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를 빨리 전개해야지... 으X!!! 시작에서 너무 진이 빠지네요. 쓰다가 지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즐거운 상상의 여행을...
올림푸스 12 장로; 포세이돈
항구 이라클리온. 이라클리온에 있는 가장 큰 항구다. 과거 수 천 년 전부터 지중해의 거의 모든 상선들과, 현재에는 훼리들이 주로 드나드는 항구다. 지중해의 모든 물동량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밤에는 지중해의 어두움을 다 가지고 있는 곳이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곳. 늦은 밤의 항구는 낮의 소란함이 사라지고, 낮은 수은 등들이 항구 주변을 비추고 있고, 항구 주변의 선술집들에서만 술꾼들의 고함이 가끔 멀리서 들릴 뿐이다. 항구에서 가장 외진 이곳. 항구의 동남쪽 섹터. 낮에는 항구에서 막일을 하는 부두 작업자들이 주로 거쳐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많은 범법자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말보다는 주먹이 더 빠른 지역이다. 마치 폐허가 된 도시 같다. 외등이 이곳저곳에 세워져 있지만, 전구가 있는 것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해가 지면 이곳에는 걸어다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의 유일한 Pub. 페가수스. 이런 황량한 도시의 선술집치고는 안 어울리는 이름이다. 뿌연 싸구려 담배 연기가 꽉 차있고, 거의 잡음에 가까운 음악이 흐느적거리듯이 울리고 있다.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다.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은 빠져나갔고, 구석의 몇 테이블에만 싸구려 막술에 쩌는 노무자 몇 명이 쓰러져 있다. 아마도 주인이 집어 던져야만 이곳에서 나갈 것이다.
‘끼이이익!’
구렛나루가 지저분하게 덥수룩한 주인인 듯 한 사내가 바 뒤에서 늦은 손님을 험상궂게 째려본다. 저 놈팽이들만 집어 던진 후, 문이나 닫고 낮에 항구에서 만난 창녀 미네르바의 궁둥이나 두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손님이라니...
“이제 곧 문을 닫을 거야. 아마 다른 데나 가보는게 좋을걸....”
손님에게 막말을 쓰는 것이 이 술집 주인의 첫인상이다. 그는 누구에게나 막말을 하고 어떤 때는 손님과 싸움도 한다. 그런 그가 쓴 소리를 지르려다 눈이 황소 만하게 떠지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문을 바라보고 있다. 뿌연 연기를 가르며 남녀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곳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여인은 여신 같은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고, 남자 역시 가늠하기 쉽지 않은 포스가 느껴진다.
“문 닫을 시간이유, 필요하시다면 독한 럼주 한잔 정도는 드리지요.”
그를 알고 있는 누군가 들었다면 아마 기절했을 것이다. 단 한 번도 이 남자는 누구에게 친절한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후. 그 독한 럼주를 함께 마셔준다면 한잔 하고 싶군요.”
주인은 말없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힐끗 본다. 젊다. 눈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빛이 일렁이고 있다. 마치 바다의 깊이 같다.
“그럼 앉으슈.”
“고맙습니다.”
“저에게도 주실 거죠?”
“당신 같은 아름다운 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술인데...”
“아저씨가 주시는 술이라면 왠지 기막힌 술일 것 같아요. 이런 멋진 이름의 술집에 어울릴만한 술일 것 같아요.”
주인은 잠시 멈칫한다.
‘후후. 이 술을 쓸 때가 오는 것인가?’
“잠시 기다리슈. 좋지는 않지만, 내 직접 담근 럼주를 한번 맛보게 해드리리다. 아가씨가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유.”
“진, 저에게 감사하셔야 해요. 저 때문에 털보 아저씨의 멋진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니까!”
“감사합니다, 공주님. 후후”
털보 주인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번지는 것은 자신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진은 그것을 보았다.
‘후후. 맞군. 포세이돈이야. 바다를 좌시할 웅지, 집채만 한 파도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용기, 누구에게도 무릎 꿇지 않을 자존심이 있어.’
크기 않은 오크통이다. 털보는 진과 티파니 앞에 인어가 부조된 두 개의 컵을 들이밀고 자신 앞에도 하나를 둔다. 은으로 된 컵이다. 이런 선술집에 어울리지 않는 컵이다. 털보가 오크통을 기울이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갑자기 선술집을 꽉 채운다.
“할아버지에게 배우고 담근 지 20년을 기다렸지. 할아버지는 누군가가 찾아오면 함께 마시라 하셨수, 할아버지가 담근 술은 그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그냥 바다에 버려버렸지. 할아버지는 그 술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배워 담근 후 75년을 기다렸지만, 함께 마실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수. 당신이 이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구려. 나는 지쳤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은 죽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나는 우리 가문이 기다리던 기다림에 지치고 있단 말이유.”
‘쪼로로로옥!!!!’
털보가 따르는 럼주의 소리가 참 맑았다.
“음~~ 정말 기막힌 향이군요. 이런 좋은 술을 마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는 마시구나서 하시우.”
진은 인어의 허리를 잡아 주인이 따라준 럼주를 한 모금 마셨다.
“우와! 이거 정말 기가 막힌 맛이네요.”
“와!! 정말 좋은 술이에요. 역시 페가수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술이에요. 혹시 아저씨는 이름이 포세이돈 아닌가요?”
털보의 눈이 자신도 모르게 반짝였다. 그러나 진은 그 반짝임을 놓치지 않았다.
진이 털보에게 감사하며, 남은 술을 한 입에 다 마셨다. 컵을 탁자에 놓는 순간, 진의 몸에서 엷은 은색의 광체가 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시선을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광채였다. 마치 아지랑이가 피는 듯이 진의 몸에서 은빛의 아지랑이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것은 티파니도 마찬가지였다. 티파니에게서는 옅은 금색의 아지랑이가 일었다.
“드디어~~~~ 드디어~~~~ 마스터!”
갑자기 털보가 머리를 조아렸다. 오히려 놀란 것은 진과 티파니였다. 털보가 주인인 페가수스 술집을 찾아가 포세이돈을 만나보라해서 온 것인데, 오히려 진과 티파니가 시험을 당한 것이다.
“마스터가 마신 것은 올림푸스의 신들의 음료인 넥타르입니다. 그것은 오직 올림푸스의 12 장로들만이 마실 수 있지요. 바로 제우스 당신을 시작으로 해서 우리 모두가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올림푸스가 닫힐 때, 올림푸스 제2인자였던 저의 조상 포세이돈 님은 이 넥타르를 가지고 피신하셨습니다. 훗날을 위해서였지요. 후손 대대로 한명에게만 이것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셨고, 후에 제우스가 와서 이 술을 마시면, 올림푸스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랬군요.... 신화에서 넥타르는 붉은 포도주 맛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꼬냑 같은 강한 맛과 향긋한 포도주 냄새가 나는군요.”
“이제 수천 년 간 이어진 우리 가문의 은신이 끝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가장 천하고, 무식하고, 더러운 모습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올림푸스를 열 때가 된 것입니다.”
“포세이돈. 올림푸스가 열린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시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상관없습니다. 이제 제우스 당신이 현현하셨지 않습니까? 이 아름다운 숙녀 분은 분명 헤라님이겠지요?”
“호호. 역시 포세이돈님의 안목이 높으시군요. 저를 한눈에 알아보다니”
“역시 헤라님답군요. 헤라님이 아니라면 누가 제우스님의 아내가 될 수 있겠습니까? 마스터 가시지요. 마스터께서 오실 날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들이 있습니다. 저희 포세이돈 가문의 정화들입니다. 후후. 만족하실 것입니다.”
그날 밤 이후, 이글라이온 항구에서 페가수스라는 선술집은 사라졌다. 그러나 누구도 왜, 언제 사라졌는지 몰랐다. 다만, 아침 술에서 깨어난 부두 노무자 서너 명이 해장술을 마시고 다시 골아 떨어졌다는 것 밖에...
********
에게해. 이미 낙조가 그 위용을 먼 바다 밑으로 숨기고 약간 어두움이 잦아들고 있다. 그리스 본토의 북서쪽의 해안이 보이는 작은 섬. 본토 그리스의 해안에서 보면 섬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쪽에 올림푸스라는 이름이 선명한 제법 큰 보트가 한 척 떠있다.
“이 섬은 포세이돈 가문의 것입니다. 헤르메스가 그의 섬을 가지고 있듯이, 저희 가문도 이 섬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섬이 아닙니다. 바로 올림푸스 산으로 연결되어있는 비밀 통로이지요. 이 섬의 기지를 통하여 올림푸스 정상으로 갑니다. 물론 이 섬 자체만으로도 일국의 군사력을 능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올림푸스를 다시 재건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제우스가 오셔서 헤파이스토스를 찾아내면 올림푸스는 재건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한 모든 자금을 모아두었지요. 저희 가문은 대대로 바다를 음으로 지배하며 그 자금을 모아 두었습니다.”
“대단하군요, 포세이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제가 몰랐다니... 헤르메스라는 이름이 창피스럽습니다.”
“아니지요. 그만큼 우리는 비밀을 지켜야 했으니까요.”
“어쨌든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닐 듯 하니 섬으로 가봅시다. 점점 그분의 안배가 궁금해지는 군요. 갑자기 나를 제우스로 만들더니,..”
섬 가장자리를 도는 시간은 1시간 반이면 충분했다. 섬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징 없는 그저 아름다운 조그만 섬이었다. 섬의 남쪽. 작은 절벽이 있었고, 그 절벽에는 폭이 약 10여 미터 정도 되는 폭포가 떨어지고 있었다.
“헤르메스, 배로 저 폭포 속으로 들어갑시다.”
“애앵! 폭포 속으로? 폭포 속에 뭐가 있습니까? 그래도 제 올림푸스가 그리 작은 배가 아닌데요.”
그랬다. 올림푸스는 폭이 거의 8 미터에 가까웠고, 높이는 물 위로만 해도 거의 3층 건물 높이는 되어 보였다.
“후후. 나를 믿어보시지요. 폭포로 들어갑시다.”
올림푸스는 서서히 미끄러지듯 폭포 속으로 들어갔다.
“우와!!!”
“정말 대단해요!”
“멋지군요, 포세이돈.”
올림푸스가 들어간 폭포 속은 그야 말로 별천지였다. 올림푸스가 폭포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올림푸스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섬 밑이 완전히 하나의 요새인 듯 했다. 작은 폭포 속에 이런 거대한 기지가 있을 줄이야. 올림푸스보다 약간 작은 배 같은 것들이 몇 척 눈에 들어왔고, 여기 저기 사람들이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올림푸스가 오는 것을 연락 받았는지, 올림푸스의 정박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다. 올림푸스가 들어갔는데도 그 넓은 공간은 전혀 좁아 보이지 않았다.
상황실.
“이 섬은 완전한 스텔스 기지입니다. 어떤 레이더로도 찾지 못하지요. 겉으로는 그저 작은 무인도 섬이지만 말입니다. 나아가 이곳에서 세계의 모든 곳을 정찰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상공 위에 우리의 첩보 위성 24기가 온 세계를 정찰하고 있지요. 미국 대통령이 화장실에서 읽고 있는 신문도 첩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쪽 현황판의 붉은 세계지도는 타이탄들의 후손들의 위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약 70% 정도 저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지요.”
“아니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었지요?”
“포세이돈의 가문은 사실 역사 속에서는 수많은 해적들의 본류였습니다. 첫 번째 올림푸스의 12 장로였던 포세이돈님은 ‘그 날’ 이후 바다로 물러나 해적들 속으로 숨어드셨습니다. 해적들은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기에 가장 자신을 숨기기 쉬운 곳이었지요. 더구나 해적질을 통해 수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또 충성스러운 부하들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해적들의 넓은 활동 반경을 이용해 세계 곳곳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정말 대단하군요. 올림푸스의 2 인자 다우세요.”
“그러나 우리가 현재까지 찾아낸 그림자의 무리들은 그저 조무래기들뿐이지요. 실세들은 우리가 찾지 못한 30%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보에 의하면, 이들은 현재 세계 이외의 세력과도 연결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과거에서 온 것인지 미래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지구 밖에서 온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은밀합니다.”
“과거, 미래, 그리고 우주라구요? 그럼 외계인이라도 된다는 말씀입니끼?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구요?”
“마스터, 이들을 결코 가볍게 대하면 안 됩니다. 5000년이 다섯 번 지나는 동안 이들은 자신들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모르지요. 그러나 이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어느 시대건, 어느 나라건, 이들은 존재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신이니 천사니, 악마니 하지만, 실재로는 바로 이들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후~~ 과거의 나라면 믿지 못하겠지만, 지금은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어쨌든 실체가 있다면 그 꼬리가 나타나겠지. 우선 포세이돈님과 헤르메스님의 노고에 치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의 준비로 올림푸스의 재건이 어떤 것인지 가시화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올림푸스의 또 다른 장로들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아테네 쪽에서 일부의 장로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테나와 아레스의 포스를 가끔 아테네 쪽에서 감지 할 수 있었습니다. 제우스님이 먼저였기에 그들에게는 관심을 그다지 쏟지 않았습니다.”
“좋아요. 일단 아테나와 아레스 찾읍시다. 먼저 시급한 것은 우리 사람들을 찾는 것이니까요. 일단 아테네로 갑시다.”
* 이번 편은 으X으X가 없어 죄송^^
올림푸스 12 장로; 포세이돈
항구 이라클리온. 이라클리온에 있는 가장 큰 항구다. 과거 수 천 년 전부터 지중해의 거의 모든 상선들과, 현재에는 훼리들이 주로 드나드는 항구다. 지중해의 모든 물동량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밤에는 지중해의 어두움을 다 가지고 있는 곳이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곳. 늦은 밤의 항구는 낮의 소란함이 사라지고, 낮은 수은 등들이 항구 주변을 비추고 있고, 항구 주변의 선술집들에서만 술꾼들의 고함이 가끔 멀리서 들릴 뿐이다. 항구에서 가장 외진 이곳. 항구의 동남쪽 섹터. 낮에는 항구에서 막일을 하는 부두 작업자들이 주로 거쳐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많은 범법자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말보다는 주먹이 더 빠른 지역이다. 마치 폐허가 된 도시 같다. 외등이 이곳저곳에 세워져 있지만, 전구가 있는 것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해가 지면 이곳에는 걸어다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의 유일한 Pub. 페가수스. 이런 황량한 도시의 선술집치고는 안 어울리는 이름이다. 뿌연 싸구려 담배 연기가 꽉 차있고, 거의 잡음에 가까운 음악이 흐느적거리듯이 울리고 있다.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다.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은 빠져나갔고, 구석의 몇 테이블에만 싸구려 막술에 쩌는 노무자 몇 명이 쓰러져 있다. 아마도 주인이 집어 던져야만 이곳에서 나갈 것이다.
‘끼이이익!’
구렛나루가 지저분하게 덥수룩한 주인인 듯 한 사내가 바 뒤에서 늦은 손님을 험상궂게 째려본다. 저 놈팽이들만 집어 던진 후, 문이나 닫고 낮에 항구에서 만난 창녀 미네르바의 궁둥이나 두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손님이라니...
“이제 곧 문을 닫을 거야. 아마 다른 데나 가보는게 좋을걸....”
손님에게 막말을 쓰는 것이 이 술집 주인의 첫인상이다. 그는 누구에게나 막말을 하고 어떤 때는 손님과 싸움도 한다. 그런 그가 쓴 소리를 지르려다 눈이 황소 만하게 떠지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문을 바라보고 있다. 뿌연 연기를 가르며 남녀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곳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여인은 여신 같은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고, 남자 역시 가늠하기 쉽지 않은 포스가 느껴진다.
“문 닫을 시간이유, 필요하시다면 독한 럼주 한잔 정도는 드리지요.”
그를 알고 있는 누군가 들었다면 아마 기절했을 것이다. 단 한 번도 이 남자는 누구에게 친절한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후. 그 독한 럼주를 함께 마셔준다면 한잔 하고 싶군요.”
주인은 말없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힐끗 본다. 젊다. 눈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빛이 일렁이고 있다. 마치 바다의 깊이 같다.
“그럼 앉으슈.”
“고맙습니다.”
“저에게도 주실 거죠?”
“당신 같은 아름다운 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술인데...”
“아저씨가 주시는 술이라면 왠지 기막힌 술일 것 같아요. 이런 멋진 이름의 술집에 어울릴만한 술일 것 같아요.”
주인은 잠시 멈칫한다.
‘후후. 이 술을 쓸 때가 오는 것인가?’
“잠시 기다리슈. 좋지는 않지만, 내 직접 담근 럼주를 한번 맛보게 해드리리다. 아가씨가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유.”
“진, 저에게 감사하셔야 해요. 저 때문에 털보 아저씨의 멋진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니까!”
“감사합니다, 공주님. 후후”
털보 주인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번지는 것은 자신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진은 그것을 보았다.
‘후후. 맞군. 포세이돈이야. 바다를 좌시할 웅지, 집채만 한 파도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용기, 누구에게도 무릎 꿇지 않을 자존심이 있어.’
크기 않은 오크통이다. 털보는 진과 티파니 앞에 인어가 부조된 두 개의 컵을 들이밀고 자신 앞에도 하나를 둔다. 은으로 된 컵이다. 이런 선술집에 어울리지 않는 컵이다. 털보가 오크통을 기울이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갑자기 선술집을 꽉 채운다.
“할아버지에게 배우고 담근 지 20년을 기다렸지. 할아버지는 누군가가 찾아오면 함께 마시라 하셨수, 할아버지가 담근 술은 그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그냥 바다에 버려버렸지. 할아버지는 그 술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배워 담근 후 75년을 기다렸지만, 함께 마실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수. 당신이 이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구려. 나는 지쳤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은 죽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나는 우리 가문이 기다리던 기다림에 지치고 있단 말이유.”
‘쪼로로로옥!!!!’
털보가 따르는 럼주의 소리가 참 맑았다.
“음~~ 정말 기막힌 향이군요. 이런 좋은 술을 마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는 마시구나서 하시우.”
진은 인어의 허리를 잡아 주인이 따라준 럼주를 한 모금 마셨다.
“우와! 이거 정말 기가 막힌 맛이네요.”
“와!! 정말 좋은 술이에요. 역시 페가수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술이에요. 혹시 아저씨는 이름이 포세이돈 아닌가요?”
털보의 눈이 자신도 모르게 반짝였다. 그러나 진은 그 반짝임을 놓치지 않았다.
진이 털보에게 감사하며, 남은 술을 한 입에 다 마셨다. 컵을 탁자에 놓는 순간, 진의 몸에서 엷은 은색의 광체가 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시선을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광채였다. 마치 아지랑이가 피는 듯이 진의 몸에서 은빛의 아지랑이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것은 티파니도 마찬가지였다. 티파니에게서는 옅은 금색의 아지랑이가 일었다.
“드디어~~~~ 드디어~~~~ 마스터!”
갑자기 털보가 머리를 조아렸다. 오히려 놀란 것은 진과 티파니였다. 털보가 주인인 페가수스 술집을 찾아가 포세이돈을 만나보라해서 온 것인데, 오히려 진과 티파니가 시험을 당한 것이다.
“마스터가 마신 것은 올림푸스의 신들의 음료인 넥타르입니다. 그것은 오직 올림푸스의 12 장로들만이 마실 수 있지요. 바로 제우스 당신을 시작으로 해서 우리 모두가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올림푸스가 닫힐 때, 올림푸스 제2인자였던 저의 조상 포세이돈 님은 이 넥타르를 가지고 피신하셨습니다. 훗날을 위해서였지요. 후손 대대로 한명에게만 이것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셨고, 후에 제우스가 와서 이 술을 마시면, 올림푸스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랬군요.... 신화에서 넥타르는 붉은 포도주 맛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꼬냑 같은 강한 맛과 향긋한 포도주 냄새가 나는군요.”
“이제 수천 년 간 이어진 우리 가문의 은신이 끝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가장 천하고, 무식하고, 더러운 모습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올림푸스를 열 때가 된 것입니다.”
“포세이돈. 올림푸스가 열린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시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상관없습니다. 이제 제우스 당신이 현현하셨지 않습니까? 이 아름다운 숙녀 분은 분명 헤라님이겠지요?”
“호호. 역시 포세이돈님의 안목이 높으시군요. 저를 한눈에 알아보다니”
“역시 헤라님답군요. 헤라님이 아니라면 누가 제우스님의 아내가 될 수 있겠습니까? 마스터 가시지요. 마스터께서 오실 날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들이 있습니다. 저희 포세이돈 가문의 정화들입니다. 후후. 만족하실 것입니다.”
그날 밤 이후, 이글라이온 항구에서 페가수스라는 선술집은 사라졌다. 그러나 누구도 왜, 언제 사라졌는지 몰랐다. 다만, 아침 술에서 깨어난 부두 노무자 서너 명이 해장술을 마시고 다시 골아 떨어졌다는 것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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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 이미 낙조가 그 위용을 먼 바다 밑으로 숨기고 약간 어두움이 잦아들고 있다. 그리스 본토의 북서쪽의 해안이 보이는 작은 섬. 본토 그리스의 해안에서 보면 섬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쪽에 올림푸스라는 이름이 선명한 제법 큰 보트가 한 척 떠있다.
“이 섬은 포세이돈 가문의 것입니다. 헤르메스가 그의 섬을 가지고 있듯이, 저희 가문도 이 섬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섬이 아닙니다. 바로 올림푸스 산으로 연결되어있는 비밀 통로이지요. 이 섬의 기지를 통하여 올림푸스 정상으로 갑니다. 물론 이 섬 자체만으로도 일국의 군사력을 능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올림푸스를 다시 재건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제우스가 오셔서 헤파이스토스를 찾아내면 올림푸스는 재건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한 모든 자금을 모아두었지요. 저희 가문은 대대로 바다를 음으로 지배하며 그 자금을 모아 두었습니다.”
“대단하군요, 포세이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제가 몰랐다니... 헤르메스라는 이름이 창피스럽습니다.”
“아니지요. 그만큼 우리는 비밀을 지켜야 했으니까요.”
“어쨌든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닐 듯 하니 섬으로 가봅시다. 점점 그분의 안배가 궁금해지는 군요. 갑자기 나를 제우스로 만들더니,..”
섬 가장자리를 도는 시간은 1시간 반이면 충분했다. 섬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징 없는 그저 아름다운 조그만 섬이었다. 섬의 남쪽. 작은 절벽이 있었고, 그 절벽에는 폭이 약 10여 미터 정도 되는 폭포가 떨어지고 있었다.
“헤르메스, 배로 저 폭포 속으로 들어갑시다.”
“애앵! 폭포 속으로? 폭포 속에 뭐가 있습니까? 그래도 제 올림푸스가 그리 작은 배가 아닌데요.”
그랬다. 올림푸스는 폭이 거의 8 미터에 가까웠고, 높이는 물 위로만 해도 거의 3층 건물 높이는 되어 보였다.
“후후. 나를 믿어보시지요. 폭포로 들어갑시다.”
올림푸스는 서서히 미끄러지듯 폭포 속으로 들어갔다.
“우와!!!”
“정말 대단해요!”
“멋지군요, 포세이돈.”
올림푸스가 들어간 폭포 속은 그야 말로 별천지였다. 올림푸스가 폭포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올림푸스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섬 밑이 완전히 하나의 요새인 듯 했다. 작은 폭포 속에 이런 거대한 기지가 있을 줄이야. 올림푸스보다 약간 작은 배 같은 것들이 몇 척 눈에 들어왔고, 여기 저기 사람들이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올림푸스가 오는 것을 연락 받았는지, 올림푸스의 정박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다. 올림푸스가 들어갔는데도 그 넓은 공간은 전혀 좁아 보이지 않았다.
상황실.
“이 섬은 완전한 스텔스 기지입니다. 어떤 레이더로도 찾지 못하지요. 겉으로는 그저 작은 무인도 섬이지만 말입니다. 나아가 이곳에서 세계의 모든 곳을 정찰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상공 위에 우리의 첩보 위성 24기가 온 세계를 정찰하고 있지요. 미국 대통령이 화장실에서 읽고 있는 신문도 첩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쪽 현황판의 붉은 세계지도는 타이탄들의 후손들의 위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약 70% 정도 저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지요.”
“아니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었지요?”
“포세이돈의 가문은 사실 역사 속에서는 수많은 해적들의 본류였습니다. 첫 번째 올림푸스의 12 장로였던 포세이돈님은 ‘그 날’ 이후 바다로 물러나 해적들 속으로 숨어드셨습니다. 해적들은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기에 가장 자신을 숨기기 쉬운 곳이었지요. 더구나 해적질을 통해 수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또 충성스러운 부하들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해적들의 넓은 활동 반경을 이용해 세계 곳곳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정말 대단하군요. 올림푸스의 2 인자 다우세요.”
“그러나 우리가 현재까지 찾아낸 그림자의 무리들은 그저 조무래기들뿐이지요. 실세들은 우리가 찾지 못한 30%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보에 의하면, 이들은 현재 세계 이외의 세력과도 연결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과거에서 온 것인지 미래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지구 밖에서 온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은밀합니다.”
“과거, 미래, 그리고 우주라구요? 그럼 외계인이라도 된다는 말씀입니끼?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구요?”
“마스터, 이들을 결코 가볍게 대하면 안 됩니다. 5000년이 다섯 번 지나는 동안 이들은 자신들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모르지요. 그러나 이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어느 시대건, 어느 나라건, 이들은 존재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신이니 천사니, 악마니 하지만, 실재로는 바로 이들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후~~ 과거의 나라면 믿지 못하겠지만, 지금은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어쨌든 실체가 있다면 그 꼬리가 나타나겠지. 우선 포세이돈님과 헤르메스님의 노고에 치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의 준비로 올림푸스의 재건이 어떤 것인지 가시화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올림푸스의 또 다른 장로들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아테네 쪽에서 일부의 장로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테나와 아레스의 포스를 가끔 아테네 쪽에서 감지 할 수 있었습니다. 제우스님이 먼저였기에 그들에게는 관심을 그다지 쏟지 않았습니다.”
“좋아요. 일단 아테나와 아레스 찾읍시다. 먼저 시급한 것은 우리 사람들을 찾는 것이니까요. 일단 아테네로 갑시다.”
* 이번 편은 으X으X가 없어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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