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르타의 요새 점령 이후 몇 차례 적의 척후병이
접근해 왔지만 기병대가 활을 쏘는 것만으로도
도망치고 말았다.
이후의 일은 순조로웠다.
그날 저녁 루쿠스 백작이 이끄는 선봉대가
요새에 도착했고 본대도 하루거리까지 접근해 왔다.
“역시 여기서는 적진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군
수고 많았다.“
루쿠스 백작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유구르타에게
말했다.
“백작님의 작전이 훌륭했습니다.
여기에는 용병 나부랭이 몇 백 뿐이었습니다.“
용병은 돈에 고용된다.
돈만 있으면 단시간에 전투에 익숙한 병력을 대량으로
고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충성심이나
돈 외에 승리해야하는 이유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일 본진이 도착하면 며칠 안에 회전이 벌어질 것이다.
그때 경기병 1만의 지휘는 네가 맡는다.“
유구르타는 온몸이 열기에 휩싸였다.
“감사합니다.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
다음날 본진 29만의 대군이 서서히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군사들 외에 군인들을 따라온 상인들과 귀족들의 노예들 까지
총인원은 50만에 육박하는 거대한 행렬이 흡사 무슨 짐승의
무리를 연상시켰다.
사르마티아의 대군이 모습을 드러내자 코르투 왕국도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용병을 중심으로 한 고르투의 30만 대군이 벌판에 나와
진형을 구축했다.
먼저 기병대의 돌격을 시작으로 보병의 대군이 기병의
뒤를 따라서 무기를 들고 진군했다.
적의 기병이 출동하자 사르마티아의 중장기병대가
출동했다.
기병과 기병이 충돌하자 수적으로 우세하고 기량도
뛰어난 사르마티아 중장기병대가 코르투의 용병기마병을
제압하면서 와해시켰다.
빠른 기마의 돌파력에 랜스의 창날은 갑옷도 가볍게 뚫었고
충돌의 충격으로 말에서 떨어진 용병들은 말발굽에 짓밟혔다.
기병대가 패하여 제각기 도주하자 보병의 밀집대형이 서서히
진군했다.
중장기병대는 재빨리 좌우로 흩어져서 보병이 진군할 길을
열어주고 공수와 경기경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중장보병대가
용병들과 충돌했다.
타워실드에 의지해서 적의 공격을 제지하고 롱소드를 휘둘러
반격을 가하는 중장보병의 위력에 용병들의 밀집대형도
팽팽하게 맞서서 싸웠다.
보병끼리 서로 간에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맞붙어 있었을 때
경기병이 보병대의 측면을 공격했다.
용병대가 정면과 좌우에서 공격을 받고 고립되어 있을 때
중장기병대도 어느 사이에 용병의 배후로 진입해서 밀집대형의
뒤를 포위하고 공격했다.
이후의 전투는 학살에 가까웠다.
빠른 기동력으로 달아날 수 있었던 기병과 달리 밀집대형으로
모여 있다가 포위된 용병대는 철저히 포위당해 도살당하듯이
살해됐다.
용병대가 포위되고 3분이 2이상이 살해된 후 남은 용병들이
항복했을 때 제일먼저 코르투의 진지로 돌격한 부대가
유구르타가 이끄는 기병대였다.
오늘 전투에서 유구르타가 이끄는 기병대의 활약은 눈부셨다.
기마전이 끝난 후 철수하는 용병기병을 추격해
2천명 이상을 살해하고 1천여 명의 포로와
3천여 필의 말을 빼앗았다.
보병간의 접전에서는 화살로 지원 사격을 하다가
용병대의 밀집대형 측면을 공격해서 대형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보병간의 승부가 끝나자 재빨리 이동해서
진지로 돌격해 들어갔다.
전투가 끝난 후 상대방의 성과 진지는 마치 보물창고와
같은 곳이다.
군량과 군자금으로 쌓여있을 식량과 보석 그리고 전투 중에
상대방 진지에서 붙잡힌 사람은 용병이든 프리스티스든 간에
포로로 간주되어 노예로 팔린다.
전쟁에서 적의 포로를 잡아 노예로 파는 것은 귀족들에게
적지 않은 수입이 된다.
사르마티아의 기병대가 진지로 뛰어들자 진지에 있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대부분 코르투 귀족의 노예들이거나 부상자 치료를 위해 고용된
프리스트들과 프리스티스들이었다.
전장에서 도망친 이후 진지로 돌아와 있던 용병들은 그나마
검이라도 휘두르던가 말을 잡아타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노예들과 프리스트들은 어쩔 줄을 모르고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유구르타는 말을 타고 도망치려는 용병을 발견하고는
용병의 등을 힘껏 검으로 내려쳤다.
말을 달리면서도 검의 기색을 느꼈는지 용병은 몸을 최대한
낮추어 검을 피했다.
그 용병은 목숨은 구하는 대신에 투구가 검에 맞아 벗겨지고
그 충격에 말에서 떨어졌다.
땅 바닥에 떨어지면서 한 바퀴 구르며 일어선 용병은 유구르타를
노려보았다.
순간 말위에서 눈이 마주친 유구르타는 그 용병이 여자인 것을
확인하고 잠시 놀랐다.
머리를 간신히 귀만 가릴 정도로 짧게 자른 여자 용병은
미인은 아니었지만 생기 있는 표정이었다.
검을 뽑아들고 저항할 자세를 취하던 용병은
다른 병사가 쏜 화살을 다리에 맞고 쓰러졌다.
화살에 맞고 쓰러진 용병을 기병의 뒤를 따라서
달려온 보병들이 밧줄로 묶었다.
한 번의 전투로 코르투에서 동원한 30만의 군대가
흩어졌다.
전투가 끝난 후 병사들은 진지에서 휴식을 취했다.
경계근무를 서는 병사들만 제외하고는 승전의 대가로
제공된 술을 즐기며 포로로 잡힌 여자 용병들과
프리스티스들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부하들의 상태를 확인한 유구르타는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면서 포로들이 붙잡혀있는 감옥을 지나쳤다.
나무로 울타리만 친 감옥에 포로들을 가두어 놓고
병사들이 감시하고 있었다.
감옥을 살펴보던 유구르타는 자신의 검에 맞아
쓰러졌던 여자 용병을 발견했다.
화살에 맞은 다리는 치료를 받았는지 다리를
천으로 감싸고 바닥에 앉아있었다.
유구르타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린
용병은 유구르타와 시선이 마주쳤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쏘아보았다.
그 겁 없는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이봐 저기 저 다리에 상처 입은 포로를 데려와”
갑옷에 새겨진 문장을 쳐다본 병사는 귀족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울타리에서 용병을 끌어냈다.
“이자는 도망치려는 것을 내가 잡았다.
이 포로는 내가 데려가겠다.“
포로 하나 때문에 귀족의 기분을 상하게 할 병사는 없다.
병사는 포로의 두 손을 밧줄로 묶어서 유구르타에게 넘겨주었다.
포로를 묶은 밧줄을 받은 유구르타는 자신의 천막으로 포로를 데리고 갔다.
천막에 들어서자 유구르타는 포로를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적진 한가운데서 저항해 봤자 소용없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묶였던
손을 풀어졌어도 포로는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은으로 된 술잔에 포도주를 따르며 유구르타가 먼저 말을 걸었다.
“다리의 상처는 치료를 받았는냐
사라마티아의 화살은 강하다.
치료를 게을리하면 상처가 썩어서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
포로는 유구르타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는 어떻게 할 속셈이야”
포도주를 한숨에 마시며 유구르타는 천천히 말했다.
“네 처지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전장에서 포로로
잡힌 용병이 어떻게 되는 지“
다시 포도주를 따르며 잠시 쉰 후 유구르타는 말을 이었다.
“개선식에서 전리품으로 선을 보인 후 노예로 팔리게 되지
용병이니까. 운이 좋으면 귀족이나 상인들의 사병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에 용병이 많이 잡혔고 저는 여자이니 너처럼
살림도 밭일도 못하는 여자포로는 성노로 팔려서 주인의
노리개로 지내다가 병이 들거나 주인이 실증내면 사창가로
팔려서 죽을 때 까지 싸구려 매춘부로 지내게 되겠지“
용병이니 모르지는 않았겠지만 직접 듣는 것이 충격이었는지
포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를 이곳에 데려온 목적이 있을 텐데 뭐지?”
유구르타는 포로의 말에 천천히 포로를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왜 궁금한가?”
“내가 노예시장에 나가지만 않는다면 뭐든 좋아”
포로의 제안에 유구르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싫어”
“뭐”
“싫다고 나는 네 눈빛이 마음에 들어서 대화를 나누고 싶었을
뿐이야 그리고 지금도 내가 원하면 네 육체를 차지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야 수도로 돌아갈 때 까지 지겹게 능욕할 수 있지
그런데 왜 너의 타협해야하지“
유구르타의 말에 포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나를 차지한 후에는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할 텐데
네가 잠든 틈에 내가 너를 찌를 거라는 생각은 못해?“
“너를 범하고 다시 묶는 것은 쉬워 그리고 내가 너에게
찔릴 정도로 약해 보이나?“
“다리의 상처만 아니면 너 정도 풋내기는 내 상대가 못돼”
포로의 말에 유구르타는 호승심이 일었다.
검술이라면 어려서부터 기초를 익힌 후에도
루쿠스 백작의 휘하에서 일하면서 루쿠스 백작에게
직접 지도 받았다.
지금은 소드 익스퍼트 초급의 수준에 올랐다.
이정도면 용병과 싸워서 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좋아 너에게 기회를 주지 전쟁은 사실상 끝났다.
우리는 곧 수도로 돌아간다.
수도로 도착하기 전에 나에게 한번이라도 이긴다면
너를 풀어주겠다.
하지만 나를 이기지 못하면 너는 내 노예가 된다.
지겨울 정도로 능욕하고 꼭 사창가에 팔아주지“
포로는 다시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좋아 꼭 너를 쓰러뜨리겠어”
접근해 왔지만 기병대가 활을 쏘는 것만으로도
도망치고 말았다.
이후의 일은 순조로웠다.
그날 저녁 루쿠스 백작이 이끄는 선봉대가
요새에 도착했고 본대도 하루거리까지 접근해 왔다.
“역시 여기서는 적진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군
수고 많았다.“
루쿠스 백작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유구르타에게
말했다.
“백작님의 작전이 훌륭했습니다.
여기에는 용병 나부랭이 몇 백 뿐이었습니다.“
용병은 돈에 고용된다.
돈만 있으면 단시간에 전투에 익숙한 병력을 대량으로
고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충성심이나
돈 외에 승리해야하는 이유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일 본진이 도착하면 며칠 안에 회전이 벌어질 것이다.
그때 경기병 1만의 지휘는 네가 맡는다.“
유구르타는 온몸이 열기에 휩싸였다.
“감사합니다.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
다음날 본진 29만의 대군이 서서히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군사들 외에 군인들을 따라온 상인들과 귀족들의 노예들 까지
총인원은 50만에 육박하는 거대한 행렬이 흡사 무슨 짐승의
무리를 연상시켰다.
사르마티아의 대군이 모습을 드러내자 코르투 왕국도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용병을 중심으로 한 고르투의 30만 대군이 벌판에 나와
진형을 구축했다.
먼저 기병대의 돌격을 시작으로 보병의 대군이 기병의
뒤를 따라서 무기를 들고 진군했다.
적의 기병이 출동하자 사르마티아의 중장기병대가
출동했다.
기병과 기병이 충돌하자 수적으로 우세하고 기량도
뛰어난 사르마티아 중장기병대가 코르투의 용병기마병을
제압하면서 와해시켰다.
빠른 기마의 돌파력에 랜스의 창날은 갑옷도 가볍게 뚫었고
충돌의 충격으로 말에서 떨어진 용병들은 말발굽에 짓밟혔다.
기병대가 패하여 제각기 도주하자 보병의 밀집대형이 서서히
진군했다.
중장기병대는 재빨리 좌우로 흩어져서 보병이 진군할 길을
열어주고 공수와 경기경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중장보병대가
용병들과 충돌했다.
타워실드에 의지해서 적의 공격을 제지하고 롱소드를 휘둘러
반격을 가하는 중장보병의 위력에 용병들의 밀집대형도
팽팽하게 맞서서 싸웠다.
보병끼리 서로 간에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맞붙어 있었을 때
경기병이 보병대의 측면을 공격했다.
용병대가 정면과 좌우에서 공격을 받고 고립되어 있을 때
중장기병대도 어느 사이에 용병의 배후로 진입해서 밀집대형의
뒤를 포위하고 공격했다.
이후의 전투는 학살에 가까웠다.
빠른 기동력으로 달아날 수 있었던 기병과 달리 밀집대형으로
모여 있다가 포위된 용병대는 철저히 포위당해 도살당하듯이
살해됐다.
용병대가 포위되고 3분이 2이상이 살해된 후 남은 용병들이
항복했을 때 제일먼저 코르투의 진지로 돌격한 부대가
유구르타가 이끄는 기병대였다.
오늘 전투에서 유구르타가 이끄는 기병대의 활약은 눈부셨다.
기마전이 끝난 후 철수하는 용병기병을 추격해
2천명 이상을 살해하고 1천여 명의 포로와
3천여 필의 말을 빼앗았다.
보병간의 접전에서는 화살로 지원 사격을 하다가
용병대의 밀집대형 측면을 공격해서 대형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보병간의 승부가 끝나자 재빨리 이동해서
진지로 돌격해 들어갔다.
전투가 끝난 후 상대방의 성과 진지는 마치 보물창고와
같은 곳이다.
군량과 군자금으로 쌓여있을 식량과 보석 그리고 전투 중에
상대방 진지에서 붙잡힌 사람은 용병이든 프리스티스든 간에
포로로 간주되어 노예로 팔린다.
전쟁에서 적의 포로를 잡아 노예로 파는 것은 귀족들에게
적지 않은 수입이 된다.
사르마티아의 기병대가 진지로 뛰어들자 진지에 있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대부분 코르투 귀족의 노예들이거나 부상자 치료를 위해 고용된
프리스트들과 프리스티스들이었다.
전장에서 도망친 이후 진지로 돌아와 있던 용병들은 그나마
검이라도 휘두르던가 말을 잡아타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노예들과 프리스트들은 어쩔 줄을 모르고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유구르타는 말을 타고 도망치려는 용병을 발견하고는
용병의 등을 힘껏 검으로 내려쳤다.
말을 달리면서도 검의 기색을 느꼈는지 용병은 몸을 최대한
낮추어 검을 피했다.
그 용병은 목숨은 구하는 대신에 투구가 검에 맞아 벗겨지고
그 충격에 말에서 떨어졌다.
땅 바닥에 떨어지면서 한 바퀴 구르며 일어선 용병은 유구르타를
노려보았다.
순간 말위에서 눈이 마주친 유구르타는 그 용병이 여자인 것을
확인하고 잠시 놀랐다.
머리를 간신히 귀만 가릴 정도로 짧게 자른 여자 용병은
미인은 아니었지만 생기 있는 표정이었다.
검을 뽑아들고 저항할 자세를 취하던 용병은
다른 병사가 쏜 화살을 다리에 맞고 쓰러졌다.
화살에 맞고 쓰러진 용병을 기병의 뒤를 따라서
달려온 보병들이 밧줄로 묶었다.
한 번의 전투로 코르투에서 동원한 30만의 군대가
흩어졌다.
전투가 끝난 후 병사들은 진지에서 휴식을 취했다.
경계근무를 서는 병사들만 제외하고는 승전의 대가로
제공된 술을 즐기며 포로로 잡힌 여자 용병들과
프리스티스들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부하들의 상태를 확인한 유구르타는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면서 포로들이 붙잡혀있는 감옥을 지나쳤다.
나무로 울타리만 친 감옥에 포로들을 가두어 놓고
병사들이 감시하고 있었다.
감옥을 살펴보던 유구르타는 자신의 검에 맞아
쓰러졌던 여자 용병을 발견했다.
화살에 맞은 다리는 치료를 받았는지 다리를
천으로 감싸고 바닥에 앉아있었다.
유구르타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린
용병은 유구르타와 시선이 마주쳤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쏘아보았다.
그 겁 없는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이봐 저기 저 다리에 상처 입은 포로를 데려와”
갑옷에 새겨진 문장을 쳐다본 병사는 귀족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울타리에서 용병을 끌어냈다.
“이자는 도망치려는 것을 내가 잡았다.
이 포로는 내가 데려가겠다.“
포로 하나 때문에 귀족의 기분을 상하게 할 병사는 없다.
병사는 포로의 두 손을 밧줄로 묶어서 유구르타에게 넘겨주었다.
포로를 묶은 밧줄을 받은 유구르타는 자신의 천막으로 포로를 데리고 갔다.
천막에 들어서자 유구르타는 포로를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적진 한가운데서 저항해 봤자 소용없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묶였던
손을 풀어졌어도 포로는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은으로 된 술잔에 포도주를 따르며 유구르타가 먼저 말을 걸었다.
“다리의 상처는 치료를 받았는냐
사라마티아의 화살은 강하다.
치료를 게을리하면 상처가 썩어서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
포로는 유구르타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는 어떻게 할 속셈이야”
포도주를 한숨에 마시며 유구르타는 천천히 말했다.
“네 처지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전장에서 포로로
잡힌 용병이 어떻게 되는 지“
다시 포도주를 따르며 잠시 쉰 후 유구르타는 말을 이었다.
“개선식에서 전리품으로 선을 보인 후 노예로 팔리게 되지
용병이니까. 운이 좋으면 귀족이나 상인들의 사병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에 용병이 많이 잡혔고 저는 여자이니 너처럼
살림도 밭일도 못하는 여자포로는 성노로 팔려서 주인의
노리개로 지내다가 병이 들거나 주인이 실증내면 사창가로
팔려서 죽을 때 까지 싸구려 매춘부로 지내게 되겠지“
용병이니 모르지는 않았겠지만 직접 듣는 것이 충격이었는지
포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를 이곳에 데려온 목적이 있을 텐데 뭐지?”
유구르타는 포로의 말에 천천히 포로를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왜 궁금한가?”
“내가 노예시장에 나가지만 않는다면 뭐든 좋아”
포로의 제안에 유구르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싫어”
“뭐”
“싫다고 나는 네 눈빛이 마음에 들어서 대화를 나누고 싶었을
뿐이야 그리고 지금도 내가 원하면 네 육체를 차지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야 수도로 돌아갈 때 까지 지겹게 능욕할 수 있지
그런데 왜 너의 타협해야하지“
유구르타의 말에 포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나를 차지한 후에는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할 텐데
네가 잠든 틈에 내가 너를 찌를 거라는 생각은 못해?“
“너를 범하고 다시 묶는 것은 쉬워 그리고 내가 너에게
찔릴 정도로 약해 보이나?“
“다리의 상처만 아니면 너 정도 풋내기는 내 상대가 못돼”
포로의 말에 유구르타는 호승심이 일었다.
검술이라면 어려서부터 기초를 익힌 후에도
루쿠스 백작의 휘하에서 일하면서 루쿠스 백작에게
직접 지도 받았다.
지금은 소드 익스퍼트 초급의 수준에 올랐다.
이정도면 용병과 싸워서 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좋아 너에게 기회를 주지 전쟁은 사실상 끝났다.
우리는 곧 수도로 돌아간다.
수도로 도착하기 전에 나에게 한번이라도 이긴다면
너를 풀어주겠다.
하지만 나를 이기지 못하면 너는 내 노예가 된다.
지겨울 정도로 능욕하고 꼭 사창가에 팔아주지“
포로는 다시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좋아 꼭 너를 쓰러뜨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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