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부 유빈을 찾아서...
아이라는 듀크공작의 군대를 거의 학살하다 시피하고 군대가 후퇴를 하자 주위에 탐색마법을 시전 했다.
유빈을 찾기 위해 행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빈의 기운은 탐색마법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아이라는 다급한 마음에 본채인 상태로 주위를 날아다니며 유빈의 흔적을 찾았다.
그러나 유빈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유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 나라를 통 체로 엎어 버릴 테다.’
아이라는 한참을 허공을 선회하다가 더 이상 유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로드가 있는 레어를 향해 날아갔다.
아이라는 왠지 유빈과 싸운 듀크공작이 어둠의 힘을 쓰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이라는 로드가 있는 레어가 보이자 인간의 모습을 폴리모프 한 후 입구에 내려앉았다.
아이라가 막 폴리모프를 끝내자 안에서 로드인 파이르바가 엘프의 모습으로 레어에서 나와 아이라를 맞이했다.
“어서 오게 아이라.”
“그간 안녕 하셨어요? 파이르바님.”
“그래 이곳엔 웬 일인가? 유희가 끝이 나기라도 한건가?”
“그런 건 아니고... 사실 제가 함께 다니는... 전에 제가 말씀드린 인간 때문에 찾아 왔습니다.”
“아. 그 유빈이란 인간 말인가?”
로드는 위대한 존재답게 아이라에게 한번 들은 유빈의 이름을 기억 하고 있었다.
“네. 바로 유빈 때문에 찾아 온 겁니다.”
“그래... 근데 유빈이란 인간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
파이르바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묻자 아이라는 잠시 망설이다 이내 말문을 열었다.
“네... 그에게 문제가 생겼어요. 유빈은 얼마 전 어둠의 기운을 가진 자와 대결을 했는데 상대는 어둠의 기운을 상당히 자유로이 사용을 하더군요.”
아이라는 잠시 말을 끊고 로드를 바라보았다.
파이르바는 처음엔 인간의 일이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아이라의 입에서 어둠의 기운을 가진 자의 얘기를 하니 좀 전과는 판이한 태도를 보였다.
아이라가 뜸을 들이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파이르바가 조급하게 물었다.
“그래... 유빈이란 인간과 그자가 대결을 벌였다고?”
“네. 그래요. 그자는 크라폰 제국의 듀크 공작으로 이미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죠. 거기에 어둠의 힘까지 받아 그의 능력은 가히 인간들 중 아마 적수가 없을 거 에요.”
“흠. 확실히 인간들 중엔 상대할 자가 없겠군. 하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 종족을 일방적으로 죽일 정도의 힘은 아닐 텐데. 이상하군.”
“네...? 그게 무슨...?”
“아~ 자네는 아직 모르고 있겠군. 자네가 전에 어둠의 기운을 사용하는 자가 있다고 내게 알려 왔을 때 각 종족의 로드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네. 회의 내용은 얼마 전 갑자기 한꺼번에 세 드래곤이 죽임을 당했다네.”
로드의 말에 아이라는 경악한 얼굴을 했다.
“아니... 어떻게 세 드래곤이 한꺼번에...?”
“그렇지. 사인을 조사해 보니 세 드래곤의 스케일엔 모두 하나같이 어둠의 마력이 묻어 있더군. 그래서 자네가 말한 그자와 관계가 있지 않을 까 해서 조사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네.”
“하지만 그자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드래곤을 상대하기엔 아직 부족한 듯 했는데...”
“역시... 나도 자네의 말을 듣고 그자가 한 짓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 아마 그자에게 어둠의 힘을 준 다른 자가 있겠지. 그자는 분명 마계의 마왕쯤 되는 자일 것이고... 아. 그래 유빈은 그자와 싸워서 어떻게 됐나?”
파로드는 말을 하다 문득 생각난 듯 유빈과 그자와의 싸움이 어찌 되었는지 물어왔다.
“처음엔 유빈과 듀크공작만이 대결을 했습니다. 그 결과 듀크 공작을 이기긴 했지만 유빈 역시 약간의 부상을 당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듀크 공작이 세 명의 마족을 소환하여 유빈을 상대하게 해 결국 유빈은 힘들게 그 마족 들도 소멸을 시켰지만 유빈 역시 힘을 다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급히 제가 치료 마법을 썼지만 외상은 완벽히 치료가 되었지만 유빈은 깨어나지 않았죠. 그 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유빈은 적에게 납치를 당했습니다.”
아이라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로드는 유빈이 듀크 공작과 세 마족을 물리쳤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유빈이란 자가 그렇게 강하단 말인가?”
“아마 인간들 중 유빈을 상대할 자는 그 누구도 없을 거예요. 나 역시 유빈과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어찌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니...”
자존심 강한 아이라의 입에서 상대와 싸워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자 로드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허~ 인간의 몸으로 그렇게 강해 질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이란 종족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존재인 것 같군.”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두 드래곤은 한 동안 말없이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래 내게 도움 받을 일이 무엇인가?”
아이라는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오자 내심 긴장하여 조심스럽게 로드에게 말을 했다.
“유빈이 있는 위치를 알아 낼 수 있을까요?”
“음... 글쎄... 바람의 정령 왕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바람이 머물지 않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그렇겠군요.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아이라는 내심 자신이 너무 유빈에 대한 생각으로 이성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 유희가 아닌 진정 유빈이란 인간을 생각하고 있군. 인간들 말로 사랑이라고 하던가?”
순간 아이라가 당혹한 표정을 보였다.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언제나 도도하고 조금은 도도하다 못해 건방진 모습을 일관하던 아이라가 인간들 사이에 오가는 사랑이란 말에 저토록 당황하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드의 눈에 마치 별종을 보는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한동안 로드의 눈빛을 견뎌내다 이내 아이라가 일어서며 인사를 하고 서둘러 레어를 나왔다.
‘후~ 내가 왜 이러지? 그저 유희일 뿐인데...’
하지만 아이라 역시 말처럼 그저 유희일 뿐이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라는 머리를 흔들어 이내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리고 바람의 정령왕을 만나기 위해 그린 드래곤 로드가 있는 레어로 급히 텔리포트 마법을 시전 했다.
바람의 정령왕은 그린 드래곤의 로드인 헨실리아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라는 헨실리아의 레어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텔리포트를 했다.
레어 입구로 바로 텔리포트해서 괜한 경각심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아이라가 성룡식을 할 때 인사차 한번 들르고는 처음이었다.
그린 종족답게 나무가 빼곡한 산중에 레어를 틀고 있었다.
나무 한그루마다 마치 잘 다듬어 놓은 듯 곧게 하늘로 뻗어 있어 실로 깊은 산중임을 알게 했다.
아이라는 그 곳에서 자신의 기운을 그린 로드가 알 수 있도록 조금 씩 퍼트리며 레어 쪽으로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이라가 레어에 도착하자 아이라의 기운을 느낀 헨실리아가 마중을 나왔다.
“어서 오게 로드에게 연락을 받았네.”
그린 종족답게 헨실리아는 엘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하고 있었다.
푸른 머리를 길게 묶어 사뭇 차가운 느낌을 들게 하는 인상이었으나 그런 모습이 더욱 신비감을 주었다.
“그간 안녕 하셨어요? 성룡식 후 처음 뵙네요.”
“그렇군. 천년정도 되었나....?”
“네. 아마 그쯤 되었을 거예요.”
“그렇군. 나도 이제 슬슬 수면기에 들어설 때가 된 것 같군. 아~ 내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네.”
“그렇군. 자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를 나누어 볼까?”
아이라는 헨실리아의 뒤를 따라 레어 안으로 들어갔다.
헨실리아의 레어는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단아한 멋을 풍기고 있었다.
헨실리아가 조그만 탁자에서 의자를 꺼내 아이라에게 권하고 자신도 마주 앉고는 바라보았다.
아이라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설명 하였다.
“음... 그래 인간을 찾기 위해 바람의 정령왕을 만나게 해 달란 말이군.”
“네. 저 역시 바람의 정령들을 불러 알아보았지만 그들의 능력으로는 찾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정령왕에게 부탁을 해보려고 이렇게 찾아 온거죠.”
“그렇군. 그런데 그 유빈이란 인간이 자네에게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가? 내가 알기론 자넨 누구에게 부탁 같은 건 하지 않는 성격으로 알고 있네만...?”
웃으며 말하는 헨실리아를 바라보며 아이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 역시 유빈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저 괜찮은 유희 상대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감정을 자꾸 변해버려 이젠 그저 다른 생각은 나지 않고 오로지 유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했다.
“후후~ 천하에 아이라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다니.”
아이라의 당황한 모습이 보기 좋은지 연신 미소 짓던 헨실리아가 이내 정령왕을 소완하기 시작했다.
“나의 절실한 친구여 내 부름에 그대의 모습을 보여주게.”
간단한 주문을 외우자 방 전체에 작은 돌풍이 몰아치며 그다지 많지도 않은 물건들을 모두 돌풍의 영향에 날려 빙글빙글 돌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이내 다시금 제 자리에 내려앉고 몰아치던 돌풍은 서서히 줄어들더니 그 중심에 푸른 옷을 입은 한 여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헨실리아님 오랜만에 절 찾으셨네요.”
방안의 바람은 여인이 나타나며 모두 사라졌지만 여인의 푸른 옷은 계속해서 나풀거리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윈디레나. 정말 오랜만이 구려”
“어쩐 일로 절 다 찾으셨나요?”
바람의 정령왕 윈디레나는 마치 오랜만에 만난 연인에게 투정을 부리듯 헨실리아의 옆에 앉으며 사뭇 애교스런 미소를 지었다.
“후후. 내가 부르지 않아도 그대가 올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 어찌 그리 한번 얼굴도 보여주지 않았소?”
“호호호... 그런가요? 아무튼 무슨 일 땜에 이리 오랜만에 절 찾으신 거죠?”
“아~ 인사하지 이쪽은 레드족의 아이라라고 하오.”
아이라는 그제 서야 자신을 바라보는 윈디레나를 보고는 살며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만나서 반가워요. 레드족의 아이搾箚?해요.”
“네~ 반가워요. 바람의 정령왕 윈디레나에요.”
서로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헨실리아가 아이라를 대신해 상황을 설명해주자 윈디레나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이라를 바라보았다.
마치 찾아달란 인간이 애인 이냐는 듯한 의문의 눈빛으로...
“호호... 뭐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군요. 차원이 다른 곳만 아니라면 어떤 결계가 처져있다고 해도 찾을 순 있죠. 잠시만 기다려요.”
일순 방안에 작은 바람이 일렁이더니 이내 사라졌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윈디레나는 자신의 기운을 모두 풀어 곳곳에 보네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윈디레나의 얼굴이 미소로 가득해 지더니 아이라를 향해 말을 했다.
“찾았네요.”
그 말에 아이라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며 물었다.
“그곳이 어디죠? 유빈이 있는 곳이?”
아이라의 반응에 윈디레나와 헨실리아마저 순간 의아한 얼굴로 아이라를 바라보았다.
“호호... 아주 소중한 인간인가 보군요.”
그 말에 아이라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금 트란시아 황궁의 지하에 있어요.”
아이라는 그 윈디레나의 대답을 듣자 망설이지 않고 텔리포트 주문을 외우려 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윈디레나의 말에 주문을 취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주위에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는 군요. 그것도 마왕에 버금가는...”
그러나 아이라는 윈디레나의 말을 모두 듣자 취소했던 주문을 다시 외웠다.
한편 트란시아 황궁의 지하뇌옥에 있는 유빈은 뇌옥 문으로 들어서는 듀크 공작과 벨트로젠을 보고 비로써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벨트로젠은 묶여 있는 유빈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듀크 공작을 향해 물었다.
“이자가 자신이 파블리아란 말을 했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벨트로젠은 듀크공작의 말에 다시금 유빈을 바라보고는 물었다.
“어떻게 봉인에서 빠져 나왔소?”
벨트로젠은 듀크공작이 한 말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자신이 직접 유빈을 대하자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어둠의 기운 때문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유빈은 파블리아의 정신만 소멸 시켰을 뿐 그의 힘은 유빈이 신계에 간 사이에 이미 유빈의 몸으로 모두 흡수되어 버렸기에 지금도 고스란히 몸에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벨트로젠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오직 느껴지는 기운 때문에 상대가 파블리아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빈은 결코 파블리아로 오해 받기가 싫었다.
한동안 받았던 끔직한 고통을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후. 이거 어쩌지? 파블리아가 아니라서?”
유빈의 말에 벨트로젠과 듀크 공작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 그리 놀랄 필요는 없소. 방금 전까지 파블리아란 놈이 내 몸에 있었던 건 확실 하니까.”
유빈의 말에 한동안 생각에 잠긴 벨트로젠이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 네 몸엔 파블리아가 없단 말인가?”
“그렇다.”
“그럼 그는 어디로 갔나?”
“글쎄. 내가 잠시 몸을 비운(?) 사이 그놈이 내 몸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난 여자도 아닌 놈과 한 몸을 쓰고 싶진 않아서 말이지... 아마 소멸되지 않았을까?”
유빈의 말에 벨트로젠은 놀란 눈으로 유빈을 바라보았다.
봉인에서 풀려난 파블리아도 믿기 힘들지만 그런 그를 소멸 시킨 인간도 황당스럽긴 마찬 가지였다.
어쨌든 파블리아가 소멸 됐다는 사실은 벨트로젠에겐 환영할 만한 사실이었다.
“후~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그가 소멸 됐다면 내겐 좋은 일이지...”
그때 뇌옥 안으로 열리며 기사 한명이 급하게 들어왔다.
듀크 공작이 기사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전하, 큰일 났습니다. 지금 황궁에 드래곤이 나타나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황궁이 온통 드래곤이 뿜어내는 브레스로 온통 불바다입니다.”
“뭐라고,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저... 그게 전쟁 때 본 그 드래곤인 듯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벨트로젠이 듀크공작을 향해 물었다.
“자네가 말한 그 레드 드래곤 말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흠... 자넨 이자를 지키고 있게 내가 나가서 처리하지. 크크 직접 찾아 가지 않아도 이렇게 앞에 나타나 주다니...”
벨트로젠이 뇌옥을 나가자 듀크 공작이 유빈을 향해 물었다.
“지금 자넨 나와 싸웠던 자인가?”
“그렇소.”
공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동안 말없이 유빈을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만 없으면 그 전쟁에서 승리 할 줄 알았더니 난데없이 드래곤이 나타나 일을 망가트리더니 이젠 황궁까지 쳐들어오고... 혹시 자네와 아는 사이인가?”
“그렇소. 나와 함께 다니던 마법사가가 바로 래드 드레곤이오.”
“아~ 그 여마법사...? 그렇군...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그 나이에 대 마법사라면 당연히 의심해 봐야 하는데...”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소.”
“그러게. 뭐든 내가 아는 거라면 답해 주지.”
“왜 마왕의 수하 노릇을 하는 것이오? 당신정도면 부족할 것이 하나도 없을 텐데.”
“알고 있었나? 하긴 자신의 몸에 마왕이 들어왔었다면 알 수도 있겠군.”
사실 유빈이 벨트로젠이 마왕인 것을 안건 신계에 갔을 당시 유시아나가 말을 해줘서 안 것이지 파블리아 때문에 안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어 그저 모른 척 넘어갔다.
“자넨 바르본 공작을 알고 있나?”
“본적은 없지만 들어는 봤소. 대륙 내 최고의 마법사이자 최초의 8서클 마스터인 사람이 아니오.”
“그렇네. 좀 전에 본 그 모습이 바르본 공작의 모습이라네.”
그 말에 유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빈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바르본 공작에게 정신계 마법을 당해 의지를 잃고 있었네. 그러다 그자가 마왕에게 몸을 빼앗기고 마왕이 나를 원래 되로 만들어놨지. 그리고 더불어 힘까지...”
“그렇군요. 그래도 인간인 당신이 마족과 함께 인간을 멸망시키려 한다는 건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오.”
유빈의 말에 듀크 공작의 얼굴에 조금은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후후... 그럴 수도... 굳이 자네에게 이해해 달라곤 하지 않겠네. 하지만 나로선 그다지 다른 선택이란 없었다네...”
“그럼 그자의 생각처럼 이 세상 모든 인간이 죽어도 좋다는 말이오?”
“글쎄...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것이 인간들의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내가 없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한 내가 있다고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아닐 테니...”
유빈은 공작의 말에 그의 심정을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동조하고 싶지는 않았다.
“후~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내 운명은 당신과 그자를 막는 것인 것 같으니 말이오.”
유빈의 말에 듀크공작이 고개를 들어 유빈을 바라보고는 의아한 생각에 물었다.
“자네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나? 밖에 있는 드래곤도 조만간 죽을 텐데... 아무리 드래곤이라 해도 벨트로젠님을 막을 수는 없다네. 벌써 그의 손에 죽은 드래곤의 수가 셋이나 된다네.”
유빈은 듀크 공작의 말에 놀라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저자가 그렇게 세단 말이오?”
“그렇다네. 모르긴 해도 아마 밖의 드래곤도 거의 처리 되었을 거네.”
그 말에 유빈은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소용없네. 그 족쇄는 마나를 흩어 버리는 마법 아이템으로 만든 것이라네. 결코 풀 수 없을 것이네.”
“후후. 그렇게 생각하시오?”
유빈이 순간 기를 끌어 모으자 주위로 거대한 기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그러더니 손과 발에 채워져 있던 족쇄와 쇠사슬 들이 순식간에 터져 나가며 커다란 소음을 일으켰다.
‘콰앙... ’
“헛... 어떻게...”
“비켜 주시겠소? 그녀가 위험한 것 같아서...”
듀크 공작은 유빈이 쇠사슬을 끊어내자 당황하긴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검을 뽑아 들고는 유빈의 앞을 막아섰다.
“어떻게 그걸 끊었는지 모르지만 자네를 보낼 수는 없네.”
“후~ 어쩔 수 없군요.”
유빈은 될 수 있으면 공작을 공격하고 싶진 않았지만 아이라의 걱정에 망설이지 않고 내공을 끌어 올렸다.
검을 들고 있진 않았지만 이미 유빈의 경지는 검과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겠소. 나를 보내 주시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공작의 검이었다.
어둠의 기운을 두른 투헨드 소드가 유빈의 가슴을 향해 빠르게 찔러 들어왔다.
유빈은 양 팔에 강기를 두르곤 상대의 검을 한손으로 튕겨내고 권을 내질렀다.
공작은 유빈이 맨손으로 검을 막아내자 순간 당황하여 뻗어 나오는 권에 어깨를 내주고 말았다.
‘퍼~엉.’
“크~윽...”
듀크공작이 두 걸음 물러서자 유빈은 틈을 주지 않고 안으로 파고들어 다시 한번 공작의 배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공작은 빠르게 몸을 틀어 주먹을 벗어났지만 한번 수세에 몰리자 쉽게 전세를 바꾸기 힘이 들었다.
또한 뇌옥이란 좁은 곳에서 싸움을 하다 보니 커다란 검은 그저 거추장 스러울뿐 그다지 효과 적이지 못했다.
반면 유빈은 권법에도 일가견이 있어 자유롭게 상대를 몰아 붙였다.
이내 듀크 공작은 가슴과 옆구리에 유빈의 권을 허용하고 벽에 처박히고 말았다.
“크~윽... 실력이... 더 는 것 같군...”
“그런 것 같소. 나름대로 기연이 있어서... 그럼 나는 이만 실례하겠소.”
유빈은 듀크 공작을 놔둔체 빠르게 뇌옥을 빠져 나와 밖으로 나왔다.
황실 밖으로 나오자 주위의 건물은 온통 부서지고 불타 이곳이 황궁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 였다.
유빈이 주위를 둘러보다 한곳에 시선이 멈췄다.
유빈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커다란 몸채의 드래곤이 날개가 갈기갈기 찢겨지고 그 두터운 피부가 갈라져 그곳에서 푸른 색깔의 피가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드래곤의 상태는 거의 죽음 직전의 모습이었다.
그 앞에는 벨트로젠이 드래곤의 머리를 향해 검을 찔러 넣기 직전이었다.
유빈의 눈에 강한 분노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그와 동시에 몸에서 기가 폭발하듯 피어오르고 더불어 파울리아의 힘인 어둠의 기운마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유빈의 기운에 벨트로젠이 고개를 돌려 유빈을 바라보았다.
그런 벨트로젠을 향해 유빈이 강한 어조로 말을 했다.
“거기서 손끝 하나만 움직인다면 네 놈 목숨은 그걸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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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헉~! 헉~! 힘둘당.
넘 늦었죠? 하루에 쓸수 있는 시간이 고작 일마치고 들어와 자기전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라 보니 겨우
몇일 만에 한편을 올리네요.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일을 그만 둘수도 없고.. 조금만 지나면 그나마 좀 낳아 질것 같으니 그때까지
지루 하시더라도 좀 참아주세요.
그럼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앗 혹시 다들 첫눈 보셨어요? ㅠㅠ 난 첫눈 못봤는데...
다들 즐독하시고 행복하세요.
아이라는 듀크공작의 군대를 거의 학살하다 시피하고 군대가 후퇴를 하자 주위에 탐색마법을 시전 했다.
유빈을 찾기 위해 행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빈의 기운은 탐색마법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아이라는 다급한 마음에 본채인 상태로 주위를 날아다니며 유빈의 흔적을 찾았다.
그러나 유빈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유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 나라를 통 체로 엎어 버릴 테다.’
아이라는 한참을 허공을 선회하다가 더 이상 유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로드가 있는 레어를 향해 날아갔다.
아이라는 왠지 유빈과 싸운 듀크공작이 어둠의 힘을 쓰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이라는 로드가 있는 레어가 보이자 인간의 모습을 폴리모프 한 후 입구에 내려앉았다.
아이라가 막 폴리모프를 끝내자 안에서 로드인 파이르바가 엘프의 모습으로 레어에서 나와 아이라를 맞이했다.
“어서 오게 아이라.”
“그간 안녕 하셨어요? 파이르바님.”
“그래 이곳엔 웬 일인가? 유희가 끝이 나기라도 한건가?”
“그런 건 아니고... 사실 제가 함께 다니는... 전에 제가 말씀드린 인간 때문에 찾아 왔습니다.”
“아. 그 유빈이란 인간 말인가?”
로드는 위대한 존재답게 아이라에게 한번 들은 유빈의 이름을 기억 하고 있었다.
“네. 바로 유빈 때문에 찾아 온 겁니다.”
“그래... 근데 유빈이란 인간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
파이르바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묻자 아이라는 잠시 망설이다 이내 말문을 열었다.
“네... 그에게 문제가 생겼어요. 유빈은 얼마 전 어둠의 기운을 가진 자와 대결을 했는데 상대는 어둠의 기운을 상당히 자유로이 사용을 하더군요.”
아이라는 잠시 말을 끊고 로드를 바라보았다.
파이르바는 처음엔 인간의 일이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아이라의 입에서 어둠의 기운을 가진 자의 얘기를 하니 좀 전과는 판이한 태도를 보였다.
아이라가 뜸을 들이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파이르바가 조급하게 물었다.
“그래... 유빈이란 인간과 그자가 대결을 벌였다고?”
“네. 그래요. 그자는 크라폰 제국의 듀크 공작으로 이미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죠. 거기에 어둠의 힘까지 받아 그의 능력은 가히 인간들 중 아마 적수가 없을 거 에요.”
“흠. 확실히 인간들 중엔 상대할 자가 없겠군. 하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 종족을 일방적으로 죽일 정도의 힘은 아닐 텐데. 이상하군.”
“네...? 그게 무슨...?”
“아~ 자네는 아직 모르고 있겠군. 자네가 전에 어둠의 기운을 사용하는 자가 있다고 내게 알려 왔을 때 각 종족의 로드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네. 회의 내용은 얼마 전 갑자기 한꺼번에 세 드래곤이 죽임을 당했다네.”
로드의 말에 아이라는 경악한 얼굴을 했다.
“아니... 어떻게 세 드래곤이 한꺼번에...?”
“그렇지. 사인을 조사해 보니 세 드래곤의 스케일엔 모두 하나같이 어둠의 마력이 묻어 있더군. 그래서 자네가 말한 그자와 관계가 있지 않을 까 해서 조사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네.”
“하지만 그자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드래곤을 상대하기엔 아직 부족한 듯 했는데...”
“역시... 나도 자네의 말을 듣고 그자가 한 짓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 아마 그자에게 어둠의 힘을 준 다른 자가 있겠지. 그자는 분명 마계의 마왕쯤 되는 자일 것이고... 아. 그래 유빈은 그자와 싸워서 어떻게 됐나?”
파로드는 말을 하다 문득 생각난 듯 유빈과 그자와의 싸움이 어찌 되었는지 물어왔다.
“처음엔 유빈과 듀크공작만이 대결을 했습니다. 그 결과 듀크 공작을 이기긴 했지만 유빈 역시 약간의 부상을 당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듀크 공작이 세 명의 마족을 소환하여 유빈을 상대하게 해 결국 유빈은 힘들게 그 마족 들도 소멸을 시켰지만 유빈 역시 힘을 다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급히 제가 치료 마법을 썼지만 외상은 완벽히 치료가 되었지만 유빈은 깨어나지 않았죠. 그 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유빈은 적에게 납치를 당했습니다.”
아이라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로드는 유빈이 듀크 공작과 세 마족을 물리쳤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유빈이란 자가 그렇게 강하단 말인가?”
“아마 인간들 중 유빈을 상대할 자는 그 누구도 없을 거예요. 나 역시 유빈과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어찌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니...”
자존심 강한 아이라의 입에서 상대와 싸워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자 로드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허~ 인간의 몸으로 그렇게 강해 질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이란 종족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존재인 것 같군.”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두 드래곤은 한 동안 말없이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래 내게 도움 받을 일이 무엇인가?”
아이라는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오자 내심 긴장하여 조심스럽게 로드에게 말을 했다.
“유빈이 있는 위치를 알아 낼 수 있을까요?”
“음... 글쎄... 바람의 정령 왕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바람이 머물지 않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그렇겠군요.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아이라는 내심 자신이 너무 유빈에 대한 생각으로 이성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 유희가 아닌 진정 유빈이란 인간을 생각하고 있군. 인간들 말로 사랑이라고 하던가?”
순간 아이라가 당혹한 표정을 보였다.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언제나 도도하고 조금은 도도하다 못해 건방진 모습을 일관하던 아이라가 인간들 사이에 오가는 사랑이란 말에 저토록 당황하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드의 눈에 마치 별종을 보는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한동안 로드의 눈빛을 견뎌내다 이내 아이라가 일어서며 인사를 하고 서둘러 레어를 나왔다.
‘후~ 내가 왜 이러지? 그저 유희일 뿐인데...’
하지만 아이라 역시 말처럼 그저 유희일 뿐이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라는 머리를 흔들어 이내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리고 바람의 정령왕을 만나기 위해 그린 드래곤 로드가 있는 레어로 급히 텔리포트 마법을 시전 했다.
바람의 정령왕은 그린 드래곤의 로드인 헨실리아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라는 헨실리아의 레어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텔리포트를 했다.
레어 입구로 바로 텔리포트해서 괜한 경각심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아이라가 성룡식을 할 때 인사차 한번 들르고는 처음이었다.
그린 종족답게 나무가 빼곡한 산중에 레어를 틀고 있었다.
나무 한그루마다 마치 잘 다듬어 놓은 듯 곧게 하늘로 뻗어 있어 실로 깊은 산중임을 알게 했다.
아이라는 그 곳에서 자신의 기운을 그린 로드가 알 수 있도록 조금 씩 퍼트리며 레어 쪽으로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이라가 레어에 도착하자 아이라의 기운을 느낀 헨실리아가 마중을 나왔다.
“어서 오게 로드에게 연락을 받았네.”
그린 종족답게 헨실리아는 엘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하고 있었다.
푸른 머리를 길게 묶어 사뭇 차가운 느낌을 들게 하는 인상이었으나 그런 모습이 더욱 신비감을 주었다.
“그간 안녕 하셨어요? 성룡식 후 처음 뵙네요.”
“그렇군. 천년정도 되었나....?”
“네. 아마 그쯤 되었을 거예요.”
“그렇군. 나도 이제 슬슬 수면기에 들어설 때가 된 것 같군. 아~ 내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네.”
“그렇군. 자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를 나누어 볼까?”
아이라는 헨실리아의 뒤를 따라 레어 안으로 들어갔다.
헨실리아의 레어는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단아한 멋을 풍기고 있었다.
헨실리아가 조그만 탁자에서 의자를 꺼내 아이라에게 권하고 자신도 마주 앉고는 바라보았다.
아이라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설명 하였다.
“음... 그래 인간을 찾기 위해 바람의 정령왕을 만나게 해 달란 말이군.”
“네. 저 역시 바람의 정령들을 불러 알아보았지만 그들의 능력으로는 찾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정령왕에게 부탁을 해보려고 이렇게 찾아 온거죠.”
“그렇군. 그런데 그 유빈이란 인간이 자네에게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가? 내가 알기론 자넨 누구에게 부탁 같은 건 하지 않는 성격으로 알고 있네만...?”
웃으며 말하는 헨실리아를 바라보며 아이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 역시 유빈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저 괜찮은 유희 상대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감정을 자꾸 변해버려 이젠 그저 다른 생각은 나지 않고 오로지 유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했다.
“후후~ 천하에 아이라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다니.”
아이라의 당황한 모습이 보기 좋은지 연신 미소 짓던 헨실리아가 이내 정령왕을 소완하기 시작했다.
“나의 절실한 친구여 내 부름에 그대의 모습을 보여주게.”
간단한 주문을 외우자 방 전체에 작은 돌풍이 몰아치며 그다지 많지도 않은 물건들을 모두 돌풍의 영향에 날려 빙글빙글 돌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이내 다시금 제 자리에 내려앉고 몰아치던 돌풍은 서서히 줄어들더니 그 중심에 푸른 옷을 입은 한 여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헨실리아님 오랜만에 절 찾으셨네요.”
방안의 바람은 여인이 나타나며 모두 사라졌지만 여인의 푸른 옷은 계속해서 나풀거리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윈디레나. 정말 오랜만이 구려”
“어쩐 일로 절 다 찾으셨나요?”
바람의 정령왕 윈디레나는 마치 오랜만에 만난 연인에게 투정을 부리듯 헨실리아의 옆에 앉으며 사뭇 애교스런 미소를 지었다.
“후후. 내가 부르지 않아도 그대가 올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 어찌 그리 한번 얼굴도 보여주지 않았소?”
“호호호... 그런가요? 아무튼 무슨 일 땜에 이리 오랜만에 절 찾으신 거죠?”
“아~ 인사하지 이쪽은 레드족의 아이라라고 하오.”
아이라는 그제 서야 자신을 바라보는 윈디레나를 보고는 살며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만나서 반가워요. 레드족의 아이搾箚?해요.”
“네~ 반가워요. 바람의 정령왕 윈디레나에요.”
서로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헨실리아가 아이라를 대신해 상황을 설명해주자 윈디레나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이라를 바라보았다.
마치 찾아달란 인간이 애인 이냐는 듯한 의문의 눈빛으로...
“호호... 뭐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군요. 차원이 다른 곳만 아니라면 어떤 결계가 처져있다고 해도 찾을 순 있죠. 잠시만 기다려요.”
일순 방안에 작은 바람이 일렁이더니 이내 사라졌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윈디레나는 자신의 기운을 모두 풀어 곳곳에 보네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윈디레나의 얼굴이 미소로 가득해 지더니 아이라를 향해 말을 했다.
“찾았네요.”
그 말에 아이라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며 물었다.
“그곳이 어디죠? 유빈이 있는 곳이?”
아이라의 반응에 윈디레나와 헨실리아마저 순간 의아한 얼굴로 아이라를 바라보았다.
“호호... 아주 소중한 인간인가 보군요.”
그 말에 아이라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금 트란시아 황궁의 지하에 있어요.”
아이라는 그 윈디레나의 대답을 듣자 망설이지 않고 텔리포트 주문을 외우려 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윈디레나의 말에 주문을 취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주위에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는 군요. 그것도 마왕에 버금가는...”
그러나 아이라는 윈디레나의 말을 모두 듣자 취소했던 주문을 다시 외웠다.
한편 트란시아 황궁의 지하뇌옥에 있는 유빈은 뇌옥 문으로 들어서는 듀크 공작과 벨트로젠을 보고 비로써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벨트로젠은 묶여 있는 유빈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듀크 공작을 향해 물었다.
“이자가 자신이 파블리아란 말을 했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벨트로젠은 듀크공작의 말에 다시금 유빈을 바라보고는 물었다.
“어떻게 봉인에서 빠져 나왔소?”
벨트로젠은 듀크공작이 한 말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자신이 직접 유빈을 대하자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어둠의 기운 때문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유빈은 파블리아의 정신만 소멸 시켰을 뿐 그의 힘은 유빈이 신계에 간 사이에 이미 유빈의 몸으로 모두 흡수되어 버렸기에 지금도 고스란히 몸에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벨트로젠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오직 느껴지는 기운 때문에 상대가 파블리아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빈은 결코 파블리아로 오해 받기가 싫었다.
한동안 받았던 끔직한 고통을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후. 이거 어쩌지? 파블리아가 아니라서?”
유빈의 말에 벨트로젠과 듀크 공작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 그리 놀랄 필요는 없소. 방금 전까지 파블리아란 놈이 내 몸에 있었던 건 확실 하니까.”
유빈의 말에 한동안 생각에 잠긴 벨트로젠이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 네 몸엔 파블리아가 없단 말인가?”
“그렇다.”
“그럼 그는 어디로 갔나?”
“글쎄. 내가 잠시 몸을 비운(?) 사이 그놈이 내 몸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난 여자도 아닌 놈과 한 몸을 쓰고 싶진 않아서 말이지... 아마 소멸되지 않았을까?”
유빈의 말에 벨트로젠은 놀란 눈으로 유빈을 바라보았다.
봉인에서 풀려난 파블리아도 믿기 힘들지만 그런 그를 소멸 시킨 인간도 황당스럽긴 마찬 가지였다.
어쨌든 파블리아가 소멸 됐다는 사실은 벨트로젠에겐 환영할 만한 사실이었다.
“후~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그가 소멸 됐다면 내겐 좋은 일이지...”
그때 뇌옥 안으로 열리며 기사 한명이 급하게 들어왔다.
듀크 공작이 기사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전하, 큰일 났습니다. 지금 황궁에 드래곤이 나타나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황궁이 온통 드래곤이 뿜어내는 브레스로 온통 불바다입니다.”
“뭐라고,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저... 그게 전쟁 때 본 그 드래곤인 듯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벨트로젠이 듀크공작을 향해 물었다.
“자네가 말한 그 레드 드래곤 말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흠... 자넨 이자를 지키고 있게 내가 나가서 처리하지. 크크 직접 찾아 가지 않아도 이렇게 앞에 나타나 주다니...”
벨트로젠이 뇌옥을 나가자 듀크 공작이 유빈을 향해 물었다.
“지금 자넨 나와 싸웠던 자인가?”
“그렇소.”
공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동안 말없이 유빈을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만 없으면 그 전쟁에서 승리 할 줄 알았더니 난데없이 드래곤이 나타나 일을 망가트리더니 이젠 황궁까지 쳐들어오고... 혹시 자네와 아는 사이인가?”
“그렇소. 나와 함께 다니던 마법사가가 바로 래드 드레곤이오.”
“아~ 그 여마법사...? 그렇군...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그 나이에 대 마법사라면 당연히 의심해 봐야 하는데...”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소.”
“그러게. 뭐든 내가 아는 거라면 답해 주지.”
“왜 마왕의 수하 노릇을 하는 것이오? 당신정도면 부족할 것이 하나도 없을 텐데.”
“알고 있었나? 하긴 자신의 몸에 마왕이 들어왔었다면 알 수도 있겠군.”
사실 유빈이 벨트로젠이 마왕인 것을 안건 신계에 갔을 당시 유시아나가 말을 해줘서 안 것이지 파블리아 때문에 안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어 그저 모른 척 넘어갔다.
“자넨 바르본 공작을 알고 있나?”
“본적은 없지만 들어는 봤소. 대륙 내 최고의 마법사이자 최초의 8서클 마스터인 사람이 아니오.”
“그렇네. 좀 전에 본 그 모습이 바르본 공작의 모습이라네.”
그 말에 유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빈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바르본 공작에게 정신계 마법을 당해 의지를 잃고 있었네. 그러다 그자가 마왕에게 몸을 빼앗기고 마왕이 나를 원래 되로 만들어놨지. 그리고 더불어 힘까지...”
“그렇군요. 그래도 인간인 당신이 마족과 함께 인간을 멸망시키려 한다는 건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오.”
유빈의 말에 듀크 공작의 얼굴에 조금은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후후... 그럴 수도... 굳이 자네에게 이해해 달라곤 하지 않겠네. 하지만 나로선 그다지 다른 선택이란 없었다네...”
“그럼 그자의 생각처럼 이 세상 모든 인간이 죽어도 좋다는 말이오?”
“글쎄...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것이 인간들의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내가 없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한 내가 있다고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아닐 테니...”
유빈은 공작의 말에 그의 심정을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동조하고 싶지는 않았다.
“후~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내 운명은 당신과 그자를 막는 것인 것 같으니 말이오.”
유빈의 말에 듀크공작이 고개를 들어 유빈을 바라보고는 의아한 생각에 물었다.
“자네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나? 밖에 있는 드래곤도 조만간 죽을 텐데... 아무리 드래곤이라 해도 벨트로젠님을 막을 수는 없다네. 벌써 그의 손에 죽은 드래곤의 수가 셋이나 된다네.”
유빈은 듀크 공작의 말에 놀라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저자가 그렇게 세단 말이오?”
“그렇다네. 모르긴 해도 아마 밖의 드래곤도 거의 처리 되었을 거네.”
그 말에 유빈은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소용없네. 그 족쇄는 마나를 흩어 버리는 마법 아이템으로 만든 것이라네. 결코 풀 수 없을 것이네.”
“후후. 그렇게 생각하시오?”
유빈이 순간 기를 끌어 모으자 주위로 거대한 기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그러더니 손과 발에 채워져 있던 족쇄와 쇠사슬 들이 순식간에 터져 나가며 커다란 소음을 일으켰다.
‘콰앙... ’
“헛... 어떻게...”
“비켜 주시겠소? 그녀가 위험한 것 같아서...”
듀크 공작은 유빈이 쇠사슬을 끊어내자 당황하긴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검을 뽑아 들고는 유빈의 앞을 막아섰다.
“어떻게 그걸 끊었는지 모르지만 자네를 보낼 수는 없네.”
“후~ 어쩔 수 없군요.”
유빈은 될 수 있으면 공작을 공격하고 싶진 않았지만 아이라의 걱정에 망설이지 않고 내공을 끌어 올렸다.
검을 들고 있진 않았지만 이미 유빈의 경지는 검과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겠소. 나를 보내 주시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공작의 검이었다.
어둠의 기운을 두른 투헨드 소드가 유빈의 가슴을 향해 빠르게 찔러 들어왔다.
유빈은 양 팔에 강기를 두르곤 상대의 검을 한손으로 튕겨내고 권을 내질렀다.
공작은 유빈이 맨손으로 검을 막아내자 순간 당황하여 뻗어 나오는 권에 어깨를 내주고 말았다.
‘퍼~엉.’
“크~윽...”
듀크공작이 두 걸음 물러서자 유빈은 틈을 주지 않고 안으로 파고들어 다시 한번 공작의 배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공작은 빠르게 몸을 틀어 주먹을 벗어났지만 한번 수세에 몰리자 쉽게 전세를 바꾸기 힘이 들었다.
또한 뇌옥이란 좁은 곳에서 싸움을 하다 보니 커다란 검은 그저 거추장 스러울뿐 그다지 효과 적이지 못했다.
반면 유빈은 권법에도 일가견이 있어 자유롭게 상대를 몰아 붙였다.
이내 듀크 공작은 가슴과 옆구리에 유빈의 권을 허용하고 벽에 처박히고 말았다.
“크~윽... 실력이... 더 는 것 같군...”
“그런 것 같소. 나름대로 기연이 있어서... 그럼 나는 이만 실례하겠소.”
유빈은 듀크 공작을 놔둔체 빠르게 뇌옥을 빠져 나와 밖으로 나왔다.
황실 밖으로 나오자 주위의 건물은 온통 부서지고 불타 이곳이 황궁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 였다.
유빈이 주위를 둘러보다 한곳에 시선이 멈췄다.
유빈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커다란 몸채의 드래곤이 날개가 갈기갈기 찢겨지고 그 두터운 피부가 갈라져 그곳에서 푸른 색깔의 피가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드래곤의 상태는 거의 죽음 직전의 모습이었다.
그 앞에는 벨트로젠이 드래곤의 머리를 향해 검을 찔러 넣기 직전이었다.
유빈의 눈에 강한 분노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그와 동시에 몸에서 기가 폭발하듯 피어오르고 더불어 파울리아의 힘인 어둠의 기운마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유빈의 기운에 벨트로젠이 고개를 돌려 유빈을 바라보았다.
그런 벨트로젠을 향해 유빈이 강한 어조로 말을 했다.
“거기서 손끝 하나만 움직인다면 네 놈 목숨은 그걸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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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헉~! 헉~! 힘둘당.
넘 늦었죠? 하루에 쓸수 있는 시간이 고작 일마치고 들어와 자기전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라 보니 겨우
몇일 만에 한편을 올리네요.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일을 그만 둘수도 없고.. 조금만 지나면 그나마 좀 낳아 질것 같으니 그때까지
지루 하시더라도 좀 참아주세요.
그럼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앗 혹시 다들 첫눈 보셨어요? ㅠㅠ 난 첫눈 못봤는데...
다들 즐독하시고 행복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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