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희의 황홀한 앙케이트 3부
“누..누구세요?”
대답을 기다리며 인터폰을 들자,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사모님...집에 계셨군요. 안계시나 했습니다. 바쁘신데 죄송합니다만...”
정중히 인사하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에, 경계심을 풀고 도어를 열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만.. 저는 ... 이런 사람입니다.”
도어를 연 미희에게 그 애띠어 보이는 청년이 명함을 내밀었다.
명함을 살펴보는 미희를 그 남자는 똑바로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새하얀 브라우스의 앞섬 사이로 검은 브래지어의 레이스와 함께 깊게 패인 가슴골이 살짝 보이고, 타이트한 연두빛 미니스커트 아래로 눈부실 정도로 고운 맨 다리가 보인다.
(음.. 이 부인은.. 아까 스타킹을 신고 있었는데... 참지 못해 벗어버렸군..흐훗..)
시선으로 희롱하는 듯, 남자의 눈이 야릇한 빛을 내고 있다.
명함에는『S&R 컨설턴트 하동우』라고 쓰여 있었다.
“아..저는 하동우라고 합니다.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시장조사를 의뢰받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통계를 내는 전문 회사입니다. 그래서 실례가 안 된다면 사모님에게 앙케이트를 받고 싶습니다만... ”
다른 때 같으면 이런 부류의 남자는, 아예 처음부터 응대조차 하지 않는 미희였지만, 방금 전까지 자위로 뜨거워진 몸과, 똑바로 서서 얼굴까지 붉히면서 이야기하는 젊은 청년이여서인지, 문전박대하고 싶지가 않았다.
“네.... 앙케이트? ”
“네 그렇습니다. 실은 전 올해 입사한 새내기 사원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주무 사원으로 선정되어 앙케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
(아..역시... 그럼 20대 초반의.. 아.. 왠지 귀여운데가 있어...)
“아..그..그래요.. 신입사원이면.. 많이 힘들겠네요. 그래 오늘 많이 받았어요?”
“아뇨..아..아직.. 한명도... 저 그리고 앙케이트에 응해주신 분에게는 약소하지만, 5천원짜리 문화상품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앙케이트에 응하는데.. 그런 상품권까지 주나요? 그런데도 응해주는 사람이 없다니.. ”
미희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힘없이 이야기하는 동우라는 청년이 왠지 가엾게 느껴지는 동시에 좀 놀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좋아 내가 협력해 줄께요. 여기선 좀 그러니까.. 자 거실로..”
“아.. 정말입니까?..하지만 사모님... 이 앙케이트는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모든 걸 대답해야 합니다만.. 게다가 좀 민망한 질문도 있습니다. ”
미희의 눈치를 살피면서 동의를 구하는 건강한 신체의 청년에게, 앙케이트라는 것,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더구나, 젊은 남자가 집안에 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희의 감정은 부풀어 올랐다.
“자..좋아요. 내가 해주지 鳧만? 동우씨가 상사에게 야단맞게 되겠지요... 그러면.. 동우씨 불쌍하잖아요. 걱정 말아요. 자..어서 들어오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슬리퍼를 꺼내주려고 허리를 숙이는 미희의 앞 가슴팍이, 동우의 눈을 파고들었다.
(흐흐흐...역시 잘 찍었어. 이 여자를...)
신입사원을 가장한 동우의 눈에는 또다시 음흉한 빛이 빛나고 있었다.
동우는 미희가 가져온 아이스커피를 꿀꺽꿀꺽.. 단숨에 마시고 긴 한숨을 쉬면서 미희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아.. 시원하네요.. 계속 걸어 다녔더니 목이 너무 말랐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부인이 계신 곳을 방문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커피를 가져온 쟁반을 주방 테이블로 가져가면서 미희도 웃는다.
“아이.. 그렇게 말해주니... 호호.. ”
소파 옆을 무심코 바라보던 동우는 둥굴게 말려 내던져진 스타킹이 눈에 띠었다.
(부인이 백화점에서 신고 있던 갈색 스타킹.. 후훗.. 그렇다면.. 이 소파 위에서.. 다리를 벌리고 했단 말이지...)
미희가 동우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그에게 앙케이트 조사를 재촉한다.
“그럼.. 어서 시작해요... 앙케이트지를 보여주세요.”
(그래..누군가 오기 전에 부인을... 시작해 볼까..후후훗...)
“네..네.. 그럼.. 이것을..”
“아앗!... 이렇게..?... 꽤 두껍군요.”
동우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괘나 많은 분량의 앙케이트지로써...
표지에는 『부부생활 조사 앙케이트』라고 쓰여 있었다.
“아...몰라.. 부부생활에 관한..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앙케이트는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반드시 솔직하게 써 주세요. 반드시...”
미희는 그렇게 말하는 동우의 눈가에 음흉한 냉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토끼를 ?는 늑대의 눈...
여자를 가학할 때의 남자 눈과도 같았다.
미희는 일순 느낀 등 근육이 서늘해지는 것 같은 동우의 날카로운 눈매에 최면이라도 걸린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앙케이트지를 집어 들었다.
미희의 하얗고 가는 손이 앙케이트 표지를 열었다.
내용을 살펴 본 미희는 얼굴색이 변했다.
(아...뭐..뭐야... 이건 보통 앙케이트가 아니잖아...)
질문이 바뀔 때마다 페이지를 넘기게 되어 있었고, 그제서야 미희는 이 앙케이트의 분량이 왜 많은지를 알았다.
질문은 가족구성원으로부터, 각자의 성별, 나이, 남편의 직업이나 아이들의 학교까지 자세하게 기록하게 되어 있었다.
미희가 펜을 굴려갈 때마다, 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동우가 말을 걸어온다.
“호오... 사모님..벌써... 서른 줄에 들어섰군요. 나랑은 거의 10년 정도나 차이 나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네요. 난 20대 중반의 미스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언제쯤 귀가하나요?”
(흐음.. 이..아이.. 20살밖에... 가장 성욕이 왕성할 시기잖아...)
미희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이 ..고..고마워요. 그렇게 말해 주는 건 동우씨 뿐이군요. 요즘 누구도 그런 애기 해 주질 않아요. 그리고 남편은 언제나 한 밤중 인걸요. ”
“네?..사모님.. 그럼.. 오늘 시간이 충분하겠군요...”
미희의 머릿속에 또다시 수지와 젊은 연하남이 격렬하게 뒤엉켜 몸부림치는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아마 두 번째 정도..몸을 사르고 있겠지..)
(상대 위에서 맘껏 허리를 돌려대고 있겠지..)
(난..자위마저 방해받고.. 졸지에 앙케이트라니...)
“자.. 일단 여기까지 됐습니다. 다음은..이걸...”
순간 대낮 백주에 잠시 망상에 빠져있던 미희가 정신을 차리고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그 뒤의 질문은 미희 자신에 관한 것 이였다.
신장, 체중, 혈액형, 출신지, 최종학력, 신체사이즈....
“아..앗!! 신체사이즈?.. 이것도 정직하게..? ”
동우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자, 그는 거짓 없이 사실만을 쓰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으음.. 위에부터.. 88... 59... 88... 아이 몰라.. 왠지 부끄럽자나..”
동우는 미희의 브라우스의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가슴골을 음란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미희에게 말을 한다.
“사모님.. 멋진 스타일이군요. 피부도 깨끗한데다가 뽀얗고.. 남편분이 부럽네요.”
시선을 아래를 향한 채, 펜을 굴리던 미희는 생각했다.
(우리 남편.. 섹스도 거의 안 해 주고.. 그 섹스조차도 유치해서...나는 외로워..)
미희의 상상을 꿰뚫어 본 듯이, 질문은 부부생활로 이어져 갔다.
남편과 만난동기, 그 시기, 그리고 결혼까지의 기간, 결혼 후 부부싸움의 유무...
그리고 이제부터의 질문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변해간다.
미희는 서서히 바뀌어가는 질문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펜을 굴려간다.
그러나 결혼생활에 관한 질문의 후반부터는 그녀의 욕구를 부채질하는 듯한 질문이 나타났을 때, 미희는 그 질문을 보고 하반신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남편과 성교 시 피임을 합니까?
미희는 갑자기 나타난 성적 질문에 당혹했다.
아직은 아기를 갖고 싶지 않았기에, 피임을 해 왔지만, 거의 섹스리스로 지내왔기 때문에
피임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었다.
어쩌다 관계를 하게 되면 안에다 사정하는 것이 보통이였지만, 그것은 남편의 콘돔사용을 미희가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미희는 동우가 바라보고 있는 그 창피스러움과 저려오는 하복부로 인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대답했다.
아니오. 피임은 하지 않습니다.
(오호.. 언제나 생것에 범해지겠군....)
동우가 의미모를 비소를 짓는다.
미희의 심리를 꿰뚫는 듯이, 질문의 내용이 점점 과격해져 간다.
당신과 남편과의 성교 페이스를 가르쳐 주십시오.
주 1회 정도입니다.
남편과의 성교에 당신은 만족하십니까?
미희는 당혹스러웠다.
거의 섹스리스라고 해야 하지만, 주1회라고 거짓 대답은 하였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의 섹스조차 만족하지 못하는 미희로서는 또 다시 거짓대답을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부부의 비밀을 알턱 없는 청년 앞에서 정직하게 답하는 것도 그렇고...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동우가 부드러운 어조로 미희에게 말한다.
"사모님.. 질문은 어디까지나 솔직하게..게다가 이건 누구에게도 보여주는게 아닙니다. 안심해도 좋습니다.“
“아..네...아..알겠어요.”
아니오. 만족하지 못합니다.
미희는 사정없이 몰아세우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 갈 때마다, 점차로 감각이 마비되어 가면서 어느덧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답해가고 있었다.
가장 최근의 성교는 언제였습니까?
지지난주 토요일 밤입니다.
(오호.. 페이스를 보면 일주일 간격이로군.. 슬슬 저려올 때가 되었군...)
“아..저.. 동우씨... 잠깐 실례... 화장실에 좀...”
“아..네 어서..”
미희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섰다.
등줄기가 펴지면서 하얀 브라우스의 젖가슴 부분이 팽팽히 당겨지면서, 검은 브래지어가 비춰 보였다.
타이트한 연두빛 미니스커트는 그녀의 엉덩이에 바싹 달라붙어서 탄력적인 그녀의 실루엣을 그대로 나타났다.
그 아래로 미끈하게 빠진 생 다리가 유난히도 요염해 보였다.
화장실로 향하는 그런 미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동우는 중얼거렸다.
“정말로 멋진 몸매야.. 하지만 이 여자도 이젠 시간문제야. 후훗..”
“벌써 참을 수가 없어졌을 거야. 팬티 속은...”
화장실로 달려간 미희는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검은 레이스 팬티를 내려 변기에 앉았다.
그리고 팬티의 크로치 부분을 손가락으로 확인해 본다.
거기에는 흘러나온 애액이 희뿌옇게 실타래처럼 늘어나고 있었다.
(아..안돼... 내..내가 이렇게... 되다니.. 하지만 저 앙케이트 대체 뭐야... 점점 음란한 질문으로 변해가잖아...)
미희는 티슈로 팬티 안쪽을 닦아내고는 작은 탄식을 토해냈다.
그리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사모님... 괜찮습니까.. 컨디션이라도 나쁘면...”
소파에 앉는 미희를 음탕하게 쳐다보면서 도우가 말한다.
“아..아니예요... 아무것도...”
“그렇습니까?...그럼 계속할까요?”
동우의 목소리가 민감해져 있는 미희의 귓가에 울렸다.
“누..누구세요?”
대답을 기다리며 인터폰을 들자,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사모님...집에 계셨군요. 안계시나 했습니다. 바쁘신데 죄송합니다만...”
정중히 인사하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에, 경계심을 풀고 도어를 열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만.. 저는 ... 이런 사람입니다.”
도어를 연 미희에게 그 애띠어 보이는 청년이 명함을 내밀었다.
명함을 살펴보는 미희를 그 남자는 똑바로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새하얀 브라우스의 앞섬 사이로 검은 브래지어의 레이스와 함께 깊게 패인 가슴골이 살짝 보이고, 타이트한 연두빛 미니스커트 아래로 눈부실 정도로 고운 맨 다리가 보인다.
(음.. 이 부인은.. 아까 스타킹을 신고 있었는데... 참지 못해 벗어버렸군..흐훗..)
시선으로 희롱하는 듯, 남자의 눈이 야릇한 빛을 내고 있다.
명함에는『S&R 컨설턴트 하동우』라고 쓰여 있었다.
“아..저는 하동우라고 합니다.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시장조사를 의뢰받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통계를 내는 전문 회사입니다. 그래서 실례가 안 된다면 사모님에게 앙케이트를 받고 싶습니다만... ”
다른 때 같으면 이런 부류의 남자는, 아예 처음부터 응대조차 하지 않는 미희였지만, 방금 전까지 자위로 뜨거워진 몸과, 똑바로 서서 얼굴까지 붉히면서 이야기하는 젊은 청년이여서인지, 문전박대하고 싶지가 않았다.
“네.... 앙케이트? ”
“네 그렇습니다. 실은 전 올해 입사한 새내기 사원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주무 사원으로 선정되어 앙케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
(아..역시... 그럼 20대 초반의.. 아.. 왠지 귀여운데가 있어...)
“아..그..그래요.. 신입사원이면.. 많이 힘들겠네요. 그래 오늘 많이 받았어요?”
“아뇨..아..아직.. 한명도... 저 그리고 앙케이트에 응해주신 분에게는 약소하지만, 5천원짜리 문화상품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앙케이트에 응하는데.. 그런 상품권까지 주나요? 그런데도 응해주는 사람이 없다니.. ”
미희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힘없이 이야기하는 동우라는 청년이 왠지 가엾게 느껴지는 동시에 좀 놀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좋아 내가 협력해 줄께요. 여기선 좀 그러니까.. 자 거실로..”
“아.. 정말입니까?..하지만 사모님... 이 앙케이트는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모든 걸 대답해야 합니다만.. 게다가 좀 민망한 질문도 있습니다. ”
미희의 눈치를 살피면서 동의를 구하는 건강한 신체의 청년에게, 앙케이트라는 것,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더구나, 젊은 남자가 집안에 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희의 감정은 부풀어 올랐다.
“자..좋아요. 내가 해주지 鳧만? 동우씨가 상사에게 야단맞게 되겠지요... 그러면.. 동우씨 불쌍하잖아요. 걱정 말아요. 자..어서 들어오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슬리퍼를 꺼내주려고 허리를 숙이는 미희의 앞 가슴팍이, 동우의 눈을 파고들었다.
(흐흐흐...역시 잘 찍었어. 이 여자를...)
신입사원을 가장한 동우의 눈에는 또다시 음흉한 빛이 빛나고 있었다.
동우는 미희가 가져온 아이스커피를 꿀꺽꿀꺽.. 단숨에 마시고 긴 한숨을 쉬면서 미희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아.. 시원하네요.. 계속 걸어 다녔더니 목이 너무 말랐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부인이 계신 곳을 방문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커피를 가져온 쟁반을 주방 테이블로 가져가면서 미희도 웃는다.
“아이.. 그렇게 말해주니... 호호.. ”
소파 옆을 무심코 바라보던 동우는 둥굴게 말려 내던져진 스타킹이 눈에 띠었다.
(부인이 백화점에서 신고 있던 갈색 스타킹.. 후훗.. 그렇다면.. 이 소파 위에서.. 다리를 벌리고 했단 말이지...)
미희가 동우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그에게 앙케이트 조사를 재촉한다.
“그럼.. 어서 시작해요... 앙케이트지를 보여주세요.”
(그래..누군가 오기 전에 부인을... 시작해 볼까..후후훗...)
“네..네.. 그럼.. 이것을..”
“아앗!... 이렇게..?... 꽤 두껍군요.”
동우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괘나 많은 분량의 앙케이트지로써...
표지에는 『부부생활 조사 앙케이트』라고 쓰여 있었다.
“아...몰라.. 부부생활에 관한..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앙케이트는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반드시 솔직하게 써 주세요. 반드시...”
미희는 그렇게 말하는 동우의 눈가에 음흉한 냉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토끼를 ?는 늑대의 눈...
여자를 가학할 때의 남자 눈과도 같았다.
미희는 일순 느낀 등 근육이 서늘해지는 것 같은 동우의 날카로운 눈매에 최면이라도 걸린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앙케이트지를 집어 들었다.
미희의 하얗고 가는 손이 앙케이트 표지를 열었다.
내용을 살펴 본 미희는 얼굴색이 변했다.
(아...뭐..뭐야... 이건 보통 앙케이트가 아니잖아...)
질문이 바뀔 때마다 페이지를 넘기게 되어 있었고, 그제서야 미희는 이 앙케이트의 분량이 왜 많은지를 알았다.
질문은 가족구성원으로부터, 각자의 성별, 나이, 남편의 직업이나 아이들의 학교까지 자세하게 기록하게 되어 있었다.
미희가 펜을 굴려갈 때마다, 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동우가 말을 걸어온다.
“호오... 사모님..벌써... 서른 줄에 들어섰군요. 나랑은 거의 10년 정도나 차이 나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네요. 난 20대 중반의 미스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언제쯤 귀가하나요?”
(흐음.. 이..아이.. 20살밖에... 가장 성욕이 왕성할 시기잖아...)
미희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이 ..고..고마워요. 그렇게 말해 주는 건 동우씨 뿐이군요. 요즘 누구도 그런 애기 해 주질 않아요. 그리고 남편은 언제나 한 밤중 인걸요. ”
“네?..사모님.. 그럼.. 오늘 시간이 충분하겠군요...”
미희의 머릿속에 또다시 수지와 젊은 연하남이 격렬하게 뒤엉켜 몸부림치는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아마 두 번째 정도..몸을 사르고 있겠지..)
(상대 위에서 맘껏 허리를 돌려대고 있겠지..)
(난..자위마저 방해받고.. 졸지에 앙케이트라니...)
“자.. 일단 여기까지 됐습니다. 다음은..이걸...”
순간 대낮 백주에 잠시 망상에 빠져있던 미희가 정신을 차리고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그 뒤의 질문은 미희 자신에 관한 것 이였다.
신장, 체중, 혈액형, 출신지, 최종학력, 신체사이즈....
“아..앗!! 신체사이즈?.. 이것도 정직하게..? ”
동우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자, 그는 거짓 없이 사실만을 쓰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으음.. 위에부터.. 88... 59... 88... 아이 몰라.. 왠지 부끄럽자나..”
동우는 미희의 브라우스의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가슴골을 음란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미희에게 말을 한다.
“사모님.. 멋진 스타일이군요. 피부도 깨끗한데다가 뽀얗고.. 남편분이 부럽네요.”
시선을 아래를 향한 채, 펜을 굴리던 미희는 생각했다.
(우리 남편.. 섹스도 거의 안 해 주고.. 그 섹스조차도 유치해서...나는 외로워..)
미희의 상상을 꿰뚫어 본 듯이, 질문은 부부생활로 이어져 갔다.
남편과 만난동기, 그 시기, 그리고 결혼까지의 기간, 결혼 후 부부싸움의 유무...
그리고 이제부터의 질문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변해간다.
미희는 서서히 바뀌어가는 질문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펜을 굴려간다.
그러나 결혼생활에 관한 질문의 후반부터는 그녀의 욕구를 부채질하는 듯한 질문이 나타났을 때, 미희는 그 질문을 보고 하반신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남편과 성교 시 피임을 합니까?
미희는 갑자기 나타난 성적 질문에 당혹했다.
아직은 아기를 갖고 싶지 않았기에, 피임을 해 왔지만, 거의 섹스리스로 지내왔기 때문에
피임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었다.
어쩌다 관계를 하게 되면 안에다 사정하는 것이 보통이였지만, 그것은 남편의 콘돔사용을 미희가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미희는 동우가 바라보고 있는 그 창피스러움과 저려오는 하복부로 인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대답했다.
아니오. 피임은 하지 않습니다.
(오호.. 언제나 생것에 범해지겠군....)
동우가 의미모를 비소를 짓는다.
미희의 심리를 꿰뚫는 듯이, 질문의 내용이 점점 과격해져 간다.
당신과 남편과의 성교 페이스를 가르쳐 주십시오.
주 1회 정도입니다.
남편과의 성교에 당신은 만족하십니까?
미희는 당혹스러웠다.
거의 섹스리스라고 해야 하지만, 주1회라고 거짓 대답은 하였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의 섹스조차 만족하지 못하는 미희로서는 또 다시 거짓대답을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부부의 비밀을 알턱 없는 청년 앞에서 정직하게 답하는 것도 그렇고...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동우가 부드러운 어조로 미희에게 말한다.
"사모님.. 질문은 어디까지나 솔직하게..게다가 이건 누구에게도 보여주는게 아닙니다. 안심해도 좋습니다.“
“아..네...아..알겠어요.”
아니오. 만족하지 못합니다.
미희는 사정없이 몰아세우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 갈 때마다, 점차로 감각이 마비되어 가면서 어느덧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답해가고 있었다.
가장 최근의 성교는 언제였습니까?
지지난주 토요일 밤입니다.
(오호.. 페이스를 보면 일주일 간격이로군.. 슬슬 저려올 때가 되었군...)
“아..저.. 동우씨... 잠깐 실례... 화장실에 좀...”
“아..네 어서..”
미희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섰다.
등줄기가 펴지면서 하얀 브라우스의 젖가슴 부분이 팽팽히 당겨지면서, 검은 브래지어가 비춰 보였다.
타이트한 연두빛 미니스커트는 그녀의 엉덩이에 바싹 달라붙어서 탄력적인 그녀의 실루엣을 그대로 나타났다.
그 아래로 미끈하게 빠진 생 다리가 유난히도 요염해 보였다.
화장실로 향하는 그런 미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동우는 중얼거렸다.
“정말로 멋진 몸매야.. 하지만 이 여자도 이젠 시간문제야. 후훗..”
“벌써 참을 수가 없어졌을 거야. 팬티 속은...”
화장실로 달려간 미희는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검은 레이스 팬티를 내려 변기에 앉았다.
그리고 팬티의 크로치 부분을 손가락으로 확인해 본다.
거기에는 흘러나온 애액이 희뿌옇게 실타래처럼 늘어나고 있었다.
(아..안돼... 내..내가 이렇게... 되다니.. 하지만 저 앙케이트 대체 뭐야... 점점 음란한 질문으로 변해가잖아...)
미희는 티슈로 팬티 안쪽을 닦아내고는 작은 탄식을 토해냈다.
그리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사모님... 괜찮습니까.. 컨디션이라도 나쁘면...”
소파에 앉는 미희를 음탕하게 쳐다보면서 도우가 말한다.
“아..아니예요... 아무것도...”
“그렇습니까?...그럼 계속할까요?”
동우의 목소리가 민감해져 있는 미희의 귓가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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