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포워르의 허약체질인 아이를 내다버리는 관습은 스파르타에서 본딴게 맞습니다.다만 여기서는 스토리상 더 야만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더 비합리적으로 묘사하려고 했습니다만.......
스토리가 늘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옴에도 불구하고 또 글을 절단하게 되었습니다.자꾸 내용이 길어져서....... 잘써지면 오늘내로 다음편을 올릴수도 있습니다.
9.오토의 추억
"잘했어.아주 훌륭해.나보다 헐씬 잘하는걸?"
내일이면 수도 포키아에 도착한다.아크는 오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토에게 모든 군무를 완전히 일임하고 있었고 오토는 그것들을 모두 충실히 해냈지만 하루종일 자신을 성의 노예로 삼으면서 이런 일을 칭찬하는 아크의 말이 오토에게는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말아요!당신이 바라는 건......."
"이건 그런거하곤 상관없는거야.정말 대단해.앞으로 오토한테 다 맡겨야겠어.내가 손볼게 전혀 없군."
아크의 조교로 몸이 길들여지는 것외에 오토가 마음속깊은 곳에서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크의 칭찬을 은연중 기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런 찬사와 믿음을 네이크가 그녀에게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떠오르자 더욱더 가슴이 아팠다.
"바보같은 사람,날 조금만 믿어주었다면......"
어려서 네이크를 돕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키웠던 오토는 엉뚱하게도 공식적으로는 물론 아니었지만 남편감보다 뛰어나다는 것때문에 어이없게도 파혼을 당하자 오토는 내심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이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에는 그렇게도 장애인가 하는 후회까지 들었다.비록 네이크에 대해 애정보다는 그녀가 꿈꾸는 이상을 이루어줄수 있는 존재로서의 기대감이 더 컸지만 어려서 요조숙녀로 남편에게 사랑받던 어머니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던 오토는 어려서 검과 학문을 수련하면서도 여인으로서의 교양에 대한 학습도 결코 게을리하지 않았었다.파혼당한뒤 시골로 쫓겨가서는 검과 학문쪽에 전념하게 되었지만 그것은 이제 자신은 여자로서는 사랑받을 희망이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쪽에 흥미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포워르가 위기에 처해 오토를 불러들였으면서도 네이크의 태도는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아니,태도가 나아졌는지 확인조차 할수 없었다.네이크는 오토에게 전권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을 뿐 오토에게 달리 말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사람들은 어차피 희망도 없는 전쟁에 오토를 불러들인 것은 그녀를 신뢰해서라기보다는 자신보다 뛰어나서 미워했던 약혼녀를 전쟁에서 죽게 만들려는 네이크의 수작이라고 수근거렸다.
애써 국가에 대한 마지막 의무라고 자위하면서 군대를 지휘해 유리아군과 싸우면서도 오토는 자신을 신뢰해주지 않는 네이크가 야속했다.여자의 몸으로 높은 수준의 검술뿐아니라 박학다식한 그녀의 재능을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지만 그런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토를 여자로 보질 않았다.아버지와 어머니같은 잉꼬부부를 동경하던 오토는 반려자인 네이크가 그런 자신의 재능을 플러스요소로 보아주길 바랬지만 거꾸로 그것때문에 파혼을 당하게 된것이 마음의 상처였고 자신보다 오토가 뛰어난 부분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아크의 모습이 의외로 오토에게는 신선하게 보였다.
"그럼 상을 줘야겠지?"
"그럼 그렇지........"
음심을 가득 품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크를 보면서 오토는 한숨을 내쉬었다.아크가 저러는 것은 오토가 자신이 마음대로 능욕할수 있는 처지라는 것에서 더욱더 쾌감을 높이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오토는 아크의 희롱을 기다렸다.아직까지 처녀는 취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아크의 먹이가 될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면서도 아크가 주는 쾌락에 길들여져가는 자신의 몸을 느낄때면 오토는 그대로 숨을 끊어 버리고만 싶었다.
비슷한 시각,유리아에 점령되어 흡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로키안 서부지역에서는 하나의 참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꺄아악!"
"사,살려 주세......으아악!"
고작해야 10가구가 될까말까한 외진 시골마을은 갑자기 나타난 무법자들에 의해 쑥대밭이 되고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무법자들에 의하여 끌려나와서 한곳에 모였다.
"이 반역자들같으니,감히 유리아의 침략자들에게는 세금을 바치면서 우리 해방군에게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못하겠단 말이냐?그렇다면 모조리 죽여주마!"
"나으리,살려주십쇼.그걸 전부다 가져가시면 저희는 어떻게 먹고 살란 말입니까?세금은......"
마을사람들중 가장 연장자의 변명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잔인한 무법자의 칼이 단번에 목을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더 변명할 말이 있느냐?조국의 은혜를 잊어 버리고 유리아에 빌붙은 반역자들아!"
"아,알겠습니다.다 가져가십시오.제,제발 목숨만......"
백성들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어도 일단은 목숨은 건져야 할 일이다.추수가지 얼마되지 않은 곡식들을 내년에 파종할 씨앗도 남기지 않고 마구 빼앗아 수레에 실으면서 무뢰한들은 의기양양했다.
"진작 이랬으면 우리도 거칠게 대하지 않았을 거 아니냐?나중에 로키안이 해방되면 너희들의 공을 잊지 않으마."
로키안해방?현재 형식적으론 살아남아 있지만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는 로키안서부에서 건너온 이들은 이미 기능이 마비되어 버리다시피한 기사학교에서 소드유저중,하급정도의 수준에서 뛰어나와서는 현실에 절망해서 동쪽으로 건너온 자들로서 로키안해방을 목표로 한다면서 설치고 있지만 사실은 정작 유리아군에게 덤벼들지는 못하고 힘없는 백성들에게 <유리아에 굴복한 반역자>란 죄목을 씌워 마구잡이의 살육을 벌이고 약탈이나 해대고 있는 이미 귀족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산적들에 불과했다.
"흐흠,네년은 그러고 보니 제법 얼굴이 반반하구나.너에게 순결을 값지게 바칠 기회를 줄테니까 고맙게 여겨라."
"아,안됩니다!딸아이만은....으악!"
"아버지!"
딸의 얼굴을 보고 음욕에 빠진 자칭 해방군의 표정을 보고 기겁해서 덤벼들던 아버지는 단칼에 숨이 끊어졌다.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에 절규하는 처녀의 몸을 폭한들이 막 덮치려는 순간이었다.
"즐기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그렇게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다가는 곤란해질겁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비아냥이 담긴 목소리에 놀라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모였고 한 외팔이 검사의 모습을 발견한 로키안해방군은 일제히 검을 겨누면서 소리쳤다.
"웨,웬놈이냐!"
"보나마나 유리아의 개다!어서 없애 버려!"
로키안해방군은 겨우 여섯명이었지만 그래도 마나를 다룰줄 아는 소드유저급이상의 검사들이었다.그러나 일제히 덤벼들었으면서도 이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왼손으로 검을 사용하는 외팔이검사에게 차례로 제압당해 버렸다.
"사,살려주시오."
마을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거칠게 대했으면서도 로키안해방군이라는 무뢰한들은 의문의 검사에게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이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한심한 모습은 아니었다.조국의 한심한 모습에 점령지로 건너가 유리아와 싸우겠다고 백명의 동료들을 모아서 몰래 강을 건너서 유리아에 점령된 동부로 건너올때까지만 해도 장차 로키안을 되찾을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억세게도 재수가 없었다.작년에 소규모기습에 당했던 군량수송부대의 일이후 제국 최고위층군인들의 닥달을 받은 유리아군은 처음부터 이들의 도하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때려잡기 위해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에 불과했고 유리아군의 포위망에 걸려든 이들은 백명중 그래도 몇안되는 익스퍼트급은 거의 전사하고 피래미급 열댓명정도가 겨우 살아남기는 했지만 이들의 처지는 절망적이었다.
그래도 살아남은 이들몇몇은 자신들이 알고지내던 지방영주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려고 했으나 이미 유리아로 말을 바꿔탄 그들은 행여 그들과 연관이 될까봐 겁이나서 쫓아내는 정도는 양반이고 그들을 잡아 유리아에 넘기려고까지 했다.백성들역시 그들을 전혀 돕지 않자 현실에 절망한 이들은 차츰 산적으로 전락해간 것이었다.그리고 그런 타락한 생활은 점점 그들이 나름대로 가지고 있던 자부심같은 것도 천천히 희미해지게 만들고 힘없는 백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분풀이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외팔이 검사는 그런 로키안해방군의 애원에 별로 반응이 없었다.그는 곧 몸을 돌려서는 마을사람들을 닥치는대로 학살하기 시작했다.최소한 익스퍼트급이상인 남자의 검에 50여명남짓의 마을사람들은 도망치는 어린애들까지 모조리 죽음을 당했다.그 잔인한 모습에 해방군이란 이름을 걸고 갖은 폭력을 행사해온 로키안기사들도 그 잔인한모습에 전율했다.마지막 한사람까지 확실히 죽인 의문의 남자가 검에 묻은 피냄새를 맛있는음식의 냄새라도 맡듯이 향긋하게 맡는 모습에 벌벌떨고 있는 로키안기사들에게 다가왔다.
"비슷한 취미를 가지신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군요.여러분이 하시려는 일에 저를 함께 해주시지 않겠습니까?수입은 반반씩 나누기로 하고 말입니다."
"취,취미라니.우리는 로키안영토의 회복을 위해서 유리아와 투쟁을........"
자신들을 죽이지는 않겠다는듯한 태도에 조금 기운이 났는지 기사중 한명이 루벤스가 억지스러운 반박을 했지만 의문의 남자,바로 포워르에서 레나에게 한팔을 잘리고 외팔이가 되었던 하재크는 그저 싱글거릴 뿐이었다.
"그런가요?그럼 여러분의 <투쟁>에 저를 고용해주시는 것으로 하지요.그리고 그 전리품의 일부를 제게 조금 지급해주는 것으로 말입니다.그대신에 여러분의 전투에 저를 고문관으로 사용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로키안해방군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눈앞의 남자는 자신들전부를 손쉽게 죽일 능력이 있었고 어차피 자신들로선 더 나빠질 일도 없었다.하재크는 제안을 수락하는 로키안해방군과 함께 마을의 남은 식량과 쓸만한 물건들을 모조리 털어서 수레에 실은다음 마을을 불태워버리고 함께 떠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 계집,정말 마스터급일까?그때는 너무 엉겁결에 당했으니........ 이번에 이놈들을 이용해서 그라치오니가 시킨일들을 하다보면 뭔가 좀더 자세한 일들을 알수있는 기회를 잡을수 있겠지."
한편 포워르에서는........
"흐으윽......."
오토는 의자에서 손이 뒤로 묶인 채 스물스물 가슴에서 올라오는 감각때문에 미쳐버릴것만 같았다.아크가 조금 발라둔 소프젤리(*1)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오토의 가슴에 달라붙어서는 몸의 성감을 자극하고 있었고 그 강렬한 자극으로 몸이 뜨거워진 오토의 헐떡거리는 신음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고 그 자극으로 흥분한 오토의 젖꼭지는 어느새 크게 부풀어 있었다.
오토는 몸안에서 끓어오르는 감각을 이겨내보려고 입술을 깨물었지만 아예 힘조차 느껴지지 않았다.자꾸 커져만 가는 가슴의 쾌감에 몸부림치고 있는 아크가 오토에게 속삭였다.
"기분좋은가보군.만져줄까?"
"이,이런거......"
오토는 필요없다고 외치려고 했지만 가슴에서 퍼져나가는 쾌감때문에 말을 끝맺지 못했다.그런 오토의 가슴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면서 주물러대자 오토는 몸을 크게 뒤틀면서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다.
"놔,놔 줘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오토는 속으로는 아크가 더 강하게 주물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피어나는 자신을 혐오하고 있었다.그런 오토를 비웃듯이 아크가 소프젤리로 잔뜩 흥분이 고조된 젖꼭지에 뜨거운 숨결을 훅훅 불어대자 비명을 질렀다.
"하,하아악!그,그만해......"
"그래?그럼 그만하지 뭐."
아크는 움직임을 멈추자 오토는 이번에는 공허함을 느꼈다.속마음을 꿰뚫어보듯 능글맞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크의 시선에 오토는 수치감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것보다 채워지지 않는 쾌락의 안타까움이 더 컸다.피부에 달라붙어 미끈거리면서 쾌감을 들끓게 하는 소프젤리의 자극에 미쳐버릴것같던 오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으으으......저어,저어어......"
몸이 달아오르면서도 결정적인 쾌감을 받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던 오토가 간절한 눈빛으로 아크를 바라보면서 말을 더듬었지만 아크는 잔인했다.욕정을 참지 못하고 몸을 흔들어대는 오토에게 아크가 물었다.
"저어라니?바라는게 뭔지 확실히 말해봐.오토한테 상을 주려면 제대로 바라는 걸 해줘야지."
"으으응......제,제 가슴을 만져주세요..........."
욕정을 참지 못하고 부탁을 한뒤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 오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부끄러움보다는 채우지 못하는 욕정의 갈망이 더 컸다.그런 오토의 가슴을 여체에 익숙한 아크의 손가락이 휘감으면서 익숙하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흐으응.....흐으으........"
아크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부드럽게 오토의 탱탱한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휘감으면서 손바닥으로 매끄러운 가슴의 살결을 자극했다.오토의 젖꼭지는 한계까지 단단해져서는 잔뜩 흥분한 상태에서 아크가 손가락끝으로 젖꼭지를 비벼대자 오토는 크게 몸을 떨면서 절정에 달해 버렸다.
"꺄아아아.........."
가슴을 애무당하는 것만으로 절정에 달한 오토의 하체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다.아크는 그런 오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욕정이 식어가면서 오토는 이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몸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다음날,아크는 뜻밖에 포워르수도로 출발하지 않고 부하들만을 보냈다.아크가 뭘하려는지 짐작을 할수가 없어서 불안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오토에게 아크가 따라오라는 눈짓을 했다.아크가 데려간 뒤쪽의 막사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본 오토는 뜻밖의 표정을 지었다.여태 밤이외에는 만난적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당신은....."
"그때 해보고 싶으시다는 걸 도와드리러 왔어요."
"네에,잘 하셨어요."
자신이 아크에게 조교당할때 언제나 즐거운 표정으로 그를 돕고 있는 빨간 머리메이드는 그녀에게 혐오스럽고 무서운 존재였지만 지금 검을 수련하기 시작하면서 별로 들어와본적이 없던 취사장에서 요리에 몰두하고 있던 오토는 루시라는 이 메이드의 칭찬이 그렇게 기쁠수가 없었다.
후라이팬에 버터를 살짝 바른 다음 뼈를 발라낸 다음 껍질을 벗겨 얇게 저며내서 세토막 낸 생선을 너무 익히지 않고 노릇노릇하게 살짝 구워내는 것은 의외로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머리가 총명한 오토는 두번의 실패만에 성공했다.
그다음 양파를 사과와 함께 볶아서 꿀과 포도주,설탕을 섞어서 볶아낸것을 생선과 함께 접시에 담고 채소와 연어알로 꾸민 다음 소스를 부어 요리를 다 꾸민 오토가 행복한 표정을 짓자 루시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머,주인님께 드리는게 그렇게 기쁘시다니 저도 너무 기뻐요."
"그런거 아니에요!그 호색....."
화가 치밀어서 루시의 말에 반박했던 오토는 곧 말을 멈추고 머뭇거렸다.어쨋든 이 요리를 만들어낸것은 루시의 덕분이었기 때문이다.오토는 생선요리를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진짜.... 맛있게 잘 한건가?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것처럼......"
오토가 취사장에서 요리를 하게 된것은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며칠전 아크가 떠넘긴 군무를 처리한것을 보여주러 갔던 오토는 아크가 다른여자들과 정사를 벌이고 있는 동안 루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오토는 루시에 대해 잘은 몰라도 최소한 상당한 수준의 강자라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도대체 그런 강자가 왜 메이드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어본 오토에게 루시는 다만 싱글거리면서 <주인님께 봉사하는 게 즐거우니까요>라고 말할 뿐이었다.
"당신정도의 강함이라면 뭘해도......"
루시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소리치려던 오토지만 루시말고도 핑크의 마녀라고까지 불리는 최강의 대마법사라는 사라,그랜드 소드 마스터라고 불리는 최강의 소드마스터 아테나,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하는 캐서린까지 마치 별 차이가 없다는 듯 마음껏 희롱하는 아크에게 질려버렸던 참이라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거기다 날마다 성감이 높아져 가는 자신의 몸을 느끼면서 자신도 곧 저렇게 변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밀려오자 오토는 힘이 빠져서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글쎄요.저는 강함이니 그런것따위보다는 주인님께 모든것을 바쳐 봉사하는 게 더 중요하답니다.다만 요즘에는 주인님께 맛있는 요리를 못해드려서 좀 속상해요."
"?"
요리이야기에 오토가 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루시는 미소를 지으면서 설명해주었다.아크는 전투도중에는 자기 여자들과 즐기는 건 몰라도 음식만큼은 병사들과 똑같이 먹는다.그것은 아크의 아버지인 얀대제때부터 군율로 확실히 정착시킨 것으로 황제에게조차 예외가 없었는데 아크는 아직 포워르와 결판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루시에게 특식준비를 못하게 했다.언제나 주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루시에게 본국에서 요리재료를 챙겨오지 못하는 것은 속상한 일이었다.
"저어..... 혹시 카르비어 양파요리도 할줄아나요?"
"카르비어?아,그 플로린의 생선요리 말인가요,물론할줄 아는데요?"
루시의 대답에 잠시 머뭇거리던 오토는 조금 얼굴을 히면서 나중에 그 요리를 가르쳐 주겠느냐고 물었다.욕정에 익숙해져가는 몸뚱이와 아크에 대한 증오의 괴리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던 오토가 이런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루시에게 뜻밖이었으나 어차피 오토는 자신의 <마님>이 될분이었고 부탁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루시가 그러겠다고 하자 오토는 잠시 자신의 처지도 잊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휴우..... 배워봐야 과연 그옛날처럼 아버지와 함께 이 맛을 즐길수 있는 날이 올까?"
남쪽나라출신인 오토의 어머니 클라라는 부패하기로 유명한 플로린의 귀족출신이면서도 시집와서 사치를 부리지도 않았지만 한가지 식도락만은 즐겼는데 그것이 <카르비어 양파요리>였다.플로린은 해운국에다 비옥한 곡창지대를 가지고 있는만큼 물산이 풍부해서 여러가지 요리가 발달했는데 카르비어라는 생선을 이용한 이 요리는 플로린에서는 고급요리라도 아주 희귀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륙국가라 바다생선은 전량 수입해야 하는 포워르에선 대단히 비싼 요리였다.그러나 명색이 왕의 사촌인 오토의 아버지 케셀링이 그정도도 못할리는 없었고 아내를 극진히 사랑했던 케셀링은 매일이라도 아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기 위해 요리사를 새로 구하려고 했으나 클라라는 요리사를 새로 구하는 것을 사양하고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서 두달에 한번씩만 이것을 남편과 함께 즐길 뿐이었다.클라라는 귀족이라고 해서 손에 물하나 묻히려고 하지 않는 여인이 아니었고 이곳에 시집오기 전에 직접 요리를 배우기까지 했던 것이다.
두달마다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가 직접 요리한 카르비어요리를 즐기는 날은 오토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의 하나였지만 어머니가 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마음에 충격을 받아 죽은 뒤 오토는 카르비어를 즐기지 못했다.아니,즐길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리고 아내가 자신때문에 죽었다고 자책하던 아버지 케셀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장으로 나가기 전에 어머니의 죽음뒤 서먹서먹한 감정을 이어가던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었던 오토는 갑자기 아버지와 카르비어요리가 먹고 싶어졌으나 아쉽게도 그녀는 이 요리를 할줄 몰랐다.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요리는 굽는시간과 소스를 만드는데 약간 테크닉이 필요한데 오토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때는 아직 어린 편이었고 영지에 이 요리를 할줄아는 요리사도 없었던 것이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충동적으로 루시에게 요리하는 법을 물어본 오토였지만 사실 요리를 배워봐야 아버지와 먹을 기회가 생길지는 의문이었다.죽을 확률이 많은 전장으로 자신을 보낸 아버지다.나이탓에 이제는 검을 다루기도 힘들어 직접 싸우러오지는 못했지만 포워르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아버지가 아크에게 농락당하는 자신을 보면 수치를 이기지 못해 그대로 자살할지도 몰랐다.
충동적으로 말을 던져 놓고 까먹고 있던 오토는 갑자기 루시가 자신을 보자마자 취사장으로 들어와서는 카르비어 요리를 가르치기 시작하자 황당했지만 어머니의 생각이 떠올라서 요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어린시절 어머니와 먹었던 것과 비슷한 모양에 오토는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어졌다.
"이작자가 내가 요리가 하고 싶은 줄 알았나?"
요리할때는 어머니의 생각에 기분이 좋았던 오토였지만 이 요리를 처음 맛보는 자가 아크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그런데 뜻밖에 루시가 오토가 만든 요리의 상태를 확인한다음 미소를 지으면서 카르비어접시를 다른 용기안에 집어넣자 의아해졌다.이 용기는 특정장소에서만 먹을수 있는 신선한 음식을 귀족들이 배달받을때 사용하는 마법용기였고 밖에서 기다릴 아크가 이것을 먹으리라고 생각한 오토는 어리둥절했다.
"뭐하는거죠?"
"다 됐어?그럼 출발하자구."
아크의 재촉에 오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취사장밖으로 나와서는 제대로 갑주를 갖춰입었다.아크와 오토등이 어딘가로 떠나려하자 근위기사단장인 헨더슨이 이끄는 근위기사단이 아크를 호위했다.
"도대체 어디로 가려는건가요?"
"오토가 그 요리를 먹이고 싶어하는 분을 뵈러."
"뭐라구요?"
오토를 수도로 불러들이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수도근처의 영지를 돌려받은 아버지는 어머니와 어릴때 살았던 고향으로 되돌아갔고 그영지는 수도근처였는데 바로 현 주둔지 근처였다.오토는 어이가 없다는듯이 아크를 바라보며 할말을 찾지 못했다.
"도,도대체........."
그러나 아크는 오토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근위기사단과 일부병력외에는 황제의 행차치고는 극히 소규모인 아크의 병력이 행군하는 도중 오토는 행렬끝에서 따라오는 좀 어울리지 않는 허름한 수레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저사람들은 왜 데려온건가요!"
오토는 뒤에 끌려오는 사람들이 바로 아크가 자신을 협박하는데 사용했던 유리아군에게 돌을 던져서 죄를 짓고 잡혔다는 사람들이었다.아주 성난 기세였지만 아크는 이미 빛의 정령과 바람의 정령으로 주변의 소리와 영상을 교란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오토의 표정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아,저사람들도 오토의 아버님을 뵙고 싶어할 것 같아서."
"이 악당!지옥에나 떨어져 버려!"
아크가 자신과 아버지의 추억을 이용해서 아버지를 회유하려고 한다고 짐작하고 화가 치밀어있던 오토는 저사람들을 또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을 깨닫고 분노했다.그러나 증오가 담긴 독설을 퍼붓는 오토의 기세에도 아크는 태연했다.
"원하는 걸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주의라서."
"이,이 더러운........."
오토가 제대로 분노를 쏟아부을 틈도 없이 어느새 행렬은 오토의 아버지 케셀링의 저택에 도착했다.케셀링이 작위를 빼앗기고 좌천당한 후 관리자도 없이 황량해졌던 영지는 제대로 된 성은 고사하고 간신히 예전에 어머니가 요양하던 별장하나가 간신히 남아 있어 임시로 저택으로 쓰고 있는 형편이었다.저택근처에서 말에서 내린 아크가 뻔뻔한 표정으로 오토에게 말했다.
"오토도 저사람들과 인사라도 하는게 어떨까?관계가 없는 사이도 아닌데 말야."
오토의 귀에는 아크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다만 아크의 면상을 보기가 싫어서 주민들쪽으로 다가갔다.
"더러운 자식,저따위 인간의 손에서 그렇게 음탕한 모습을 보였다니,나는........"
"오토 아가씨!정말 훌륭하게 자라나셨군요.클라라 마님도 정말 가엾으시지,오토 아가씨가 이렇게 자라난 모습을 보지 못하시다니........"
수레에 실려온 백발의 노인이 자신에게 무릎을 끓으면서 눈물을 글썽이자 오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던 것이다.
"어머님을 아시나요?"
"아씨,저 헨몬입니다."
"헨몬 아저씨?"
헨몬은 바로 십수년전 오토의 어머니 클라라의 명으로 허약체질이라고 해서 들판에 버려졌던 아이들을 몰래 주워서 키웠던 것이 발각되어 원래는 집사장이었지만 최하급의 노예의 신분으로 떨어져서 포워르에서도 중한 죄를 지은 사람들만 보낸다는 극지 아이스랜드근처의 땅으로 보내졌던 사람이었다.그런 사람이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으니 오토는 놀라움을 금할수가 없었다.
"아,아저씨가 어떻게........"
"영주님의 덕에 아이스랜드근처로 보내지는 것은 피할수 있었지요.아,이 아이들이 바로 클라라마님덕에 목숨을 건졌던 아이들이랍니다.그때는 갓난아기들이었지만 이렇게 건강히 자라났지요.이제 유리아황제폐하덕분에 고향에서 다시 정착....."
"잠깐!그게 무슨 소리에요!"
오트는 헨몬의 말을 이해할수가 없었다.유리아군에 돌을 던진 죄목으로 잡혀왔다는 아이들이 십수년전에 아버지의 명으로 죽었던 아이들이라니?놀라서 아크에게 시선을 돌린 오토의 눈에 백발이 성성한 아버지 케셀링과 맞서고 있는 아크의 모습이 들어왔다.근위기사들은 아크의 명으로 멀찍이 떨어져 있고 아크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버지 케셀링의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갑자기 케셀링의 몸이 비틀거리자 오토가 달려와 황급히 아버지를 부축했다.
"아,아버지.도대체........"
오토로서는 도대체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아버지를 끌어안고 있는 오토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아크가 말했다.
"그럼 잠깐 부녀의 이야기를 나누시죠.오토가 직접 만든 추억의 요리를 즐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아크는 근위기사단을 데리고 다시 돌아가 버렸다.아버지를 모시고 저택안으로 들어간 오토는 도대체 어떻게 된 사정인지 다그쳤다.
"아버지!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전부 설명해주세요!"
오토의 재촉에 고개를 떨구고 있던 케셀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1)아크가 과거 대륙평화회담도중 혼이 났던 유바슬라임,일명 헬슬라임이 죽을 뻔하기 직전에 강렬한 성적자극을 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앤을 시켜서 만들어낸 물건,헬슬라임과 같은 키메라 생명체가 아니라 단지 그 미끈거리는 몸이 사람의 몸에 주던 강렬한 성적자극만을 재현한 이것은 일단 몸에 바르면 그 부위의 성감을 극도로 자극한다.마치 살결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강하게 흡인력을 발휘하면서 사람을 자극하는 이 물질이 헬슬라임과 다른 점은 성감을 미칠듯이 자극하면서도 몸의 건강에는 오히려 좋은 작용을 한다
ps.처음에 나오는 생선요리는 실제로 프랑스의 생선요리조리과정을 본따서 만든겁니다.저도 먹어본적은 없습니다만......^^;;실제로는 광어를 사용한다는군요.
포워르의 허약체질인 아이를 내다버리는 관습은 스파르타에서 본딴게 맞습니다.다만 여기서는 스토리상 더 야만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더 비합리적으로 묘사하려고 했습니다만.......
스토리가 늘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옴에도 불구하고 또 글을 절단하게 되었습니다.자꾸 내용이 길어져서....... 잘써지면 오늘내로 다음편을 올릴수도 있습니다.
9.오토의 추억
"잘했어.아주 훌륭해.나보다 헐씬 잘하는걸?"
내일이면 수도 포키아에 도착한다.아크는 오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토에게 모든 군무를 완전히 일임하고 있었고 오토는 그것들을 모두 충실히 해냈지만 하루종일 자신을 성의 노예로 삼으면서 이런 일을 칭찬하는 아크의 말이 오토에게는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말아요!당신이 바라는 건......."
"이건 그런거하곤 상관없는거야.정말 대단해.앞으로 오토한테 다 맡겨야겠어.내가 손볼게 전혀 없군."
아크의 조교로 몸이 길들여지는 것외에 오토가 마음속깊은 곳에서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크의 칭찬을 은연중 기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런 찬사와 믿음을 네이크가 그녀에게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떠오르자 더욱더 가슴이 아팠다.
"바보같은 사람,날 조금만 믿어주었다면......"
어려서 네이크를 돕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키웠던 오토는 엉뚱하게도 공식적으로는 물론 아니었지만 남편감보다 뛰어나다는 것때문에 어이없게도 파혼을 당하자 오토는 내심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이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에는 그렇게도 장애인가 하는 후회까지 들었다.비록 네이크에 대해 애정보다는 그녀가 꿈꾸는 이상을 이루어줄수 있는 존재로서의 기대감이 더 컸지만 어려서 요조숙녀로 남편에게 사랑받던 어머니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던 오토는 어려서 검과 학문을 수련하면서도 여인으로서의 교양에 대한 학습도 결코 게을리하지 않았었다.파혼당한뒤 시골로 쫓겨가서는 검과 학문쪽에 전념하게 되었지만 그것은 이제 자신은 여자로서는 사랑받을 희망이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쪽에 흥미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포워르가 위기에 처해 오토를 불러들였으면서도 네이크의 태도는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아니,태도가 나아졌는지 확인조차 할수 없었다.네이크는 오토에게 전권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을 뿐 오토에게 달리 말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사람들은 어차피 희망도 없는 전쟁에 오토를 불러들인 것은 그녀를 신뢰해서라기보다는 자신보다 뛰어나서 미워했던 약혼녀를 전쟁에서 죽게 만들려는 네이크의 수작이라고 수근거렸다.
애써 국가에 대한 마지막 의무라고 자위하면서 군대를 지휘해 유리아군과 싸우면서도 오토는 자신을 신뢰해주지 않는 네이크가 야속했다.여자의 몸으로 높은 수준의 검술뿐아니라 박학다식한 그녀의 재능을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지만 그런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토를 여자로 보질 않았다.아버지와 어머니같은 잉꼬부부를 동경하던 오토는 반려자인 네이크가 그런 자신의 재능을 플러스요소로 보아주길 바랬지만 거꾸로 그것때문에 파혼을 당하게 된것이 마음의 상처였고 자신보다 오토가 뛰어난 부분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아크의 모습이 의외로 오토에게는 신선하게 보였다.
"그럼 상을 줘야겠지?"
"그럼 그렇지........"
음심을 가득 품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크를 보면서 오토는 한숨을 내쉬었다.아크가 저러는 것은 오토가 자신이 마음대로 능욕할수 있는 처지라는 것에서 더욱더 쾌감을 높이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오토는 아크의 희롱을 기다렸다.아직까지 처녀는 취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아크의 먹이가 될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면서도 아크가 주는 쾌락에 길들여져가는 자신의 몸을 느낄때면 오토는 그대로 숨을 끊어 버리고만 싶었다.
비슷한 시각,유리아에 점령되어 흡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로키안 서부지역에서는 하나의 참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꺄아악!"
"사,살려 주세......으아악!"
고작해야 10가구가 될까말까한 외진 시골마을은 갑자기 나타난 무법자들에 의해 쑥대밭이 되고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무법자들에 의하여 끌려나와서 한곳에 모였다.
"이 반역자들같으니,감히 유리아의 침략자들에게는 세금을 바치면서 우리 해방군에게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못하겠단 말이냐?그렇다면 모조리 죽여주마!"
"나으리,살려주십쇼.그걸 전부다 가져가시면 저희는 어떻게 먹고 살란 말입니까?세금은......"
마을사람들중 가장 연장자의 변명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잔인한 무법자의 칼이 단번에 목을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더 변명할 말이 있느냐?조국의 은혜를 잊어 버리고 유리아에 빌붙은 반역자들아!"
"아,알겠습니다.다 가져가십시오.제,제발 목숨만......"
백성들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어도 일단은 목숨은 건져야 할 일이다.추수가지 얼마되지 않은 곡식들을 내년에 파종할 씨앗도 남기지 않고 마구 빼앗아 수레에 실으면서 무뢰한들은 의기양양했다.
"진작 이랬으면 우리도 거칠게 대하지 않았을 거 아니냐?나중에 로키안이 해방되면 너희들의 공을 잊지 않으마."
로키안해방?현재 형식적으론 살아남아 있지만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는 로키안서부에서 건너온 이들은 이미 기능이 마비되어 버리다시피한 기사학교에서 소드유저중,하급정도의 수준에서 뛰어나와서는 현실에 절망해서 동쪽으로 건너온 자들로서 로키안해방을 목표로 한다면서 설치고 있지만 사실은 정작 유리아군에게 덤벼들지는 못하고 힘없는 백성들에게 <유리아에 굴복한 반역자>란 죄목을 씌워 마구잡이의 살육을 벌이고 약탈이나 해대고 있는 이미 귀족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산적들에 불과했다.
"흐흠,네년은 그러고 보니 제법 얼굴이 반반하구나.너에게 순결을 값지게 바칠 기회를 줄테니까 고맙게 여겨라."
"아,안됩니다!딸아이만은....으악!"
"아버지!"
딸의 얼굴을 보고 음욕에 빠진 자칭 해방군의 표정을 보고 기겁해서 덤벼들던 아버지는 단칼에 숨이 끊어졌다.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에 절규하는 처녀의 몸을 폭한들이 막 덮치려는 순간이었다.
"즐기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그렇게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다가는 곤란해질겁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비아냥이 담긴 목소리에 놀라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모였고 한 외팔이 검사의 모습을 발견한 로키안해방군은 일제히 검을 겨누면서 소리쳤다.
"웨,웬놈이냐!"
"보나마나 유리아의 개다!어서 없애 버려!"
로키안해방군은 겨우 여섯명이었지만 그래도 마나를 다룰줄 아는 소드유저급이상의 검사들이었다.그러나 일제히 덤벼들었으면서도 이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왼손으로 검을 사용하는 외팔이검사에게 차례로 제압당해 버렸다.
"사,살려주시오."
마을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거칠게 대했으면서도 로키안해방군이라는 무뢰한들은 의문의 검사에게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이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한심한 모습은 아니었다.조국의 한심한 모습에 점령지로 건너가 유리아와 싸우겠다고 백명의 동료들을 모아서 몰래 강을 건너서 유리아에 점령된 동부로 건너올때까지만 해도 장차 로키안을 되찾을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억세게도 재수가 없었다.작년에 소규모기습에 당했던 군량수송부대의 일이후 제국 최고위층군인들의 닥달을 받은 유리아군은 처음부터 이들의 도하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때려잡기 위해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에 불과했고 유리아군의 포위망에 걸려든 이들은 백명중 그래도 몇안되는 익스퍼트급은 거의 전사하고 피래미급 열댓명정도가 겨우 살아남기는 했지만 이들의 처지는 절망적이었다.
그래도 살아남은 이들몇몇은 자신들이 알고지내던 지방영주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려고 했으나 이미 유리아로 말을 바꿔탄 그들은 행여 그들과 연관이 될까봐 겁이나서 쫓아내는 정도는 양반이고 그들을 잡아 유리아에 넘기려고까지 했다.백성들역시 그들을 전혀 돕지 않자 현실에 절망한 이들은 차츰 산적으로 전락해간 것이었다.그리고 그런 타락한 생활은 점점 그들이 나름대로 가지고 있던 자부심같은 것도 천천히 희미해지게 만들고 힘없는 백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분풀이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외팔이 검사는 그런 로키안해방군의 애원에 별로 반응이 없었다.그는 곧 몸을 돌려서는 마을사람들을 닥치는대로 학살하기 시작했다.최소한 익스퍼트급이상인 남자의 검에 50여명남짓의 마을사람들은 도망치는 어린애들까지 모조리 죽음을 당했다.그 잔인한 모습에 해방군이란 이름을 걸고 갖은 폭력을 행사해온 로키안기사들도 그 잔인한모습에 전율했다.마지막 한사람까지 확실히 죽인 의문의 남자가 검에 묻은 피냄새를 맛있는음식의 냄새라도 맡듯이 향긋하게 맡는 모습에 벌벌떨고 있는 로키안기사들에게 다가왔다.
"비슷한 취미를 가지신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군요.여러분이 하시려는 일에 저를 함께 해주시지 않겠습니까?수입은 반반씩 나누기로 하고 말입니다."
"취,취미라니.우리는 로키안영토의 회복을 위해서 유리아와 투쟁을........"
자신들을 죽이지는 않겠다는듯한 태도에 조금 기운이 났는지 기사중 한명이 루벤스가 억지스러운 반박을 했지만 의문의 남자,바로 포워르에서 레나에게 한팔을 잘리고 외팔이가 되었던 하재크는 그저 싱글거릴 뿐이었다.
"그런가요?그럼 여러분의 <투쟁>에 저를 고용해주시는 것으로 하지요.그리고 그 전리품의 일부를 제게 조금 지급해주는 것으로 말입니다.그대신에 여러분의 전투에 저를 고문관으로 사용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로키안해방군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눈앞의 남자는 자신들전부를 손쉽게 죽일 능력이 있었고 어차피 자신들로선 더 나빠질 일도 없었다.하재크는 제안을 수락하는 로키안해방군과 함께 마을의 남은 식량과 쓸만한 물건들을 모조리 털어서 수레에 실은다음 마을을 불태워버리고 함께 떠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 계집,정말 마스터급일까?그때는 너무 엉겁결에 당했으니........ 이번에 이놈들을 이용해서 그라치오니가 시킨일들을 하다보면 뭔가 좀더 자세한 일들을 알수있는 기회를 잡을수 있겠지."
한편 포워르에서는........
"흐으윽......."
오토는 의자에서 손이 뒤로 묶인 채 스물스물 가슴에서 올라오는 감각때문에 미쳐버릴것만 같았다.아크가 조금 발라둔 소프젤리(*1)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오토의 가슴에 달라붙어서는 몸의 성감을 자극하고 있었고 그 강렬한 자극으로 몸이 뜨거워진 오토의 헐떡거리는 신음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고 그 자극으로 흥분한 오토의 젖꼭지는 어느새 크게 부풀어 있었다.
오토는 몸안에서 끓어오르는 감각을 이겨내보려고 입술을 깨물었지만 아예 힘조차 느껴지지 않았다.자꾸 커져만 가는 가슴의 쾌감에 몸부림치고 있는 아크가 오토에게 속삭였다.
"기분좋은가보군.만져줄까?"
"이,이런거......"
오토는 필요없다고 외치려고 했지만 가슴에서 퍼져나가는 쾌감때문에 말을 끝맺지 못했다.그런 오토의 가슴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면서 주물러대자 오토는 몸을 크게 뒤틀면서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다.
"놔,놔 줘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오토는 속으로는 아크가 더 강하게 주물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피어나는 자신을 혐오하고 있었다.그런 오토를 비웃듯이 아크가 소프젤리로 잔뜩 흥분이 고조된 젖꼭지에 뜨거운 숨결을 훅훅 불어대자 비명을 질렀다.
"하,하아악!그,그만해......"
"그래?그럼 그만하지 뭐."
아크는 움직임을 멈추자 오토는 이번에는 공허함을 느꼈다.속마음을 꿰뚫어보듯 능글맞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크의 시선에 오토는 수치감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것보다 채워지지 않는 쾌락의 안타까움이 더 컸다.피부에 달라붙어 미끈거리면서 쾌감을 들끓게 하는 소프젤리의 자극에 미쳐버릴것같던 오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으으으......저어,저어어......"
몸이 달아오르면서도 결정적인 쾌감을 받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던 오토가 간절한 눈빛으로 아크를 바라보면서 말을 더듬었지만 아크는 잔인했다.욕정을 참지 못하고 몸을 흔들어대는 오토에게 아크가 물었다.
"저어라니?바라는게 뭔지 확실히 말해봐.오토한테 상을 주려면 제대로 바라는 걸 해줘야지."
"으으응......제,제 가슴을 만져주세요..........."
욕정을 참지 못하고 부탁을 한뒤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 오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부끄러움보다는 채우지 못하는 욕정의 갈망이 더 컸다.그런 오토의 가슴을 여체에 익숙한 아크의 손가락이 휘감으면서 익숙하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흐으응.....흐으으........"
아크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부드럽게 오토의 탱탱한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휘감으면서 손바닥으로 매끄러운 가슴의 살결을 자극했다.오토의 젖꼭지는 한계까지 단단해져서는 잔뜩 흥분한 상태에서 아크가 손가락끝으로 젖꼭지를 비벼대자 오토는 크게 몸을 떨면서 절정에 달해 버렸다.
"꺄아아아.........."
가슴을 애무당하는 것만으로 절정에 달한 오토의 하체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다.아크는 그런 오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욕정이 식어가면서 오토는 이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몸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다음날,아크는 뜻밖에 포워르수도로 출발하지 않고 부하들만을 보냈다.아크가 뭘하려는지 짐작을 할수가 없어서 불안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오토에게 아크가 따라오라는 눈짓을 했다.아크가 데려간 뒤쪽의 막사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본 오토는 뜻밖의 표정을 지었다.여태 밤이외에는 만난적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당신은....."
"그때 해보고 싶으시다는 걸 도와드리러 왔어요."
"네에,잘 하셨어요."
자신이 아크에게 조교당할때 언제나 즐거운 표정으로 그를 돕고 있는 빨간 머리메이드는 그녀에게 혐오스럽고 무서운 존재였지만 지금 검을 수련하기 시작하면서 별로 들어와본적이 없던 취사장에서 요리에 몰두하고 있던 오토는 루시라는 이 메이드의 칭찬이 그렇게 기쁠수가 없었다.
후라이팬에 버터를 살짝 바른 다음 뼈를 발라낸 다음 껍질을 벗겨 얇게 저며내서 세토막 낸 생선을 너무 익히지 않고 노릇노릇하게 살짝 구워내는 것은 의외로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머리가 총명한 오토는 두번의 실패만에 성공했다.
그다음 양파를 사과와 함께 볶아서 꿀과 포도주,설탕을 섞어서 볶아낸것을 생선과 함께 접시에 담고 채소와 연어알로 꾸민 다음 소스를 부어 요리를 다 꾸민 오토가 행복한 표정을 짓자 루시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머,주인님께 드리는게 그렇게 기쁘시다니 저도 너무 기뻐요."
"그런거 아니에요!그 호색....."
화가 치밀어서 루시의 말에 반박했던 오토는 곧 말을 멈추고 머뭇거렸다.어쨋든 이 요리를 만들어낸것은 루시의 덕분이었기 때문이다.오토는 생선요리를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진짜.... 맛있게 잘 한건가?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것처럼......"
오토가 취사장에서 요리를 하게 된것은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며칠전 아크가 떠넘긴 군무를 처리한것을 보여주러 갔던 오토는 아크가 다른여자들과 정사를 벌이고 있는 동안 루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오토는 루시에 대해 잘은 몰라도 최소한 상당한 수준의 강자라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도대체 그런 강자가 왜 메이드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어본 오토에게 루시는 다만 싱글거리면서 <주인님께 봉사하는 게 즐거우니까요>라고 말할 뿐이었다.
"당신정도의 강함이라면 뭘해도......"
루시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소리치려던 오토지만 루시말고도 핑크의 마녀라고까지 불리는 최강의 대마법사라는 사라,그랜드 소드 마스터라고 불리는 최강의 소드마스터 아테나,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하는 캐서린까지 마치 별 차이가 없다는 듯 마음껏 희롱하는 아크에게 질려버렸던 참이라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거기다 날마다 성감이 높아져 가는 자신의 몸을 느끼면서 자신도 곧 저렇게 변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밀려오자 오토는 힘이 빠져서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글쎄요.저는 강함이니 그런것따위보다는 주인님께 모든것을 바쳐 봉사하는 게 더 중요하답니다.다만 요즘에는 주인님께 맛있는 요리를 못해드려서 좀 속상해요."
"?"
요리이야기에 오토가 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루시는 미소를 지으면서 설명해주었다.아크는 전투도중에는 자기 여자들과 즐기는 건 몰라도 음식만큼은 병사들과 똑같이 먹는다.그것은 아크의 아버지인 얀대제때부터 군율로 확실히 정착시킨 것으로 황제에게조차 예외가 없었는데 아크는 아직 포워르와 결판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루시에게 특식준비를 못하게 했다.언제나 주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루시에게 본국에서 요리재료를 챙겨오지 못하는 것은 속상한 일이었다.
"저어..... 혹시 카르비어 양파요리도 할줄아나요?"
"카르비어?아,그 플로린의 생선요리 말인가요,물론할줄 아는데요?"
루시의 대답에 잠시 머뭇거리던 오토는 조금 얼굴을 히면서 나중에 그 요리를 가르쳐 주겠느냐고 물었다.욕정에 익숙해져가는 몸뚱이와 아크에 대한 증오의 괴리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던 오토가 이런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루시에게 뜻밖이었으나 어차피 오토는 자신의 <마님>이 될분이었고 부탁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루시가 그러겠다고 하자 오토는 잠시 자신의 처지도 잊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휴우..... 배워봐야 과연 그옛날처럼 아버지와 함께 이 맛을 즐길수 있는 날이 올까?"
남쪽나라출신인 오토의 어머니 클라라는 부패하기로 유명한 플로린의 귀족출신이면서도 시집와서 사치를 부리지도 않았지만 한가지 식도락만은 즐겼는데 그것이 <카르비어 양파요리>였다.플로린은 해운국에다 비옥한 곡창지대를 가지고 있는만큼 물산이 풍부해서 여러가지 요리가 발달했는데 카르비어라는 생선을 이용한 이 요리는 플로린에서는 고급요리라도 아주 희귀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륙국가라 바다생선은 전량 수입해야 하는 포워르에선 대단히 비싼 요리였다.그러나 명색이 왕의 사촌인 오토의 아버지 케셀링이 그정도도 못할리는 없었고 아내를 극진히 사랑했던 케셀링은 매일이라도 아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기 위해 요리사를 새로 구하려고 했으나 클라라는 요리사를 새로 구하는 것을 사양하고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서 두달에 한번씩만 이것을 남편과 함께 즐길 뿐이었다.클라라는 귀족이라고 해서 손에 물하나 묻히려고 하지 않는 여인이 아니었고 이곳에 시집오기 전에 직접 요리를 배우기까지 했던 것이다.
두달마다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가 직접 요리한 카르비어요리를 즐기는 날은 오토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의 하나였지만 어머니가 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마음에 충격을 받아 죽은 뒤 오토는 카르비어를 즐기지 못했다.아니,즐길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리고 아내가 자신때문에 죽었다고 자책하던 아버지 케셀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장으로 나가기 전에 어머니의 죽음뒤 서먹서먹한 감정을 이어가던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었던 오토는 갑자기 아버지와 카르비어요리가 먹고 싶어졌으나 아쉽게도 그녀는 이 요리를 할줄 몰랐다.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요리는 굽는시간과 소스를 만드는데 약간 테크닉이 필요한데 오토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때는 아직 어린 편이었고 영지에 이 요리를 할줄아는 요리사도 없었던 것이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충동적으로 루시에게 요리하는 법을 물어본 오토였지만 사실 요리를 배워봐야 아버지와 먹을 기회가 생길지는 의문이었다.죽을 확률이 많은 전장으로 자신을 보낸 아버지다.나이탓에 이제는 검을 다루기도 힘들어 직접 싸우러오지는 못했지만 포워르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아버지가 아크에게 농락당하는 자신을 보면 수치를 이기지 못해 그대로 자살할지도 몰랐다.
충동적으로 말을 던져 놓고 까먹고 있던 오토는 갑자기 루시가 자신을 보자마자 취사장으로 들어와서는 카르비어 요리를 가르치기 시작하자 황당했지만 어머니의 생각이 떠올라서 요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어린시절 어머니와 먹었던 것과 비슷한 모양에 오토는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어졌다.
"이작자가 내가 요리가 하고 싶은 줄 알았나?"
요리할때는 어머니의 생각에 기분이 좋았던 오토였지만 이 요리를 처음 맛보는 자가 아크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그런데 뜻밖에 루시가 오토가 만든 요리의 상태를 확인한다음 미소를 지으면서 카르비어접시를 다른 용기안에 집어넣자 의아해졌다.이 용기는 특정장소에서만 먹을수 있는 신선한 음식을 귀족들이 배달받을때 사용하는 마법용기였고 밖에서 기다릴 아크가 이것을 먹으리라고 생각한 오토는 어리둥절했다.
"뭐하는거죠?"
"다 됐어?그럼 출발하자구."
아크의 재촉에 오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취사장밖으로 나와서는 제대로 갑주를 갖춰입었다.아크와 오토등이 어딘가로 떠나려하자 근위기사단장인 헨더슨이 이끄는 근위기사단이 아크를 호위했다.
"도대체 어디로 가려는건가요?"
"오토가 그 요리를 먹이고 싶어하는 분을 뵈러."
"뭐라구요?"
오토를 수도로 불러들이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수도근처의 영지를 돌려받은 아버지는 어머니와 어릴때 살았던 고향으로 되돌아갔고 그영지는 수도근처였는데 바로 현 주둔지 근처였다.오토는 어이가 없다는듯이 아크를 바라보며 할말을 찾지 못했다.
"도,도대체........."
그러나 아크는 오토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근위기사단과 일부병력외에는 황제의 행차치고는 극히 소규모인 아크의 병력이 행군하는 도중 오토는 행렬끝에서 따라오는 좀 어울리지 않는 허름한 수레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저사람들은 왜 데려온건가요!"
오토는 뒤에 끌려오는 사람들이 바로 아크가 자신을 협박하는데 사용했던 유리아군에게 돌을 던져서 죄를 짓고 잡혔다는 사람들이었다.아주 성난 기세였지만 아크는 이미 빛의 정령과 바람의 정령으로 주변의 소리와 영상을 교란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오토의 표정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아,저사람들도 오토의 아버님을 뵙고 싶어할 것 같아서."
"이 악당!지옥에나 떨어져 버려!"
아크가 자신과 아버지의 추억을 이용해서 아버지를 회유하려고 한다고 짐작하고 화가 치밀어있던 오토는 저사람들을 또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을 깨닫고 분노했다.그러나 증오가 담긴 독설을 퍼붓는 오토의 기세에도 아크는 태연했다.
"원하는 걸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주의라서."
"이,이 더러운........."
오토가 제대로 분노를 쏟아부을 틈도 없이 어느새 행렬은 오토의 아버지 케셀링의 저택에 도착했다.케셀링이 작위를 빼앗기고 좌천당한 후 관리자도 없이 황량해졌던 영지는 제대로 된 성은 고사하고 간신히 예전에 어머니가 요양하던 별장하나가 간신히 남아 있어 임시로 저택으로 쓰고 있는 형편이었다.저택근처에서 말에서 내린 아크가 뻔뻔한 표정으로 오토에게 말했다.
"오토도 저사람들과 인사라도 하는게 어떨까?관계가 없는 사이도 아닌데 말야."
오토의 귀에는 아크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다만 아크의 면상을 보기가 싫어서 주민들쪽으로 다가갔다.
"더러운 자식,저따위 인간의 손에서 그렇게 음탕한 모습을 보였다니,나는........"
"오토 아가씨!정말 훌륭하게 자라나셨군요.클라라 마님도 정말 가엾으시지,오토 아가씨가 이렇게 자라난 모습을 보지 못하시다니........"
수레에 실려온 백발의 노인이 자신에게 무릎을 끓으면서 눈물을 글썽이자 오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던 것이다.
"어머님을 아시나요?"
"아씨,저 헨몬입니다."
"헨몬 아저씨?"
헨몬은 바로 십수년전 오토의 어머니 클라라의 명으로 허약체질이라고 해서 들판에 버려졌던 아이들을 몰래 주워서 키웠던 것이 발각되어 원래는 집사장이었지만 최하급의 노예의 신분으로 떨어져서 포워르에서도 중한 죄를 지은 사람들만 보낸다는 극지 아이스랜드근처의 땅으로 보내졌던 사람이었다.그런 사람이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으니 오토는 놀라움을 금할수가 없었다.
"아,아저씨가 어떻게........"
"영주님의 덕에 아이스랜드근처로 보내지는 것은 피할수 있었지요.아,이 아이들이 바로 클라라마님덕에 목숨을 건졌던 아이들이랍니다.그때는 갓난아기들이었지만 이렇게 건강히 자라났지요.이제 유리아황제폐하덕분에 고향에서 다시 정착....."
"잠깐!그게 무슨 소리에요!"
오트는 헨몬의 말을 이해할수가 없었다.유리아군에 돌을 던진 죄목으로 잡혀왔다는 아이들이 십수년전에 아버지의 명으로 죽었던 아이들이라니?놀라서 아크에게 시선을 돌린 오토의 눈에 백발이 성성한 아버지 케셀링과 맞서고 있는 아크의 모습이 들어왔다.근위기사들은 아크의 명으로 멀찍이 떨어져 있고 아크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버지 케셀링의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갑자기 케셀링의 몸이 비틀거리자 오토가 달려와 황급히 아버지를 부축했다.
"아,아버지.도대체........"
오토로서는 도대체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아버지를 끌어안고 있는 오토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아크가 말했다.
"그럼 잠깐 부녀의 이야기를 나누시죠.오토가 직접 만든 추억의 요리를 즐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아크는 근위기사단을 데리고 다시 돌아가 버렸다.아버지를 모시고 저택안으로 들어간 오토는 도대체 어떻게 된 사정인지 다그쳤다.
"아버지!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전부 설명해주세요!"
오토의 재촉에 고개를 떨구고 있던 케셀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1)아크가 과거 대륙평화회담도중 혼이 났던 유바슬라임,일명 헬슬라임이 죽을 뻔하기 직전에 강렬한 성적자극을 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앤을 시켜서 만들어낸 물건,헬슬라임과 같은 키메라 생명체가 아니라 단지 그 미끈거리는 몸이 사람의 몸에 주던 강렬한 성적자극만을 재현한 이것은 일단 몸에 바르면 그 부위의 성감을 극도로 자극한다.마치 살결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강하게 흡인력을 발휘하면서 사람을 자극하는 이 물질이 헬슬라임과 다른 점은 성감을 미칠듯이 자극하면서도 몸의 건강에는 오히려 좋은 작용을 한다
ps.처음에 나오는 생선요리는 실제로 프랑스의 생선요리조리과정을 본따서 만든겁니다.저도 먹어본적은 없습니다만......^^;;실제로는 광어를 사용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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