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엘프 오르가즘 2부. 좆나게 뻑킹 판타지 제 21화.
“세상에 그게 말이 됩니까?”
“자네가 겪었던 게 그 증거가 아닌가? 공간 이동 마법진은 애초에 시간의 개념이 없다네. 자네가 그곳으로 갈 때 좌표뿐만 아니라, 시간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
“아........”
우규가 상아대륙에 머문 시간은 겨우 한 달 남짓이었다. 그런데 지구로 돌아와 보니 이미 1년이 지나 있었다. 다른 건 그렇다고 쳐도 소중한 일생에서 1년을 날려 먹은 것 같아 너무 억울했다.
“난 자네가 아공간의 미아가 되거나,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네. 이렇게 무사하게 돌아오다니, 여신이 도우신 게지.”
“고생이 좀 많았죠.”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자네가 출발한 좌표를 보니 조금 먼 곳이더군.”
우규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말하자면 길어요. 그보다도 마법사님 고향일은 어떻게 되었죠? 제국으로부터 독립은 했나요? 제가 전해주기로 한 총기류와 화약이 중간에 사라졌잖아요.”
마법사는 생각하기도 싫은 듯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말게. 자네가 사라지고 한 달이 있다가, 다시 마법진 발동시켜서 지원을 해 주려고 했지. 근데 그 사이 제국군에게 습격을 당해서, 지도부가 와해되고 말았다네. 통신마법으로 연락을 시도해 보고 있지만, 소식이 닿지를 않는군. 일이 어찌 되려는지.......”
확실히 마법사는 애국자였다.
이마에 깊은 주름이 생긴 것이 떠날 때 보다 10년은 더 늙어 보였다. 오래전 백범 김구선생이 먼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노심초사했을 때도 이러했을까?
문득 딱한 생각이 든 우규는 허리에 차고 있던 가죽 물통을 꺼내서 마법사에게 건넸다.
“좀 드셔보세요.”
“이건 뭔가?”
“일단 드셔 보시면 알아요.”
물통을 받아든 마법사가 조심스럽게 내용물을 입에 기울였다. 하얀 젖이 입술을 적셨다.
순간 깜짝 놀란 마법사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맙소사........”
“왜요? 뭐가 잘못 됐나요?”
눈이 동그랗게 변한 마법사가 급히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자네 이거 어디서 구했나?”
“귀한 건가요?”
“귀하다 뿐인가? 라이트 엘프의 젖이 아닌가? 대륙에서는 천 년 전에 멸종한 일족이네. 제국 마탑 조차 냉동 건조시켜서 보관하는 소량이 있을 뿐이지.”
우규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럼 비싼가요?”
“값이 문제가 아니야. 이미 멸종한 종족의 젖을 어디서 구하나.”
“어떤 효과가 있죠?”
“회춘장생 불노환동일세.”
짧지만 강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우규는 더 구체적인 용도를 알고 싶었다.
“생유가 아니라, 분유나 치즈로 보관을 해도 그 효과는 사라지지 않나요? 가령 가공식품을 정력제로 판매를 한다거나, 노화억제 약품이나 여성 미용용품으로 제작을 한다든가 그렇게 말이죠.”
“이 귀한 걸 누가 분유로 만드나?”
“만약 많다면요.”
“마탑에서도 냉동건조 시켜서 보관을 했으니까 효과의 차이는 없겠지. 그나저나 이걸 어디서 구했냐니까?”
그제야 우규가 빙긋 웃었다.
그러면서 허리에 차고 있던 가방을 풀어서 입구의 지퍼를 열었다.
“이제 나와도 돼.”
“네, 주인님.”
그러자 그 안에서 머리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러더니 꿈틀거리면서 몸통이 밖으로 기어 나왔는데, 다리까지 몽땅 빠져나오자 암소처럼 거대한 몸을 가진 여자였다. 사기처럼 깨끗한 피부에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콧구멍과 젖꼭지 클리토리스는 금속 고리가 달려 끈과 연결되어 있었다.
마법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세상에.......북극의 라이트 엘프.”
“종족 이름이 라이트 엘프였나요? 덩치만 컸지 귀도 작고 사람하고 똑같던데요.”
“엘프 귀가 크다고 누가 그러던가?”
“일본만화에서........아니, 그냥요.”
마법사는 다시 한 번 크게 감탄을 하며 시종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코사, 어서 마법사님에게 인사 드려야지.”
“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코사가 허연 수염을 가슴까지 늘어트린 마법사를 발견하고는 화끈 얼굴을 붉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인데다가 부끄러운 곳에 금속 고리까지 달고 있으니 너무 창피했다.
우규가 그녀를 재촉했다.
“어서, 주인님 말 들어야지.”
“하아........”
결국 그녀는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마법사를 향해 바짝 몸을 엎드렸다.
“우규주인님이 기르는 암퇘지 코사라고 해요. 평소 마법사님 말씀 많이 들었어요.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그러더니 그녀는 우규가 앉아있는 의자로 다가와 탁자 밑으로 몸을 숨겼다. 우규가 빙긋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교육이 잘 됐군.”
“뭐, 이젠 저도 프로잖아요.”
“놀랍군. 자네가 떨어진 그곳에서 데려 온 건가?”
“상아대륙이라고 하더군요. 거긴 이런 종족만 살아요. 조금 이상하고 독특한 곳이죠.”
마법사가 수염을 쓰다듬었다.
“젖은 많이 나오나?”
“잘 먹이면 하루에 4리터는 나와요. 근데 그렇게 짜 대면 힘들어 하더라고요. 보통은 아침저녁으로 1리터씩, 2리터가 적당한 것 같아요.”
“호오.......”
마법사의 눈이 탐욕으로 번뜩였다.
물론, 코사의 육덕진 몸에 대한 탐욕이 아니라, 저 풍요로운 가슴에서 나올 기름진 젖에 대한 탐욕이었다. 본래 마법사란 존재는 호기심의 결정체였다. 오래전에 멸종한 종족에 대한 학문적 욕구는 마법사의 몸을 바짝 바짝 타 들어가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내게 젖을 좀 나눠 줄 수 있겠나?”
“물론이죠. 오히려 제가 부탁하고 싶은 걸요. 젖으로 미용제나 정력제 같은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사실은 그것 때문에 코사를 데려 왔거든요.”
“어렵지는 않을 걸세.”
“일단 연구용으로 얼마나 필요하죠?”
“많을수록 좋겠지만, 자네 하이엘프 오줌도 떨어지지 않았나? 아직까지 멀쩡한 것을 보면 그동안 젖으로 버텨 온 것 아닌가?”
우규가 하하 웃었다.
“아직은 좀 남아 있어요. 여기서는 1년이었지만, 그쪽에서는 한 달이었다고요. 그럼 매일 제가 1리터를 쓰고, 마법사님께 1리터 드리죠.”
욕심 같아서는 하루 짤 수 있는 한계치 4리터를 몽땅 짜서 가지고 싶었지만, 우규의 사정도 고려해야 하고 코사의 건강도 고려해야 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대충 이야기가 끝이 나자 우규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빌딩 옥상에 가꾼 마탑의 숲이 더욱 울창했고, 수목도 다양해져 있었다. 특히 숲 중앙에 있는 버섯으로 만든 집은 압권이었다.
“그 귀한 액화마나를 아주 뿌려 댔군요.”
마법사가 자랑스럽게 껄껄 웃었다.
“어떤가? 보기 좋은가? 자네가 없으니 캡슐이 많이 남더군. 어떻게 할 건가? 마나캡슐은 예전처럼 매일 6개면되겠나?”
“더 달라고 해도 안 줄 거잖아요.”
“아니 다행이군.”
그때 우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마법사님이 여기서 소비하는 액화마나는 제 몫도 있잖아요. 막상 돌아왔는데 갈 곳도 없고, 저도 여기서 살고 싶은데 공간 100평 정도만 떼어서 주시죠.”
순간 마법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방금 자네 뭐라고 했나?”
“살집이 없어요. 마법사님도 외로우니까 여기서 함께 머물면 좋잖아요. 매일 캡슐이나 젖을 교환하러 들리지 않아도 되고, 또 사무실을 하나 임대할 건데 마침 밑에 층에 건물이 비었더군요. 저 출퇴근 할 때 편하고, 여러모로 여기가 욕심이 나네요.”
“자네 집 있잖아. 거 뭐야, 예린이하고 민지였던가? 또 나이든 아줌마 하나 있었지? 지영이라고.......왜 갑자기 이쪽으로 들어온다는 거야?”
우규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사실 이계에서 돌아온 우규가 제일먼저 들린 곳은 지영누님의 집이었다.
그런데 초인종을 누르자 이상한 남자가 나왔다.
20대 초반의 젊은 학생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지영누님의 새 남편이란다. 이미 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는 여자였고, 남자 없이는 하루도 못산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겨우 1년 만에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누님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미안해 동생.”
“뭐가 미안해요. 행복하게 잘 살면 되지.”
“난 동생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 생활을 정리했다고 생각했어. 밤은 길고, 몸은 외롭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네.”
“남편은 잘해줘요?”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우규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누님 막 대해요. 예전 그 백발조교처럼?”
지영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착해........”
우규는 단번에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지영은 일상적인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여자였다. 그래서 그녀에게 착한 남편은 나쁜 남편이었다.
“차라리 잘 되었네요. 플레이 너무 즐기면 몸도 정신도 황폐해져요. 이번 기회에 마음잡고, 정상적으로 살아봐요. 누님에게는 그에 오히려 비일상적이잖아요.”
“그런가?”
지영이 씁쓸하게 웃었다.
“예린이하고 민지는요?”
“동생 사라지고, 한 달 정도 있다가 집 나갔어. 복학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모르겠네. 두 사람 휴대폰도 없었잖아.”
1년이 길기는 길었다.
그길로 학교로 찾아가 수소문해 보았지만 이상한 소문만 무성할 뿐 어디서도 두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몰카 찍혀서 협박당했다던데요. 학교에 소문이 쫙 깔려서 요즘 안나 와요.”
“몰카요?”
“네. 그거 찍힌 사람 요즘 많아요. 학교에서 턱 좀 들고 다니는 애들은 다 당해서 잠수중이라고 하던데요. 자세한건 모르고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어요.”
“..........”
우규는 확 짜증이 밀려왔다.
‘칠칠치 못하게 비디오나 찍히고 다니고. 뭐야, 남자하고 그 짓하는 거 찍힌 거야?’
남자 없이 하루도 못 사는 것은 예린이나 민지도 마찬가지였다. 씩씩 거리면서 예전에 살던 아파트를 찾아가 보았지만, 거기도 이미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결국 찾는 걸 포기한 우규는 그길로 마법사를 찾아오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갈 때가 없다고?”
“네.”
“자네 돈 많잖아.”
“솔직히 말씀 드리죠. 사실은 코사 때문에 그래요. 키가 2.5m나 되니 저 덩치를 어디에 데려다 놓겠어요. 그렇다고 어디 깊은 골방에만 가둬둘 수도 없죠. 또 질 좋은 젖을 짜려면 운동도 시켜야 하잖아요. 방목해서 기르는 소가 우유 품질이 더 좋은 건 아시죠?”
젖 이야기가 나오자 마법사는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도 자신의 마탑에 누군가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게다가 우규는 욕망에 솔직한 인간이다. 코사와 함께 여기에 머물게 된다면, 볼꼴 못 볼꼴 다 보게 되리라.
“끙.”
그때 우규가 코사의 상체를 일으키게 하더니, 손으로 육중한 젖가슴을 잡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색 젖꼭지가 발딱 일어서면서 기름진 젖즙이 톡톡 터져서 밑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으.......음.”
“이거 보세요. 코사도 여기가 좋은가 봐요. 젖이 이렇게 막 나오잖아요. 그치, 코사. 여기가 마음에 들잖아. 어서 말해봐. 여기서 매일 젖 짜이고 싶지?”
“하아.......네. 주인님. 마음에 들어요.”
코사는 애써 마법사의 시선을 외면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붉혔다.
“휴우~ 자네 진짜 고약하군. 좋아 내가졌네.”
“하하하. 지다니요. 그냥 서로 돕는 거지요.”
“대신 몇 가지 조건이 있다네.”
우규는 슬쩍 불안해졌다.
“뭐죠?”
“별거 아닐세.”
그러면서 마법사가 품에서 뭔가를 꺼내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하얀 알약이 가득 들어있는 투병한 약병이었다.
“이게 뭔지 알고 있나?”
“글쎄요. 그냥 약 아닌가요?”
“약은 맞네. 그런데 지구의 물건이 아니야. 이걸 복용하면 한동안 모든 기억을 상실하게 되네. 드래곤 대륙에서 최음제로 쓰이던 <망석>이라는 약품일세. 공기 중 마나를 합성해서 만들지. 왜 이게 지구에서 물뽕으로 유통되는지 알고 싶다네. 조사해 줄 수 있겠나?”
우규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마법사님 이외에도 지구로 넘어온 이계인이 더 있다는 소린가요?”
마법사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것도 단정할 수 없다네. 그러나 확실한건 공기 마나 고정법을 사용하려면 최소 4서클 이상의 마법의 필요 하는 것과 나는 이런 음약을 제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지.”
“몸에 해로운 약인가요?”
“장기 복용을 하면 중독증상이 생기네. 효과는 확실하지만 당연히 좋은 약일 수 없지.”
턱을 잡고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우규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조사는 해 보죠. 다른 조건은요?”
“자네가 드래곤 대륙으로 가 줘야겠어.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여신과의 계약으로 묶인 몸이 아닌가? 자네가 내 대신 내 조국과 민족을 위해 힘을 써 주게.”
사실 마법사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드래곤 대륙은 앞으로 자주 드나들어야 했다. 마법사가 지구에서 생산할 수 있는 마나캡슐의 그 희박한 대기 중 마나의 양 때문에 극히 제한 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면 상아대륙을 오가며 분유나 치즈를 유통하기 곤란해진다. 아공간 게이트를 열려면, 엘프의 애액뿐만 아니라 액화마나도 필요했고, 그 액화마나는 드레곤 대륙에 풍부하니 거기서 구입해 올 생각이었던 것이다.
“네,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제야 마법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자네, 복 받을 걸세.”
“세상에 그게 말이 됩니까?”
“자네가 겪었던 게 그 증거가 아닌가? 공간 이동 마법진은 애초에 시간의 개념이 없다네. 자네가 그곳으로 갈 때 좌표뿐만 아니라, 시간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
“아........”
우규가 상아대륙에 머문 시간은 겨우 한 달 남짓이었다. 그런데 지구로 돌아와 보니 이미 1년이 지나 있었다. 다른 건 그렇다고 쳐도 소중한 일생에서 1년을 날려 먹은 것 같아 너무 억울했다.
“난 자네가 아공간의 미아가 되거나,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네. 이렇게 무사하게 돌아오다니, 여신이 도우신 게지.”
“고생이 좀 많았죠.”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자네가 출발한 좌표를 보니 조금 먼 곳이더군.”
우규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말하자면 길어요. 그보다도 마법사님 고향일은 어떻게 되었죠? 제국으로부터 독립은 했나요? 제가 전해주기로 한 총기류와 화약이 중간에 사라졌잖아요.”
마법사는 생각하기도 싫은 듯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말게. 자네가 사라지고 한 달이 있다가, 다시 마법진 발동시켜서 지원을 해 주려고 했지. 근데 그 사이 제국군에게 습격을 당해서, 지도부가 와해되고 말았다네. 통신마법으로 연락을 시도해 보고 있지만, 소식이 닿지를 않는군. 일이 어찌 되려는지.......”
확실히 마법사는 애국자였다.
이마에 깊은 주름이 생긴 것이 떠날 때 보다 10년은 더 늙어 보였다. 오래전 백범 김구선생이 먼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노심초사했을 때도 이러했을까?
문득 딱한 생각이 든 우규는 허리에 차고 있던 가죽 물통을 꺼내서 마법사에게 건넸다.
“좀 드셔보세요.”
“이건 뭔가?”
“일단 드셔 보시면 알아요.”
물통을 받아든 마법사가 조심스럽게 내용물을 입에 기울였다. 하얀 젖이 입술을 적셨다.
순간 깜짝 놀란 마법사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맙소사........”
“왜요? 뭐가 잘못 됐나요?”
눈이 동그랗게 변한 마법사가 급히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자네 이거 어디서 구했나?”
“귀한 건가요?”
“귀하다 뿐인가? 라이트 엘프의 젖이 아닌가? 대륙에서는 천 년 전에 멸종한 일족이네. 제국 마탑 조차 냉동 건조시켜서 보관하는 소량이 있을 뿐이지.”
우규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럼 비싼가요?”
“값이 문제가 아니야. 이미 멸종한 종족의 젖을 어디서 구하나.”
“어떤 효과가 있죠?”
“회춘장생 불노환동일세.”
짧지만 강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우규는 더 구체적인 용도를 알고 싶었다.
“생유가 아니라, 분유나 치즈로 보관을 해도 그 효과는 사라지지 않나요? 가령 가공식품을 정력제로 판매를 한다거나, 노화억제 약품이나 여성 미용용품으로 제작을 한다든가 그렇게 말이죠.”
“이 귀한 걸 누가 분유로 만드나?”
“만약 많다면요.”
“마탑에서도 냉동건조 시켜서 보관을 했으니까 효과의 차이는 없겠지. 그나저나 이걸 어디서 구했냐니까?”
그제야 우규가 빙긋 웃었다.
그러면서 허리에 차고 있던 가방을 풀어서 입구의 지퍼를 열었다.
“이제 나와도 돼.”
“네, 주인님.”
그러자 그 안에서 머리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러더니 꿈틀거리면서 몸통이 밖으로 기어 나왔는데, 다리까지 몽땅 빠져나오자 암소처럼 거대한 몸을 가진 여자였다. 사기처럼 깨끗한 피부에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콧구멍과 젖꼭지 클리토리스는 금속 고리가 달려 끈과 연결되어 있었다.
마법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세상에.......북극의 라이트 엘프.”
“종족 이름이 라이트 엘프였나요? 덩치만 컸지 귀도 작고 사람하고 똑같던데요.”
“엘프 귀가 크다고 누가 그러던가?”
“일본만화에서........아니, 그냥요.”
마법사는 다시 한 번 크게 감탄을 하며 시종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코사, 어서 마법사님에게 인사 드려야지.”
“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코사가 허연 수염을 가슴까지 늘어트린 마법사를 발견하고는 화끈 얼굴을 붉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인데다가 부끄러운 곳에 금속 고리까지 달고 있으니 너무 창피했다.
우규가 그녀를 재촉했다.
“어서, 주인님 말 들어야지.”
“하아........”
결국 그녀는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마법사를 향해 바짝 몸을 엎드렸다.
“우규주인님이 기르는 암퇘지 코사라고 해요. 평소 마법사님 말씀 많이 들었어요.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그러더니 그녀는 우규가 앉아있는 의자로 다가와 탁자 밑으로 몸을 숨겼다. 우규가 빙긋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교육이 잘 됐군.”
“뭐, 이젠 저도 프로잖아요.”
“놀랍군. 자네가 떨어진 그곳에서 데려 온 건가?”
“상아대륙이라고 하더군요. 거긴 이런 종족만 살아요. 조금 이상하고 독특한 곳이죠.”
마법사가 수염을 쓰다듬었다.
“젖은 많이 나오나?”
“잘 먹이면 하루에 4리터는 나와요. 근데 그렇게 짜 대면 힘들어 하더라고요. 보통은 아침저녁으로 1리터씩, 2리터가 적당한 것 같아요.”
“호오.......”
마법사의 눈이 탐욕으로 번뜩였다.
물론, 코사의 육덕진 몸에 대한 탐욕이 아니라, 저 풍요로운 가슴에서 나올 기름진 젖에 대한 탐욕이었다. 본래 마법사란 존재는 호기심의 결정체였다. 오래전에 멸종한 종족에 대한 학문적 욕구는 마법사의 몸을 바짝 바짝 타 들어가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내게 젖을 좀 나눠 줄 수 있겠나?”
“물론이죠. 오히려 제가 부탁하고 싶은 걸요. 젖으로 미용제나 정력제 같은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사실은 그것 때문에 코사를 데려 왔거든요.”
“어렵지는 않을 걸세.”
“일단 연구용으로 얼마나 필요하죠?”
“많을수록 좋겠지만, 자네 하이엘프 오줌도 떨어지지 않았나? 아직까지 멀쩡한 것을 보면 그동안 젖으로 버텨 온 것 아닌가?”
우규가 하하 웃었다.
“아직은 좀 남아 있어요. 여기서는 1년이었지만, 그쪽에서는 한 달이었다고요. 그럼 매일 제가 1리터를 쓰고, 마법사님께 1리터 드리죠.”
욕심 같아서는 하루 짤 수 있는 한계치 4리터를 몽땅 짜서 가지고 싶었지만, 우규의 사정도 고려해야 하고 코사의 건강도 고려해야 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대충 이야기가 끝이 나자 우규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빌딩 옥상에 가꾼 마탑의 숲이 더욱 울창했고, 수목도 다양해져 있었다. 특히 숲 중앙에 있는 버섯으로 만든 집은 압권이었다.
“그 귀한 액화마나를 아주 뿌려 댔군요.”
마법사가 자랑스럽게 껄껄 웃었다.
“어떤가? 보기 좋은가? 자네가 없으니 캡슐이 많이 남더군. 어떻게 할 건가? 마나캡슐은 예전처럼 매일 6개면되겠나?”
“더 달라고 해도 안 줄 거잖아요.”
“아니 다행이군.”
그때 우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마법사님이 여기서 소비하는 액화마나는 제 몫도 있잖아요. 막상 돌아왔는데 갈 곳도 없고, 저도 여기서 살고 싶은데 공간 100평 정도만 떼어서 주시죠.”
순간 마법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방금 자네 뭐라고 했나?”
“살집이 없어요. 마법사님도 외로우니까 여기서 함께 머물면 좋잖아요. 매일 캡슐이나 젖을 교환하러 들리지 않아도 되고, 또 사무실을 하나 임대할 건데 마침 밑에 층에 건물이 비었더군요. 저 출퇴근 할 때 편하고, 여러모로 여기가 욕심이 나네요.”
“자네 집 있잖아. 거 뭐야, 예린이하고 민지였던가? 또 나이든 아줌마 하나 있었지? 지영이라고.......왜 갑자기 이쪽으로 들어온다는 거야?”
우규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사실 이계에서 돌아온 우규가 제일먼저 들린 곳은 지영누님의 집이었다.
그런데 초인종을 누르자 이상한 남자가 나왔다.
20대 초반의 젊은 학생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지영누님의 새 남편이란다. 이미 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는 여자였고, 남자 없이는 하루도 못산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겨우 1년 만에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누님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미안해 동생.”
“뭐가 미안해요. 행복하게 잘 살면 되지.”
“난 동생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 생활을 정리했다고 생각했어. 밤은 길고, 몸은 외롭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네.”
“남편은 잘해줘요?”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우규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누님 막 대해요. 예전 그 백발조교처럼?”
지영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착해........”
우규는 단번에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지영은 일상적인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여자였다. 그래서 그녀에게 착한 남편은 나쁜 남편이었다.
“차라리 잘 되었네요. 플레이 너무 즐기면 몸도 정신도 황폐해져요. 이번 기회에 마음잡고, 정상적으로 살아봐요. 누님에게는 그에 오히려 비일상적이잖아요.”
“그런가?”
지영이 씁쓸하게 웃었다.
“예린이하고 민지는요?”
“동생 사라지고, 한 달 정도 있다가 집 나갔어. 복학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모르겠네. 두 사람 휴대폰도 없었잖아.”
1년이 길기는 길었다.
그길로 학교로 찾아가 수소문해 보았지만 이상한 소문만 무성할 뿐 어디서도 두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몰카 찍혀서 협박당했다던데요. 학교에 소문이 쫙 깔려서 요즘 안나 와요.”
“몰카요?”
“네. 그거 찍힌 사람 요즘 많아요. 학교에서 턱 좀 들고 다니는 애들은 다 당해서 잠수중이라고 하던데요. 자세한건 모르고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어요.”
“..........”
우규는 확 짜증이 밀려왔다.
‘칠칠치 못하게 비디오나 찍히고 다니고. 뭐야, 남자하고 그 짓하는 거 찍힌 거야?’
남자 없이 하루도 못 사는 것은 예린이나 민지도 마찬가지였다. 씩씩 거리면서 예전에 살던 아파트를 찾아가 보았지만, 거기도 이미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결국 찾는 걸 포기한 우규는 그길로 마법사를 찾아오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갈 때가 없다고?”
“네.”
“자네 돈 많잖아.”
“솔직히 말씀 드리죠. 사실은 코사 때문에 그래요. 키가 2.5m나 되니 저 덩치를 어디에 데려다 놓겠어요. 그렇다고 어디 깊은 골방에만 가둬둘 수도 없죠. 또 질 좋은 젖을 짜려면 운동도 시켜야 하잖아요. 방목해서 기르는 소가 우유 품질이 더 좋은 건 아시죠?”
젖 이야기가 나오자 마법사는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도 자신의 마탑에 누군가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게다가 우규는 욕망에 솔직한 인간이다. 코사와 함께 여기에 머물게 된다면, 볼꼴 못 볼꼴 다 보게 되리라.
“끙.”
그때 우규가 코사의 상체를 일으키게 하더니, 손으로 육중한 젖가슴을 잡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색 젖꼭지가 발딱 일어서면서 기름진 젖즙이 톡톡 터져서 밑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으.......음.”
“이거 보세요. 코사도 여기가 좋은가 봐요. 젖이 이렇게 막 나오잖아요. 그치, 코사. 여기가 마음에 들잖아. 어서 말해봐. 여기서 매일 젖 짜이고 싶지?”
“하아.......네. 주인님. 마음에 들어요.”
코사는 애써 마법사의 시선을 외면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붉혔다.
“휴우~ 자네 진짜 고약하군. 좋아 내가졌네.”
“하하하. 지다니요. 그냥 서로 돕는 거지요.”
“대신 몇 가지 조건이 있다네.”
우규는 슬쩍 불안해졌다.
“뭐죠?”
“별거 아닐세.”
그러면서 마법사가 품에서 뭔가를 꺼내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하얀 알약이 가득 들어있는 투병한 약병이었다.
“이게 뭔지 알고 있나?”
“글쎄요. 그냥 약 아닌가요?”
“약은 맞네. 그런데 지구의 물건이 아니야. 이걸 복용하면 한동안 모든 기억을 상실하게 되네. 드래곤 대륙에서 최음제로 쓰이던 <망석>이라는 약품일세. 공기 중 마나를 합성해서 만들지. 왜 이게 지구에서 물뽕으로 유통되는지 알고 싶다네. 조사해 줄 수 있겠나?”
우규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마법사님 이외에도 지구로 넘어온 이계인이 더 있다는 소린가요?”
마법사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것도 단정할 수 없다네. 그러나 확실한건 공기 마나 고정법을 사용하려면 최소 4서클 이상의 마법의 필요 하는 것과 나는 이런 음약을 제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지.”
“몸에 해로운 약인가요?”
“장기 복용을 하면 중독증상이 생기네. 효과는 확실하지만 당연히 좋은 약일 수 없지.”
턱을 잡고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우규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조사는 해 보죠. 다른 조건은요?”
“자네가 드래곤 대륙으로 가 줘야겠어.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여신과의 계약으로 묶인 몸이 아닌가? 자네가 내 대신 내 조국과 민족을 위해 힘을 써 주게.”
사실 마법사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드래곤 대륙은 앞으로 자주 드나들어야 했다. 마법사가 지구에서 생산할 수 있는 마나캡슐의 그 희박한 대기 중 마나의 양 때문에 극히 제한 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면 상아대륙을 오가며 분유나 치즈를 유통하기 곤란해진다. 아공간 게이트를 열려면, 엘프의 애액뿐만 아니라 액화마나도 필요했고, 그 액화마나는 드레곤 대륙에 풍부하니 거기서 구입해 올 생각이었던 것이다.
“네,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제야 마법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자네, 복 받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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