수 있는 답은 이것밖엔 없었다.

"호..혹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예.. 01xx의 개량형인 11xx입니다. 지속시간도 12시간이나 되죠.. 다만.. 본능에 너무 충실하다보니 욕구를 해소시켜 주지 않으면 가끔 폭주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욕,,욕구요?"
"간단합니다. 인간의 기본 욕구만 해결해준다면 뛰어난 말 잘 듣는 기계병사인 셈이죠. 덕분에 끊임없이 여자를 조달해야 된다고 조달부에서 투덜대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크크.."

방에서 온몸에 땀을 흘리며 몸을 흔들고 있던 세 명의 남녀는 체위를 변형시켰다. 흑인 남자가 침대에 누웠고 그 위를 말을 타듯 올라선 효린실장이었다. 효린실장과 눈이 마주친다.
하지만 이미 눈빛의 초점은 흐 해진 채 엉덩이를 흔들며 괴로운 듯 미간을 찡그리고 입을 벌리고 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던 숙희는 자신의 뒤에 있는 두 명의 남자를 훔쳐본다. 역시 예상대로 방안의 모습에 넋을 잃고 쳐다보며 부풀어 오른 낭심에 손을 얹고 있다.

단번에 몸을 숙인 숙희는 회전을 하며 가까이에 있는 직원의 발을 걸어 넘어트렸다. 망토처럼 커다란 김수철의 양복상의가 휘날렸고 넘어진 직원의 복부를 몸을 공중에서 한바퀴 돌려 무릎으로 찍어 강타한 후 물구나무를 서며 스프링처럼 발을 오므렸다가 뻗어 그 앞에서 허리춤에 있는 총을 빼들려고 하는 다른 직원의 턱을 양발로 가격한다. 그리곤 거추장스러운 양복상의를 벗어던져버린 숙희다.

"쿵~" "퍼어~~~억"

남자의 몸이 공중에 붕 떠선 날아가 소리를 내며 복도에 고꾸라졌다. 물구나무를 선채 회전을 하며 쓰러져있는 직원의 허리춤에 있는 권총을 잡고 제비돌기를 하며 자신에게 양복을 건네준
김수철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휘익~~~~"

김수철이 휘파람을 불며 숙희의 행동에 감탄을 한다.

"문 열어!! 빨리!!"
"와~~ 생각보다 대단하시네요. 레벨1이였던 003번이 감탄했던 대로시내요.. 음성만 전송이 됐기에 안타까웠는데...."
"잔말하지 말고 빨리 문 열어!!"
"무섭네요..크?.."

총구를 남자에게 겨누고 있는데도 전혀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지 김수철은 웃으며 서서히 문고리에 손을 옮긴다. 남자의 등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총구를 머리를 향해 겨눈 뒤 방으로 들어가라고 말한 숙희는 조심스럽게 효린을 부른다.

"실장님!! 실장님 정신 차리세요!"

그러나 숙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남자의 몸을 올라탄 채 계속 허리를 흔들고 있는 효린이다. 숙희가 김수철의 등을 밀어 구석으로 향하게 하곤 누워있는 흑인과 효린의 입에 자지를 물리려 다가서던 백인을 번갈아 조준하며 천천히 효린에게 다가간다.
팔뚝을 잡고 당겨보지만 그런 숙희의 손짓이 방해 된다는 듯 손을 뿌리치며 계속 남자의 자지에 미쳐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아...아...아~~~~~~~~~~~"
"실장님......"

숙희가 시선을 효린이에게 옮겼을 때 효린 옆에 서있던 백인이 몸을 날린다.
김수철을 겨냥하고 있던 총구를 급히 옮겨보지만 백인의 발에 차여 허공으로 권총이 날아간다. 벽에 부딪혀 떨어진 총을 향해 다시 몸을 날려 앞구르기로 이동하는 숙희보다 더 빨리 백인이 숙희의 발목을 낚아채 잡고는 그대로 옆으로 던저버렸다.
엄청난 힘이었다.

"쿵!"
"?~..."

바닥에 알몸으로 널브러진 숙희는 괴로워 할 틈도 없이 자신을 향해 발을 날리는 백인을 피하기 위해 배를 움켜잡고 쓰러진 채 한 팔에 힘을 주어 몸을 최대한 웅크려 바닥을 굴러 피했다.
탄력적인 가슴을 덜렁거리며 겨우 몸을 일으킨 숙희를 노려보며 서서히 다가오는 백인의 등 뒤에서 자신을 웃으며 쳐다보는 수철의 모습에 저 웃음을 꼭 사라지게 만들겠다는 오기를 품으며 숙희가 문을 빠져 나온다.
쓰러져 있는 직원의 허리춤에 달려 있던 T자형 진압봉을 꺼내 봉의 한쪽에 튀어나온 손잡이를 잡고 자세를 낮춘다.

곧 입구를 통해 백인 남자가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주먹에서 소리를 내며 걸어 나왔다. 그 뒤에서 수철도 팔짱을 끼고 걸어 나온다.
소란에 카운터에 있던 두 명의 경비가 달려 와선 숙희를 향해 mp5의 총구를 겨눈다.

사면초가..

자신을 겨누고 있는 경비들은 익숙한 듯 mp5기관단총에 달려있는 레이저 포인트를 켜 숙희의 가슴중앙과 이마에 녹색 점을 찍는다.
시선을 수철에게 고정한 채 귀로 뒤에 있는 두 명의 경비의 호흡을 훔치려 정신을 집중할 때 수철이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풀어 경비들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한다.

그리곤 앞에 있는 백인의 어깨를 살짝 두드린다. 기다렸다는 듯 백인은 양손을 깍지를 끼곤 길게 손바닥을 숙희에게 보이게 뻗어 관절을 풀기 시작한다.
또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고. 숙희도 뒤에 자신을 겨누고 있는 경비에 신경을 거둬 백인에게만 집중 한다. T자로 나와 있는 손잡이를 회전시켜 진압봉을 빙그르르 몇 번 돌려 팔뚝에 고정시켜 멈추곤 방어 자세를 취한다.
방금 전의 접전으로 완력으로는 도저히 남자에게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숙희의 행동이었다.

먼저 팔을 뻗은 건 백인이었다.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팔을 몸을 옆으로 돌려 피한 숙희는 그 반동을 이용해 진압봉을 회전시켜 그의 어깨를 가격한다.
동시에 무릎을 세워 니킥으로 남자의 턱을 가격했다. 남자가 뒤로 휘청 이며 물러났지만 쓰러지진 않는다. 마무리를 지으려는 듯 숙희가 남자의 목을 향해 다시 무릎을 세워 몸을 날린다.

"퍽~~~"

백인남자가 그대로 피를 뿜으며 뒤로 쓰러졌다. 숙희는 그대로 한바퀴 더 굴러 수철을 향해 진압봉을 원을 그리며 휘두른다. 그러나 수철은 어느새 두세 걸음 뒤로 물러나 어이없이 허공을 가르게 된 봉을 거두게 되었다. 곧바로 이차 공격을 하기 위해 몸을 날리기 위해 웅크릴 때 갑자기 우악스러운 남자의 팔이 숙희의 허리를 뒤에서 낚아채 조여 온다.

"읔!~"

쓰러졌던 남자는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그대로 양팔을 숙희의 허리에 감싸 안고 숙희를 들어 올린다.
조여 오는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들고 있던 진압봉을 바닥에 떨어트리며 남자의 팔을 풀기 위해 새끼 손가락을 잡고 꺾게 된다.
그러나 새끼손가락도 꺾지 못한 채 더욱 조여 오는 남자의 팔뚝으로 인해 고통 섞인 신음을 뱉어내며 괴로워한다.

"?!........읔.."

"아까웠습니다..미숙하시군요..확실히 죽지도 않은 상대한테서 눈을 때다니...."
"괴..괴로워..."

백인남자가 숙희의 허리를 잡고 있던 팔 중 하나를 움직여 가슴을 움켜잡는다. 그리곤 주무르기 시작한다. 자신이 잡은 먹이를 이제는 맛보려는 듯 서서히 자지를 키우며 숙희를 뒤에서 안은 채 숨을 헐떡이기 시작한다. 숙희의 등골을 따라 움푹 파인 등줄기를 혀를 내어 천천히 핥으며 올라간다. 혀가 숙희의 목덜미까지 당도하자 백인은 혀를 거두곤 입술을 오므려 숙희의 뒷목을 빨기 시작한다. 강한 흡입력에 뒷목에 쪼가리가 생겼다.

"으...읔!!!"

숙희의 몸이 서서히 내려지기 시작한다. 발버둥을 치는 숙희의 엉덩이 골에 크고 굵은 딱딱한 백인의 자지가 닿게 되었다.

"?........."

"stop!"

수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잠시 멈춘 백인은 수철을 노려보며 괴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먹이를 뺏기지 않기 위한 소리임을 숙희는 고통스러워 하며 알 수 있었다.
한차례 괴성을 지른 백인은 수철의 목소리에도 조금씩 숙희의 구멍을 찾으려는 듯 허리를 움직이며 조준을 하는 백인이었다. 엉덩이를 움직이며 그런 백인의 물건으로부터 도망가려는 숙희었다.

"하...하지 마........"

숙희가 자신도 모르게 애원하듯 수철을 쳐다보게 된다. 수철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듯 쓰러진다.
쓰러지는 줄만 알았던 수철은 거의 몸이 바닥에 닿았을 때 탄력을 이용해 단번에 날아올라 숙희의 머리 위를 넘어 백인의 뒤에 서 있다. 너무 빨라서 숙희는 잔상만 볼 수 있었다.

"퍽..."

숙희를 고통스럽게 죄고 있던 백인의 팔에 힘이 빠진다.

"어~...엌!!!........."

숙희의 발이 바닥에 닿는다. 뒤에 서있는 백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숙희는 급이 몸을 때어내며 고개를 돌리며 방어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수철에게 등을 보인 채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백인의 모습과 방금 전의 격렬한 움직임에 숙희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되었다.

백인 남자가 곧 그대로 숙희를 향해 쓰러졌다. 숙희가 주저앉은 채 뒷걸음질을 치지 않았다면 숙희를 덮쳤을 것이다. 안면을 그대로 바닥에 처박으며 쓰러진 남자 등의 허리부분은 뚫려 그대로 척추가 보이고 있었다. 사람의 손에 의한 이런 열상은 한번도 본적 없었기에 숙희는 고함을 지르며 다시 엉덩이를 끌며 뒷걸음질을 치게 된다.

"꺄악!~~~~~~"

숙희의 팔에 느껴진 뭉클한 감촉에 몸을 떨며 다시 옆으로 피하게 된다.. 아까 처음 쓰러트렸던 직원임을 확인하고서도 공포에 질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몸을 떨고 있다.
피에 젖은 손을 어느새 벗은 와이셔츠에 닦으며 천천히 숙희를 향해 다가온다.

사실 숙희의 행동은 모순된 것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손으로 권총을 사용하여 몇 명이나 되는 목숨을 제거라는 명목으로 살인까지 했던 숙희였는데 잔인한 모습 이였지만 이 정도는 익숙해져 있을 숙희라고 생각하고 있는 수철이였기에 이런 반응자체가 그로부터 호기심을 발동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전의 숙희라면 몰라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알아버린 단순한 한명의 여자로 변하기 시작한 숙희임을 파악하지 못한 수철이였고, 무엇보다 교통사고로 수철을 잃을 수 있다는 감정을 느낀 후의 트라우마가 생긴 상태였기에 쓰러져 있는 남자가 혁이와 겹쳐보였기에 공항상태가 되어버린 숙희였다.

"오..오지 마!!..오지.."

몸을 떨며 자신을 거부하고 있는 숙희 앞에 무릎을 꿇은 수철은 아직도 피가 묻어 있는 손을 뻗으며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띠며 숙희에게 말을 건넨다.

"이런 걸로 겁을 왜 먹나요? 방금 전까지 너무도 아름답게 몸을 움직이며 격투를 하던 숙희 씬데 말입니다....."
"?...."

수철의 손이 숙희의 턱을 잡았을 때 몸을 움츠리며 본능적으로 피하게 된다..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잘생긴 얼굴의 수철이었지만 숙희에게는 그저 나사하나가 잘못 조리된 미친 기계로 밖엔 안 보였기에 수철의 손을 피하게 된다.

그런 숙희를 잠시 내려다보던 수철이 몸을 세워서 경비들에게 뒤처리를 시키곤 자리를 떠났다.
공포로 인해 몸이 굳어진 숙희는 효린도 잊은 채 자신이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 침대위에서 이불을 덮고 사시나무 떨듯 웅크리고 있다.
자신이 목격한 장면은 너무도 이질 적이었다. 혁이의 이차로 변한 모습을 약에 취해 제대로 본적이 없었기에 처음 맞는 충격이었던 것이다.
격투기를 배우며 팔, 다리가 부러진 건 본적이 있었지만.. 사람의 힘만으로 피부와 근육을 뚫고 뼈를 으깬 것을 보게 된 숙희였기에 감정을 느끼게 된 여자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 이었다.

겨우 몸이 진정이 되자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수철의 무서움에 눈물을 짓게 되었고, 자신의 무능력함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효린실장을 생각하게 되자..결국 눈물은 통곡으로 바뀌어 방안을 시끄럽게 했다.

얼마나 울었을까.. 혁이를 생각하게 된 숙희는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문으로 이동해 문고리를 잡아본다. 역시 잠겨 있다.
방안을 두리 번 거리던 숙희는 칼을 발견하게 된다..그러나..... 칼을 집어 들진 않는다. 이런 작은 과도로는 수철에게 아무 소용 없을 거라는 걸 방금 전의 상황으로 절실히 느꼈기에 문 앞에 다시 주저앉게 된다.

이불을 두른 채 한참동안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숙희는 갑자기 열린 문에 깜짝 놀라게 된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온 수철이였다.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나요?"
".,......................"
"그런데 좀 이해가 안가는게.. 제가 알기론 처리반으로 근무하신 거 아닌가요?"
"맞아요..."
"그런데.. 아까 반응은 일반 여자의 흔한 패닉상태로 보였는데 말이죠.. 그것 또한 106번에 의한 변화인가요?"
".................."
"흠..."

수철이가 다가와 피가 아직 묻어있는 숙희의 얼굴을 만지려고 했다. 물론 고개를 돌려 피한 숙희였다.

"106번 실험체를 보고 싶으신 거죠?"
"예?"
"따라오십시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며 이불을 두른 채 아직도 맨발로 수철을 따라가게 된다. 아까와 달리 경호가 붙지 않은 채 둘은 긴 복도를 지나 끔찍했던 기억의 복도로 향한다.
카운터를 지나 아까와는 달리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수철로 인해 그나마 안도를 하며 발걸음을 따라 옮긴다.
거의 복도 끝에 위치한 방에 들어서게 된다. 링거를 두개나 꽂고 이미 수술을 했는지 머리에 새 붕대가 감겨있는 침대에 누워있는 혁이를 발견한 숙희는 또 눈물을 흘리게 된다.

혁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은 숙희는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댄다.
어려운 수술을 견뎌냈는지 유난히 수척해 보이는 얼굴에 마음이 다시 아파온다.

"어떻게 된 거죠?"
"고인 혈종은 다 제거 했습니다."
"혈종이요?"
"예. 깨어난 후 좀더 검사를 해보고 상태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괴사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니 큰 문제가 없을 듯 보입니다."
"휴~..다행이내요........."

혁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진정이 되는 듯했다.

"참 흥미롭군요.."
"예?? 뭐가요?"
"숙희씨의 반응 말입니다."
".............."
"여러모로 절 재밌게 해주시에요....숙희씨 저희 USSC로 오시죠."
"예?"
"당연히 106번 실험체와 함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살아있는 동안에 말입니다."
"혁이를 어떻게 하신단 말씀인가요?"
"글쎄요.. 장담은 못 드리지만...언젠가는.... 숙희씨도 실험체로서의 106번의 운명은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아니에요.. 혁이는 달라요!"
"글쎄요....."
"우리 혁이는 절대 보통의 실험체와는 다르다고요!"

부정을 하면서도 눈에 눈물이 맺혀 당장이라도 쏟아질듯 한눈을 하고 철수를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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