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오늘내용은 좀 따분....... 연참에 의미를.......
3.오토여왕의 등장
"게서랏!"
유리아군의 선봉 포슈르는 가벼운 복장의 소수의 포워르군을 한참동안 추격하느라 숨이 찼지만 그보다 더한 분노때문에 도망가는 적들에게 욕설을 퍼부어댔다.
"이제봤더니 발도 느려 터졌군!정말 동생 아니었으면 성문경비병정도도 하기 힘들었겠어!"
"이년!잡히기만 하면 가랑이를 찢어 죽여 줄테다!"
포슈르는 분통이 터져서 욕설을 퍼부었지만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약만 올려대며 도망가는 포워르의 여기사를 도저히 잡을수가 없었다.
"포슈르 백작님,침착하셔야 합니다."
"시끄럽다,전군전진!"
포슈르는 다시 부하들을 닥달해서 포워르군을 쫓기 시작했다.처음 유리아군이 포워르군과 마주쳤을때 포슈르는 거드름을 피우며 적들에게 투항을 권했지만 뜻밖에 선두에 선 여기사는 포슈르에게 <동생덕에 겨우 자리나 보전한 얼간이>라고 소리치면서 그를 약올려댔고 포슈르는 단번에 이성을 잃어 버렸다.
포슈르는 제국원수를 지냈던 클라이스트의 장남으로 아크의 심복으로 총애를 받아 제국원수인 구스타프가 호플레카전투이후 은퇴하면서 젊은 나이에 제국원수에 오른 하인리히의 형이기도 했다.동생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형을 딱하게 여긴 하인리히의 청으로 아크가 그를 자작에서 백작으로 높여주었지만 포슈르는 동생덕에 공도 없이 승진했다는 뒷말을 들으면서 못난형이라는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었던 포슈르는 이번 포워르전을 그나마 공을 세울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이미 로키안은 레플러스가 황제인 로푸스5세를 감금하고 숙청을 벌여 국력이 더욱 약해진 상태에서 지방영주들이 레플러스에 반발해도 제압할 능력이 없고 귀족들끼리 사적인 감정으로 싸움을 벌이는 등 무정부상태에 가까워져 있었고 아트란드는 실비아를 지지하는 세력이 내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전쟁없이 아트란드여왕 실비아를 맞이한 아크가 남편으로서 왕국을 계승한다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 그래도 전투가 있을만한 곳은 이곳밖에 없다는 생각에 보직을 3군으로 변경받아 참전했던 포슈르는 아들의 보복을 위해 직접 선봉에 나서겠다는 지그프리트를 말리고 자신이 직접 선봉에 나서 공을 세울 욕심에 차있었는데 대뜸 자신의 아픈데를 찌르는 여자의 말에 화가 치민 것이었다.
하지만 유리아군의 추격은 쉽지가 않았다.포워르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이라 군대가 진군할수 있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었고 험준한 지형을 이용한 매복을 경계한 아크는 선봉은 고속으로 진격하지 않아도 좋으니 반드시 안전을 기하며 움직이라는 엄명을 내려놓았었다.산속에다 포워르군은 탐지마법을 방해하기 위한 윈도우 스크롤(*1)을 마구 뿌려놓아 마법으로는 병사들을 탐지할수 없어 험준한 지형이 보일때마다 확실히 정찰을 마치고 따라가자니 속력을 내기가 어려웠다.거기다 포워르군은 선봉에 선 여기사도 아주 가벼운 복장인데다 병사들도 전원 작은 소형방패하나만 든 가벼운 복장이라 발이 빠른데 기병과 보병 모두 갑옷을 충실하게 갖춘 유리아군은 점점 지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처음에는 아크의 지시대로 매복이 있는지 위험한 지형에는 병사들을 보내 확인작업을 거치게 했으나 차츰 마음이 급해져 포슈르는 자신은 선두부대만 이끌고 포워르군을 쫓느라 정신이 없었다.정신이 없는 포슈르는 산속으로 나있는 진군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지 못했다.
"멈추시오!"
한참 추격에 여념이 없던 포슈르는 자신을 멈추라고 소리치는 사람의 얼굴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바로 군사령관인 요델후작이었다.
"왜 그러십니까,이제 곧 따라잡을수 있는데?"
하프엘프면서도 동생들이 아크의 측실인데다 아크의 총애를 받아 초고속승진을 거듭해 후작의 작위에까지 오른 요델을 포슈르는 질투를 느끼면서도 내심 부러워했다.그를 볼때마다 자신도 자기보다 앞서서 출세하는 동생보다 예쁜 여동생이나 있었으면 더 높은 자리에 올랐을 거라는 허황된 생각이 떠올랐다.
"왜 그러냐니?정신나갔소,지금 길이 갈수록 좁아지는 거 안 보이시오?경이 직속부대만 데리고 앞서 달려나가는 바람에 선두에 선 2개군단이 지금 좁다란 산길속에서 늘어져있는 판이오.거기다 고속으로 전진하느라고 정찰도 제대로 안했더군.매복이 있으면 어떡할거요!"
요델의 닥달에 포슈르도 정신을 차렸다.어느새 자신을 선두에서 약올리던 계집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점점 해는 저물어가고 지형은 좁은 산속이었다.만약 그 계집애가 자신을 끌어들인 것이라면.......
"불이다!"
"적의 공격이다!"
"제기랄!"
요델은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지만 서둘러 포슈르를 데리고 병력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으나 어려운 일이었다.좁은 산길에서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포워르군은 유리아군을 곳곳에서 토막내면서 불화살과 몇안되는 마법사들의 마법공격으로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길게 늘어진 병사들을 차례로 물리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아직 깊이 들어오지 못하고 후방에 있던 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자식들이!"
후방의 3개군단과 진군하다가 상황이 이상함을 느끼고 급히 지원하러 따라가려던 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은 좁은 산길에서 대열이 길게 늘어져 있는 유리아군이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포워르군에 혼쭐이 나고 있다는 소식에 놀라서 그들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이 나타나면 소규모단위로 유리아군을 곳곳에서 공격하고 있던 포워르군은 미련없이 산속으로 도망갔고 그러다가 두사람이 좀더 앞쪽으로 나타나면 다시 튀어나와서 유리아군이 쉽게 후퇴하지 못하게 했다.열이 받은 시라니안이 공격주문을 때리려고 했지만 지그프리트가 말렸다.
"여기서 대형주문을 잘못쓰면 더 큰일이 벌어집니다."
"젠장!"
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이 꼼짝 못하고 중간쯤에 묶여 있는 사이에 선두의 2개군단 8만명의 유리아군은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좁은 길안에서 병사들에 막혀 말을 탈수가 없을 지경이 되어버린 기사들은 말에서 내려 병사들과 함께 싸워야 했지만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사령관님,여기는 제가 맡겠습니다."
"하지만......"
포슈르는 너무 뻔한 실수를 해서 자신이 패배를 자초했다는 죄책감에 죽을 결심을 했다.요델은 망설였지만 억지로 등을 떠미는 포슈르의 기세에 어쩔수 없이 후방으로 몸을 피했다.이를 악물고 사방에서 덤벼드는 포워르군에 맞서는 포슈르에게 자신을 여기까지 끌어들였던 아까의 여기사가 나타났다.
"잘 만났다!받아랏!"
터질것같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덤벼드는 포슈르의 공격을 여기사는 잽싸게 방패로 막았다.체중까지 실린 포슈르의 공격을 갑옷도 걸치지 않은 여기사는 작은 방패로 막아냈지만 포슈르는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작은 방패와 함께 상대방을 두쪽을 내어버리겠다는 듯 계속 방패를 두들겨대는 포슈르의 검을 방패로 밀어젖히면서 품안으로 상대가 돌진해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틈을 드러낸 포슈르는 다리를 잽싼 찌르기에 당하고 말았다.
"으윽!"
여자도 익스퍼트급인듯 포슈르의 갑옷은 검을 막아내지 못했고 포슈르가 주저앉는 순간 옆에서 포워르병사들이 덤벼들어서는 갈고리등을 던져 그를 쓰러뜨리고 포승으로 묶어 버렸다.포슈르는 치욕에 분을 이기지 못해 몸부림쳤지만 이미 그로서는 저항할 능력이 없었다.포슈르가 잡히는 것을 본 유리아군도 사방에서 저항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피해는?"
"전사자가 3천에 포로가 1만명정도입니다.그리고 부상자는 3만2천입니다."
아크는 보고를 받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사실 포워르전은 전쟁자체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유리아내에서도 없었다.
포워르가 아무리 지형의 험준한 나라라지만 유리아진영의 마법전력은 능히 그것을 뛰어넘을수가 있었고 특히 그들이 요새에 의존하지 않고 야전을 벌인다면 산악전이든 어디든 유리아군은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아무리 적의 꼬임에 넘어갔다지만 이미 전력의 열세가 확연해보이던 포워르군에게 이런 쓴맛을 보게 될줄이야.....그나마 전사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 불행중 다행이랄까?유리아군의 소드마스터와 대마법사를 겁내서인지 포워르군이 그래도 적극적인 전투의지가 약했던 것이 다행이었고 부상자중 대부분은 좁은 길에서 북적대다 넘어지고 P혀서 다친 자들이었다.
3군사령관인 요델과 지그프리트가 아크에게 패전에 대해 사죄했다.
"부디 신들을 벌하여 주옵소서."
"패전의 책임은 짐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진군한 포슈르경에게 있소.너무 자책할건 없소.그러나 다들 적을 얕잡아보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해보아야 할것이오."
이번 패전은 유리아군이 자초한 면이 없지 않았다.이미 험준한 지형을 걱정해서 황제인 아크가 진군할때 주의를 기울이란 점이 무시된건 둘째치고 포워르가 국가의 관문인 후렌성에도 파견하지 않고 있던 마지막 정예병력 8만을 미리 파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들의 전투의지를 과소평가했다는 점이었다.
첫관문인 후렌성에서 비록 사고가 있었지만 쉽게 항복을 받은데다 수도에서 파견된 군대도 전투의지가 약하다는 정보를 입수한 유리아군은 두번째 중요관문인 아퀼레 요새에서 농성을 선택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자들이 많았지만 뜻밖에 포워르군은 가볍지 않은 일격을 유리아군에 먹이는데 성공했다.
전투상황에 대한 보고를 분석해보던 아크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선두에서 포슈르를 유인한 기사가 여자라구?혹시 그여자가 이 전투를 지휘한거라면 대단하군."
직접 선두에서 포슈르의 심리적약점을 자극해서 그를 이성을 잃게 한 배짱은 둘째치고 깊은 산중에 초반에 매복을 경계해서 유리아군이 어느정도까지 최소한의 경계를 병행할지 계산해서 적절한 시점부터 곳곳에 매복을 감춰두었다가 좁은 산길에서 유리아군이 길게 늘어진 순간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감행해서 혼란시킨 것에 아크는 상당히 감탄했지만 도대체 병사들을 지휘한것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메디아에 그렇게 유능한 여기사가 있었나?"
황제의 물음에 장군들중 얼굴을 돌리면서 미소를 짓는 사람이 여럿 나왔다.<또 마마가 한분 느는 건가?>하는 무엄한 생각이 든 자신들을 책망하던 장수들은 자신과 비슷하게 표정을 감추려고 얼굴을 돌린 동료들을 발견하고 웃음을 참느라고 고생해야 했다.아크는 일단 오늘 타격을 입은 병력을 재정비하도록 잠시동안 여유를 가지고 일단 정보를 수집하도록 명령하고는 막사로 돌아가서 로테에게 물었다.포워르를 떠난지 오래되었다지만 유능한 여기사라면 혹시 로테가 어렸을때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닐까싶었던 것이다.
"정보파일을 읽어봤는데 포워르에 지금 이름을 날릴만한 여기사들은 대부분 지금 남아 있지가 않더군요.그리고 여기사들중에는 대군을 능숙하게 지휘해서 작전을 짤만한 사람도...... 아,그러고 보니....."
로테가 문득 누군가를 떠올린듯하자 아크는 대답을 재촉했다.로테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크에게 자신이 떠올린 사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토라는 아이에요.지금 어느정도 실력인지는 모르지만 열네살에 소드유저에 도달했으니까 재능은 뛰어난 편이었죠."
"오토?"
아크는 로테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오토는 검세력에서 유란대륙최초의 제국이었던 게르마니아제국을 건국한 영웅으로 유란대륙에선 오토라는 이름은 남자한테도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가 최근 2~3백년사이에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남자의 이름으로도 드문 이름이 여자 이름이라니 희한하단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단순히 검만 뛰어났던 것이 아니라 머리도 좋았어요.거기다 부모님이 정해주신 동생의 약혼자기도 했죠.이름때문에 별명이 <오토여왕>이기도 했죠."
로테의 설명에 따르면 로테의 아버지 록스는 사촌형제인 케셀링과 계승권을 걸고 검술대결을 벌여서 왕위를 쟁취했다.왕위를 걸고 검술대결을 벌였다니 짐짓 살벌해보이지만 사실 계승권다툼이 벌어나면 갖은 암투가 벌어지는 것에 비해서 케셀링은 오히려 대결에 승복하고 록스에게 충성했고 그것을 가상하게 여긴 케셀링의 자식과 자신의 자식을 결혼시키겠다고 맹세했었다.
케셀링은 록스가 로자리아와 네이크남매를 낳은 일년뒤 딸을 낳고 록스가 약속대로 아들 네이크가 장성하면 이 아이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선언하자 케셀링은 이 아이가 반드시 네이크를 훌륭한 왕에 알맞는 여걸로 만들겠다며 이름을 오토로 지었다.사실 이런것은 자칫 대역무도로 여겨질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록스는 오히려 그것을 케셀링의 솔직함으로 여기고 오토를 아꼈다.
하지만 아직 철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뜻도 잘 모르고 약혼자라고 알고 지네던 네이크와 오토의 사이는 점점 어색해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왕가의 가정불화였다.네이크의 아버지인 포워르국왕 록스 3세는 로테와 네이크의 생모가 젊은 귀족과 바람을 피운것을 알고 그녀를 사형시켜버렸다.보통 이런 일이 밝혀지면 왕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쉬쉬하며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성격이 불같았던 록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록스는 과연 로테와 네이크가 자신의 친자식인지를 의심했고 오히려 네이크의 약혼녀인 오토를 귀여워했다.오토야말로 포워르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것이 확실하니 누구의 피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자식보다는 차라리 오토가 낫다는 소리를 자식들에게 해대며 히스테리를 벌이던 록스는 마법으로 핏줄을 확인할수도 있었는데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고 난동을 벌이다가 로테는 결국 자기식으로 혈연을 증명하고 얼마뒤 왕궁을 빠져나온 것이었다.(5부7편참조)
"하지만 네이크 2세의 부인은 다른 여자라고 들었는데?"
"제가 나중에 들은 바로는 네이크는 국왕이 되고 나서 혼인을 파혼했대요."
원래 네이크는 어렸을때부터 오토를 좋아하지 않았다.혈연문제말고도 무용이 뛰어난 누이에 비해서 학문이 뛰어난 것을 자랑거리로 삼던 네이크는 검도 자신보다 잘쓰면서 머리도 자신보다 명석했던 오토를 볼때면 열등감을 느끼고 그녀를 피했던 것이다.네이크는 즉위하고 나서 종숙인 케셀링을 한직으로 보내버리고 오토와의 혼인을 파혼했었다.
"참 안타까워요.그애와 결혼했다면 네이크한테도 도움이 되었을텐데......"
오토는 강하게 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포워르의 병영주의를 혐오했고 만약 오토가 네이크와 그대로 결혼했다면 네이크에게 도움이 되면 되었지 방해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로테의 생각이었다.유랑중 그 소식을 들었던 로테는 안타까워했지만 당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던 자신으로선 어쩌할 도리가 없었다.
"그랬다면 네이크한테 감정이 많았을텐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지?"
그때 블랙팬텀단장인 론이 찾아왔다.막사안으로 들어온 론은 서둘러 예를 취하고 보고를 시작했다.
"폐하,지금 적장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바로 전투 이틀전 교체되었는데 미처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송구스럽사옵니다."
론의 설명을 들은 아크는 놀랐다.겨우 이틀전에 부임해서는 부하들을 장악해 이런 요격을 가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부임하자 마자 소집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작을 사형시켜 버리고 군기를 잡았다 이거지?대단한 배짱이군."
아크는 이번일을 만만히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이미 대세가 결정지어진 상황에서 유리아로선 이겨야 본전,피해가 커지면 개망신이었다.
"하지만......... 너무 사용할수 있는 패가 적어서 답답하겠군."
이번엔 사라,줄리아와 아테나,실비아가 빠지고 엘리자베스와 제랄딘이 신성교국에 가있다지만 그래도 소드마스터로 아크,미카,레이라,아그네스,지그프리트가 있고 마법사도 시라니안과 앤말고도 7써클의 마법사가 세명이나 따라왔는데 적들은 최고의 마법사가 5써클수준이다.거기다 이번엔 적의 전투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여러 이종족들이 포함된 유리아의 특수부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었다.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의자에 앉아 론의 보고서를 읽어보는 아크를 어느사이엔가 막사에 들어온 미카가 등뒤에서 끌어안으면서 얼굴을 부벼댔다.마치 남자와 여자보단 어린아이가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몸을 부비면서 즐거워하는 미카를 아크가 무릎위에 들어올리자 미카가 천진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오토란 여자도 잡을거에요?"
미카의 <잡는다>라는 의미를 생각한 아크가 웃으면서 미카를 힘껏 끌어안았다.하지만 그 웃음에는 본심을 들킨 멋적음이 담겨 있었다.
"글쎄,미카만큼 귀여우면 생각해봐야지."
아크와 미카를 바라보면서 로테는 시누이와 올케사이가 될뻔했던 오토가 한 남자의 여자가 되는 상황을 생각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남자의 속셈을 미처 짐작못한체 아퀼레요새에서 전투상황의 점검을 마친 오토는 아버지 케셀링의 당부를 떠올리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네가 포워르의 방식을 싫어하고 있다는 것은 안다.그리고 이제 포워르가 유리아에 합병당한다는 것도 피할수없는 대세라는 것을 나역시 느끼고 있다.그러나 설사 누군가한테 굴복하는 것을 피할수 없다고 해도 어떻게 굴복하는지도 중요한 법이다.설사 패할때 패하더라도 마지막으로 포워르의 자존심을 저들에게 보일수 있도록 국왕을 도와다오."
뚜렷한 이유도 대지 못하고 자신과 파혼한 네이크보다도 오토는 약육강식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포워르의 야만적인 사회체계를 싫어했다.그래서 대세가 기울어진 지금 유리아에 합병되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서도 낫다는 것이 오토의 생각이었지만 네이크국왕에게 한직으로 쫓겨나서 시골에 연금당하다시피 틀어박혀야 했던 아버지가 귀족이라면 마땅히 나라가 영화를 누릴때만이 아니라 나라가 망할때도 귀족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국왕을 찾아가 도우라고 하자 차마 이미 백발이 성성해서 말도 탈수없게 늙어버린 아버지의 말을 거부할수 없어 국왕을 찾아갔다.
그러나 오토본인도 자신이 직접 파혼한 여자를 국왕이 제대로 써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뜻밖에도 주색에 찌들어 병색이 완연한 표정의 국왕은 오토에게 갑자기 후작의 작위를 내리고는 최전선의 병력의 지휘를 맡겼다.오토는 자신도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왕이 하사한 왕가의 보검 블러스세이버를 들고 최전선의 2개군단의 병력에 부임했지만 여태 전투의지도 가지지 못하고 있던 포워르군들은 적들보다 오히려 갑자기 부임한 오토에게 반감을 보이며 저항했다.오토가 하다못해 검으로 최강자였다면 모르지만 오토는 익스퍼트 중급정도였고 결코 재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포워르군엔 아직 익스퍼트 중급의 검사들도 꽤 많이 있었고 개인의 무용을 중시하는 포워르군은 오토의 지휘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저항하는 자들이 나왔지만 오토는 집합명령을 무시한 익스퍼트 중급의 백작두명을 즉결처분해 버리고 강제로 군기를 잡은 다음 유리아군을 중간에서 요격하는데 성공했다.그러나 역시 이틀만에 군기를 확실히 잡기는 쉽지 않았고 작전의도가 성공했다면 전과가 더 커질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통제가 안된 포워르군의 전투행태때문에 상당수의 적군병사들이 탈출해버렸다.그리고 포워르군 역시 압도적인 지형적우위에서 적을 압도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사자 1천명에 부상3천이란 사상자가 나왔다.그나마 대부분이 경상자라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차라리 이게 더 나을지도......."
이미 힘의 우위가 확실해진 상황에서 불리해진 쪽은 약소국은 반드시 격렬히 저항한다고 해서 살아남을수 있는 게 아냐.상대방을 너무 자극해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 적이 전력을 기울이면 아무리 해봐야 방법이 없고,그렇다고 약세를 보이면 역시 만만해서 잡아먹힌다.약소국의 입장에서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능하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크게 해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어느정도의 손상을 주고 자신이 먹기에는 별로 맛이 없는데 정작 잡아먹으려 들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약간의 양보로 생존권을 확보하는 것이 그래도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이었다.그것을 위해선 유리아군에 너무 극심한 피해를 입혀서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은 상대방을 격노하게 해서 더욱더 거센 공격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계산을 해보고 오토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휴우,하지만 애초에 이런 계산따위가 필요할까?"
하지만 현재의 전력열세는 너무 절망적이었다.이번엔 유리아의 방심을 틈타서 일격을 가했지만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야 유리아군에 대한 마법전력을 비롯한 질적열세를 극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뭣보다 오토본인조차 조국에 대한 애정이 별로 남지 않았을만큼 병사들의 의욕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보슈,사령관나으리.정 방법이 없다면 그냥 저 포로라는 놈들은 전부 죽여버리고 유리아놈들이 우리 여섯배가 넘는다니 한사람당 일곱명씩 할당잡고 싸웁시다.운좋게 다들 할당량 채우고 죽으면 이길수도 있는거고 아니면 뒤지는것밖에 더 있겠소?"
갑자기 노크도 없이 들어와서 무례한 소리를 늘어놓는 용병 재크의 말에 오토는 화가 치밀었다.순순히 항복해버린 후렌성에서 도망쳐왔다는 용병 재크는 이번싸움에서도 엄청난 용맹을 발휘해서 혼자 이백명이상을 죽였지만 저항을 포기하려는 유리아군까지 마치 살인을 즐기듯이 죽여대는 재크의 모습을 오토는 혐오했다.재크가 후렌성을 탈출하면서 보고한 정보덕에 작전을 비교적 상세하게 짤수 있었고 전투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지만 건방진 재크에게 오토는 크게 화를 냈다.
"아무리 용병이라고 해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한번만 더 이따위 태도를 보이면 군법으로 처리하겠다."
"쳇,알겠수.나야 피맛만 보게해주면 좋으니까."
노골적으로 살인광티를 내는 재크가 오토는 혐오스럽기 그지없었다.원래 포워르는 국민의 10분의 1이 귀족이고 나머지는 모조리 노예라는 비정상적인 체계인 대신에 국방을 일반병사까지 전부 귀족들이 맡았기 때문에 용병을 잘 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내전으로 병력소모가 너무 심해 외국에서 들어온 일부 용병으로 병력을 채웠지만 저 재크란 자는 너무 혐오스러웠다.하지만 저런 자조차 아쉬운 것이 현실이라 오토는 답답함을 금할수가 없었다.차라리 아버지의 당부를 지키려면 모조리 명예스럽게 옥쇄해버리는 것뿐이 남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1)일종의 마법스크롤에 극소량의 마나를 실어 병사가 있는 것 같은 반응을 나타내게 해서 교란하는 방법이다.마법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나의 기운을 극소량으로 일으키는 것 뿐이라 스크롤이라고 해도 대량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ps.육촌간의 결혼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근친혼의 경우는 범위가 천년전까지만 해도 유럽/중국에서 사촌까지도 결혼이 가능한 경우가 있었다더군요.
오늘내용은 좀 따분....... 연참에 의미를.......
3.오토여왕의 등장
"게서랏!"
유리아군의 선봉 포슈르는 가벼운 복장의 소수의 포워르군을 한참동안 추격하느라 숨이 찼지만 그보다 더한 분노때문에 도망가는 적들에게 욕설을 퍼부어댔다.
"이제봤더니 발도 느려 터졌군!정말 동생 아니었으면 성문경비병정도도 하기 힘들었겠어!"
"이년!잡히기만 하면 가랑이를 찢어 죽여 줄테다!"
포슈르는 분통이 터져서 욕설을 퍼부었지만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약만 올려대며 도망가는 포워르의 여기사를 도저히 잡을수가 없었다.
"포슈르 백작님,침착하셔야 합니다."
"시끄럽다,전군전진!"
포슈르는 다시 부하들을 닥달해서 포워르군을 쫓기 시작했다.처음 유리아군이 포워르군과 마주쳤을때 포슈르는 거드름을 피우며 적들에게 투항을 권했지만 뜻밖에 선두에 선 여기사는 포슈르에게 <동생덕에 겨우 자리나 보전한 얼간이>라고 소리치면서 그를 약올려댔고 포슈르는 단번에 이성을 잃어 버렸다.
포슈르는 제국원수를 지냈던 클라이스트의 장남으로 아크의 심복으로 총애를 받아 제국원수인 구스타프가 호플레카전투이후 은퇴하면서 젊은 나이에 제국원수에 오른 하인리히의 형이기도 했다.동생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형을 딱하게 여긴 하인리히의 청으로 아크가 그를 자작에서 백작으로 높여주었지만 포슈르는 동생덕에 공도 없이 승진했다는 뒷말을 들으면서 못난형이라는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었던 포슈르는 이번 포워르전을 그나마 공을 세울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이미 로키안은 레플러스가 황제인 로푸스5세를 감금하고 숙청을 벌여 국력이 더욱 약해진 상태에서 지방영주들이 레플러스에 반발해도 제압할 능력이 없고 귀족들끼리 사적인 감정으로 싸움을 벌이는 등 무정부상태에 가까워져 있었고 아트란드는 실비아를 지지하는 세력이 내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전쟁없이 아트란드여왕 실비아를 맞이한 아크가 남편으로서 왕국을 계승한다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 그래도 전투가 있을만한 곳은 이곳밖에 없다는 생각에 보직을 3군으로 변경받아 참전했던 포슈르는 아들의 보복을 위해 직접 선봉에 나서겠다는 지그프리트를 말리고 자신이 직접 선봉에 나서 공을 세울 욕심에 차있었는데 대뜸 자신의 아픈데를 찌르는 여자의 말에 화가 치민 것이었다.
하지만 유리아군의 추격은 쉽지가 않았다.포워르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이라 군대가 진군할수 있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었고 험준한 지형을 이용한 매복을 경계한 아크는 선봉은 고속으로 진격하지 않아도 좋으니 반드시 안전을 기하며 움직이라는 엄명을 내려놓았었다.산속에다 포워르군은 탐지마법을 방해하기 위한 윈도우 스크롤(*1)을 마구 뿌려놓아 마법으로는 병사들을 탐지할수 없어 험준한 지형이 보일때마다 확실히 정찰을 마치고 따라가자니 속력을 내기가 어려웠다.거기다 포워르군은 선봉에 선 여기사도 아주 가벼운 복장인데다 병사들도 전원 작은 소형방패하나만 든 가벼운 복장이라 발이 빠른데 기병과 보병 모두 갑옷을 충실하게 갖춘 유리아군은 점점 지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처음에는 아크의 지시대로 매복이 있는지 위험한 지형에는 병사들을 보내 확인작업을 거치게 했으나 차츰 마음이 급해져 포슈르는 자신은 선두부대만 이끌고 포워르군을 쫓느라 정신이 없었다.정신이 없는 포슈르는 산속으로 나있는 진군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지 못했다.
"멈추시오!"
한참 추격에 여념이 없던 포슈르는 자신을 멈추라고 소리치는 사람의 얼굴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바로 군사령관인 요델후작이었다.
"왜 그러십니까,이제 곧 따라잡을수 있는데?"
하프엘프면서도 동생들이 아크의 측실인데다 아크의 총애를 받아 초고속승진을 거듭해 후작의 작위에까지 오른 요델을 포슈르는 질투를 느끼면서도 내심 부러워했다.그를 볼때마다 자신도 자기보다 앞서서 출세하는 동생보다 예쁜 여동생이나 있었으면 더 높은 자리에 올랐을 거라는 허황된 생각이 떠올랐다.
"왜 그러냐니?정신나갔소,지금 길이 갈수록 좁아지는 거 안 보이시오?경이 직속부대만 데리고 앞서 달려나가는 바람에 선두에 선 2개군단이 지금 좁다란 산길속에서 늘어져있는 판이오.거기다 고속으로 전진하느라고 정찰도 제대로 안했더군.매복이 있으면 어떡할거요!"
요델의 닥달에 포슈르도 정신을 차렸다.어느새 자신을 선두에서 약올리던 계집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점점 해는 저물어가고 지형은 좁은 산속이었다.만약 그 계집애가 자신을 끌어들인 것이라면.......
"불이다!"
"적의 공격이다!"
"제기랄!"
요델은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지만 서둘러 포슈르를 데리고 병력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으나 어려운 일이었다.좁은 산길에서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포워르군은 유리아군을 곳곳에서 토막내면서 불화살과 몇안되는 마법사들의 마법공격으로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길게 늘어진 병사들을 차례로 물리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아직 깊이 들어오지 못하고 후방에 있던 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자식들이!"
후방의 3개군단과 진군하다가 상황이 이상함을 느끼고 급히 지원하러 따라가려던 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은 좁은 산길에서 대열이 길게 늘어져 있는 유리아군이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포워르군에 혼쭐이 나고 있다는 소식에 놀라서 그들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이 나타나면 소규모단위로 유리아군을 곳곳에서 공격하고 있던 포워르군은 미련없이 산속으로 도망갔고 그러다가 두사람이 좀더 앞쪽으로 나타나면 다시 튀어나와서 유리아군이 쉽게 후퇴하지 못하게 했다.열이 받은 시라니안이 공격주문을 때리려고 했지만 지그프리트가 말렸다.
"여기서 대형주문을 잘못쓰면 더 큰일이 벌어집니다."
"젠장!"
지그프리트와 시라니안이 꼼짝 못하고 중간쯤에 묶여 있는 사이에 선두의 2개군단 8만명의 유리아군은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좁은 길안에서 병사들에 막혀 말을 탈수가 없을 지경이 되어버린 기사들은 말에서 내려 병사들과 함께 싸워야 했지만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사령관님,여기는 제가 맡겠습니다."
"하지만......"
포슈르는 너무 뻔한 실수를 해서 자신이 패배를 자초했다는 죄책감에 죽을 결심을 했다.요델은 망설였지만 억지로 등을 떠미는 포슈르의 기세에 어쩔수 없이 후방으로 몸을 피했다.이를 악물고 사방에서 덤벼드는 포워르군에 맞서는 포슈르에게 자신을 여기까지 끌어들였던 아까의 여기사가 나타났다.
"잘 만났다!받아랏!"
터질것같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덤벼드는 포슈르의 공격을 여기사는 잽싸게 방패로 막았다.체중까지 실린 포슈르의 공격을 갑옷도 걸치지 않은 여기사는 작은 방패로 막아냈지만 포슈르는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작은 방패와 함께 상대방을 두쪽을 내어버리겠다는 듯 계속 방패를 두들겨대는 포슈르의 검을 방패로 밀어젖히면서 품안으로 상대가 돌진해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틈을 드러낸 포슈르는 다리를 잽싼 찌르기에 당하고 말았다.
"으윽!"
여자도 익스퍼트급인듯 포슈르의 갑옷은 검을 막아내지 못했고 포슈르가 주저앉는 순간 옆에서 포워르병사들이 덤벼들어서는 갈고리등을 던져 그를 쓰러뜨리고 포승으로 묶어 버렸다.포슈르는 치욕에 분을 이기지 못해 몸부림쳤지만 이미 그로서는 저항할 능력이 없었다.포슈르가 잡히는 것을 본 유리아군도 사방에서 저항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피해는?"
"전사자가 3천에 포로가 1만명정도입니다.그리고 부상자는 3만2천입니다."
아크는 보고를 받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사실 포워르전은 전쟁자체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유리아내에서도 없었다.
포워르가 아무리 지형의 험준한 나라라지만 유리아진영의 마법전력은 능히 그것을 뛰어넘을수가 있었고 특히 그들이 요새에 의존하지 않고 야전을 벌인다면 산악전이든 어디든 유리아군은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아무리 적의 꼬임에 넘어갔다지만 이미 전력의 열세가 확연해보이던 포워르군에게 이런 쓴맛을 보게 될줄이야.....그나마 전사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 불행중 다행이랄까?유리아군의 소드마스터와 대마법사를 겁내서인지 포워르군이 그래도 적극적인 전투의지가 약했던 것이 다행이었고 부상자중 대부분은 좁은 길에서 북적대다 넘어지고 P혀서 다친 자들이었다.
3군사령관인 요델과 지그프리트가 아크에게 패전에 대해 사죄했다.
"부디 신들을 벌하여 주옵소서."
"패전의 책임은 짐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진군한 포슈르경에게 있소.너무 자책할건 없소.그러나 다들 적을 얕잡아보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해보아야 할것이오."
이번 패전은 유리아군이 자초한 면이 없지 않았다.이미 험준한 지형을 걱정해서 황제인 아크가 진군할때 주의를 기울이란 점이 무시된건 둘째치고 포워르가 국가의 관문인 후렌성에도 파견하지 않고 있던 마지막 정예병력 8만을 미리 파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들의 전투의지를 과소평가했다는 점이었다.
첫관문인 후렌성에서 비록 사고가 있었지만 쉽게 항복을 받은데다 수도에서 파견된 군대도 전투의지가 약하다는 정보를 입수한 유리아군은 두번째 중요관문인 아퀼레 요새에서 농성을 선택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자들이 많았지만 뜻밖에 포워르군은 가볍지 않은 일격을 유리아군에 먹이는데 성공했다.
전투상황에 대한 보고를 분석해보던 아크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선두에서 포슈르를 유인한 기사가 여자라구?혹시 그여자가 이 전투를 지휘한거라면 대단하군."
직접 선두에서 포슈르의 심리적약점을 자극해서 그를 이성을 잃게 한 배짱은 둘째치고 깊은 산중에 초반에 매복을 경계해서 유리아군이 어느정도까지 최소한의 경계를 병행할지 계산해서 적절한 시점부터 곳곳에 매복을 감춰두었다가 좁은 산길에서 유리아군이 길게 늘어진 순간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감행해서 혼란시킨 것에 아크는 상당히 감탄했지만 도대체 병사들을 지휘한것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메디아에 그렇게 유능한 여기사가 있었나?"
황제의 물음에 장군들중 얼굴을 돌리면서 미소를 짓는 사람이 여럿 나왔다.<또 마마가 한분 느는 건가?>하는 무엄한 생각이 든 자신들을 책망하던 장수들은 자신과 비슷하게 표정을 감추려고 얼굴을 돌린 동료들을 발견하고 웃음을 참느라고 고생해야 했다.아크는 일단 오늘 타격을 입은 병력을 재정비하도록 잠시동안 여유를 가지고 일단 정보를 수집하도록 명령하고는 막사로 돌아가서 로테에게 물었다.포워르를 떠난지 오래되었다지만 유능한 여기사라면 혹시 로테가 어렸을때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닐까싶었던 것이다.
"정보파일을 읽어봤는데 포워르에 지금 이름을 날릴만한 여기사들은 대부분 지금 남아 있지가 않더군요.그리고 여기사들중에는 대군을 능숙하게 지휘해서 작전을 짤만한 사람도...... 아,그러고 보니....."
로테가 문득 누군가를 떠올린듯하자 아크는 대답을 재촉했다.로테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크에게 자신이 떠올린 사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토라는 아이에요.지금 어느정도 실력인지는 모르지만 열네살에 소드유저에 도달했으니까 재능은 뛰어난 편이었죠."
"오토?"
아크는 로테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오토는 검세력에서 유란대륙최초의 제국이었던 게르마니아제국을 건국한 영웅으로 유란대륙에선 오토라는 이름은 남자한테도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가 최근 2~3백년사이에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남자의 이름으로도 드문 이름이 여자 이름이라니 희한하단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단순히 검만 뛰어났던 것이 아니라 머리도 좋았어요.거기다 부모님이 정해주신 동생의 약혼자기도 했죠.이름때문에 별명이 <오토여왕>이기도 했죠."
로테의 설명에 따르면 로테의 아버지 록스는 사촌형제인 케셀링과 계승권을 걸고 검술대결을 벌여서 왕위를 쟁취했다.왕위를 걸고 검술대결을 벌였다니 짐짓 살벌해보이지만 사실 계승권다툼이 벌어나면 갖은 암투가 벌어지는 것에 비해서 케셀링은 오히려 대결에 승복하고 록스에게 충성했고 그것을 가상하게 여긴 케셀링의 자식과 자신의 자식을 결혼시키겠다고 맹세했었다.
케셀링은 록스가 로자리아와 네이크남매를 낳은 일년뒤 딸을 낳고 록스가 약속대로 아들 네이크가 장성하면 이 아이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선언하자 케셀링은 이 아이가 반드시 네이크를 훌륭한 왕에 알맞는 여걸로 만들겠다며 이름을 오토로 지었다.사실 이런것은 자칫 대역무도로 여겨질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록스는 오히려 그것을 케셀링의 솔직함으로 여기고 오토를 아꼈다.
하지만 아직 철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뜻도 잘 모르고 약혼자라고 알고 지네던 네이크와 오토의 사이는 점점 어색해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왕가의 가정불화였다.네이크의 아버지인 포워르국왕 록스 3세는 로테와 네이크의 생모가 젊은 귀족과 바람을 피운것을 알고 그녀를 사형시켜버렸다.보통 이런 일이 밝혀지면 왕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쉬쉬하며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성격이 불같았던 록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록스는 과연 로테와 네이크가 자신의 친자식인지를 의심했고 오히려 네이크의 약혼녀인 오토를 귀여워했다.오토야말로 포워르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것이 확실하니 누구의 피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자식보다는 차라리 오토가 낫다는 소리를 자식들에게 해대며 히스테리를 벌이던 록스는 마법으로 핏줄을 확인할수도 있었는데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고 난동을 벌이다가 로테는 결국 자기식으로 혈연을 증명하고 얼마뒤 왕궁을 빠져나온 것이었다.(5부7편참조)
"하지만 네이크 2세의 부인은 다른 여자라고 들었는데?"
"제가 나중에 들은 바로는 네이크는 국왕이 되고 나서 혼인을 파혼했대요."
원래 네이크는 어렸을때부터 오토를 좋아하지 않았다.혈연문제말고도 무용이 뛰어난 누이에 비해서 학문이 뛰어난 것을 자랑거리로 삼던 네이크는 검도 자신보다 잘쓰면서 머리도 자신보다 명석했던 오토를 볼때면 열등감을 느끼고 그녀를 피했던 것이다.네이크는 즉위하고 나서 종숙인 케셀링을 한직으로 보내버리고 오토와의 혼인을 파혼했었다.
"참 안타까워요.그애와 결혼했다면 네이크한테도 도움이 되었을텐데......"
오토는 강하게 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포워르의 병영주의를 혐오했고 만약 오토가 네이크와 그대로 결혼했다면 네이크에게 도움이 되면 되었지 방해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로테의 생각이었다.유랑중 그 소식을 들었던 로테는 안타까워했지만 당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던 자신으로선 어쩌할 도리가 없었다.
"그랬다면 네이크한테 감정이 많았을텐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지?"
그때 블랙팬텀단장인 론이 찾아왔다.막사안으로 들어온 론은 서둘러 예를 취하고 보고를 시작했다.
"폐하,지금 적장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바로 전투 이틀전 교체되었는데 미처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송구스럽사옵니다."
론의 설명을 들은 아크는 놀랐다.겨우 이틀전에 부임해서는 부하들을 장악해 이런 요격을 가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부임하자 마자 소집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작을 사형시켜 버리고 군기를 잡았다 이거지?대단한 배짱이군."
아크는 이번일을 만만히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이미 대세가 결정지어진 상황에서 유리아로선 이겨야 본전,피해가 커지면 개망신이었다.
"하지만......... 너무 사용할수 있는 패가 적어서 답답하겠군."
이번엔 사라,줄리아와 아테나,실비아가 빠지고 엘리자베스와 제랄딘이 신성교국에 가있다지만 그래도 소드마스터로 아크,미카,레이라,아그네스,지그프리트가 있고 마법사도 시라니안과 앤말고도 7써클의 마법사가 세명이나 따라왔는데 적들은 최고의 마법사가 5써클수준이다.거기다 이번엔 적의 전투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여러 이종족들이 포함된 유리아의 특수부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었다.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의자에 앉아 론의 보고서를 읽어보는 아크를 어느사이엔가 막사에 들어온 미카가 등뒤에서 끌어안으면서 얼굴을 부벼댔다.마치 남자와 여자보단 어린아이가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몸을 부비면서 즐거워하는 미카를 아크가 무릎위에 들어올리자 미카가 천진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오토란 여자도 잡을거에요?"
미카의 <잡는다>라는 의미를 생각한 아크가 웃으면서 미카를 힘껏 끌어안았다.하지만 그 웃음에는 본심을 들킨 멋적음이 담겨 있었다.
"글쎄,미카만큼 귀여우면 생각해봐야지."
아크와 미카를 바라보면서 로테는 시누이와 올케사이가 될뻔했던 오토가 한 남자의 여자가 되는 상황을 생각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남자의 속셈을 미처 짐작못한체 아퀼레요새에서 전투상황의 점검을 마친 오토는 아버지 케셀링의 당부를 떠올리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네가 포워르의 방식을 싫어하고 있다는 것은 안다.그리고 이제 포워르가 유리아에 합병당한다는 것도 피할수없는 대세라는 것을 나역시 느끼고 있다.그러나 설사 누군가한테 굴복하는 것을 피할수 없다고 해도 어떻게 굴복하는지도 중요한 법이다.설사 패할때 패하더라도 마지막으로 포워르의 자존심을 저들에게 보일수 있도록 국왕을 도와다오."
뚜렷한 이유도 대지 못하고 자신과 파혼한 네이크보다도 오토는 약육강식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포워르의 야만적인 사회체계를 싫어했다.그래서 대세가 기울어진 지금 유리아에 합병되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서도 낫다는 것이 오토의 생각이었지만 네이크국왕에게 한직으로 쫓겨나서 시골에 연금당하다시피 틀어박혀야 했던 아버지가 귀족이라면 마땅히 나라가 영화를 누릴때만이 아니라 나라가 망할때도 귀족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국왕을 찾아가 도우라고 하자 차마 이미 백발이 성성해서 말도 탈수없게 늙어버린 아버지의 말을 거부할수 없어 국왕을 찾아갔다.
그러나 오토본인도 자신이 직접 파혼한 여자를 국왕이 제대로 써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뜻밖에도 주색에 찌들어 병색이 완연한 표정의 국왕은 오토에게 갑자기 후작의 작위를 내리고는 최전선의 병력의 지휘를 맡겼다.오토는 자신도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왕이 하사한 왕가의 보검 블러스세이버를 들고 최전선의 2개군단의 병력에 부임했지만 여태 전투의지도 가지지 못하고 있던 포워르군들은 적들보다 오히려 갑자기 부임한 오토에게 반감을 보이며 저항했다.오토가 하다못해 검으로 최강자였다면 모르지만 오토는 익스퍼트 중급정도였고 결코 재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포워르군엔 아직 익스퍼트 중급의 검사들도 꽤 많이 있었고 개인의 무용을 중시하는 포워르군은 오토의 지휘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저항하는 자들이 나왔지만 오토는 집합명령을 무시한 익스퍼트 중급의 백작두명을 즉결처분해 버리고 강제로 군기를 잡은 다음 유리아군을 중간에서 요격하는데 성공했다.그러나 역시 이틀만에 군기를 확실히 잡기는 쉽지 않았고 작전의도가 성공했다면 전과가 더 커질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통제가 안된 포워르군의 전투행태때문에 상당수의 적군병사들이 탈출해버렸다.그리고 포워르군 역시 압도적인 지형적우위에서 적을 압도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사자 1천명에 부상3천이란 사상자가 나왔다.그나마 대부분이 경상자라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차라리 이게 더 나을지도......."
이미 힘의 우위가 확실해진 상황에서 불리해진 쪽은 약소국은 반드시 격렬히 저항한다고 해서 살아남을수 있는 게 아냐.상대방을 너무 자극해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 적이 전력을 기울이면 아무리 해봐야 방법이 없고,그렇다고 약세를 보이면 역시 만만해서 잡아먹힌다.약소국의 입장에서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능하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크게 해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어느정도의 손상을 주고 자신이 먹기에는 별로 맛이 없는데 정작 잡아먹으려 들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약간의 양보로 생존권을 확보하는 것이 그래도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이었다.그것을 위해선 유리아군에 너무 극심한 피해를 입혀서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은 상대방을 격노하게 해서 더욱더 거센 공격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계산을 해보고 오토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휴우,하지만 애초에 이런 계산따위가 필요할까?"
하지만 현재의 전력열세는 너무 절망적이었다.이번엔 유리아의 방심을 틈타서 일격을 가했지만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야 유리아군에 대한 마법전력을 비롯한 질적열세를 극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뭣보다 오토본인조차 조국에 대한 애정이 별로 남지 않았을만큼 병사들의 의욕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보슈,사령관나으리.정 방법이 없다면 그냥 저 포로라는 놈들은 전부 죽여버리고 유리아놈들이 우리 여섯배가 넘는다니 한사람당 일곱명씩 할당잡고 싸웁시다.운좋게 다들 할당량 채우고 죽으면 이길수도 있는거고 아니면 뒤지는것밖에 더 있겠소?"
갑자기 노크도 없이 들어와서 무례한 소리를 늘어놓는 용병 재크의 말에 오토는 화가 치밀었다.순순히 항복해버린 후렌성에서 도망쳐왔다는 용병 재크는 이번싸움에서도 엄청난 용맹을 발휘해서 혼자 이백명이상을 죽였지만 저항을 포기하려는 유리아군까지 마치 살인을 즐기듯이 죽여대는 재크의 모습을 오토는 혐오했다.재크가 후렌성을 탈출하면서 보고한 정보덕에 작전을 비교적 상세하게 짤수 있었고 전투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지만 건방진 재크에게 오토는 크게 화를 냈다.
"아무리 용병이라고 해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한번만 더 이따위 태도를 보이면 군법으로 처리하겠다."
"쳇,알겠수.나야 피맛만 보게해주면 좋으니까."
노골적으로 살인광티를 내는 재크가 오토는 혐오스럽기 그지없었다.원래 포워르는 국민의 10분의 1이 귀족이고 나머지는 모조리 노예라는 비정상적인 체계인 대신에 국방을 일반병사까지 전부 귀족들이 맡았기 때문에 용병을 잘 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내전으로 병력소모가 너무 심해 외국에서 들어온 일부 용병으로 병력을 채웠지만 저 재크란 자는 너무 혐오스러웠다.하지만 저런 자조차 아쉬운 것이 현실이라 오토는 답답함을 금할수가 없었다.차라리 아버지의 당부를 지키려면 모조리 명예스럽게 옥쇄해버리는 것뿐이 남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1)일종의 마법스크롤에 극소량의 마나를 실어 병사가 있는 것 같은 반응을 나타내게 해서 교란하는 방법이다.마법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나의 기운을 극소량으로 일으키는 것 뿐이라 스크롤이라고 해도 대량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ps.육촌간의 결혼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근친혼의 경우는 범위가 천년전까지만 해도 유럽/중국에서 사촌까지도 결혼이 가능한 경우가 있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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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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